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이 짧든 길든 싱글로 지내본 사람들이라면 특별한 인연을 찾는 일이 가끔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난제처럼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몇 년 동안 연속해서 따분한 남자들이나 정신 나간 여자들과 연애를 하다보면 좌절하고 실망하며 성공할 가망이 없다는 기분이 들기 마련이다. 그리고 그런 기분이 반드시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실제로 오랫동안 싱글로 지내온 피터 배커스라는 수학자는 2010년에 자신과 데이트를 할 잠재적인 여자친구의 수보다 은하계에 존재하는 지적인 외계 문명의 수가 더 많다는 계산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p.15-16)


수학자이며 과학 작가이기도 한 '해나 프라이'는 자신의 책 《우리가 사랑에 대해 착각하는 것들》에서 수학이 얼마나 재미있고 좋은지 흥분해 얘기하면서 모든 수학 공식들 안에 사랑을 대입해 이야기한다. 어떻게 해야 우리가 사랑을 이룰 확률이 더 높은지에 대해서 지극히 당연한 얘기들을 하는거다. 사실 거기엔 수학 공식까지 필요없지만-아주 많은 조건보다 그렇지 않을 때 연인을 만날 확률이 높다, 기다리지 말고 먼저 다가가봐라- 해나 프라이가 좋아하는게 수학이니만큼 빗대어 설명하는 거다. 그리고 해나 프라이는 중요한 걸 짚고 넘어간다. 사랑에 있어서만큼은 공식의 오류가 날 수 있다는 것. 그 공식에는 숫자 대신 사람이 들어가기 때문에. 



오래전 읽은 이 책을 떠올린 건,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다른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그건 가족이나 친구 연인같은 친밀한 사람들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나랑 전혀 관계 없어 보이는 다른 사람들 모두를 포함한것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낯선 이들이 식당에, 까페에, 주유소에 일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일상이 유지되고 안전을 보장받기도 한다.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낯선 이들이 갑자기 우리에게 두려움과 슬픔과 분노를 주기도 한다. 우리를 기쁘게 하는 것도 또 슬프게 하는 것도 예상한 것들이기도 하지만 전혀 상상해본 적 없는 일들이기도 하다. 세상이 나 혼자 사는게 아니라서. 나와 친밀한 사람이 혹은 낯선 사람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게 반응을 해서. 상대에게도 상대 나름의 사정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될것이다' 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숱한 경험으로 알 수밖에 없다. 나는 네가 이럴줄 알았어, 나는 저 사람이 그럴 줄 알았지. 그건 '내가' 그런 사람이기 때문에 기대하고 예상하는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은 당연히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다른 생각을 하고 다른 식으로 행동한다. 그래서 우리는 당황하다가 그 당황함이 기쁨으로 바뀌기도 하고 또 분노로 바뀌기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바로 그래서, 사랑이 시작되기도 한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서 '자영'(전종서) 은 오래된 애인과 이별하고 젊은 육체가 외로워 남자를 구한다.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도 섹스하는 꿈을 꾸는 그녀의 젊음은 성적 욕망이 가득하다. 감정적으로 외롭고 육신은 섹스를 원하는 자연스런 상태에 놓여있다. 친구들이 권하든 권하지 않았든 그녀가 데이트앱으로 남자를 만나는 것은 그녀의 의지다. 그리고 데이트앱으로 남자를 만나 단순히 하룻밤을 보내거나 사랑으로 이어지거나 하는 것도 데이트앱을 이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이루어질 확률이 당연히 높다. 상대 역시 대부분 비슷한 걸 원하고 그 앱에 가입했기 때문에, 그런 앱도 이용하지 않고 그냥 방안에 앉아서 졸라 외로워 애인 원해 섹스하고 싶다, 하는 것보다는 확실히 더 적극적이며 실용적인 방법이다. 물론, 나는 데이트앱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사실 다른 여성들에게 딱히 권하고 싶지도 않다. 선택은 자신의 몫이지만, 해나 프라이의 책에서 얘기한 것처럼, 그러니까, 2와 3을 넣으면 5가 나온다는 수학공식과 '나'와 '낯선 남자'가 만나 건강한 연애가 된다는 공식은 같지 않으니까. 특히나 데이트앱의 오류는 더 빈번할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쨌든 자영은 외로워 외로워 섹스하고 싶어 섹스하고 싶어, 하면서 섹스할 남자를 데이트앱을 통해 찾게 된다. 마침 그 남자 '우리'(손석구) 도 섹스 칼럼을 써야했던 터라 섹스를 원하고 있었다. 그렇게 만난 그들이 섹스를 했고 그 섹스는 나쁘지 않았고, 그래서 서로의 연락을 기다리다가 다시 연락하게 되고 만남이 거듭될수록 관계가 친밀해지는 것도 당연해진다. 자영은 친한 친구들에게도 할 수 없었던 얘기를 우리에게 한다. 아직 그렇게 친하지 않은 관계에서 오는 오히려 더 편안한 마음 같은 것이 그녀에게 있다. 구남친에게 조연 취급받고 내팽개쳐진 일에 대해 고백하던 날, 자영은 술에 취해 기절해버린 우리에게 얘길 들어주어 고맙다고 혼자 말한다. 그녀가 원하는 건 사실 단순했다. 대화를 하고 섹스도 하고. 그녀가 원하는 건 대화였다. 대화와 섹스. 그런데 그게 왜그렇게 힘든걸까?



힘들다. 그건 힘든게 맞다. 대화와 섹스, 단순해 보이는게 힘들다. 왜냐하면 그게 나 혼자 하는게 아니니까. 대화를 하기 위해서도 나와 '당신'이 필요하고 섹스를 하기 위해서도 나와 '당신' 이 필요하다. 나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서 관찰해야 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2에 3이 왔으니 5가 되겠지? 천만의 말씀이다. 2에 3을 넣었다고 생각했는데 상대는 '나는 7인데?' 할 수도 있고, '너는 왜 네멋대로 3이라고 생각해? 나는 -1이야' 할 수도 있다. 그래서 어렵다. 5를 당연히 기대하다가 어려워진다. 혹은 덧셈이라고 생각했다가 어려워진다. 내가 원하는 건 덧셈이었는데 상대는 곱셈을 바라는 3이었을 수도 있으니까. 내가 아니라 '당신'이 함께 있기 때문에 대화와 섹스는 해내기 힘들다. 대화만으로도 그리고 섹스만으로도 다른 사람과 내가 기대하는 합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아, 네가 원하는게 5였니, 그렇다면 플러스  3이 되도록 해볼게, 라는 마음가짐이 필요한데, 그런 마음가짐은 어느 정도의 예의와 다정함과 애정을 필요로 한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예의와 다정함과 애정이 생겨나기까지는 당연하게도,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사랑은 그리고 대화와 섹스가 장착된 연애는 단순한 수학공식이 결코 될 수가 없다. 2 더하기 3은 5가 아닐 뿐더러, 둘의 합의하에 5라는 답을 맞추기로 했음에도 자꾸 삐걱댄다. 내가 원하는 게 그렇게 거창한거야? 대화와 섹스, 그게 그렇게 힘들어?


힘들다.

다시 말하지만 그거 힘든 거 맞다.

나에게 당신이 있으니까 그건 힘든게 맞다. 나와 당신이 합을 이루어야 하니 힘든게 맞다. 나는 지금까지 이렇게 살아온 나인 것처럼 당신은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온 당신이니까. 각자가 가진 그리고 각자가 이루어낸 세계가 만났는데 내 세계가 더 좋아 여기로 걸어들어와, 라고 상대에게 초대해봤자, 상대 역시 나는 내 세계가 나에게 잘 맞아, 해버리면 답이 없다. 너와 나의 세계를 합쳐서 더 좋은 세계를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잭 리처도 얘기했다. 섹스는 두번째가 더 좋다고. 아, 이거 아니다.. 지금 나오면 안되는 말이야. 그렇지만 잭 리처의 두번째 섹스, 동의합니다.



자,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이 관계는 잘 진행되는듯 보였다가 어그러진다. 당연하게도 처음엔 서로의 욕망이 맞았다. 원하는게 뭐였든 이성애자 둘이서 이성을 그리고 섹스를 원해서 나왔으니 거기까진 잘 갔다. 그런데 숫자 대신 그들은 사람이었고, 그래서 감정이 끼어들었고, 우리는 그녀와의 경험을 익명이라지만 칼럼으로 써내는 것에 죄책감을 느낀다. 다섯번이나 썼고 조회수가 폭발했고 보너스도 받게 되었지만, 그런데 이러면 안될것 같다. 이건 자영에게 못할짓인 것 같다. 그래서 그녀에게 그간의 일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기 위해 그녀를 만나지만, 그녀가 '내일 대관람차 타러 갈까' 하는 바람에 고백을 다음날로 미룬다. 대관람차는 그의 섹스 스팟중 하나였다. 대관람차에서 섹스해보고 싶어, 라고 자영에게 말했더랬다. 꼭 굳이 대관람차에서 섹스를 하는게 아니어도 자영과 대관람차라니, 그렇다면 고백을 내일로 미루자, 하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었다. 이게 바로 인간의 연약한 마음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용기가 필요했던 거다. 결국, 사랑은 용기인것이다.

왜냐하면, 지금 고백해버리면 그 다음의 즐거운 시간이 안올 수도 있으니까, 상대의 원망을 마주해야 할지도 모르니까, 어쩌면 이 사람과의 관계가 끊어져버릴지도 모르니까. 이 모든 불편한 것들을 감수하고서라도 옳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용기인것인데, 용기란 그 단어가 주는 바로 그 느낌처럼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를 악물고 단단히 대비하지 않으면 결코 발휘될 수 없는 것이다. 박우리는 그저 나약한 인간이기에, 그 모든 것들을 감수하고 죄를 고백하는 대신, 그것을 다음날로 미루고 즐거움과 쾌락을 선택한다. 그런 후에 오는 결과는 당연하게도 비극이다. 들켜버리고 용서받지 못하고 까발려지고 손가락질 당한다. 무엇보다, 그녀를 잃었다. 나도 모르게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게 만든 그녀를. 가장 큰 절망은 거기에서 온다. 일자리를 잃은것보다 그녀를 잃었다는 것. 계속 생각하게 되는 그녀를 잃었다는 것. 그녀를 잃고서 그녀를 많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사랑은 용기다. 

잘못된 일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고 그 일을 하기를 거부하는 것도 용기고, 잘못된 일을 인지하고 고백하는 것도 용기다. 

박우리가 한 일은 잘못됐다. 영화에서는 최대한 잘못을 줄이기 위해 익명으로 썼다지만, 그 글 속에 등장하는 당사자로서의 자영은 당연히 기분이 나쁘다. 그렇게 쓰여진 것보다 더 기분이 나쁜건, 그렇게 쓰여지기 위한 도구로 취급됐다는 사실 때문이다. 자신이 수단이었으니까,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 된다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니까. 자영은 심지어 박우리에게 고백하지 않았던가. 구남친이 자신에게 이별을 고한 뒤에도 섹스 파트너 삼고 그러나 결혼을 다른 여자와 했다는 사실 때문에 얼마나 기분이 더러웠는지를. 그런데 또 한번 수단이 됐던 것이다. 네가 3인줄 알고 2인 내가 만났는데 왜 우리의 합은 -9인거야? 그리고 자영은 절망하며 말한다. 이렇게 될 줄 알았어. 실패의 경험은 또다른 실패를 예측하게 만드니까. 그러나 '마리 루티'가 《하버드 사랑학 수업》에서 말했다. 사랑은 어차피 상실이라고, 언제라도 잃을 수 있는 거라고.




나는 지속되는 사랑이 예외이고 상실이 일반적인 거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이라는 직물은 처음부터 상실이라는 실로 짠 것입니다. 사실 사랑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사랑이 본디 불확실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언제라도 잃을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을 고귀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모두 찰나의 것들입니다. 들판의 야생화가 아름다운 것도 잠시 피었다 지기 때문입니다. (p.229)










물론, 자영이 비통한 건 사랑을 잃어서가 아니었다. 자신이 수단이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다시, 사랑을 잃은 것이었다.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했는데, 그가 했던 사랑한다는 말이 아직 귓가에 남아있는데, 그런데 나는 칼럼을 위한 수단이었나? 내가 수단이 되는 순간 사랑은 손에서 빠져나간다. 수단은 사랑을 내팽개친다. 



재미있는 지점은, '내가 수단이었다' 라는 사랑의 상실 역시 자영 혼자만의 생각이라는 것. 그 말은 일정 부분 참이었으되, 그러나 모두다 참인 것은 아니었다. 그리고 이 영화를 로맨스 영화다. 아직 끝을 모르는, 이제 막 서른이 된 젊은이가 만나게 된 사랑. 손에 잡히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 자영이 끝에 고백하는 것처럼 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사랑의 끝이 반드시 함께하는 것이라는 것도 역시 참은 아닐테니까.



최근에 음담패설에 대해 생각했는데, 이 영화속에서도 음담패설이 나온다. 

음담패설을 네이버 어학사전에 검색하면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 라고 나온다. 음담패설은 음탕하고 덕의에 벗어나는 상스러운 이야기가 맞다. 그러나 그것을 단순히 '야한 농담'이라고 얘기하려 한다면, 나는 그것이 '그래도 되는 사람하고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영화속 자영과 박우리가 나누는 야한 농담은 서로를 설레게 하고 서로를 흥분시킨다. 이건 그 둘이 이미 섹스를 튼 사이이기 때문에 허용되는 것이다. 내가 야한 농담을 가장 재미있게 하고 깔깔대고 웃을 수 있었을 때는 나와 섹스를 나눈 상대가 했을 때이다. 제삼자가 들었을 때 천박할 수 있는 이야기, 어떻게 그런 더러운 얘기를 할 수 있어, 하는 것도 그와 내가 섹스를 했고 우리 사이에 그것이 어떤 뜻인줄 알고 있는 사이에서라면 우리에게 그것은 말 그대로 '농담'이다. 그러나 그렇게 친밀한 사람이 아닌 상황에서의 야한 농담은 '농담'이 될 수 없고 대부분 불쾌할 뿐이다.


일전에 여성 개그우먼의 섹스 토크를 넷플릭스에서 보다가 채 몇 분도 안돼 꺼버렸는데, 그건 아마도 그래서였던 것 같다. 제삼자의 성적 농담을 나는 농담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나는 자영과 박우리가 자꾸 웃어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 경우엔 그렇다. 나는 상대가 아무리 웃기다고 얘기해도 상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전혀 웃지 않는다. 안웃기다. 졸라 차가운 여자인 것이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웃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웃고 있다. 자영과 박우리가 만날 때마다 웃었다. 내가 잘 웃어서 상대가 내게 '나 되게 웃기지'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응 근데 너 웃겨서 웃은거 아니고 좋아서 웃은거야' 했다. 나는 좋아서 웃었다. 좋아서. 좋아서, 당신이 웃기려고 한 얘기가 웃겼다. 그런 거다.



아 오늘 아침부터 기분이 너무 나빠가지고 마그네슘도 한 알 먹고(마음 평안에 도움이 된다해서) 재미있는 거 뭐 쓸까 하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결과적으로 이 영화 얘기 쓰긴 했지만, 사실 2022년 기록 쓰려고 했었다. 2022년 올해의 책이나 뭐 이런거 하려다가 ㅋㅋㅋ너무 귀찮아서 안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러분 내가 연애할 때랑 안할 때랑 어떻게 다른지 보여줄게. 일단, 2022년의 기록부터 보자.





2022년에 128권의 책을 읽었다. 영어책도 더러 있고 다락방의 미친 여자 같은 두꺼운 책도 있었다. 보통 1년에 백권 이상은 읽고 있는 것 같은데, 자, 내가 연애를 했던 2015년에는,



93권을 읽었다. 연애는 사람을 독서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러다가 2016년에 헤어졌단 말야? 그래서, 2016년에는,



115권을 읽는다. 그러다가 2016년 말부터 다시 연애를 시작해서, 2017년에는,




94권.. 이 때 충격 받았었다. 세상에 1년에 백권도 못 읽다니!!!! 이게 다 연애 때문이다. 당시에 애인에게 이게 다 너 때문이다!! 하고 버럭 했더랬다. 그리고 2017년 12월에 헤어졌는데, 이제 다신 사랑 안해~ 하고 싱글에 익숙해져버린 2020년의 나는,





146권으로 모든 칸을 꽉꽉 채우고 넘쳐나서 저거 옆으로 스크롤 하면 책이 또 계속 나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약간 어떤 마음이냐면, 책 읽어야 돼서 연애 못하겠는, 그런 마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 마음 누가 알까... 아무도 몰라. 그래서 인간은 외로운거다... 외로운 동물이야. 시방 나는 외로운 짐승이여. 이런 나를 이해해줄 사람은 세상에 나밖에 없다. 


자, 사랑은 용기니까 제니퍼 로페즈의  brave 듣고 가실게요. 

오래전에 회사 동료가 내 뒷모습 보고 제니퍼 로페즈인줄 알았다고 한 적 있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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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화와 섹스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1-14 21:02 
    친구들의 권유(?)로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다. 손석구도 처음이거니와 전종서 배우도 처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배우다, 전종서. 앞으로도 자주 보고 싶지만,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모르겠다. 종서씨, 우리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만나서 반가웠어요. 영화를 통틀어 제일 중요한 장면, 제일 중요한 대사는 이것일 테다. 섹스도 하고 싶고 대화도 하고 싶어. 그래서 문제는 ‘대화도 되고 섹스도 되는’ 상대를 만나는
 
 
- 2023-01-03 15: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의 나는 이 글에 좋아요를 누르려고......... 일하다 말고 알라딘서재에 지박령처럼 붙어있었나보다....... ㅜㅜ 일단 너무 좋아요.... 일단 그렇게 하는 걸로해요............

다락방 2023-01-03 17:10   좋아요 0 | URL
나 이 영화 보고 페이퍼 썼다고 쟝님한테 댓글달러 가려고 했는데 이미 여기 와계신 분... ㅋㅋㅋㅋㅋ

- 2023-01-03 15: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 다 읽고나니 잭리처의 두번째 섹스만 생각나
2. 음담패설-> 즉 야한농담은 그래도 되는 사람하고만. 맞아요!!! 그거였어. 또 이렇게 나에게 어떤 언어를 입혀주시었다. (그러나 앞으로 그래도 되는 남자는 없을 예정입니닼ㅋㅋㅋㅋㅋ)
3. 사랑은 용기다. 그러나 책 읽는 목록을 더 채우기 위한 숭고한 과업보다는 중요하지 않다.

인생 천재 부장님. 하바드의 사랑학 강의 말고 다부장의 인생학 강의를 열어주세요. 네? ㅋㅋㅋ

마지막으로, 저도 이 글 읽으면서 생각해봤는 데요. 내가 정신을 못차린게 아니였어요. 저라면 제가 자영이라면. 한번은 우리에게 해명하거나 바로잡을 기회를 줬을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그런 사람인 것 같아요. 한번 까지는 기회를 주고 합의가 안되면 큇. 비극은 나는 기회를 준 건데 잘못을 바로잡는 경우는 없더라고요. 이제는 그냥 바로 큇하게 되어버립니다..

다락방 2023-01-03 17:20   좋아요 1 | URL
나는 잭 리처가 너무 좋아요, 쟝 님. 역마살 있는 남자.. 그래서 여자 가슴 후벼파지만 나라면 괜찮다. 나도 역마살 있으니까!
저 넷플에서 박나래 스탠딩 코메디 보는데 못보겟더라고요. 그래서 진짜 몇 분 보지도 않고 꺼버렸어요. 여성이 하더라도 상관없는 섹스드립에 대해서는 전 별로 재미없어요. 섹드립 재미있으려면 섹스한 사이에서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그러면 세상 재밌죠. 으하하하하.

사실 저도 제가 자영이라면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생각도 했는데요, 왜냐하면 나랑 함께했던 시간들, 함께 웃엇던 시간들 다 진짜 같았으니까요. 그게 꾸민거일 리 없잖아, 라는 생각에 한 번 더 기회를 줄 것 같으면서도, 그런데 ‘결국 이러려고 나 만난건가‘라는 생각 때문에 다시 또 기회를 안줄것 같기도 하고 그래요. 왜, 그렇잖아요. 상대의 말을 듣기 전에는 뭐가 됐든 변명 같고 핑계 같아서 듣기 싫어, 안들어! 이러지만 막상 듣고 나면, 아 사정이 있었네.. 하게 되는 경우요. 어쩌면 나를 수단으로 이용했다는 사실을 용서하고 싶지 않아서 기회를 주지 않았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손석구 못생겼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1-03 18:37   좋아요 0 | URL
저도 안영미나 박나래 섹드립 개그는 싫어요... 뭐랄까... 언어유희가 아니라 그냥 섹드립임. 여성 비하적인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edps는 말로하는 은은한... 뭐 그렁거...ㅋㅋㅋ 암튼 티키타카랑 비슷한 개념입니다. ㅋㅋㅋㅋ 여자들이랑 하는거 잼써여.. 최근 기억 떠올리면 낮져밤이 이황 같은?ㅋㅋㅋ

저 진짜 손석구 올려쳐지는거 환장하겠어. 하/// 한녀들의 취향이 이렇게도 다채로와.../// 자영이처럼 아무거나 막 집어먹으니까 이준석도 지가 잘생긴 줄알지... 어휴.. 남자들이 코르셋좀 차야할텐데.... 한국인 성인남성 100명중 48명이 비만이래요... 그말 들으니까... 또 한녀들 착즙이 짠해지고.. 그저 살이 안쪘다는 것만으로도 손석구를 연예인이라고 봐야하는 건 좀 슬픔... 다시 네덜란드 가고 싶네요. 나의 암스테르담.

다락방 2023-01-04 14:13   좋아요 1 | URL
나도 안영미 박나래 섹드립 싫어요. -.-
내가 좋아하는 섹드립은 내 애인하고 하는 섹드립이었어요. 그게 제일 재미있음.


손석구나 류준열이 로맨스극에서 주연을 맡고 훈남으로 불릴 수 있는 건 아마도 배역이 준게 큰 것 같아요. 그 배역이 곧 그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지점이 있으니까요. 제가 손석구나 류준열에 전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건 그들이 맡은걸 본 적이 없기 땜시롱... 그리고 손석구 이번에 봤지만 그 배역 자체가 매력이 1도 없는.. 나는 <사랑의 불시착> 에서 현빈이 고위급 장교의 아들이라는 게 딱 드러나는 순간 매력 폭발하더라고요. 역시 사랑은 머리로 하는거야.. 나는 자본주의의 노예다!! 매력은 권력에서 나온다!!

바람돌이 2023-01-03 16: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뒷모습 제니퍼 로페즈!! 와 외모의 반이나 닮은거잖아요. 역시 다락방님은 미모의 소유자가 확실한듯요. ^^
저렇게 앱으로 정리하니 확실히 독서에 영향을 끼치는게 뭔지 보이네요. 그래도 연애 시기의 독서 90여권도 작은 양은 아닌데말이죠. 여기 알라딘에서만 작다고 하는 말도 안되는 말을 말이 되는것처럼 우리가 한다는..... ㅎㅎ

저는 직장을 다니던 작년에 114권을 읽었던데, 휴직하고 쉰 올해 113권입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 하고 지금 고민중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3-01-03 17:22   좋아요 1 | URL
저랑 친한 동료였는데 저 놀린다고 한 소리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사실 미모랑은 거리가 좀 먼 스타일입니다. 저는 미모보다는..음... 뭐가 더 나으려나. 미모 보다는 유머에 더 재능이 있습니다. 흠흠. ㅋㅋㅋㅋㅋ

저 고등학교때 국어선생님이 그러셨어요. 학기중에 책 읽을 시간이 너무 부족해서 ‘방학만 해봐라 읽고 싶은 책 잔뜩 읽겠다!‘ 하지만 막상 방학하고나면 학기중보다 책을 더 안읽는다고요. 독서라는게 일상 루틴중에 반복적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학기중이나 직장에 다니면서 더 읽게 되는거 아닌가 싶어요. 저도 퇴사하고 책 많이 읽고 싶다고 하지만 막상 퇴사하면 책을 안읽을지도 모르겠어요. 하하.

잠자냥 2023-01-04 11:3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먹는 것에 일가견 있으십니다!

다락방 2023-01-04 14:07   좋아요 0 | URL
요즘엔 나이 들어서 예전보다 먹는 양이 줄었어요. 먹는 양이 줄었는데 왜 살은 더 찌는건지.. 이게 바로 노화란 것인가...

망고 2023-01-03 1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개봉당시 예고편 보고 별로 안땡겨서 안봤는데 이번에 넷플에 떴길래 봐볼까 했었거든요 흠....역시 제가 딱 안 좋아하는 소재였네요ㅋㅋㅋㅋㅋ혹시 보고 나면 손석구 싫어지나요?
근데 다락방님 연애해도 책을 저렇게나 많이 읽으시네요😮대단대단

다락방 2023-01-03 17:23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영화의 존재 자체도 몰랐고 제가 보고싶어하는 영화도 아닌데요, 공쟝쟝 님이 저더러 한 번 좀 보라고 해서 보게 되었어요. 제가 이제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섹스섹스 외치는 주인공들 보는데, 저렇게까지 섹스에 환장한다고? 이렇게 되더라고요? ㅋㅋ 젊었을 때 저도 그랬을까요? 너무 먼 과거라 생각이 안나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원래 손석구 관심 없었고 보고 나서도 관심 없습니다. 하하하하하.

망고 2023-01-03 17:41   좋아요 0 | URL
저는 어릴때도 저런 소재 싫어했고 현실에서도 별로 안 좋아해서요ㅋㅋㅋㅋㅋ저나 제주변에 저렇게 섹스에 환장하는 사람을 본적도 없고 뭐 속으론 어떤지 몰라도 그걸 드러내서 외치진 않아서요ㅋㅋㅋㅋ게다가 특히 한국영화에서 다루는 솔직을가장한 음담패설들 그거 되게 부자연스러워 보여서 안봐욧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09   좋아요 1 | URL
음담패설의 경우 제삼자가 같이 웃기는 진짜 힘든것 같아요. 불쾌해지는 순간이 더 많은 것 같고요. 섹스를 나눈 당사자들끼리 나눌 때나 재미있지 남들은 안웃기죠. 야한 걸 소재로 남들 웃기려고 하다가는 분위기만 썰렁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으 싫어요.. 얼마전에도 엉뚱하게 갑자기 섹드립 치는 사람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모두 대꾸 안하고 무시했던 경우 있거든요. 으 싫어요.......... 바보같아요...........

독서괭 2023-01-03 16: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방 나는 외로운 짐승이여 ㅋㅋㅋㅋㅋ
아니 근데 다락방님 회사 동료들은 왜 그렇게 스윗해요? 다락방님한테만 스윗한 거예요?? 아니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진실만을 얘기했을 뿐??
이영화, 쟝쟝님도 본 그 영화군요? 전 영화보다, 영화를 얘기하는 다락방님 글이 더 재밌는 것 같아요. 특히 로맨스 영화는!!
사람의 일이라 오류가 나고 그래서 마음이 통했을 때 더 짜릿한 거겠죠? 저는 섹스부터 하고 사랑으로 가는 루트를 경험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잘 마음으로 이해는 안 되는데, 처음부터 이사람 저사람 하룻밤만 즐기려는 사람이 아니라면(대부분 그런 남자겠지만) 가능한 시나리오일 수도.. 흠..
연애 여부와 읽은 책 숫자가 정확히 연동되는 다락방님의 투명함 ㅋㅋㅋ 빵 터집니다.

다락방 2023-01-03 17:26   좋아요 2 | URL
저는 외롭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친구나 애인이 부재하다는 데에서 오는게 아니라, 지금 내가 느끼는 어떤 감정 혹은 생각을 온전히 이해해줄 누군가가 지상에 없을 것이다, 하는 데에서 와요. 그래서 제가 가진 외로움은 제가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외로움을 사실 누구나 다 가지고 있다고 보거든요. 인간은 누구나 다 본질적으로 외로운 존재다, 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끌어안고 사느냐 그게 싫어서 어떻게든 누군가를 찾아보느냐 라는 차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저는 시방 외로운 짐승...

그리고 제가 생각하기에도 저 영화보다 제가 저 영화보고 쓴 글이 더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처음 만난 날 섹스하고 그 뒤에 사귀게 된 적 있긴 한데요, 돌이켜보면 사실 섹스 때문에 만났지 사랑으로 만난건 아닌 것 같아요. 근데 사랑하지 않아서 좀 편하긴 했어요. 구속감이 없달까요? 그렇다고 또 그런 식으로 사람을 만나고 싶진 않아요. 저는 이제 인생에 더이상 섹스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

- 2023-01-03 18:30   좋아요 0 | URL
역시 정상을 본 자의 하산이 맞았다...... 중턱의 계곡물이 차거워서 저도 따라서 하산할래요~막걸리마시쟈!

다락방 2023-01-04 14:06   좋아요 1 | URL
나는 그게 정상 같지는 않고 음.. 일탈 같아요. 그냥 내가 내가 아니고 싶었던 그런 때가 있었던 것 같은데 나는 결국 나일 수밖에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달까요... 나는 원나잇 같은 거 못하는 사람이야...........

건수하 2023-01-03 16: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에서 응? 하고 할말을 잃어버렸습니다 ㅋㅋㅋㅋ

2020년은 연애도 연애지만, 코로나 때문 아니었을까 하는 말만 기억에 남아 남기고 갑니다.

다락방 2023-01-03 17:2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문장은 대체 왜 썼는지 모르겠어요. 갑작스레 생겨난 충동 ㅋㅋㅋ 그렇다고 제니퍼 로페즈 보면서 저를 떠올리시면 안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이 내 모습 모른다고 막말하고 다니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코로나가 있었군요! 친구들과의 만남도 여행도 금지되었던 코로나! 어쩌면 그래서 저만큼 읽은걸 수도 있겠어요. 크.. 그런 비밀이 숨어 있다니... 크.....

mini74 2023-01-03 17: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그네슘 ㅎㅎㅎ 약 먹고 쓰신건가요. 전 왜 이런 부분이 넘 웃긴지 ㅎㅎ 다락방의 제니퍼 로 바꾸죠 아이디 ㅎㅎ *^^* 재미있게 읽어나가다 왜 쪼금 슬퍼지죠 ㅎㅎ 뭐가 됐든 파이팅 ! 입니다 ~

다락방 2023-01-04 13:46   좋아요 0 | URL
마그네슘을 먹으면 플라시보 효과라도 있어야 되는데 왜 없죠... 아무튼 점심 먹고 온 지금도 또 하나 먹어야겠어요. 아놔.. 아니면 술을 마실까.. ㅋㅋㅋㅋㅋ

제니퍼 로페즈도 옛말입니다. 점심마다 1인 2메뉴 먹는 바람에 저 멀리 날아가버렸어요. 안녕, 제니퍼.. 사요나라.

거리의화가 2023-01-03 17: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독서 얼마나 했나 양을 체크해본 적은 없었네요?^^; 어쨌든 작년에 100권 정도는 읽은 것 같은데…ㅎㅎ 다락방님의 연애 전후의 독서량 비교가 놀랍긴 합니다만 저는 연애하고 계실 때의 독서량도 놀라운데요? 연애할 때 저는 정말 거의 책 안 읽고 싸돌아다니기만 한 것 같거든요^^;; 연애가 결정적인 이유는 아니었겠지만 어쨌든 독서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는 되었을 것 같아요.

다락방 2023-01-04 13:48   좋아요 1 | URL
아이폰에서 사용하는 IReatItNow 란 앱에 책을 읽기 시작할 때와 다 읽은 때를 표시하다 보니 저절로 연말결산이 저렇게 통계로 잡히더라고요. 덕분에 매해 얼마 읽었나 체크가 가능해집니다. 그래서 이 앱을 애용하고 있어요. 이 앱은 또 제 친구가 만든 앱이지 않겠습니까?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연애가 독서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게요, 저는 자기 전에도 책을 읽는데 연애를 하면 자기 전에 자꾸 통화를 하는 바람에.... 흠흠. 잠이 올 때 끊어가지고 끊고나면 바로 자버리는 바람에 책 읽을 시간이 확 줄어들어 버렸습니다. 이제 안해야지요, 연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04 15: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아이폰 유저로서 반가운 말씀이네요 앱 참고할게요. 근데 친구분이 아이폰 프로그래머신가요? 멋집니다!

다락방 2023-01-05 07:52   좋아요 0 | URL
제 친구는 아이폰 프로그래머는 아니고요 다른 일 하는데 저 앱만 만들었어요. 후훗. 능력자 친구입니다!!

단발머리 2023-01-03 17: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애와 독서의 상관 관계 이렇게나 확실하군요 ㅋㅋㅋㅋㅋ 다락방님, 역시나 이런 사람이었네요. 사랑과 독서는 막 시소 같아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외로우면 올라가고 즐거우면 내려가는 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신기합니다!!!

식구 중 1인이 핸폰 바꿔서 넷플 3개월권을 받아 왔거든요. 지금 두 달 다 되어 가는데 <브리저튼 시즌 2> 복습 이외에 본 작품이 하나도 없어요. 이럴 수 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이거 보고 싶네요. <연애 빠진 로맨스> 하하하!

다락방 2023-01-04 13:53   좋아요 1 | URL
저도 연애와 독서 사이에 이런 상관관계가 있을 줄 몰랐다가 나중에 알고 화들짝 놀랐었지요. 100권도 못읽고 한 해를 마감할 때, 뭐야 이게?! 막 이렇게 되었어요. ㅎㅎ 뭐 그래도 후회하진 않습니다. 책 적게 읽었어도 그 시간에 한 인간을 탐구했달까요. 만족합니다. 다시 하진 않겠지만.. 껄껄.

연애 빠진 로맨스 단발머리 님도 보신다면 꼭 감상 남겨주세요. 궁금합니다!! 그나저나 브리저튼 시리즈 말고는 본 게 없으시다니, 가만 있자.. 뭐가 좋으려나.. 흐음.. 아, <애놀라 홈즈>랑 <나이브스 아웃> 어때요, 단발머리 님??

Falstaff 2023-01-03 18:1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공감합니다!

다락방 2023-01-03 18:26   좋아요 1 | URL
골드문트 님 어디에 공감하시는거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1-03 18:30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것이 조금 궁금?

mini74 2023-01-03 18:34   좋아요 0 | URL
전 마그네슘 먹은거? ㅎㅎㅎ

Falstaff 2023-01-03 18:34   좋아요 3 | URL
몇 군데 있는데요, 먼저 대 관람차에서 여자와 남자의 차이, 즉 행위와 대화의 간극, 이게 결코 넘어서기 ˝쉽지 않은 장벽˝이란 점입니다. 우라질 조물주가 DNA에 일정 부분 그렇게 낙인을 찍어버렸거든요.
우정? 글쎄 그건 아닌 거 같고 몸정? 그것도 좀 부족한 거 같은데 하여간 우라질 ˝정˝을 매개로 하지 않은 음담패설은 아니 한 것만 못하다는 것도 포함입니다. 아무리 천하의 다락방 님도 우리 부부가 평소 하는 대화를 들으실 기회가 있으면 거품을 물 것 같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은 남성에 비해 연애로 말미암은 평소 생활의 파괴는 별 거 아닙니다. 남자가 연애하면 완전 몰빵, 아무 것도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없습니다. 아비애미도 없고 두사부일체도 없고 오직 그녀 하나 밖에 없거든요. 그리하여 당연히 연애하면 책, 그까짓 것, 한 권도 안 읽으면 어떻습니까.

ㅋㅋㅋ 다락방님도 짓궂으셔. 이런 걸 다 물어보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3:45   좋아요 1 | URL
ㅎㅎ 저도 야한 농담 엄청 좋아하는데요, 그건 제 애인하고 했을 때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의 농담은 저한테 농담으로 와닿지도 않고 재미도 없어요. 우리 사이에 이것이 가능하다는 걸 서로가 알고 있기 때문에 재미있어지는게 야한 농담인 것 같습니다. 우정과 몸정을 모두 포함한 어떤 음, 친밀함의 관계, 어떤 선을 넘은 단계에서만 가능해지는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그래서 연애를 길게 유지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몰빵을 못해서 말입니다. 몰빵의 기운이 오려고 하면 저 스스로를 다잡으면서 어떻게든 자제하려고 하거든요. 그래서 제 연애는 짧게 타오르다 끝나는가 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1-03 1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정말 별 거 아닌 거에도 계속 웃는게 사랑의 지표죠 ㅋㅋㅋ 상대랑 둘이 계속 웃는 거 누가 옆에서 보고 너네 왜이렇게 웃냐고, 그러다 정분나겠다고 했는데 진짜 정분났던 기억이^^...떠오르네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3:54   좋아요 0 | URL
맞아요. 그래서 연애할 때 제일 많이 웃고 지냈던 것 같아요. 정말 별 거 아닌데 계속 웃게 되잖아요. 저는 상대가 좋아요 비로소 웃게 되는 것 같아요. 크- 좋았던 때였습니다... 샤라라랑~

책읽는나무 2023-01-04 0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연애 중일 때도 책을 읽으시는 다락방님!!
너무 놀랐네요??ㅋㅋㅋ
전 연애 중일 땐 책 아예 안 읽었는데...아, 좀 부끄럽네요!!! 긁적긁적~^^;;;
저는 연애 중과 연애 후의 독서량 차이를 잘 못느끼겠네요? 연애 중에도 100 권 가까이 책을 읽었다는 것이 넘 놀랍기에~^^
영화를 봐서인지? 완전 몰입해서 읽게 되는 영화 평이었습니다. 씨네21 읽는 줄~^^
좋은 사람끼리는 서로 보기만 해도, 웃기지 않는 얘기에도 웃는다는 지점, 야한 농담도 둘이서만 하고 싶다는 지점들등 정말 공감되어 고개 끄덕끄덕 하면서 읽었어요.
현실 세계엔 저런 로맨스 없을테지만(현실이라면 호러 아닌가? 생각했었거든요.) 암튼 영화 보고 나서 주인공들 꽁냥꽁냥 거림에 동화되어 사라졌던 로맨스 감정이 살짝 살아날 뻔 했었어요.
저는 김영옥 할머니의 툭툭 치는 대사들이 좀 기억에 오래 남더라구요. 주연만 있는 게 아니라 따까리 조연, 엑스트라도 많은데 따까리 조연도 괜찮다!!! 따까리 조연도 알고보면 그 사람 입장에선 또다른 주연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암튼 전 손석구 배우를 ‘어쩌다 로맨스‘ 제목이 맞나? 전여진 상대 배우로 잠깐 까메오로 나왔을 때, 눈에 확 들어왔었고, ‘나의 해방일지‘ 에서 두 번째로 보고 참 묘하다!! 근데 매력있다! 잘 생겼다! 생각했었는데 영화에선 좀 찌질하고 느끼하게 나와서 역을 잘못 맡았다란 생각이 들었어요ㅋㅋㅋ
근데 전종서 배우는 처음 봤는데 좋네요!
계속 지켜 보고 싶은 배우네요^^


다락방 2023-01-04 14:04   좋아요 1 | URL
연애한다고 책을 안읽을 수는 없지요! 저는 항상 책을 들고 다니는 사람인데, 이십대 중반에 사귀던 남자가 저랑 말싸움 하다가 ‘너 책 좀 그만 읽어!‘ 했던게 떠오르네요.. 하아-

저는 이게 영화여서 좀 더 미화됐다고 생각하거든요. 데이트앱에서 만난다고 다 범죄자 남자 나오는 건 아니지만, 섹스 칼럼 쓰고 양심고백..(물론 안했지만) 으로 이어질까 하면 아니라는 대답이 나오더라고요. 저는 현실이 더 구리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감독이 여성이어서 그런지 불쾌한 지점을 가급적 빼려고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는 손석구 출연하는 드라마를 본 게 없어서 이 영화로 처음 봤는데 보는 내내 눈꺼풀이 너무 무거워보이더라고요. 자꾸 감기는 눈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손석구 <나의 해방일지>로 빵 뜬것 같은데, 어느 지점이 사람들에게 매력으로 어필한걸까... 저는 아직 찾진 못했습니다. 요즘 남배우들은 왜 다들...... 왜 원빈, 현빈같은 비쥬얼 없는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 또 이런 글을 쓰셨댜-
아니 저런 영화 보고 이런 글을 쓰다니, 글 쓰기에도 일가견이 있는 다부장.
저 영화는 주인공들 이름부터가 영...... 자영/박우리 하..... 진짜 너무 저급해서 확 깨네요.
마그네슘 먹으면 잠 오는데 잠 안 와요? (전 그래서 주로 저녁에 먹어요)

- 2023-01-04 11:55   좋아요 0 | URL
저 자신을 변호하고 싶습니다 ㅋㅋㅋㅋ 진짜 아무 생각 없이 봣음 ㅋㅋㅋ 넷플 한국 2위인가 구러길래 ㅋㅋㅋ 근데 시작부터 너무 모닝땡땡을 심하게 해가지고 ㅋㅋㅋㅋㅋㅋ 놀라서 끄지도 못하고 ㅋㅋㅋㅋ으잉? 이러면서 계속 봤어요 ㅋㅋㅋㅋㅋㅋ 그런 힘이 좀 있음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00   좋아요 1 | URL
저 영화속 주인공 이름은 정말 더러운 섹드립이라서 싫지만, 그런데 저 영화에서 제일 더러운 것도 이름인것 같아요. 영화 자체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뭐 썩 좋을 것도 없지만 말이죠. 역시 저 영화보다는 저 영화보고 쓴 제 글이 저 좋은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그네슘 먹으면 잠 온다고 해서 저도 주로 저녁에 먹었는데 이번에 기분이 너무 구려서 아침에 먹었거든요? 그런데 커피도 마셔서 그런건지.. 잠이 안오더라고요?


쟝님, 근데.. 쟝님 너무 애긔애긔해..... 야하다고 해서 잔뜩 기대했는데, 모닝 섹스도 엄청 기대했는데... 좀 실망스럽더라고요? 모닝섹스는 내가 하는게 영화보다 야했다..

- 2023-01-04 14:03   좋아요 0 | URL
아… 모닝섹스 너무 야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 내가 야한 건 그런거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얽 부끄럽네욬ㅋㅋㅋㅋㅋ 이이야기그만해욬ㅋㅋㅋㅋㅋㅋㅋ 잘만킹 다락방은 무엇이 야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ㅋㅋㅋ 아무튼 ㅋㅋㅋㅋ 정상찍고 하산 하시는 분~|…..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4 14:05   좋아요 0 | URL
그립네요. 모닝 섹스..............................

시에나 2023-01-08 1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댓글 맛집입니다. 기혼자이지만 역시 (남) 연애 이야기가 젤 재밌어요. ㅎㅎㅎㅎ
 
위를 봐요!
정진호 글.그림 / 현암주니어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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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에서는 아래를 보는 사람을 향해 지나가는 사람들이 위를 보아주지만,
현실에서는 장애인들의 탑승을 막기 위해 무정차하는 지하철이 있고 장애인과 전쟁을 선포하는 서울시장이 있다.
위를 올려보면 아래를 보는 사람과 눈을 마주칠 수 있다는 생각 대신, 고개아프게 뭐하러 위를 보냐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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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1-03 15: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진호 작가님의 시선을 좋아합니다. 다락방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

다락방 2023-01-03 16:01   좋아요 1 | URL
제가 일요일에 마침 이 그림책을 보았거든요. 예전에 사서 보고 조카 준건데 조카 만나러 갔다가 책장에서 다시 꺼내 봤어요. 좋더라고요. 그림책에서는 이렇게 좋은데 현실은 서울시장 때문에 암울합니다..
 
레즈비언 페미니즘 선언 - 반란, 연대, 전복의 현장들
나영 엮고 옮김, 샬럿 번치 외 지음 / 현실문화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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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즈비언이 되는 것이 페미니스트의 필수요소도 아니고 레즈비언이 모두 세상을 바꾸는 것도 아니지만
이성애자 여성이 가부장제를 부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지나치게 전복적이어서 보이지 않아야만 했던 존재들.
이 선언들에 대해 수잔 왓킨스가 어떤 이야기를 할지 몹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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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초록색 표지 탓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나오자마자 너무 '사고'싶었다. 르 귄이라면 사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라고 말하고 다니진 않기 때문이다. 그건 르 귄이 좋은 작가가 아니어서가 아니라 내가 르 귄의 책을 읽어본게 거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어슐러 K. 르 귄의 말》이 왜이렇게 사고 싶었는가 생각해보니, 일단 르 귄이 하는 말은 들을 가치가 있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지만, 초록색 표지가 너무 예쁘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아마도 이 책을 참지 못하고 2022년 가장 마지막에 구매해버린 책으로 만들고 또 그래서 아마도 2023년을 이 책을 읽으면서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 이 책이 내가 2023년 1월 1일에 읽은, 2023년 첫 완독한 책이다.


르 귄에 대해서라면 이름정도만 알고 있었고 아직 책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았던 때에, 나는 《제인오스틴 북클럽》이란 영화를 보게 되었다. 아마도 '북클럽'이란 제목 때문에 선택한 영화인 것 같은데,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처럼, 제인 오스틴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나온다. 모임을 결성해 제인 오스틴의 책을 차례대로 다 읽어 나가면서 그에 대한 감상을 이야기하는 내용이 주요 토대이긴 하지만, 그 구성원들 각자의 삶 역시 영화를 통해서 보여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책 읽는 모습이 많이 나온다는 데에 있다. 그 장면들이 다 너무 좋았다. 그리고 르 귄을 알게 됐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제인 오스틴 북클럽 멤버중에 유일한 남자 멤버가, 그 클럽의 한 여자멤버에게 관심을 갖고 호감을 표현하기 위해 제인 오스틴에 대해 관심도 없으면서 클럽에 가입한다. 그리고 제인 오스틴 책들을 충실히 읽어나가는데, 이게 다 그녀가 좋아하는 작가이며 그녀와 대화하기 위해서였던 것. 자신이 그런만큼 그녀 역시 그러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 르 귄의 책 두 권을 그녀에게 빌려주는데, 그녀는 통 그 책들을 읽을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아, 나는 이 여자를 좋아하는데 이 여자는 나에게 관심이 전혀 없구나, 그가 서운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영화의 마지막, 잠들기 전의 여자가 무심코 그가 빌려준 르 귄의 책을 읽게 된다. 어랏. 너무 재미있네? 그녀는 그가 빌려준책을 밤을 꼬박 새워 읽고는 이른 아침 차를 끌고 그의 집 앞으로 간다. 그녀를 발견한 그가 그녀 앞에 서자, 그녀는 '르 귄의 책을 더 읽고 싶은데 아직 서점이 문을 연 시간이 아니라서' 라고 자신이 그의 집 앞에 온 이유를 얘기한다. 그러자 그는 자신의 집에 그녀를 들이면서 우리 집엔 당신에게 빌려줄 르 귄의 책이 아주 많다고 말한다.



이 영화를 보고 르 귄을 읽는 건 너무 당연했다. 도대체 르 귄이 어떻길래 저 남자는 자기 인생작가라고 하고 저 여자는 밤을 새워 읽는 것인가! 그렇게 나는 르 귄의 책 《어둠의 왼 손》을 읽었다.















책은 좋았지만 조금 난해하기도 했다. 한 몸에 남성과 여성을 모두 가진 종족이 나오고 그들은 발정기(?) 에는 자신이 어떤 성으로 존재할지 선택할 수 있는데, 이 책을 다 읽고나자 영화속 주인공이 왜 좋아하는지 알 것 같았고 또 다른 작가가 아닌 르 귄을 좋아하는 남자사람이라니 너무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그 후에 르 귄의 책을 더 읽진 않았다. 그러나 르 귄을 좋아하는 친구들이 내 주위에 있었고 친구들은 르 귄의 작품을 극찬했다. 덕분에 내가 사두고 아직 안 읽은 르 귄의 책이 몇 권 더 있다.
















그러니까 르 귄의 말이 좋지 않을리 없다는 걸 알고 시작한 새해의 첫 독서라고 해야할텐데, 좋을줄 알았지만, 읽으면서 너무 좋아서, 아니 좋을 줄 알았지만 너무 좋잖아?! 하면서 읽게 되었다. 무엇보다 이 세상의 어딘가에서 언어와 도덕에 대해 생각하는 누군가가 존재했다는 것이 경이로웠다. 그런 사람이 존재했었다면, 그런 사람이 어딘가에 또 존재할 수도 있는게 아닐까. 인류에겐 희망이 있는거 아닐까? 나는 선, 도덕, 윤리, 악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세상이 그리 쉽게 망가지진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세상이 지금만큼 존재할 수 있는 건 그 사람들 덕이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들 중의 한 명이 르 귄이 되겠구나.



네이먼: 언어가 도덕적인 질문과 맺는 관계, 이 둘 사이의 차이에 대해 듣다 보니 작가님이 하셨던 이 말이 떠오르네요. "영어를 개혁하지 않고는 사회를 개혁할 수 없다"고 하셨죠. 문장 수준의 싸움도 세상의 싸움과 본질적으로 같다고요.


르 귄: 대학 신입생 시절에 전 영어를 알기 쉽게 쓰는 것이 어떻게 정치적인 문제인지를 다룬 조지 오웰의 위대한 에세이 『나는 왜 쓰는가』중 「정치와 영어」를 읽었어요. 안으로 깊이 파고든 글이죠. 전 그냥 오웰의 말을 바꿔서 되풀이할 때가 많아요. -p.26



맙소사, 조지 오웰의 책을 사야겠네?



언어와 이해, 시도와 노력에 대한 르 귄의 말들은 정말 인상깊었다. 한 사람이 끊임없이 생각한다면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 행동은 또다시 생각을 불러오는구나 싶어졌다.



네이먼: 성인이 되어서 사랑하게 된 시인으로는 누가 있나요? 소중하게 여기는 시인은요?


르 귄: 릴케를 아주 윗자리에 둬야겠네요. 도움이 필요했던 어느 여름에 매킨타이어가 번역한 『두이노의 비가』번역본을 읽었어요. 그때 제 상태가 아주 나빴는데, 그 시집에 실린 비가 몇 편이 저를 어둠에서 끌어낸 것 같다고 느껴요. 적어도 버텨내게 해준 건 확실하죠. 전 독일어를 몰라요. 그러니까 릴케와 괴테는 번역으로 마주한 다음에 왔다 갔다 하면서 짚어봐야 하죠. 보통은 저만의 형편없는 번역을 해보려고 하는데, 그러면 사전을 들고 독일어 단어를 파고들 수 있어요. 시를 읽는다는 건 아주 힘든 일이지만, 단어를 하나씩 짚어가며 읽는다면, 독일어 명사를 하나도 몰라서 모조리 찾아봐야 하고 동사는 수수께끼 같은 데다 제자리에 놓여 있지도 않으면, (웃음) 겨우 다 읽었을 때는 그 시를 제대로 알게 돼요. 자기만의 번역이 만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제가 아는 언어는 물론이고 잘 모르는 언어도 번역하기를 좋아하는 거예요. 노자의 책이 그런 경우였죠. -p.73



아니, 세상에... 어떻게 이렇게 근사할 수가 있을까. '독일어를 몰라요' 라고 하면서, 그런데 시를 읽기 위해 사전을 들고 독일어 단어를 파고든단다. 그렇게 시 한 편을 자신의 방식대로 번역하고 나면 제대로 알게 된다니. 와 너무 멋있어서 미치겠는거다. 이 행동 자체가 너무 멋지고 이 행동에 이르게 한 생각도 좋지만, 이 행동이 주는 이미지도 너무 좋다. 머릿속에 풍경이 떠오르면 너무 아름다운 거다. 게다가 이 책에서는 르 귄의 젊은 시절부터 노년의 모습까지 여러 장의 사진이 실려 있는 터라, 르 귄이 사전을 뒤적이며 시를 번역하는 모습을 상상해볼 수 있는거다. 그게 진짜 짜릿할만큼 좋다. 


아, 나도 이렇게 살아야 되는데. 모르는 언어로 쓰여진 글들을 밀어두는 일을 하지 말고, 사전을 파고 들면서 이해하려고 해야 하는데. 그것은 결국 나를 앞으로 가게 해주지 않을까? 하나의 글을 그렇게 읽고나면 나는 또 한 뼘 자라지 않을까? 아니 한 뼘이 다 뭐야, 아주 그냥 쑥쑥 자라지 않을까? 크-


독일어 뿐만이 아니다.




네이먼: 가브리엘라 미스트랄을 번역하는 일에 끌리게 된 경위를 말해주실 수 있나요? 『때늦게』에서 시 한 편을 미스트랄에게 헌정하셨는데요, 어떤 면에서 사랑에 빠지셨나요?


르 귄: 첫눈에 반한 사랑이라곤 할 수 없어요. 처음 미스트랄을 읽기 시작했을 때 저는 스페인어를 잘 몰랐어요. 아르헨티나에 사는 친구 디아나 베예시가 엄선된 미스트랄의 시 몇 편을 보내면서 "꼭 읽어봐야 해요"하고 말하기에 스페인어 사전을 들고 힘겹게 파고들었다가 사랑에 빠졌죠. -p.74



아! 르 귄.. 대체 뭐하는 사람입니까. 도대체 얼마나 멋진 사람인겁니까. 와. 모르는 언어지만 포기하지 않긔!! 당황하지도 않긔!! 사전 들고 다 뽀샤버리긔!!!!! ㅋ ㅑ - 멋짐에 취한다..



그리고 나는 이런 말에도 반했다. 완전 내 타입이다.


그 규칙에 손을 대면 안 돼요. 빌라넬을 쓴다면 빌라넬을 쓰는 거죠. 빌라넬 비슷한 걸 쓰면서 빌라넬이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요. 규칙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면, 어떻게든 규칙을 따르면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필요성 자체가 뭔가를 제공한다는 걸 알게 돼요. -p.79



덕분에 나는 르 귄의 에세이들을 읽고 싶어졌다. 소설 사둔 게 몇 권 있지만, 에세이를 사겠어!!
















아, 새해 첫 시작으로 너무 좋았다. 아주 좋은 독서였다. 르 귄은 실망시키지 않긔!!!!!




자, 새해 처음 읽은 책이 르 귄이었다면, 새해 처음 배송된 책은 무얼까? 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글쎄 일요일에도 책이 배송될 줄은 몰랐어요. 이건 다정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은 책인데, 아니 글쎄 내가 이메일을 늦게 받는 바람에, 선물한 친구는 '2022년의 마지막 책'이 될 줄 알았건만, 결과적으로 받는 나에게는 '2023년의 첫 책'이 되어버린 거다. 무려 1월 1일에 도착한, 2023년의 첫 책은, 쨔잔- 두구두구둥-


한나 아렌트의 『정신의 삶』되시겠다.
















아 진짜 너무 멋지지 않나요... 새해 처음 배송된 책이 한나 아렌트여... 그것도 정신의 삶..... 




이 책이 두꺼워서 책장을 다시 정리해야 했다. 에바 일루즈를 빼고 페데리치를 넣게된 까닭은 바로 거기에 있다.




아 진짜 뽀대나지 않나요. 이렇게 보니 정신의 삶이 철학 전기 왼쪽으로 오는게 낫겠다. 

아, 나의 한나 아렌트 책장 완성시켜 주는 내 친구들이여..

얼마 안 가 이 책장은 한나 아렌트 단독 책장 되지 않을까. 

퇴사하고 진득하게 책상에 앉아 한나 아렌트 책 하나씩 뽀개는 삶을 살고 싶지만, 그건 너무 이상적이야...




2022년 올해의 책, 영화 이런거 하려고 했는데 너무 귀찮아서 넘겨버리고 대신 2023년 처음 읽은 책과 처음 도착한 책을 기록해둔다. 아직 '처음 산 책'은 없으므로 페이퍼 쓰기 위해서라도 책을 사야겠다. 움화화핫.



회사 오기 너무 싫었다. 오늘 일 너무 많아서 오기 싫었다. 그러나 그 어느때보다 빨리 도착해서 사무실에 도착해도 여전히 깜깜한 밤 같았다. 해가 뜨는 동안 나는 페이퍼를 썼다. 이것은 새해 첫 페이퍼. 하아 무슨 처음이 이래. 르 귄에 한나 아렌트에... 진짜 ㅠㅠ 멋짐이 뿜뿜 솟아나지 않는가.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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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2 08: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2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건수하 2023-01-02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 날부터 맘에 드는 작가를 찾으신 다락방님, 축하드립니다 ^^

<정신의 삶>이 저렇게 두꺼운 책인지 몰랐네요. 표지만 봐도 부담스러웠는데 두께 보니 더 부담스러워…

저한테도 르 귄 아주머니 책을 좋아하고, 선물해주는 남자가 있긴 했는데. 그 남자가 선물한 책이 아직 집에 있는데.. 르 귄의 다른 책은 읽어도 그 책은 왜 그렇게 안 읽게 되던지… 그 남자에 대한 기억이 안 좋아서 그런가 -.-

다락방 2023-01-02 11:0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아.. 음.. 네, 그럴 수 있지요. 선물한 사람이 싫으면 그 책도 읽기 싫어지지요. 그렇지만 저는 사둔 책이 너무 많아서 못읽고 있는 형편이긴 합니다. 저한테도 준 사람이 싫어서 안읽는 책도 있긴해요. ㅋㅋㅋ 누구나 다 그런 책이 있지 않을까요? 껄껄.

정신의 삶, 저도 받아들기 전까지는 저렇게 두꺼운 줄 몰랐어요. 저는.. 이제 어떡하죠? 한나 아렌트에 대한 책 싹 다 읽는게 목표인데 .. 언제쯤 그게 될까요? 아니, 되긴 될까요? 아아.. 퇴사가 시급합니다!!

은오 2023-01-02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렌트 정신의 삶 저는 번역 악평때문에 구입을 보류했는데ㅠㅁㅠ 나중에 후기 남겨주셔요... 아, 그리고 1월 여성주의 독서모임책을 결국 샀습니다 내일 오면 시작!!!
부장님 오늘도 화이팅하시옵소서 해피뉴이어❣️

다락방 2023-01-02 11:06   좋아요 2 | URL
한나 아렌트 책은 왜이렇게 번역 악평이 많은가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번역에 대해 좋지 못한 평을 많이 본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새로운 책 번역을 기다리자니 나오질 않고 있네요? ㅠ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도 저 책장에 꽂아두고 싶습니다! 어쨌든 제가 읽는다면 후기를 남기도록 하겠습니다.

은오 님, 1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화이팅! 부지런히 읽고 씁시다. 그것은 결국 우리에게 뭔가 남길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수이 2023-01-02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 귄이 그토록 좋다 하셨으니 저도 한번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락방님의 새해 첫 책 넘 좋군요, 얼른 펼쳐봐야지! 저 영화도 그러고보니 본다 본다 하고 아직도 못 봤네요;;;

다락방 2023-01-02 11:07   좋아요 1 | URL
알지 못하는 외국어를 사전 찾아가며 읽는다는게 너무 짜릿했어요. 아마 그 부분에서는 수이 님도 무척 좋아하지 않으실까 합니다. 와, 이건 수이 님이 좋아할만한 내용인데?! 하면서 읽었거든요.

분량이 짧아 아쉬운데, 그래서 금세 읽게 돼요. 수이 님의 2023년 독서와 외국어공부 모두 응원합니다!!

거리의화가 2023-01-02 09: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 귄의 도전 의식이 멋지네요.
<정신의 삶> 책장에 꽂히니 정말 근사합니다^^ 얼마 안가서 아렌트 칸이 되지 않을까 싶군요ㅎ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 한해도 아자아자!*^^*

다락방 2023-01-02 11:07   좋아요 1 | URL
르 귄 너무 근사하지요? 아니 어떻게 외국어 사전 옆에 끼고 시 한 편을 정복해버릴 수가 있나요.. 아 너무 멋있어요. 인생을 살려면 그렇게 살아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렌트 전용 책장칸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아렌트 책장은 늘어날 때마다 이렇게 인증해야겠어요. 후훗.

거리의화가 님, 오늘도 올해도 모두 화이팅!!

singri 2023-01-02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아 천재들의 삶이란. ^^;;
락방님 책소개 볼일에 일년이 미리 즐겁습니다. 멋진 르귄 소개도 감사!

다락방 2023-01-02 11:08   좋아요 2 | URL
르 귄 책은 좋을 줄 알았지만 정말 좋았어요! 언어와 외국어에 대해 얘기하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외국어 공부 열심히 해야지 마음 먹었습니다. 벌써 귀찮긴 하지만... 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1-02 09: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르귄 소설 두 권 사놓고 안 읽고 있는데 저 ‘말’도 사야 겠는데요?@@

다락방 2023-01-02 11:08   좋아요 1 | URL
사놓고 안 읽은 책이 르 귄 책만 있는건 아니지만 르 귄 책도 역시 그렇게.. ㅋㅋㅋㅋ
난티나무 님, 르 귄의 말 좋더라고요. 저는 도덕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렇게나 좋지 뭡니까!

blanca 2023-01-02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르귄의 말>의 땡스투를 다락방님께.

다락방 2023-01-02 11:09   좋아요 1 | URL
땡스투 받고 책 사겠습니다. 만세!!

잠자냥 2023-01-02 1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르 귄 책 정말 초록색 표지 예쁘죠?! 저도 저 표지가 이 책을 아름답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고 생각해요.
제 침대 머리맡에 <다락방의 미친 여자들>하고 <르 귄의 말>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완전 크리스마스 색깔입니다. ㅋㅋㅋ
저도 르 귄 작품은 친구가 하도 좋아하고 추천해서 여러 권 사놓고 아직 못 읽은 게 수두룩한데(SF 별로 안 좋아해서...ㅠㅠ) 이젠 정말 읽어야겠어요. <르 귄의 말> 읽으면 르 귄 책도 그렇지만 거기서 소개된 다른 책 막 읽어보고 싶어지죠?!

그나저나 새해 1월 1일에 한나 아렌트 정신의 삶 도착하는 것 무엇....!
진심 다부장님 올해 복 터질 거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그런 거 선물해주는 친구도 있고 복 받았네 이 사람.....ㅋ

다락방 2023-01-02 11:11   좋아요 4 | URL
저 초록색 진짜 너무 예뻐요. 읽고 싶다 보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 색이에요. 말 시리즈 중에 가장 예쁜 색인 것 같아요! 저는 말 시리즈 몇 개 안되지만 갖고 있는데(왜냐하면 안읽어서..) 제일 예뻐요! 그래서 제일 먼저 손이 간 것 같습니다. 후훗.
저도 잠자냥 님과 마찬가지로 제가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라서(저는 SF 도 판타지도 너무 별로..) 안읽게 되더라고요. 그렇게나 좋다는 말을 들어도... 이번에도 르 귄의 말 읽으면서 르 귄이 쓴 책 읽고 싶어졌지만, 다 에세이였다는 것이 함정... ㅋㅋㅋㅋㅋ

네, 저는 한나 아렌트를 선물해주는 친구가 있는 정말 복 받은 사람입니다. 너무 멋져요. 선물해준 친구도 멋지고 이런거 선물 받은 저도 너무 멋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1-02 11:40   좋아요 4 | URL
제가 그래서 다부장님과 같은 이유로 저기 올리신 르 귄 에세이는 다 읽었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르 귄 에세이 읽다 보면 읽고 싶어지는 책 더 많아집니다. 장바구니 터짐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2:20   좋아요 2 | URL
지금보다 더 터지면.. 저는 정말 퇴사해서는 안되겠네요. 오늘도 보쓰가 너무 예민한 바람에 퇴사욕망 돋았는데요 ㅠㅠ

은하수 2023-01-02 10: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쩜 바쁜 새해 첫 출근날 이런 글을 쓰셔서 자극을 주시는지...
르귄은 언젠가 -그게 지금이라면 좋겠지만 잠시보류하고 -꼭 전집을 읽고 말리라 다짐하고 있는데 르귄의 말 표지에 나온 사진을 가만히 들여다보곤 하거든요
그냥좋아서..달랑 한권 읽고 좋아해버리고... 조지오웰의 책도 다시! 리베카 솔닛에게 경의를 표하며 오웰의 장미 읽으며 감사했어요 내가 어떻게 이런 탐색과 분투의 글쓰기를 읽게 되었을까 감사하며 끝없이 확장되는 독서생활에 감사하고 있거든요
지금 뭐라는건지...
2023년도 잘 보고 가겠습니닷!

다락방 2023-01-02 11:13   좋아요 3 | URL
저도 천천히 르 귄을 한 권씩 읽어가야겠어요. 어스시 시리즈도 그렇게 좋다고 해서 사뒀는데 일단 어스시 시리즈부터 봐야지 싶다가도 르 귄의 말 읽고나니 르 귄의 에세이가 너무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래서 후다닥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2023년에는 책을 안사겠다는 다짐 지켜질 수 있을지.. 벌써부터 틀려먹은 것 같은데... 하하하하하.

조지 오웰의 저 에세이도 읽어야겠어요. 어휴 세상에 읽어야 할 책 왜케 많아요? 솔닛도 사두고 안읽은 책 많아서 이번 오웰 신간 안샀는데 또 사야겠지요? 아 읽을 책이 많아서 좋으면서 싫고 싫으면서 좋으네요 ㅠㅠ

2023년에는 자주 만나요, 은하수 님!!

책읽는나무 2023-01-02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르 귄의 초록은 왠지 올리브 그린 같단 생각이 드네요? 제가 올리브 그린 계열 좋아하거든요^^
르 귄 소설, 에세이 한 권씩 가지고 있습니다만...언제 읽을지?
이젠 말도 사야겠는...^^
근데 아렌트의 배경은 아렌트!!!
르 귄의 말 속에 무한정 빠지기!!
멋진 건 혼자 다 하시고~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1:14   좋아요 4 | URL
저는 지금 당장 르 귄의 에세이를 사고 싶어서 미치겠어요. 그렇지만 참을만큼 참아보렵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자! 안읽은 르 귄이 몇 권이나 있는데 또다시 르 귄을 산다니 안될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 과연 며칠이나 버틸 수 있을지... 하하하하하.

한나 아렌트 책장은 차곡차곡 쌓이는대로 인증할게요! 한나 아렌트가 쓴, 그리고 한나 아렌트에 대해 쓴 책은 모조리 다 읽어버리겠습니다!!

- 2023-01-02 11: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 깨달았다… 작년 내 텅장과 내 난잡한 독서의 원전이 바로 이곳 (다락방 서재)이었구나…..
아… 여기였어…. 욕망을 누르려고 생각하니 여기에 오자 누르는 힘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느낀다… 월요일 아침의 다락방 서재는 위험하다.. 다시 태어난 나는 루틴을 수정하겠어요!!!

다락방 2023-01-02 12:23   좋아요 3 | URL
저는 어떻게 된게 점점 더 난잡해지는 것 같아요. 인생은.. 뭘까요? 알 수가 없다.. 살수록 더 알 수가 없어. 하아-
저도 새해부터 루틴을 좀 수정하려고 하는데 그게 잘될지 모르겠네요. 좀 더 건강한 삶을 위해 퇴근후 집에서 요가도 하고 평일 금주로 바꾸려는데, 아 너무 힘들것 같아요. 벌써부터 음주 욕망 돋아버림. 보쓰가 오늘 너무 예민하다. 하아- 내가 왜 한 명의 늙은 남자의 비위를 맞춰주며 돈을 벌어야 하는가, 대체 왜, 왜, 왜...Orz

운동하고 인증하는 시스템으로 나를 셋팅해야 겠어요. 아 근데 벌써 귀찮다 ㅠㅠ

쟝님, 점심 맛있게 많이 먹어요. 기골이 장대한 여자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 2023-01-02 14:11   좋아요 2 | URL
예민보쓰가 아니라 보쓰가 예민해 ㅠㅠ 아 시부럴… 고난도의 노동임을 압니다ㅠㅠ 알코올없이 마취없이 가능할까요? ㅠㅠ 저는 작년에 예전 보쓰 한테 새해인사 했다가, 자전거 타다가 자빠셔 얼굴갈렸다는 소식 듣고 난 후로 다시는 연락하지 않기로 했어요 ㅋㅋㅋ 어쩐지 새해인사를 하고 싶더라니 내가 이 소식을 들으려고 ㅋㅋㅋ 정말로 행복하다 ㅋㅋㅋㅋ 내 기억속 그의 최후는 그렇게 기억될 것입니다 ㅋㅋㅋㅋ 권선징악권선징악 ㅋㅋㅋㅋ 저의 세계는 한층 아름다워졌지요 ㅋㅋㅋ 그날을 기다리자 ㅋㅋ 그의 최후를 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4:43   좋아요 4 | URL
저는 언제쯤 아름다운 세계에서 살 수 있을까요? 돈을 포기하면 가능해지긴 할텐데 그러면 또 그렇게까지 아름답진 않겠지.. 하아- 노동자에게 알코올은 필수요소다 ㅠㅠ
작업실 갖고 싶네요. 작업실에서 할 작업이 없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업실 갖고 이 회사에서는 퇴사하고 싶다. 그것이 나의 아름다운 세! 계!
이미 이루신 공쟝쟝 님 인생 성공하신 분!!

단발머리 2023-01-02 14: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 새해부터 포텐 터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르 귄은 어스시 시리즈 앞쪽 읽어 봤는데 너무 어렵더라구요. 근데 그 분의 우주가 방대하니 궁금하긴 했는데 키햐~ 사전공부법이라니… 너무 멋있네요. 저도 이 책 가지고 있거든요. 좀 아껴두려 했는데 아끼지 말아야겠어요. 나두 얼른 읽어야지!!!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1-02 17:04   좋아요 1 | URL
제 친구가 어스시를 엄청엄청 추천하더라고요. 너무 아름다운 성장서사라서 다른 어떤 이야기도 이걸 따라올 수가 없다고요. 친구가 까페에서 저한테 줄거리 말해주는데 소름이 돋더라고요. 그래서 샀지만 저도 언제 읽을지.. 판타지는 영.. 손이 안가요 ㅠㅠ 그래도 읽어야지요. 언제? 그건 모릅니다요.. ㅋㅋ

르 귄 님 정말 대단한 분이셔요. 역시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린 사람들에게는 특별한 무엇이 있는가봐요. 세상에, 알지 못하는 언어인데 사전 찾아가며 시를 이해하다니.. 너무 대단하신 분입니다. 저도 분발해서 열심히 공부해야겠어요!! 그런데 안하겠죠..... 어쨌든 포텐 만세!! 터져라, 포텐이여!!

감은빛 2023-01-02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해 첫 독서 멋지네요.
언젠가 도서관에서 어스시 시리즈를 빌렸었는데, 다 읽지는 못했던 게 기억났어요.
조지 오웰의 [나는 왜 쓰는가]도 읽었었는데, 아마 완독은 못했던 것 같네요.
집에 가서 찾아봐야겠어요.

오늘 너무 너무 너무 출근하기 싫었어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까지 쉬는 날이기를 간절히 바랐건만, 아니더라구요.
뭐, 내일 아침에도 당연히 출근하기 싫겠지만,
그렇게 또 하루하루 지나다보면 계절이 바뀌고 또 해가 바뀌겠지요.
내년 오늘도 또 출근하기 싫을 것은 당연한 일일테구요.
언젠가 출근하지 않아도 될 날이 올 때까지 반복될 일인 것 같아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3-01-03 17:12   좋아요 1 | URL
어스시 시리즈가 그렇게나 훌륭하다는데 왜 단발머리 님도 감은빛 님도 읽다가 중단하신거죠? 왜죠? 제가 한 번 읽어봐야겠네요. 책도 사뒀겠다.. 그런데 언제 읽을 것이냐, 잘 모르겠다.. 으하하하하.
나는 왜 쓰는가 읽고 싶어졌어요. 예전부터 읽어볼까 했던 책인데 이번에 르 귄 님 덕에 강하게 충동오네요. 읽자!

저도 어제 너무 출근하기 싫었고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퇴근하고 싶어요. 게다가 오늘은 회사에서 별로 좋지 않은 일도 있는데 그 일로 제가 예상보다 더 감정을 다쳐서 그만둘까를 아침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 후는? 이런거 생각하면 관두지를 못하겠고, 그런데 내가 언제까지 남의 비위 맞추고 살아야 하나 싶으면 당장 나가고 싶고.. 아 돈벌이란 뭔지 정말.. ㅠㅠ

감은빛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꼬마요정 2023-01-02 23: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아... 르 귄 좋죠... 르 귄의 말 내일 옵니다 ㅋㅋㅋ 알라딘이 자꾸 적립금을 줘서 말이죠.
르 귄은 고양이도 좋아했답니다. <남겨둘 시간...> 좋아요. ㅎㅎㅎ
아, 저도 제인 오스틴 북클럽에서 남주가 르 귄 얘기할 때 고개를 끄덕였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새해 첫 날 잡은 책이 두께가 있어서 아직도 읽고 있습니다....ㅠㅠ

다락방 2023-01-03 17:13   좋아요 2 | URL
르 귄의 말 너무 좋아요, 꼬마요정 님! 새해 첫 시작으로 읽어두면 좋을 것 같아요. 그 후에 읽고 쓰는 일에 더 의욕이 생길것 같달까요? 후훗.

꼬마요정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올해에는 꼬마요정 님 본받아 운동을 열심히 하는 다락방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PersonaSchatten 2023-01-02 23: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의 열 두 방향에서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읽고 방탄소년단의 봄날을 꼭 다시 봐보세요. ㅎㅎㅎㅎ 근데 저 열두방향에선 봄날 때문에 딱 그거만 읽고 ㅋㅋㅋ the Dispossessed 도 읽다 말긴 했어요 ㅋㅋㅋ 재밌긴 한데 못 읽고 있네요. ㅠ
저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어는 어린왕자 뜯어보면서 사전 끼고 보는 식으로 외국어 공부를 했었는데 르 귄 선생님 말씀을 들으니 올해 외국어 도전이 하고 싶어졌어요. 어쩐지 아까 서점에서 동화 ㅇㅇㅇ어 이런 책들이 보여서 찾아봐야지 하고 있었는데. ㅎㅎㅎ
한나아렌트 책 진짜 멋있어요. 초록색 책 위에 두고 정신의 삶 밑에 두면 트리 느낌 날 거 같아요! ㅎㅎㅎ 두꺼운 책들 정말 많으시네요. ㅎㅎ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03 17:14   좋아요 2 | URL
방탄소년단의 봄날.. 뮤직비디오를 보란 말씀이신가요? 그 봄날이 르 귄 소설 읽고 나온거예요? 오... 르 귄을 읽는 방탄이란 말입니까? 대단한데요? ㅋㅋㅋㅋㅋ

저도 프랑스어, 스페인어 사전은 다 가지고 있거든요. 하하하하하. 펼쳐본 적도 없지만 르 귄 님 너무 멋져서 사전이라도 펼쳐볼까 하고 있습니다. 외국어 사전 찾아가며 시를 읽는다니. ㅋ ㅑ ~ 진짜 너무 근사하지요?

한나 아렌트 말고도 두꺼운 책 너무 많아서 한숨 납니다. 역시 회사를 관두는게 답일까요. 관둬야 두꺼운 책 읽을 시간이 날듯요.. ㅠㅠ

페르소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PersonaSchatten 2023-01-03 17:32   좋아요 1 | URL
방탄 세계관이나 애들 생각이 궁금해져서 읽게 되는 책들이 은근 많아요. ㅎㅎㅎ 봄날 뮤비에 오멜라스라는 네온사인이 달린 구조물(?)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데리러 올테니 기다리라는 노래 메시지를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중에 돌아오기로 기약하는 자로 해석하기도 하고 마침 세월호 직후라 세월호 맥락도 같이 해석하기도 하더라고요.

회사를 관두면 책을 꾸준히 사기가 어려워지죠. 주식하면서 깨달은 게 주식이라는 취미를 하려면 꾸준히 부어줄 물같은 돈이 필요하다는 거였어요. 그래서 직업으로 자아실현하길 바랐던 저 자신을 반성하고 돈을 목적으로 일하자고 마음 바꿔먹었던 거라서 ㅋㅋㅋ 그림그리고 병원다니고 주식하고 책사려면 돈이 필요하고 그래서 전 내일도 특근하겠습니다. ㅠㅠ 오늘 일단 쉬고요. ㅋㅋㅋㅋㅋ
진짜 새해엔 외국어를 해봐야겠어요. ㅎㅎ 다락방님도 새해 복 많이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23-01-04 14:25   좋아요 1 | URL
올해에는 외국어 공부에 진짜 힘을 써야겠어요. 저 영어 듣기가 너무 안되는 것 같단 생각에 듣기에 좀 시간을 들여볼까 싶어요. 이것도 지금 생각이지 또 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어제 오늘 계속 퇴사를 할까 어쩔까 생각중인데 저는 제가 돈을 벌어야 먹고 살기 때문에 관둘 수도 없고 그렇지만 회사에 나와서 일하는 거 너무 싫고 이제 너무 오래하지 않았나 쉴 때가 되지 않았나 했다가 그런데 쉬는 동안에도 밥은 먹고 술은 마시고 책은 사야 되는데... 이런 반복이에요. 하긴 이런 반복이 지금까지 저를 회사에 붙들어둔거겠죠. 인생 뭘까요...

PersonaSchatten 2023-01-04 16:37   좋아요 0 | URL
그런거죠…;; 라고 대답하려니깐 뭔가 맨스필드의 가든 파티 마지막 장면 대사같네요. 과연 언제까지 일해야 쉴 수 있을까. 은퇴할 수 있을까. 싶어질 때가 가끔 있어요.

mini74 2023-01-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탄덕에? 오멜라스가 뜬 적이 있지요 ㅎㅎ 아이들이 르귄을 알기에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책장 뽀대닙니다 다락방님 ㅎㅎ남편이 어제 이침에 미친척 나보고 자기인척 하고 대신 회사 가주면 안되냐고. 그래서 힘나게 뽀뽀라도 해줄까라니 그건 벌 아니냐고. ㅎㅎㅎㅎ 다락방님도 해피 뉴 이어 !! 입니다 ~~

다락방 2023-01-04 14:21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어제 트윗을 보니 요즘 아이돌을 좋아하려면 그들의 세계관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노래만 듣고 좋아하던 때가 그립다고.. 저는 요즘 아이돌에 관심이 없지만 세계관까지 공부해야 하는 아이돌이라니.. 전 그것말고도 공부할 게 많아서 못좋아하겠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어제 오늘은 회사에서 계속해서 퇴사를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만두면 그 다음은? 을 수없이 물어가며 버티고 있지만 그런데 정녕 버텨야 하는가? 라는 물음이 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아 이놈의 직장생활은 도대체 뭘까요. ㅠㅠ


미니 님, 행복하게 지냅시다!!
 

레즈비언은 남녀 관계의 개인적인 억압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에 자유롭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에서 그녀는 여전히 여성이고, 더 심하게는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레즈비언이다. 길거리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그녀는열등하게 취급되며 남자들의 힘과 기분에 좌우되는 대상이다. (나는 피해자가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로 범행을 그만두었다는강간범을 본 적이 없다.) 이 사회는 여성을 사랑하는 여성을 증오하며, 그 때문에 남성 지배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집에있는 레즈비언들은 남성 사회의 손아귀에서 이중의 증오를받아 괴롭힘을 당하고 내쫓겨 밑바닥으로 내쳐진다. - P56

레즈비어니즘은 남성우월주의의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개인적, 경제적 근간을 위협한다. 레즈비언은 여성이 열등하고 나약하며 수동적이라는 거짓말을 깨부숨으로써, 여성이남성을 필요로 하도록 ‘타고났다는 것을 부정함으로써, 남성우월주의라는 이데올로기를 위협한다.
독립성을 지닌 레즈비언은 한 남자에 대한 조력을 거부함으로써 남성이 여성에게 행사해왔던 사적 권력의 기반을약화시킨다. 이성애적 섹스에 대한 거부는 가장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형태의 남성 지배에 도전한다. 우리는 모든 여성들에게 사적 억압에 종속되는 길보다 더 나은 길을제시한다. 우리는 집단적이고 개인적인 남성우월주의를 종식시키고자 한다. - P60

이성애는 여성들을 분리시키며, 여성이 남성들을 통해자신을 정의하게 만들고, 남자들과 그들의 사회적 입지에따라오는 특권을 따내기 위해 여성들이 서로 경쟁하도록강제한다. 여성들이 자유를 포기한다면 이성애적 사회는그 대가로 약간의 특권을 제공하는데, 그것은 예를 들면 어머니는 존경받고 추앙받는다든가, 아내나 연인은 사회적으로 인정받으며 다소간의 경제적·감정적 안전을 얻을 수 있다든가, 남자와 함께 있을 때 길거리에서 신체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든가 하는 것들이다. 그 특권은 이성애자 여성에게 딱 그만큼의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한에서 개인적이고 정치적인 지분을 준다. - P61

레즈비언이 된다는 것은 이성애에 동일시하고, 이성애에충성하고, 이성애에 의존하며, 이성애를 지지하는 관습을끝낸다는 의미다. 레즈비언이 된다는 것은 남성들의 세계에서 부여받은 자신의 몫을 포기하고, 억압을 종식시키기 위한 투쟁 속에서 개인적으로 또 집단적으로 여성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레즈비어니즘은 해방을 여는 열쇠이며, 남성의 특권과 연결된 끈을 잘라내는 여성만이 남성 지배에 맞서는 투쟁에 진정으로 남아 있으리라 기대된다. 개인적으로든 정치 이론상으로든 남성에 묶여 있는 자들은 절대 여성을 첫 번째로 놓지 않는다. 이는 이성애자 여성들이 악마라거나 여성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다. 이성애의핵심이자 정의, 본질은 ‘남성 먼저men first‘이기 때문이다. 모든 여성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들의 자매가 이성애적 요 - P64

구에 따라 자신의 남자를 우선시하는 데서 허망함을 겪어왔다. 그럼에도 여성들이 이성애로부터 혜택과 특권, 안전을 얻는다면 그녀들은 어느 순간에는 그들의 자매들을, 특히 그러한 혜택을 받지 않는 레즈비언 자매들을 배반해야만 할 것이다. - P65

남성은 생물학적으로 남성이기 때문에 억압자인 것이 아니라, 생물학적 차이를 기반으로 자신의 패권을 합리화하기때문에 억압자가 되는 것이다. ‘남자는 적이다‘라는 주장은오직 남성이 남성으로서의 패권적 역할을 수용하는 한에서만 진실이 되는 것이다. - P75

포르노그래피는 단순히 섹스와 폭력이 호환되는 환경을 만들 뿐 아니라, 이성애 성관계에서 남성들이 행할 수있다고 간주되는 행동의 범위를 넓혀준다. 남성들의 그런 행위는 상호 존중과 통합성 안에서 여성들이 사랑하고 사랑받을 가능성을 포함해 그들의 자율성과 존엄성을 반복적으로 제거한다. - P124

사실 여러 사회제도 가운데서도 직장은 여성들이 생존의 대가로 남성들의 심리적·신체적 침범을 용인하도록 배워온 공간이자, 낭만적인 문학이나 포르노그래피 못지않게자신을 성적 먹잇감으로 여기도록 교육받는 공간이다. 경제적 불이익에 동반하는 평상시의 이러한 침범을 피하고자하는 여성들은 보호를 기대하며 결혼이라는 형태에 의지한다 해도 사회적 권력도 경제적 권력도 없이 애초에 불리한지위를 가진 채 그 제도 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 P128

그러나 온 힘을 다해 바란다 할지라도 여성은 남성이될 수 없다. 외양뿐 아니라 의식까지도 남성이 되어야 하기때문이다. - P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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