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우울의 말들 - 그리고 기록들
에바 메이어르 지음, 김정은 옮김 / 까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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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근사한 짙은 안개가 종일 뒤덮인 날이었고 오늘치 걸음을 걷고 돌아오니 머리카락에 안개가 방울 방울 맺혀있었다. “(68)말하고 싶은 것을 결코 정확히 말할 수 없다는 점은 언어의 아름다움이자 어려움이다. 우리의 말은 언제나 과하거나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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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3-01-13 22: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머리카락에 안개가 방울 방울 맺혀있었다 - 장쟝님 시인이시군요!

공쟝쟝 2023-01-13 22:28   좋아요 2 | URL
부서진 우울의 말들이 제게 묻힌 느낌을 표현해보았습니닼ㅋㅋㅋㅋㅋ 시 안읽어욬ㅋㅋㅋㅋ

잠자냥 2023-01-14 0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세먼지 아닌가요

공쟝쟝 2023-01-14 01:46   좋아요 1 | URL
송골송골 물방울들이 맺혀있었다네… 내 감송… 돌려내요….
 
나는 이렇게 사랑한다
다시, 정희진.

잠자냥 님 글을 가져와 엮인 글을 쓴다. 잠자냥한테 대차게 차여서 슬픈 이야기(!)는 아니다. 감사하게도 잠자냥님이 쭉 정리해오신 희진 샘의 강연 맥락을 읽어보니 어제의 강연과 오늘의 오디오 매거진이란 내가 읽어온 정희진이 내던지는 일종의 출사표(?)처럼 느껴지는 바(매문이 아니라 매거진!!이라니🫢), 사실 나는 어제 정희진 선생님의 강연을 처음 들어보았고 그 느낌은… 뭐랄까… 충격이었다. 


선생님은… 너무… 사랑스러운 사람이셨어🥹 게다가 선생님은 대(민)머리셨어 (으하하하하하!!!) 내 마음에 이미 들어와 있었던 첫 번째 대머리… 그 이름 정희진. (공쟝쟝 인생에서 소화할 대머리 3명/정희진,푸코,닉혼비/은 이제 끝났습니다. 대머리 사랑 용량 초과 초과입니다!) 


암튼, 요청을 받은 건 아니지만 잠냥님 글을 읽어보니 어제 내가 읽고 들은 내용을 소화시켜 나만의 맥락으로 정리하고 다짐하는 글을 써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잠자냥님의 강연 정리 글 👉🏻 https://blog.aladin.co.kr/socker/14257707  

그리고 2017년의 강연 ~ 2023년의 강연 사이에는 팬데믹이 있었다. 


어제의 강연에서 정희진 선생님이 생각하기에 인류사에서 중요한 전환의 지점이 1. 동서양의 만남  2. 자본주의의 대두 3. 플랫폼 자본주의 라고 하셨다. 다른 건 잘 모르겠고 중요한 건 3번이다. 선생님은 스마트폰을 하지 않으시고, 인터넷도 오직 이메일만 사용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내겐 그것이 선생님을 존경하면서도 멀게 느끼는 지점으로 작용했었다. (요즘 시대에 스마트폰을 쓰지 않고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는 것은 능력이다. 나의 경우 없으면 먹고살 수 없다. 스마트폰은 서양남이 만든 기술 문명과 자본주의의 총체라고 생각해서 환멸을 느끼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 몸이라는 걸 넘나 잘 알고 있어서ㅋㅋ 잘 조절하고 다루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샘이 놀랍게도 “만들어진 기술은 없어지지 않고 무조건 반대나 외면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문명(강연의 부제는 매체와 몸이었다), 즉 매체(미디어, 몸의 확장)를 어떻게 잘 활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셨기 때문에 좀 안심하게 되었달까. 팬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강연이 줄었던 희진샘이 줌도 하시고 오디오 매거진도 하시고 ㅋㅋㅋㅋ 암튼 몸의 확장을 활용하시기로(?) 맘을 먹으셨나 보다. 무리는 하지 않으셨음 좋겠는 데 또 오디오로 만나니까 나는 넘 좋고 그래요. 쌤.


어쨌든 나 역시 선생님의 강의 내용에 동의한다. 세상은 나빠질 것이다. 더 나빠질 것이다. 그런데 나는 나빠지기 싫다. 그러니까 공부를 할 것이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공부가 선생님이 하자고 하는 공부인 것 같아서 난 좀 뿌듯하기도 하다. 내 공부는 그건. 난 나에게 질문을 할 것이다. 내 질문을 없애지 않을 거다. 뭐 이런 걸 다 묻나 싶은 것을 계속해서 나한테 더 물을 거다. 읽을 거다. 쓸 거다. 좋은 독자가 되고 싶다. 내가 더 나빠지지 않는 방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남들이랑 같이하면 좋겠지만 같이 못해도 상관없다. 그냥 나는 한다. 할 수 있는 걸 할 수 있는 만큼. 못하겠으면? 안 하면 된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이게 공부가 업인 사람과 공부가 취미인 사람의 차이인 것 같아서 난 좀 좋은데… 그런데 취미라고 해서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꽤 많이 진지하다. 흠. 난 좀 그래.


그러니까 앎비앎. 앎을 비워내는 앎.을 하자고 이웃 ㄷ님과 이야기했던 적이 있다. 작년 여름이었다. 누가 더 정희진 선생님을 좋아하는지 겨뤄보자고 몇 마디 나누다 말고 나는 ㄷ님께 졌다. ㄷ님은 희진샘이 사랑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하고 계시더라고🤪 나는 그러하지 못했다 ㅋㅋㅋㅋ 정희진 샘 글 나만 읽고 싶은 욕망을 사실 아직도 버리지 못했다(근데 이건 선생님도 그랬다고 하셨닼ㅋㅋㅋㅋ ). 


하지만 이번엔 진짜로 희진샘한테 배운 사람답게(?) 나의 공부를 공유하도록 하겠다. 바로 이 문장이다.



“(148) 세상에는 진실도 객관도 사실도 없다. 그것으로 작품의 의미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다. 보이는 세계와 보이지 않는 세계가 있을 뿐이다. *보이는 세계에 대한 확신과 보이지 않는 세계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만이 위험하다.*(...) 본 것이 지식으로 자리 잡을 때가 가장 위험하다. *앎은 기존의 앎을 비워내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150) 앎이 내가 본 것과 안 본 것 사이에서 정해지는 사회는 바람직하지 않다. 서로 자신이 본 것만이 진실이라고 싸우기 쉽다. 전체도 부분도 없다. *앎의 범위를 아는 것이 불가능한 일임을 인정*하고, 내가 지금 어디에서 말하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 일상이 앎이요, 삶이어야 한다.”

“(24) 주체의 말이 상대화되고 부분화 될 때 대상도 여러 모습으로 달리 보일 것이다. 이렇게 부분적 관점은 대상에 관한 이야기를 더 개방할 수 있고 더 다양하게 말할 수 있다 물론 이건 상대주의가 아니다. 상대주의와 반대다. *상대주의는 인식자의 위치, 부분성에 관한 인식이 전혀 없다*. 부분적 관점은 모두들 똑같이 ‘여럿 중의 하나’라고 보는 탈정치가 아니다. 자기 입장의 사회성과 정치학을 분명히 하면서, 인식하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는 실천이다. 인식 대상에 대해 말하기 전에, 말하는 자신에 대한 사회적 신원, 위치, 체현을 밝혀야 한다. 다시 강조하면, 본디 말하기, 글쓰기는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고 쓰는 것이다.”


멀리 해러웨이까지 다녀올 필요는 없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 글들은 페미니즘을 우리가 함께 읽고 쓰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와닿아하며 읽지는 못했을 문장이다. 


GDP에는 포함되지도 않는 무급 가사노동, 부불 재생산 노동을 하는 전업주부인 ㄷ언니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계산되지 않는 노동*을 하는 사람이다. 언니는 페미니즘을 읽는 것이 자신의 삶의 대부분을 부정하는 것처럼 느낀 적이 많았지만 읽기를 멈추지 않았다. 가부장제 자본주의는 여성의 재생산 노동을 폭력적으로 ‘자연화’했다. 자연화된 노동에 ‘돌봄 노동’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그것을 한쪽 성별이 아니라 사회 전체가 하는 방향으로 동시에 그 가치를 재편성하자는 움직임은 페미니즘이 없었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강남역 페미사이드보다는 미투 운동에 훨씬 충격을 받았고, 내가 당해왔던 잊어버리고 살려고 했던 많은 일들을 다시 떠올리면서 일상 생활이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말하지 않는다고 없는 일이 아니게 된다는 것을 아프게 알게 되었다. 이후에 N번 방을 거치면서는 내가 *‘안 본 것’도 알게 될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이 모든 것이 스마트폰 덕분일지도 모르겠다. 나의 경우 내게 보이지 않는 다고 없는 일이 아니며 내가 본 것이 다도 아니라는 사실을 좀 선명하게 알게 되었다.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억압되거나 해방(?)되거나와 상관없이 남성중심 사회에서 대상화되고 거래된다. 그건 사회적 일탈이 아니라 규범이었다. 안다는 건 확실히 상처받는 일이다.


우리는 알라딘 서재에서 서로 다른 책을 읽다가 만났고 어쩌다 보니 페미니즘 책을 5년째 함께 읽고 있다. 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고 뇌피셜 리뷰를 주렁주렁 쓴다. (언제나 시간 빈곤에 시달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오탈자도 체크 안 하고 그냥 막 주렁주렁 쓴다) 그러면 ㄷ님은 조용히 먼 댓글(트랙백이라는 기능을 ㄷ님을 통해 알게 되었다)을 달아서 자신의 경험에서 해석된 다른 이야기를 단정하게 정리해서 써주신다. (알라딘에는 자기가 쓴 글 자기가 공유하기라는 훌륭한 문화ㅋ가 있는 데… ㄷ님도 그런 문화에 한 몫하고 계신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 나는 “아, 몰랐구나” 하는 걸 알게 될 때가 좀 많았다. 이런 날들이 쌓여서 나는 그와 친구가 되었다. 실제로 만나서 가끔 일상을 공유하는 친구. 좀 쑥스러운 말이지만 나는… 앞으로의 내가 겪을 수 없을(?) 경험을 공유해주면서 나의 앎을 풍부하게 만드는 이 우정에 매우 만족한다.


“(16) 영화를 보고 인상적인 장면이나 생각하는 주제가 모두 똑같다면? 그런 인생, 그런 세상을 원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아니, 같은 감상은 불가능하다. 감상이 비슷하다면 우리는 획일화된 ‘OO주의’나 지배적인 통념에 갇힌 사회에 살고 있다는 뜻이다. 사회 구성원에게 환원주의나 전체주의가 강요되거나 우리 스스로 그것을 선택한다면, 그런 상황만큼 두려운 세계도 없다. 다행스러운 것은 우리의 몸이 똑같은 방식으로 텍스트와 접속할 수는 없다는 사실이다. 몸의 개별성 때문이다. 그러나 이 다행스러움이 실현되려면, 각자 다르게 접속한 방식을 드러내야 한다.”


정희진 샘의 이 책을 읽다가 “앎은 기존의 앎을 비워내는 작업”이라는 문장이 그동안 우리가 알라딘에서 쓰고 주고 받은 글들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같은 텍스트를 읽고 다른 감상을 내놓고 다른 앎에 도달하고 기존의 앎을 비운다. 그것은 같아지기 위함이나 반박, 경쟁이 아니라 다른 몸이 겪어낸 다른 세상과 지식을 알고 배우는 ‘기쁨’이었다. 


책을 다 읽고 이 책을 가장 좋아한다는 ㄷ님께 정중하게 부탁했었다. ㄷ님, 우리 그거 해요. 앎비앎 친구. 나 ㄷ님이랑 하는 게 앎비앎인 것 같거든요. 우리가 진짜 공부하는 사람들은 아니니까(걍 알라딘 서재하는 사람들ㅋㅋㅋ) 솔직히 아는 거 비우기 너무 쉽고 안 아까운 건 사실이자나요. 우린 앎비앎 하기 제일 쉬운 위치성을 가지고 있음!!! 게다가 지적 열망은 또 너무 거대하고요??!! (결여는 갈망, 욕망을 낳는다 ㅋㅋㅋㅋ) 당연한 결론이지만 ㄷ님은 흔쾌히 승낙하셨다. 말이 앎비앎 친구지 사실 걍 희진샘 팬클럽(?) 같은 거라서 ㅋㅋㅋㅋㅋ 어제는 자연스럽게 정희진 샘의 강연을 함께 들으러 갔는 데… 

그대, 잠자냥을 알아봐 놓고 나한테 말 안해준 건 너무 했네요. 정말. 단.발.머.리님!!!!😔


그렇다. 알라딘 서재의 단발머리님은 나의 앎비앎 친구다. 우리의 목표(사실 이건 나의 목표)는 너무 치열하지 않게 알라딘에서 읽고 쓰는 것인데ㅋㅋㅋ 치열해지면 앎을 비워내기가 힘들어지기 때문이다ㅋㅋㅋㅋㅋ 뭐 근데 스스로 생각했을 때는 아무리 치열해도 ㅜㅜ 내 앎은 일주일이 지나면 다 휘발됨 ㅋㅋㅋㅋ 이미 비워져 있는 앎ㅋㅋㅋㅋ  앎비앎 아님 이비앎임 ㅋㅋㅋ 아무튼 단발님과 나는 오래오래 여기서 읽고 쓰는 친구가 되기로 했다. 너무 치열해지면 반칙이어서 중간에 아.아도 마시고 바닐라 라테도 마시고 쉬엄쉬엄 개미도 보고 나무도 보고… 가긴 가는데 어디로 가는지 알 수는 없다. 나는 NFT책을 읽으면 단발머리님은 인간 의식의 기원을 찾는 책을 읽는 뭐 그런 식ㅋㅋㅋ 그런데 어제 강연을 듣고 나니… 이런 우리들이야 말로 이러한 시대…에 ‘죄의식 없는 즐거움’을 누리는 넘나 훌.륭.한. 존재들 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친구란 얼마나 내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 오늘 서재에 가보니 단발님은 <전체주의의 기원>을 읽고 계신다. 나는 그러면 또 막 자부심이 돋아나. 나 정말. 친구의 지적 성장은 나의 성장. 친구의 개 멋져버림은 나의 멋져버림. 그렇다. 아직 자아가 굳건하지 못한 나(라고 쓰고 철면피를 깔지 못한이라고 읽는닼ㅋㅋㅋ)는 다락방님처럼 *나뽕*이 차오르는 게 아니라 *우정 뽕*이 차오르는 ㅋㅋㅋㅋ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참 우정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요?ㅋㅋㅋ


말 나온 김에 친구 자랑 한번 더 하자면… 내 생각엔 독서의 넓이로 치자면 알라딘에서 최고의 넓이를 자랑하는 (깊이는 잘 모르겠닼ㅋㅋㅋㅋㅋ) 내 앎비앎 친구는 책장 한편에는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갖춰놓고, 영어로 <섹스할 권리>를 읽으시며, 최근 ‘식인종’ 연구에 착수 하셨다고 한ㄷ… 님… 어디로 갈지 아무리 모른다고 하지만 대체 어디까지 가실건가요? 너무 멀리 가시는 거 아닙니까?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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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추앙과 우정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1-11 12:47 
    강연 가서 맨 앞자리에 앉는 것을 꺼리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맨 앞에, 맨 먼저를 꺼리지 않는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강연 20분 전쯤이었는데 팟빵홀 강연장에 사람들이 많이 도착하기 전이어서 어디든 원하는 자리에 앉을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쟝쟝님이 맨 앞줄, 정 가운데 자리에 앉자고 했을 때 속으로는 좀 망설여졌다. 맨 앞줄, 가운데 자리여서가 아니고. 아니고. 둘째 줄에 앉아야 선생님과 눈높이가 딱! 맞을 텐데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선생님과
 
 
건수하 2023-01-11 0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앎비앎이 궁금했는데 뜻을 이제 알았네요 :) 참 좋은 뜻!

(근데 겨우 알게 됐는데 비우는 거 좀 아깝다며...;;)

잠자냥 2023-01-11 08:42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 공감합니다

공쟝쟝 2023-01-11 08:44   좋아요 1 | URL
수하님 ㅋㅋㅋ 코로나후유증 관리 잘해요..! 읽은 거 아까워 하묜 안대요 ㅋㅋㅋ 빨리 비우ㅓ영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11 07: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제 쟝님 앎비앎 친구분 제3의 눈 부분에서 관찰력과 직관력까지 갖추신 면모에서 감탄했어요.
읽기만 하시는 게 아니라 그걸 삶에서도 적용?하시는 것 같아요. 친구 잘 만나셨어요ㅋㅋㅋ 많이 배우고 감탄할 부분이 많을 것 같으니(이건 저의 감입니다ㅋㅋ) 자주 얘기하고, 자주 만나세요^^
제3의 눈으로 감지하고도 말씀 안하신 건, 두 분을 위한 배려?가 아녔을까, 싶어요.^^;;
근데 그날, 제 친구도 만나셨죠?
또다른 멋진 친구분!!ㅋㅋㅋ
그분도 가까이 하시면 좋을 듯 합니다.
그리고 프랑스 육고님도 잘 달래서 꼭 만나보세요.
와...공쟝님 주변엔 배울 점이 많은 친구분들 바글바글하네요? 부럽습니다^^

희진샘 강연 이런 게 처음이어 매거진도 어떻게 신청하고 어떻게 듣는지 몰라 한참 헤매다 겨우 신청하고, 처음 들었거든요.
전 조금 깜놀했어요!
목소리가 너무나 경쾌하고, 잘 웃으시고, 마치 옆집 언니같은 느낌???ㅋㅋㅋ
친근하게 말씀하시면서 듣는 사람을 여기 저기 막 끌고 다니시는 느낌? 직접 듣는다면 정말 시간이 쏜살같이 지나가겠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전 매거진 들으면서 넘 웃겨서ㅋㅋㅋ....샘은 문명화 기계에 최적화 된 분이셨어요.ㅋㅋㅋ
암튼 강연 다녀오시느라 수고 많았어요^^

공쟝쟝 2023-01-11 09:42   좋아요 1 | URL
ㅎㅎㅋㅋㅋㅋㅋ 문명화된 기계가 좋아하는 샘 ㅋㅋㅋ 다른 멋진 친구분도 만났습니다. 다정하게 딸과 오셨더라고요 💕 넘나 멋진 모녀 여성연대 아닙니까? 참참 책 나무님도 제게 참 스승인거 아시됴?? (수줍)

잠자냥 2023-01-11 08: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그러고 보니 쟝쟝의 대머리 사랑을 위해! ㅋㅋㅋㅋ 쟝의 대머리들 다들 한 지성하네요. ㅋㅋㅋ 닉이 좀 떨어지는 거 같긴하지만 ㅋㅋㅋㅋ

그나저나 희진쌤 강연에서 더 많은 사유를 엮어낸 듯합니다.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 님과의 그 앎비앎 응원하고요,,,

근데 ㄷ님은 제가 저인 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막 아우라가 느껴졌나? ㅋㅋㅋㅋㅋ 나 잠자냥 같이 생겼어요? 내 주위에 막 털 날렸어요? ㅋㅋㅋㅋㅋㅋ (제가 그 위치 사진 올리지 않았으면 몰랐겠쥬?)

공쟝쟝 2023-01-11 08:50   좋아요 2 | URL
잠자냥냥님도 여기서 앎비앎 중이시않습니까? 남의 지갑을 비우게 하는 지비앎 공부 ㅋㅋㅋㅋ 저는 잘 모르는데 (사람에 대해서 만큼은 어떤 촉도 없음) 단발님은 하늘에게 선택당하신 분인 거 아닐까요?ㅋㅋㅋㅋㅋ 촉 단발 ㅋㅋㅋㅋ 촉수사유??

독서괭 2023-01-11 14:54   좋아요 2 | URL
육고쯤 되면 고양이털은 기본으로 달고 다니실 것 같은데요 ㅋㅋㅋ 털 알러지 있는 사람의 레이더망에는 쉽게 걸리실 듯 ㅋㅋ 단발님 촉이 좋으신가 봅니다. 앞으로 몸 조심해야겠다..(?)

라파엘 2023-01-11 09: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는 잠자냥님과 마찬가지로 단발머리님의 헤어스타일이 단발이 아니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고, 그렇다면 단발머리의 의미는 단정한 발문을 만들어내는 머리를 의미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ㅎㅎ

공쟝쟝 2023-01-11 09:2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희진샘 어제 강연에 털 이야기를 하세요 ㅋㅋㅋㅋ 서양남 지식인들의 권위는 털로 상징되서 ㅋㅋㅋ 우리 사회 지식인들도 권위를 위해서인지 털을 기른다고 ㅋㅋㅋㅋㅋ 단발 머리님은 저 때문에 대머리는 못하시니까 절제된 지식의 실천과 부분적 앎의 메타포로서 아이디를 단.발.머리로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2 입니다.

은오 2023-01-11 20:25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 장인 진짜 컨셉이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단정한 발문부터 양자역학까짘ㅋㅋㅋㅋ원래 이런걸 즐기는 사람이었어...특이한 캐릭터다...

공쟝쟝 2023-01-11 20:52   좋아요 2 | URL
은오님 이분 가끔 나타나서… 논문 알려주실 때도 있음…. ㅋㅋㅋㅋ 잠깐 의심했는 데 알라딘 직원이나 책추천 봇은 아닌 걸로 밝혀졌어요ㅋㅋㅋㅋ 주로 방학때 활발하게 출몰(?)하시고 제게 눈치껏 배운 (다잠공 마스터 하라고 알려드림) 개그력이 높아지고 있어 꽤나 드문 중년의 성장캐로 사료됩니다. 하지만 20대 은오님의 습득력이 한 만배쯤 빨랐어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01-11 20:56   좋아요 1 | URL
아, 재밌다ㅋㅋㅋㅋㅋㅋㅋ근데 쟝님 제가 중년의 성장캐 라파엘님보다 습득력이 빠르다지만 다잠공은 뭔지 모르겠습니다...

공쟝쟝 2023-01-11 20:57   좋아요 2 | URL
개그 배우고 싶어하시길래 다락방 잠자냥 공쟝쟝 글을 읽으라고 (내 입으로….) … 알잖아요… 글로 웃기는 거 ㅋㅋㅋ 그거 최고난도의 지성미거든요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1 21:00   좋아요 2 | URL
물론 라파엘님이 개그를 배우고 싶어한다는 것은 저의 추측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런부류(?)의 사람들이 가장 신기해 하는게 글로 웃기는 거라는 걸 난 알지 ㅋㅋㅋㅋㅋ 😏

은오 2023-01-11 21:05   좋아요 2 | URL
쟝님도 본인 웃긴 거 잘 아는구나ㅋㅋㅋㅋㅋ제가 쟝님이 제일 웃기다고 했죠? 😘 그와중에 라파엘님은 독자적인 캐릭터를 구축하셨고ㅋㅋㅋ성장캐 맞닼ㅋㅋㅋ

은오 2023-01-11 21:10   좋아요 1 | URL
아, 그리고 제 습득력의 8할은 쟝쟝님의 내리사랑이 만든겁니다 ㅋㅋㅋㅋㅋ 💕

라파엘 2023-01-11 21:12   좋아요 1 | URL
쟝님이 알려주신대로 잘 배우고 있어요!! 다잠공 댓글은 꼭 읽어보고, 특히 자냥님 댓글은 세번씩 읽어보고!!! 😃 근데, 중년의 성장캐라니, 칭찬인 듯 하면서도 뭔가 슬픈 느낌이다... 😭

공쟝쟝 2023-01-11 21:17   좋아요 2 | URL
은오//그러니까 난 내가 웃기다고 생각하는 데… 나 은오님한테도 먹힌 거(?) 맞죠? 🤭 20대에도 어필해버리다니 ㅋㅋㅋ 세대를 거스르는 이놈의 인기란😮‍💨ㅋㅋㅋㅋ
라파엘// 함께 늙어가는 처지에 허허허 슬퍼하고 그러지 맙시다요 ㅋㅋㅋㅋ 암튼 은오님이 와서 나도 부담스런 mz대표를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

은오 2023-01-11 21:21   좋아요 2 | URL
먹힌 정도가 아니라 초면에 입벌려서 제대로 먹인 수준ㅋㅋㅋㅋㅋㅋ쟝님에 대한 내 사랑을 댓글따위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어 답답할뿐......

라파엘 2023-01-11 21:27   좋아요 1 | URL
쟝님은 MZ상왕으로 등극!! 👍👍 은오님, 알라딘에서는 댓글 이상의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선물하기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

공쟝쟝 2023-01-11 21:2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 안그래도 아까 <장인> 책 선물 받아버림 ㅋㅋㅋㅋ 참인간 공쟝쟝인… 여기서 더 똑똑해지면 어떡하죠? ㅠㅠㅠ 나 너무 걱정돼 ㅠㅠㅠ 난 어디로 가는 걸까 ㅠㅠㅠ

은오 2023-01-12 02:18   좋아요 2 | URL
라파엘님덕에 새로운걸 알아따!! 아니 나는 서로 책선물하길래 다들 주소를 깐 사이인가...했는데 지금 보니까 서재 입력으로 되는군요ㅋㅋㅋㅋㅋㅋ접수완료😆

독서괭 2023-01-11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닛, 실연당한 아픔을 견디고 꿋꿋이 앎(비앎)을 향해 나아가는 그대,..멋집니다! (눈물이 앞을 가린다)
앎비앎이 그런 뜻이었군요. 정희진쌤 책을 읽어야 알 수 있는 내용이었어. 부럽습니다. 저도 올해 목록에 있으니까 읽을 거여요 ㅎㅎ
앏비앎이 아니라 이비앎이라는 부분에서 빵터지고 ㅋㅋ (깊이는 잘 모르겠닼ㅋㅋㅋ) 부분에서 또 빵~ ㅋㅋㅋㅋ
좋을 글 고맙습니다^^

2023-01-11 19: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2 13: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12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기, 누가 인간인가?

어떤 사람들은 삶이 공허하다고 하는 데, 나에게 삶은 기본적으로 무거운 것이었다. 어렴풋이 이유를 짐작하긴 하는 데 암튼 무겁다. 요즘은 정말 많이 가벼워졌다. 나는 읽고 쓰면서 스스로 점점 선명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경계선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홀가분해짐을 느낀다. 


그리하여

- 왜 사느냐, 삶에 의미가 있느냐 라는 말은 내게

- 왜 글을 읽고 쓰느냐 는 말과 좀 비슷해지고 말았다. 


나는 읽는 게 재밌고, 즐거워요… 좀 살살 읽어요. 라고 앎비앎 친구는 말해줬다. 그러려고 해요. 라고 적으면서 엄청 울었다. 어떻게 살살이 돼요, 나는 안되는데. 나는 아닌데. 나는 아파서, 외로워서, 괴로워서 읽기 시작했다. 물론 모든 책을 그렇게 읽을 수는 없고 그렇게 읽어지지도 않는다. 그러나 페미니즘을 읽는 이유는 분명했다. 나는 복수하려고 읽었다. ‘그들’처럼은 살지 않겠다는 내 안의 어떤 의지가 있었다. 가능하면 뿌리 뽑고 싶었다. 방법을 알려주면 그걸 내가 할 수 있다면 기꺼이 따를 생각도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당장은 알 수 없으니 책 읽기가 시작이었다. 


책을 읽다가 어떤 증상들에 시달린다. 다루기에 따라서 수월하게 속일 수 있는 도구라고 여겼던 흰 배경에 박혀있을 뿐인 글씨들은 몸이라는 물리적인 신체에 작용하는 물성을 지닌 무엇이었다. 지행합일의 정도의 이해가 아니라 글씨들이 나를 해치는 지경에 이르고 난 뒤 퍼뜩 알게 되었다. 뿌리 뽑을 수 없다. 도려낼 수 없다. 내 안에도 그것들은 있고, 그것들은 시간을 내어 인식하지 않으면 무럭무럭 자라난다. 


그런데도 나는 그들처럼 살 수 없다. 그들은 내가 아니니까. 나는 그들과 같았던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정말 없다. 이해했다고,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것은 나의 기만이었다. 이유 - 의도 - 상황 - 조건이 ‘행함’을 정당화해 주지 않는다. ‘당함’역시 마찬가지다. ‘당함’만으로 정당화 되지 않는다. 거기에. 처한 상황에서 자신에게 하는 질문에 해당 인간이 기준점으로 삼아야할 윤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유 의지? (어렴풋이 써본다. 맞는 개념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것이 있다. 


다 그렇게 사는 거야. 다들 그러고 사는 거야. 에 대항하는 나는 그들과 다르구나, 나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겠구나 하는 감각은 언제나 희미했던 나에게 어떤 형체를 부여해주었다. 이것이 이를테면 ‘자아’라는 것일까. 나는 자아가 견고하지 않은 종류의 인간이었고, 지금 역시 견고하지 않은 편에 속한다. 선. 선을 지키는 게 좋아. 라고 말하는 내가 동경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을 때가 있다. 선. 선이 무엇인지. 어쨌든 선을 긋고 있다. 그어가고 있다. 읽고 쓰면서.  


리베카 솔닛의 에세이에 “고통에도 목적이 있다”는 문장. 내가 고통을 감각하지 못한다면 나는 나를 지킬 수 없어져 결국 와해되고 말거라는. 내가 고통을 감각하는 경계. 경계. 경계. 왜 그게 아팠는지를 나에게 묻곤했다. 어쨌든 달랐다.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내가 감각하는 고통은 사람들이 감각하는 고통과는 달랐다. 그리고 어떤 고통은 참으면 안되는 거였다.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가. 어느 순간부터 참을 수 없었기에 나는 나를 망치기 시작했는가. 이미 정치적으로 해석되어 고통의 범주에 들어가지 못한 어떤 고통들을 다 그렇게 사는거야 참고 견뎌보려고 했기에 나 자신이 와해되었던 그 지점. 이 만큼 살아내지 않았으면 몰랐을.


나는 복수하고 싶었다. 세상에 말해지지 않은 것들 말이 되지 않는 것들을… 나 자신만이라도 이해가능한 말들로 바꾸면 그것들은 온전한 것이 되었다. 언어를 만들고 싶었다. 지금은 소통의 의무를 느끼지만, 어쩌면 소통은 필요 없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말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다치지 않는 말. 나를 보호할 수 있는 말. 나에게 참지 않아도 됨을 독려하는 언어들을 주입한다. 가끔은 손가락 하나 들 여력없이 무겁게만 느껴지는 삶이 꿈틀. 조금씩 살고 싶어질 때가 있고. 그럴 수록 가벼워진다. 


나는 복수하고 있다. 여전히 복수 중 이다. 그런데 내가 택한 이 복수 방법이 좀 이상하다. 읽고 쓸 수록 나 자신은 선명해지는 데, 복수의 대상들은 희미해지고 있는 느낌이다. 나를 고통스럽게 했던 그들은 분명 한 명 한 명의 인간이었는 데, 형체가 흩어져서 안개처럼 뿌옇고 공기중에 뿌려져 서걱이며 흡입된다. 이젠 그들이 ‘그것’들…이 된 것 같다. 나는 종종 그것들을 어떤 언어와 개념에 가둬 뭉뚱그려 묻어버리고 싶다는 영원히 기어 올라오지 못하는 심연 같은 곳에 처박아 버리고 싶다는 욕망을 느낀다. 그런데 아마 그렇게는 못할 것이다. 나는 그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명백하고 가학적인 학교 폭력의 피해자인 동은은 복수를 위해 17년을 살아왔다. 드라마의 초반은 학대당한 피해자가 스토커가 되는 과정을 그린다. 나는 왜 그랬어, 왜 그랬니, 왜 나한테 그랬니, 왜 나여야 했니, 왜 아직도, 가해자 집단이 선사한 폭력보다 더 오랜기간 자신을 고통 속에 가두는 동은(송혜교)을, 가해자 그 자신들보다 더 그들을 잘 알게 되어 버리는 동은을 좀 이해할 수 있다.


너는 그들보다 더 나은 사람일텐데, 꼭 복수 해야하겠느냐고. 복수가 끝나면 너 역시 폐허일 뿐일텐데 잊고, 지금 나랑 행복해지면 되지 않느냐는 남자 주인공(이도현)의 질문에 동은이 이런 종류의 대답을 한다. 


- 근데 선배 난 왕자가 아니라 나랑 같이 칼춤 춰줄 망나니가 필요해요. 

- 돌아가요, 난 분노와 악에 더 성실하고 싶거든요. 


비록 <더 글로리>는 복수에 써야할 내 소중한 시간을 순.삭.하며 시즌 1에서 끝나버렸지만ㅋㅋㅋ 할 말이 좀 정말 많은 데, 일단 이 정도. 드라마가 피해자를 그려내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지만 김은숙 작가가 그려내고 있는 ‘악’이 좀 더 맘에 들었다. (그리고 남자주인공 이라는 *판타지*도. 아, 그런데 얼굴이 이도현이라니. 이 판타지에선 깨어나고 싶지 않닼ㅋㅋㅋㅋㅋㅋ) 지금까지 내가 이해해온 인간의 모습과 많이 다르지는 않다는 생각. 심연 따위는 없는 악에게 복수를 다짐하는 피해자들의 자기 치유를 위한 일시적인 연대는 아마 영광없이 끝날테지만, 여기서 이렇게 끝내는 건 반칙이잖아요. 3월아~ 빨리 와라. 현기증 나 진짜. 


이 글은 나의 앎비앎 친구의 질문(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239708)에 트랙백을 달기 위해 썼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계선을 설정하는 것의 어려움. 그것이 보통의 임상 심리학이 말하는 어떤 신경증적인 형태로 나타나기 보다는… 나 자신에게는 분리되는 것의 어려움. 혹은 사랑하는 것들과 헤어지는 일. 또는 자아를 찾는 일을 포기하고 싶어짐. 그냥 통째로 함입되어서 그 사람(들)이고 싶음일 때가 있었노라고. 그건. 여성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내가 시골 사람이라서 그랬던 건 아닐까. 라는 질문을 언니에게 했었다. 삶의 특정 어느 시기의 자아없음을 지금은 퇴행으로 인식하지만. 나는 꼭 사람에게 자아라는 것이 있어야 하는 가 하는 질문을 아직은 없애지 않고 있다. 그러니까 나는 야만인에 좀 이입할 수 있다. 야만. 야만인. 



왜 자신에게 삶보다 복수가 중요한지를 설명하기 위해 온 몸의 흉터 자국을 드러내는 동은에게 이도현이 “그건 흉터가 아니라 상처예요”라고 말했을 때 침을 꼴깍 삼켰다. (김은숙은 정말 로맨스 천재다!) 내 생각에 동은이 상처를 드러내는 것은 (그 자신은 모르겠지만) 사랑한다는 고백이거나 사랑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리고 나는. 나에게도.

함께 칼춤을 춰줄 망나니들이 필요하고. 

아직. 복수는. 진행. 중. 이니까. 


아 참. 혹시나 해서 글로리에 과몰입한 내가 송혜교에게 이입했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제가 굳이 이입한 사람이 있다면 그건. 아줌마(염혜란) 분. 그녀가 한 명대사가 있다. 이 대사도 정말... 후... 김은숙 천재세요?


- 난 매맞지만 명랑한 년이에요ㅋㅋㅋㅋㅋ


덧붙임1. 쓰고보니 은오님 글(https://blog.aladin.co.kr/751596223/14242028)에 단 댓글과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서 트랙백 하나 더 걸어둔다! ㅋㅋㅋ

덧붙임2. 나의 남자 연예인 보는 눈은 정말 별로다. 촉이즈 싸이언쓰..ㅋㅋㅋ 이도현이 부디 조신하게 삶을 살아 무사하게 연예인 생활을 마감할 수 있기를... 하지만... 와따시는 연예인에 한해서는... 마약범과 강간범을 좋아하는 눈을 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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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더 글로리] 복수는 알겠는 데 소중한 건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3-12 20:50 
    어제 하루는 캄보디아 맥주를 마시며, 로제 떡볶이 국물에 교촌 허니 순살을 찍어먹으며(아. 너무 고급 져, 세상 가장 고급 진 메뉴 아닌가. 나는 성공한 인생이다🤤) 동생들과 <더 글로리> 파트2 정주행에 매진하였다. 다 끝내고 나니 심적으로 너무 지쳐서 급히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애꿎은 나의 파란색 스테들러 연필은 동생의 똥 머리 위에서 휘둘러지고, 자꾸 이렇게 굴면 정신과 의사 두 명을 섭외해서 널 가둬버리겠어.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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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10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곡 2023-01-12 1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딴 얘긴데 바둑 배우는 장면 검사외전에서 수사상 필요해서 정려원 딱밤 맞으며 이선균으로부터 고스톱 뱨우는거랑 넘나 비교됩니다 ㅋㅋㅋ

공쟝쟝 2023-01-12 19:14   좋아요 1 | URL
검사외전 ㅋㅋㅋ 책으로 읽었어요 ㅋㅋㅋ 근데 결국 김웅씨 ㅋㅋㅋ 검사더라고요 ㅋㅋㅋ 저는 스위트 홈에서 챠가운 이도현을 눈여겨 보다가 <더 글로리>에서 아주 례쁘게 나와서 힝 ❤️

서곡 2023-01-12 19:17   좋아요 1 | URL
책은 안봄요 김웅 ㄷㄷㄷ 스위트홈에서 완전 딴사람같아요 ㅇㅇ 안경낀얼굴 샤프해서 조아여

공쟝쟝 2023-01-12 19:20   좋아요 1 | URL
네 제가 냉미남 좋아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그런 관상들이 대체로 약을 많이 합디다…? ㅋㅋㅋㅋㅋ

서곡 2023-01-12 19: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근데 명랑핫도그 댓글은 보셨나요??? ㅋㅋㅋ 저녁맛있게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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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독에 빠진 뇌 과학자
주디스 그리셀 지음, 이한나 옮김 / 심심 / 2021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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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금 어려운 편이다. 당연히 마약을 하지 않을 것이므로 (그러나 대마는 한번 쯤... 응?) 읽을 필요가 있을까 싶은 부분도 있지만, 알코올-카페인-진정제-담배 등이 뇌의 신경 전달 물질과 시냅스 등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지 알려준다. (디테일한 설명을 읽을 수록, 내가 소중한 내 몸에 무슨 짓을 한 거야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일전에도 읽다가 그만둔 적이 있는 데. 뭐 랄까 이 책은 심리적으로 너무 거북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다. 그건 나의 중독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확실히 나는 중독에 취약한 편이고 대체로 그건 (피곤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달아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해왔던 것 같은 데 (알코올 뿐 아니라 관계, 책 읽기 역시 마찬가지다) 모두 나의 ‘불안’ 줄여주었다는 어떤 공통점이 있다. 그러니까 나는 중독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는 불안을 해결해야 한다. 알코올의 경우 이것이 되려 다른 종류의 불안(나는 술 없이는 현실을 견디지 못하는가?) 원인이 되기에 미리 좀 참아 보려 하는 중.


“(284)그러니까 우리는 약물 사용을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여기지 문제의 원인이라고 여기지 않으려고 한다. 물론 어떤 때는 일부 항목에 그렇다고 답하기도 하지만 결국 선생님이나 임상의, 그리고 법 집행 당국을 속이던 나의 능력은 나 자신을 속이는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심각한 약물 중독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30년 동안 연구에 매진한 저자는 획기적으로 발달하고 있는 뇌과학과 신경과학에 관한 연구가 중독에 대한 해결책을 알려줄 것이라는 것은 (애석하게도) 환상이라고 말한다. 알면 알 수록 알 수 없으며 겸손해진다. 앎에 경계를 긋는 것. 그것을 현 시점에서 가장 잘하고 있는 것은 확실히 과학자들이다. (그런데 화성에 가겠다는 자본가들은 대체 뭔가?)

최신의 신경 과학은 모든 신경 활동이 맥락 의존적인 특성을 지닌다는 것을 밝혀냈다. 우리의 사고와 감정, 행동은 전부 신경 화학적인 뇌 활동의 산물인데도 이 활동을 일으키는 원인은 대부분 뇌 의 바깥인 사회 문화적 맥락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중독에 관해 개인과 사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자명하다. 중독에 빠지지 않는 화학물질을 만들어내(는 것은 불가능함. 그것 마저 뇌가 적응함. 신경  정신과에서 처방 받는 약물들도 같은 방식으로 작용하는 건 마찬가지다)는 게 아니라 중독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적-개인적 맥락을 만드는 것. 특히 예민하고 중독에 연약한 뇌를 가진 어린이, 청소년을 화학물질(및 여타의 자극)로부터 보호하는 것. 그건 나를 포함 모두가 해야 하는, 할 수 있는 일이다.

라고 작년에 써놓은 독후감을 발견했다..
아마 나는 중독과 포르노를 연결해서 쓰려다 말았던 것 같다.
그러고 더 쓸 것 같지는 않으니, 일단 필요했던 문장들만 가져와서 붙여 넣기.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르노 사이트인 폰허브Pornhub에 따르면, 21세기에 만들어진 포르노의 한 편당 평균 길이는 9분이고, *소년들이 15세부터 실제 성 경험을 하기 전까지 약 1,400편의 포르노를 본다*. 14세에 성인물을 접하는 많은 청소년이 인터넷 포르노를 지나치게 소비하고 있으며, 이들은 20대 중반에 이르러 ‘가장 폭력적인 이미지’에도 반응이 둔감해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개리 윌슨Gary Wilson은 알코올중독이나 약물중독은 같은 알코올 또는 약물을 원하지만, 포르노 중독 같은 흥분 중독arousal addition을 보이는 이들은 계속해서 다른 대상을 추구한다고 설명한다.
포르노 중독자가 다른 중독자와 달리 “같지만 다른 것을 달라”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다른 중독자들은 자신을 중독시킨 그 물질에 만족했기 때문에 바로 그것을 찾는다. 하지만 포르노 중독자들은 비슷하지만 다른 것, 사실상 같지만 겉으로는 달라 보이는 것을 찾는다*. 이는 그들이 실제로는 포르노를 통해서 만족에 도달한 적이 없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그렇다면 그들을 만족시키는 것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그들은 어느 순간부터 여성을 살아 있는 인간으로 대하는 데 실패했다.“
- eBook <늘 그랬듯이 길을 찾아낼 것이다> (권김현영 지음) 중에서


아마 저 9분 짜리 포르노는 곤조 포르노겠지. 


마약만큼 돈이 되는 포르노는 딥페이크 기술을 발전시키고, 기술은 돈을 돈은 기술을. 무엇을 위한 기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술 덕에 나 같은 사람도 과계몽 된 건 좀 고맙기도 하고. 그러나 그 기술의 발달 탓에 무력감에 절어 좀 처럼 현실을 감각 하지 않으려는 인류는 지금도 대량 생산 되고 있다.

만 서른 다섯이 넘은 어엿한 중년으로서 이젠 남 탓을 하기 보다는 세상의 모든 문제엔 내가 가담자이기도 하다는 책임감도 좀 느끼고 살고 싶은 바,

현실로부터 달아나지 않는 것은 나에게도 과제이므로 열심히 수련(?) 중 이지만… 애초에 포르노 중독과 알코올 중독이 같지 않다는 점에서 커다란 공백이 존재하긴 한다. 이 부분은 앞으로 페미니즘 공부로 채우는 것으로…🤔

덧붙임. 대마 무르고 LSD는 한번 해보고 싶다. (ㅋㅋㅋㅋㅋ 아직 정신 못 차린거 맞음ㅋㅋㅋ) 저자도 LSD는 다른 카테고리에 넣더라고. 나도 우주와의 물아일체 원함ㅋㅋㅋ 큰 깨달음을 원함.

어떠한 형태든 절망감은 타락 행위를 낳는다. 건실한 시민과 타락한 범죄자 사이의 주요한 차이는 그 인물이 처한 상황이며, 그중상당수가 자신이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 있다는 사실을 사회심리학이 증명해주었다. 유전적으로 물려받은 성향, 어린 시절의 경험, 그리고 현재 속한 환경이 모두 합쳐져 우리가 할 수 있는 선택의 폭을 대폭 제한한다. 한 인간을 중독으로 몰아가는 것은 헤로인이나 알코올, 니코틴, 코카인 따위가 아니다. 바로 현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다. - P338

나는 한동안 어느 노숙자와 크랙 파이프를 나눠 피운 적이 있다. 그는 겨우 40대 초반이었을 텐데도 남은 치아가 얼마없었고, 그마저도 지저분하고 손상되어 있었다. 몇 주 동안이나 샤워를 하기는커녕 거울도 들여다보지 않았으며, 지독하게 더럽고 수척했다. 그런데도 파이프를 물기만 하면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지 이 세상을 다 가진 듯 장광설을 늘어놓았다. 당시에도 나는 헉슬리가 말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서 사회의 광기에 대처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소마’를 떠올렸다. 이 같은 타락을 남의 일이라 치부하며 우월감을 느낄까 노파심에 덧붙이자면 화학물질만이 일탈의 유일한 수단은 아니다. 인터넷중독, 오락 중독, 음식 중독, 쇼핑중독, 일중독 등 수많은 중독자가 있으며, 어쩌면 이 또한 물질사용으로 문제를 겪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많을 것이다. - P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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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gri 2023-01-09 01: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물아일체 ㅋㅋㅋ
내시경 하러 가면 넘 푹 자고와서
이래서 중독되나 싶기도 합니다.

책읽는나무 2023-01-09 06:44   좋아요 2 | URL
앗!! 뭔가 공감되는데요?ㅋㅋㅋ

공쟝쟝 2023-01-09 10:46   좋아요 1 | URL
앍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9 06: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독!!!!!
저도 늘 중독된 삶이라..
우주와의 물아일체라?
이 말도 뭔가 중독된 말 같군요?ㅋㅋㅋ

공쟝쟝 2023-01-09 10:47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모든 약을 다해본 저자는 lsd는 좀 다르다며 ㅋㅋㅋ 우주와의 물아일체를 겪은 후 이 책을 쓰기 위해 약을 끊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결국 lsd가 약을 끊는 약 (오독입니다 ㅋㅌㅋㅋ)

은오 2023-01-09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쟝님 역시 멋진 으른이다 으른! 책임감이라니... 저도 불안을 이런저런 중독으로 돌려막기 했죠. 술도 진짜 예전에 주7일중에 5-6일을 집에서 매일 마신 적이 있는데 숙취 때문에 3일 내리 토하고 고생한 이후에 혼술 끊었습니다.. 근데 술 매일 마시던 때가 제일 힘들었어요. 일어나면 컨디션 안좋고 나중엔 마실 때도 기분 안좋고. 지금은 저도 이 불안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딴 걸로 막는 건 더 큰 화를 불러온다는 결론. 😭

잠자냥 2023-01-09 13:00   좋아요 1 | URL
헐, 지난주부터 제가 술 안 마시는 날은 오천원씩 저금하기로 했는데 지금까지 꼴랑 만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9 13:06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나중에 저랑 건강하게 오래 같이 사시려면 술 줄이셔야합니다.

잠자냥 2023-01-09 13:09   좋아요 2 | URL
지금 사과 뿜음...... 잠깐만요. 제 애인한테 물어보고 올게요.

공쟝쟝 2023-01-09 14:10   좋아요 2 | URL
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라는 책을 샀습니다. 당연히 사기만 했음돠...... 함께 살아가긔.... (-_ㅠ) 참고로... 이 책의 존재는 다부장님이 알려주셨습니다.ㅋㅋㅋㅋㅋㅋ
잠자냥... 이미 성공하신 분..
 
<속보>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참여자 우롱했다” 항의 빗발쳐


외근 업무 있어서 시내 나온 김에 득달 같이 세 권 겟 했다.(난 어제까지 세 권을 읽었으니까 😚)

도서관에서 <금색 공책> 앞 부분 살짝 읽었는 데 너무 맘에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곳 알라딘이 어떤 곳인가? ㅋㅋㅋㅋ 이미 읽으신 분들 내 친구들.

그리고 오늘 오전 내내 나를 웃긴
창비 우롱사태 (아롱사태 아니고 우롱 맞아요)

<속보> 창비세계문학리뷰대회 불만 폭주.....“참여자 우롱했다” 항의 빗발쳐

https://blog.aladin.co.kr/socker/11736220

https://blog.aladin.co.kr/socker/11763820

창비 정도면 먹고 살만한 출판사 아닌가? 하는 짓이 좀 너무 좀 아 좀… 내가 제일 싫어라 하는 종류의 거래처는 일은 일대로 똑바로 못하면서 돈은 돈대로 안 주면서 그걸 자기들이 하는 일이 좋은 일(?) 의미 있는 일이니까 좀 호의와 선의의 뭐 그런 인정까지 받고 싶어하는 뭐 그런 식의 일들인데… 일은 일이니까 일이다 하고 립 서비스 해주는 편이긴 하지만, 도통 지가 하는 일이 넘 중요하고 좋은 일이다라고 믿고 있는 종류의 사람들은… 남들 일은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 그렇게 따지면 세상에 안 중요한 일이 어딨으며 직업에 귀천이 어딨냐? 나도 내 일 중요하고 돈은 신성하다.

문화적 노동(리뷰는 노동이 아닌가?)에 제 값을 쳐줄 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책을 팔아 돈을 벌겠다는 건지. 대박 난 책 하나 팔아 만들고 싶은 책 만들어야 하는 책 만드는 게 대형 출판사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데, 자기가 하는 일들의 가치를 알아주길 바라면서 정작 가치를 봐주는 독자들을 옛다 먹고 떨어져라 취급하는 멘탈리티… 신자유주의 시대에 도태되야 한다고 생각함.

독립 출판은 안 좋아하지만, 소셜 미디어의 시대에는 그냥 만들고 싶은 책 기획 잘하고 잘 만들어서 대박 내는 소규모 출판사들이 더 많아지는 게 답이겠다 싶기도 하다. 나는 잘 모르지만 출판 업계 불황이라며 대형 출판사들이 우는 소리 하는 거 좀 읎서보임ㅋㅋㅋ 물론 우는 소릴 나한테 한 적은 없지만 가끔 보이는 (이 사태와 같은) 행태들이 좀 쫌스러 ㅋㅋㅋ 유튜브의 시대라면서 유튜브 소스 훔쳐다가 방송 만드는 지상파 같달 까.

하긴 모두가 피해자인 이 시대에 책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다를 바 있겠나. 내가 큰 걸 바랬네. 한국에 용감한 사람은 박지현 말고는 없는 것인가?ㅋㅋㅋㅋ 암튼 링크한 글들 읽다가 든 생각이다. 오늘의 교보는 언제나처럼 정말 북적였고 여전히 유튜브 발(로 추정되는) 자계서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역시 아직 괜찮은 듯하다.

르귄 책 사려다가, 보부아르를 샀다. 겁나 읽고 싶더라고 ㅋㅋㅋ 금방 읽고 또 사면 된다. 이거 쓰고 있는데, 이달의 유튜브 당선작이 되었다는 메일이 왔다… 적립금 4만원… 후후.. 내가 방금 쓴 돈인 거 어떻게 알고?

한 달에 꼬박꼬박 타먹는 적립금 3만원에 기꺼이 내돈 13만원을 지출하는 호구가 여기있다. 네이버랑 쿠팡은 별점 매기는 걸로 적립금 팡팡 준다. 맘 먹으면 별점매기고 소비자 평 홀리게 쓸 수 있는 책 소비자를 귀하게 여기진 못할 망정ㅋㅋ 우롱하지는 마라ㅋㅋㅋ

그리고 마지막으로 알라딘 북플 앱 개발자는 친구 즐겨찾기 기능 좀 추가해서 피드 위에 보이게 해줘요. 
(나 북플 죽돌이긴 한데 인기가 많아져서 일일이 친구들 찾아 읽는 거 요즘 좀 힘드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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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01-06 17: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2권읽은 쟝쟝님은 결국 3권을 샀고... 금색 공책 1-2 1권으로 퉁 안친게 신기하고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6 17:26   좋아요 1 | URL
그럼 두권을 구매한 걸로 하겠어요!!! (합리화)

은오 2023-01-06 17:40   좋아요 2 | URL
와 근데 저거 잠자냥님 필력 뭐예요 진짜 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6 17:41   좋아요 3 | URL
필력 낭비 같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끌올 하였습니다. 역시 사람은 문학을 읽어야함…!! (사회과학 러버)

은오 2023-01-06 17:42   좋아요 2 | URL
자필성명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눈물나... 끌올 감사합니다. 아 엄청 웃었네

독서괭 2023-01-06 18:3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와 잠자냥님 필력 진짜 대박 ㅋㅋㅋㅋ 너무 재밌네요. 이런글 또 보고싶다 근데 그러려면 우롱사태 같은 게 또 터져야 함 ㅋㅋㅋ
쟝쟝님 3권 읽고 득달같이 3권 겟!! ㅎㅎㅎ

공쟝쟝 2023-01-06 19:28   좋아요 3 | URL
댓글에도 달았지만 골계미의 진수였음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1-06 19: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글에 단발머리(23세, 여)이고 잠자냥(20세, 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06 19:27   좋아요 0 | URL
24세 다락방님도 ㅋㅋㅋ

잠자냥 2023-01-06 19:4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끌올해서 여러 사람에게 웃음주신 쟝쟝에게 감사를 ㅋㅋㅋ

공쟝쟝 2023-01-06 20:03   좋아요 2 | URL
창비 괘씸해서 책 안사려다 책 사고난 뒤 보복(?)ㅋㅋㅋ 인터넷은 잊혀질 권리를 허용하지 않는다! 사업은 대국적으로 합쉬다! 현대를 사는 우리모두는 전세계와 경쟁해야해! 창비 힘내 !!! ㅋㅋㅋ
작년에 야심차게 중고나라 했다 접은 알라딘도 힘내고요 ㅋㅋㅋ 4만원 고마운데 난 내가 4만원짜릴 만들어 올렸다곤 생각하지 않아요 알죠? ㅋㅋㅋ 애정으로 하는 노동을 자꾸 이런식으로 당연하게 여기는 행태…!! 곤란해!!!

바람돌이 2023-01-06 21: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링크된 저 잠자냥님 글 읽다가 완전 뿜어버림. ㅋㅋ 잠자냥님은 저 타고난 능력을 왜 썩히는가? 빨라 작가의 길로 나서라!!!!

금색공책은 나는 안읽은 사람.
그러나 이미 책은 오래전에 사서 매일 노려보고 있지롱요. 니가 읽나 안읽나 두고보자 이러면서 막 씨불이는것 같음. ㅠㅠ

singri 2023-01-06 22:35   좋아요 2 | URL
작가의길에 한표더!ㅋㅋ
넘 웃겨요ㅋㅋㅋㅋㅋ

persona 2023-01-06 2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책들이 고급진 대봉곶감 같아요. 이쁘네요. ㅎㅎㅎ
저 진짜 신문기사인줄 알았어요. ㅎㅎㅎ 근데 읽으면서 엄청 뿜었다는 ㅋㅋ

유부만두 2023-01-06 23: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금색 공책 안 읽었어요. 근데 책등에 금색 있어서 구매욕이 샘솟고요.
그너저나 우롱사태 글 다시 봐도 재밌고, 리뷰 대회 한번도 상 못 받아봐서 우아 우아 대단한 사람들 브럽다, 하고 있어요.

단발머리 2023-01-07 10: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침에 일어나 다시 읽어도 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웃겨요.
잠자냥님 진짜 대단하시고, 우리도 나름대로 각각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예전에도 이 사태에 대한 댓글에서 밝혔지만, 창비로서는 크게 잘못한 것이 없다기 보다는 ㅋㅋㅋㅋ 잘못이 이렇게 ‘확대‘될 줄 몰랐던 거 같애요. 일단 3등 당선된 사람들이 많기도 했거니와 ˝너는 뭐 받았니? 나는 뭐 받았어˝라는 대화가 실시간으로 가능하고 ㅋㅋㅋ 난 메일 보냈어. 난 시위할거야ㅋㅋㅋㅋㅋ 라는 이야기를 자연스레 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존재‘한다는 걸.... 창비가 몰랐네요. 리뷰대회 없어지는 건 아닌가 몰라요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1-07 14: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거 뭔가요??ㅋㅋㅋ
전 진짠 줄 알고 읽다가 폴스타프님 어디서 많이 듣던 닉넴인데? 24세? 음...아닌가봐~
다락방, 잠자냥, 단발머리?????
이게 뭔일??
ㅋㅋㅋㅋ
우롱차 뿜을 뻔 했네요ㅋㅋㅋ
웃다가...진짜 잠자냥님 썩히기 아까운 여자!! 또 감탄, 감탄~^^
근데 진짜 상품이 자회사 고전 책이었나요?ㅋㅋㅋ
뭔가 벌칙같은 상품??!!!!
암튼 대단한 알라디너님들!!!
그래도 나 또한 그런 상 못받아봐서 그런가? 부럽네요. 부러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