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아서 숙제는 안 하고 인터넷으로 계속 뭔가를 사고 싶어서 클릭질을 하다가 결국 망했다. 드립커피를 마시기 시작하면서 필요한 것을 하나 둘 장만하기 시작하면서 이왕이면 컵도 사지 뭐? (컵 많지만 어쩐지 새로운 컵에 마셔야 할 것 같은 생각.ㅠㅠ)라는 비생산적인 생각이 들어서 검색도 안 하고 블루 바틀의 Bodum Double-Walled Mug를 샀다. 방금 곧 도착할 거라는 이메일이 왔다. 그건 좋은데 다시 검색을 해보니까 이 컵은 Bodum Double-Walled Mug에 블루 바틀 로고만 찍어 논 컵이었다!!ㅠㅠ 가격이 보통 컵 하나에 $20 정도 하는데 아마존에서 이 컵 2개가 거의 $30에 판매가 되고 있더라. 나는 로고 찍힌 이 컵을 $35에 샀;;;; 나여, 나여, 이건 뭐 몇 배나 손해를 본 것인지? ㅠㅠ 그러니까 로고를 거의 $20에 산 거지. 하하하 그만 생각하자. 대신 숙제를 다 하고 방금 제출한 것에 위로를. 쉽게 할 수 없는 숙제였으나 저 컵 사면서 스트레스 좀 풀었으니 $35 날린 정도에 감사하자며 혼자 멍청한 나를 위로한다. 그런데 이런 거 위로 하면 자꾸 습관 되는데.. 그래도 며칠 간의 자유가 생겼다!! ㅋ
하루키의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가 배송이 되었다는 이메일도 받았다. 아 신난다. 우체국 취급소(?)에 연락해서 배송해 달라고 부탁해야겠다. 나는 이 표지도 맘에 든다.
그리고 이 책 주문하면서 출판사 사은품 2 개를 주문했었다. 총 가격 2600원.
하나는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기록노트이고 다른 하나는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페이퍼 LP 책갈피이다. 사은품 잘 안 사는데 이번 것은 마음에 들어서 샀다. 책값이 비싼 편이니까 책갈피 같은 건 출판 기념 같은 거로 그냥 주면 안 되나 싶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그런데 이 책은 양장본인데 어쩌면 가름끈이 없는 책일 것 같다는 불안감이 팍 느껴진다. 제발 출판사여, 양장본엔 가름끈을!!!!ㅠㅠㅠㅠㅠㅠㅠ
어쨌거나 음악 이야기를 읽는 건 언제나 내 즐거움이다. 읽어도 음악에 대한 내 안목이 더 나아지거나 하지 않더라도.
근데 알라딘 이 책의 페이지에 올라온 이 뷱트레일러는 뭐지? 파트1이 거의 4시간 30분!!! 파트2는 거의 4시간 45분!!!!!! @@
감사하게 내 페이퍼에도 올려 놓고 들어야지. 대박!!!
[Playlist]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속 클래식 음악들 |파트1
[Playlist]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간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속 클래식 음악들 |파트2
<케이크와 맥주> 재밌다. 아주 막 재밌고 그런 건 아니지만, 이제 반 정도 읽으면서 가끔 귀여운 부분이 나와서 혼자 웃고 밑줄 긋고 그런다. 화자인 이 청소년은 좀 우습다. 예전 영국에서 자라던 점잖은 사람들의 내면이 거기서 거기였겠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튼 지금 읽어도 재밌는 글이 많은데 화자가 어쩌면 자신의 한 모습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미치니 서머싯 몸도 참 순진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작가가 되기 전에 안톤 체호프처럼 의사였다는 것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영국 사람들이 섬나라 사람들이라 그런지 가끔 고지식하고 엉뚱하게 재밌는 면이 있다는 생각은 다른 작가들의 책을 읽으면서 한 적이 있는데 몸의 이번 책은 가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런 얘기를 해주니까 내 생각이 맞았네 싶으면서 웃기다. 가령 이런 글,
너무 노쇠해서 한 다리를 다른 다리 앞에 잘 놓지도 못하는 무용수들의 춤을 돈을 내고 보러 와서는 "세상에, 그 남자가 예순이 훨씬 넘었다는 거 알아요?"하고 막간에 주고받으며 감탄하는 사람들이 영국인들 외에 어디 있겠는가 말이다.
-케이크와 맥주 중
예전에 한수산(꼭 짚어 말하기는 그렇지만 그 당시 남자 작가들)의 소설을 읽으며 거기에 나온 여주는 정말 화장실도 안 사용하는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고 괜히 내가 지저분한 느낌이 들었는데 몸도 이런 글을 쓴다.
여자들이 곧잘 변비에 걸린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거늘 소설에서 여자들을 항문이 없는 존재처럼 그리는 것은 기사도 정신의 과잉이라고밖에 안 보인다,. 그런데도 여자들은 자기들을 그런 식으로 그리는 것을 좋아하니 나로서는 놀라울 따름이다.
-케이크와 맥주 중
여자들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은 이해한다. 누가 적나라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겠어?^^;; 소설을 읽으면 여자들의 모습이 대부분 아름답게 묘사되는 경향이 많아서 기가 죽었는지 소설을 잘 안 읽게 된 이유도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그런 이야기도 다 수용(?)하는 나이가 되고 웃어넘기게 되었다는 것이 놀랍지만. 분별력이 생긴 건가? 암튼, 덕분에 소설 읽는 재미를 알아가기도 하지만, 암튼 감회가 새롭다. 내가 요즘 이렇게 열심히 소설을 읽다니. ㅋㅋㅋ
이제 겨우 반 읽었다. 과연 이야기가 어떻게 흘러갈지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아직도 왜 제목이 <케이크와 맥주>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언제 케이크와 맥주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지. 그럼 이만 <케이크와 맥주> 읽으러 갑미다.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