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동안 냉장고에 담겨있던 캔맥주를 땄다. 딱 한모금이 좋은데. 남은 걸 버릴 수 없으니 다 마셔야지. 내일은 주일학교 꼬맹이들 간식사주기로 한 날이다. 지난주, 아니 지지난주에 사줄까,하다가 내가 굳이 간식을 줄 이유가 없어서 그냥 넘겼는데 애들이 당연히 내가 사주기한 것처럼 떼를 썼다. 지난주에. 그냥 간단히 먹고 끝낼 수 있었지만 내일로 한주를 더 미룬 이유는. 얌체처럼 말도 잘하고 분위기 파악도 빠르지만 시험공부한다고 그냥 집으로 가버리곤 하던 녀석이라 왠지 거리감이 조금은 느껴지는 범생이 타입인 녀석이 같이 가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지난 주에는 집에 가야하고 이번주 간다면 같이 갈 수 있다며 망설이길래. 선뜻 다음주 햄버거, 오케~! 외쳐버렸다. 흠~ 간식비 보조해주겠다던 때도 간식비는 안나왔고. 직장없으면 그나마 교회내 봉사활동도 조금 심난하겠다는 생각은 나의 과장인가?
아, 이럴 시간에 책 읽었음 벌써 한 권을 제꼈겠다는 생각을 해보긴 하지만. 사는게 어디 그렇게 계획적이고 유익하기만 한것이더냐. 그렇게 살았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거야. 난 지금의 내가 좋아. - 오호~! 이런 긍정적인 생각은 언제부터?
어쨌거나 그래도 지금보다는 좀 더 적극적으로, 열심히 공부를 해야지 않을까 싶다. 오늘도 농담삼아 웃으며 얘기했지만 확실히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자식걱정으로 향후 몇년간의 계획을 세우고 있을 때 나는 오로지 나 자신만을 생각하고, 또 나 자신의 일이기에 얼렁뚱땅 팽개치고 이렇게 늘어지게 살아가고 있는것같다. 개팔자 상팔자야... 어, 이건 지금 나와야 하는 비유가 아니던가?
사람들에게 얄밉게 말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 다른 누군가의 흉을 보고, 나 자신을 변명하기 위해 타인을 고자질하듯 비방하면서 얘기하고.. 그래. 뭐 굳이 얄밉게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 그런 사람을 보면 참 신기해진다.
사실 같은 사건도 관점에 따라 나쁜놈이 달라지는 거 아니겠는가. 나는 오랫동안 같이 일한 사람이라면 그 습성을 알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역시 아니다. 누가 먼저 자기에게 유리하게 각색해서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 그래서 뭐 어쨌다고. 내 근무태도, 동료들과의 관계, 외부의 평가. 몽땅 개무시할 수 있어. - 아 좀 딴말이지만 언젠가부터 글버릇이 험해졌다. 내 말버릇이야 나랑 친한녀석들에게는 무지 험한것이 잘 알려져있지만 그래도 글씀씀이는 좋아야 할 것 아닌가. 넷상에서만이라도 좋은척 해야지. 안그래? 근데 나이를 먹어갈수록 점점 좋아지는게 아니라 점점더 거침없어진다. 특히나 개무시, 왜 자꾸 개를 욕하는거냐고. 엉? -
아무튼 하려던 말이 뭐지? 어, 그러니까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고 어떻게 드러내느냐는 것은 이놈의 사회생활에서 그냥 드러나는 인성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이지. 일도 못하고 능력도 안되고 국장앞에서'만' 열심히 하는 척 하는 그누군가의 직장생활은 아주 편하다. 주위의 모두가 그누군가를 욕하고 있어도, 그런것을 국장이 안다고 해도 자기에게는 충복이니까 잘해줄수밖에. 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을 믿지만, 누구에게나 인간은 평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믿지만, 누구나 평등한 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그래, 나도 차별하는 건 마찬가지 아니던가. 아니, 사실대로 얘기해. 인간취급도 안하면서 무슨 차별?
아니 그런데 오늘 나 왜이래? 유난히 꼬여있어보이지 않나?
아는 애에게 '하우스' 얘기를 했더니, 그녀석 친구가 몽땅 구워서 보내준댄다. 아니, 사실대로 얘기하자면 구워보내줄 수 있다고 하니 덥썩, 행여 안보내줄까봐 '꼭 보내주라 그래'라는 말까지 하면서 보내달라고 했다. 조만간 나도 하우스의 매력에 빠지게 될까?
지금 당장 보고 싶은 것은 에반게리온과 피아노의 숲. 불가능한꿈은 버리고.
읽어야 하지만 읽기 싫은 책이 눈에 확 들어오니 그냥 자고 싶어지네. 오랜만에 강백호의 뻘짓을 봐볼까..싶기도 한데.
내 안에 괴물이 자라고 있어.
뜬금없다. 몬스터를 꺼내기가 더 쉽구나. (만화책 얘기였지만, 쓰고나서 생각해보니 왠지 말장난같은 진담인거잖아. 언젠가 후배녀석이 내 농담에는 은근히 뼈가 들어있다고 하던데, 이런 말장난을 좋아하는 내 습성이 버릇이 된거였던가? 뼈있는 농담을 하는거.. 은근히 상대를 불편하게 한다는거, 모르지는 않지? 내가 그래서 미움받나?
아니, 이건 또 뭔말이야? 나를 좋아하는 녀석들도 많았다구. 지금도 나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많고. 누구나 다 나를 좋아하면 내가 사람이야? 천사지. 안그래? 그래, 내 안에 괴물을 키우고 있는 나는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이고. (개같은 인간이라고 할지도 모를 당신,도 똑같어!). 난 이런 내가 좋아. 앞으로 더 나아지려고 노력하겠지만, 그럼에도 지금 현재의 나 역시 좋은 사람이야. 긍정의 힘. 대단하지 않나?
헛소리 한거 없나, 살펴볼까 싶은데. 젠장. 뭐 이리 길게 썼냐. 긴 글 싫어하니까 다른 사람들도 잘 안읽어보겠지. - 풋! 즐거운 토요일이야. 즐기자고... 벌써 모기 여섯마리 잡았는데, 떠돌아댕기는 모기가 더 많은거 같다. 이넘들아~! 여름 다 지났는데 왜 이 난리냐고. 무지 간지럽거든? 제발 그만 물어뜯고 사라져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