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바나나 책, 마리 루티의 책 #남근선망과내안의나쁜감정들 은 신자유주의를 유지시키는 기둥을 ‘성과, 생산성, 자기계발, 긍정’으로 제시하고 (어, 이거 어디서 많이 듣던 소리인데ㅋㅋㅋ) 그 사회 속에서 셀프로 강화하는 성역할 수행이 일종의 강박이 되어 여성들(그리고 남성들)에게 내러티브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여성으로만 한정) 마른 몸, 패션센스, 발랄함, 자존감, 커리어, 기 살려주고 애교도 떨며 부동산과 재테크에도 능한 다정한 엄마, 아이의 발달과제를 잘 챙기는 엄마…까지 모두 ‘스스로가’ ‘행복’을 위해 ‘관리’할 수 있는 것처럼 제시되고, 그를 위한 팁들이 대세가 되어 따를 수 있을 듯한 정보로써 넘쳐날 때.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소진되며 어떤 소외감을 느끼는지. 책이 알려주었고 나름의 해답도 꼼꼼 챙겨주어. 나는 마리 루티와 이 책을 정말 사랑하게 되었다. (여러 번 읽었고, 영어로 읽으려고 원서도 샀다! 영어 공부를 하.긴. 하는 중ㅋㅋㅋ그러나 왜 영어는 나의 대상a가 되지 않능가? ㅋㅋㅋ)
나는 책의 주장에 동의하며, 미분화된 자아의 개념이 공고하기 힘든 집단주의적 문화를 전통적으로 가진 한국에서는 이러한 통치방식이 ‘눈치+대세+저성장’과 합쳐져 사회 모두를 말 그대로 ‘갈아 넣고’ 있는 듯해 우려하는 마음이 크다. 그럴듯한 목소리도 인플루언서가 되어버리는 순간. 과해지고. 작은 실수나 성격적 특성도 규범에 맞지 않는 타자로 라벨링되어 배척해 버리는… 각자의 도식화된 독단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이건 목소리의 다양성 문제가 아니라 사회 자체의 수용성의 문제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다.
루티의 책에서 여러 번 인용되어 궁금했던 로런 벌랜트의 <잔인한 낙관>이 근사한 표지를 입혀 나왔다. 다음 달에는 이 책을 찬찬히 읽어볼 계획이다.
“(11)이 책은, 계층 상승과 낭만적 사랑의 대상이나 장면에서부터 정치적인 것 자체에 대한 욕망에 이르기까지, 잔인한 낙관의 여러 관계들을 살 펴본다. 하지만 이 기획의 중심에는 “좋은 삶”이라고 하는, 도덕적이고-친밀하고-경제적인 무언가가 있다. 사람들은 왜 좋은 삶이라는 관습적 환상 -가령 커플이나 가족, 정치체제, 제도, 시장, 그리고 직장에서의 지속적인 호혜 관계-에 매달리는 것일까? 그런 것들이 불안정하고 취약하고 커다란 대가를 요하는 것이라는 증거가 넘쳐 나는데 말이다. 환상이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자신과 세상이 “결국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상적인 이론과 밑그림을 쟁여 두는 수단이다. 그런 환상들이 마모되기 시작하면 어떻게 될까? 우울증이나 분열, 실용주의, 냉소주의, 낙관주의, 행동주의로 이어질까? 아니면 밑도 끝도 없는 엉망진창이 될까?”
좀 그만하자!라고 하는 말이 가장 도전적이며 천벌받을 목소리로 여겨지는 곳. 나는 행복을 위해서 행복하지 않으며, 행복에 항복하지 않는 방법을 도모하고 싶어졌다.
언제나 이 좋은 거 나만 알아야지, 였지만 ㅋㅋㅋ 이번에는 낙관을 목졸라 없앨 예정이라 머리 깨지는 독서를 나만 괴로울 수 없어, 슬며시 저와
#잔인한낙관 같이 읽으실 분?
방식은 간단하다.
책을 읽고, 긁히는 문장을 갈무리한 뒤, 내 경험을 쓰고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