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을 쓰면 환경이 오염된다. - Everyone Knows!!!

회사원들은 개인 머그컵을 사용해야 한다. - Many people try.

하지만 개인 머그컵을 사용하는 것이 너무나 번거롭고 스트레스가 쌓인다면,
차라리 종이컵을 쓰는 게 낫다.

오늘 아침 평소 보다 일찍 출근하여 머그컵을 씻다가
"설거지 부대"가 떠올랐다. 그 요란한 "설거지 부대".

회사가 지금 빌딩으로 이사오기 전 빌딩은 19층에 여자 화장실이 없었다.
그래서 20층 화장실은 항상 붐볐다.
20층에는 모 회사의 안내센터가 있었는데,
매일 아침 "설거지 부대"가 요란하게 설거지를 했다. 조직적으로!

20개 넘는 머그컵을 커다란 쟁반에 들고 와서
비장한 각오로 고무장갑을 끼고 워밍업을 한 다음,
한 사람은 퐁퐁을 묻혀 거품을 내고, 다른 한 사람은 흐르는 물로 헹구었다.
어찌나 열심히도 하는지....
아침부터 "설거지 부대"를 만나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설거지 부대"를 볼 때 마다 생각했다.
차라리 종이컵을 쓰지...
자기 컵 자기가 씻으면 될 것을 왜 그 난리인지...

설거지 당번은 모두가 평등하게 돌아가면서 하는 것도 아니고
막내들이 순번을 정해서 했다.
(자발적인 행동인지 관습을 따라야 하는 비극인지, 혹은 상부의 지시인지는 알 수 없다.)

한번은 선배사원의 "지도편달"을 목격한 적도 있다.
뉴 페이스가 설거지를 하고 있었다.
고참이 말했다.(※설거지 부대 전원은 20~25세의 여자)

" 이렇게 길쭉한 컵은 그렇게 씻으면 커피 자국이 안 지워져.
솔을 넣어서 닦아야지."

환경오염....막아야 한다. 쓸데 없이 쓰레기 만들면 안 된다.
하지만 환경보호를 다른 사람의 노동력에 의존하여 한다는 것은?
뭔가 불편하다.

환경보호....거창해 보이지만 사실 일상에서의 환경보호란 습관의 산물이다.
음식 안 남기기,
먹을 만큼만 시키기(욕심 부려 많이 시키지 말기),
휴지는 휴지통에,
자기 컵은 자기가 책임지기.

"설거지 부대"에 의존해서 "그린 오피스"가 되기 보다는,
차라리 종이컵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면 자기 완결형의 진정한 그린 오피스가 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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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03-0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적으로 동감하옵니다. 님의 글을 읽으면서 항상 고개를 끄덕이죠(자는 거 아니어요!!). 전부터 님의 서재를 찾았으면 좋았을 걸 그랬다 싶은데요, 앞으로 잘하면 되죠??

marine 2005-03-0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 머그컵을 남에게 맡기다니, 놀랍군요 머그컵은 바로바로 씻지 않으면 커피 자국 달라 붙어서 잘 안 씻어지잖아요 여자 농구 선수들은 선배들 빨래까지 맡아서 하는데 정은순 선수인가는 자기 집 빨래까지 숙소에 가져와서 후배들 시킨다고 원성이 자자했다는 얘기가 생각나네요

nemuko 2005-03-08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늘 예리한 눈썰미와 그걸 풀어가는 글솜씨에 감탄합니다....

드팀전 2005-03-08 1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치사하군.다 본전생각나서 그런거죠.그러고 보니 군대 있을 때 생각이 나네요.
제가 사단 본부대 있었거든요.저도 첨에 식판을 무지하게 닦았어요.점심먹고 당연하다는 듯.때론 '수고해'하면서 다 놓고 가더군요. 저희 동기들이 좀 많았거든요.그래도 1인당 10개 이상은 닦아야 했어요.그래서 저희 동기들과 약속을 하나했죠. 나중에 우리가 고참되면 지껀 지가 닦자. 그래서 다음 기수가 들어왔을때 우리껀 우리가 닦았어요.고참들꺼까지 뭐라 할 수 없으니..그건 후임들이 닦았지요.그 다음달이 되니 저희 동기들과 바로 밑 기수들도 자기껀 자기가 닦았지요.지들이 우리 눈치봐야 되니까 그렇게 할 수 밖에.이렇게 이렇게 하면서 나중에 저희 윗고참이 나가고 나니...전부 각자 식기는 각자 닦게 되었답니다.오래전일이지만 그때 그일은 아직도 뭔가 의식적 노력으로 변화를 이끈 소중한 경험이어서 아직도 기억합니다. 변화가 어떻게 오는 건지..작게 나마 느꼇던 추억입니다.
본전 생각 난다 하는 넘들이 사회발전을 막는 넘들입니다.처단하라!!!

2005-03-08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03-08 12: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kleinsusun 2005-03-08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 멋진 경험입니다.
개개인의 공감대와 노력이 조직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군요.
그 "설거지 부대"도 변화했으면 좋겠어요.

kleinsusun 2005-03-08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앞으로 많이 지도편달해 주세용.
나나님, 맞아요.맞아.커피믹스는 설탕 많이 들어가고 끈적끈적해서 잘 안지워지쟎아요, 그걸 아침부터 수세미로 빡빡 문질러 닦고 있다니깐요. 헉
numuko님,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부끄부끄

2005-03-09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mannerist 2005-03-0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다른 이야기지만. 헤헤... 저희 사무실에서 머그잔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팀장님께서 명쾌하게 정의해주시더군요. "머그잔에다 담뱃재 털수 없는 거 아니냐." ㅎㅎㅎ

야클 2005-03-09 2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수선님의 예리한 관찰력과 문제의식,그리고 물흐르는 듯한 글솜씨! ^^
책 준비 잘 되어가나요? 날아다니는 참새가 맨발이라고 따라서 옷 얇게 입지 말고 따뜻하게 입고 다니세요. 감기가 다시 유행인가 봅니다. 항상 건강하시길~~~ ^^V

kleinsusun 2005-03-1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야클님. 봄옷 입은 사람들 틈에서 무안할 정도로 두껍게 입고 다니고 있어요. 야클님도 곧 바쁜 시즌 끝나시죠? 피곤하시더라도 힘내세요!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