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일 년 전. 빈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문화계, 그리고 정치계 인사들을 일 년 동안 따라가면서 (역자의 표현에 따르면) 시간여행을 하는 책이다. 장면마다 저자의 감상 및 평이 첨가되고 때론 신랄하게 혹은 환호하며 백년 이상의 시간 차를 (잠시) 잊게 해준다. 맥콜리프의 파리 시리즈와 비교해서 더 감정적으로 몰입하도록 구성된 책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쪽은 낯설기도 하고 파리 쪽에서 만났던 릴케는 조금 더 주체적으로 다방면 (주로 원거리) 연애를 주도한다. 펜으로 여인들을 어루만지고 (참, 릴케는 애도 있는 유부남) 부유한 여인들은 그에게 돈과 숙소를, 더해서 장미도 제공한다. 아직 가시엔 찔리기 전. 시대가 그런 건지 예술가들 연애사들은 꽤 복잡하고 질릴 정도다. 프로이트가 성공할 수 밖에 없었다.


책의 첫 장, 1월 1일은 멀리 미국 남부에서 총성으로 시작한다. 열두 살 루이 암스트롱이 새해 첫 시작을 축하하고 싶어서 총을 쐈고. 이 장난꾸러기는 보호감호소로 가고, 그곳에서 음악적 스승을 만난다. (자, 이렇게 시작하면 끝까지 달릴 수 밖에)  2년 전 도난 당한 루브르의 '모나리자'는 12월에 가서야 이탈리아에서 찾을 수 있었고 12월 31일 파리로 돌아온다. 이 책의 작가는 매달, 모나리자는 '아직도' 찾지 못했다고 써놓으며 긴장감을 유지한다. (하지만 난 여기서 스포.... 역사가 스포일러다)


1913년 초에 빈에 히틀러, 스탈린, 티토가 함께 있었다는 것과 가을엔 제임스 조이스, 카프카, 무질이 지중해 항구도시 트리에스테에 함께 있었다는 점이 흥미롭다. 어쩌면 같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눈빛을 마주쳤을지도 모른다. 무질은 이해 8월이 날씨가 좋았다고 소설 시작에 썼지만 1913년 8월 빈의 평균기온은 18도 였다. 5월에 (탈영 후) 뮌헨으로 간 히틀러는 공원에서 젊은 부부와 스치는데 이들의 돌이 막 지난 아기는 후에 히틀러의 애인이 되는 에바 브라운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런 식으로 역사 속 그 장면을 다소 억지스럽게 살려내며 독자들의 과몰입을 부추긴다. 1913년은 또한 융이 프로이트와 결별한 해이다. 이들의 잔뜩 억누르지만 분노가 뚝뚝 떨어지는 편지들, 냉기 흐르는 학회 전경에 더해 이 해를 거듭 '친부 살해'의 테마로 이해할 이유는 많다. 어쩐지 아버지!를 부르고 다투고 대들고 죽이지만 다시 아버지의 탈을 쓰는 작가들이 유달리 많았다. 헷세는 부인과 사이가 나빴고 부부 싸움 후엔 꼭 세세한 기록을 소설의 옷을 입혀서 기록했고 주저하고 고민하고 겁과 말이 많이 많은 카프카는 사랑이 실패할까, 성공해서 결혼하게 될까, 그래서 개인의 시간이 줄어들까, 아니면 사랑을 되돌려주지 못할까 전전긍긍한다. 


이때도 미친 테러리스트는 초등학교에 들어가 무차별 총기 난사로 어린이 여럿을 죽이고, 어떤 미친 놈은 가족 살해후 시내로 나가 방화 후 뛰어나오는 사람들을 살해했다. 


독일식 우드스톡 행사에서 젊은 벤야민은 연설을 하고 10월 차베른 사건은 독일의 시민권 위에는 군권이 있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DH 로렌스는 차털레이 부인의 모델이 될 여인을 만나며 토마스 만의 '베니스의 죽음'은 여러 의미를 띠면서 독자들을 만났다. 12월 제임스 조이스는 '젊은 예술가의 초상'으로 오랜 침체기에서 벗어나며 스타 탄생을 했으며 이탈리아에서 프라다는 개인 샵을 오픈했다. 유명인들의 편지(의 사본)를 매달 받아보는 구독 서비스가 시작했으나 실패했고 젊은 뒤샹은 의자 위에 자전거 바퀴를 올려 놓으며 예술사에 획을 그었다. 알베르 카뮈가 태어난 해이기도 하고 책에선 안 나오지만 보부아르가 10월에 가톨릭계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오스트리아 황태자 프란츠 페르디난트는 65년 재위중인 큰아버지 황제에 스트레스가 많다. 게다가 황태자비는 출신 신분으로 지위를 인정받기가 어려웠으며 공식 석상에서 무시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황태자는 자상한 남편이자 아버지로 가족을 아꼈다. 이들 부부는 이듬해 1914년 여름 사라예보에서 총에 맞아 사망한다. 


정신 없이 과거 속 일 년을 이틀에 살아 냈다. 그리고 역시나, 읽을 책 목록이 길어졌다. 내 개인의 책 쌓기 역사는 이렇게 되풀이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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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10-14 21: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네요. 일단 보관함으로 보내놓습니다.
근데 역사를 잘 아는 사람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거 같아요. 유부만두님처럼요^^

유부만두 2021-10-15 07:48   좋아요 2 | URL
저 역사 잘 모릅니다...다만 아는 사람 나오면 반갑고 그랬어요.

이 책은 독일과 오스트리아 쪽 이야기가 많아서 새로운 이름들을 많이 만났어요. 토마스 만이 ‘마의 산‘을 구상하면서 재미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데 .... 아이고 했고요. ^^ 이 책은 따지자면 역사책, 이라기엔 좀 애매하네요. 하지만 꽤 흥미롭게 읽었어요.

scott 2021-10-14 21:5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전 이책 엄청 즐겁게 읽었습니다
헤세-카프카-프로이트 -니체-릴케 서간집을 흥미롭게 읽어서 인지 저자의 위트 넘치는 문장과 정교하게 달별 날짜별로 짜임새 있게 구성해서 원서-번역서
모두 사릉합니다 !ㅎㅎ

루 살로메 작품들 추천 합니다!! ^^

유부만두 2021-10-15 07:50   좋아요 2 | URL
그러셨군요! 전 이름만 알던 인물들의 사생활, 인간성을 엿본 기분도 들었어요. 카프카, 정말 짜증나더군요. 릴케가 프랑스에서보다 더 활발한 건 의외고요.
새로운 만남/발견은 토마스 만이에요. 그의 소설을 (중간도 못 읽은 것들) 완독하겠다고 다짐을 (또) 했어요.

루 살로메도 챙길게요. 추천 감사합니다. ^^

유부만두 2021-10-15 08: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표지가 사진 (하인리히 쿤)이라는 책 내용 읽다가 놀람

mini74 2021-10-15 11: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913년이 이렇게 엄청난 일들과 인물들이 !!! 보고싶어요 찜입니다 유부만두님 !!

유부만두 2021-10-19 10:34   좋아요 1 | URL
이 책 꽤 흥미롭습니다. 추천해요. ^^
 



그러니까 1913년 초에 스탈린, 히틀러, 티토가, 다시 말해서 20세기의 가장 지독한 폭군 두 사람과 가장 역겨운 독재자 한 사람이 잠시 동안 빈에같이 있었던 셈이다. 한 사람은 손님방에서 민족 문제를 연구하고, 또 한사람은 남성쉼터에서 수채화를 그리고, 또 한 사람은 자동차의 커브길 승차감을 검사하기 위해 링슈트라세를 무의미하게 돌고 있었다. 거대한 연극 ‘1913년의 빈에서 이 세 사람은 대사도 없는 세 명의 엑스트라라고 할 수있을 것이다. - P47

당시 동시대인들에게 이미 프로이트와 슈니츨러는 샴쌍둥이처럼 보였다. 여기서는 『꿈의 해석』, 저기서는 『꿈의 노벨레, 여기서는 오이디푸스콤플렉스, 저기서는 『베아테 부인과 그녀의 아들.. 그러나 두 사람이 너무 비슷했기에, 두 사람은 서로 정중하게 피했다. - P71

언젠가 프로이트가 발분하여 슈니츨러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를 만나는 것이 두렵다고, "일종의 도플갱어 공포일 거라고 했다. 슈니츨러의 단편소설들과 희곡들을 읽은 프로이트는 자신이 타인에 대해 힘들게 연구해서 발견한 것들을 슈니츨러가 "직관적으로, 사실은 섬세한 자아의식의 결과로 이미 모두 알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런 고백으로도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비슷한 장력을 지닌 두 개의 자석처럼 그들은 서로 가까워질 수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그것을 기분좋게 받아들였다. 1913년에 슈니츨러의 병원으로 한 실업가의 아들이 조랑말에게 성기를 물려 피투성이로 실려 왔을때, 슈니츨러는 이렇게 지시했다. "그 환자는 당장 구급 병원으로 보내고, 그 조랑말은 프로이트 교수에게 보내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P72

아무튼 1913년에 ‘모더니즘’은 끝이 난다. 모더니즘은 너무나 유연한개념이어서, 동시대인과 후세대에 의해 항상 다르게 해석되고 각 세대마다시간적으로 늘 새롭게 규정되기 때문에, 특히 1913년이라는 해의 특징인엄청난 비동시적 동시성을 제대로 묘사하기에 매우 부적절하다. - P88

1913년에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일기장에 이렇게 적는다. "모든 인간이 열네 살 적 그대로 머문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 어쩌면 오히려 그러지 않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1913년 초에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아직 열네 살이다.
그의 일기를 읽은 사람들은 그가 나중에 열네 살 때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된 것을 기뻐한다. 어쨌든 그는 게오르게의 제자로서 전혀 고려 대상이 되지못했을 것이다. 너무 못생기고, 너무 성급하고, 너무 투덜거려서. - P164

독일에 운명의 날인 11월 9일.
1848년 11월 9일: 로베르트 블룸의 처형을 기점으로 3월혁명이 실패로 돌아가고 왕정이 복고,
1918년 11월 9일: 11월혁명으로 바이마르공화국 시작,
1923년 11월 9일: 히틀러-루덴도르프 쿠데타,
1938년 11월 9일: 수정의 밤 사건,
1989년 11월 9일: 베를린 장벽 붕괴 - P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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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10-1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베르트 슈바이처는 사르트르 어머니의 사촌이다.
 

"인생은 너무 짧고 프루스트는 너무 길다." 아나톨 프랑스가 1913년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출간에 부쳐 쓴 말이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표현이다. 나머지 6권은 아직 출간되지도 않았는데 그에게는 벌써부터 프루스트가 "너무 길게" 보인 것이다. 기억의 심연을 파고드는 그의 철저한 추적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 그 누구도, 프루스트 자신조차도 알지 못했다. 이 책은 앞으로 질주하는 시대를 거슬러 과거를 언어로 담아내려는 시도였다. - P154

이 책은 이런 황금 같은 말들로 시작한다. "오래전부터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프루스트는 이 말로 녹초가 되어버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정곡을찔렀다. 카프카에서 조이스까지, 무질에서 토마스 만에 이르기까지 한 번이라도 자정 전에 잠드는 데 성공하면 일기에 자랑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이것은 점점 잠이 부족해지기만 하는 모더니즘의선봉장들에게 우울, 음주, 무의미한 기분전환, 앞으로 돌진하는 시대에 맞서는 가장 용감한 투쟁으로 보였다.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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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13 23:5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프루스트의 의식의 흐름이 너무 길다는 거겠죠? ^^ 엄청나게 긴 저녁식사 이야기 생각이 나네요 😅

유부만두 2021-10-14 07:25   좋아요 2 | URL
의식의 흐름도, 문장도, 이야기의 묘사도 다 길어서 이렇게 쓴 것 같아요. ^^

mini74 2021-10-14 00:0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길면 기차. 뒷 부분은 다음 분이 ㅎㅎ아직 전 ㅠㅠ 자괴감이 듭니다 ㅠㅠ

유부만두 2021-10-14 07:26   좋아요 3 | URL
길면 기차,
기차는 도시락(???? 제 의식의 흐름은 이렇습니다;;;)
 

되다. Becoming, a Devenir. 

다른 누구(의 무엇/누구)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것. 그것이 충만한 인생일 것이다. 그 길고 짧은 여정 동안 무수한 실패와 과오가 있어도 (부정하거나 감추지 않고, 과오를 인정하며) 그래도 목적지는 자기 자신. 다른이들과 함께 하는 자기 자신. 세계 속의 나 자신을 인식하는 것.


보부아르의 일흔 여덟 해 동안 '지저분 한 시기'와 '치열한 시기' 더해서 '회고하는 시기'를 며칠에 걸쳐 구경하면서 질리기도 여러 번이지만 다른 이의 인생을 읽으면서 나 자신을 더불어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 이 나이 먹어서 만나는 보부아르는 몇십 년에 걸쳐 보아온 소설가, 철학가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내가 나이 드는 동안 그가 기다려 주면서 조금씩 다른 모습이 된 것 같기도 하고. 특히 노년의 모습, 고민, 다른 여성들과 미래의 여성들을 생각하는 모습에 감동했다. 보부아르 다큐 중 '낙태 합법화' 시위에서 여러 여성들과 함께 외치는 구호 Solidarite (연대)가 크게 크게 울려 퍼진다. 


자, 그래서 이 책을 다 읽고 덮었으니, 다른 책들 읽기로 나의 연대감을 표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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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1-10-13 08:3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어요????
리스펙 몇 개를 드려야 할지...^^
며칠 전 이 책 장바구니에 담겨 있었는데 살째기 빼고..다른 책으로 자리 바꿈 했었어요.ㅋㅋㅋ
보부아르의 나이 든 노년의 모습이 궁금한데...나이 차 가는 유부만두님을 기다려 준 듯 하다고 느끼셨다면 푹 빠져 몰입 독서 하신 듯하게 느껴집니다..절로 몰입하며 읽어 보는 만두님의 감상이기도 하구요~~저도 요사이 줄곧 보부아르란 위인에 대해 늘 생각하는 하루 하루네요^^

유부만두 2021-10-14 07:29   좋아요 3 | URL
그쵸?! 이 책의 저자 케이트 커크패트릭에게 리스펙을 곱배기로 드립니다.

책은 읽을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다르게 이해된다는 데 정말 크게 공감하고 있어요. 보부아르는 여성 독자의 나이대에 따라 그에 맞는 조언을 해줄 수 있어요. 뭐 저야 재미있는 (여러 의미로요) 책을 읽을 땐 늘 푸욱 빠져서, 과몰입하면서 읽습니다. 사르트르의 노환 장면에선 (이 책은 묘사도 꽤 좋습니다) 시부모님 생각도 나고 (으응????) 그랬다니까요.

단발머리 2021-10-14 21: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전 반 정도 읽다가 멈춤 상태거든요. 근데 사르트르 노환 장면 때문에라도 이 책 읽어야겠어요. 무지 궁금합니다요.

유부만두 2021-10-15 07:51   좋아요 2 | URL
전 나이가 들면서 작가들의 노년에 대한 글, 과거 이야기에 더 눈길이 갑니다.

공쟝쟝 2021-10-25 11: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두 보부아르처럼 늙고 싶어요. 사르트르와 대비되서 더욱더 훌륭하게 느껴졌던 그... 아 놔, 보부아르 페이퍼쓰겠다고 해놓고 아예 잊고 있다 유부만두님 서재 들어와서 생각나버림...ㅋㅋㅋ (도리도리 다시 잊자)

유부만두 2021-10-27 22:50   좋아요 1 | URL
다시 생각 났으니, 어쩔 수 없는겁니다. 보부아르 페이퍼를 멋지게, 쟝쟝님 스타일로 써 주시는 겁니다. 그걸 읽고 우리들 가슴엔 불이 타오르겠....(아, 제가 왜 이러지요? 응?)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435

제2의 성 1 (동서) 172
영어로 시작하다 동서(이희영 역)으로 옮겨서 읽는데 번역 좋은데요? 당연히 속도도 붙는데 아직도 여기. 하지만 이건 보부아르 전기랑 함께 읽기 때문이다. 더해서 보부아르 다큐 여러 가지도 챙겨 보느라 바빠짐. 보부아르의 적은 보부아르.

프루스트 5 (펭귄) 23
화자네 집 이사한 다음 프랑수아즈는 층간소음에 시달리고 …
왜 아직 백쪽도 못 읽었냐믄, 보부아르가 프루스트를 (동포끼리) 이겼기 때문이다. 프루스트의 글을 수업에서 가르쳤다고 보부아르는 비난 받았다 한다.

날이 추운데 또 후덥지근하고 아직 집에선 민소매 원피스 입으면서 애들 긴팔옷 꺼내놓고 (웰컴백 후드티) 여름 이불은 벽장에 넣었다.

‘레 망다랭 les mandarins’ 읽고 싶은 마음과 지난 주에 읽은 ‘탄제린Tangerine’ 기억에 (좋아하는 건 clementine) 귤을 다섯 개나 먹었다. 기승전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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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10-12 17:05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보부아르의 적은 보부아르 ㅋㅋㅋㅋㅋㅋ

저는 보부아르 전기 아직 시작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보부아르 다큐 까지 챙겨보신다니 정말 대단하셔요, 유부만두 님. 저는 제2의 성 읽는 것 만으로도 허덕이는데요 ㅠㅠ

유부만두 2021-10-12 22:53   좋아요 6 | URL
제2의 성 읽기 보다 전기 읽기가 더 수월했어요. 다만 젊은 시절의 다각적 연애 부분이 질릴 정도로 세세해서 힘들었는데 나이가 들면서 ‘보부아르가 되어가는‘ 과정은 의미가 커 보이네요. 이번 전기 작가는 사르트르와 떼어놓고 봐야할 독자적인 보부아르를 보여주어서 마음에 들어요.

새파랑 2021-10-12 17:5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기승전귤 ^^ 책보면서 먹는거 좋아요 😆

유부만두 2021-10-12 22:54   좋아요 3 | URL
귤껍질 쌓여가고 말라가면서 향이 나는 것도 좋아요. ^^

청아 2021-10-12 18: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부아르 <여성의 탄생> 갖고 있어요~♡🖐 그리고 후드티 사릉함니다ㅎㅎㅎ👧🌻🌼🤦‍♀️

유부만두 2021-10-12 22:54   좋아요 3 | URL
공기가 갑자기 차가워지네요. 후드티, 전 이제 나이 먹어서 못 입지만 젊은 청춘 미미님! 검은 후드티로 가을을 즐기시길요!

프레이야 2021-10-12 19: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탄생,도 같이 뽐뿌질이 ^^
냉큼 담아갑니다.
보부아르 일체형읽기네요 유부만두 님 대단!

유부만두 2021-10-12 22:55   좋아요 2 | URL
이리저리 뒤적거리며 한번에 읽어서 그래요. 전기도 꽤 흥미롭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1-10-12 20: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유부만두님이 바로 보부아르님 매니아 1위 하실 듯 합니다ㅋㅋㅋㅋ
동시에 두 권...그리고 다큐까지^^

유부만두 2021-10-12 22:58   좋아요 3 | URL
다큐는 굉장히 많아요. 2008년에 탄생 100주년이라, 2019년에 ‘제2의 성‘ 출간 70년이라 관련 책들과 영상이 많이 나왔대요. 보부아르 사망이 1986년이니 아마 몇년 후 (이미 요즘 부쩍 보부아르 책이 미국이나 한국에 많이 나오는 분위기) 더 크게 분위기가 조성되겠죠? ^^

공쟝쟝 2021-10-25 11:59   좋아요 0 | URL
안되요~ 내가 1위 할꼬야!!! 잠깐만... (검색하고 옴) 저 6번째 마니아예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나의 보부아르 사랑이 왜 알라딘 내에서 6위란 말인가!!!!!! 5 4 3 2 1위 들이 알고 싶다!!!

책읽는나무 2021-10-25 12:30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김치 부침개 후라이팬 올려 놓고 익을동안 저도 이상해서 한 번 검색해 봤거든요??
1위가 누군지 아십니까???ㅋㅋㅋ
1위에서 5위까진 고개가 끄덕여 지실껍니다.
1위는 단발머리님ㅋㅋㅋ
2위가 좀 의아한데 syo님..3위가 다락방님!!! 4위 비타님ㅋㅋㅋ
공쟝쟝님 1위 하려면 스벅 그란데 또 마셔야 할지도??ㅜㅜ
근데 더 놀랐던 건 제가 15위인가? 유부만두님보다 더 높더라구요????깜놀했네요ㅋㅋㅋ
내가 왜???
놀라는 동안 김치 부침개 살짝 탔어요ㅜㅜ
다들 맛난 점심 시간 되시길~♡

공쟝쟝 2021-10-25 12:43   좋아요 2 | URL
정말인지…. 자랑스럽다…1위부터 4위 다 내 친구들이야…. 진짜 최고야.. 아놔… 삶이 풍요롭다!!! 저 1위 보다 더 갚진 우정을 얻었어요. 책나무님 맛잇는 점심시간 되세용!

붕붕툐툐 2021-10-12 23:1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성의 탄생도 함께 읽으시면서 벌써 172쪽이시라구요! 맙소사~ 역시 제가 꼴찌!!ㅎㅎ 두 권 함께 읽으시는 거 멋지셔요!!

유부만두 2021-10-13 07:14   좋아요 2 | URL
전 여러 책을 늘어놓고 읽어가는 독자에요. (tv 한 채널 못 보고 이리 저리 돌리는 사람 같죠) 비슷한 소재나 주제를 다루는 책들을 함께 읽으면 더 잘 읽히는 기분이 들어요. 꼴찌라뇨, 선생니임~~~~~ 제 맘엔 당신은 지리산 산신령(?????) 초일뜽이십니다.

바람돌이 2021-10-13 00: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겨우 배송 중.... 휴일이 끼어 있어서요. ㅎㅎ
이렇게 전방위적으로 읽으면 보부아르 전문가가 되실듯합니다. ^^

유부만두 2021-10-13 07:16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배송 받으실 책은 이번 새로운 완역본 을유 판인가요? 전 글자 작다고 해서 그냥 동서 판으로 읽고 있어요. 보부아르가 할머니 세대인데도 매우 가깝게 느껴졌어요. 특히 노후 이야기에선 맴이 막 찢어지고요. ‘노후‘를 읽고 싶어요. 너무 우울할까요? ㅜ ㅜ

라로 2021-10-13 07: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기부터 읽고 싶어요. 아무리 질릴 정도로 세세해도. 하핫😅

유부만두 2021-10-13 07:24   좋아요 3 | URL
보부아르 전기는 Deirdre Bair 가 낸 1990년 책이 유명하대요. 전기작가로 유명하잖아요. 작년에 나온 보부아르+베케트의 파리 이야기를 찜 해놨어요.
이번 전기는 영국 작가가 냈는데요, 꽤 좋네요. Becoming Beauvoir라는 제목도 정말 좋죠. 2020년에 나온 총정리판이에요. 다만 챕터7은 각오를 좀 하시고 ... 하지만 보부아르의 전체적 삶, 특히 후반부의 행보는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