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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면 장마철인데 올해 장마는 장마답지도 않고 덜 시원하다.
오늘은 7월 하고도 여섯째 날, 바다 가까이 사는 덕에 새삼 내가 사는 이곳이 참 좋구나, 하고 느낀다.
내 마음에도 지상과 하늘 사이에서 춤을 추는 파도처럼 완충작용을 하는 스프링 단단히 매어두고
굳은 살도 어느 정도 박혀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많은 생각 버리고 단순하게. (이건 또하나의 집착^^)
신간 에세이를 검색해보니, 또 세상엔 정말 읽을 책이 너무 많구나. 흐뭇^^
1. 체 게바라의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이 책은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의 원작이다.
2004년 11월 예술관에서 보고 너무 좋아 디비디를 갖고 있다. 이 책,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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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서히 그의 꿈과 야망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보게 될 것이다. 여행 초기에 어수룩하고 괴짜 같은 행동들로 우리를 미소짓게 했던 젊은 체 게바라는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달아갔으며 고민하며 그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였다(서문 중에서)’는 알레이다 게바라의 말 그대로이다.
<모터사이클 다이어리>에서 우리는 ‘체’가 되기 이전의 게바라가 쓴 이 여행기를 통해 우리는 강건한 의지와 신랄한 풍자와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미래의 ‘체’를 만나게 되는데, 이것은 책 전체를 통해 우리에게 전달된다. 한 구절 한 구절에 빠져들다 책을 덮게 되면 어떤 장면들을 묘사하는 아름다움, 그 장면들이 전해주는 감동, 그리고 그가 전하고자 했던 내용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 출판사 소개글 중,
영화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이글거리는 눈빛, 남아메리카의 대자연, 가난하지만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 맘보탱고를 추는 사람들,
우리의 근거없는 균열은 완전 허구라며 전 아메리카의 결속을 다짐 촉구하는 에르네스토,
그를 주시하는 알베르토의 눈도 나는 잊지 못한다.
덧)
2003년 6월, 내가 감동적으로 읽었던 실천문학사의 <체 게바라 평전>을 다시 펼쳐보았다.
먼지가 앉아 있다. 게릴라의 힘든 하루가 끝나고 모두 잠에 골아떨어져 있던 밤에도 불을 밝히고 있는
독서광이었던 체는 마오쩌둥을 혁명가의 모범으로 여겼고 무척이나 사랑했던 딸에게는 둘도 없이
자상한 아빠였다. 그의 평전의 첫 사진 아래 이런 글이 씌여있다.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
체는 몽상가이자 혁명가, 리얼리스트. 결국 몽상가가 세상을 바꾸는 거다.
2. 천 번의 여행에서 찾은 수상한 유럽
저자 톰 체셔는 주말에 더블린에 가기 위해 저가 항공사 웹사이트를 이용해 항공권을 예매하고 있었다. 도착지를 선택하기 위해 창을 클릭한 순간 수직으로 열리는 수많은 도시의 목록에서 그는 한번도 보지 못한 새로운 이름들을 발견한다. ‘브르노는 어디에 있는 걸까? 우지다는 먹는 걸까? 슈체친은 대체 어느 나라 말이야?’ 애초에 목적지 더블린은 까맣게 잊고 슈체친을 클릭했더니 이럴 수가, 항공권이 1페니! (알라딘 책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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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톰 체셔가 여행지를 선택하는 방식은 다분히 '우연'에 기댄다.
나는 이 방식이 참 마음에 든다. '뜻밖'이란 게 더 '간절히 바라던' 것과 닿아있단 점.
"우연이란 한 인간이 태어나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일이라는 것을 첫사랑에게
배웠다고 적으리라" 라는 윤성희의 글귀가 아니어도.(윤성희 소설집, 웃는동안,에서)
목차만 살펴봐도 나로선 전혀 들어본 적 없는 마을들이다. 더 끌린다.
모든 사랑이 첫사랑이듯, 모든 여행도 첫여행일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연에 기대어 살면 그저 모든 게 고마운 거다.^^
1. 스탠스테드, 에섹스 - 발음도 못하는 곳들
2. 슈체친, 폴란드 - 파운드를 즈워티로 바꾸면
3. 포프라트, 슬로바키아 - 유럽 최후의 세탁기 공장
4. 헤우게순, 노르웨이 - 젠장,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5. 파더보른, 독일 - 저렴하게 알현한 샤를마뉴 대제
6. 브르노, 체코 - 요세프 K의 심정으로
7. 탐페레, 핀란드 - 그림 속의 말없는 사람들
8. 부르가스, 불가리아 - 흑해의 꿈
9. 류블랴나, 슬로베니아 - 멋진 도시에서 맛보는 말고기 버거
10. 탈린, 에스토니아 - 곤드레만드레 탈린
11. 캠던, 런던 - 전쟁이 날지도 몰라요
12. 쇼디치, 런던 - 지구의 벗을 만나다
13. 리예카, 크로아티아 - 해변에서
3. 나는 게이라서 행복하다
한양대 연극영화과의 한 교수가 자신의 제자 중 절대로 영화를 할 수 없는 세 사람이 있는데 그중 한 명이 김조광수였다고 말할 만큼 학창 시절 그는 영화에는 관심 없는 골수 운동권 학생이었다. 졸업 후 '운동의 길'에서 우연히 '영화의 길'로 접어든 그는 그때의 경험과 가치관을 토대로 지금 자신이 서 있는 현장을 비롯해 사회의 모든 차별과 불의에 항거하는 자리에 반드시 연대한다.
성 정체성을 놓고 고민하며 힘겨운 학창 시절을 보낸 김조광수는 누구보다도 그들의 고민과 아픔을 잘 알고 있다. 김조광수는 이제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편견에 맞서 싸우며 행복을 추구한다.
김조광수는 이 책을 통해 우울한 사춘기를 보내고 있을 청소년들과 성 소수자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이렇게 부족한 것이 많은 나도 꿈을 꾸고 또 그것을 이뤄가며 사는데, 나보다 나은 조건에 있는 사람들, 바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꿈을 꾸지 못할 이유가 없고 꿈을 이루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 그러니 나를 빗대어 생각해보라. 그리고 꿈을 꾸라." (알라딘 책 소개 중)
소수자의 인권에 대한 말을 하는 이 책은 영화와 문학 쪽에서 다양한 활동을 꾸준히 해온 김도혜의 인터뷰집이다.
인터뷰이는 당연히 김조광수.
지난 주, 김조광수의 영화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을 보았다. 그 이전에는 '친구사이'를.
그리고 생각해보니, '밀크'나 '브로크백마운틴 를 비롯해 성정체성을 생각해보게 되는 영화와 다큐 여럿을 보았다.
사람이 사람을 좋아하는 일에 성별의 구분을 두어야할까, 라는 의문을 던져보는 일, 그걸로도 나쁘지 않다 생각된다.
친구사이 GV에 나온 그도 본 적이 있다. 동성애자라는, 아직은 접근하기 쉽지만은 않은 세상의 소수자로 산다는 건
어떤 것일지 체감되진 않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건 충분히 이해되었다. 가슴을 넓혀야할 일이 세상엔 참 많다.
영화 '두번의 결혼식과 한번의 장례식'
'두.결.한.장'은 '친구사이'에 이어 꽤 괜찮은 영화였다. 그가 좀 더 대중적인 영화(각시투구꽃의 비밀 등)로
소득 얻은 것도 나쁘지 않은데, 이 영화 같은 경우는 소수영화 같으면서도 유쾌하고 군더더기 없이 감동을 전해주었다.
우리 사회, 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감추려해도 삐져나오는 비열한 욕망을 비춰주는 날것의 장면도 잘 그려냈다는 느낌이었다.
그게 사실 핵심이다. 조연들의 감칠맛도 좋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또 다른 지구'라는 조금은 달라진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결의도 야심찼다. 지나치지는 않으면서 밝게 그려내려고 애쓴 흔적이 보이고 감독 자신의 경험도 섞였을 거라
쉽지 않은 작업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