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야 책이 더 잘 읽히더라는 건 정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얘기인가 보다. (이 얘긴 나중에 나와요.)
프시케님과 북깨비님을 만나고 어젯밤 늦게 집에 도착해서 씻고 잠을 잔 후, 아침에 10시가 넘어서 (시어머니 하와이 가셨음. 원래도 눈치 안 보지만 안 계시니까 더 좋음) 일어나니까 남편과 해든이는 벌써 샤워도 마치고 아침도 먹고, 교회 갈 준비를 다 했더라. 나는 부스스 눈 비비고 일어나서 이 주 동안 입었던 7개의 간호복 빨래에 넣고 아침 먹고 세수하고 교회 갈 준비를 했다.
나는 예쁘게 입는다기보다는 그날 그날의 분위기에 맞춰서 개성(?) 있게 옷 입는 것을 좋아한다. 이건 아마도 초등학교 고학년 때 성당을 다니면서 혼자 몰래 어떤 옵빠를 좋아하게 되었고 잘 보이기 위해서, 그 사람의 눈에 들기 위해서 나름 나 자신을 피알하고 싶었기 때문에 생긴 습관이 굳어진 것 같다.
얼굴이 전혀 예쁘지 않은 나는 어려서부터 삼촌들의 놀림감이었다. 내가 엄마와는 달리 인물이 없는 이유는 다리에서 주워 왔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을 시작으로 몬난이, 넙죽이, 등등 이름보다 다양한 못생긴 별명으로 많이 불렸는데 나는 그중에 넙죽이가 젤로 싫었다는. 내 얼굴이 정말 넙죽 편편하니까..ㅠㅠ
암튼 그렇다 보니까 얼굴을 예쁘게 할 수 없으니까 옷이라도 잘 입자가 내 생존 명령계에 입력이 된 것 같다. 암튼, 오늘 아침에 아주 이쁘고 우아한 분홍색 드레스를 입고 교회를 갔더니 어떤 분이, "네가 오늘 어떤 옷을 입고 올지 매주 기대한다."며 막 칭찬해 주신다. 다른 분은 오늘 입은 옷을 보면서 "by far~"라는 것을 사용해서 지금까지 본 옷들 보다 가장 예쁜 옷이라고. 이렇게 나는 여전히 내 외모에 대한 칭찬은 없어도. 흑
하지만, 남편은 다르다. 아침에 푹 자고 일어났더니 내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며 하는 말이, "푹 자고 일어나니까 더 예쁘네." ㅎㅎㅎㅎㅎ 이 글을 쓰면서도 쑥스럽구나.^^;; 나도 사랑해 남푠. 그러면서 어제 북깨비님이 칭찬해 주신 얘기를 했다. 내가 말하는 것을 보면서 아나운서가 중계방송(?) 하는 모습 같다고 하셨나?? 뭐 그런 비슷한 얘기를 해줬다. (근데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예전에 목소리만 백지연이라는 소리 들었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나 뭐니? 아 놔~~.ㅠㅠ) 옆에서 듣고 계시던 프님도 내가 말을 잘 한다고 해주시고. 목소리 좋다는 말을 들어 봤지만, 말 잘한다는 소리는 첨 들어봐서 그랬는지 넘 좋아서 남편에게 막 자랑했다. (나는 영원히 유치함,,, 어려서의 결핍이 이런 증상으로 나타나고 나이가 들어도 변하지 않음,, 이해하시길)
암튼, 그러면서 남편이 어제 큰아이들과 함께 메신저 한 얘기를 해준다. 큰아들 엔 군은 아직도 친구 결혼식에 참석했던 곳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있는데 화욜에 학교로 가서 차를 가지고 집으로 올 거란다. 엔 군의 학교는 벌써 방학을 했다. 여름 방학에는 집에 있으면서 돈을 벌 예정이라고.
딸아이는 요즘 병원 라운딩을 하는데 틈틈이 미싱으로 셔츠를 만들었다며 보여주더란다. @@ 너무 놀랐다. 저번에 치마 만들어서 사진 보내준 걸 봤지만, 벌써 셔츠를 만드는 솜씨가 되다니!! 더구나 의대를 다니면서. 더더구나 일을 하면서. 그런데 더 놀란 것은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세 권이란다. 남편이 기억하는 제목의 책은 단 한 권인데 세 권 다 SF 장르의 책이라고 한다. 책 3권을 읽고 있다니. 이 엄마도 분발해야지. 암튼 남편이 기억하는 제목의 책은 영어로 <The Three-Body Problem>인데 알라딘에서 찾아보니까 번역된 책이 있다. 제목이 좀 웃김. <삼체문제> 고대로 번역한 것이 맞긴 한데 어쩐지 웃기다. 중국 작가의 책이라 그런지 중국 냄새 물씬 나는 제목이라고나 할까??^^;;;
3부까지 나와있는 꽤 긴 책이다. 딸아이가 관심이 생겨 읽는 책이라고 하니까 이 엄마도 따라 읽고 싶다. 그런데 문제는 전자책이 없다는 것!!ㅠㅠ 왜애????
암튼, 어제 두 분을 만나서 사위 흉을 봤다. 사위가 졸업을 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직업을 고르고 있다고, 미워 죽겠다고, 딸만 고생시키고, 하면서 엄청 흉을 봤는데 남편 말로 사위가 곧 직업을 선택할 거라고 한다. 여름부터 다니게 될 것 같은데 지금 3곳에 합격이 되었단다. 그런데 마지막 한 곳 얘기 듣고 웃겨 죽는 줄!!!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른 두 곳은 아주 유명한 회사이고 본인도 그런 곳에서 일하고 싶다고 했기 때문에. 그런데 남편이 마지막으로 C.I.A라고 할 때 잘 못 알아들었나? 농담하는 줄 알았다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아 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정보요원으로 가는 건 아니고. 암튼 어떤 직장을 다니던 내 바람은 단 하나, 우리 딸 고생시키지 말아달라는 것. 그것만 해주면 더 이상 사위에겐 바랄 것이 없다. 암튼, 어제 흉본 거 넘 미안하다, 사위.ㅠㅠ 장모가 생긴 것도 몬생겼는데 촐랑이라...ㅠㅠ
이 책 지금 읽고 있는데 재밌다. 더구나 지금까지 내가 읽고 있는 브랜드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아는 이야기라 그런지 흥미롭게 읽힌다. 미원이나 삼양라면의 이야기는 정말 안타깝고,,, 그래도 살아남아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는 것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대단하다. 진정한 분투기다.
이 책에 있는 비하인드스토리 읽는 재미가 쏠쏠하기도 하지만, 이 작가의 분석이 예리해서 혹시 사업을 꿈꾸는 사람이 있다면 브랜드의 생사를 책 한 권에서 간단히 흝을 수 있을 것 같아 추천하고 싶다.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품인 박가분 이야기는 특히 재밌었다. 우연(?)으로 사업이 시작되는 이야기 좋아한다. 그런데 남편의 성을 따서 박가분으로 지었다니. 본인의 성인 정 씨를 사용했으면 정가분이 되었을 텐데,,, 다 지나고도 한참 지나고도 잊히고 존재하지도 않는 제품의 이야기지만.
어제랑 오늘은 책을 못 읽었다. 어젠 만남 때문에, 오늘은 밀린 잠을 자냐고. 꿈을 잘 안 꾸는 편인데 이상한 꿈까지 꾸면서 잘 잤다. 그런데 그 꿈에서 나는 간호사였고 어떤 아기를 간호하는 간호사였다. 간호사가 된 지 1년 6개월이 되었는데 처음으로 간호사가 되어 있는 꿈을 꿨다. 신기했다.
암튼, 나 요즘 똘끼 충만한 그린데이 노래 듣는 거 좋아한다. 특히 리드 싱어 보면 우리 사위 얼굴 보여서 더 좋아하는 것도 같고?
Green Day - 21 Gu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