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중학교 2학년인 은유는 '느리게 가는 편지' 를 쓰라는 아빠의 강요에 억지로 1년 후 자신에게 도착할 편지를 쓴다. 그런데 이 편지는 1982년 '국민'학교에 다니는 같은 이름의 다른 은유라는 어린이에게 배달된다. 놀랍게도 82년의 은유는 미래의(??) 은유에게 답장을 하는데 편지들이 오가는 사이에 과거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르고, 미래의 은유에게는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두 은유는 힘을 합쳐 두 사람의 시간이 겹치는/만나는 순간까지 미래 은유네 부모의 비밀 혹은 정체, 아니라면 사연을 밝히려 한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이거슨 드라마 '시그널'과 영화 '프리퀀시'의 편지 버전입니다.
자, 과거의 은유가 지금, 미래에 어떤 사람인지가 핵심인데 (개명을 할 수도 있고)...
이야기는 아주 고전적, 혹은 클리셰 모음집인데 (신파도 빠질 수 없고) 책은 빨리 재미있게 읽었다. 이것도 작가의 힘이라고 할까. 출생의 비밀, 불치병, 아이를 위한 희생, 차별을 겪는 아이 등. 은유(들)의 정체 보다도 두 시대, 특히 과거의 은유가 '빠르게 감기'FWD로 시대를 묘사하는 것, 미래에는 얼마나 바뀌었을지 생각하는 점이 재미있었다. 또 그 많은 사건 사고들도. 다행인지 의도인지 과거의 은유는 '민주화 운동' 세대가 아니라 몸소 겪는 사회 문제는 IMF이다. 이것도 슬쩍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데, 지나고 보면 다 살 만 했던 것인가, 아닌가, 싶었다.
요즘 중학생 독자들에게 부모 세대 이야기를 응칠,응사, 응팔 시리즈 식으로 (깔끔하고 착하게) 들려주며 부모와 대화를 유도할 수도 있겠다. 우리집에서는 그 것이 안되드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