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을 가지고 마법을 쓰는 여성 작가들 즉 '문학의 마녀'들의 명부다. 브론테, 오코너, 메리 셀리, 울프 등의 작가의 작품 세계와 인생을 상징적으로 담은 일러스트를 한 면에, 맞은 편엔 시적으로 (역시나 마법 판타지를 연상시키는 분위기로) 표현한 세 단락의 글이 실려있다. 간단한 약력과 대표작도 이어서 표기했다. 


내용이 알차다기 보다는 소장용의 귀여운 (응? 마녀님들인데?) 그림책이다. 그래도 몰랐던 작가들이 소개되어서 흥미롭게 읽었다. 일러스트가 마음에 들어서 책갈피 있으면 좋겠네, 생각했는데 포스트카드 버전으로도 나와있네. (안돼요 이러지 말아요) 미국책의 한계로 아시아 작가는 수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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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03 10:5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오우 이 책 한글로 번역되어 나오면 바로 사고싶은 책이네요. ^^ 문학의 마녀들이라는 표현도 딱 마음에 와닿습니다. ^^

얄라알라 2022-01-03 16:38   좋아요 3 | URL
저도 그 생각하면서 책읽기의즐거움님 페이퍼 읽었어요! 이왕이면 컬러 페이지로^^

유부만두 2022-01-03 17:24   좋아요 2 | URL
물론 컬러 그림이어야지요! ^^
마녀은 다른 남성 명사의 여성형이 아니라, 기본 출발이 마녀witch 라는 서문 내용이 좋았어요.

mini74 2022-01-03 18: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 갖고 싶어요 ㅎㅎ

유부만두 2022-01-04 10:02   좋아요 1 | URL
여러 마녀님들을 영접할 수 있지요. ^^
 

트위터에서 포스터를 봤는데 영화 <마이 뉴욕 다이어리>는 1990년대 발랄라한 이십대 초반 여성의 대도시 직장 생활 분투기라고 했다. 그런데 직장이 문학 에이전시. 인상적인 백발의 여성 상사 시고니 위버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쿨시크한 상사 메릴 스트립을 생각나게 했다. 



원작이 있어서 찾아 읽었는데 소설이 아니라 회고록이라고 했다. 역시나 '프라다'와 비슷한 분위기로 시작한다. 때는 1995년 12월, 영국에서 다니던 대학원을 석사만 마치고 뉴욕으로 돌아온 (본가는 브롱스) 조안나는 이제 자신의 시를 쓰고 싶다. 오래된 문학 에이전시에 비서/보조?로 취직해서 녹취록을 만들고, 유명 은둔 작가 샐린저에게 온 팬레터에 공식 거절/반송 편지를 쓰며 (이 모든 것은 타자기로 한다. 컴퓨터가 아니라. 1996년에 말입니다. 이 사무실이 Judy Blume을 놓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책에서 언급되는 주디 블룸의 '어른 소설' Summer Sisters가 궁금해졌다) 하루하루를 보낸다. 원고 검토는 언감생심, 그런데 동거하는 남친은 여성 혐오 넘치는 소설을 쓴다고 온갖 진상을 다 떨고있다. 직장 상사의 부재시 (주로 금요일) 조안나는 전화를 제대로 받고, 무엇보다 샐린저의 정보를 외부에 발설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상사도 역시 개인사의 아픔을 갖고 있었고... 문학 사랑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나 막막하다.


박봉에 시달리고, 남친의 괴팍한 행동과 끔찍한 현실을 마주하고, 가구가 아닌 사람 취급을 받기위해 애쓰는 조안나는 몇 번의 전화 통화에서 노인 대작가 샐린저를 통해 자신의 진짜 꿈을 (꿈의 불씨를) 되살린다. 더해서 자존감도. 모두가 열광하는듯한 샐린저의 소설 세계를 이십대가 되어서야 읽기 시작하고 울컥하는 마음에 용기를 얻는다. 그리고 인생의 큰 발걸음을 내딛는다. 정말 '프라다'와 비슷하다. 그에게 샐린저는 ... 어떤 의미냐... 


이 책은 2015년에 출간되었고, 작가의 1996년과 2008년의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샐린저의 추문, 1998년 Maynard의 회고록 출간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오십대 중년 아재의 대학1년생(및 미성년자) 꼬시기 (이게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대신 남자친구의 성추행 해직과 자신을 향한 가스라이팅 설정을 공들여 써놓았다. 


귀엽고 어딘가 어설픈 표정의 사회초년생 이야기, 제목마저 뉴욕 다이어리, 라고 달아놓고 슬쩍 샐린저를 인생 조언 해주는 어르신으로 모셔놓으니 많이 찜찜하다. 샐린저의 옛애인 Maynard는 (나이차이가 34살!!!) 대학 1학년을 중퇴하고 그의 집으로 들어갔고 그 '어린 여자에게 마수를 뻗는 착취자'에 대해 여러번 기고문을 통해 분노와 경고를 쏟아냈다.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 폭로자를 향한 비난에 대해서도 강조하고 있다. 샐린저는 Maynard와의 동거 이후에도 1988년 40살 연하의 여인과 결혼했다. 


Salinger in Love | Vanity Fair

Joyce Maynard on Woody Allen, J.D. Salinger, and the Chilling Parallels Between 2 ‘Great’ Men | Vanity Fair


여러 생각이 오가는 독서였다. 재미는 있는데 찜찜함도 함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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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12-13 17: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샐린저에 이런 추문이 !! 영화에서도 보면 아내나 아이에게 좋은 남편 아버지는 못 되더라고요.ㅠㅠ

유부만두 2021-12-13 17:32   좋아요 3 | URL
샐린저가 더해서 오락가락 하는 신앙으로도 가족을 괴롭게 했다고 읽었어요.

Maynard는 성추문이 드러날 때 비난이 여성/고발자를 향하는 문제를 성토하고 있어요. 문제가 되는 행동을 ‘누가‘ 하는지가 더 중요한데도 자꾸 이유를 만들면서 가해자를 감싸고 돈다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오십대 대작가가 대학 1학년 여학생에게 집적거리는 건 ...으....너무 더럽고 싫어요. 그런데 그런 비슷한 사례가 우리 나라에도 있잖아요. 으....

scott 2021-12-13 17: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메이나드와 샐린저 평전 책 읽고 분노를!!! 샐린저 사이코 메이나드 딸이 자신의 어머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많아다고 폭로 했던 기사를 읽은 기억이 나네요 샐린저가 군대 생활과 전쟁 당시 겪었던 정신적 충격 트라우마로 어린 소녀에게 탐닉했던 롤리타 증후군을 앓았던 미국 문학계에서 본격적으로 문제 제기 하지 않고 덮어 버린,,,파수꾼 알고 보면 무서운 이야기...

유부만두 2021-12-13 17:35   좋아요 2 | URL
메이나드 딸의 기사는 잘 모르겠고요,
샐린저나 우디 앨런의 확실한 성착취에도 그들의 ‘옹호자‘들이 나서서 폭로자/피해자를 공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독서괭 2021-12-13 2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헉 샐린저 그런 사람이었군요. <호밀밭의 파수꾼> 만 읽었지 작가에 대해서 아는 게 없었는데… 충격입니다. 오십대작가가 대학생- 넘 싫네요 ㅠ

유부만두 2021-12-15 07:02   좋아요 2 | URL
저도 큰 충격을 받았어요. ㅜ ㅜ
이래서 작가의 사생활과 작품은 구별해야 하는 걸까요?
과연 그 구별은 가능할까요?

Persona 2021-12-14 0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피비 지켜! ㅠㅠ 갑자기 안 좋은 의심을 하게 됐어요. 교생때 애들한테 선물한 책 중 하나인데. ㅠㅠ

유부만두 2021-12-15 07:03   좋아요 1 | URL
페르소나님의 선물의 의미가 퇴색하진 않을거에요. ㅜ ㅜ
하지만 저의 독서 경험...

psyche 2021-12-14 16: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영화 트레일러 보니 제이양 생각이 나네. 졸업하고 처음에 문학 에이전시에서 일했었는데. 그 누구더라... 리베카 솔닛이 그 에이전시 작가였는데. 제이양이 땡스기빙 떄 집에 와서 리베카 솔닛 아냐고 생각지도 않았는데 한국에서 인기라고 에이전시에서 놀라고 있다고 했었지.

유부만두 2021-12-15 07:04   좋아요 1 | URL
맞다! 예전에 언니가 이야기 해준 기억이 나요.
문학 에이전시 안에서 일하면 문학을 어쩌면 다른 시각에서 바라봤겠네요. 이 책의 주인공 처럼요.

 

중반부에 긴장 요소가 생기고 이중의 팽팽한 삼각관계 덕에 읽는 속도가 붙었다. 끝엔 공개적 '파국'이 공연되기에 이 책은 소설로 읽기 보다는 미니 시리즈 (5부작 정도) 시청에 더 나을 듯하다. 


에미라와 알릭스는 흑,백의 피부 말고도 8살의 나이 차이, 경제적 차이에 더해 빠른 속도로 타자를 치는 에미라와 공들여 쓰는 손글씨, 캘리그라피 블로거 알릭스로 대비된다. 보통은 보모와 엄마 사이에 아빠가 함께 불륜의 삼각형을 그린다면 이 소설에선 과거의 남성 캘리가 작위적으로, 미심쩍은 모습으로 끼어든다. 그의 진심은 뭔가? 이들은 자신의 열쩡, 욕쩡을 채우는 대신 (바람도 좀 피워도 되겠구먼...) '체면' 혹은 '피씨함'을 내세우며 상대의 위선, 혹은 페티쉬를 동반한 과장된 (역) 인종차별을, 십오 년 전 고딩 때 책임을 묻는다. "네 가면을 벗겨주게써!" "저 애랑 놀지마, 걘 bad person이야!" "내가 이러는 건 다 널 위한거야" 단순명료한 공격은 반복할수록 유치해진다. 그 최고봉은 역시 알릭스. 그녀는 자신이 인종차별주의자가 아니라며 '토니 모리슨을 다 읽은' 자신을 자랑스러워하는 사람. 어서 책을 쓰고, 힐러리 선거 캠페인에 합류하고, 미남 앵커 남편이랑 함께 더더 유명해 지는 게 당연한 사람. 그런데 애매하게 악랄해서 더 답이 없다.   


여러 이야기 요소들이 쌓여있고, 별별 자잘한 디테일들에 (복선을 생각할 필요 없는 그냥 많고 많은 설정과 짜잘한 단추들) 인물들은 바쁘고 독자도 예열 시간을 가질 새 없이 다음 챕터, 다음 싸움으로 급하게 넘어간다. 우루루 몰려다니는 강남 사모님들, 아니 뉴요커 레이디즈의 조언들에 어지럽다. 여자들 끼리의 시스터후드의 (좋건 나쁘건) 장면들이 많지만 소재가 소재이니 만큼 백인 주인마님과 흑인 메이드의 밑그림 위에 백인 남녀의 과거사에 얽힌 자존심 싸움, 혹은 정당성 우기기가 도드라진다. 그래서 20대 '쿨한 흑인 여성' 에미라의 '주인공 다운' 행동보다는 안티 히어로들인 백인들의 분량이 크다. 흑인 여성 작가인 Reid가 그간 모아온 감정들이 비쳤나 싶기도 했다. 최후의 일격 혹은 개선의 가능성은 모성/육아을 향한다. 하아.... 이쯤되면 아무리 모든걸 다 가진 알릭스라도 동정표를 받아야 겠... 지만 네, 이런 식의 결말은 FUN 하지 않아. 부커상 롱리스트에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라더니 소문만 좋았고 많이 아쉬운 독서였다. 난 토니 모리슨도 많이 읽은 사람이라 눈이 높단 말이지. 에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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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1-11-07 04: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원서라 읽는 건 꿈도 못 꾸지만-_- 번역되어 나와도 유부만두님 글 읽은 걸로 패스할까 합니당^^ 마지막 에헴에 큰 박수를♡♡♡♡

유부만두 2021-11-07 17:14   좋아요 4 | URL
이번 소설은 그닥 ... 이었어요. 하지만 작가의 첫 소설이라니 다음엔 더 멋진 이야기를 쓸지도 몰라요.
혹시 셀레스트 잉 <작은 불씨는 어디에나>를 안 읽으셨다면 추천합니다. ^^

mini74 2021-11-07 0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매하게 악랄해서 더 답이 없다 ㅎㅎ 뭔지 알거 같아요. 토니 모리슨이나 더 읽어야 하는건가요 ㅎㅎ*^^* 유부만두님 편한 일요일 보내세요 ~

유부만두 2021-11-07 17:16   좋아요 3 | URL
토니 모리슨 읽기! 비장하지 않습니까?! ^^

진짜 가을 같은 날씨의 입동 일요일입니다. 미니님도 편안한 주말 마무리하세요.

scott 2021-11-07 23: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책 킨들로 읽었다가 급 실망 ㅎㅎ

만두님 리뷰 격하게 공감 합니다!

그러나 영화로 제작 된 다는 루머가!

유부만두 2021-11-08 06:28   좋아요 1 | URL
그럴것 같아요. 리즈 위드스푼 북클럽 선택이니까요.
긴장 상황은 영상에서 잘 표현될 듯 싶어요. 하지만... 하지만...
 

어머니와 함께 한 음식, 가족과의 추억, 한국인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며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를 애도하는,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려 결심하)는 글이다. 많은 부분에 내가 십여 년 유학 생활 동안 겪은 한인 마켓, 한국으로의 여행, 가족들과의 사이에 멀고도 애틋하게 느낀 감정들이 떠올랐다. 자신의 한국인, 미국인 정체성과 부모 자녀 사이의 유대감 고민은 이민자 문학에서는 피할 수 없는 주제로 보인다. 하지만 중반부에 반복 나열되는 음식들은 저자의 감정선과는 별도로 지리하고 한국의 '문화'에 대한 흔한 묘사와 (여행 가이드 북을 닮은) 선입견 내지 포장이 많이 보인다. 어머니의 간병과 사후 복잡하게 얽힌 갈등 이야기는 채 수습하지 못해 산만하게 흩어져 있으며 저자가 Japanese Breakfast를 닉네임으로 정한 이야기는 생뚱맞게 도드라진다. 하지만 이런 게 또 인생 이야기 아닐까. 


인생의 단짝인 남편 피터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묘사에 다시 프루스트를 만나서 반가웠다. 이 부분이 험담으로 쓰이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He was a proficient guitar player but interested in more sophisticated endeavors—compiling redacted poetry, translating three-quarters of a novella. He had a master's degree and was fluent in French and had read all seven volumes of In Search of Lost Time. (131)


내가 좋아한 부분은 

Unlike the second languages I attempted to learn in high school, there are Korean words I inherently under-stand without ever having learned their definition. There is no momentary translation that mediates the transition from one language to another. Parts of Korean just exist somewhere as a part of my psyche—words imbued with their pure meaning, not their English substitutes. (197)


마지막 챕터에서 신중현과 '커피 한 잔'을 만나자, 내 기억 저어짝에서도 그 노랫가락이 흐르는 기분이 든다. 어쩌면 미국에서 '한국(인)'은 지금 여기 한국이 아닌 추억과 기억, 정체성에 대한 의무감과 '정' '핏줄' 이런 것들이 만들어 낸 또 다른 곳/의미가 아닐까 싶다. 저자 미셸 자우어가 위안과 도움을 얻었다는 유명 한국계 미국인 '망치 Maangchi'의  요리 유툽도 그렇다. 그녀의 화장, 악센트가 '한국적'이라는 정형성과 협업하는 모습은 한국에 살고 있는 내 눈엔 너무나 어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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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11-01 15:5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직 읽지 못했지만, 감동적이라고 막 그런말을 들어서 딸아이에게 은근 읽으라고 했었는데 딸아이도 님과 비슷한 말을 하더군요. 그럼 저는 패스..^^;;

유부만두 2021-11-03 23:28   좋아요 0 | URL
첫 챕터는 좋았는데 중반부턴 지루하고 뻔한 이야기가 성글게 반복되어서 실망스러웠어요.
 

곰돌이 푸우와 이솝 우화 느낌도 나고 어쩌면 명상 잠언집 같기도 하지만, 그림! 그림! 그림! 


더해서 해프닝 같은 과정의 자국과  환상 여행이, 아니 일상과 인생이 담겨있다. 책 서두에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여덟 살 독자, 또 여든 살 독자에게도 읽고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다. 책 소개에 미리 보기로 그림이 보이기도 하지만 스포일러는 되지 않겠습니다. 직접 확인하세요. (두더지가 귀여울 수도 있다니 놀랍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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