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위기 상황에 임시법과 규율이 생활을 제한하고 있는 가상의 아일랜드. 네 아이의 아버지 래리는 교사 노조 간부다. 그는 집까지 찾아온 ‘안기부‘?직원에 불안함을 느끼지만 해야할 일은 하기로 하고 전체 시위에 참여한다. 그리고 연락두절. 남편의 소식을 백방으로 찾는 아일리시는 막 출산육아 휴직에서 복귀해서 직장에서도 힘든 상황. 더해서 고2 큰 아이는 엇나가는 느낌이고 중딩 딸과 아들도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친정 아버지는 치매로 기억이 오락가락 한데 멀리 캐나다로 이민간 여동생은 아일랜드의 불안한 정치를 걱정하며 출국을 권한다. 하지만 남편의 부재는 길어가고 아일리시는 집을 나라를 떠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큰아이와 막둥이의 여권은 거절당한다. 게다가 이제 고작 고2인 큰아이가 징병대상이라는 고지를 받는다. 어어어? 하는 사이에 믿었던 정의나 원칙은 하나 둘씩 사라지고 오직 ‘국가를 위해서‘와 ‘임시 상황‘이라는 슬로건 아래 일상은 무너진다. 아무도 믿을 수 없고 오늘과 내일이 불안하다. 이렇게 무서운 소설을 이렇게 아름답고 힘찬, 그리고 절절한 문장으로 읽는 건 아름다운 5월에 가장 못할 짓이다.소설 끝까지 심장을 죄어오는 긴장과 희망에 이게 소설인지 실제인지 외국이야기가 아니고 현실인지 헷갈리기 시작하는데 악몽을 꾸는 건 주인공 아일리시 혼자가 아니다. 챕터8에서 울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일리시 이건 당신 탓이 아니에요. 세상이 이런 걸 부모가 다 막아줄 수가 없어요. 너무 무섭고 강렬한 책이다. 마지막 장면이 이럴줄 알았다면 시작도 하지 않았… 하지만 읽은 나는 여기 있지. 여러분도 어서 이 고통을 맛봐바바요. 1984나 시녀 이야기보다 더 현실감 넘치고 더 무서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