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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먼저입니다 - 한동훈의 선택
한동훈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5년 2월
평점 :
한동훈 국민의 힘 당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던 날, 떠나는 그를 아쉬워 하는 지지자들에게 남긴 말이 가슴을 뭉클하게 한다. " 여러분,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마세요, 저를 위해 아무 것도 하지 마세요. 제가 여러분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운전을 하시던 분이 눈물을 훔치시던 모습도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책 저 책 닥치는대로 읽는 나는 그동안 정치인의 책을 여러 권 읽었다. 리뷰도 작성했는데, 어느 순간부터 정치인의 책은 읽지를 않게 됐다. 내가 쓴 리뷰를 읽을 누군가에게 잘못된 인식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정치인의 책에 대한 리뷰를 삭제하려는 생각도 했었다.
그런 나에게 한동훈의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읽게 된 책이다. 그동안 한동훈의 진실된 모습을 보았고, 우리나라의 정치를 새롭게 바꿀 수 있는 정치인이라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3일 늦은 밤, 아무런 생각 없이 우연히 켠 TV에서 비상 계엄이 선포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됐다. 순간적으로 비상계엄에 대한 기억들이 떠올랐다. 박정희 정부 시절에 학창시절을 보냈기에 비상 계엄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다.
대학의 문이 굳게 닫히고 무장한 군인들이 등교하는 학생들을 돌려 보내기도 했다. 학생들은 이에 맞서 데모를 했다.어떤 날은 최루탄이 뿌려진 교정을 눈물을 흘리면서 올라가기도 했다. 학생들이 많이 모인 자리에서는 서로 서로 말조심을 했다. 누군가에게 끌려 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시절에는 1학기는 어찌 무사히 수업이 이루어졌지만 2학기는 수업을 할 수 없어서 중간고사 성적과 과제물로 성적을 대체하기도 했다.
그런데 2024년에 비상계엄이 선포됐다니 ... 44년 만에 비상계엄이란다.
계엄의 한 복판에 있었던 한동훈이 이번에 책을 출간했다.
한동훈은 <국민이 먼저입니다>의 '여는 글'에서
"(...) 정치인은 역사와 대화하려 할 게 아니라 현실에서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그런데 2024년 12월 3일, 그날 밤 저는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으로 역사로부터 질문을 받는다고 느꼈습니다.
'계엄이래, 어쩔 거야?'라는 질문.
'걱정 마, 내가 할 일이 뭔지 알아' 제 대답은 그랬습니다."
그는 " 기억은 쉽게 증발된다. 기록되지 않은 기억은 역사가 되지 못하는 법이다."라는 생각에서 책을 쓰게 된다.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여당대표로서 그 누구 보다 가장 먼저 이번 계엄이 "요건에도 맞지 않는 위법한 위헌적 비상계엄"이라고 말했다.
<국민이 먼저입니다> 책의 구성은
1. 한동훈의 선택 - 계엄의 밤, 선택의 순간, 진퇴의 시간
비상계엄 선포 이후 당대표 사퇴까지의 14일 300시간 동안에 일어난 이야기를 담아낸다.
2. 한동훈의 생각 -너와 나, 오늘이 행복한 나라
언론인이자 미래학자인 윤석만이 인터뷰어로 한동훈에게 국민들이 궁금해 하는 한동훈의 생각을 인터뷰한다. 정치인 한동훈이 바라는 대한민국을 그의 정치관과 철학으로 풀어나간다.

이 책은 읽기 시작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한동훈은 이 책을 카페에서 핸드폰으로 쓰기 시작했기 때문에 문장이 단문이라고 말한다. 그런 점이 독자들에게는 쉽게 읽힌다. 책 속의 문장들은 마치 한동훈이 옆에서 조근조근 이야기해 주는 것처럼 읽으면서 그의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아니 그의 말투, 억양까지도 느껴져서 더욱 친근감을 가져다 준다.
한동훈이 법무부 장관으로 등장하면서 미지의 세계에 있던 그의 인성과 면모를 볼 수 있었다. 합리적이고 논리적인 생각, 약자를 배려하는 모습 (강강약약)
그리고 정치인 한동훈은 또 다른 모습을 보여 줬다.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
총선에서 전국을 뛰어 다니며 열정적으로 유세를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에게 총선 참패의 책임을 묻는다. 당선된 의원들도 그를 향해 비난을 쏟아내던 의총의 모습,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용기.
그는 어떤 비난에도 묵묵히 자신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항상 그는 말한다. "저는 나라가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이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읽은 지는 며칠이 지났지만 쉽게 리뷰를 쓸 수가 없었다. 글로는 표현할 수 없는 그런 마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동훈은 비대위원장이 되기 직전에 법무부 장관,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를 받았다고 한다. 총선 중에도 사퇴 요구 그리고 또 여기 저기에서 흔들기 작전...
그의 입지는 좁아지고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작년 추석, 라디오 방송에서 음악을 선정하면서 한 말이 생각난다.
" 국가와 국민이 잘 되는 길이라면 절벽에서 주저없이 뛰어 내리겠다"는 정치적 신념과 결단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항상 자신을 낮추면서 '경청하겠습니다.', '제가 더 살피겠습니다.'
누구 탓을 하지 않고 자신에게서 모든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 그런 정치인이 지금까지 얼마나 있었을까!
한동훈이 정치인으로서 가장 먼저 한 말 중에 마음에 와닿는 한 문장,
" 함께 가면 길이 됩니다."
이에 답하고 싶다. " 그대 혼자 걷지 않을거예요. 우리랑 함께 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