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외젠 들라크루아 그림, 안인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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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1749~1832)
* 18세기 후반에 일어난 문학운동 질풍노도의 주역
* 독일 고전주의를 꽃피운 대 문호
* 형태학의 원리를 확립한 과학자
* 독일 민족의 자의식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사상가
* 바이마르 공화국의 재상을 지낸 탁월한 행정가 
* 르네상스형 인간의 전형


예전에 읽었던 고전문학 작품을 읽는 재미가 솔~솔~하다. 읽었던 기억은 나지만 별로 흥미롭게 느끼지 못했던 부분들이 세월이 흘러서 다시 읽으니 그동안 배경지식도 많이 생겨서 그런지 그땐 안 보이던 것들이 새롭게 보인다.<파우스트>는 괴테의 평생에 걸쳐서 쓴 대서사시이다. 그는 어린시절에 전형적인 마법사 파우스트 이야기를 인형극으로 봤다.  1772년에는 한 여인이 영아 살해죄로 처형된 사건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고 한다. 당시에 혼전 임신은 가혹한 처벌을 받았는데, 이 사건이 파우스트를 구상하기 시작한 계기라고 한다.<파우스트>에 나오는 파우스트와 그레트헨의 순수한 사랑이 비극으로 끝나고 2부 마지막 부분에서 그의 인도로 하늘로 올라가는 이야기가 이 사건과 관련이 있다
괴테는 20대에 <파우스트>을 쓰기 시작해서 1806년에 제 1부를 완성하고 1808년에 출판을 한다. 간추린 파우스트를 읽는 경우에 제 1부만을 읽는 경우가 많다.
괴테는 제1부를 완성한 이후에도 꾸준히 <파우스트> 제2부를 쓴다. 82세 생일을 앞둔 1831년 8월 제2부를 마무리한 후에 이 작품을 봉인을 한다. 1832년 1월에 봉인을 풀고 다시 수정한 후에 봉인을 하는데, 그는 같은 해 3월 22일에 사망한다. 아마도 괴테가 이 작품의 제 2부를 다시 봉인을 한 것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들이 있었고, 언젠가 수정을 하려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아니면 이 작품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바라지 않았을 수도 있다. 


제1부의 내용은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고, 내용도 복잡하지 않다. 그런데 비하여 제 2부는 훨씬 복잡하고 많은 배경지식이 있어야 이해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성경, 민간설화, 전설, 철학, 트로이 전쟁 등의 세기적 사건들이 복잡하게 나열되기 때문이다. 제2부를 읽기 위해서는 시공간을 넘나들어야한다. 시간을 거슬러서 기원전 13세기부터 19세기까지의 약 3,000년을 오가는 여행을 책을 통해서 해야 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인 파우스트는 중세의 7학문을 통달한 노학자이다. 그는 평생을 서재에 갇혀서 학문을 연구하고 실험을 한다. 심지어 마법까지도 익힐 정도의 인물이다.  세상의 향락과는 무관한 삶을 살던 그는 인간의 능력에 한계를 느끼고 자살을 생각하게 된다.  
그런 파우스트를 놓고 주님과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의 영혼을 놓고 내기를 한다. 파우스트의 욕망을 채워주는 대신 그가 만족을 느끼는 순간에 영혼을 빼앗겠다고.
"순간이여, 멈추어라, 너는 그토록 아름다우니 !"  이런 말이 나오는 순간에 파우스트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의 길은 여기에서 끝이다.
주님과 내기를 한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를 찾아가 양피지에 피로 서명을 하면서 계약을 맺는다. 인간 파우스트의 영혼은 사후에 어디로 갈 것인가? 천국으로, 아니면 지옥으로~~
그래서 답답한 서재를 떠나  욕망으로 가득찬 세상으로 나간다. 마법으로 인해 노인이었던 파우스트는 젊은 사람으로 변신을 한다. 그리고 만나게 되는 아름다운 소녀 마르가레테 (그레트헨). 그레트헨은 파우스트와 향락을 즐기기 위해서 어머니에게 약을 먹이는데, 이로 인하여 어머니는 죽고, 오빠 마저도 파우스트의 칼에 죽음을 당한다. 
그레트헨은 혼전 임신으로 처형을 당하고....


2부에서는 헬레네와 결혼하고 그 지역을 다스리기도 한다. 세상을 돌아 다니면서 전설, 역사 속의 인물과 상황을 접하기도 하는데....마지막에는 늙어서 눈마저 멀어서 간척사업을 하기로 하지만, 불쌍한 노부부를 죽게 하는 상황을 만들게 된다.


<파우스트>는 고귀한 영혼을 가진 파우스트 박사와 그의 영혼을 망가지게 하려는 메피스토펠레스의 이야기이지만, 결국에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영혼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닐까?높고 고귀한 영역과 지성을 추구하는 충동과 세상의 권력과 명성, 향략을 추구하려는 충동의 갈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이미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와의 계약을 잊고 욕망에 가득찬 생활을 했는데, 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천사의 합창이 울려 퍼지니....


그동안 몇 번 읽으려다가 책의 분량에 압도되어 책을 펼칠 생각 조차 하기 힘들었던 출판사 현대 지성의 <파우스트>는 친절한 주를 보면서 책을 읽으니 몰랐던 많은 배경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재미있게 완독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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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긴밤 -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83
루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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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 코뿔소와 버려진 알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의 이야기가 이렇게 마음 깊이 다가올 수가 있을까!
코뿔소 노든이 자신이 코끼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코끼리 고아원에 있는 코끼리들은 코와 귀가 자라는데 자신에게는 코에 뿔이 있기 때문이다. 코끼리 고아원의 코뿔소는 그곳에서 자연스럽게 코끼리들과 어울리면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 어느날 까마귀는 어딘가에 노든과 같은 코뿔소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그래서 노든은 이곳을 떠나 코뿔소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로 한다. 
안락함 보다는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싶어서....
노든은 넓은 세상에서 마음껏 뛰놀면서 아내와 딸을 갖게 된다. 이런 행복은 인간들로 인하여 무너진다. 아내와 딸은 인간의 총에 희생되고 노든은 파라다이스 동물원으로 오게 된다.
긴긴밤을 악몽에 시달리는 노든은 코뿔소 앙가부를 만나서 다시 행복을 찾게 되고 인간의 복수를 위해서 동물원을 탈출하기로 한다. 그런데 또다시 인간에 의해서 앙가부는 희생되고....


노든에게 다시 다가오는 펭귄 치쿠와 윔보는 버려진 펭귄알을 부화시키려는 노력을 한다.동물원에 화재가 나고 이런 혼란 속에 동물원을 탈출한 노든의 곁에는 펭귄 알이 든 치쿠가 함께 한다. 함께였기에 견딜 수 있었던 긴긴밤들. 


노든과 치쿠는 펭귄알과 함께 바다로 향한다. 힘겨운 날들을 견뎌 내던 치쿠는 죽지만 펭귄 알은 부화되어 다시 바다를 찾아 나선다. 아빠가 된다는 것, 반드시 바다를 찾아 가겠다는 신념. 노든은 아내와 딸 그리고 앙가부를 희생시킨 인간들에 대한 복수심과 자신의 뿔이 잘린 상실감 등으로 인간에 대한 복수심을 갖고 있는 반면에 인간들 중에도 자신을 치료해 주고 돌봐준 고마운 인간도 있음을 알게 된다.


자식도 아닌 펭귄 알의 부화와 바다를 찾아 주려는 열정은 노든의 삶의 여정과도 같다.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은 약 13페이지에 걸쳐서 그림만 그려져 있다. 열린 결말이라고 할까.


이런 부분은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이 부모님과 함께 토론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긴긴밤>은 제 21회 문학동네 어린이 대상을 받은 작품이다.
심사평을 보면,  " (...) 귀여운 동물 이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화도 아니다. 어떻게 해도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지만, 그래도 정의해 보자면 이것은 늙은 코뿔소와 어린 펭귄의 로드 무비이다. 둘의 걸음에는 고통이, 슬픔과 분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뜨겁게 붙잡아야만 하는 희망과 오늘이 있다. 길 위에, 듬성하고 촘촘한 둘의 기우뚱한 발자국에, 이 모든 것이 아로 새겨져 있다. " (심사평 중에서 p. 140)


코뿔소 노든과 펭귄 치쿠 그리고 어린 펭귄의 이야기는 그들이 느꼈을 긴긴밤 보다도 더 긴긴밤이 되어 마음 속에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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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 - 내세에서 현세로, 궁극의 구원을 향한 여행 클래식 클라우드 19
    박상진 지음 / arte(아르테)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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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테 알리기에리 (1265~1321): 호메로스, 셰익스피어, 괴테와 함께 세계 4대 시성이라고 한다. 엥겔스는 "단테는 최후의 중세 시인인 동시에 최초의 근대 시인" 이라고 했다. 


    <클래식 클라우드 19> 는 단테 연구의 최고의 권위자 박상진 교수가 단테의 발자취를 따라서 "내세를 여행하는 이야기이자 지금의 삶에 대한 의미를 묻기 위해 떠난다." (책소개 글 중에서)
    박상진 교수는 " 이 여행에서 나는 가능한 대로 단테의 시선에 머물렀던 대상의 흔적을 찾아 헤맸고, 그것이 그의 언어에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확인하려 했다. " (p. 16)
    " 이 책은 평전과 기행문을 더한 형식을 띤다. 평전은 한 사람의 일생 이야기이니 시간 순서대로 서 내려 가는 것이 맞고, 기행문은 한 사람의 여행 이야기니 공간 순서대로 따라가는 것이 더 맞다. 평전의 주인공 단테와 기행문의 주인공 나를 잘 포개 놓는 일이 중요하다. 단테의 일생을 따라가는 평전이 이 책의 뼈대를 이루지만, 그 일생이 어디서 펼쳐졌는지 추적하는 내 발길이 적절하게 살이 되도록 했다. " (p.p. 16~17)


    출판사 arte의 <클래식 클라우드 :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의 작가들은 누구나 위와 같은 생각을 하면서 여행을 떠났고, 그들이 취재해야 할 거장의 발자취를 따라 갔을 것이다. 
    단테를 알기 위해서는 그의 대표작 <신곡>을 읽어 봐야겠지만 나는 그 책을 읽지 않았기 때문에 내용을 알지 못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신곡>여기 저기에 적혀 있는 글들의 의미, 지역, 인물과의 관계들을 풀어주기 때문에 이해를 도와준다. 
    다만, 단테에 대한 기억은 이탈리아 여행 중에 시뇨리아 광장에서 우피치 미술관을 통하는 골목에서 본 단테의 생가 그리고 벽에 있던 단테의 토르소, 베로나의 단테상 등이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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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르시아 마르케스 - 카리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클래식 클라우드 29
      권리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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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arte 에서 야심차게 진행되는 프로젝트로 '클래식 클라우드 : 거장을 만나는 특별한 여행'이 있다.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이야기이다. 
      '책에서 여행으로, 여행에서 책으로, 나의 깊이를 만드는 클래식 수업'이다.  100인의 거장이란 작가, 예술가, 철학자 등을 막라하여 세기를 아우르는 인물들이다. 
      진행과정은 아직 39권 정도가 출간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유는 거장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작가 등이 그의 발자취를 따라서 유년시절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를 여행하면서 살펴봐야 하고, 그의 작품, 업적 등을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써야하기 때문일 것이다. 
      '클래식 클라우드'의 첫 출간은 2018년 4월에 <셰익스피어 * 황광수>로 셰익스피어의 450년 자취를 따라 런던에서 아테네를 찾아가는 이야기였다. 
      이 책이 출간될 때 마다 한 권씩 읽었는데, 아마도 10권 정도 읽고 잠시 멈췄다.
      그러다가 다시 <클래식 클라우드 29: 가르시아 마르케스 *권리>를읽게 됐다.


      가르시아 마르케스(1927~2014)는 가보라고도 하는데, 콜롬비아 작가이며 <백 년의 고독>으로 1980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나와도 겹치는 동시대를 산 작가인데도 나는 가보에 대해서 전혀 모르고 있었다. 가보는 어린 시절의 대부분을 외조부모 슬하에서 자랐다. 아버지는 의대를 중퇴하고 떠돌이 약장수였는데 말솜씨가 유려했다.  가보에게는 아버지의 혼전 자식 4명을 포함하여 15명의 형제가 있었는데, 형제간의 우애가 깊었다.
      가보는 자라면서 외조부의 콜롬비아의 비극적 현실을, 외조모는 기괴하고 불가사의한 카리브해의 신화와 전설, 미신 등을 들으면서 자랐다. 이런 이야기들은 가보가 법대를 중퇴하고 작가의 길로 들어서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에게 노벨 문학상을 안겨 준 <백년의 고독>을 쓰기 전에 쓴 작품들은 1,000부 이상 팔린 적이 없다.
      가보는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면서 글을  썼는데 <백년의 고독>의 590매의 원고를 출판사에 부칠 돈이 없어서 원고의 반만을 보냈다. 이를 읽어 본 출판사 담당자는 나머지 원고를 읽은 마음을 참지 못하고 원고를 부칠 돈을 보냈다고 한다. 
      이 책은 초반 500부에서 시작하여 남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이 됐고, 그를 '남미의 세르반테스'라고 불리게 했다.
      <백년의 고독>은 6대에 걸친 부엔디아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내용이 너무 복잡해서 한 번 읽고 이해하기가 힘들다고 한다.


      이 책 속에는 그의 외조부모에게 들었던 많은 이야기들이 등장한다. 또한 가부는 <백 년의 고독>이외의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가상의 인물이 아닌 자신이 살면서 마주쳤던 인물들을 소설 속의 인물, 그들의 성격도 어떤 소설 속의 캐릭터가 됐다고 한다. 그의 작품들을 읽어 보면 그의 주변 인물을 알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가보의 성장과정, 문학세계의 발자취를 따라서 소설가 권리는 아라카타카(유년시절), 보고타(문학청년), 바랑카야(바랑카야 그룹을 만난 곳), 카르타헤나 (작품 콜레라 시대의 사랑의 배경) 등을 찾는다.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에 관련된 이야기는 <납치 일기>에 잘 나타나 있다. 납치, 살해, 테러로 악명높은 에스코바르이지만 그를 기리는 박물관과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도 아이러니이다.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으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고, 그는 이 책을 통해서 마술적 리얼리즘이라는 새로운 소설 미학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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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과 (리커버)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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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하반기 베스트셀러로 핫이슈가 된 책이 '구병모'의 <절창>이다. 구병모 작가의 소설은 오래 전에 읽은 <위저드 베이커리 /2009년>와 <아가미 /2011년>가 있다. 
      읽을 당시의 느낌 조차도 생각이 나지 않기에 이 책들을 다시 읽으려고 한다. 그러던 중에 <파과/2018년>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이번에 읽게 됐다.



      <파과>는 작가가 냉장고 속의 상한 복숭아를 꺼내는 순간에 뭉개지는 것을 보고 이 소설을 쓰게 됐다는 설이 있는데, 소설 속에서도 동네 병원 페이 닥터의 아버지 과일 가게에서 산 복숭아를 냉장고에 넣어 놓고 한참 후에 생각나서 보니 색이 변하고 뭉개진 그런 이야기가 나오기는 한다. 아마도 파과는 더 이상 쓸모가 없는 버려진 과일에 주인공의 처지를 빗댄 것이 아닌가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 조각이 버려진 유기견을 데리고 와서 무용(無用)이란 이름을 붙인 것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조각(爪角)은 12살에 친척집의 식모로 더부살이를 간다. 형제가 많아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편안한 잠도 못 자는 자신의 집 보다는 훨씬 좋기는 하지만 이 집에서도 쫒겨 나게 된다.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류를 만나게 되고 청부살이업자가 된다. 그들은 자신들을 방역업자라고 말한다. 각종 쥐, 벌레를 구제하는 역할을 하는 것과 누군가 세상에서 없애고 싶은 자를 제거해 주는 것이 같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렇게 40여 년을 청부업자로 살아 오면서 65살의 나이가 된다. 예전과는 다르게 민첩한 행동도 힘들고, 이런 저런 실수도 하게 된다. 그러니 조직에서 밀려나게 되는데....
      다친 자신을 치료해 준 의사 그리고 그의 가족들에게 연민을 느끼기도 하고, 박스를 줍는 노인을 도와 주다가 자신이 제거해야 할 대상을 놓치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청부업자로서 남에 대한 배려, 연민과 같은 감정이 없었는데.....
      여기에 청부업 사무실의 30대 투우와의 갈등도 생기게 된다. 투우는 조각을 미행하기도 하면서 그녀가 점점 조직에서 쓸모없는 처지가 되어 감을 인지하게 된다. 투우와 조각은 예전의 어떤 사건으로 얽혀 있다. 그래서 투우는 조각의 연민의 대상인 의사 딸을 납치하는 도발을 하면서 조각을 제거하려는 음모를 꾸민다. 
      무미건조할 정도로 사람사는 정이 없는 조각, 그에게 찾아 온 새로운 감정들, 그를 이용하여 조각에 대한 복수를 하려는 투우.
      피튀기는 내용들이 담담하게 전개된다. 그래서 오히려 이 소설이 더 잔인한 것은 아닐까. 



      조각과 투우의 한바탕 처절한 죽고 죽이려는 이야기가 전개된 후에 마지막 부분에서는 너무도 평화로운 내용이 전개된다. 조각의 별명은 손톱이기도 했는데, 그래서 남아 있는 한 손의 네일이 가져다 주는 의미가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이 소설은 뮤지컬, 영화로도 제작됐다. 파과를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위저드 베이커리>, <아가미> 그리고 <절창>을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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