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
폴 세르주 카콩 지음, 백선희 옮김 / 마음산책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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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가쁘게 읽어갈 생각이었다. 그러질 못했다. 가다가 쉬고 가다고 또 쉬고 숨을 골라야했다. 은유적 문장과 압축된 행간의 말도 곱씹어 소화해야 했고 이들의 생을 관통하며 탄생한 위대한 작품들(수많은 소설과 영화)이 나올 때마다 잠시 숨을 쉬어야했다. 두 사람의 일생을 교차하며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하나'의 삶에 때론 한숨을 때론 격정을 느끼며 쉬어가야 했다.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사랑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사랑 그 이상의 격랑으로 나를 휘감는 느낌이었다.

 

내가 만난 로맹 가리는 9년 전에 만났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와 에밀 아자르 라는 필명으로 문단에 종주먹을 날린 '자기 앞의 생'이 모두였다.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은 그들 두 사람을 좋아하는(적어도 이름을 들어본) 사람들에게 로맹 가리의 다른 작품들과 진 세버그의 옛 영화들을 찾아볼 동기부여가 되겠다. 내게도 그러하다. 누벨바그의 아이콘 장 뤽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의 히로인, 숏커트가 아주 잘 어울리는 발랄하고 영민한 얼굴을 한 그녀는 한 마디로 가련한 여자였다. 어쩌면 그녀 생 절정의 봄날이었던 '네 멋대로 해라'의 시절을 지나고부터 - 열심히 하는 사람도 운이 있는 사람을 못 당한다고 하더니 - 그녀는 운이 조금 부족한 경우가 아니었나싶다. 운명이다. 피할 길 없는, 슬프고도 강렬한. 그녀의 해맑은 웃음 뒤로 사뭇 먹구름이 보였던 이유를 이 책을 읽으며 알 수 있다. 내면을 흔드는 굽이치는 열정의 파도를 어떻게 다스리며 살아야 한단 말인가. 화려한 이력과 염문도 만만지않은, 자신만만하고 세심하고 교양이 풍부한 대작가와 다소 불운했지만 시대를 풍미한 아름다운 여배우가 도저한 강을 거슬러 올라가려는 열정이 이러한대.

 

두 사람의 사진을 아래위로 배치한 흑백 앞쪽 표지에 샛노란 뒤쪽 표지가 상큼한 이 책은 사실을 기반으로 한 소설, 일종의 전기소설로 읽힌다. 저자 폴 세르주 카콩의 플롯이나 문체, 주관적 느낌을 서술한 문장에 이르기까지, 한 권의 숨 가쁜 소설같다. 하기야 어느 누구의 삶이든 사랑이든 소설 같지 않을까. 이들의 삶과 사랑을 무어라 말할 수 있을까. 첫눈에 반해 8년의 결혼 생활과 이혼, 그후 12년 간 지속된 끊길듯 끊이지 않은 인연의 세월은 한 권의 소설 그 이상의 숙명으로 느껴졌다. 유일한 아들이 세심하게 많은 일을 해내는 아버지 가리를 회상하는 짧은 말과 진이 아들에게 유언으로 남긴 말은 혈육이 갖는 보편적 감정 이상으로 진하게 전해온다.

 

진이 1979년 9월 타국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경제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지원과 배려의 끈을 놓지 않은 로맹 가리는 단순히 입에 권총을 물고 생을 마감한 작가로 알기엔 출생의 슬픔과 생의 수많은 이력이 예사롭지 않다. 유대인이라는 명찰을 죽을 때까지 달고 자유프랑스군에 헌신한 공로로 받았던 훈장과 외교관으로서 이룬 업적까지 자살로 인해 제 이름값을 얻지 못한, 편견과 굴욕의 세월을 다 견디고 오로지 작품 속에서 '가면의 생'을 살며 문단을 조롱한 사람. 진지함과 숭고함, 도덕적 의무에 충실하면서도 다섯 개의 필명을 가지고 노골적으로 적대적인 문단을 쥐락펴락하고 존재의 가벼움과 농담을 즐겼던 가리는 진과 마찬가지로, 아니 우리 누구나와 마찬가지로, 여러 개의 가면을 쓰고 아직 '자신을 다 표현하지 않았다는 특별한 감정(p137)'을 느낀다. '진 또한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가면들을 선택했고 바로 그래서 그녀 역시 연기를 결코 끝내지 못했다. (p138)'

 

가리는 진과 부인 레슬리 사이에서 번민하면서도 열정적으로 글쓰기에 매달려 영어로 쓴 <레이디 L>의 프랑스어 번역을 감수하는데, 드골은 가리의 모든 책 중 이 책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1959년에 썼고 1963년에 프랑스어로 출간된 이 책은 레슬리에게 헌정한 것이라는데 고독하게 단독자로 살고 싶었던 가리의 탁월한 경구들을 내놓는 기회가 되었다. 가령,

 

 

시간은 그대를 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면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p120)

 

 

 

진의 죽음 후 일 년, 가리의 권총자살은 진과의 사랑 때문이 아니었을 수도 있고 그럴 수도 있다. 진의 사망도 약물중독일 수도 있고 FBI의 음모일 수도 있다. 인생은 어느 랍비가 말했듯, 고요한 강물이랄 수도 있고 요동치는 강물이랄 수도 있으니. 죽은 자는 말이 없으니. 이 책에서 눈여겨 보게 되는 건, 이들 두 사람이 살아온 시대의 강물, 24년의 차이가 나는 세대의 문제와 그 세대의 험난한 구비구비와 파란만장이다.

 

이건 분명 세대 문제였다. 가리의 세대, 그가 존경하는 말로(Malraux)세대의 사람들은 교양을 통해 자기 조건을

승격시켰다. 진이 세대에게 구원은 어쩌면 대마초와 기타, 까다로운 염격함으로 가장된 절망, 술 그리고 체 게바라가 준엄한 눈길로 내려다보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그 옆 포스터에서 혀를 내밀고 있는 어지러운 방 안에서 싸움이

아니라 정사를 나눌 때 동반되는 저항 가요 속에 있었다. 그것은 세대 문제이자 모순의 문제였다.  (p138)

 

 

진이 보기에 여자의 욕구는 알지만 욕망은 모르는 남자, 가리가 보기에 철이 없게도 행동에 망설임이 없고 감정에 순수한 여자. 잦은 이별과 낙담 속에서도 배신하지 않고 20년을 함께한 이들의 사랑을 어떤 잣대로 어떤 키워드로 말할 수 있을까. '행복의 그림자 뒤를 좇는 여자와 행복을 느끼지만 행복을 잡을 줄 모르는 남자'의 사랑이란 대체 무어라 말할 수 있었을까.

 

가리가 자유프랑스군으로 참전한 2차 세계대전, 프랑스의 68년 5월 혁명, 미국의 히피 문화와 흑인 인권운동의 정신과는 반대로 진이 태생적으로 갇혀온 청교도적인 가정분위기로 인해 받은 몰이해와 상처가 안타깝다. 블랙팬서와 블랙모슬렘의 암투를 비롯해 많은 부분 조장된 세상의 선입견과 오해와 비난을 견디고 소수자들의 인권에 관심을 갖고 행동력을 보여주려 했던 그녀는 좀더 악랄하고 노회한 집단에 의해 희생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책은 그들의 첫 만남에서 시작하여 그들의 죽음으로 맺는다. 첫 대목부터, 가리보다도 11살 연상이었던 레슬리의 눈으로 보이는 스물 한 살의 진 세버그는 어쩐지 운명을 예고하듯 애련하다. 가리의 사랑 그 이상의 애정과 보살핌이 표현되는 부분은 가슴 뭉근하다. 어쩌면 진의 사랑의 정체성은 굶주린 부성애에서 오지 않았을까, 느껴지는 대목들도 안타깝다.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생을 씨실날실로 한 이 책은 사실 단숨에 읽어내려갈 수 있다. 분량이나 편집, 스토리 전개가 시원시원하면서 은유적인 표현과 행간에 의미를 함축한 아름다운 문장으로 일관한다. 이 자체로 그들의 소설같은 사랑에 버금가는 소설 같은 책이다. 책을 읽다가 궁금하거나 인상 깊어서 더 찾아보게 되는 부분이 많은데 그 중 '가리는 돈키호테였다. 그는 기사도 시대의 인간이었다(p136)'라고 표현한 문장에 이어 세르반테스에 대한 (당연하지만)긍정적 문장이 인상 깊다. 그외에도 잠시 나오지만 더 찾아볼 만한, 로맹 가리가 진과 함께 추도한 앙드레 말로, 가리의 친구 알베르 까뮈, 그리고 진이 한때 사랑에 빠진 클린트 이스트우드에 대한 에피소드도 처음 본다. 진이 쟁쟁한 경쟁률을 뚫고 발탁된 첫 영화 '잔 다르크'도 예외가 아니다. 감정에 충실하고 투명한 진과는 달리 염문이 퍼진 후 정작 발을 빼며 냉정했던 클린트는 좀 실망이랄까. 이 책으로 로맹 가리는 내가 더욱 좋아하는 작가 대열에 들게 되었다. 가령 그가 불가리아 소피아 주재 대사 비서로 임명되어 근무할 당시의 이야기는 가리가 얼마나 여유있고 능청맞으며 대담하고 자신만만하며 영리한지를 보여준다.

 

자유로운 인간에 대한 그의 신념을 소피아에서 드러내 보인다면 혹평을 받을 터였다. 그와 비슷한 사람들을

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안 될 일이었다!  그는 행인들의 눈길에서 두려움을 읽지 못한 것처럼, 관청 통로에서

고문과 살인을 짐작하지못한 것처럼 행세하며 2년을 보내야 했다. 불가리아 비밀경찰은 그에게서 통찰력을,

남다른 점을 금세 포착하고 그로부터 대사관 금고 속에 잠들어 있는 좋은 정보를 끌어낼 수 있으리라고 믿었다. 

그들은 침대에 여자를 집어넣었고, 깨진 유리창 구멍을 통해 온갖 각도로 사진을 찍었다. 됐다! 이제 그를 마음대로

쥐고 흔들 일만 남았다. 그러나 가리는 그런 일에 넘어갈 사람이 아니었다. 그를 찾아와 사진을 내미는 두 명의

비밀경찰에게 그는 침착하게 말했다.

  "미안합니다. 그날 제가 몸이 좀 안 좋았어요.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세요.

   이 방면에서 프랑스의 명성에 누가 안 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군요."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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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2-07-03 0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숙제를 마치셨군요!!!
저도 써야 하는데,,,이렇게 잘 쓸 자신없는뎅,,,,제 리뷰 대신 써주면 안 되나요????????ㅎㅎㅎㅎ

그의 사진을 보면 그가 "얼마나 여유있고 능청맞으며 대담하고 자신만만하며 영리한지"를 느낄 수 있어요.
표현하신 대로 딱이에요!!! [솔로몬 왕의 고뇌]도 읽어보세요.
저는 숙제를 한다는 압박감으로 빨리 읽느라 좀 건성으로 읽은 부분이 있다는 걸 고백해요.ㅠㅠ
님이 올린 이 책도 읽어보고 싶네요. 사실 저는 소설보다 이런 책이 더 좋아요(사실을 기반으로 쓴)

참!!저 지금 들어왔어요!!ㅠㅠ
리뷰를 쓰고 잘까 아니면 그냥 잘까 막 고민 중,,,ㅎㅎㅎ

프레이야 2012-07-03 08:28   좋아요 0 | URL
리뷰 안 쓰고 잔 거, 잘 한 거에요. 열두시 전에 쓰고 자기! 우리 약속했잖아요.ㅎㅎ
난 그 책 읽고 싶은데 우리 책 바꿀까요??
가리는 미모도 출중한 것 같아요. 그윽한 눈매하며.. 시가를 물고 있는 모습이랑..
진은 또 어떻구요. 멋진 사람들. 술과 약물에 절어 죽은 그녀가 너무 안 됐어요.
그들이 유명한 작가와 배우가 아니었다면 좀 달랐을까, 그런 하나마나한 생각도 들었어요.
시간은 그대를 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면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어제 빠진 거 추가했어요. 너무 멋진 말이잖아요.

라로 2012-07-03 10:04   좋아요 0 | URL
12시 취침!! 우리 약속 실천해야죠!!
그런데 일찍 일어났어요. 리뷰를 써야 한다는 압갑감.ㅠㅠ
그 책 리뷰 써달라고 하면서 출판사에서 보내 준 거거든요.ㅠㅠ
어떻게 저 같은 사람에게 리뷰를 써달라고 책을 보내 줄 수 있어요!!ㅠㅠ
리뷰라고 써 놓고서 미안해 죽겠어요,,,다시는 저에게 부탁하지 않겠죠???ㅎㅎㅎㅎㅎ

책은 바꿔 읽고 싶으나 다 읽으면 다른 분 드리겠다고 약속했어요~~~.ㅎㅎㅎ
다음에 좋은 책 생기면 바꿔 읽읍시당~~~~.^^

전 로맹 가리의 다음 책으로 [가면의 생] 읽기로 했어요.
시간은 그대를 늙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가면을 받아들이게 만든다!!! ^^

라로 2012-07-03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13, 총 299364 방문

곧 300,000명이 방문 하겠는 걸요?????
이벤트 열어요!!!!ㅋㅎㅎㅎㅎㅎ(막 이래,,,ㅎㅎㅎ)

프레이야 2012-07-03 08:26   좋아요 0 | URL
헉~ 방문자 숫자, 난 잘 안봐서 몰랐네요.
열까말까ㅎㅎ 히힛~

라로 2012-07-03 10:05   좋아요 0 | URL
열어/열어/열어/열어/열어~~~~~~.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라로 2012-07-03 10:05   좋아요 0 | URL
제가 잡을 테야욧!!야심차게~~~~~.ㅎㅎㅎㅎ

프레이야 2012-07-03 20:01   좋아요 0 | URL
어이쿠 야심찬 뤼야님 ㅎㅎ
이거이거 열어야한다는 묘한 압박감 ㅋㅋ

nada 2012-07-03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여기서 뤼야님 뵈니까 반갑네요.
뤼야님은 댓글만 읽어도 에너지가 퐝퐝 튀어서, 절로 웃음이 나요.

정말 멋진 리뷰예요!
어쩜 이렇게 차분하고 일목요연하게 책 한 권을 두루 훑으실 수가 있는지.
문단의 가식과 허위에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저항했던 <은교>의 이적요 시인도 생각나고,
고다르의 <네 멋대로 해라>를 언젠가 꼭 봐야겠다는 다짐도 새로이 하면서..
멋진 리뷰에 추천하고 갑니당.^^


프레이야 2012-07-03 20:07   좋아요 0 | URL
히히~ 꽃양배추님이 추천해주시니까 더더 좋아요.^^
그렇네요, 이적요, 박범신 모두 생각나네요.
진 세버그가 나온 영화가 무척 많더군요. '네 멋대로 해라'는 그녀가 가장 젊고 발랄한 모습을
담고 있어서 저도 찾아볼 생각이랍니다. 다른 것들에서 스틸 사진을 보니 어찌나 아름다운지.^^
뤼야님은 정말 목소리도 댓글도 퐁퐁~~ 튀어 좋아요.ㅎㅎ

가연 2012-07-03 1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안읽어봐서..ㅎㅎ 내용을 잘 모르겠지만, 그리고 로맹 가리와 진 셰버그도 기억에 없는 사람들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좋네요. 책이 궁금해지는데요.

프레이야 2012-07-03 20:09   좋아요 0 | URL
가연님 고맙습니다.^^
가연님은 읽으신다면 좀더 비판적으로 읽으실 것 같아요.
누구의 생이든 쉽게 뭐라 말할 수는 없겠지만 참 뜨겁게 살다간 사람들이 아닌가싶었어요.

블루데이지 2012-07-04 0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리뷰보고 저도 읽고.싶어서 구입했어요!
저는 어떤 느낌을 받을수있을까 벌써부터 기대되어요!

프레이야 2012-07-04 09:04   좋아요 0 | URL
블루데이지님도 읽어보시면 많은 느낌이 들 것 같아요.
한 사람(아니 두 사람)의 생을 이렇게나마 따라가볼 수 있는 게 좋긴 한데
그들도 다 이 세상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친구 아버지 장례식장에 갔다와서 그런가싶기도 하고요.
사는 동안 잘 살아야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답니다.^^

빨간바나나 2012-07-06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생이지만 언니같은, 친구같은 그녀의 아버지 장례식장에 다녀와서 이 책을 읽었어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 정말 모르겠어요. 너무 어려워요.
두 사람의 외모는 근사해요.
표지의 진 세버그는 정말, 예쁘다, 아름답다는 표현 부족한 것 같아요.
흑백사진이라 그런가.
그러고보니 제가 흑백사진을 좋아하네요. 특히 아름다운 여인들이 있는^^
아무튼 이 책 표지 마음에 들었어요.
프레이야님의 리뷰를 읽고보니 전 참 대충읽었구나,싶어요.ㅠ.ㅠ
주말이에요. 전 로맹 가리를 더 읽을지 다른 책을 읽을지 고민이에요.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프레이야 2012-07-06 21:59   좋아요 0 | URL
빨간바나나님도 장례식장 다녀오셨군요.
저도 며칠 전 그랬어요. 친구 아버지에요. 아직 일흔 중반의 연세에 십년을 앓고...
삶과 죽음의 간극이 극명하구나, 그런 생각하면서도 오랜만에 만난 친구 보니 반가워
그만 수다 떨다 왔답니다. 저도 제인 오스틴과 로맹 가리 그리고 헤밍웨이, 이렇게 세 사람
작품이 숙제인데 누구부터 만날까, 아님 교차하며 만날까 살짝 고민이에요. 즐거운 고민이랄까요.
님도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아하하하 2012-08-24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처음으로 책이나 영화를 구입하는 것 외에 리뷰를 읽었네요. 너무 감동적입니다. 저도 사서 읽고 그 감동을 느껴보겠습니다. -길론-
 

어제는 하루종일 자고 나서도 두통과 이명이 잦아들지 않아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밤새 비가 내려 오늘은 아침 공기가 다르다. 깨끗하다. 지금 빗방울은 멈춰 있고 소란스러움도 가라앉는 느낌이다.

나의 출발지와 지금의 내 위치를 아는 것, 살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며칠동안 들었고

그걸 알게 해준 일이 새삼 고맙기까지 하다. 잘 자는 게 잘 사는 것! 잘 사는 건 의외로 간단하고 쉬운 일일 수도.

너무 볶아대지 말고 마음 한 자락 어디 얽매이지도 말고 집착 없이 바람처럼 그저 걸림 없이 살고 싶다.

갓 볶은 커피콩 향기 구수한 아침, 패티킴이 부르는 "사월이 가면"과 "구월의 노래" 그리고 "연인의 길"을 들으며.

 

 

 

 

 

은발의 꽃을 백마의 그것처럼 피워낸 패티킴, 뜨겁고도 차갑게, 자기관리가 철저한 사람.

무엇보다도 타고난 목소리와 울림으로 정말이지 노래를 잘 부르는 여인.

은퇴 기념 한정판인데 두 장의 cd에 그녀의 수많은 곡이 담겨있다. 

많이 들어본 노래도 있고 가끔 내가 부르는 노래도 있고 처음 들어본 노래도 몇몇 있다.

그녀가 티비 모 프로그램에 조영남과 같이 나와 한 말 중, 거침없이 가다가도 벗어났다싶으면

멈추고 조금 되돌아오고 그러면서 끊임없이 나아가는 생, 그렇게 살면 된다고 그렇게 살면

문제 없이 나아간다고 하던 말이 생각난다.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늘 확인하라는 말도. 

은발은 그냥 피어나는 게 아니었다.

 

 

 

 

 

일전에 브론테님의 첫 문장 페이퍼로 마음에 담게 된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

그 때는 절판이더니 오늘 보니 개정판이 나왔다. 담아둬야지.

 

 

 1권 첫 문장/

 

나는 지금도 아버지가 '잊힌 책들의 묘지'로 나를

처음 데려간 그 새벽을 기억한다.

 

2권 첫 문장/

 

저택을 나서자 어둠이 푸른 그림자로 우리를 감쌌다.

 

 

 

 

 

 

 

1945년 잿빛 바르셀로나. 안개에 휩싸인 거리가 아직 눈을 뜨기 전, 다니엘은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잊힌 책들의 묘지'에 발을 들여놓는다. 책들로 가득 찬 거대한 미로로 이루어진 도서관 같은 그곳에는 규칙이 있다. 그곳에서 본 것은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 것, 그리고 책 한 권을 골라 양자로 삼을 것. 다니엘이 선택한 책은 수수께끼의 작가 훌리안 카락스가 쓴 <바람의 그림자>였다. 모든 사건은 바로 이 저주받은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알라딘 책 소개 중)

 

 

 

 

 <사진, 영화를 캐스팅하다>로 진동선의 글을 사랑하게 되었다.

2011년에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 선정된 이 책, 사진과 철학이 만나는 출발점에

서서 쓴 그의 서문은 이마누엘 칸트의 훌륭한 말로 시작한다. 유용하다, 내게도.

 

"감성이 없다면 아무런 대상도 주어지지 않을 것이고,

지성이 없다면 아무런 대상도 사유되지 않을 것이다.

지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직관할 수 없으며,

또한 감성만으로는 아무것도 사유할 수 없다.

인식이란 감성과 지성의 합일이다. 감성의 규칙이 감성학이라면,

지성의 규칙은 논리학이다.

이것들의 깊이 없이 어찌 참되게 직관하고 사유할 수 있을까."

 

 

 

 

저자는 앎의 본성은 반성과 성찰. 반성과 성찰은 궁극적으로 철학의 영역이고, 철학이 묻고 답하고 밝히려는 모든 학문들의

근간이기도 하다, 고 덧붙인다. 사진을 철학적으로 탐색하고 사진에 철학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말해 보려는 이 책은

눈과 마음의 감각적 풍경에서부터 삶과 죽음의 정신적 풍경까지 다섯 가지 철학적 풍경들로 구성된다.

그러나 그 다섯 가지가 명료하게 구분되거나 정의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사르트르의 <상상적인 것>에 경의를 표하며"라는 헌사로 시작하는

롤랑 바르트의 사진에 관한 노트, <밝은 방>은 이런 인용문으로 그 다음을 연다.

 

마르파는 아들이 다음과 같이 말했을 때 매우 감동했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게 환상이라고 항상 말씀하셨죠. 아버님이 아들이 죽는다면,

그것도 환상인가요?"  그러자 마르파는 이렇게 대답했다:

"물론이지. 하지만 내 아들의 죽음은 최고의 환상이지."

                                              (<티베트 道의 실천>) 

 

 

 

삶처럼 사진은 각자의 눈에 비친 환상, 그중에서도 사랑하는 대상은 최고의 환상일 테지.

 

 

 

아주 오래전 어느 날 나는 나폴레옹의 막내 동생 제롬의 사진(1852)을 우연히 보았다.

그때 나는 지금도 기억에 생생한 놀라움을 드러내며 속으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황제를 보았던 두 눈을 보고 있다."  때때로 나는 그 놀라움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그것을 공감하지도, 이해하지도 않는 것 같았기에(이처럼 삶은 작은 고독들을 통해 이루어진다)

나는 그것을 잊어버렸다.

                                                                                                                          - 본문 시작 p15

 

 

이렇게 시작부터 사로잡는 책은 무언가 다르다. 삶은 작은 고독들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하다니. 

역설적으로, 충분히 고독해야 참행복으로 이를 수 있다는 결론!!! 무엇이든 나를 날게 하는 힘이 될 거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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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6-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진 책들이고 멋진 소개글이어요.
삶을 이루는 것은 결국 고독이었어요. 그런데 그걸 불평해왔다니...
시작부터 사로잡는 책은 무언가 다르다는 말로도 가슴이 쿵쾅쿵쾅..^^

프레이야 2012-06-30 10:40   좋아요 0 | URL
우왓~ 실시간에요, 나인님^^
패티킴은 정말 멋진 여인이에요. 나이 들어서도 저렇게나 훌륭한 포스를 뿜어내다니요.
책도 사람도 시작부터 사로잡는 무엇, 분명 있지요. 잘 가꾸고 이끌어나가는 것도 중요하구요.
이번 주엔 전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을 다 읽어야되는데 이래저래 마음 산란해서
반밖에 못 읽었어요. 주말에 다 읽어야겠어요. 나인님 주말 편안히 보내세요^^

비연 2012-06-30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그림자>... 구판으로 읽었을 때의 감동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듯. 개정판도 사려고 보관함에..ㅋ

프레이야 2012-06-30 10:48   좋아요 0 | URL
비연님도 그 책 감동으로 남아있군요.^^
개정판까지 보관함으로 담으실 정도니ㅎㅎ
저도 장바구니로 직행~~ 뿌듯~

비로그인 2012-06-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페이퍼도 비 오고 갠 아침 느낌이에요.
서울에도 어젯밤부터 비가 내려요. 가뭄 끝이라 얼마나 비가 고마운지요.

이명에는 침이 효과가 있다던데. 한의원은 가보셨어요?
안과 간다는 남편에게 떡볶기랑 순대 오뎅 사오라고 시켰어요. 비 오는 날 점심은 떡볶기에 오뎅~~~

프레이야 2012-07-01 12:01   좋아요 0 | URL
허혈 체질이라 그런가 봐요. 한의원에 가볼까요?
오늘은 괜찮네요. 좀 많이 먹었더니...
비오는 날 떡볶이랑 오뎅 맛나게 드셨어요, 만치님?^^

맥거핀 2012-06-30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문장 멋있는데요? 잊힌 책들의 묘지..
건강을 잃기 쉬운 계절인데, 건강 잘 챙기세요. 그렇죠, 간단하죠. 잘먹고 잘자는 게 중요하죠.^^

프레이야 2012-07-01 12:01   좋아요 0 | URL
바람의 그림자, 아주 유명한 소설이던데요. 저도 이번에 담았어요.^^
맥거핀님도 여름 건강하게 나세요. 벌써 지치려고 하네요.

댈러웨이 2012-06-30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롤랑바르트,,,(숙제같은 남자),,, 그나저나, 클릭하게 만드는 <바람의 그림자>의 첫 문장이네요.

프레이야님, 이명은 좀 괜찮으신지, 마음은 좀 평온해지셨는지.

커피, 같이 마시고 싶어요. 저 커피 좀 주세요. (막 떼쓴다.)

프레이야 2012-07-01 12:03   좋아요 0 | URL
롤랑 바르트, 사랑의 단상도 다 못 읽고 접어뒀어요.
바람의 그림자,는 아주 매혹적이죠. 저도 이번에 퐁당 담았어요.
이명은 오늘 나아졌어요. 마음의 문제이지 싶어요.
커피도 많이 마시니까 영향이 있는 것 같구요.
저 지금도 커피 마시고 있는데 댈러웨이님이랑 같이 마시고 싶어요^^

하늘바람 2012-07-01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명까지 들리시다니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드시겠어요
갓 볶은 커피콩
그 자체가 더 근사한데요^^

프레이야 2012-07-01 12:04   좋아요 0 | URL
하늘바람님 이번 여름은 더 힘들 것 같아요.
오늘이 7월 첫날인데 벌써 몸이 왜 이리 지치는지..
님은 태은이 동생까지 돌봐야하니 진짜 몸 잘 챙기세요.^^

마녀고양이 2012-07-01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착없이 바람처럼'.... '흘러가는대로'....
언니, 저는 이 문장이 가장 큰 집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이것에 집착하는구나, 나는 이것에 두려워하는구나, 나는 이것이 변화하기를 바라는구나 라는 욕망을
인정함으로부터 모든 것은 출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무리 바람처럼 떠내려보내려 한다 해도
떠내려보내는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 한다면, 결국 더욱 큰 회색 구름이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구요... 그러나,

언니의 떠내려보냄과 제 떠내려보냄이 다른 것일테니,
아마 언니는 정말 편안함을 찾으셨을지도 모른다, 모두 이 동생의 늘 하는 걱정이다 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언니가 늘.... 제게 주시는 염려처럼요. 언니, 비가 와서 서늘해졌습니다만, 이제 진짜 여름이네요.
언니들을 보고 싶은데, 저는 7월 18일부터 7박8일 연수에, 7월 30일부터 3일간 종일 집단 상담에....
줄줄이 스케줄이 잡혀 있는 중입니다. 이래저래, 나쁜 동생만 되네요. 뽀뽀로 일단 때워야지, 쪼옥~~~~

프레이야 2012-07-02 10:29   좋아요 0 | URL
에고 마고님 또 약간의 오독이.ㅎㅎ 떠내려보냄, 그 말이 아닌데ㅜㅜ
떠내려보내려는 게 있나봐요, 마고님은. 전 그런 건 아니지만 그런대로 편안해요.^^
마고님 워낙 바쁘니 건강 잘 챙겨요. 무척이나 에너지 소비가 많은 일이라고 여겨져요.
늘 염려하고 토닥여줘서 정말 고마워요.^^
7월 바쁜 일정 잘 소화하고 그후에 만날 수 있으면 꼭 만나요^^

마녀고양이 2012-07-02 20:50   좋아요 0 | URL
죄송해요... 제가 또 오독했나봐요,,, (풀이 팍 죽은~)
아무래도 저야 말로 무엇인가 잡고 놓아주질 않는군요. ^^

어디서 떠내려보낸다는 말을 본걸까요? 제가 페이퍼를 읽으면서
나뭇잎이 둥둥 시냇물을 타고 내려가는 장면을 어디서 본 걸까요?
제 상상력이 아무래도 너무 끝내주는 모양이예요,, 히히

프레이야 2012-07-02 21:24   좋아요 0 | URL
히히, 울마고님, 아니에요. 역시 일정 부분 예리하기도 한 걸요.ㅎㅎ
근데 잘 안 돼요. 누구든 자신이 잘 안 되니 그걸 말이든 글이든 하는거죠.
그치만 그 자체로 좋아요. 나쁘지 않지요. 그걸 본인이 안다는 거니까.
오늘도 하루종일 바빴죠? 난 지금 와인 한 잔 하는 중^^
 

 

 

 

 

 

 

 

 

 

 

2012년 6월 26일 녹음 시작

현재 6시간 소요 124쪽까지 진행. (총 311쪽)

 

 

 

 

열 개의 단편이 모인 윤성희의 소설집 <웃는 동안>은 귀신들의 이야기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그래서 이 소설집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제목에서도 눈치 챘지만 이 소설집의 이야기들은 생의 가볍지만은 않은 고통을 가볍게 날려주려 한다.

죽은 자들이 바라보는 산 자들의 모습, 죽은 자들끼리의 이야기, 죽은 자들의 시간과 산 자들의 시간이

수시로 넘나들기도 하면서 기억과 회상, 아픈 추억과 멍든 가슴 한 구석, 그런 것들이 아무렇지 않은 듯

말 되어지는 바람에 가슴이 더 시린 이야기들이다. 그런 시간과 기억의 연속성을 대변하듯 아주 긴 한 문단이

하나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문단 구분이 없이 귀신들의 상념과 대화와 떠들썩한 수다들이 이어진다.

 

'사소한 우연이 전해주는 아주 잠깐 동안의 기적 같은 선물!'

띠지에 적힌 부제다. '우연'이라는 말은 자주 듣고 쓰는 단어이지만 특히 잘 들린다.

읽고 있는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숨 가쁜 사랑'에서도 '우연'이 언급되어서 그렇다.

<웃는 동안>의 네번째 이야기 '공기 없는 밤'에서 '우연'은, 우연에 의한 생의 그림은 이렇게 묘사된다.

 

"아침에 손톱을 깎을지 저녁에 손톱을 깎을지 차이야."(p109)

"명심해. 어느 아침에 손톱이 깎고 싶어질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야." (p111)

 

그런데 우리 삶에 이 놈의 우연이란 것도 모종의 마음작용에 의한 가면의 운명이 아닌지,

나는 그런 의심이 살짝 드는 것이다.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2012년 2월 1일 녹음시작

총 19시간 소요 녹음 완료.  6월 26일 1차편집 시작 현재 84쪽까지.

 

 

 

초겨울에 남풍이 불어서 흑산행 돛배는 출항하지 못했다.

 

<흑산>의 첫 문장이다. 김훈은 대개 첫 문장에서 압도한다.

이 문장에서도 '흑산행 돛배는' 에서 '는' 과 '가' 사이에서 얼마나 고민했을까, 혼자 생각이 든다.

 

일전에 순교자 박물관에서 황사영의 백서를 보았다.

유리 전시장 안 너머로 그걸 마주했을 때 나는 갑자기 얼어붙 듯 멈췄다.

김훈의 <흑산>을 읽으며 내가 가장 인상 깊었고 안타까웠던 인물이 황사영이었고 그가 올린 '백서'였기에.

박물관 유리장 너머로 보이는 백서의 내용을 내가 읽은 순 없었지만 자잘한 세로 글씨로 빽빽하게 써내려간

글자의 나열만으로도 그 내용의 간절함이 전해오는 느낌이었다.

 

육지의 시간을 끄는 마노리나 바다의 시간을 너머 다니는 문풍세 같은 가상의 인물도 몫이 크지만

맏형 정약현의 사위, 열 여섯에 장원급제한 맑은 청년 황사영에 대한 묘사에서부터 나는 깊은 인상을 받았다.

황사영이 임금앞에 나아가 첫 만남을 한 후 잡혔던 손을 비단싸개로 하고 지내는데

정약현은 이를 보고 어수를 모신 손이구먼, 이라는 약간의 조롱과 함께 감추어 가리려고 하는 게

오히려 드러나고 있다고 일침을 놓는다. 그리곤 소년등고로구먼, 이라고 혼잣말을 한다.

황사영은 그걸 벗어버리고 그 전말을 정약현에게 글월로 올리고 정약현은 어린 사위의 총명함에 웃음 짓는다.

오늘 이 대목을 다시 읽으며 김훈은 참 대화체도 특별한 어감을 준다는 느낌을 새삼 받았다.

 

- 소년등고少年登高로구먼.

사윗감을 물가 마을로 불러들인 자리에서 정약현은 그렇게 말했다.

어린 나이에 높은 지위에 오르는 일과 재주가 좋아서 문장을 잘 짓는 일이 인간의 큰 불행이라는 '소학'의 글귀가

황사영의 머리에 스쳤다. 주희가 '소학'을 엮으면서 정이천의 말을 옮겨놓은 문장이었다.  (p65)

 

 

김훈이 정약용을 보는 대목도 재미있다. 정약용이 조카사위 황사영을 보는 눈에 실려서 빚어낸다.

 

셋째 처숙부 정약용은 경전이나 인륜으로 채울 수 없는 아득하고 넓은 땅이 그 소년의 마음에 날것으로 펼쳐져

있음을 알았지만, 정약용의 눈길은 늘 세상의 굴곡에 닿아 있어서 날것이 날개 치는 그 멀고 드넓은 땅이 깊이

들여다보이지는 않았다. (p69)

 

 

 

1801년 순조1년 11월에 황사영이 배론에서 체포되면서 신앙의 자유를 얻기 위해 서양 군함의 파견 등을 요청하는

내용의 '백서'도 압수된다. 그리고 정약전과 약용이 불려 올라와 심문을 받고, 12월에 황사영은 서소문 밖에서

능지처참 된다. 황사영의 부인 정명련은 제주 대정현의 관비로 가는 뱃길 중, 두 살 난 아들 경한을 살리기 위해

추자도에 내려놓고,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은 강진으로 유배된다. (책 뒤쪽 참고문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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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9 0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9 0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9 0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9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이진 2012-06-29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웃는 동안>은 '어쩌면'이었나 '어쩌다'이었나, 를 읽다가 만 기억이 나요. 하지만 겨우 세 장 정도 읽었음에도 그녀의 글은 아주 특이하기에 오랫동안 기억에 남네요. 문단을 나누지 않잖아요, 윤성희는. 이 책만 이런가, 하고 여러 문학상 수상집을 뒤적거려 보니 다 그렇더라구요. 신기했다구요. ㅎㅎㅎㅎ
하여튼, 오늘부터 시험 공부 들어갑니다. 한 동안 뜸할지도. 전혀 안 그럴지도.

프레이야 2012-06-29 19:34   좋아요 0 | URL
윤성희의 '감기'도 집에 두고만 있는데 봐야겠네요. 원래 문단을 안 나누는군요, 그분.
첫 장 '어쩌면'이요.ㅎㅎ 그 장 후반에서 '우리를 날게 하는 말들'이 좋더라구요.
어떤 말을 생각하면 나는 기분이 들까요. ^^
소이진님, 오늘부터 시험공부 열심히 하구요, 머리 식힐 때 가끔 들르기에요.^^
 

아래 페이퍼에 손현숙 시인의 '공갈빵'을 넣었더니

아름다운 M님이 이런 시를 답글로 선사해 주셨다. 고마워요.^^

 

 

 

 

 

공갈빵이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 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큼 소소하게 보이는
빵, 반죽 같은 삶의 거리 한 모퉁이
노릇노릇 공갈빵이 익는다

속내 비워내는 게 공갈이라니!
나는 저 둥근 빵의 내부가 되고 싶다
뼈 하나 없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
몸 전체로 심호흡하는 폐활량
그 공기의 부피만큼 몸무게 덜어내는
소소한 빵 한 쪽 떼어 먹고 싶다
발효된 하루 해가 천막 위에 눕는다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차지게 늘어붙는 슬픔 한 덩이가
불뚝 배를 불린다

 

 

 

-----------------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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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들은 ebs fm 책읽어주는라디오는 베스트셀러 편이었다.

나는 이 프로그램 듣기를 완전히 우연에 맡기고 있는데, 그때그때 나에게 오는 어떤 우연이 설렌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The Big Picture], 나로선 처음 들어본 베스트셀러 작가의 작품이다. 흥미진진하다.

 

 

 세벽 네시, 조시가 또 울었다.

 

이런 첫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책의 주인공은 벤자민 브래드포드.

잘나가는 변호사에 아름다운 아내, 아이 둘(생후 4개월 된 조시 포함)과 함께,

겉보기엔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꾸려 살고 있는 벤자민 브래드포드는 사진가가 되는 꿈을 갖고

있다. 한 장의 사진은 우연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하는 그가 아내와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아내와 옆집 사는 사진가 게리와의 관계를 의심하기 시작하고 게리에게 노골적인 질투심을

드러내는 언사를 아내앞에서든 어디서든 하는데...

시청자들의 문자메시지를 즉석에서 받아 소개하면서 스포일러가 될까봐 앞으로의 스토리는

자제하고 라디오는 내일 또 보자는 말로 맺는다. 내 마음대로 생각에는,

앞으로 벤의 삶은 놀라운 우연과 반전으로 전복되고 그것이 전화위복이 될 조짐이 보인다.

 

 

 

사회자(성우?)가 프로그램을 맺으며 이런 말을 한다.

사랑이 끝나는 건, 의심하기 시작하는 순간. 그때 이미 사랑은 끝나는 것이라고.

 

 

얼마 전 '문장'에서 받았던, 무지하게 유쾌한, 손현숙 시인의 시, "공갈빵"이 떠오른다.

 

 

  

 공갈빵 / 손현숙
 
  엄마 치마꼬리 붙잡고 꽃구경하던 봄날, 우리 엄마 갑자기 내 손을 놓고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걸음을 떼지 못하는 거야  저쯤 우리 아버지, 어떤 여자랑 팔짱 착, 끼고 마주오다가 우리하고 눈이 딱,

마주친 거지 “현숙이 아버......” 엄마는 아버지를 급하게 불렀고, 아버지는 “뭐라카노, 아주마시! 나, 아요?”

바바리 자락 휘날리며 달아나버린 거지
 
  먹먹하게 서 있는 엄마를 바라보며 나는 갑자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했어

할 수 없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배가 고픈 건지, 아픈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서러웠거든

우리가 대문 밀치고 들어서기가 무섭게 아버지는 “어디 갔다 인자 오노, 밥 도고!” 시침 딱 갈기고 큰소리쳤고

엄마는 웬일인지 신바람이 나서 상다리가 휘어지게 상을 차렸던 거야 우리 엄마 등신 같았어
 
  그러면서 오늘까지 우리 엄마는 아버지의 밥때를 꼭꼭 챙기면서 내내 잘 속았다, 잘 속였다, 고맙습니다,

그 아버지랑 오누이처럼. 올해도 목련이 공갈빵처럼 저기 저렇게 한껏 부풀어 있는 거야
 
 
  시_ 손현숙 - 1959년 서울 출생. 시집 『너를 훔친다』, 『손』, 사진 산문집 『시인박물관』 등이 있음.

현재 문광부 파견 도서관작가, 〈동물자유연대〉를 통해 자료를 받아 숙성시킨 ‘버려진 동물들에 대한 에세이’

원고를 넘기고 출간을 기다리는 중.

 

 

 

이런 신간소개도 나오는 걸 듣고 차에서 내렸다. 한 권 더 있는데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다.ㅠ

 

 

  <외로워지는 사람들>(원제는 Alone Together) 은

지난 주 한겨레 토요판에서도 보고 찜해둔 책.

이메일과 문자메시지에 카톡, SNS 등 수많은 기계적인 매체를 이용해 소통을 시도하지만 소통은 더 불가해지고 더 고독해지고 진정 가슴을 나누고 어려움을 함께할 벗은 줄어든다. 이젠 더 말할 필요도 없는 현상이 되었는데, 이 책은 그런 걸 부연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관계에서 무엇을 바라느냐"에 초점 둔다.  한겨레에서 본 기사(과학책 번역가 김명남) 중 일부를 옮기자면, 우리가 가상 연결망에 마음을 빼앗기는 까닭은 위험도가 낮으면서 늘 가까이 있는 관계를 원하기 때문이다. 거절과 마찰을 두려워해서든, 감정을 남에게 승인 받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타인지향적 자아감이나 게으름 탓이든, 우리가 계속 통제 가능한 약한 유대만을 원하는 이상, 로봇이 인간의 말상대가 되는 미래는 시간문제다.

 

 

 

어제 제주에 사는 친구와 카톡을 하다가 친구가 몹시 외롭고 힘든 마음 상태에 있다는 걸 알았다.

사실 저번 수능 이후 그렇다는 걸 알았는데 쉽게 달려가 볼 수도 없는 거리라...

내가 아는 그 친구의 성격은 웬만한 난관에도 낙담하지 않고 현실적이고 낙천적인 성격을 기반으로 꿋꿋한 쪽이었는데

그게 일부였다는 걸 알았다. 떨어져 지낸 시간이 너무 길었던 것이다. 아이들 진학문제, 어른들 건강과 죽음의 예고 등

사실 그런 것들은 올리브 키터리지의 말을 빌자면, '유감으로 생각할 일이 전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누구에게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그것 또한 다 지나가는 고비 중의 하나다.

다른 친구와 전화를 하면서 그런 얘기들을 했더니 그 친구도 동감에 동감, 사실 예민해 보이는 나는 오히려

그렇지 않은 편이라는 말에도 동감한다. 감수성만 예민하다고.^^ 아이들 애 안 먹이는 것도 감사한 줄 알라고.

지금 사는 게 너무 허무하다고 세상의 슬픔은 모두 자기한테 와 있는 것 같다고 가라앉아 있는 제주 친구가 끝에는

보고 싶다는 말을 보냈다. 그런 말 잘 하지 않는 사람인데...  마음이 짠해져서 부산 오면 꼭 연락하라고 답했다.

정말이지 나는 늘 약한 유대만을 원하며 관계로부터 편안하게 살아온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덜 상처 받으려고 혹은 게을러서, 아니면 또다른 잡다한 그 무엇의 까닭으로.

아무튼 비겁하고 이기적인 태도가 아닐까.

그나저나 이탈리아 도시기행은 언제쯤 해볼까. 저 책 표지부터 근사하다!!!

 

 

빅 픽쳐, 낭독하는 중간에 막간곡으로 나온 노래^^

Mrs. C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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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2-06-26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빅 픽쳐>는 되게 유명한 작품이잖아요. 재미지다고 소문이 아주 많이 퍼졌었어요. 저는 물론 읽어보진 않았지만 엄마가 소장 중이더군요. 언젠가는 그 책을 뺏어올테지요. ㅋㅋ

프레이야 2012-06-26 21:04   좋아요 0 | URL
우와~~ 소이진님 어머니께서요? 뺏어오세용~~
저도 검색 좀 해보니 엄청 재미나다고 유명한 책이더라구요.
흥미진진ㅋㅋ 알라딘에 완전 반값에 파네요. 히히~ 살까말까 고민중^^

아무개 2012-06-27 08:32   좋아요 0 | URL
전 빅 픽쳐를 시립도서관에 비치신청 했는데 왜인지 '거절'당했어요 췌....
근데 문광부 파견 도서관작가는 뭐에요? @..@

외로워지는 사람들 확~ 떙기네요

프레이야 2012-06-28 01:44   좋아요 0 | URL
마중물님, 저도 '외로워지는사람들'이 땡겨요.
문광부 파견 도서관작가는 저도 잘 몰라요. 근사해 보여요.^^
근데 왜 '빅 픽쳐'를 거절했을까요, 시립도서관에서요..ㅠㅠ

비로그인 2012-06-26 2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갈빵이 시심을 불러 일으키는 소재인가보군요. ㅎㅎ
전 이런 시 알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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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갈빵이 먹고 싶다 / 이영식


빵 굽는 여자가 있다
던져 놓은 알, 반죽이 깨어날 때까지
그녀의 눈빛은 산모처럼 따뜻하다
달아진 불판 위에 몸을 데운 빵
배불뚝이로 부풀고 속은 텅- 비었다
들어보셨나요? 공갈빵
몸 안에 장전 된 것이라곤 바람뿐인
바람의 질량만큼 소소하게 보이는
빵, 반죽 같은 삶의 거리 한 모퉁이
노릇노릇 공갈빵이 익는다

속내 비워내는 게 공갈이라니!
나는 저 둥근 빵의 내부가 되고 싶다
뼈 하나 없이 세상을 지탱하는 힘
몸 전체로 심호흡하는 폐활량
그 공기의 부피만큼 몸무게 덜어내는
소소한 빵 한 쪽 떼어 먹고 싶다
발효된 하루 해가 천막 위에 눕는다
아무리 속 빈 것이라도 때 놓치면
까맣게 꿈을 태우게 된다며
슬며시 돌아눕는 공갈빵,

차지게 늘어붙는 슬픔 한 덩이가
불뚝 배를 불린다.

프레이야 2012-06-28 01:46   좋아요 0 | URL
호호~~ 만치님, 이 시 좋으네요. 고마워요.
저 위의 시는 공갈빵도 공갈빵이지만 시침 뚝 떼고 벙글벙글 핀 목련꽃이 시심을
불러온 것 같아요. 우리야 뭐 목련꽃이든 공갈빵이든 그게 그걸까요? ^^

하늘바람 2012-06-27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빅 피처 이야긴 많이 들어보았어요.
아침 좋은 시 읽고 공갈빵 먹고파 하며 갑니다.

프레이야 2012-06-28 01:49   좋아요 0 | URL
공갈빵 먹고파요 저도.ㅎㅎ
몸 안에 바람만 장전하고..

진주 2012-06-27 1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갈빵, 세상 좀 살아본 사람의 시로군요~^^

저는 어제 커피번을 사이좋게 뜯어 먹으며 '살아야 함'을 이야기 했답니다.
비 묻은 바람이 아카시아 나무를 뒤흔들고 있었고요,
그 바람결에 커피 냄새,빵 굽는 냄새가 섞여 날아와
제 이야기에 힘을 실어 주었어요.

그 분이 힘을 내서 살아갈 희망을 얻으면 좋겠어요.
살면서 커피도 마시고 번도 먹고 공갈빵도 먹으면 얼마나 좋아요!
ㅎㄱ님도 부산 바닷바람 쐬면서 행복하세욥!

프레이야 2012-06-28 01:57   좋아요 0 | URL
진주님, 살아야함.. 어머니랑 나눈 이야기인거죠?
커피번은 저도 좋아하는 빵이에요. ^^
저도 그분이 살아갈 희망을 잃지않고 힘 내시길 바래요.

진주 2012-12-10 19:55   좋아요 0 | URL
앙...ㅎㄱ님 답글을 왜 이제사 봤을까요?
번을 먹으며 이야기 나눴던 그 사람은, 자살을 기도하던 알콜 중독자이시죠...
6개월 세월이 흘렀네요...지금 재활을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거예요..^^

라로 2012-06-27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빅픽쳐 읽었어요. 좋았지만 그런 소설의 단점(제가 개인적으로 느끼는 허무감)은
결말 부분이 늘 미약하다는 거에요.
그래서 잘 안 읽게 되나봐요.
작가도 힘이 드는거지요,,암튼 이건 다 제 느낌.
하지만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 관계가 끝나다는 말에는 심히 공감.
오늘 부산에 바람이 부나요? 비가 오나요??

프레이야 2012-06-28 02:01   좋아요 0 | URL
저도 저런 류의 베스트셀러를 잘 안 읽는 편이라 뭐라 말은 못하겠어요.
의심이 시작되는 순간 실질적으로 사랑은 끝난다는 말은, 의심 그 이전에 이미 사랑이 끝났던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의심이 든다는 건 자신의 내부가 스스로 의심스러운 거지요.
오늘 이곳은 비가 오는 듯 싶더니 오후엔 오지 않고 바람만 좀 불었어요.
해운대 바다는 보지 못하고 무슨 강의만 실컷 듣고 맛있는 밥 먹고 그랬답니다^^

hnine 2012-06-2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현숙 시인의 시는, 시가 아니라 '소설'이네요...
공갈빵, 만들어본 적 있는데 부풀리게 하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납작한 채 부풀지 않거나, 터져 버리거나.
즉, '공갈'도 어렵다고 결론을...^^

프레이야 2012-06-28 02:03   좋아요 0 | URL
빵 잘 구우시는 나인님도 공갈빵은 어렵군요.
잘 부풀리는 것도 어려운 일이군요. 공갈도 제대로 해야 멋지지 어설프게 하면
서로 상처만 남을까요. ㅠㅠ 이왕이면 신명나는 공갈 한 판 제대로 갈기로
이 세상 떠야할텐데요.^^

순오기 2012-06-28 1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손현숙 공갈빵 속의 어머니는 보통 엄마들의 모습 아닐런지...
어쩌면 저렇게 사는 게 행복일지도요.^^
음악~~ 좋아요!^^

프레이야 2012-06-28 21:04   좋아요 0 | URL
언니, 어제 잠을 거의 못 잤더니 낮에 졸음운전으로 사고날 뻔 할 정도였어요.
정신없이 자다 일어났네요. 공갈빵의 속처럼 속 다 게워내고 허허실실 살 수 있다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