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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구글을 사용하면 어떤 구글 두들이 뜨는 지 궁금하다. 혹 친절하신 분이 계시다면 어떤 것이 뜨는 지 올려주시면 감솨~.^^

미국에서 구글을 열면 이 두들이 나온다. 주지사 투표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구글을 열었다가 봤다. 주지사는 쫓겨나지 않게 된 것 같아 일단 기쁘다.


두들 밑에는 내 구글 세팅. 내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사이트의 아이콘들. 알라딘은 없네?ㅎㅎㅎㅎ


이분은 Dr. Ildaura Murillo-Rohde. Hispanic Heritage Month의 일환으로 이분이 구글 두들에 올라온 것이다.

동영상이 여러 개 올라왔는데 다른 것은 발음을 알아듣기가 좀 그렇고, 그나마 이것이 가장 무난한 듯해서 퍼 옴.


1920년에 태어난 닥터 뮤리오 로드는 파나마인인데 뉴욕대학에서 간호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결국엔 간호계 최고의 영예인 FAAN의 멤버가 되었다. 부럽다. 우리나라 출신 간호사들 중에 FAAN의 일원이 있는지 잘 모르지만, 내가 자주 포스팅했던 남자 간호사 데이비드 샘이 미래에 FAAN의 회원이 되지 않을까? 그런 추측을 해본다. 그분의 행적을 쫓아가다 보면 분명 그렇게 될 것이란 느낌적 느낌이 온다. (데이비드 샘 늘 응원하는 라로!!ㅋㅋㅋ)














젊은 나이에 얼마나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지 정말 입이 안 다물어지시는 분이다. 현재 간호학 박사 학위를 University of Pennsylvania 라는 아이비 리그 대학 중 하나인 대학에서 하고 있다. 나의 롤 모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나는 그분처럼 행동으로 하지는 않고 말로만 열심히 해야지 하는 사람이라서 아직 이 모양이긴 하지만, 데이비드 샘의 성취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간호계에 있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알기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이 분이 처음 미국에 와서 가정 간호를 했을 때 있었던 일을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을 읽은 적이 있는데, 사실 그거 읽고 완전 데이비드 쌤의 팬이 되었다. 나는 이 분이 처음부터 모든 것이 다 준비되어 탄탄대로를 달리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그 이야기를 읽고 그게 아니란 것을 알았다.


나도 간호사가 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실수를 많이 하고 가끔은 간이 철렁인지 덜컹인지 하는 순간들이 있다. 지난주에도 있었다. nimbex라는 전신마비 시키는 약을 환자에게 주던 날이다.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등에 소름이 쫘악~.ㅠㅠ 나는 그날 내 간호사 라이센스 뺏기는 줄 알았는데 무사히 넘어갔다. 데이비드 쌤도 가정집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환자가 갑자기 입에서 피가 나오고,,,울면서 CPR 하면서 울면서 911에 전화하고,,,그런 에피소드(라고 말하긴 그렇지만)를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그가 있는 것이 아닌지. 나도 거기에 묻어가며, 잘한 것보다 실수하고 고생한 일들이 나를 더 성장하게 한다는 것이 조금씩 느껴진다. 아무튼 이제 nimbex 약은 잘 조절할 자신이 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가? 요즘은 그냥 슬렁슬렁 살고 싶다는 생각이 뭔가를 해보고 싶은 생각을 앞서가려고 한다. 공부 그만하고 적당하게 일하면서 적당하게 돈 벌고 적당히 살다가 적당한 날에 죽고;; 응응 그런 생각이 많아진다. 하지만, 가끔씩 이런 구글 두들을 본다거나 데이비스 쌤 같은 분이 올리는 포스팅을 읽는다거나 하면 다시 정신 차리고 열심히 하자,,가 되긴 하는데,, 문제는 예전처럼 약발이 오래 안 간다는 사실. nimbex와 같은 극약 처분이 필요한 거니, 라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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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9-15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친조카같은, 친구의 예쁜딸 꿈이 간호사에요추석에 이 책을 선물해야겠어요 *^^*

라로 2021-09-15 18:03   좋아요 2 | URL
이 책 추천이요!! 제가 간호사들이 쓴 책 몇 권 사서 읽어봤는데 이 책이 군계일학이랄까용??^^;;
 

그러니까 나는 지난 주 너무 힘들었다. 간호사가 된 이후로, 아니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이후로 거의 매일 '너무 힘들다'를 달고 살았긴 했지만, 지난 주는 다른 사람 앞에서 눈물을 보일 만큼 힘들었었다. 그전에도 눈물이 글썽하려고 한 적은 있지만, 눈물이 막 떨어진 적은 처음이었다.


코로나 환자를 보게 되었다는 글은 저번에 올렸는데 그 환자들이 별로 힘들지 않아서 나는 그다음 날 코로나 환자를 돌 볼 순번이 아니지만, 비교적 쉬운 환자들이고 더구나 한 번 돌본 환자들이니 더 수월하겠지라는 꿍꿍이를 담고서 그 다음 날 저녁 간호사들의 환자를 지정하는 차지 간호사에게 같은 환자들을 맡고 싶다고 했었다. 그 글은 여기 클릭


그랬는데 아직 초짜인 나는 중환자실의 환자들이 아무리 경미해 보여도 중환자실로 온 이유가 있으며, 그 사람들의 컨디션은 하루하루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혼자 헛발질을 한 것이었다. 그 환자들은 그날 밤 정말 나를 난리부르스를 추게 만들었다는.ㅠㅠ 1번 2번 환자라고 하자. 1번 환자는 여자 환자인데 내가 가니까 갑자기 sedation을 하고 있었다. 환자가 기관 삽입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산소포화도가 나아지지 않고 더구나 완전히 깨어 있으니까 낮 동안 의사가 fully sedation하라는 오더를 줬다. 그런데 프로포폴이라는 약이 그 환자와 잘 맞지 않았는지 올리면 환자의 심장박동과 혈압이 바로 떨어지고, 약을 내리면 환자가 바로 깨어나고. 아 놔~. 어쩌라고.ㅠㅠ 더구나 밤이라 의사와 통화하기 넘 힘들어서 다른 약을 처방해 달라고 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더더구나 그 환자의 의사는 전화해도 안 받는 것으로 유명하고. 나는 계속 약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 있었다.


그리고 2번 환자. 이 사람은 vapotherm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다. 67세인데 운동을 많이 했는지 몸에 군살도 없이 잘 다듬었고, 랩탑까지 가져와서 일을 하고 있을 정도로 쌩쌩해 보였는데 내가 맡고 나서부터 산소 포화도가 막 내려가.ㅠㅠ 의식이 있는 환자라서 그전에 이것저것 시키는 것도 많았는데 궁금한 것도 많아서 질문도 많아. 한번 그 환자의 방에 들어가서 다 도와주고 나가려고 하면 다시 불러서 가운을 벗었다 입었다 하기를 몇 번이나 할 정도. 그런데 산소 포화도가 내려가니까 이 사람이 기관 삽입을 하게 되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예전에 한 환자가 BiPAP을 썼다가 그날로 기관 삽입하고 그 다음날 죽었다는 글을 쓴 적이 있다)이 앞서서 그 환자방의 창문 앞에다 내 컴퓨터를 가져다 놓고 일을 했다.


아, 정말 두 환자의 방이 옆에 붙어 있는 것도 아니라서 왔다리갔다리,,,그 와중에 그날 임시 차지널스였던 A에게 잔소리 듣고. 그래서 A에게, "내가 정말 중환자실 간호사로 자격이 없나 봐. 나같이 바보 같은 사람이 무슨 중환자실 간호사야!"이러면서 너 솔직히 나에 대한 평가를 해봐바,, 이러면서 얘기하다가 A가 하는 얘기 (좋은 얘기였음, 나를 칭찬하는-이건 다음에)를 들으면서 지난 세월(거의 8개월)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상처받아 팍삭 늙은 내 자신이 애처롭고,,, 내 자신에 다시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이 뚝뚝. 결국 A가 15분 쉬고 오라고. 쉬면서 눈물 닦고 다시 더 열심히 하자 결심하고 돌아와서 일을 잘 하고 있었는데 새벽 5시 30분에 2번째 환자의 배에 주사를 놔야 했다. 하지만, 2시간 정도 후면 임무 교대가 될 텐데 할 일이 너무 밀려있어서 마음이 조급했다. 그래서 사고를 냈다. 환자의 배에 주사를 주고 내 엄지손가락을 그 바늘로 찌른 것. 것도 세게 찔러서 깊숙이 박혔다. 환자의 방에서는 표시를 안 내고 밖에 나와서 장갑을 벗어보니 피가 나고 있었다. 얼른 알코홀 스왑으로 계속 닦아 주면서 피를 짰다. 그리고 이건 사고기 때문에 차지 널스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까? 약간 갈등하다가 아무래도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보고를 해야 할 것 같아서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A는 손가락 그만 짜고 얼른 밴드에이드 붙이고 하우스 수퍼바이저의 방으로 가서 피검사받으라고.


절차대로 간호사가 어떤 사유든 바늘에 찔리면, 더구나 환자에게 주사 같은 것을 놓은 후 바늘에 찔리면 간호사의 혈액을 채취하고 환자의 피를 채취해서 베이스라인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가 에이즈나 다른 혈액으로 전염이 되는 병을 갖고 있는지 확인을 해야 하니까. 나는 좀 무섭긴 했지만, 내가 읽은 2번 환자의 기록에는 고혈압과 코비드-19 이외의 질환은 없다고 읽은 것 같아서 일단 마음을 편하게 먹자고 다짐했다. 그리고 그제께 피검사 결과도 알아볼 겸 이번 일로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넘 많은데 그거 제출하러 직원의료실에 갔다가 그 환자에게 C형 간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ㅠㅠㅠㅠㅠㅠ 그 환자도 자신이 C형 간염 환자라는 것을 몰랐다고 한다. 젠장.


그런데 <펠리시아의 여정>에 이 부분을 읽고 있자니 그날의 공포가 다시 되살아났다.


그런데 손가락을 표백제에 담그라니!@@


어쨌든, 나는 이 일로 앞으로 2달마다 혈액을 채취해서 C형 간염의 감염 여부를 6개월까지 받아야 한다. 6개월이 지나면 더 이상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괴롭지만, 마음의 평화를 위하여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니 감수해야지. 그리고 앞으로 주사기를 사용할 때 더욱 조심하고 더더욱 조심해야지. 아무튼 간호사는 이런 것과 다른 많은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한 간호사는 며칠 전 환자에게 맞기도 했다.(나도 맞은 적 두어 번 있는데 할머니들이라서 아프거나 보고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운이 나쁘면 보고해야 할 정도로 상처를 입는 경우도 있다.) 간호사가 된 것은 여전히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간호사들이 이런 위험에 노출되는 상황이 점점 줄어들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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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1-08-31 14: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ER드라마 보눈 것 처럼 읽었어요 ㅠㅠ 저도 모르게 막 긴장하면서~ 많이 놀라셨겠어요. 간호사분들옆엔 위험요소가 정말 많네요. 주사에 찔리면 정말 두려울 것 같아요. 별탈없으실거라고 믿습니다 !

라로 2021-09-01 07:02   좋아요 1 | URL
두려웠어요.ㅎㅎㅎㅎㅎㅎ 환자가 별 히스토리가 없는데 보고를 해 말어? 거기서 좀 고민했어요.
그런데 멀쩡해 보이는 사람도 이런 비밀스러운 병이 있었다니 좀 놀랐어요. 그리고 보고하기 잘했다고 생각하고요.
간호는 정말 어떤 사람을 만날지 모르니까 늘 위험에 준비해야 할 거 같아요.
직원의료실 사람이 별 이상 없을 것 같다고 하는데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ㅎㅎㅎ
고마와요!!!^^

난티나무 2021-08-31 15: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코.ㅠㅠ 별일 없을 거예요. 라고 말해도 별 위로가 안 되겠죠.^^;;; 저도 가끔 걱정이 있을 때 그렇게 말하곤 하는데 위안이 안 되더라고요. ㅠㅠ
마음만 놓고 가요 ~~

라로 2021-09-01 07:23   좋아요 0 | URL
저도 별일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C형 감염은 약이 있어서 치료도 되고요, 만에 하나,,^^;; 아니요! 위로됩니다!! 고마와요, 마음 젤 좋아요. 난티님!!^^

바람돌이 2021-08-31 16: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라로님. 진짜 토닥토닥요
정말 하고싶은 꿈이라서 가진 직업도 결국 사람 사는 일이라 쉬운 일이 하나도 없지요. 하지만 곧 또 나를 업시키고 충전시켜주는 상황이 발생해서 그만 두지도 못하고 무한반복. ㅠㅠ
2년전에 제가 1년 내도록 아침마다 출근하기 싫어서 나 아플래 나 그만둘 래 노래를 부르다가 도살장 가는 기분으로 출근했어요. 나름 위기였고 맘이 힘들었던 시기였던거같은데 결국 그 또한 지나가더라구요. 힘내세요.

라로 2021-09-01 08:46   좋아요 1 | URL
정말 딱 꼬집어 말씀해주셨어요, 넘 정리가 잘 되는!!!^^
바람돌이님은 그렇게 오래 일하셨는데 2년 전에 그런 상황이셨다니 정말 인내심 짱이세요!! 무한 존경!!!
모든게 다 지나가고, 지나가고 나면 그때 극단적으로 하지 않은 것을 잘 했다고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고마와요,,,초짜라 일이 많네요.^^;;;

2021-08-31 16: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1 0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31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1 0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새파랑 2021-08-31 18:29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간호사 일은 정말 힘든것 같아요. 라로님 힘내세요. 그래도 라로님 같은 분이 있어어 다행~!! 별일 없ㅇㄷ시길 바랍니다~!!

라로 2021-09-01 07:30   좋아요 2 | URL
고마와요, 늙어서 간호사가 되어 일이 많네요.ㅎㅎㅎ
사실 주변 사람들도 저 같은 동료 힘들 것 같아요.ㅠㅠ
젊은 사람들에게 미안하지만 민폐 안 끼치려고 더 열심히 해야죠!!^^
고마와요, 새파랑님!!!^^

붕붕툐툐 2021-08-31 2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라로님! 건강한 라로님 면역체계가 다 막아줄 거라 굳게 믿어요!🙏 평안하시길!

라로 2021-09-01 07:31   좋아요 3 | URL
저도 툐툐님과 같은 믿음을 갖고 있어요!!! 마음의 평화를~~~.^^
고마와요!!!^^

psyche 2021-09-01 12: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들은 이야기인데도 글로 또 읽으니 가슴이 막 쿵쾅쿵쾅. 생각한 것 보다 더 위험한 일들이 많네요. 다시 한 번 라로님과 간호사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라로님 별일 없으실 거에요. 제가 여기서 좋은 기운 팍팍 보냅니다!

라로 2021-09-01 13:24   좋아요 0 | URL
침뱉는 환자들도 있고 별별 환자가 많더라고요. ㅠㅠ 알고 시작한 일은 아니지만, 모든 직업엔 그에 따르는 위험이 있는 것 같아요. 정도의 차이지만. 맞는 의사도 있어요. 제가 아는 의사는 환자 주사 놓고 (저같은 쬐끄만 거 아니고 본메로 추출하는 주사같은 거) 에 무수히 찔렸다면서 저보고 괜찮을 거라고. ㅎㅎㅎ 샌디에고에서 보내주시는 기운 덕분에 늘 별일 없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 ♥️♥️♥️
 

요즘 점점 중환자실에서 일하기 싫어지고 있다. 아니, 싫어진다기 보다 두려워지고 있다.


지난주 금요일(7/23)과 토요일(7/24)은 내 간호사 자격증이 위태로울 수도 있었을 뻔했던 가슴이 철렁한 일이 있었다.

금요일의 일은 처음에 순조로웠다. 내가 맡은 두 환자는 다 음압방에 있는 격리 환자들이었다. 하지만 방이 붙어 있어서 간호하기는 편했다. 그리고 결론적으로 방이 붙어 있어서 내가 살긴 했다.


10번 방의 환자는 TB라고 결핵 환자는 아니지만, 결핵인지 아닌지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였다. 그런데 맡고 보니 6월 27일에 내가 맡았던 환자였다! 65세인데 남자친구에게 육체적으로 재정적으로 학대를 받은 여성 환자였다. 단 하루 간호를 했지만, 인상적이었던 것이 65세인데도 자신의 이름만 정확하게 기억하고 나머지는 거의 혼동을 하고 있었는데도 나와 대화를 할 때는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고, 그날 내가 그 환자를 담당했을 때 나의 다른 환자가 기관 삽입을 하게 되는 일이 벌어져서 그 환자의 혈압이 180이 넘어가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해주지 못하다가 나중에 의사에게 전화해서 혈압 내리는 약을 IV로 준 적이 있어서 미안한 마음이 자리 잡았던 환자였다. 


그날 나는 발을 동동 거리며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며 혼자 씩씩거리며 일을 했는데 마침 그녀에게 혈압약을 줄 때 한숨을 푹푹 쉬었더랬다. 그랬더니 자기 이름밖에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가 나를 걱정하면서, "Are you Okay?"라고 했던 그 순간은 잊지 못한다. 물론 간호사가 환자의 상태를 떠나서 그렇게 불안한 상태인 것을 그대로 보였다는 점이 그렇지만, 조그만 한숨에도 귀를 기울여 환자가 간호사를 염려하는 순간이라니... 그래서 그녀를 잊지 못했는데 거의 한 달이 지나서 그녀를 다시 만난 것이다! 그런데 그녀를 다시 만나고 보니 그녀는 내가 맡았을 때보다 너무 안 좋아 있었다. 중환자실에 있다가 상태가 좋아져서 더 낮은 유닛으로 갔다가 다시 중환자실로 오기를 반복했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 마음이 많이 아팠다. 더구나 그녀는 먹는 것도 거부하고 다른 케어도 거부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약을 주려고 차트를 열어보니 어떤 약은 그녀가 거부했다는 이유로 7월 18일부터 주질 않고 있었다. 그 전에 일도 있고 해서 나는 정성으로 그녀를 간호하고 약도 달래서 다 먹였다. 


그런 정성을 쏟고 있는데 그 옆방에 코로나로 입원한 남자 환자는 기관 삽입을 하지는 않았지만 300킬로그램이 넘게 나가는 사람이라 충분히 기관 삽입을 하게 될 가능성이 있는, 상태가 좀 위험한 사람이었지만, SpO2 85% 이상을 유지하라는 의사의 오더가 있어서 vapotherm(기관 삽입 전에 산소를 전달하는 기계로 이 기계가 사실 작년 코비스 크라이시스 때 많은 사람을 살린 일등공신이다)과 Non-rebreather mask를 통해 산소를 공급받고 있었다. 둘 다 맥시멈으로 산소를 받고 있었는데 잠잘 때는 BiPAP이라는 기계로 변경하라는 오더가 있어서 그 환자는 멜라토닌도 먹고 BiPAP을 쓰고 자고 있었다. 


BiPAP을 쓰고 SpO2가 95%가 넘었기 때문에 나는 안심하고 10번 환자에게 더 정성을 쏟을 수 있었다. 그래도 방이 붙어 있으니까 10번 방을 도와주고 나오면 불이 꺼져서 깜깜한 11번 방의 환자의 모니터를 확인하는 것을 잊지 않았는데, 새벽 2시쯤 10번 방에서 나와 11번 방을 들여다보는데 갑자기 시꺼먼 형체가 불쑥 생겼다. 자세히 보니 11번 거구의 환자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서 BiPAP 마스크를 벗어버리는 거였다. 깜짝 놀라서 일회용 가운과 장갑을 입을 생각도 못 하고 환자의 방으로 들어갔더니 환자가 하는 말이, "I can't breathe!"였다. 그 순간 모니터를 보니 환자의 SpO2가 44%!!!@@ 너무 놀라서 일단 산소줄을 그의 코에 끼고 RT에게 다급하게 전화해서 빨리 오라고 하고 vapotherm과 Non-rebreather mask를 연결하고 있으려니 RT가 와서 제대로 연결하는 것을 도와줬다. RT Jeese가 계속 내 옆에 있어주면서 산소포화도가 올라갈 거라고 안심을 시켜줬다. 널싱 스테이션에서 환자들의 모니터를 모니터 하는 모니터 텍도 이 환자의 산소포화도가 내려가는 것을 모니터로 잡지 못하는 상황에 내가 그 현장에 있어서 바로 해결을 할 수 있었다. 만약 일 분이라도 늦었다면 그 환자는 기관 삽입을 해도 죽었을 가능성이 거의 90%였다. ㅠㅠ 그렇게 무사히 위기를 모면하던 7월 23일의 근무였다. 


그렇게 십년감수하고 멘탈이 탈탈 털려서 집에 왔었다. 하지만, 멘탈이 탈탈 털리는 일은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그날 집에 와서 자고, 그날 밤에 또 일하러 갔는데 더 큰일이 기다리고 있을 줄이야.ㅠㅠ


10번 방 환자는 내가 돌봤지만, 밤 9시가 되어 낮은 유닛으로 다시 이동이 되었다. 그리고 11번 방 환자는 그대로 내가 보고 있었는데 차지 널스가 ER에서 어떤 환자를 내가 받아야 하는데 이 환자는 여자 간호사를 희망해서 원래 너가 어드미션 할 차례는 아니지만, 어드미션을 맡기로 한 간호사가 N인 남자 간호사라서 내가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을 해서 그러마 했다. 


도착한 환자는 16번 방으로 왔는데 31세의 젊고 날씬한 환자였다. 왜 중환자실로 와야 하는지 그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N이 나에게 환자에 대한 보고를 할 때 그런 부분은 안 얘기하고 너무 간단하게 환자에 대해 얘기를 했고 내가 봐도 환자가 신체적으로 중한 상태도 아닌 데다 핸드폰에 있는 자신의 두 아이들의 사진도 보여주면서 다정하게 하기에 오늘은 좀 쉬운 근무가 되려나? 이러면서 속으로 좀 좋아하고 있었다. 


그 환자는 밤 10시쯤 중환자실로 왔는데 그녀가 남자친구에게 신체적인 구타를 받았기 때문에 1:1 간호를 해야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정작 그녀가 1:1인 이유는 그녀가 그날 아침 우리 병원에서 AMA로 나갔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 AMA는 Against medical advice라고 의학적인 권고를 무시하고 병원을 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다시 우리 병원으로 돌아온 것이다. 그래서 내가 11번 방 환자를 N이라는 간호사에게 인계를 하고 16번 방 환자만 보는 것으로 되었는데 sitter가 오게 되어 나는 다시 11번 방과 16번 방의 환자 둘 다 맡게 되었다. 그래도 시터가 어지간한 것을 돌봐주니까 오히려 더 편한 것 같아서 속으로 더 좋아하고 있었는데.... 


새벽 2시쯤 시터는 30분 휴식을 하러 가고 내가 그녀를 1:1로 보고 있었는데 잠에서 깬 그녀가 배가 고프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게 부탁해서 샌드위치를 가져다 달라고 해서 먹고 있던 그녀가 갑자기 "Where am I?"라고 물어보는 거다. 그래서 병원이라고 하면서 너가 친구랑 같이 응급실로 왔고,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고 하니까 친구 누구냐고. 그래서 누군지 모르지만, 기록을 보니까 너의 베프라고 나왔더라고 했다. 어쨌든 그녀는 샌드위치를 얌전하게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이 병원을 나가겠다고. 아~~놔!!!ㅠㅠ 


이런 경험 처음이었다. 왜냐하면 중환자실 환자들은 대부분 의식이 없거나 그런 상태니까. 어쨌든 나는 너 상태가 위험하니까 나가지 말라고. 너 어제 아침에도 AMA로 나갔다가 1시간도 안 되어 돌아왔다고 설명을 해줬다. 더구나 그녀는 술을 많이 마신 상태라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마음이 급해져서 차지 널스를 불렀다. 차지 널스가 오더니 의사에게 전화하라고 해서 의사에게 전화를 했더니 의사는 경찰과 그녀의 엄마에게 알리라고 하는 거다. 그래서 그녀의 엄마에게 전화를 하려고 하니까 갑자기 힘도 없고 다정하던 그녀에게 어디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모르지만, 갑자기 나에게 눈을 부라리고 욕을 하면서 내가 만약 자기 엄마에게 전화를 하면 이 병원과 의사들과 간호사들, 그리고 특히 나를 고소하겠다고 소리를 지르면서 연결된 라인들을 막 뽑기 시작했다. 


그래도 의사가 오더를 했으니까 전화를 하려고 했더니 전보다 더 심한 욕을 하면서 더 심한 반응. 더구나 그녀는 HIPAA라는 법도 잘 알고 있는지 그 법도 언급하면서 너무 당당하게 말하니까 나는 연락을 못했다. 어쨌든 그녀는 그렇게 나가려고 침대에서 걸아 나오고 자신의 옷으로 갈아입고 IV는 내가 일부러 뽑지 않았는데 그 상태 그대로 나가려고 해서 나와 N(일말의 책임을 느꼈는지)이 따라가면서 그거 빼고 나가라고,, 그랬더니 가까이 오면 때리겠다고 협박을 해서 다시 코드 그레이 부르고,,, 결국 하우스 슈퍼바이저랑 시큐어리티 아저씨가 오고.ㅠㅠ 겨우 간호사 N이 아이비를 뽑아주고 그녀는 우버를 부른다며 나갔다. 어쨌든 그녀를 병원에 잡아 둘 권한이 그녀의 말대로 우리에겐 없었다. 


그래서 나는 그 일에 대한 자초지종을 적고 있는데 ER 간호사인 내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 환자가 왜 응급실 앞에 있냐고. 그래서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니까 이 친구가 또 흥분하고 난리가 났다. 자기가 그 환자를 중환자실의 N에게 인계했는데 그 환자의 엄마가 의사를 설득해서(mentally unstable) 중환자실로 보냈고 그 환자가 그런 상태라서 오늘 아침에 병원에 와서 그녀가 주체적인 의료 결정을 내릴 권한이 없고 그 권환은 그 엄마에게 있다는 서류를 작성하려고 했다고. 나는 그래서 나는 N에게서 그런 말은 못 들었고, 그런 서류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말로 약속한 것이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차지 널스를 부르고, 의사에게 전화하고 그녀의 엄마에게 보고한 것 말고는 없다고 했다. (그녀의 엄마에게 전화했을 때 응급실의 의사와 간호사가 그녀가 AMA로 나가는 일이 절대 없을 거라는 약속을 했는데 왜 그랬냐고 나에게 또 난리.ㅠㅠ) 


그렇게 거의 3시간이 지나 간 5시쯤 그녀가 응급실 차지 널스와 함께 다시 걸어서 돌아왔다. 응급실 앞에 서있던 그녀를 발견한 내 동창이 응급실 차지 널스에게 부탁해서 L이라는 차지 널스가 그녀를 오래 설득해서 다시 돌아온 것. 그런데 돌아와서는 나를 기억하고는 내게 자기 몸에 손도 대지 말고 말도 하지 말라고 또 욕을 하고(미국 욕이 그렇게 욕처럼 안 들리니 다행이면 다행이랄까;;;) 그래서 차지 널스가 나 대신 IV 삽입하고 등등을 다 했다. 그러고 나니까 이제는 차지 널스가 나에게 화가 나서 한다는 말이, "You Should take control of your situation!" 아 정말 멘탈 탈탈탈 털리던 근무였다. 얼마나 억울하던지. 내가 어드미션 맡을 차례도 아닌데 나에게 준 사람이 누구지? 더구나 N은 내 동창이 자세하게 보고를 했다는데 중요한 얘기는 하나도 안 전달하고 그녀가 쉬울 거라고 하고. 


어쨌든 그녀가 무사히 돌아왔고 나는 그녀를 다른 간호사에게 인계하고 나올 수 있어서 그렇게 무사히 넘어갔다. 집으로 가고 있는데 응급실 동창이 다시 전화를 했다. 그러면서 다시 자세한 상황을 설명해 주고, 그녀는 자기가 나에게 직접 보고를 안 한 것이 실수라고. 하지만 그녀도 나에게 보고 할 수 없었던 것이 그녀가 N에게 보고를 한 후에 assignment가 바뀌었으니 내가 담당이라는 것을 알지도 못했다. C는 더구나 자기가 그녀의 상태에 대해서 노트 작성을 안 한 것이 불안하다며 내일 일을 가서 백차팅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I have to cover my butt."이라면서 나보고도 그렇게 하라고. 


나는 아무리 생각해 봐도 내가 잘못한 것이 뭔지 몰라서 못하겠다고 했다. 그녀가 성인이고, 그녀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으니 그녀의 말이 효력이 없다는 기록도 없는 상태에서 그녀를 나가지 못하게 하면 정말 그건 내가 간호사로 저지르는 불법이 되니까. 물론 차지 널스에게 내 상황을 컨트롤하라는 쓴소리를 들은 것은 너무 속상하지만 틀린 말은 아니니까 받아들여도. 하지만, 힘이 없던 그녀에게 갑자기 힘이 막 생겨서 나도 때리려고 하는 그녀의 상태를 보면서 나는 혹시 저 환자가 Bipolar disorder (조울증)가 아닌지 하는 의심이 든다.


중환자실에 해당하지 않는 환자가 중환자실에 들어와서 정말 하지 않아도 될 개고생을 하고, 내 차례가 아닌 어드미션까지 맡게  되고,,,이거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야 하나?ㅠㅠ 어쨌든 멘탈이 요즘 매일 털리고 있어서 그런지 머리카락도 많이 빠지고(거의 대머리 수준.ㅠㅠ) 오른쪽 머리도 자꾸 지끈거린다. 나 두통 거의 못 느끼고 살아온 사람인데..ㅠㅠ


오늘, 내일 또 일 한다. 오늘은 과연 어떤 근무를 하게 될지,,,,두려운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딸네는 오늘 새벽 4시에 공항으로 떠났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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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8 0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28 0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7-28 09: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의학드라마 한 편을 본 거 같아요. 근데 직접 겪으신 당사자는 얼마나 힘드셨을까요?ㅠ 인간이 가장 힘들어하는 감정이 ‘억울함‘이라고 하더라구요~
라로님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셨고, 잘 대응하셨어요~~
토닥토닥~~

라로 2021-07-30 16:11   좋아요 3 | URL
그렇군요!!! 어쩐지!! 정말 너무 억울하더라구요. ㅎㅎㅎㅎ
그래도 무사히 잘 넘어가서 넘 감사하게 생각해요. 제가 맡을 팔자여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덕분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워서 다행이라면 다행이랄까요?
뭐든 배우는 게 있어요.^^

그레이스 2021-07-28 09:5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힘드시겠어요. 매일이 긴장이실텐데,.. 병원이란 곳이 이벤트 없이 평안하기가 쉽지 않죠? 그래도 평안을기도합니다.

라로 2021-07-30 16:09   좋아요 3 | URL
아, 정말 매일이 힘드네요. 일하러 가는 거 무서버요.^^;;병원이 그렇죠..ㅠㅠ 그레이스님의 기도가 제게 평안을 줄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mini74 2021-07-28 12:1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너무 힘드셨겠어요 ㅠㅠ 따님 보내는 마음도 허전하시겠어요.

라로 2021-07-30 16:11   좋아요 3 | URL
힘들었지만, 다 지난 일이라 이렇게 얘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ㅎㅎ
딸이 간 것이 젤로 허전해요. 레지던시는 캘리포니아에 와서 했으면 좋겠어요.^^;;

psyche 2021-07-29 12: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읽기만 해도 얼마나 힘드셨을까 제가 다 속상하네요. 뭐 그런 환자가 다 있답니까. ㅠㅠ


라로 2021-07-30 16:12   좋아요 3 | URL
미친*이라서 그런 것이겠죠??ㅠㅠ 요즘 그런 환자만 넘쳐나는 것 같아요.ㅠㅠ

2021-07-29 1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30 1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31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확한 명칭은 모르겠지만 예전 직장에 다닐 때 사장님의 와이프가 듀크대학 MBA 학위를 받고 은행에 다니면서 엑셀 블랙벨트를 땄다고 했는데 그게 정식 명칭인지 아니면 사장님이 자랑하는 거 별로 안 하는 분이라서 우스갯소리 비슷하게 하느라 그렇게 말한 것인지는 찾아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오늘, 아니 지금 갑자기 그 생각이 났다. (지금 찾아보니 블랙벨트가 맞는 명칭이라네)


그게 벌써 5년도 더 되었을 때 이야기다. 나는 컴꽝인데다 타자까지 느리고 엑셀은 뭔가요? 뭐 이런 수준(지금도 그닥 달라진 것 없지만;;)인데 자료를 추려야 하는 일을 맡게 되었다. 고객들의 주소를 엑셀에 옮기고 정리하고 뭐 암튼 해야 하는 일인데 뭐가 뭔지 모르니까 거의 수작업처럼 하나하나 확인하고 하는 구석기시대처럼 시간만 먹고 일은 진전이 거의 없이 일을 하고 돈을 받고 있;;;(사장님은 나의 은인!ㅋㅋ)었는데 거기다 일을 잘 해서 해결을 했으면 좋았을 텐데 더 미궁에 빠지게 만들었다는 과거가 있다. 일주일 작업을 한 것 같다. 그런데 일을 해결한 것이 아니라 더 문제를 만들게 되어 난감해 하고 있다가 엑셀 블랙벨트라는 사장님의 와이프에게(그 당시 사장님 와이프가 부사장) 부탁했더니 왈라~~. 몇 분 안에 해결!!@@


그때 알았다. 왜 실력 있는 사람들이 돈을 더 받아야 하는지. 같은 업무량이 있다면 나처럼 엑셀 하얀 벨트도 안 되는 사람은 일주일 걸려도 해결이 안 되는 일을 블랙벨트는 거의 10분 만에 해결. 그러니 열심히 했는데 왜 나를 이런 취급해? 뭐 이런 생각을 하기 전에 다시 생각을 해봐야 한다는 것을, 자신을 늘 돌아봐야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다는.


어제의 병원 일은 힘들었다. 힘들지 않았던 적은 7개월이 넘어가는 동안 3번 정도 룰루랄라 일을 했었던 듯. 오늘 아침 어제의 환자들을 인계하는데 내가 인계 하기를 두려워하는 K 간호사에게 직장탈출증인 환자를 인계해야 했다. '직장탈출증'이라고 하니까 직장에서 도망가거나 이직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들리는데 영어로는 rectal prolapse라고 한다. 이 질병에 대한 기록은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남아 있다고 하니 사실 새로운 병은 아닌데 나는 어제 그 환자를 만나고 처음 봤다는!@@ 66세의 여성 환자였는데 직장탈출증으로 고생하고 있었는데 직장 탈출증 때문이 아니라 경피적 산소포화도가 낮아지고 혈압이 급저하하게 되어 중환자실로 오게 되었다. (직장 탈출증은 여성 환자가 우월하게 많다고 하고, 그중 70대 이후에 많다고 한다. 여자들이 분만을 하냐고 밑에 힘을 주고 해서 그런 것인지와의 연관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관계가 있을 듯. 그리고 변비가 있는 분들이라면 빨리 해결하시길. 그런 것도 다 영향이 있;;;)


사실 인계를 할 때 보통 간호사들은 기본적인 것만 말해주고 간호하다가 발생한 특이 사항만 전달해 주면 되는데 이 K는 의사처럼 너무 꼬치꼬치 물어보고 원인까지 파악하는 것을 나에게 요구하니까 언제나 그녀가 인계를 받는다는 생각을 하면서 준비를 하면 좋겠지만, 간호를 12시간을 하고 다음 간호사를 위해 또 준비도 해야 하는데 언제 의사들이 쓴 기록을 다 보고 정리하고 있을 수 있겠냐고.라고 나는 생각하지만, K 같은 블랙벨트급 간호사는 환자도 능숙하게 간호하고 똥도 다 치우고 기록도 다 읽고 다 한다. 


어제는 직장탈출증 환자뿐 아니라 다른 환자가 ER에서 중환자실로 들어왔는데 그 환자를 내가 맡아야 해서 정말 정신이 없었다. 들어가고 나가는 과정은 정말 피하고 싶은데 이렇게 자주 나에게 주어진다, 요즘.ㅠㅠ 그런데다가 그 새로 온 환자가 CVA라고 cerebrovascular accident인 환자인데 겨우 44세. 그 환자가 2시간마다 똥을 싸니까 계속 치워줘야 하고 직장탈출증의 환자도 몸속에서 계속 피와 섞인 액체 같은 것이 나와서 치워줘야 하고,,,미쳐 죽는 줄 알았는데 이제 집에 가는구나 생각하고 얼렁 인계하고 집에 가고 싶은 마음뿐인데 K 간호사라는 넘어야 하는 마지막 산이 떡하니 버티고 있;;;


심신이 고달팠다. 하지만, K 간호사를 보면서 사장님 와이프가 생각이 났고, 모든 뛰어난 사람들이 왜 뛰어난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범인凡人 미달인 내가, 凡看護師도 안 되는 내가 따라가려니 정말 지친다. 그러면서도 문제는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하는데 왜 안 알아주는 거야? 그렇게 내 주제 파악을 못하면서 그딴 못된 생각이 들기도 한다는 것.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를 돌아봐야 할 타이밍인 것 같다. 원래 3개월, 6개월, 1년, 3년,,,뭐 이런 식으로 슬럼프가 온다고 하는데 나는 다행히 정신없이 따라가느라 슬럼프 없이 지금까지 잘 왔다. 이제 슬슬 좀 아는 것 같으니까 이렇게 자만이 비집고 올라오는 듯. K 같은 블렉벨트 간호사들을 떠올리며 더욱 정진해야 하느니라..ㅋ


직장탈출증을 구글에서 찾아보니 사진이 많이 나오는데 차마 사진을 올릴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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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02 08: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7-02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mini74 2021-07-02 14:4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같이 일 할때는 좀 피곤할때도 주눅들때도 있지만 ㅎㅎㅎ무슨 일이 생기면 저런 분들에게 제 일이나 제 몸뚱이리를 맡기고 싶어지지요 라로님은 북플의 블랙벨트 ㅎㅎㅎ 곧 간호계의 블랙벨트도 되실겁니다 까짓 것 안되면 하나 사지요 뭐. 집에 다들 블랙벨트 하나쯤은 있잖아요. ㅎㅎ

라로 2021-07-02 14:57   좋아요 3 | URL
맞아요, 저도 만약 제 시어머니가 병원에 입원한다며 K에게 부탁하고 싶어요. 그녀는 카르마를 믿기 때문에 더 열심히 간호하기도 하구요.ㅋㅋ
하긴 저희집에 딸아이랑 큰아들의 합기도 블랙벨트 3개나 있네요. 큰아들이 합기도 2단인데 또 다른 것을 주더라구요. ㅎㅎㅎ 늘 긍정의 힘이 넘치시는 미니님!!!😍
 
기다렸나요? 간호하다 생긴 이야기 (ft. 정신없는 이야기)

어제 결혼 기념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겨우 2시간 눈을 붙이고 일을 하러 갔습니다. 중환자실에 들어가자마자 가방을 놓고 3번 방 환자실로 가봤어요. 제가 기관 삽입을 한 건 아니지만, 제 환자였던 기관 삽입을 하게 된 그 여성 환자가 어떻게 잘 버티고 있는지, 아니면 상태가 호전되었는지 궁금해서 가봤는데 다른 환자가 누워있더군요. 일단 희망적인 생각을 갖고서 그 환자가 downgrade 되었나? 생각하고 중환자실 비서 겸 모니터텍에게 물어봤더니 24일에 죽었다고...

기관 삽입하고 만 하루 만에 죽었다고 하더군요. 저와 RT가 본 그녀와 그녀의 남편이 나눈 키스가 (BiPAP mask 쓰기 전에 나눈) 이 생에서 그녀의 마지막 키스였다고 생각하니, 간호사와 환자로 겨우 12시간을 함께 한 사이지만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그 남편이 또 대책 없이 얼마나 펑펑 울었을까도 생각하면서... 하지만 한편으로 할 수 있을 때 키스를 한 그녀 남편의 행동이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배워야 하는 것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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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6-28 19:3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먹먹해지네요. 네. 할 수 있을 때 맘껏 사랑하기요.

라로 2021-06-29 19:50   좋아요 0 | URL
앞으로 이런 이야기들과 저는 접할 기회가 많을 것 같아요. 바로 그 순간을 사는 것! 병원에서 일하면서 배웁니다. 우리 할 수 있을 때 맘껏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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