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mes (Hardcover) - 2024 전미 도서상(National Book Awards) 후보작
Percival Everett / Doubleday Books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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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클베리 핀의 모험>의 재해석. 허크의 길동무(?) 노예 짐이 들려주는 그의 이야기.

멍청해 보인 그가 실은 볼테르를 읽고 ‘표준어’를 사용할 줄 안다? 주인 판사의 서재에서 몰래 읽으며 쌓은 문해력으로 그가 도망길에 절실하게 원하는 물건은 … 종이와 필기구다? 언어와 지식이 갖는 힘을 강조하며 계급을 비틀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이 모든건 숨기고 짐과 동료 노예들은 백인이 원하는 흑인을 연기하며 목숨을 이어간다.그들은 잔인한 노예제와 백인의 가식을 꿰뚫어 보고 얄팍한 사기꾼들을 극한의 인내심을 갖고 (터뜨리며) 상대한다.

트웨인의 소설에서 위트와 사회 고발을 가져오지만 후반부에선 수동적 ‘자유’ 대신 투쟁을, 폭력과 복수를, 무엇보다 자유와 “자기 자신”을 선택하는 짐/제임스가 나온다. 무섭게 웃기고 무겁게 강렬하다. 허크와의 관계를 ‘새롭게’ 풀어낸 부분과 여성 인물들이 소비되는 방식이 아쉬워서 (그건 토니 모리슨을 더 읽도록하자) 별 하나를 감히 뺐다. 번역된다면 노예 말투는 또 충청 지역 사투리일 것인가. 아 그건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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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로위츠 1권이 경쾌한 홈즈 분위기였고 2권은 살짝 지루했다면 이번 3권은 클래식한 애거서 크리스티에 가깝다.

호로위츠는 호손을 주인공으로 하는 “리얼” 범죄 시리즈 1권 출판 직전에 (2권은 아직 원고를 쓰는 중) 홍보차 작은섬의 문학패스티벌에 호손과 함께 간다. 그런데 그 조용하고 평화로운 섬은 겉모습과 다른 곳이었고 설상가상으로 호손의 원수가 주최측 사람이다. 불편하고 삐걱거리는 행사 진행 중 페스티벌의 큰손 후원자가 살해당한다. 그런데 그에게 원한을 품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고 워낙 조용한 섬이라 옆 섬 (건지 아일랜드)에서 형사가 파견오길 기다리며 호손이 사람들을 탐문하기 시작한다. 시골 형사 게으른 능구랭이랑 수사 협조를 하는 사이, 또 한 사람이 죽는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번 페스티벌에 초대된 작가들이 하나같이 사연이 있는 것이었던 것이었던 거시다. 살인자를 밝힐 때까지 아무도 섬을 나갈 수 없다! (코난이 나와도 놀랍지 않을 설정)

마지막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는데 그 전에 독자는 (호로위츠도 덩달아) 여러 명의 용의자를 세웠다 지웠다 하게된다. 술도 안하고 사회성도 결여되어 보이며 상황을 잘 이용하는 호손이라 호감은 덜가지만 이런 그가 독서모임에 참여한다는게 재미있다. 이번 3권 출장길에 그는 세라 워터스의 ˝리틀 스트레인저˝를 읽는다. 작은 섬마을과 환경/시대의 변화를 소재로 삼는다는 면에서 연결점이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보단 ˝노인과 바다˝ 인용이 도드라졌다.

He‘d been defeated when we walked in. Now he was destroyed. (253)

이 destroyed 된 사람은 후에 호로위츠가 호손의 정체에 대한 의심을 키우게 만든다. 그게 아마 4권에서 좀 더 나오지 않을까. 2권에서 관둘까 하다가 이제 4권 The Twist of a knife을 읽을 결심을 한다.

공식대로 진행되는 소설이고 트릭도 별거 없는데 미쟝센에 신경쓰는 범인이나 탐정이 친근하다. 억지로 비비 꼬지도 않고 어렵지도 않고. 은근 나쁜놈 혼내주니까 시원하… 면 안된다지만, 쨋든 여름에는 탐정 소설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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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E1y-8oIA2Oo?si=FO0Tp56zDbOyBX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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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군, 호랑이가 키운 여자아이 후녀가 얼마나 잘 크는지, 호랑이의 눈으로 하찮은 인간 역사를 바라보는 소설. (책은 여러 작가들의 설화 테마 소설 모음집) 산군이 이 아이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가 재미 뽀인트.

그나저나 먹방족 한민족을 그리는 첫부분도 재미있다.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곰의 후손답게 이놈들은 먹는 데 진심이다.

고봉밥으로 식사하는 와중에 반주라며 술을 마시다가 안주라며 고기를 굽고, 고기 기름기를 잡는답시고 쌈으로 싸고, 쌈에 감칠맛이 부족하다며 장에 버무린 나물을 종류별로 넣어 먹다가는 입가심을 한답시고 과일을 산더미처럼 먹다가 어이쿠, 다음 끼니때가 왔네, 하고 또 밥을 짓는다.

마늘은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 국이든 고기든 나물이든 마늘을 한 주먹씩 버무려야 시원하다는 놈들이다. 마을 주민들은 벌써 신목(神木)을 둘러싸고 사흘 밤낮을 먹고 마시고 있다. 간만의 풍년이기도 했다. 그리 넉넉한 땅은아니다 보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한다는 것이 신조가 된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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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0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6-10 12: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드디어 중쇄를 찍자 완간.
책을 사랑하고 만들고 읽고 나누는 사람들의 이야기.

작가님, 달이 아름답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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