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는 피라미드 바벨의 도서관 21
아서 매켄 지음, 이한음 옮김, 이승수 해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기획 / 바다출판사 / 2011년 12월
평점 :
품절


 

 

흔히 코스믹 호러(우주적 공포)의 대부로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를 꼽는다. 그가 묘사하는 드림랜드와 그가 창조한 외계 고대신들은 너무나 끔찍하고 몽환적이어서 공포와 함께 독특한 매력을 자아낸다. 독자들이 러브크래프트 코스믹 호러의 매력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고 강력한 것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 원초적 본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러브크래프트는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미국 공포문학의 시작을 알리는 거대한 본줄기로 인정받게 되며 오늘날까지 그 원류를 스티븐 킹이 이어받았다. 그렇지만, 공포문학의 계보를 제대로 정리한다면 러브크래프트 곁에는 로드 던세이니와 아서 매켄이 있어야 한다. 러브크래프트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로드 던세이니의 시적 문장을 쓰고 싶었고, 궁극의 공포를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려 연출하는 데 성공한 매켄의 발상을 꿈꿨다. 그래서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을 읽어 보면 그가 늘 동경했던 로드 던세이니와 매켄의 소설에 나오는 문장 일부를 인용하거나 일부러 언급하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다.

 

매켄은 러브크래프트에 많은 영향을 끼쳤기 때문에 두 사람의 작품을 비교하면서 읽어보면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매켄과 러브크래트트의 소설 속에는 금기에 가까운 미지의 공포에 접근하는 바람에 불가사의한 운명에 처하는 인물이 나온다. 인물이 죽거나 행방불명되면서 이야기는 공포의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채 끝이 난다. 매켄의 작품을 처음 접한 독자라면 이야기의 결말이 다소 허무하게 느껴질 것이다. 국내에 유일한 매켄의 작품 선집이라 할 수 있는 바벨의 도서관 시리즈 21번 《불타는 피라미드》에 처음으로 서평을 남긴 독자는 공포의 원인이 완전히 밝혀내지 못하고 두루 뭉실 넘어가는 듯한 이야기가 아쉽다고 평을 했는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이 매켄 호러의 특징이다. 공포의 실체와 관련된 단서를 살짝 보여줄 뿐, 독자에게 완전히 공개하지 않는다. 독자는 호기심에 이야기에 쉽게 몰입한다. 이러한 문학적 장치는 대중의 반응을 한 번에 주목하게 하는 신비주의 광고 전략과 비슷하다. 작가는 명쾌한 결론을 내리지 않고, 미스터리를 독자에게 제시한다. 그러면 독자는 이야기 전체를 지배하는 공포의 여운과 긴장감을 쉽게 잊지 못한다. 마치 끔찍한 악몽을 꾸고 나서 그 장면을 지우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러한 이야기의 구성 방식은 러브크래트프가 소설을 쓸 때 자주 사용했다. 

 

「불타는 피라미드」를 제외한 나머지 두 작품(「검은 인장 이야기」와 「하얀 가루 이야기」)은『The Three Impostors; or, The Transmutations』에 수록된 것이다. 보르헤스는 작품집 중 마음에 드는 두 편의 작품만 골라 소개했다.

 

「검은 인장 이야기」의 그레그 교수는 웨일스 지방의 민간전승에서 전해 내려오던 ‘작은 인간들’의 정체를 알아내려고 직접 만나는 극적인 순간에 이르지만, 행방불명이 된다. 교수는 떠나기 직전에 남긴 지금까지 추론한 ‘작은 인간들’  대해서 쭉 언급하지만, 교수가 행방불명되면서 편지는 무수한 의문만 남겼을 뿐이다. 이것만 가지고 독자는 ‘작은 인간들’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한다. 「불타는 피라미드」에서 ‘작은 인간들’이 다시 등장한다. 주인공 다이슨은 다양한 형태로 배열된 부싯돌, 벽에 그려진 눈 모양 표시 등을 해독하여 황량한 길 한가운데 펼쳐지는 ‘작은 인간들’의 끔찍한 비밀 집회를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여기서도 ‘작은 인간들’의 정체가 속 시원하게 밝혀지지 않는다. 그나마 이 소설의 극적인 장면은 독자들에게  ‘작은 인간들’의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살아있는 자들을 집어삼키는 화염 구덩이 속에 ‘작은 인간들’은 몸부림친다. 그들은 인간처럼 팔과 다리를 가지고 있지만, 꿈틀거리고 흐느적거리는 무정형의 괴물체에 더 가깝다. 

 

태초부터 존재해오던 무정형의 괴물체 모티프는 러브크래프트가 외계 신들(아자토스, 요그 소토스)을 묘사하는 데 있어서 큰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하다. 러브크래프트의 외계 신들은 너무나도 끔직하다 못해 메스꺼울 정도로 혐오스럽다. 「하얀 가루 이야기」는 러브크래트프가 인상 깊은 매켄의 작품이 아닐까 싶다. 이 작품에서 악마의 연회에 사용되는 하얀 가루를 과다 복용한 주인공 프랜시스 레스터가 괴물체로 변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그곳을 쳐다본 나는 새하얗게 달구어진 쇠가 심장을 지지는 듯한 강렬한 공포심을 느꼈다. 악취를 내뿜는 검은 덩어리가 바닥에 놓여 있었다. 끔찍하게 썩은 모습으로 부글거리는 그것은 액체도 고체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눈앞에서 녹으면서 계속 모습을 바꾸고 있었고, 끓어오르는 역청처럼 기름기 있는 거품을 부글부글 내뿜고 있었다. (「하얀 가루 이야기」 중에서, 107쪽)

 

 

러브크래프트의 외계 신이 등장하기 전에는 기분 나쁠 정도로 축축한 습기가 신체 감각을 자극하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진동한다. 괴물은 갑자기 툭 튀어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등장을 알리는 불쾌한 신호를 보낸다. 이때부터 등장인물과 독자는 자신의 등 뒤에 알 수 없는 공포가 엄습해 오는 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하지만 공포의 압박감이 점점 심장을 조여 올수록 위험한 호기심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인간은 공포의 원인을 알아내기 위해 깊숙이 다가오면 무시무시한 재앙이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금단의 영역에 침범한다. 죽음과 맞바꾸는 모험의 대가는 너무나도 비참하다. 끝내 공포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금단의 영역에 다가서는 인간은 돌연 사라지거나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된다.

 

매켄은 스티븐 킹과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가 사랑하는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낮다. 러브크래프트보다 덜 알려져 있다. 국내에 소개된 매켄의 작품은 열편도 채 안 되는 짤막한 단편이 전부다. 『The Three Impostors; or, The Transmutations』 이 완역되는 날은 과연 있을까. 얼마 안 되는 작품들만 가지고 독자들이 매켄의 흥미진진한 공포문학이 주는 매력을 느껴보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인다.

 

 

 

 

 

※ 국내에 번역된 아서 매켄의 작품들

 

 

《세계 괴기소설 걸작선 1》(자유문학사, 2004)

- 「위대한 목신」

 

《세계 호러 걸작선》(책세상, 2004)
- 「악마의 뇌」(작가명이 ‘아서 메이첸’으로 표기되어 있음)


《세계 호러 단편 100선》(책세상, 2005)
-「궁수」(작가명이 ‘아서 메이첸’으로 표기되어 있음)


《톨긴의 환상 서가》(황금가지, 2005) - 「공포의 엄습」


《러브크래프트 전집 6》(황금가지, 2015) -「검은 인장의 소설」

(「검은 인장 이야기」와 동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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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황사가 있는 날인데도 대구 날씨는 참 좋았다. 설 연휴 동안 거의 독서실에서만 지내다 보니까 나들이하고 싶은 생각이 불쑥 들었다. 놀러 갈 만한 곳이 딱히 없으면 책방이나 서점에 가서 책 구경을 한다. 돈 많이 안 들면서 혼자 놀기에 좋은 곳으로 책방이나 서점만 한 데가 있을까. 오랜만에 대구역 근처 지하상가에 있는 책방으로 향했다. 오래전에 이곳도 대구를 대표하는 책방의 메카였다. 책방을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어지면서부터 그 많던 책방들은 하나둘씩 문을 닫기 시작했고, 지금은 두세 개의 책방만 지하상가를 지키고 있다.

 

내가 자주 가는 책방의 이름은 ‘가나헌책방’이다. 연세가 꽤 있어 보이는 할아버지 혼자서 책방을 운영한다. 책방 내부는 상당히 협소하다. 몸 하나 뉘이면 꽉 차는 고시원 원룸 평수보다 조금 넓은 편이다. 책방 안에 장정 세 명이 서서 책을 고르면 비좁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가나헌책방은 언제나 가도 시끌벅적하다. 책방 주인 어르신의 말동무가 되어주는 단골손님들이 찾아온다. 책방 내부가 좁아서 어르신과 손님과의 대화를 엿듣지 않으려고 해도 귀에 다 들어온다. 나는 어르신들의 대화에 신경 쓰지 않고 책 고르는 데 열중하는 개썅마이웨이다.

 

책방이나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면 구하기 힘든 귀한 책 한 권을 발견할 정도로 촉이 되게 좋은 편이다. 내가 간절하게 가지고 싶어 하던 책이 어떻게든 책방에 가면 저절로 만나게 되더라. 인복, 여복은 없어도 책복은 많다. 내가 원하는 책이 있는지 책방 주인에게 물어보지 않고 직접 혼자 찾는다. 개인 약속이 없거나 책방 주인이 책방을 일찍 문 닫지 않는다면 두세 시간 이상 책방 내부 전체를 보물 찾듯이 꼼꼼하게 둘러본다. 손에 먼지 묻혀가며 오래된 종이 냄새를 맡으면서 책 한 권 한 권씩 마음껏 펼쳐볼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나도 좋다.

 

 

 

 

 

 

가나헌책방을 방문한 지 오늘이 두 번째지만, 비좁은 책방을 그냥 지나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손님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책장 구석까지 살펴보면 귀한 책을 만날 수 있다. 운이 좋게도 절판된 법정 스님의 책을 만났다.

 

 

 

 

 

작년 4월에 찍은 사진

 

 

2년 전부터 알라딘 대구점에서 법정 스님의 책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예전엔 한 달에 다섯 번 정도(매주 한 번씩 방문한 셈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는데 손님이 판 책만 따로 꽂은 책장(A 코너)엔 법정 스님의 책 한 권쯤은 있었다. 스님의 무소유 정신에 어긋나는 행동이지만, 스님의 책을 사다보니 어느새 꽤 많이 모았다. 작년 12월, 알라딘 대구점에서 산 《인도기행》(샘터, 2006)까지 포함하면 총 14권이었다.

 

 

 

 

 

 

오늘 가나헌책방에서 만난《말과 침묵》(샘터, 1982) 초판 13쇄와 《산방한담》(샘터, 1983) 초판 그리고 정말 책방에 찾기 힘든 범우문고 《무소유》(범우사, 1985)까지 사면서 스님의 대표작을 거의 모으는 데 성공했다. 작년 초에 이미 양장본 《무소유》(범우사, 1999)를 샀기 때문에 《무소유》를 두 권이나 소유하게 되었다. 범우문고 《무소유》에 문학평론가 김병익이 쓴 '법정론 : 불교적 지성과 현대적 사랑'이라는 글이 수록되었는데 양장본 《무소유》엔 없다.

 

 

 

 

 

범우문고 《무소유》는 손바닥에 딱 맞는 포켓북이다. 1976년에 처음 나왔을 땐 범우문고가 아닌 범우에세이선(選) 15번이었다. 파란색 표지의 《무소유》가 1985년에 나온 범우문고 시리즈 2번이다. 이 책이 범우문고의 《무소유》로 처음으로 대중 앞에 선보였다.

 

 

 

 

 

 

 

 

 

 

 

 

 

 

 

 

 

1991년에 깃털 펜을 쥔 손이 그려진 회색빛 표지로 바뀐다. 지금의 주황색 표지로 바뀌기 시작한 때가 2004년이다. 《무소유》를 너무나도 갖고 싶어서 알라딘 대구점을 배회할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나 지나버렸다. 《말과 침묵》과 《산방한담》도 《무소유》 다음으로 구하기 힘든 책이었는데 오늘 한꺼번에 만날 줄이야. 80년대에 나온 초판이라서 세로쓰기로 되어 있지만, 초판도 온라인 책방에서 꽤 비싼 가격으로 판매된다.

 

 

 

 

 

JP의 부인 박영옥 여사가 세상을 떠나면서 JP와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가 부각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제3공화국 정치권력의 비사가 너무나도 궁금했던 터라 1990년대 초부터 중앙일보에 연재했던 기획물을 정리한 《청와대 비서실》 1권(중앙일보사, 1992)을 발견했다. 1권의 저자는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다. ‘청와대 비서실’ 연재가 90년대에 엄청나게 큰 인기를 끌었는가 보다. 연재물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책의 추천사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청와대 비서실’은 중앙일보의 대단한 인기 연재물이다.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청와대 비서실’이 나가는 금요일에는 가판이 더 팔리고 혹은 이날 배달사고라도 있으면 보급소가 독자항의 전화로 불이 난다. 현재 2년째 연재를 계속하고 있지만 인기는 여전하다. (6쪽)

 

1992년 당시 중앙일보 편집국장이었던 송진혁 고려대 석좌교수의 자화자찬 추천사가 믿을 수 없어서 ‘청와대 비서실’ 연재물과 관련된 정보를 검색해서 찾아봤다. 연재물에 대한 진짜 반응이 궁금했다. 정치부 기자 시절 김진 논설위원이 3공 시절 박정희 대통령 밑에서 요직을 맡았던 인사들을 만나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정치 내막을 소개했다. 이 연재물로 김진 논설위원은 기자협회가 주는 한국기자상을 받았다.《청와대 비서실》이 워낙 오래된 책이라서 알라딘에 검색해도 나오지 않은데다가 독자서평도 찾을 수 없다. 십 여 분 동안 각종 포털 사이트를 벼룩 잡듯이 뒤져 보다가 독자서평 몇 편을 찾을 수 있었다. 어느 독자는 서평을 통해 연재물이 주말의 화젯거리였고, ‘청와대 비서실’을 읽지 않고서는 대화에 끼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청와대 비서실》은 총 4권까지 나왔는데 2권은 노재현 중앙북스 대표이사, 3권은 박보균 중앙일보 대기자, 4권은 오병상 JTBC 보도총괄이 집필에 참여했다. 1권이 박정희 정권에 대한 기록이라면 2권부터 전두환, 노태우 정권에 이르는 정치권력의 실상을 기록했다.

 

나에게 새로운 책방 미션이 생겼다. 나머지 세 권을 찾아야 한다. 낱권을 구한다는 것은 책방 마니아에게는 제일 힘든 상황이다. 뭐 별수 있나. 책방 마니아의 숙명인걸. 나는 책을 찾을 것이다, 늘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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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2-24 0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엔 무슨 글이 이런가...애도 아니고..
했어요.읽다가 말다가..하며 겨우 마친게
한달이상 걸렸나봐요. 누군가 아끼던 책을
선물한 거였죠.저에게. 봐주길 바란다고...
무거운 선물이었기에 책역시 그러하겠지...헌데.(그때는 아직 어린 나이였던거죠..겨우..고2~3 정도 였던 걸로 기억하니까)책은 쉽게 쓰여진 듯했어요.
이게 과연 그 이름높은 스님의 그 책이..맞나. 멍하다..한 이년후엔가 우연스레 책장을 넘길 기회가 있었어요.
어떤 문장을 찾는데..아마..거기서..봤지..싶던거였죠..다시 뒤적거리며 무소유를 읽는데 .이건..사뭇 느낌이 다른 거예요. 아. 왜 어른들이 착하게 살자 .착하게 살자.나이들어 웃으며
그러나..그제야 그걸.알겠더라고 착하고 순한
그냥 그런 글이었던 거지 할 말은 꼭꼭 짚어
다 하고... 그 순함이 준 힐링 이라고 해야 하나...그게 그렇게 가슴을 식혀주더라고요.
좋았어요.덧없이 뜨거워 질때..
그럴때...한번씩 꺼내 읽어요.
마음 열기를 식히기에 참 좋아요.

cyrus 2015-02-24 11:04   좋아요 1 | URL
<무소유>에 실린 글에서 본건데 스님은 읽다가 중간에 덮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썼어요. 스님의 책이 그래요. 저도 중학생 때 <무소유>의 진리가 마음에 와 닿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스님이 입적하신 이후부터 스님의 글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얇은 분량의 책인데도 그냥 가볍게 읽을 수 없더라고요. 저도 생각날 때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을 반복해서 읽습니다. ^^

하양물감 2015-02-24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복, 여복보다 책복이 많다는 글에 웃어봅니다.
생각해보면 겨우 20년 사이에도 책들이 귀한 몸 되기도 하네요.
둘데가 마땅찮아 버리거나 처분한 책들이 가끔 회자되는걸 보면 아쉬운 마음이들기도 해요. 갖고 있을걸. 하고요.

cyrus 2015-02-24 11:05   좋아요 0 | URL
사람 마음이라는 게 그렇죠. 저도 그렇습니다. 당장 쓸모없는 물건은 처분하고 나면 나중에 다시 찾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팔 땐 책을 고르는 것보다 신중한 편입니다. 팔고 난 뒤에 다시 사면 곤란하니까요. ^^;;

해피북 2015-02-24 0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구역 아래 그러니까 롯데백화점 아래에 지하상가 말씀이신가요? 글 읽고나니 저두 막 가나헌 책방으로 달려가고 싶어요^~^ 하양 물감님 말씀처럼 책복이 많다는 이야기에 빵터졌어요 ㅋㅡㅋ,,

cyrus 2015-02-24 11:11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기차가 지나가는 다리 밑에 있어요. 이런 헌책방이 사람들에게, 특히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어요. 헌책방 주인장께서도 연세가 많으셔서 몸이 안 좋아지면 가게 문 닫는 시간이 많아질 거예요. 이러면 책방 하나가 사라지게 되는 거죠. 그런데 가나헌책방, 직접 가보면 정말로 건물 내부가 좁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좁은 공간의 헌책방은 처음 봤어요. 저는 맨 처음에 이곳을 발견했을 때 좋은 책이 많이 없을 거라는 편견을 가졌었어요. 과연 장사가 잘 되는지 괜히 걱정도 했고요. 그런데 막상 둘러보니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어요. ^^

만병통치약 2015-02-24 15: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당시 주요 신문사마다 3,4,5공화국의 비사를 연재하는게 유행애었죠. 현대사는 신문연재로 배웠다 해도 과장은 아닐겁니다. ㅋ 그나저나 언제 혼자서 여유롭게 헌책방 순례할지 ....

[그장소] 2015-02-24 16:17   좋아요 0 | URL
아핫..저는 라디오를 들었는데..늦은밤에 라디오극장 같은걸 했어요.제 5공화국..
가스등..쥐덫..등등..성우들이..
아버지계실때니까..채널권 주인이 아버지 셔서..숨죽여 같이 들었던것 기억나요.

cyrus 2015-02-24 20:56   좋아요 0 | URL
만병통치약님 / 그렇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1992년에는 제가 아주 어렸을 때라 세상이 어떻게 돌아갔었는지 잘 몰라요. ^^;;

그장소님 / 저는 라디오 제5공화국은 기억나요. 제가 대한민국 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기 시작한 것이 MBC 드라마 제5공화국이었어요. ^^

yamoo 2015-02-24 17: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헐~ 법정 스님 책을 저리 많이 모았다는 거에 부러움 반 질투반~~^^;;

[그장소] 2015-02-24 17:59   좋아요 0 | URL
저는...양념 반 후라이드 반..무 많이....이러면..혼남?!(ごoご)...
ㅎㅎㅎ

cyrus 2015-02-24 20:58   좋아요 0 | URL
yamoo님 / 거의 다 구한 줄 알았는데 아직 못 구한 책이 있더라고요. ^^;;
그장소님 / ㅎㅎㅎ



oren 2015-02-24 1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yrus 님의 글을 보니 세월이 어느새 많이 흐르긴 흘렀다 싶네요. 저만 하더라도 태어날 때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초,중,고를 거의 다 마칠 때까지 계속 `대통령`이었던 시절을 살았고, 대학에 다닐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새로운 군부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루어졌었던 시대를 살았으니 말이지요. 그러다 보니 직장생활을 시작하고 나서야 난생 처음으로 맞게 된 `문민정부`에 대한 감격은 이루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었지요. 바야흐로 그 무렵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던 `신문 연재`들이 <청와대 비서실> 같은 것들이었으니, 그런 글들이 얼마나 생생하고 재미있었을지는 군말이 필요없었지요. 그땐 정말로 당일 연재물을 못 읽으면 밤늦게라도 지하철역 신문가판대까지 달려갔었지요. 저도 그런 경우를 몇 차례 경험했으니까요. 그게 어느새 모두 아득한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네요.

법정 스님의 책들 가운데 <산방한담>, <인도기행>등도 참 오랜만에 다시 보는군요. 그 책들도 어디로 다 사라지고 이제 눈 앞엔 <무소유>조차 남아있지 않네요. ˝삶은 소유물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 영원한 것이 어디 있는가. 모두가 한때일 뿐˝이라던 스님의 말씀이 `문득` 새롭네요...

cyrus 2015-02-24 21:02   좋아요 0 | URL
90년대 초반은 거의 신문 연재물이 대단한 인기를 얻었군요. 요즘은 신문 읽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하는데 격세지감입니다. 사실 과거만큼 재미있고 사람들이 기억하는 연재물이 잘 나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젯밤에 범우문고 무소유를 읽었습니다. 스님의 책은 자기 전에 조용한 새벽에 읽을수록 집중이 됩니다.
 

 

 

 

 

 

 

 

 

 

 

 

 

 

 

 

 

 

* 수록작품 : E.T.A. 호프만  「황금 항아리 : 새로운 시대의 옛 이야기(Der golden Topf」 (1813년)

 

 

 

괴테《파우스트》를 완성한 다음 해인 1832년 3월 22일, 82년 6개월의 생을 마감했다. 이 작품은 구상에서 완성에 이르기까지 무려 60여 년이 걸렸다. 이뿐만 아니라 괴테는 왕성하게 활동하며 시와 소설, 희곡과 산문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괴테의 대표작으로 우리는 항상 《파우스트》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두 작품을 먼저 언급한다.《파우스트》가 괴테의 작가 인생 후반기를 장식하는 스완 송(Swan Song)이라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젊은 괴테 앞에 작가로서의 길을 터준 출세작이다. 나폴레옹도 읽을 정도로 18세기 유럽의 베스트셀러가 된《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덕분에 괴테는 평생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괴테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쓰게 된 것은 소설 속 남자주인공처럼 약혼자가 있는 여성 샤를로테 부프를 사랑한 체험에서 비롯됐다. 그녀에게 실연당한 괴테는 괴로움을 잊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 후에 괴테의 친구 예루살렘이 친구의 아내를 사랑하다가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랑의 실패에 비관하다가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친구의 극단적인 결정이 이미 쓰디쓴 사랑의 실패를 맛본 괴테 입장에서는 가슴이 철렁했을 것이다. 자신도 정말 죽고 싶을 정도로 괴로워했던 적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괴테는 친구의 자살에 의외의 인물이 개입된 사실을 알면서 큰 충격을 받았다. 친구에게 권총을 빌려준 사람은 결정적으로 괴테에게 정신적 상처를 안겨준 샤를로테의 약혼자였다. 사랑 하나로 인해 생긴 악연과 실제 체험을 토대로 괴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를 완성했다. 괴테와 예루살렘이 합쳐진 베르터는 로테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실의와 고독감에 빠져 끝내 권총자살을 한다.

 

이 소설은 출간 즉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고, 무명작가였던 괴테를 단숨에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를 유명하게 만든 베르터 열풍은 곧 당시 사람들이 소설 속 베르테르의 죽음을 모방해 자살하는 데까지 영향을 주게 된다. 그 높던 교황과 황제의 권력과 권위도 이미 무너졌거나 무너져 가던 18세기 유럽은 이미 자살을 죄악이라고만 생각하던 시대를 한참 지나 있었다. 괴테의 이 소설은 낭만주의 문학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뿐 아니라, 낭만주의 영향 속에서 문학과 예술에서 나타나는 자살은 더 이상 추한 모습이 아니었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경험을 기억하는 것 자체가 무척 괴로울 법한데 작가나 예술가들은 오히려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는 듯하다. 그걸 작품 소재로 삼는다. 운이 좋으면 전업 작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기도 한다. 독일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호프만도 괴테처럼 사랑의 좌절을 겪고 난 뒤에 본격적으로 펜을 잡기 시작했다. 《Phantasiestücke in Callots Manier》(칼로 풍의 환상화집)은 호프만이 처음으로 내놓은 작품인데 여기 수록된 동화 「황금 항아리」는 가장 많이 알려졌다.

 

주인공인 대학생 안젤무스는 현실 세계와 사랑과 환상 세계의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망상에 시달린다. 그는 우연히 정향나무 아래서 초록 황금빛을 띤 세 마리의 뱀을 발견한다. 세 마리의 뱀은 불의 정령(현실 세계에서는 궁정 사서관 린트호르스트로 등장한다)의 딸인데 안젤무스는 세 자매 중 막내인 세르펜티나를 짝사랑하게 된다. 그렇지만 교감의 딸 베로니카는 안젤무스를 좋아하고 있었다. 안젤무스는 베로니카에게 자신이 추밀고문관이 되면 그녀와 결혼하겠다는 약속까지 하고 만다. 복잡한 삼각관계에 성격이 고약한 마녀가 사과장수 노파로 분하여 개입한다. 이 마녀는 불의 정령 린트호르스트와 적대적 관계이고, 이야기 초반부에 안젤무스는 사과장수 노파로 둔갑한 마녀의 광주리를 밟고 지나가는 바람에 자신의 지갑을 마녀에게 빼앗겨버린 악연이 있었다. 안젤무스를 차지하고 싶은 베로니카는 마녀의 도움을 받게 되는데 안젤무스와 린트호르스트를 괴롭히기 위한 마녀의 음모였다. 한편 안젤무스는 세르펜티나를 만나기 위해서 린트호르스트의 집을 방문하는 일이 잦아지고, 린트호르스트 밑에서 필사 작업을 하게 된다. 이 과정을 완수하면 세르펜티나가 소유하는 황금 항아리를 혼수품으로 얻을 수 있다.

 

「황금 항아리」의 안젤무스는 현실 세계를 벗어나 환상 세계로의 진입을 추구한다. 이 동화에서 그가 보여주는 망각, 우울 증세는 병적이다. 특히 안젤무스가 정향나무 밑에서 초록뱀 세 자매를 만나는 환상을 겪는 장면은 일상을 초월하는 광기에 가까운 분열된 정신 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호프만은 감수성이 예민하고, 상상력이 풍부했다. 그는 「황금 항아리」를 집필하기 전에 사랑의 실패에 극단적인 정신 상태를 보였으며 한때 자살에 대한 생각에 이른 적도 있었다고 한다. 「황금 항아리」는 호프만의 아픈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안젤무스는 호프만이 사랑했던 율리아 마르크의 생일과 관련된 수호성자의 이름이다. 안젤무스가 사랑하는 세르펜티나는 율리아 마르크, 베로니카는 호프만의 아내 마샤에게서 나온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호프만의 현실 세계는 정식으로 마샤와 결혼한 부부로서 한집에 살게 된다. 그렇지만 이루어지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아버린 반쪽짜리 사랑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았을 것이다. 그의 환상 세계 속에는 또 다른 집이 있었고, 그 집에 율리아 마르크가 살고 있다. 현실 세계의 사랑을 상징하는 베로니카를 외면하고 환상 세계의 세르펜티나를 만나기 위해 린트호르스트의 집을 매일 찾아가는 양상을 떠올려본다면 이 동화를 통해 호프만의 심정을 짐작할 수 있다. 반쪽짜리 사랑을 잊지 못한 호프만은 자신을 동화의 주인공으로 만들어 어려운 현실을 극복하여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사랑을 끝내 성취한 영웅으로 그렸다. 사실 주인공 이름만 봐도 동화의 결말을 알 수 있다. 세르펜티나를 원하는 안젤무스는 율리아 마르크의 수호성인이 되고 싶은 호프만의 간절한 마음이며 드디어 율리아 마르크와 닮은 세르펜티나와 결혼하는 데 성공한다.

 

실패한 짝사랑의 증상은 고통스러운 열병과 같다. 처음에는 기쁨으로 사랑을 하다가 이내 마음을 졸이게 되고 마침내 숯검정처럼 속이 타들어 간다. 짝사랑이 이루어지지 못하면 증상은 더욱 심각해진다. 헤어나기 힘든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고 갈 수 있다. 어떤 심리학자는 짝사랑 증상이 심하면 상대방이 자기 안에서 너무 크게 미화돼 자신도 모르게 환상을 그린다고 말한다. 호프만은 괴테보다 반쪽짜리로만 남은 짝사랑 후유증에 고생했다. 율리아 마르크가 호프만 곁에 없어도 그녀는 아름다운 황금색 빛깔을 내는 초록색 뱀 세르펜티나가 되어 안젤무스가 된 호프만을 끊임없이 유혹했다. 그러나 이 환상은 호프만 스스로 만든 것이다. 동화 「황금 항아리」의 안젤무스는 행복했지만, 호프만은 평생 현실을 도피하려는 도망자 신세로 살아야 했다.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는 환상이었다. 호프만의 환상소설은 호프만 본인에게 허락된 마약이다. 

 

 

 

 

 

 

 

 

 

 

 

 

 

 

 

 

 

 

 

※ 호프만의 「황금 항아리」는 단편 선집이나 동화 모음집에 단골로 수록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간혹 ‘황금 단지’라는 제목으로 소개되기도 한다. 물의 요정을 주제로 한 낭만주의 문학작품을 모은《물의 요정의 매혹》(이화여자대학교출판부, 2007)에 수록된 호프만의 동화 제목은 ‘황금 단지’다. 오래전에 개정판마저도 절판된 《호프만 단편집》(경남대학교출판부, 2002)에서는 ‘금항아리’라는 제목으로 소개되었다. 그런데 절판된 《호프만 단편집》의 서평에 의하면 번역은 최악이라고 한다. 「황금 항아리」가 수록된 《환상문학 걸작선 1》(자음과모음, 2013)을 추천한다. 이 책에 호프만의 노벨레 「왕의 신부」도 있는데 다른 호프만의 작품들에 비해 덜 알려졌지만, 이야기가 무척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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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양물감 2015-02-2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프만의 글은 저는 못읽어봤네요.
괴테의 파우스트는 저를 좌절하게 만든 책이고요. ㅠㅠ

cyrus 2015-02-23 23:47   좋아요 1 | URL
외국 단편소설 모음집에 간혹 호프만의 단편 한 편 정도는 수록되어 있는데 찾기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나마 많이 알려진 단편이 ‘황금 항아리’와 ‘모래 사나이’입니다. 예전에 파우스트를 읽다가 중도에 포기한 적이 있어요. 언젠가는 꼭 다시 읽어보려고 합니다.
 

 

 

한가위가 되면 하늘을 바라보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산 도시인도 밤하늘에 뜬 보름달을 보려고 한다. 작년 한가위에 뜬 보름달은 ‘슈퍼 문’(Super Moon)이라서 밝고 둥그스름한 형태의 보름달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한가위에 보름달을 본다면 설에는 해돋이를 봐야 한다. 설은 수천 년 이어져 내려온 우리 풍습인데 역사적 기록들을 통해 이미 정월 초하룻날에 제사를 지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양력설 정책이 도입되기 시작했고, 조선총독부는 1월 1일 설을 구정(舊正)이란 말로 격하시키기에 이른다. 설을 못 쇠게 하고, 흰옷과 흰 떡국조차 못 만들게 하면서 신정(新正)을 정하여 강제로 쇠게 했다. 구정은 일제 강점기에 만들어진 언어라서 일상적으로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1월 1일이 되면 새해 인사를 하고, 한 달 지난 설에도 새해 인사를 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슴 아픈 역사가 관통한 설의 유래를 알 수 있다. 만약에 설이 구정과 신정으로 나누어지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설은 1월 1일에 해돋이를 바라보는 날이었을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한 해 동안 기상 쇼와 우주 쇼를 볼 수 있는 민족 최대의 명절을 보냈을 수도 있었다.

 

설 연휴동안 거의 집에만 있기에 갑갑하게 느껴진다면 연휴 막바지인 일요일에 펼쳐지게 될 우주 쇼를 감상하면 좋다. 22일 초저녁부터 화성과 금성의 거리가 점점 가까워지기 시작한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시시하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 화성과 금성이 만나는 현상은 화려한 우주 쇼를 알리는 서막에 불과하다. 화성과 금성 위로 밤하늘의 터줏대감 초승달이 등장한다. 동쪽 하늘에는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귀한 손님 목성도 특별히 얼굴을 비친다. 실제로 화성과 금성을 바라보면 우리 눈에는 그저 노랗고 조그만 점으로 보일 뿐이지만 살면서 밤하늘에 화성, 금성, 목성, 달을 한자리에 모인 현상을 육안으로 보는 날이 또 있을까. 화성과 금성은 매우 밝기 때문에 해가 진 뒤에 서쪽 하늘을 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목성은 태양계 내에 있는 8개의 행성 중에서 가장 크다. 그 크기가 어느 정도냐면 태양계 8개 행성을 모두 합쳐 놓은 질량의 2/3 이상을 차지한다. 목성의 영어명은 주피터(Jupiter). 로마에서는 유피테르, 그리스에서는 제우스로 알려졌다. 금성은 누구나 잘 알다시피 비너스(로마 명 Venus, 웨누스 혹은 베누스 / 그리스 명은 Aphrodite : 아프로디테)를 상징하는 행성이다. 화성의 영어명은 호전적인 전쟁의 신 마르스(Mars, 로마 명 / 그리스 명은 Ares : 아레스)에서 유래되었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말은 남자와 여자의 사고방식 차이를 요약하는 일종의 관용어구가 되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남성과 여성이 이처럼 심리적으로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자와 남성성, 여자와 여성성을 각각 묶어 구분하려는 성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은 감성적이고 섬세하며 꼼꼼하고, 남성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이라는 고정관념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클 것이라는 믿음에서 비롯된 부풀려진 결과물이다. 아직도 잘 팔리는 존 그레이의 출세작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동녘라이프, 2006) 때문에 우리는 지금까지 남자와 여자가 같은 공간에 있어도, 서로 너무나도 다른 동물이라고 인식하면서 살아왔다. 그렇지만, 진짜 화성 남자와 금성 여자를 한 방에 가둬 놓으면 찰떡궁합일 것이다. 올림포스를 발칵 뒤집어 섹스 스캔들에 휘말린 비너스와 마르스의 정사를 생각한다면 말이다. 

 

 

 

 

 

 

 

 

 

 

 

 

 

 

 

 

 

 

제우스가 여기저기 자신의 씨앗(?)을 마음껏 뿌리고 다닐 정도로 여성 편력을 자랑했다면, 비너스도 미와 사랑의 여신답게 여러 남자를 홀리고 다니는 관능적인 여신이기도 했다. 비너스는 제우스의 장난으로 인해 추한 외모에 절름발이인 대장장이의 신 불카누스(그리스 명은 헤파이스토스)와 결혼한다. 가장 예쁜 여신과 가장 못생긴 남신의 결혼은 신들 사이에서는 화젯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그렇지만, 비너스는 지아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기를 잠재울 수 없었다. 특히 불카누스가 에트나 화산 밑에 있는 대장간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비너스는 사랑을 늘 받지 못해 독수공방으로 살아야 했다. 외로운 여신은 자신의 애욕을 채우기 위해 남성미가 넘치고 용감무쌍한 마르스에게 유혹의 손길을 내민다.

 

 

 

 

 

 

틴토레도  비너스와 마르스를 불시에 덮치는 불카누스」  16세기경 

 

 

두 사람의 밀애를 태양의 신 아폴론(그리스 명은 헬리오스)은 목격하게 되고, 이 사실을 바로 불카누스에게 알린다. 아내가 자신 몰래 바람을 피우는 사실에 알게 된 불카누스는 분노에 눈이 멀어 아내와 마르스를 제대로 엿 먹이려는 음모를 꾸민다. 두 사람의 동침 장면을 덮치기 위해 눈에 보이지 않는 실로 만든 튼튼한 올가미를 만들었고 비너스의 침대에 설치했다. 제아무리 힘이 센 건장한 마르스도 손재주 좋은 불카누스가 만든 투명 올가미에 걸리면 빠져나올 수 없게 되었다. 마르스와 비너스는 항상 서로를 부둥켜안으면서 누운 침대에 투명 올가미가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결국, 이들의 밀회는 불카누스가 설치한 투명 올가미에 의해 발각되고 말았다. 불륜의 현장에 불카누스와 올림포스의 신들이 모여들었다. 투명 올가미 안에 몸부림치는 벌거벗은 비너스와 마르스의 모습은 신들에게는 아주 재미나는 구경거리였다. 그러자 구경하는 신 중 한 사람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자기도 벌거벗은 상태에서 올가미 안에 비너스와 함께 갇혀봤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섹스 스캔들이 발각된 이후로 비너스와 마르스와의 관계는 지속하였는지 알 수 없다. 엉큼한 상상이지만, 이들이 서로를 사랑했다면 불카누스의 눈을 피해 몰래 만났을 것이다. 새벽 5시가 화성과 금성의 거리가 가장 근접한 시간이다. 태양의 신 아폴론이 없는 늦은 새벽에 마르스와 비너스는 별이 되어 은밀하게 만난다. 그런데 하필 이들의 밀애를 방해하는 불청객이 등장하는데 목성이 된 제우스다. 비너스와 함께 갇히길 원했던 신이 바람둥이 제우스일 가능성이 높다.  

 

화성남자와 금성여자가 만나는 날은 2월 22일이다. 숫자 2와 이를 좌우로 뒤집은 2를 하나로 붙이면 ♡ 모양이 된다. 거 딱 연인들이 사랑하기 딱 좋은 밤하늘이네. 해 뜨기 전에 뜨겁게 사랑을 나눠도 괜찮잖아? 혹시 썸 타는 이성이 있는 남자는 화성과 금성의 우주 쇼와 그리스 신화 한 꼭지인 비너스와 마르스 이야기를 기억해서 같이 밤하늘을 바라보는 시간을 만들어봐도 좋을 듯하다. 이 수법이 너무나도 유치하고 이성에게 전혀 통하지 않을 거로 생각하겠지만, 일단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시간이 생긴다. 당신도 알퐁스 도데의 단편소설 ‘별’에 나오는 주인공 양치기가 될 수 있다. 양치기가 밤하늘에 관심이 없었더라면 몰래 짝사랑하는 주인집 아가씨는 무척 지루했을 것이다. 밤하늘에 환하게 빛나는 화성과 금성 그리고 목성과 달의 우주 쇼 아래에 사랑하는 영혼의 두 사람만이 나란히 앉아 있는 풍경. 낭만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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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압구정 백야’는 한 편 한 편이 방송으로 전파되고 나면 화젯거리가 생긴다. ‘압구정 백야’ 한 편이 방송되고 나면 그 다음 날까지 드라마와 관련된 단어와 임성한 작가가 포털사이트 인기 검색어 순위에 오른다. 그녀의 드라마를 한 번도 보지 않는 사람도 ‘압구정 백야’가 ‘막장 드라마’라는 사실을 다 안다.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에 ‘막장’이라는 수식어가 붙게 된 이유는 일반 드라마에선 볼 수 없는 파격적 소재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죽음, 미신, 귀신과 같은 현대 과학과 동떨어진 자극적인 소재를 즐겨 사용한다. 이미 2011년에 방영된 ‘신기생뎐’은 점점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할머니 귀신과 빙의 장면 횟수가 많아졌고, ‘신귀생뎐’이라는 시청자들의 조롱이 섞인 우스운 별명도 나왔다. ‘오로라 공주’는 그간의 죽음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인물이 죽거나 하차했다.

 

‘압구정 백야’도 이전에 나온 작품들과 끔찍하게 닮았다. 등장인물들이 연달아 죽어나간다. 지난주 84회(2월 10일 방영)에 여주인공 백야(박하나 분)는 남편과 친오빠를 잃은 충격으로 자살 시도를 하기 위해 바닷물에 뛰어들어 외친 대사가 압권이다. “신이 있나요? 있다면 나랑 맞짱 한 번 뜨세요.” 작가는 영화 <러브레터>의 ‘오겡끼데스까?’와 맞먹는 인상 깊은 명대사 하나 남기고 싶었던 것일까. 아무튼 신과 싸우자고 선전포고하는 여주인공의 대사 한 마디 덕분에 지난주도 대중의 이목을 드라마로 향하는 데 성공했다.

 

‘임성한 월드’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람의 삶과 죽음, 팔자가 모두 신의 소관이라고 여기는 듯하다. 간혹 드라마 대사 속에 ‘신’이 언급될 정도이니 작가의 종교관이 무척 궁금하다. 작가의 가치관이 작품에 투영될 수 있다지만 대놓고 시청자들에게 주입하려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풍긴다.

 

 

 

 

 

 

 

 

 

 

 

 

 

 

 

 

반면 소설가 로드 던세이니‘페가나 월드’에 사는 신들의 팔자는 시간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던세이니는 기존의 신들이 나오는 이야기의 전형적인 플롯을 파괴한다. 신들은 자신들을 숭배하지 않거나 모독하는 인간에게 벌을 내리고,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중대한 역할을 한다. 올림포스의 제왕 제우스는 신의 영역을 넘는 자에게 벼락을 내리치고, 그의 아버지 크로노스는 시간을 지배했다. 페가나에 사는 신들도 그리스 신화 속 신들처럼 인간의 인생 하나하나에 영향을 끼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렇지만 던세이니는 평화로운 신들의 세계를 파괴하는 무시무시한 인물 하나를 불러들인다. 1905년에 발표된 단편집 《페가나의 신들》(페가나북스, 2011)에 처음으로 등장한 최고의 신 마나-유드-수샤이보다 더 무서운 존재다. 그것은 바로 ‘시간’이다.

 

 

 

 

 

 

 

 

 

 

 

 

 

 

 

던세이니의 두 번째 단편집이자《페가나의 신들》의 속편인 《시간과 신들》(Time and the Gods, 페가나북스, 2012)은 전작에 비해 신이 많이 나온다. 그렇지만, 이 소설의 진짜 주인공은 ‘시간’이다. 페가나의 신들은 자신들이 시간과 세상의 주인이라고 믿는다. 여기까지만 보면 당연히 페가나의 신들이 이야기를 진행하는 중요 인물이다. 하지만 신들의 자만심은 오래가지 못한다. 이야기 초반부에 시커먼 모습에, 양손에 피투성이고 붉은 검이 매달린 시간이 등장해서 신들에게 경고한다.

 

시간은 슬그머니 그 얼굴을 훔쳐보고는 핏방울 떨어지는 손으로 칼자루를 쥐고 신들을 가리켰다. 그러자 신들은 자신들의 도시를 멸망시킨 그가 언젠가 자기들마저 죽일지 모른다는 새로운 두려움을 느꼈다. 그리하여 새로운 울부짖음이 황혼 속을 퍼져갔다. 신들은 꿈의 도시에서 바치는 만가(輓歌)를 불렀다. (로드 던세이니 《시간과 신들 1》 중에서, 11쪽)

 

《시간과 신들》에 나오는 시간의 모습은 흡사 크로노스와 유사하다. 한 손에 거대한 낫을 들고 다니는 모습으로 많이 알려졌다. 크로노스의 낫이 시간을 베어버리듯이 페가나 월드를 지배하는 시간은 역으로 신들의 운명과 그들이 사는 세계마저 검으로 파괴한다. 시간이 모든 것들을 ‘무’(無)로 만들어버린다면, ‘운명’과 ‘우연’이라는 두 기사가 신들의 세계를 움직인다. 《시간과 신들》 2권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두 기사는 체스와 비슷한 게임을 한다. 체스판 위에는 게임의 말은 신이고, 먼지는 신들이 사는 세계가 된다. ‘운명’과 ‘우연’의 기사가 게임의 말을 옮기면 신들도 따라 움직인다. 먼지가 피어오르면 세계는 해가 뜨고 지면서 하루가 지나간다. 페가나의 신들은 이 먼지가 자신들이 흩뜨렸다고 말한다. 신들은 자신의 머리 위에 조종하는 거대한 불가항력이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Deus ex machina)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장면이다.

 

《시간과 신들》의 이야기 구성 방식을 보면 먹는 것과 먹히는 대로 순서대로 연결한 먹이사슬 비슷한 구조가 눈에 띈다. 삶과 죽음이 하나로 연결된 인간과 신들은 피식자-포식자 관계에 놓여 있다. 인간은 신의 영역을 거스르거나 함부로 미지의 세계를 알고 싶어 한다. 그들의 위험한 호기심은 신들의 세계를 위협한다. 신들은 인간보다 월등하고 초인적인 존재이기에 인간의 호기심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신보다 더 센 놈들이 있었으니 바로 검을 들고 다니는 ‘시간’, 그리고 ‘운명’과 ‘우연’의 기사다. 제아무리 위대한 신이라도 세 명 앞에서 쩔쩔맨다. 페가나를 지배하는 주신 마나-유드-수샤이도 예외가 아니다. 신마저도 폐허로 종착 되는 운명의 순리를 피하지 못하는 무력한 존재가 된다. 《시간과 신들》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먹이사슬 과정을 피라미드 형태로 그린다면 제일 밑에 있는 것이 인간, 중간은 신, 제일 꼭대기에 ‘시간’, ‘운명’, ‘우연’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신도 ‘시간’, ‘운명’, ‘우연’처럼 모든 것을 지배하는 힘을 갖기를 원한다. 그렇지만 안 될 걸 잘 알고 있기에 자신이 위대한 것처럼 여기는 정신승리에 쉽게 도취한다. 1912년에 발표된 《The Book of Wonder》에 수록된 ‘추부와 셰미시’(Chu-Bu and Sheemish)라는 짤막한 소설은 추부와 셰미시라는 두 명의 신이 인간의 숭배를 받기 위해 서로를 조롱하고 충돌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신이라고 말하기에는 그들의 행동은 너무나도 초라하고 우습다. 작은 지진이라도 일으키면 위대한 신이 내리는 기적 행세를 할 수 있지만, 어처구니 없게도 둘 다 지진을 일으키지 못한다. 우연히 일어난 지진 덕분에 추부와 셰미시는 자신들의 체면을 가까스로 살리는 데 성공한다.

 

 

 

 

 

 

 

 

 

 

 

 

 

 

 

 

 

만약에 니체가 《시간과 신들》을 읽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니체는 신이 죽었음에도 인간은 수 세기 동안 신의 그림자가 떠도는 동굴 속에 살았다고 주장했다. 인간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기보다 자신들이 만든 임의의 기준과 척도에 따라 존재를 파악하려고 한다. 정작 자신이 그 같은 인식상의 오류에 사로잡혀 있다는 사실은 깨닫지 못한다. 페가나의 신들은 시간의 무시무시한 힘을 알면서도 이를 뛰어넘는 영원불변의 존재로 남고 싶어 한다. 시간, 운명, 우연의 존재가 있다면 맞짱 한 번 뜰 기세다. 그렇지만 그들은 이 싸움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막연한 두려움을 억누르기 위해서 신들은 불가항력의 힘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인간 앞에서 센 척한다. 그리고 페가나가 영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페가나의 신들은 니체의 표현을 빌리자면 ‘지적 양심이 결여’되어 있다. 마치 스스로 날조해낸 것에 지나지 않은 천상의 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모습과 꽤 닮았다. 니체는 던세이니의 판타지 소설을 읽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것 봐, 신은 죽었다니까! 신이 살아있으면 나랑 맞짱 한 번 뜨자!”

 

 

 


※ 페가나북스에 번역한《시간과 신들》은 완역이 아니다. 원작은 총 2부로 이루어졌는데 1부는 두 권의 전자책에 수록된 작품들이, 2부는 ‘왕의 여행’이라는 외전 성격의 중편이 실려 있다. 페가나북스는 2부에 있는 중편을 제외하고 원작을 번역했는데, 2부의 중편을 페가나 세계관을 다룬 단편들만 모은 작품집에 따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 ‘추부와 셰미시’는 황금가지 환상문학전집 19번째 책 《톨킨의 환상 서가》(황금가지, 2005)에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이 작품을 설명하는 내용에 오류가 있다. 던세이니의 《The Book of Wonder》를 1921년에 나왔다고 소개했는데 숫자가 뒤바뀌었다. 정확한 발표연도는 1912년이다. 1918년에 《The Book of Wonder》라는 동명의 책을 출간했는데 이는 《시간과 신들》과 1912년에 발표된 작품을 합본한 것이다. 유일하게 던세이니의 작품을 전자책으로 많이 만든 페가나북스 출판사는 던세이니의 작품 목록(시, 희곡, 에세이 등 제외)을 부록으로 실었는데 《The Book of Wonder》의 발표연도를 정확하게 소개했다. 페가나북스는 던세이니의 작품을 많이 출간하는 것을 목표하는 1인 전자책 출판사다. 알라딘에 검색하면 페가나북스에서 만든 일부 전자책에 출판사명으로 ‘유페이퍼’라고 나온다. 하지만 공식 명칭은 페가나북스가 맞다. ‘유페이퍼’는 페가나북스 공식 홈페이지의 도메인 이름이다. 장르문학 전문 출판사가 하지 않은 일, 그리고 돈 되지 않은 일을 하는 페가나북스의 노고가 장르문학 마니아들에게 많이 알려졌으면 한다. 페가나북스에서 지금까지 전자책으로 펴낸 장르문학 작품은 공식 홈페이지에 확인할 수 있다.

 

 

페가나북스 공식 홈페이지 http://www.upaper.net/peg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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