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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유명한 조지 오웰의 책을 여지껏 안 읽고 버텼는데 말입니다. 큰 애 때도 뭐 그럭저럭 대강 넘겼는데 막내는 집요하게 나의 공백을 짚어댔다. 무슨 책 이야기만 나오면 "엄마는 동물농장도 안 읽어서 ..."라고 말한다. 그래서 반쯤 오기로, 기대 없이 읽었다. 생각보다는 재미있었고 노골적인 풍자 소설이라 감탄할 만한 '위트'는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상황 마다 동물의 행동과 심리 묘사에 흠칫,했다. 동물들, 착하다기 보다는 맹하고 게으르고 그저 거짓말이라도 희망으로 품고 믿고 싶어하는 동물들. 내가 거기 있더라고 매애애~. 에이씨. 


그런데 나 '1984'도 안 읽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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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1-05 08:4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고백타임입니까? ㅎㅎ 저도 1984도 동물농장도 안읽었습니다. 저희집도 둘 다 읽은 둘째가 구박합니다. ㅠ.ㅠ

유부만두 2021-11-05 08:51   좋아요 4 | URL
바람돌이님도?!! 하하 반갑습니다.
아이의 구박으로 읽었지만 뭐 그럭저럭 괜찮은 독서였어요.^^

의외의 ‘안 읽은 책‘ 고백은 계속 이어질 예정이에요....

페넬로페 2021-11-05 09: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동물농장 안 읽었는데 이상하게 이 책은 손이 안가더라고요~~유부만두님께서 좋으셨다니 저도 손을 한 번 내밀어봐야 겠어요^^

유부만두 2021-11-05 09:11   좋아요 4 | URL
별로 어렵지 않아요. 그런데 새롭지도 않아서 묵은 숙제를 해낸 느낌이 강하네요. ^^

골드문트 2021-11-05 09:08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반공을 국시로 하던 시절에 하도 많은 만화, 정신훈화, 인용을 듣고 봐서 안 읽고도 마치 314번은 읽은 것 같은 책입지요. 저도 쉰 넘어서야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습니다. 그리고 독후감을 간략하게 썼던 기억이 납니다. ^^
˝유통기한을 넘긴 알레고리.˝

유부만두 2021-11-05 09:14   좋아요 6 | URL
맞아요. 딱 그 느낌입니다. 너무 뻔한 비유의 오래 묵은 이야기라 예리하단 느낌이 없어요. 고전 명작이라 부리기엔 모자란...
그리고 작가의 ‘동물들‘에 대한 시선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꼰대같고 말이죠.

잠자냥 2021-11-05 09: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어떤 의미로는 이솝 우화 같죠. ㅋㅋㅋㅋ 이제 막내 왈 ˝에~ 엄만 1984도 안 읽었으면서˝ (그나저나 1984도 ˝유통기한을 넘긴 알레고리222222˝)

유부만두 2021-11-05 13:22   좋아요 3 | URL
1984도 비슷한 분위기로군요. 은근 건전가요, 인가요?
그 소설은 조금 시간 여유를 갖고 막내의 구박이 심해지면 그때 읽어볼게요. ^^

골드문트 2021-11-05 14:49   좋아요 5 | URL
1984도 동물농장 비슷한 시기에 읽었는데, 거 참 신기하지요, 내용이 전혀 생각나지 않습니다. 이것도 유통기한 넘긴 게 확실합니다. ㅋㅋㅋ

유부만두님 / 오웰 아저씨가 대강 건전가요 비슷하잖아요. 간결하고 정확한 문장 은 바람직하고 닮고 싶은데, 품고 있는 생각엔 동의하기가 어렵네요. ^^

다락방 2021-11-05 09: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둘다 진작에 읽어두었는데 동물농장 읽으면서는 ‘말이 각설탕을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고 ㅋㅋㅋㅋㅋ 1984는 읽어두면 ‘빅 브라더‘ 때문에 두고두고 편합니다. ㅎㅎ (아 그러니까 빅 브라더가 뭘 말하는지 알 수 있어서요)

유부만두 2021-11-05 13:23   좋아요 3 | URL
각설탕! ㅋㅋㅋ 빅브라더 만큼이나 중요한 어휘 정보군요. ^^
그나저나 예전엔 카페에서 커피 잔 위에 소포장 된 각설탕을 하나 둘 씩 얹어 나오곤 했는데. 그걸 모으는 게 재미였어요. 가끔은 코냑에 적셔서 먹기도 했....

책읽는나무 2021-11-05 10: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동물농장 작년이었나?올 해 였었나?
읽은지 얼마 안됐지만 완독했어요~휴~다행이다^^
동물농장 읽으면서 저도 허~~~???했었던 기억이...ㅋㅋㅋ
왜 고전일까?고전이어야 했을까?
고전이라고 했었지?? 그래 고전이지!!!
계속 그러고 읽은 기억이 있네요ㅋㅋㅋ
참 1984는 안읽은 사람에 손 듭니다.
1988 응답에서 4년 전 이로군요ㅋㅋㅋ

유부만두 2021-11-05 13:25   좋아요 4 | URL
읽으셨군요.
전 읽기 싫어서 미루다 읽었는데 생각보단 재미있었어요. 옛날 냄새가 났지만요. ^^
1984년도에 (아, 제가 중학생 시절이에요) 그 책 이야길 했는데 어느새 세월이 흘러서 그 나이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다니 ... 갑자기 마음이 슬퍼지고 말았습니다.

단발머리 2021-11-05 12: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몇년전에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단 말이죠. 유부만두님 페이퍼 읽고 다시 읽고 싶은 이 마음.....
은 뭘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11-05 13:27   좋아요 2 | URL
모범생 이십니다. 찐모범생, 필독도서 목록 하나씩 다 읽으시고 정리 잘 하는 모범생.

전, 짝다리 짚고 껌 씹는 사람입니다.
아, 요즘 제 헤어스타일은 ‘인간실격‘의 류준열이에요. (망할)

mini74 2021-11-05 16: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어릴적 학교에서 단체관람한 똘이장군에서 김일성가족은 돼지로 북한군은 이리였나 늑대로 나와요. 너무 무서워서 며칠을 악몽을 꿨는데 이 책 읽고 그 트라우마가 ㅎㅎㅎ

유부만두 2021-11-05 21:04   좋아요 3 | URL
아! 생각나요! 똘이장군! 어쩌면 그 영화 제작진들도 조지 오웰의 이 소설을 응용했겠군요. .. 그 트라우마는 극복하셨는지요?

mini74 2021-11-05 21:24   좋아요 2 | URL
지금은 귀여워 보입니다 ㅎㅎ 그런 걸 강요당하며 봐야했던 어린시절은 좀 슬프지만요 ㅎㅎ ~ 유부만두님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새파랑 2021-11-05 17:1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동물농장 보다는 1984가 더 좋았어요~!! 그런데 1984보다는 1Q84 ~!!

유부만두 2021-11-05 21:05   좋아요 3 | URL
1Q84는 저도 세 권 다 읽었어요! 읽을 땐 정신없이 읽었지만 ... 지금은 공기번데기 말고는 다 까먹었어요. ;;;;

새파랑 2021-11-05 22:06   좋아요 2 | URL
전 두개의 달과 미끄럼틀 ㅋ 갑자기 다시 읽어보고 싶네요 ^^

유부만두 2021-11-05 22:07   좋아요 3 | URL
두 개의 달! 하면 샤이니 ‘셜록’ 생각이 납니다;;;;

붕붕툐툐 2021-11-05 2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ㅎㅎ동물농장 완독 축하드려요~ 100번은 읽은 거 같은데, 제대론 한 번도 안 읽었나 싶네요;;;;
1984는 확실히 읽었고 잼났었던 걸로 기억해요!!(읽으나 안 읽으나 머리 속에 없는 건 동일!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11-06 09:16   좋아요 1 | URL
선생님들은 완벽하게 정리해서 기억하고 계시다고 .... 생각했어요. ^^
인간적인 모습에 (산을 뛰어다니는 선녀님 말고) 친근감을 느껴요!
오늘도 산에 가시나요?

붕붕툐툐 2021-11-07 00:06   좋아요 0 | URL
산은 내일 다녀오겠습니다! 앗, 12시 넘었으니 오늘이네용!ㅎㅎ
 

전작 <세계를 건너 너에게 갈게>를 재미있게 읽어서 이꽃님 작가의 신작도 읽었다. 200쪽 정도로 얇고 (각 챕터마다 종이 여백도 많다) 흐름이 빠른데다 문장이 매끄러워서 앉은 자리에서 끝내고 말았다. 


이미 한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생 서은이 학교 뒤 공터, 그래도 학교 안에서 사망했다. 오후 혹은 저녁 늦게 학교 안에서 사건이 벌어졌고 그 시신은 다음날 이른 아침에야 발견된다. (여기서 부터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리고 유력 용의자는 흉기로 추정되는 벽돌에 지문이 찍힌 단짝 친구 주연.


서른 몇 개의 챕터는 여러 사람이 목격한 이 두 여학생의 관계다. 이들은 진짜 친구였을까, 그리고 수연을 죽인 진범이 주연일까. 


한 인물의 사후에 주변 목소리를 듣는 구성은 전에도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청소년 인물들의 갈등을 현재 학원, 학교 폭력, 이성 교제, 경제 격차, 등과 함께 그린 소설들도 많다. 그런데 이 소설은 아주 매끄러운 솜씨로 독자를 끝까지 데려간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혹은 반전을 만난다. 독자는 매 챕터마다 소설 속 그 누구보다 많은 정보를 듣고 쌓아간다. 그리고 사망한 서은과 재판장에 선 주연의 이야기를, 그 둘만의 이야기를 알게된다. 범죄소설로 보자면 허술한 편이고 두 청소년의 관계 이야기라고 보기에도 아쉽다. 전형적인 인물들이 배경으로 쓰인다. 인물들이 '소모'되는 소설이라 한호흡에 (재미있게) 읽었으면서도 책을 덮으면서 '아, 못됐어'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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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문트 2021-08-27 08: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흠. 지금 읽고 있는 책이 하필이면 <이웃의 아이를 죽이고 싶었던 여자가 살았네>랍니다.
우연이죠? ^^

유부만두 2021-08-27 08:55   좋아요 1 | URL
그러네요. 그 소설에서도 아이가 죽나요?

골드문트 2021-08-27 09:06   좋아요 2 | URL
아이를 살해하고나서 몇 년 후 정형외과 질환이 생겨 고통 속에 죽어가는데, 친구이자 죽은 아이의 엄마는 다량의 수면제를 건네주지 않아 끝내 아파하며 죽어가게 내버려둡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죽음의 침상에서 친구에게 속삭입니다.
아이는 살아있어. 내가 간호사로 근무하는 병원에 딸린 육아원에서 살아.
친구는 고통 속에서도 편안한 얼굴로 생을 마감합니다. 작가 페트루셉스카야는 ˝행복한 미소˝까지 띄었다고 썼네요.
21편의 단편 가운데 하나니까 이 정도 스포일러는 용서하시겠지요 뭐. ^^

유부만두 2021-08-27 09:10   좋아요 1 | URL
아… 그 아줌마 못됐네요!

붕붕툐툐 2021-08-27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제목이 세네요~ 게다가 한자리에서 읽으셨다니 궁금합니다!!

유부만두 2021-08-28 17:21   좋아요 0 | URL
흔한 소재에 정형화된 인물들의 빠른 사건 전개를 아주 매끄럽고 감각적으로 묶은 이야기에요. 3화 짜리 드라마 시리즈를 본 느낌입니다.

책읽는나무 2021-08-28 1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종류의 책도 있군요?
못된 인물이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호기심이 입니다.실컷 욕해 주기 좋잖아요?ㅋㅋ
나중에 한 번 찾아 읽어봐야 겠어요..그리고 딸들한테도 한 번 권해줘야겠구요ㅋㅋ

유부만두 2021-08-28 17:27   좋아요 1 | URL
복합적이고 다양한 인물의 사정과 심리를 그리려 했던 것 같은데 심지어 그것도 공식적으로 나와요. 부잣집 아이는 부모님의 기대가 크고, 가난한 집 아이 엄마는 식당에서 일하고, 예쁘고 우등생인 아이가 왕따인 아이를 구해? 주고, 하지만 그 관계는 등등요.

제가 ‘못됐다‘라고 느낀 건 인물 보다는 (인물들이 너무 뻔해서 그냥 종이 위에만 남아있어요. 그냥 다 지어낸 게 티가 나요) 이 책 전체로 받은 인상이에요. 이 책에선 ‘성장‘ 하는 인물이 안 나와요. 어른들은 아이들을 돕거나 이끌어주기는 커녕 자기들 어린 시절의 ‘한‘에 매달려 있고요, 다들 자기들 공포나 억울함에 급급해요. 두 주인공 청소년은 죽거나, 아니면 길을 잃죠. 작가가 성급하게 쓴 것 같아서 좀 그랬어요. 이 책은 나무님댁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지 않아요;;;;;
 

2016년, 중학교 2학년인 은유는 '느리게 가는 편지' 를 쓰라는 아빠의 강요에 억지로 1년 후 자신에게 도착할 편지를 쓴다. 그런데 이 편지는 1982년 '국민'학교에 다니는 같은 이름의 다른 은유라는 어린이에게 배달된다. 놀랍게도 82년의 은유는 미래의(??) 은유에게 답장을 하는데 편지들이 오가는 사이에 과거의 시간은 더 빨리 흐르고, 미래의 은유에게는 여러 사건이 벌어진다. 두 은유는 힘을 합쳐 두 사람의 시간이 겹치는/만나는 순간까지 미래 은유네 부모의 비밀 혹은 정체, 아니라면 사연을 밝히려 한다. 그렇습니다. 어쩌면 이거슨 드라마 '시그널'과 영화 '프리퀀시'의 편지 버전입니다. 



자, 과거의 은유가 지금, 미래에 어떤 사람인지가 핵심인데 (개명을 할 수도 있고)...


이야기는 아주 고전적, 혹은 클리셰 모음집인데 (신파도 빠질 수 없고) 책은 빨리 재미있게 읽었다. 이것도 작가의 힘이라고 할까. 출생의 비밀, 불치병, 아이를 위한 희생, 차별을 겪는 아이 등. 은유(들)의 정체 보다도 두 시대, 특히 과거의 은유가 '빠르게 감기'FWD로 시대를 묘사하는 것, 미래에는 얼마나 바뀌었을지 생각하는 점이 재미있었다. 또 그 많은 사건 사고들도. 다행인지 의도인지 과거의 은유는 '민주화 운동' 세대가 아니라 몸소 겪는 사회 문제는 IMF이다. 이것도 슬쩍 언급만 하고 넘어가는데, 지나고 보면 다 살 만 했던 것인가, 아닌가, 싶었다.  


요즘 중학생 독자들에게 부모 세대 이야기를 응칠,응사, 응팔 시리즈 식으로 (깔끔하고 착하게) 들려주며 부모와 대화를 유도할 수도 있겠다. 우리집에서는 그 것이 안되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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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1-07-12 0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임슬립 청소년 버전이군요^^

유부만두 2021-07-12 07:22   좋아요 3 | URL
네. 과거의 어린이/청소년/어른 (계속 빠르게 자라거든요)과 시간을 넘어 소통하는 이야기에요. 과거가 현재를 이룬다, 랄까요. 뻔한 이야기인데도 아이와 재미있게 (따로 따로 ㅜ ㅜ) 읽었어요.

그렇게혜윰 2021-07-12 07:24   좋아요 1 | URL
제가 중드를 자주 보는데 중드에 진짜 많거든요ㅋ 근데 청소년소설에선 첨보는 것 같아서 신선하네요^^
 

자신의 평생 노동의 보수를 모아서 단층집을 사고 여러 운이 겹쳐 이젠 4층 빌라 건물을 갖게 된 순례씨. 칠십 대 그녀에겐 이혼 후 사망한 전 남편과 캐나다로 이민 간 아들이 하나 있다. 가까이엔 시세에 훨씬 못 미치는 월세로 '공동체'를 이루며 사는 이웃들이 있다. 


얼마전 그 이웃 중 한 명이자 순례씨의 연인이었던 70대 박씨 할아버지가 사망했고, 그 빈 집에 박씨 할아버지의 외손녀 수민네 가족이 갑작스레 이사온다. 그리고 그들의 (정확하게는 수민 외 세 명의) 순례주택 적응기가 펼쳐진다. 


세상에 이런 특별한 집주인이 없지는 않겠지만, 재개발 후 올라선 아파트와 근방 빌라촌의 대비, 차별과 오해, 사람 사는 '정'에 더해 돈에 휘둘리지 않는 해결사 '할머니'가 알고보니 알부자 (그런데 그 바닥엔 고리대금업과 부동산이 있다), 라는 점이 얼마전 본 만화 <안녕 커뮤니티>와 많이 닮았다. 건물주 할머니와 손녀는 <헌터걸>에도 나오고, 철없고 생활력 없는 고학력 아버지라면 <맹탐정 고민상담소>가 떠오른다. 유은실 작가의 전작들에서 봤던 익숙한 '착함'이 배어있고 가족/공동체의 모습이 선량하고 맑게, 더해서 환경문제를 고민하는 많은 여성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려진다. 그래서 정세랑 소설도 생각났다. 


이 소설이 너무 밝고 착해서, 그만큼 책 읽으면서 내 마음이 열리질 않는다. 이럴리가 없으니까. 순례주택 같은 곳이 몇 곳 있다해도 삶에서 만나는 생활은 텁텁하고 얄짤없으니까, 17년 전임 강사하는 수민이 아빠 처럼 꿈만 꾸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그런 만큼 주위에 고생하는 (수민이처럼, 수민이 외할아버지처럼) 사람이 생기니까. 수민이가 이렇게 '생활지능'이 높게 된 연유에 마음이 아팠다. 이 아이가 상처 받은 걸 제대로 보듬는 사람은 순례씨 말고는 없다. 수민이가 너무 밝아서 더 짠하고 마음이 아프다. 그 엄마의 우울증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서 불안했고. 수민이 언니도 아슬아슬하다. 수민이네 철없는 가족은 계속해서 생활비를, 살 집을 마련해준 친지/귀인에 얹혀서 지금껏 살아왔는데, 이제라도 서로를 진짜 가족 성원으로 여길지 무척 신경쓰인다. 이들이 '독립'하고 서로를 안아주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암울한 코로나 시대, 희망이나 위안을 주는 것도 좋지만, 건물주 멋진 할머니 말고 다른 해법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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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5-16 2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음... 책보다 리뷰가 더 멋진 것 같은 느낌이 드네요. ^^

유부만두 2021-05-16 23:00   좋아요 1 | URL
책도 좋았어요. 다만... 중학생 주인공이 너무 많은 짐을 지고 있고 (아이가 너무 발랄하지만요), 어른들의 해법은 정해진 느낌이 들어서 아쉽네요.
 
구미호 식당 (청소년판) 특서 청소년문학 4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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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 중 흥미로운 소재라 읽었다.

갑작스런 죽음을 맞은 두 사람, 사십대 셰프 이민석과 열다섯 중학생 왕도영은 삼도천을 건너기 전 여우 서호와 거래를 한다. 다시 살아날 가능성을 포기하는 대신 49일 더 이승에서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얼굴은 다른 사람을 쓴 채로, 정해진 장소 밖은 못 나간다.

이민석은 미련이 남아서 다시 이 기회에 예전 살던 동네에 식당을 열게 된다. 얼결에 따라온 도영도 함께. 그들은 49일 동안 만나고 싶은 사람을, 몰랐던 사실을 만나고 49일 역시 너무나 짧은 시간임을 깨닫는다.

하지만. 하.지.만.

이민석은 사십 대에 이십 대 직장 부하에 집착하고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며 스토킹을 하다가 사고로 죽었다. 그는 이번 49일 동안에도 그 집착을 버리지 않고 여자를 따라 다니며 ‘죽어도 넌 내꺼야‘를 외치고 여자를 때린다. 이 폭력은 사랑으로, 이민석이 계획한 ‘사라져 안타까운‘ 미래로 그려진다. 더해서 피해자인 서지영의 거절과 반박, 도피도.

도영은 가정 폭력의 피해자였다. 이 아이가 49일 동안 다시 알게 된 사실은 자신을 구박했던 할머니나 형이 ‘마음은‘ 그렇지 않았다는 정도다.

결국? 이들은 자신들의 미련과 원망을 “갑자기” 내려 놓고 갈 길을 간다. 하지만 이민석이 그동안 행한 폭력에 피해를 본 서지영은 제대로 치유될 수 있을까. 얼마전 스토커에 희생된 일가족 뉴스가 겹치지 않을 수 없다. 역으로 폭력의 피해자인 도영이 할머니와 형을 ‘다른 눈‘으로 보고 진짜 화해, 혹은 용서를 할 수 있었을까.

설정도, 문장의 비유나 묘사도 매우 거칠게 반복된다. 그 껄끄러움은 얇지 않은 책 내내 이어지다가 .... 이야기 끝에 따라 오는 작가의 창작노트에서 정점을 찍는다. 지금은 오십대 후반의 작가가 회상하는 청소년기의 어떤 친구, 가녀리고 부잣집 딸에 자신과 달랐지만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사람....

시작부터 끝까지 엉성하고 폭력에 대한 ‘알고 보면 사정이 있다‘는 식의 시선이 무섭다. 스토커는 죽어도 폭력 스토커로 돌아온다니. 더해서 저작권 개념 없는 레서피 공유와 49일간 새로운 식재료 공급 없이 이루어지는 식당의 음식도 섬찟한데 200여편 동화와 청소년 소설을 쓴 작가의 내공이 이 정도다. 이 ‘청소년‘ 소설이 2018년 출간되었고 성인판도 있다는 게 진정한 공포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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