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너무 짧고 프루스트는 너무 길다." 아나톨 프랑스가 1913년에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1권 출간에 부쳐 쓴 말이다. 놀라울 정도로 정확한표현이다. 나머지 6권은 아직 출간되지도 않았는데 그에게는 벌써부터 프루스트가 "너무 길게" 보인 것이다. 기억의 심연을 파고드는 그의 철저한 추적이 어디까지 가게 될지 그 누구도, 프루스트 자신조차도 알지 못했다. 이 책은 앞으로 질주하는 시대를 거슬러 과거를 언어로 담아내려는 시도였다. - P154
이 책은 이런 황금 같은 말들로 시작한다. "오래전부터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프루스트는 이 말로 녹초가 되어버린 아방가르드 예술가들의 정곡을찔렀다. 카프카에서 조이스까지, 무질에서 토마스 만에 이르기까지 한 번이라도 자정 전에 잠드는 데 성공하면 일기에 자랑을 늘어놓았던 것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 이것은 점점 잠이 부족해지기만 하는 모더니즘의선봉장들에게 우울, 음주, 무의미한 기분전환, 앞으로 돌진하는 시대에 맞서는 가장 용감한 투쟁으로 보였다. - 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