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읽은 부분은 <매춘부와 고급 창녀> 이다. 내가 전에 읽을 때는 이 부분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오늘 아침 읽을 때는 구구절절 보부아르 진짜 대단하다고 감탄했다. 1949년에 제2의 성이 출간되었는데, 보부아르는 출간 전에 세상의 숱한 서적들을 읽어왔고 또 여성들의 말을 들어왔다. 지금은 2021년, 그로부터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보부아르가 언급하는 여성의 신체에 대한 부분, 생리, 결혼한 여자나 낙태에 대한 부분도 그렇지만 매춘과 창녀에 대해서도 코딱지만큼도 달라진 것 같지 않다. 2019년에 출간된 '레이첼 모랜'의 《페이드 포》가 어쩔 수 없이 계속 떠올랐는데, 성매매 여성이었던 레이첼 모랜의 기술과 보부아르가 써낸 내용은 차이가 없다.


우선 고급 창녀에 대한 부분부터.


하급 창녀에서 고급 창녀에 이르기까지 매춘에는 많은 등급이 있다. 핵심적 차이라면 전자는 완전한 일반성 속에서 거래하므로 경쟁으로 인해 비참한 생활 수준에 놓이는 데 반해, 후자는 개별성 속에서 인정받으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후자는 잘만하면 높은 신분도 바라볼 수 있다. 미모나 매력 혹은 성적 매력도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즉, 세상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흔히 여자의 가치는 남자의 욕망을 통해 드러난다. 남자가 세상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그녀의 가치를 선언하면, 그때 비로소 여자는 ‘팔리게 될 것이다.-《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82





레이첼 모랜은 이 '고급 창녀'라는게 얼마나 어리석은 지칭인지 자신의 책을 통해 언급했다.
















‘고급‘ 성매매 시장에서 겪었던 경험들만큼 ‘고급‘같지 않은 일은 없었다. 섹스를 위해 돈을 지불하는 데 품격이 있을 리 없고, 성매매가 일어나는 환경이 상관있을 리 만무하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152


고급 창녀 신화는 대체로 그 신화를 믿으려고 섹스에 큰 돈을 지불하는 구매자들의 욕망과 맞닿으므로(성매매의 다른 신화들과 같이) 계속 지속된다. 많은 성구매자들이 에스코트 에이전시에 전화하면 고급의 질이 집 문 앞에 도착할 거라 짐작하고 싶어 하며, 그 질에는 고급의 여자가 부착됐을 거라는 생각이 뒤따른다. 고급 창녀의 개념은 성매매 시장을 극대화하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고, 그로부터 수익을 창출하는 사람들에 의해 전파되었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157



성매매의 본질은 그 환경에 따라 달라지지 않는다. 거친 콘크리트 바닥이 아닌 하얀 리넨에 엉덩이를 비빈다고 성매매가 다른 것으로 변하진 않는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164



무엇보다 성매매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에 대해서 보부아르의 말은 틀림이 없다.


1857년에 파랑 뒤 샤틀레는 조사를 통해 5천 명의 매춘부 중에 1,441명이 빈곤 때문에, 1,425명이 유혹에 넘어간 뒤 버림을 받고, 1,255명이 부모로부터버림받아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현대의 설문조사도 거의 같은 결론을제시하고 있다. 병나서 제대로 된 일을 할 수 없게 되거나 실직한 여자는 흔히 매춘에 내몰리게 된다. 질병은 근근이 이어가는 가계의 균형을 파괴하여 여자에게새로운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도록 강요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73



매춘부의 약 50퍼센트가 하녀 출신이다. ‘하녀의 방‘을 한 번 훑어보는 것만으로도 그 사실을 설명하기엔 충분하다. 착취당하고 예속되고 인간이 아닌 물건으로 취급받는 만능 하녀나 가정부는 장래 자기 운명에 대하여 어떤 희망도걸지 않는다. 때로 그녀는 집주인의 바람기를 견디지 않으면 안 되기도 한다. 즉,
가정의 노예 상태나 하녀의 상황에서 그녀는 그 이상 더 타락할 수도 없고, 더 행복한 것이라 꿈꾸는 노예 상태로 미끄러져 들어간다. 게다가 고용살이 하는 여자들은 대개 고향을 떠나온 사람들이다. 파리 매춘부의 80퍼센트가 지방이나 시골에서 올라온 것으로 평가된다. 가족 가까이 있거나 자기에 대한 세상의 평판을꺼리는 여자는 일반적으로 나쁘게 여기는 직업을 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대도시에서 길을 잃고 사회에 더 이상 동화되지 못했다면, 도덕성‘이라는 추상적 관념은 그녀에게 아무런 장벽이 되지 못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70



레이첼 모랜은 가정학대 속에 방치된 어린 아이였다. 그녀가 십대이던 시절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를 성매매로 내보냈다. 자신을 돌보아주는 가족도 없고 집도 없이 노숙하는 상태에서 성매매는 그 어린 여자가 선택할 수 있는 살아남는 방법이었다.



첫 성구매자는 40대 중반이거나 어쩌면 그 이상인 듯했고, 대머리에 안경을 쓴 사람이었다. 하얀 차가 도로 한쪽에 섰고 남자친구가 운전석 쪽 열린 창문으로 그에게 말했다.
"살살하쇼, 이 아이 처음이니까."
그곳에 나를 데려간 주제에 아끼는 체하던 그 위선을 보고 차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움찔했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94



노숙은 성매매 유입 경로로 알려져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경우엔 종종 가출의 결과로 나타난다(내무성, 2004a). 가출은 견딜 수 없는 가정으로부터 벗어나 새 출발을 하는 수단으로 긍정적인 행동을 취하려는 시도일 수 있다. 하지만, 젊은 여성은 삶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하려는 시도를 함과 동시에 기만 행위에 더욱 취약해진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쿠식 외, 2003 - P88


성매매 집결지에 서 있도록 강요도게끔 내 자신을 최초로 허락했을 때, 이상하고 역설적이게도 과감한 결단을 내린 듯한 기분이 샘솟았다. 가출 이후 처음으로 삶의 주도권을 쥐었다고 느꼈듯이 말이다. 몇 년 후 과거를 돌아보고 깊이 들여다본 뒤 그 감정이 주도권 상실에 대한 반작용이었음을 자각하고는 얼마나 어리석게 느꼈는지 모른다.
성매매 연구를 수행한 연구자들 사이에서 성매매는 자라난 가정에서 독립하는 일반적인 나이 혹은 권장되는 나이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독립한 10대 여성들이 흔히 진입하게 되는 삶의 국면으로 널리 인식된다. 지금에야 알게 되었다. 정말 알아야 할 때는 몰랐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96



그리고 타락의 상호작용.

성매매를 하는 남자는 감히 아내나 애인에게 요구할 수 없는 인간에게 하지 못할 짓을 성매매하는 여성에게는 요구한다. 그녀들에게 돈을 주었으므로 그런 권리가 있다고 그들은 생각한다. 그런 지점에 대해 보부아르도 얘기한다.


많은 여자가 남자들에 대하여 진저리나는 원한을 느끼고 있다. 그녀들은 특히 남자들의 악습에 역겨워한다. 아내나 정부에게 감히 고백하지못하는 변태적 성욕을 채우러 매음굴에 가기 때문인지, 혹은 매음굴에 있다는 사실이 변태적 행위를 하도록 그들을 조장하기 때문인지, 많은 남자가 여자에게 ‘여러 가지 색다른 것‘을 요구한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79



레이첼 모랜이 바로 그것을 '타락의 상호작용'이라 불렀다.



그 남성은 생리혈에 성적으로 도취되었다. 그의 성향은 평생 성매매 여성을 방문하도록 이끌었는데, 당연히 사생활에서 만나는 여성들과는 이런 욕망을 공유할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야말로 성매매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자신과 인생을 공유하는 여성에게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기대를 할 수 없는 변태 성향을 다른 계층의 여성에게 떠넘기려는 남성의 고집이다. 여성들은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종경과 비난이라는 두 부류로 구별되게 나뉜다.
내 친구는 생리혈이 가장 많이 나올 때 그 구매자와 만나기로 하고 적어도 만나기 하루 전에 탐폰을 착용해서 피에 흠뻑 젖도록 했다. 그 구매자는 항상 단호하게 탐폰이 완전히 젖어야 한다고 했다. 그들이 만나면 그녀는 탐폰을 빼고 그 구매자는 어린 시절 경험을 다시 살게 된다.
나의 친구와 그 캐나다인 성구매자 사이 특이한 타락의 상호작용은 이렇다. 그 친구는 그 구매자가 만났던 모든 여성들과 감정적으로 거리를 갖게 만드는 그의 더럽고역겨운 습관이 지속되어 그 구매자가 자신의 가치를 낮추도록 도모했으며, 그 구매자는 다른 어떤 여성에게도 제시하지 못할 역할을 감히 그녀에게 제시함으로써 그녀의 가치를 떨어뜨렸다.
성매매 내 타락의 상호작용은 바로 이와 같다. 영향을 주고, 반영하며 합병하면서 쌍방향으로 흐르기 때문에 상호작용이라 할 수 있다. 요구되면 제공되고, 찾으면 충족되고, 제시되면 받아들여진다. 타락은 스스로 갱신하고 재생하는 데 고수이고, 특정 박테리아가 습한 장소에서 가장 잘 번식하듯이 타락은 성매매를 가장 최적의 환경으로 여긴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146




감히 누구에게도 요구하지도 말하지도 못할 짓을 그러나 '이 사람'에게는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이 사람'을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닌가. 아니 사람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는게 아닐까. 내가 돈을 주었기 때문에 이것들이 가능해진다고 생각하는 데에서 성매매 여성들은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한다.



성매매 여성들과 그렇지 않은 여성들을 철저히 나누고 있기 때문에 성매매가 유지될 수 있다고 레이첼 모랜은 말한다.


이야말로 성매매를 지탱하는 주춧돌이다. 자신과 인생을 공유하는 여성에게 드러낼 수 있을 거라고 이성적으로 기대를 할 수 없는 변태 성향을 다른 계층의 여성에게 떠넘기려는 남성의 고집이다. 여성들은 존중과 경멸, 품위와 천박, 존경과 비난이라는 두 부류로 구별되게 나뉜다. - 《페이드 포》, 레이첼 모랜, P145



보부아르는 이 부분을 시작하면서 이 점에 대해 역시 지적했다.


화려한 궁전의 위생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하수구가 필요하다고 가톨릭 교부들은 말했다. 그리고 맨더빌 Bernard de Mandeville(1670~1733)142도 논란을 일으킨 한 저작물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여자들을 지키고 혐오감을 한층 더 일으키는불결함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여자들을 희생시킬 필요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명백하다."-《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68



이렇게 여성을 성녀와 창녀로 나누어두면서 이득을 보는 당사자는 성매매여성도 아니고 비성매매여성도 아닌, 성매매의 구매자다.


그와 마찬가지로 타락한 여자’ 계급의 존재는 ‘정숙한 여자’를 가장 기사도다운존경심으로 대우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매춘부는 속죄양이다. 남자는 매춘부에게 파렴치한 욕망을 분출하면서도 그녀들을 부정한다. 법적 신분 규정에따라 경찰의 감독 아래 활동을 하는, 은밀하게 활동하는 아무튼 그녀는 천민취급을 받는다.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69




포르노를 만드는 제작자와 포르노속에 등장하는 여자들 그리고 그 포르노 영상을 좋다고 보는 남자들만이 포르노 세상에서 사는게 아니다. 그 영상을 보고 다른 여성을 포르노속 여자로 대상화 시켜 그 짓을 한 번 해보고 싶게 만드는 남자들이 이 세상에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에, 그런 남자들이 우리 주변에서 아빠로, 선생님으로, 동생으로, 애인으로, 친구로, 남편으로, 직장 동료로 살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르노를 한 번도 본 적 없던 여자들도 포르노 세상을 살게 된다. 자신이 포르노속의 어떤 영상들을 따라하고 있었는지 모르는 채로 '이건 아닌데' 하면서도 성적 대상이 되어 철저히 '여성'으로서만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성매매 역시 마찬가지. 성을 구매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성매매가 존재하는 세상에서, 비성매매 여성인 나는 완전히 무관한 삶을 살고 있을까? 세상에 성을 파는 '천박한' 여성이 있다고 그렇지 않은 '순결한' 여성이 있다고 나누어버리는 이 세상에서 내가 '순결한' 쪽에 들어간다면, 나는 성매매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모른척 할 수 있는걸까? 순결한 쪽에 들어간다는 것은, 그렇다면 누가 정해주고 평가해주나? 나는 성매매 세상을 살고 있다. 성매매와 무관하지 않은 삶을 산다. 성을 사고팔수 있다는 것을 용인해버리면 우리는 똑같이 그 세상속의 구성원이 된다. 어떤 여성은 살 수 있다고, 돈을 주면 된다고 인정해버리면, 그 어떤 여성에게도 그게 가능해져 버린다고 우리는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것이 된다.



나는 누구든 다 좋아해요. 돈만 생긴다면 말이죠. 부인……. 돈을 받지 않고 남자와 자도, 그 남자는 마찬가지로 생각해요. 저 계집은 갈보라고 말이죠. 돈을 받을때나 받지 않을 때나 똑같이 갈보라고 생각하거든요. 아주 깜찍스러운 갈보라고요. -《제2의 성》, 시몬 드 보부아르, p.781



여러분, 레이첼 모랜의 책은 꼭 읽자. 꼭 읽자. 강추강추 가강추.





아직도 내게는 읽어야할 제2의 성 200여 페이지가 남아있다. 어제는 이거 읽을라고 퇴근하고 KFC 가서 징거버거와 치킨, 맥주를 시켜두었다. 일단 다 먹고, 배 두드리면서 읽었다.

오늘도 읽을 것이다. 내가 어떻게든, 이번달 안에 읽어내고 말겠다.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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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0-26 1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는 다 읽을 것이다. 어떻게든 읽어내고 말것이다. 으르렁- !!

다락방 2021-10-26 10:29   좋아요 5 | URL
아 미치겠다. 내가 잠깐 제정신이 아니었어요. 왜 10월 한달에 이걸 읽자고 했지?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레이스 2021-10-26 10: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루에 100페이지씩 나가는 중
더 이상은 힘들군요
읽는것으로 만족 페이퍼는 담달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다락방 2021-10-26 10:44   좋아요 4 | URL
우와 대단하세요. 저는 하루에 100페이지가 안되더라고요. 주말에 몰아서 읽으려고 했는데 토요일엔 40페이지쯤 읽었나봐요. 어휴..

그레이스 님 힘내세요. 화이팅!!

잠자냥 2021-10-26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200쪽밖에 안남았다! 으르렁!!!

다락방 2021-10-26 12:10   좋아요 5 | URL
저 할 수 있겠죠? 힘내자, 나여!!

얄라알라 2021-10-26 12: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0월이 며칠 안 남은 26일, 이번 읽기 모임은 먼 발치에서 넘겨다만 보는데 막시무스님, vita님, 다락방님, 그레이스님, 잠자냥님...리뷰들을 읽다보면 후회도 되네요. 천천히 혼자 읽어도 가능하겠지만....미루지 말걸.

다락방님, 바쁘신 와중에 책 안 읽은 이들을 위해 이렇게 친절히 레이철 모랜까지 같이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일단은 기억하는 것 부터 할게요. ^^

다락방 2021-10-26 14:01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은.. 이 책을 읽고 계시진 않습니다. 읽는 사람들에게 열심히 읽으라며 채찍..만 휘두르고 계십니다.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아 정정해드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책은 워낙 양이 방대해서 미루다보면 한도끝도없이 미뤄지더라고요. 저도 같이읽기 전에 시도하다가 몇 번이나 뒤로 미루고 미뤄서 완독을 못했었어요. 그나마 같이 읽는다는 의무감과 압박감이 완독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책은 꼭 빨리 읽는게 답이 아니니, 북사랑님, 생각하셨던 대로 천천히 읽어 보세요. 읽다보면 어느 틈에 너무 재미있어서 또 진도가 팍팍 나갈 수도 있을 테니까요.

레이첼 모랜의 책은 강력 추천합니다, 북사랑 님. 두껍지 않은 책이니 언제든 꼭 읽어보셔요!

막시무스 2021-10-26 1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읽으시는 주요 대목마다 읽었던 책이 탁탁 떠오르는 독서가 정말 부럽네요! 고지가 눈 앞이고, 이 책으로 깊은 생각을 하고 글도 썼는데 오늘은 술 한잔하시고 좀 쉬셔도 되실 듯 합니다!ㅎ 화이팅하십시요!

다락방 2021-10-26 14:02   좋아요 2 | URL
제가 어제 너무 술을 마시고 싶은데 술을 마시면 제2의 성을 못읽을 것 같아서 진짜 꾹 참고 KFC 가서 맥주 한 잔 딱 했어요. 오늘 긴장 풀면 완독 못할것 같아요. 오늘도 술을 마시고 싶다면 딱 한 잔만 먹고 다시 몇 장이라도 읽는 걸 택해야겠어요. 제가 어제 결심한 게 잇어요. 이 책 다 읽을 때까지 이번 주엔 약속도 없고 술도 없다!!! ㅋㅋㅋㅋㅋ

막시무스 님의 리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마도 막시무스 님과 미미 님의 완독 리뷰가 가장 먼저 올라올 것 같아요.

얄라알라 2021-10-26 14: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하하 잠자냥님 본의 아니게^^;;;; 솔직히 처음에 이렇게까지 팔랑팔랑하진 않았는데 vita님 글에, 막시무스님 글에, 오늘 다락방님 글에, 귀가 팔랑팔랑. 조금 전에도 주문 버튼 누르려다 참았어요. 전공 책들도 신간 사 놓고 그냥 꽂아둔 게 많은 올 가을인지라, 하지만 꼭 읽게 될 것이고, 그 때쯤 여기 플친님들 리뷰를 다시 찾아다니게 될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1-10-26 14:10   좋아요 2 | URL
네네네네 언제든요 북사랑님, 언제든 읽으시고 읽으실 때 감상 남겨주세요. 이 책은 정말이지 읽어두면 너무 좋은 책입니다. 북사랑 님, 감탄하시게 될거에요. 북사랑 님의 독서를 응원합니다. 제2의 성 독서는 응원 곱배기 합니다! 아자!!

잠자냥 2021-10-26 14:55   좋아요 2 | URL
네, 저는 읽으라고 채찍만 휘둘뿐;;;; 읽지는 않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이렇게 두꺼운 책 읽다 보면 소설 읽고 싶어져서 못 참는 사람이라;;; 섣불리 도전 못하는;;;)
아무튼 제가 휘두른 채찍으로 공쟝쟝 그녀가 완독하지 않았습니까?! ㅋㅋㅋㅋㅋㅋ

저는 언젠가 읽을 것입니다... 언젠가........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26 16:05   좋아요 3 | URL
잠자냥 님, 저 소설 읽고 싶어서 몸이 뒤틀립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0-26 16: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매매에 관한 부분 정말 흥미롭네요. 최근 스페인 총리가 스페인에서 합법적이었던 성매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는 뉴스가 있었고, 유럽쪽에서는 노르딕모델(성판매자가 아닌 구매자를 처벌하는 정책)이 우세해지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불법이지만 합법인 듯 합법 아닌 합법 같은 너...같은데, 갈길이 머네요. 다락방님 완독 응원합니다~^^

다락방 2021-10-27 08:51   좋아요 1 | URL
대한민국은 성매매에 미친 한남민국이죠. ‘강준만‘이 이에 대해 정리해둔 책이 있습니다. [룸살롱 공화국]과 [매매춘, 한국을 벗기다]요. 나라가 여자의 성을 팔아먹으려고 한 마음이 되었어요. 그게 대한민국입니다. 으..

저는 어제도 완독을 향하여 노력하였고 오늘도 또 노력할 것입니다. 응원 감사해요 독서괭 님 ㅠㅠ

독서괭 2021-10-27 09:23   좋아요 0 | URL
오! 강준만이 성매매책을 냈다고 해서 놀랐었는데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성매매 상식의 블랙홀>도 찍어뒀는데 혹시 읽어보셨어요?

책읽는나무 2021-10-26 19: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채찍 맞고 완독한 공쟝쟝님 채찍 요정으로 짜잔~변신!!! 제게 한 번 휘두르고 가셨네요ㅋㅋㅋㅋ
한 번 맞고 정신 빡~~ 어제 좀 스피드 올려 800페이지대로 진입....와~~으쓱으쓱 하고 있는데 다락방님 리뷰 보고 깜짝 놀랐네요!!!
KFC가 완독 가능한 장소로 등극하나요?ㅋㅋㅋ
역시 한다면 한다!!! 카리스마 주인공이십니다.
오늘 새벽에 쬐끔 읽다가 700페이지 후반부쯤부터는 갑자기 울컥~~ㅜㅜ
이 책은 도대체 무슨 책인가???싶더군요.
왜 울컥한 건지??갱년기인가 봐요ㅜㅜ
암튼 공쟝쟝님 나타나기 전에 스피드 올리려고 커피 타 마시고 자리에 앉았네요~~
아...속 쓰리네요ㅋㅋㅋ
암튼 오늘 밤도 다락방님 화이팅입니다^^

다락방 2021-10-27 08:53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저는 오늘 출근길에 800 후반대를 지나쳐 900대를 시작하게 되었음을 알립니다. 이러면 책나무님 자극 받으시겠죠? 읽다보니 탄력 받아서 속도가 조금 나는 것 같더라고요. 왜 책이란 게 소설이어도 처음엔 등장인물 파악하고 배경파악하느라 속도가 좀 더디지만 그러다 중간 부터는 이야기에 빠져들면서 속도가 빨라지잖아요. 제2의 성도 뭐랄까 보부아르가 어떻게 글 쓰는지 알고 어떤 식으로 이 책이 전개 될지 알게 되니까 좀 속도가 나는 것 같아요. 제2의 성 자체에 익숙해졌달까요.
저는 오늘 저녁에 회사 동료가 술 마시자고 해서 지금 엄청 갈등중입니다. 나는 술을 마셔서 하루를 날려도 좋을 것인가, 그래도 완독할 수 있을 것인가.. 하면서요.

책나무님, 화이팅이요!
커피는 너무 많이 드시지 마세요. 보리차 따뜻하게 드세요.

얄라알라 2021-10-26 19: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낮에 이.페이퍼 읽고 다락방님 강력 추천에 paid for 현재 249쪽 들어갑니다

붕붕툐툐 2021-10-26 23:11   좋아요 1 | URL
네? 왜 갑자기 읽기 시작하셨는데 한달 내내 읽은 저를 앞지르신 거죠?;;;;;

다락방 2021-10-27 08:54   좋아요 0 | URL
아니, 페이드 포를 .. 그렇게 읽으셨다고요? 오와. 그거 읽기 힘든데(너무 지치죠 내용이 ㅠㅠ) 진도 완전 뽝뽝 뽑으셨네요. 그렇다면 아마도 지금쯤은.. 완독하셨으려나요? 북사랑 님의 리뷰가 기다려지네요. 훗.

붕붕툐툐 2021-10-27 09:01   좋아요 0 | URL
악!! 전 제2의 성을 사셨단 얘긴 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27 09:0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10-27 09:24   좋아요 1 | URL
저도 툐툐님과 같은 해석을 ㅋㅋ

붕붕툐툐 2021-10-26 23: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고지가 눈 앞이에요!! 락방님, 할 수 있다!!

다락방 2021-10-27 08:54   좋아요 1 | URL
할 수 있다! 으르렁-
아, 어제 늦게까지 읽다 자려고 했는데 왜이렇게 잠이 쏟아지던지 또 일찍 자버렸네요? 하하하하하

그레이스 2021-11-04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페이퍼 올렸습니다
쓰는 것도 내용이 많아서 어렵네요
진작 조금씩 써놓을 걸 ㅠ

다락방 2021-11-05 09:45   좋아요 0 | URL
와 그레이스 님 저 지금 가서 보고 완전 깜짝 놀랐어요. 정리를 너무 잘하셨어요! 저는 정리 못하는 사람인지라 그레이스 님 리뷰 읽으면서 머릿속에서 똭똭 정리되는 느낌 들어 너무 좋았어요. 고생하셨습니다!!
 

제2의 성을 아무리 아무리 부지런히 읽고 있어도 진도 나가는 것이 영 시원찮고 그러느라 다른 책도 읽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책을 사는것만큼은 여전히, 부지런히, 지치지 않고 산다.





나는 아주 오래전에 이 책을 읽었고, 이 책은 숱하게 정리를 하였음에도 여전히 몇 권은 건재한 나의 '무라카미 하루키 책장'칸에 당당히 꽂혀있었더랬다. 그러나 작년이었나,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싶어해서 내가 주마 했었다. 친구는 이 책의 표지를 보고 왜 하루키 벗은 등을 봐야 하냐고 흥분해 얘기했던 기억이 내게는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은 내 책장에서 빠진 책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그런 참에 얼마전에 블로그 친구가 이 책을 읽고 좋다고 인용문을 달아두었는데, 아니 너무 좋고 재미있는 거다. 지금 다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하고는 이 책을 거침없이 '다시' 샀다. 왜냐하면 내 꺼는 친구 줬으니까. 그렇게 이 책을 배송 받았고, 자, 이건 곧 읽고 싶긴 하지만, 일단 하루키 책장에 꽂아두자, 하고는 눈누난나~ 하고 그 앞에 가 섰는데, 오, 마이, 갓. 이게 무슨 일이야?





분명 내 기억엔 친구에게 이걸 줬고, 친구는 이 표지를 보고 뭐야뭐야 했던 일이 있는데, 어째서 내 책장에 이게 있는거지? 그 친구가 읽고 글도 쓴 것 같았는데? 하고 찾아보니 맞았다, 그 친구는 이걸 읽고 글도 썼다. 그렇다면 내가 준게 아니라 그 친구가 '됐어' 하고는 본인이 사서 읽은 걸까? 너무 대혼란 오는 가운데, 이 일을 그 친구가 속한 단톡방에 말하니, 아아, 그 친구와 나 사이에 다른 친구 s 가 있었다. 그 친구가 읽고 싶다고 해서 내가 준다고 했는데 s 가 내가 줄게, 해서 정작 준건 s 였고, 그 자리에 나도 있었고, 그래서 받은 친구가 표지 뭐야, 할 때의 기억이 선명한 것이었다. 아아 나여. 하아. 없다는 걸 너무 확신해서 책장을 볼 생각도 안했네. 돈 아까워. 돈 몇 푼이나 번다고 또 사냐, 또 사기를... 하아. 한 권 중고샵에 등록했다. ㅠㅠ 미친 ㅠㅠ 무슨 짓이야.




트위터에서 추천 받은 《영화로 만나는 트라우마 심리학》을 후다닥 장바구니에 넣었다. 트라우마 라고 하면 '주디스 허먼'의 책을 나는 너무나 좋아하는데 이것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히나 여성이라는 성별을 갖고 있다면 저마다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내게도 그게 있고, 그것을 딛고 일어서려고 엄청나게 애를 써왔고 또 쓰고 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내 삶에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나는 나의 그 일에 대해서 내 책, 《잘 지내나요?》에 써두었고, 그 책을 읽은 엄마는 나를 끌어안고 엉엉 우셨다. 내가 책에 그것을 쓰기 위해서는 엄청나게 내용을 쳐내서 아주 간략하게만 적어두었지만, 엄마는 이걸 다른 사람들이 다 읽고 알게 될까 두려워 인쇄된 책들을 다 당신이 사서 버리고 싶다 하셨다.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다고. 그러고는 미안하다고 나를 끌어안고 엉엉 우셨고, 나는 엄마에게 엄마 나 괜찮다고 계속 말씀드려야 했다. 엄마 나 챙피하지 않고, 그거 내 잘못도 아니야, 내가 다른 사람이 모르도록 꽁꽁 그걸 감추지 않아도 돼, 라고 함께 울며 재차 말씀드려야 했다.


여동생도 읽고 있던 터라 나는 걱정스러웠다. 엄마가 나를 끌어안았던 일까지 다 알던 터라, 내 책을 읽은 여동생은 어쩌나 싶었던 거다. 그런데 여동생은 내 책을 다 읽고서는 내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했다. 사람이 태어나 자라면서 상처를 받지 않고 살 수는 없을텐데 그걸 극복해온게 자랑스럽다고 동생은 내게 말했다. 동생은 자기 자식들이 상처받지 않고 살길 바라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고, 상처받는 일이 생겼을 때 그걸 이겨내고 극복하고 언니처럼 잘 살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나는 동생의 말이 고마워 하노이 호텔방에서 울었다.


그래서인지 나는 트라우마에 대한 책, 그것이 상처를 딛고 일어서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면 관심이 있다. 이 책도 샀다.






나는 쥬디스 버틀러가 영 별로고 어쩐지 셋트 같은 '뤼스 이리가라이'도 영.. 나한테 맞지 않을 것 같지만, 그러나 여성학에 대한 책을 읽는다면 언젠가는 읽고 넘어가야 할 책인 것 같아 11월의 도서로 《하나이지 않은 성》을 지정해두었다. 그러나 10월 도서 보부아르 읽으면서 지금 엄청 허덕이고 있고, 아아, 보부아르 바로 다음이 이리가라이 이면 안되는 거였는데... 하면서 땅을치며 후회하고 있던 바 이 책을 샀는데, 아니 생각보다 안두꺼워요? 그래서 몹시 씐났다. 좋았어. 벽돌이 아녀!! 그런데 후루룩 넘겨보니 세상에, 글씨가 왕사탕 만한거에요. 보부아르 제2의 성 읽다가 이거 보니까 글씨가 완전 너무 커. 돋보기 끼고 봤던 사람들 돋보기 다 버려!! 글자가 크다. 으하하하하하하하.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이리가라이도 읽을 수 있을 지 몰라. 작은 희망이가 생긴다고 한다. 물론, 글자의 크기와 내용의 어려움 정도는 아무 상관 없지마는....


여러분, 희망, 희망을 갖자!






채식주의자가 되겠다는 목표같은 게 있는 건 아니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육식을 좀 줄여야하지 않나, 라는 생각은 언젠가부터 계속 해오고 있다.


사실 다이어트나 운동 그리고 채식관련 책까지, 읽노라면 새삼스럽게 모르는 내용들이 나오는 게 아니다. 대부분은 이미 다 아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어보는 건, 읽으면서 다시 의지를 새롭게 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육식을 좀 줄여나가자, 하고 며칠 신경써서 지키다가도 다시 원래의 식습관으로 돌아오니 내가 나를 위해 다시 나에게 작은 자극을 주어보려고 이 책을 샀다.

마침 얼마전에 댓글로 누군가가 이 책에 대한 언급을 해주어 검색해보았고 그래서 숱한 채식관련 책 중에 이걸 선택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다른 사람이 하라고 하면 그게 뭐든 잔소리가 된다. 공부해라, 운동해라, 채식해라 같은 거. 그게 아무리 좋다고 해도 누가 하라고 하면 잔소리가 되고 그래서 듣기도 싫고 하지도 않게 되지만, 내가 원해서 시작하면 좀 더 능동적이 된다.





나도 참 나를 모르겠다. 나름 제로 웨이스트 키친에 관심이 있어서 그 관심을 좀 더 증폭시켜보고자, 뭔가 관심이 있다면 거기에 대한 지식을 좀 더 늘려보고자 이 책도 샀다. 당장 시작하는 건 무리고 언젠가는, 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게 공부든 운동이든 뭐든 사실 생각했다면 당장 시작하는 게 맞지 않을까. 그래야 뭐라도 조금 더 가까이 근접할 수 있지 않나.


어쩌면 이 책을 읽으면서 당장 할 수 있는 것들을 찾게 되고 또 실행에 옮길 수 있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사실, 나는 온갖 채소와 과일 그리고 꽃들이 있는 풍경을 좋아한다. 아직 사놓고 훑어보지도 않았지만, 책 안에 그런 사진 담겨 있을 것 같아서 좀 설렌다.











이 책을 영어본으로 읽거나 영어본과 함께 읽는 분들이 페이퍼를 적어주시면 세상 근사하더라. 너무 멋져. 나도 그런 사람 되고 싶어서 당장 샀다. 욕심이 똥구멍까지 찬 1인...


Second 글자는 책 표지 디자인 상 부러 지워져있는 것. 오오, 대단한 디자인이다.


아무튼 꺅 너무 좋아, 나도 영어 영어, 뽀대 뽀대, 하고는 샀지만 한 번 휘리릭 한 다음에 흐음, 읽을 순 없겠군, 하고 저기 저 쪽에 쌓아두었다.


뽀대를 지키는 것은 돈이 많이 든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정보를 어디서 처음 접했는지 모르겠다. 하여튼 극찬이었다.

'나무'에 대한거라는데, 내가 그걸 소설로 읽을 때 과연 재미있을까 하면 사실 전혀 짐작도 안된다. 나무? 지루하지 않을까? 왜 나무 이야기로 이렇게 두껍게?? 그렇지만 그간 소설을 읽어본 경험에 의하면, 내가 흥미없는 분야라 하더라도 그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고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어마어마하게 아름다운 책이 되기도 한다는 걸 알고 있다.


책은 읽어보기 전까지는 감히 짐작도 할 수 없다.

물론, 어떤 책은 몇 장만 읽어도 짐작이 너무 가능해 던져버리고 싶기도 하지만.









친애하는 알라디너의 리뷰를 보고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리고 샀다.

너무 궁금하고 너무 흥분되는데, 아니 그런데 책을 받아보고 나니 이리가라이의 하나이지 않은 성보다 두껍고 하드커버라서 살짝 당황했다.


네??

ㅋㅋㅋㅋㅋ








그리고 이런 책들을 샀다.














책탑 사진으로 인증해볼까. 후훗.






오늘은 평소보다 일찍 집에서 나왔다. 평소보다 하나 앞선 열차를 탈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다면 회사에도 평소보다 훨씬 일찍 도착할 터였다. 가방 안에 빵이 있으니 커피를 내려서 아침의 여유, 모닝 여유를 즐겨야지 눈누난나~ 하고는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평소에는 강동역에서 타지만 버스가 오는 것에 따라 올림픽공원 역이나 가락시장 역으로 가기도 한다. 오늘은 강동역에 가는 버스를 더 오래 기다려야 하길래 먼저 오는 버스를 타고 올림픽공원 역에 내렸다. 지하철역으로 들어가 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탔고, 가방 안에서 제2의 성을 꺼내어 읽기 시작했다.


으, 보부아르 천재천재 짱이야. 지금 낙태 부분 읽는데 넘나 멋진 보부아르, 크- 하고는 가방을 열고 필통 안에서 펜을 꺼내려고 했단 말이야? 엇 그런데 다음 역이 둔촌역 이라는 거다. 응?


응?

응?


나는 갸웃하기 시작한다. 왜.. 둔촌역이지? 내가 그쪽에서 왔는데? 가만있자 버스는 그렇게 오지만 지하철은 중간에 뭐가 달라지나? 아냐, 내가 5호선 한두번 타? 그러다 문이 열렸고 바깥의 화살표 방향을 보니 그 다음역은 강동 이라고 되어 있었다. 그제야 벼락같은 깨달음.


앗.


내가 지하철을 반대방향으로 탔다.


나는 읽고 있던 책을 얼른 접고 가방을 들고 후다닥 뛰어서 간신히 문이 닫히기 전에 내릴 수 있었다. 아니, 왜 왔던 방향으로 도로 가고 있는거야 나여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미쳤어?

나는 너무 당황하여 반대쪽 승강장을 향해 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심장이 빨리 뛰고 있었다. 아니 미쳤어 왜 반대방향으로 가. 그렇게 계단을 급히 올라가다가 확 넘어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들고있던 가방도 떨어지고 책도 저 쪽으로 떨어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이게 무슨 일이야. 눈물이 핑 돌았다. 이게 무슨 일이야 진짜 ㅠㅠ


얼른 가방과 책을 수습해 반대쪽 승강장으로 갔다. 열차는 12분 후에 도착한다고 되어 있었다. 12분 이라니. 너무 길다. 나가서 택시 탈까? 하다가 아서라, 가만 앉아 있어, 오늘의 삽질은 이걸로 끝내자, 하고는 벤치에 앉아 지하철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괜히 택시 탄다고 나갔다가 나가는 길이 12분 족히 걸릴 것인데, 그런 짓을 뭐하러 하나. 삽질하느라 시간 버렸고 또 지금 이렇게 12분 기다리지만, 워낙 일찍 나온 터라 어차피 지각하고는 거리가 멀다. 나는 앉았고 기다렸다. 어떻게 해야 이 마음이 차분해질까. 어떻게 해야 지금 너무 싫은 내 자신이 다시 좋아질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넘어질 때 다친건지 종아리랑 손바닥이 아팠다. 레깅스를 걷고 살펴보니 종아리에 좀 멍이 들었더라. 하아. 오늘 아침의 내가 너무 싫다, 월요일 아침부터 왜이래 ㅠㅠ 하루이틀 출근해? 내년 5월달이면 만으로 20년 채우는데, 이게 무슨 일이야. 왜 반대로 타, 왜 넘어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무실에 출근해 환기를 하고 커피를 내렸다. 동생들에게 아침 일을 얘기했더니 누구나 그럴 때가 있다고 다독다독 해줬다. 그래, 괜찮아, 무사히 잘 왔고 커피도 마셨어. 그랬다가 좀전에 화장실에 갔는데 ㅠㅠ 허벅지에 큰 멍이 있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회사 동료에게 얘기했다. 동료는 괜찮냐고 아프지 않냐고 물었고, 멍든건 금세 낫겠지만 내 자신이 싫어졌어, 라고 나는 얘기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곰곰 생각해보니, 이건 그냥.. 무의식이 한 일인것 같다. 회사에 가기 싫다는 나의 무의식. 사실은 회사에 도착하고 싶지 않았던 나의 저 깊은 마음. 그것이 나를 이렇게 만든게 아닌가 싶다.


커피나 한 잔 더 내려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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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1-10-25 11:3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제2의 성은 완전 어렵나보네요. 넘어지셨을때 아프셨을거 같아요 ㅜㅜ 부끄럽기도 하고? 😅
역시 책탑은 너무 아름답네요~ 역시 다락방님의 손은 크시군요~!! 저 3권 가지고 있고 올랜도 한권 읽었네요 ^^

다락방 2021-10-26 10:18   좋아요 2 | URL
이번에 읽어보니까 딱히 어려운 건 아닌것 같아요. 다만 압도적인 양에 질려버리는 느낌이랄까요. 후훗.
처음엔 넘어지고 나서 부끄러워 당황했지만 시간 지나고나니 큰 멍이 들어서 아프네요 ㅠㅠ 어제는 정말 제가 싫은 하루였어요. ㅠㅠ

사진중의 최고는 책탑 사진이라고 생각합니다. 후훗.

청아 2021-10-25 14: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헉..반대로 탄거 확인하고 다락방님 많이 놀라셨겠어요!! 거기다..ㅠㅠ
한 직장에서 만 20년이라니 대단합니다.👍 저는 어제 다른책 리뷰 쓴다는 핑계?로 <제2의성> 거의 못읽었음요. 훗 오늘 올인!
원서 포함된 책탑 이뽀요~♡♡♡

다락방 2021-10-26 10:20   좋아요 2 | URL
하루이틀도 아니고 이십년인데 이게 무슨일인가 몰라요 진짜. 물론 다른 방향 타거나 내릴 역 지나치는게 저에게 새삼스러운건 아니지만 ㅠㅠ 예전엔 퇴근길에도 반대로 탄 적 있답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오늘쯤 미미님 제2의 성 다 읽으셨을 것 같은데요!!

페넬로페 2021-10-25 1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5호선의 단점~~
두개선으로 나눠지다보니 열차 오는 간격이 길어지는게 문제인거죠^^
그래도 우두둑 떨어진게 책이라서 넘나 멋져요^^
책탑이 빛나고 아름다워요**
오늘은 저와 책이 많이 겹쳐 기쁩니다~~

다락방 2021-10-26 10:21   좋아요 3 | URL
하남검단산 행 생기고나서 출근길에 하남행 두 대 보내야 마천행 하나 오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한 번 놓치면 십분 이상 기다려야 해요. 흑흑.

책탑은 언제나 아름답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후훗.

- 2021-10-25 13:0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를 이미 책을 많이 팔아서 돈을 많이 번 달리기를 열심히하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또 돈벌었다며 좋아합니다. 그리고 저는 그의 책이 좋았지만 역시 표지 때문에 갖고 있고 싶지 않아 읽고난 후 지인에게 주었다는 근황을 심심히 전합니다. 그냥 저한테 주신걸로 해요 ㅋㅋ.. 제가 다락방님에게 받은 것으로 치겠습니다..😤
그나저나 다락방님 ㅜㅜ 아침부터 고생하셨네요... ㅜㅜ 아프지마....

다락방 2021-10-26 10:21   좋아요 2 | URL
그러게 하루키는 이미 책 팔아서 엄청 재벌인데 내가 또 돈 벌게 해줬네요. 돈은 역시 돈냄새를 맡고 흘러가는 것인가. 돈은 돈끼리 어울리려는 습성이 있어.. 하아.

멍든거 너무 아프네요. 시간 지나니까 다른 곳에서도 또 멍이 보여서 ㅠㅠ
공쟝쟝님은 넘어지면서 살지 마요. 똑바로 서고 똑바로 걷고 살아요. ㅠㅠㅠ

수이 2021-10-25 13: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멍 들었어요 ㅠㅠ 왜 넘어져, 다 큰 아가 같아 때로는. 그렇구나 회사 가기 싫었구나 우리 락방님 마음 하노이로 가고 있었구나 그래서 회사 반대 방향으로 갔구나 무의식중에 본심이 확 드러났구나 싶어서 짠해졌다가 작년 이 날 락방님 책을 읽으면서 아 락방님 좋아 락방님 좋아 유경이 좋아 라고 혼자 북 치고 장구 쳤던 날이라고 짠 하고 알려주더라구요. 싸인도 그때 받았더라구요 호호호호. 멍든 건 금방 나아질 거예요. 저는 실수하는 락방님도 좋더라구요. 슈퍼우먼 같은데 알고 봤더니 막 넘어지기도 하는 슈퍼우먼이었어 후훗.

다락방 2021-10-26 10:26   좋아요 2 | URL
아니 그러니까 제가 반대로 탄 걸 알고 당황해서 뛰는 바람에 넘어져버렸네요. ㅠㅠ 사람이 항시 침착해야 하는데 그게 참 어렵네요.. 하핫
작년 이 날이 바로 그 날입니까? 우와 시간 잘 가네요. 그 날이 보리고추장 날이란 말씀이시죠? 크-
슈퍼우먼이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ㅠㅠ 저는 얼렁뚱땅 우먼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는 정말 스스로에게 바보 똥개 멍충이라고 계속 얘기했어요. 흑흑 ㅠㅠ 너무 고된 하루를 보냈습니다.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오늘은 좀 평온한 마음이 되어야지요.

비타 님을 알게 되고 만나게 되고 친구가 되어서 참 다행이에요. 앞으로 같이 나아갈 친구가 생긴다는 건 인생의 큰 복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도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는 그런 친구가 되도록 해요. 함께 술도 마시고요! 후훗.

blanca 2021-10-25 13: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하루키 책 너무너무너무 좋아해요. 박완서 작가도 심지어 할머니일 때 저 책 읽고 너무 좋다고 추천한 에세이가 있더라고요, 책 탑은 언제나 근사하고요. 지하철 거꾸로 타기는...저의 장기입니다. ㅋㅋㅋ 멍이 빨리 아물기를...

다락방 2021-10-26 10:27   좋아요 2 | URL
아아 저 빨리 읽고 싶은데 제2의 성 때문에 미치겠네요. ㅋㅋ 10월에는 다른 책은 엄두도 못내겠어요. 내가 나한테 숙제를 줘버리는 바람에.. 하아- 인생은 뭔지..

퇴근길에도 거꾸로 탄 적 있고요 내릴 역 지나치기도 잘하고요 뭐. 그렇습니다 ㅠㅠ
어제 보인 멍 옆에 또 큰 멍이 하나 있는걸 발견했어요. 너무 아프네요 흑흑흑 ㅠㅠ

단발머리 2021-10-25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올랜도, 제2의 성, 나는 고백한다에 더해 메르켈 리더십이면 진짜 열 흘 휴가줘야 하는거 아닙니꽈!! 환상 조합이에요.
멍든데 바르는 파스가 있던데요. 그거 바르면 좀 낫지 않을까요. 물론 파스 냄새 진동합니다. 얼른 나아요, 다락방님 ㅠㅠㅠㅠ

다락방 2021-10-26 10:29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열흘이면 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고백한다 세 권짜리던데... 저 세 권만 해도 열흘은 걸릴것 같은데요. 꼼짝없이 읽어도요. 근데 저는 지금 사무실에서 뭘하고 있단 말입니까! 제2의 성도 다 못읽었으니 이를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제가 2021년 남은 시간은 이제 책을 안사겠어요. 아 근데 제르미날을 빠뜨려서.. 그건 사야되는데.. 그것만 살까요? 흐음..

멍은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요. 지금은 닿기만 해도 아파요. 흑흑 ㅠㅠ

책읽는나무 2021-10-25 13:5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달리기 에세이 넘 재미나게 읽었었는데 또 읽고 싶어져 사야 하나? 잠깐 망설였~~^^
이제 책 사는 거 자제하자!!! 중이어서 약속 지키려는데 책탑 사진 보면 또 슬금슬금 맘이 동합니다!!^^
지하철에서 넘어지시다니....ㅜㅜ
20 년 가까이 커리어를 쌓는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그리고 왠지 넘사벽일 것 같은 카리스마로 외양이 꾸며져 있을 것 같은데...멍이 들게 넘어지셨다는 건 분명 아프고 창피한 일임에도 왜 다락방님이 친근하게 느껴지는 거죠??ㅋㅋㅋ
저는 몇 년 전 버스 탄다고 뛰다가 스텝이 꼬여 내 발이 내 발을 걸어버려 넘어져 만화처럼 그냥 그대로 땅바닥에 철푸덕!!!! 앞사람 어깨라도 잡으려고 손도 뻗었건만...그 사람은 바로 앞으로 뛰어 나아갔고..저는 만세 자세 고대로 아스팔트 땅바닥에!!!ㅜㅜ 그래서 양쪽 무릎에 피가 줄줄~~그 후 흉터가 고대로 훈장처럼 남았~~ㅜㅜ
(넘어진 그날은 저도 내 자신이 비참하고 창피하고 싫었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것도 약간 에피소드처럼 막 웃긴 얘기하 듯 그러고 다녔네요ㅋㅋ)
다락방님도 넘어지기도 하는구나!! 새삼 같은 사람인 것 같은 깨달음을 얻은 느낌입니다...여튼 깊은 멍이 아니길요~^^


다락방 2021-10-26 10:32   좋아요 3 | URL
맞아요. 다른 사람 책탑 사진 보면 아아 나도 책탑 쌓고 사진 찍고 싶다.. 이런 쓸데없는 욕망 생겨가지고 저도 또 사게 돼요. 아오 이 욕망 진짜 갖다 버리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넘사벽 카리스마라니, 무슨 말씀이세요. 허술한 인간일 뿐입니다. ㅋㅋ
저 버스 뒷자리에 앉아있다가 운전기사님 자리까지 굴러서 간 적도 있고요, 지하철 역 계단에서 슬라이딩 해서 구른 적도 있어요. 다 맨정신이었습니다. 하하하하하. 그때도 멍 엄청 들었는데 당시에는 멍든 것보다 주변 사람들 때문에 부끄러움이 컸던 기억이 나요.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팠죠 ㅠㅠ

책나무님, 우리 넘어지지 말고 살도록 해요. 땅에 두 발 단단히 디디고 섭시다.

붕붕툐툐 2021-10-25 16: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락방님의 글쓰기로 온가족이 치유하는 가족의 모습이넘나 멋져 보입니다~
한없이 찌질한 나와 마주할 때도 그냥 웃으면 또 시간이 가고 어느새 넘어가지더라고요~~
반대로 타기 내려야할 정거장 지나치기 미리 내리기는 전철 유저의 3종세트이니 앞으로 더 분발해 주세요~~
인간미 넘치는 락방님이 좋아요~😍

다락방 2021-10-26 10:33   좋아요 2 | URL
아, 그렇게 생각해본 적 한 번도 없었는데, 툐툐님의 댓글 읽으니 정말 그랬던거구나 싶어서 새삼 그 순간들에 고마워지고 또 이렇게 일깨워주신 툐툐님께 감사하게 되네요.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툐툐 님. 저에게 그 일이 있었던 것을 사실 식구들이 알고 있기는 했지만 이렇게 써내고 다함께 울면서 툐툐님 말씀대로 온가족이 좀 더 나아진 것 같아요. 감사해요, 툐툐님. 제가 그런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것을 제가 해낸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살았는데요. 감사합니다.

저도 잘합니다, 툐툐님. 내려야할 정거장 지나치기, 미리 내리기, 반대로 타기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잘해요! 깔깔.

건수하 2021-10-26 08: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인스타에서 비거닝 사신 것 보고 댓글 달까 하다가 너무 팬 같아서 (맞는데) 말았지요... :)

지하철 거꾸로 타는 것 저는 자주 있는 일이지만 (...) 다락방님께는 너무 놀라운 일이었던듯...
멍든 곳 얼른 나으시길요!

다락방 2021-10-26 10:35   좋아요 2 | URL
아이참 수하님, 감사합니다. 팬이라니. 저는 저한테 팬이라고 말씀해주시는 분들이 참 좋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랄까, 더 잘하고 싶어진달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 엄청난 격려를 제게 주신거라고 생각하시고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후훗.

비거닝은 조만간 읽어볼거에요. 그전에 생태부엌을 먼저 읽게 될 것 같지만요. 후훗.


지하철 거꾸로 타고 내릴 역 지나치는 게 저에게도 없던 일은 아닌데, 출근시간에 그러니까 수습을 당장 해야 해서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늘 가던 길인데 이게 뭐하는 짓이야 싶고 말이지요. 흑흑.

멍든 거 너무 아프지만 시간이 해결해줄거라 생각합니다. 감사해요!

나뭇잎처럼 2021-11-01 1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 영광입니다. ㅎㅎ 머죠? 이 가슴 깊이 차오르는 뿌듯함은? ㅎㅎ(부디 헛돈 쓰신 게 아니길 ㅋㅋㅋ) 저두 자주 지하철 거꾸로 타요. 길 가다가 가로등 들이받은 적도 있어요. 그리고 잘 넘어져요. 첨엔 당황했는데 반복되니까 익숙해져요. 그리고 좀 천천히 걸어요. 잘못 탔다고 혼내지 않기. 머 그럴 수도 있는 거 아임니까? 지하철이 얼매나 복잡하게 생겼는데요. 그리고 난 지금 방금 중요한 거 하고 있었잖아요.(책에 정신 팔린 거) 다락방님! 넘 멋져요. 지하철도 막 무시하고. 멍도 금방 없어질 거예요. (전 복사뼈 톡 부러졌는데 3개월 목발 짚고 다녔지 모예요. 제가 3개월이요? 했더니 의사 왈, 인생으로 치면 점 하나도 못 찍을 시간인데, 걱정마세요. 하더라구요. ㅎㅎ) 걍 살아요. 이렇게 활자 속 친구들이 많은데. 다락방님 부자~ ㅋㅋ

다락방 2021-11-01 14:26   좋아요 0 | URL
은퇴하면 보부아르 제2의 성 한글본과 영어본 나란히 두고 한 문장씩 비교해가며 읽어보고 싶어요. 일단, 은퇴를 해야 합니다. ㅋㅋㅋ 물론, 영어본만 읽고 바로 해석이 가능하다면 그게 제일 좋을테고요. 회사 다니면서 영어 실력 확 늘면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제2의성 영어본 볼텐데요. 아아, 상상해보니 얼마나 뽀대로운지!! ㅋㅋㅋㅋㅋ

제가 스스로의 바보같은 짓에 엄청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에요. 어휴.. 지난 주말에도 초행길에 조카들 데리고 다니느라 조카들 고생시켜서 주말 내내 마음이 막 안좋았어요. ㅠㅠ

아무튼 열심히 읽고 쓰고 그럽시다 나뭇잎처럼 님! 뽀대나게 영어책 계속 읽어주세요! 저도 언젠가 자연스레 영어책 읽는 사람이 되도록 할게요!! >.<
 
















제2의 성을 읽는 일이 쉽지 않다. 쉽지 않을 줄은 알았지만 정말 쉽지 않다. 아직 500페이지에 닿지도 못했는데 벌써 10월 22일이다. 10월을 시작하면서는 얼른 이 책을 끝내고 다른 책들을 실컷 읽어야지 했었는데 10월 내내 이 책만 붙들고 있는데도 이제 겨우 절반이다. 앞으로 열흘도 채 남지 않은 시간동안 나는 과연 이 책을 다 읽을 수 있을 것인가.


이미 한 번 읽은 책인데도 펼칠 때마다 새롭다. 지금은 제2권 <체험>에 대해 읽고 있다. 그중에서도 제 1부 <형성>에서 2장 <젊은 처녀> 부분이다.  이 나이대의 여성에게 자해가 많이 나타남에 대해 보부아르는 얘기하고 있다. 코르셋에 대해 얘기할 때도 와 보부아르가 건드리지 않은 부분이 없구나 감탄했었는데, 아, 지난 번에 읽을 때는 몰랐던, 젊은 여성들의 자해에 대해서도 언급하는 거다. 대단하신 분..


이러한 태도는 이런 나이에 아주 빈번한 자해에서 훨씬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젊은 처녀는 면도칼로 넓적다리에 상처를 내고, 자기 몸을 담뱃불로 지지고 칼로 베고, 살갗을 벗기기도 한다. 내가 젊었을 때 여자 친구 한 명은 따분한 가든파티에 가지 않으려고 자기 발을 도끼로 내려찍어 6주 동안이나 누워 있어야 했다. 이러한 사디즘적 마조히즘의 행위는 성 경험에 선행하는 행위인 동시에 그에 대한 반항 행위이기도 하다. 이런 시련을 견뎌 냄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모든 시련에 굳게 대비해야만 하고, 그렇게 해서 결혼 첫날밤을 포함한 모든 시련을 하찮은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젊은 처녀가 민달팽이를 자기 가슴 위에 올려놓거나 아스피린 한 통을 삼킬 때나 자기 몸에 상처를 낼 때, 그녀는 미래의 자기 애인에게 도전하고 있는 셈이다. 즉, ‘당신은 내가 내 몸에 가한 것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다. 이런 것은 성적 모험에 대한 음울하고 오만한 입문이다. 수동적인 먹이로 바쳐질 그녀는 고통과 혐오감을 참아 내면서까지 자기의 자유를 주장한다. 그녀가 자기 몸을 칼로 긋고 불로 지질 때, 그녀는 자기의 처녀성을 빼앗는 침투에 대해 항의하는 것이다. 즉, 그런 항의로써 처녀성 박탈을 무효로 하는 것이다. 자기의 행위 속에서 고통을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마조히스트인 그녀는 무엇보다도 사디스트다. 자율적 주체로서 그녀는 이 의존적 몸, 즉 굴종에 처한 이 몸을 호되게 공격하고 조롱하고 고문하면서도 이 몸에서 자기를 구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모든 계제에 자기의운명을 진심으로 거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사디즘적 마조히즘의 기벽에는 하나의 근본적인 기만이 내포되어 있다. 즉, 소녀가 그런 기벽에 빠지는 것은 자기거부를 통해 여자로서의 미래를 수락하는 것이다. 우선 그녀가 자기를 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 증오심을 품고 자기의 몸을 훼손하지는 않을 것이다. -p. 491




이 부분에 대해 새로운건 아마도 읽을 때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할것이고 무엇보다 내 얘기는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인 것 같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도 자해를 한 적이 있었지만, 그것은 자해를 인지하고 심각하게 한 게 아니라, 그저 커터칼로 손가락을 한 번 그어봤던 것이었다. 그 때는 내가 나에게 해를 입힌다기 보다는 순간적으로 이래보면 어떨까 하는 충동이었는데, 그게 보부아르가 말하는 자해와 같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중학교 3학년 때니까 15살 이었는데, 그 때의 내가 미래의 애인에게 도전한 것인지, 앞으로 세상을 살아가는데 굴하지 않겠다는 정신을 가진 것인지에 대해서라면, 그런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윽 아프고 피난다.. 했던 것만이 생각난다.


보부아르가 저 부분에서 언급한 자해에 대해 이제야 눈에 들어오는 건, 아마도 프랜시스 때문인 것 같다. '샐리 루니'의 소설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주인공인 프랜시스가 자기 육체에 스스로 상처를 입히고 기어코 피를 보고 흉터를 만들어내는 젊은 여성이었다. 그건 샐리 루니의 대표작인 《노멀 피플》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거기에도 자기 자신에게 가학적인 면이 드러나는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나는 샐리 루니가 이런 인물을 무엇보다 이런 이야기를 자신의 소설에 반복해 등장시킨건 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서고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그걸 내가 잘 캐치해낼 수가 없어 답답했는데, 보부아르의 제2의 성을 읽다보니, 프랜시스의 성격이 보부아르의 설명과 겹쳐진다.


'이런 시련을 견뎌 냄으로써,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모든 시련에 굳게 대비해야만 하고'

'당신은 내가 내 몸에 가한 것보다 더 가증스러운 짓을 절대로 할 수 없을 것이다‘라는 의미.


프랜시스에게 그 때의 가해는 나를 죽이거나 파괴하는 의미가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미였던 거라고 지금은 생각하게 됐다. 왜 몸에 상처를 내서 아프게 하지, 왜 피를 보고야 말지, 아프게 하지마, 다치게 하지마, 라고 나는 속으로 계속 얘기했었는데, 칼로 긁고 꼬집고 피를 내는 것은, 그야말로 이보다 더한 고통을 너는 내게 가할 수 없다, 누구도 내게 가할 수 없다, 나는 이것들을 극복할 것이다, 의 의미로 보부아르 덕에 해석되어지는 것이다. 어쩌면 이 생각 전부가 틀렸을 수도 있고 어쩌면 너무나 정확한 궤뚫음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자기의 행위 속에서 고통을 맞아들이는 것이기 때문에 마조히스트인 그녀는 무엇보다도 사디스트'라고 말하는 보부아르 덕에 프랜시스가, 메리앤(노멀 피플 주인공)이 자기가 자기 자신에게 상처 입히는 것뿐만이 아니라 연인에게도 나를 때려달라고 부탁했던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 남자주인공 둘 다, 그렇게 하지 않겠노라, 그러고 싶지 않노라 거절했다. 샐리 루니의 따뜻한 지점은 나는 거기였다고 본다. 네가 내게 때려달라 부탁해도 그것이 나에게 '그건 아닌 것 같은 감각'을 가져오기 때문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등장인물을 보여준다는 점.



마조히스트이며 사디스트이기도 한, 자기 자신에게 육체적으로 상처를 입히면서 시련에 대비하고 존재를 드러내는, 무엇보다 자기몸인 바로 그녀들은, 그러나 해를 입히는 게 단순히 몸에만 한정되지 않아 나는 그것이 걱정된다. 노멀 피플의 메리앤은 자신과 섹스를 하면서도 자신을 숨기려고 하는 남자와 연애를 했고, 친구들과의 대화 에서 프랜시스 역시, 누구에게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없는 사랑을 하면서 수시로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라고 감정적으로 상처받아야 했다. 그는 날 사랑하지 않아, 라는 비참함이 자신을 채우면서도 '그렇다면 너와의 관계를 끝내겠어' 라고 하지 않는 부분에서는, 그녀가 육체적으로만 스스로에게 해를 입히는 게 아니라, 정신에마저 스스로 해를 입힌다고 생각했고, 나는 그런 걸 보는게 아주 힘에 겨웠다.



보부아르는 제2의 성에서 젊은 처녀들에게 저런 특징이 나타나곤 한다고 쓰고 있다. 그렇다면 저렇게 자해를 하는 증상은 젊은 처녀일 때 나타나고 사라지는 걸까. 더 나이가 들면 괜찮아질까? 십대 소녀에게 여드름이 났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그렇게 젊은 처녀일 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인걸까. 그러니까 자해라는 게 어떤 사람의 고유한 성질 같은게 아니라 그 나이대의 여성들에게 간혹 나타나는 증상 같은 것인가. 프랜시스도 메리앤도 서른이 넘어가면 아니 마흔이 넘어가면 그런 일을 하지 않을까? 나는 육체적 상처를 스스로 감당하는 것을 보기도 힘들지만 감정적으로 자신을 내팽개치는 걸 보는게 더 힘들다. 날 사랑하지 않는, 날 감추려고 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굳이 섹스하는 건, 나로서는 여전히 너무나 지치는 부분이다. 그러지 말라고, 그렇게 감정적으로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그 관계에서 빠져나오라고 하고 싶다. 그런 시련을 굳이 견뎌내지 않아도 된다고. 어쩌면 나는 젊은 처녀의 시절을 훌쩍 넘겼기 때문에 이렇게 생각하는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나는, -사실 나는 예전에도 딱히 그런 사람은 아니었지만- 나를 괴롭게 하는 사람, 나로 하여금 내 가치를 저평가 하도록 만드는 사람과 관계를 유지할 생각이 없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영 별로라면 그걸 굳이 참아가며 그 손을 붙잡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나는 다른 사람들도 나같기를 바라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들은 나랑 다르니 내가 끼어들 수 없고, 다만 아프게 살지 말자는 말을 하거나 글을 씀으로써 어딘가의 누군가에는 닿기를 바랄 뿐이다.




나는 31일까지(그래도 31일까지 있어서 다행이네요 ㅠㅠ) 다 읽을 수 있을까.


여러분,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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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10-22 10: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 읽는다에 한 표~ ㅎㅎ

다락방 2021-10-22 10:59   좋아요 2 | URL
그렇지만 22일간 500페이지 읽었는데 남은 500페이지를 일주일안에 읽을 수 있을까요? ㅜㅜ

잠자냥 2021-10-22 11:06   좋아요 2 | URL
하루에 70쪽씩만(?) 읽는다고 생각하면....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10-22 11:07   좋아요 3 | URL
하루에 7쪽 읽는게 전부인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울면서 뛰쳐나간다)

잠자냥 2021-10-22 11:25   좋아요 3 | URL
돌아와서 어서 읽어!!!!!!

-공쟝쟝 재촉해서 다 읽게 만든 사람 올림

다락방 2021-10-22 11:40   좋아요 2 | URL
좋았어! 잠자냥 님의 채찍질에 제가 한번 달려보겠습니다. 으르렁-

- 2021-10-22 19:18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 나타나는 <제2의성> 완독 채찍 천사

그레이스 2021-10-22 11: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으드드^^
확실히 생물학적인 부분과 역사 신화는 조금 out of date 한 부분이 있죠?
보부아르의 시대를 생각하면 전위적이긴 하지만요
기념비적인 책이라는 것은 인정!
속도 안나는 것도 공감요^^
겨우 250페이지 읽은 저는
˝저는 틀렸어요. 그냥 가세요˝하고 싶은 유혹이
ㅋㅋ

다락방 2021-10-22 11:08   좋아요 4 | URL
저는 오히려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서 보부아르가 아주 날카롭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기념비적인 책인것 같고요. 그런 한편 아니 세상은 똥이다 진짜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왜 같은 말을 하고 있어야 되나 싶고요.

아 그레이스님. 저야말로 난 틀렸어 먼저들 가.. 하고 싶네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남은 분량 보면 암담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1-10-22 13: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해...덕분에 잘 읽었습니다.^^
자해를 가하는 건 자신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살고자 하는 의미!!!
제2의 성을 통해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되짚어 재해석해 낸다는 것이 감동입니다.
저는 어제 최은영의 ‘밝은 밤‘을 읽으면서 지연의 증조부와 할머니의 남편 지연의 조부가 되겠죠? 그리고 지연의 전남편들의 이기적인 행동들이 보부아르가 묘사하는 남성들의 모습과 비슷한 일면이 있어 보이는가!! 생각해보곤 했어요...확실히 다른 책을 읽을 때 영향력이 큰 것 같아요!!!제2의 성은요~^^

쉽지 않은 책 맞죠??ㅋㅋㅋ
제가 처음에 왜 징징거렸는 줄 알겠죠??
하지만 한 달 앞서 읽고 있었어도 여전히 읽기는 쉽지 않네요.이 책은 진도 팍팍 나갈 책이 아닌 듯 싶어요.천천히 읽으면서 계속 사유해 나가야 될 책인 듯 싶어요.다른 알라디너분들의 리뷰를 읽으면서 무궁무진한 주제로 뻗어나간다는걸 보면서 좀 느꼈네요.
공쟝쟝님의 위를 상하게 한 그란데 473ml의 아메리카노가 왜 필요했었던 건지도 읽으면서 점점 깨달았구요...저는 스벅 그란데 아메리카노가 없어서 못읽을지도????ㅋㅋㅋ
그래도 아직 일주일이나 더 남았으니 다락방님은 읽을 수 있을껍니다.알라딘 커피 그란데 양만큼 드립해서 옆에 끼고서라도~~화이팅니다^^

- 2021-10-22 19: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 그란데 473 두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정말 힘들었다 (절레절레) 아주 진한 독서경험이었어요.

책읽는나무 2021-10-22 19:42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제가 이제사 공쟝쟝님을 더 위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일주일만에 읽어야 할 의지를 불태우기 위해선 그란데 두 잔!!! 한 잔이 아닌 두우 잔!!! 을 마셔가며 독서의 혈기를 불태울 수 있었다는 건....정말 대단한 일이었단 걸 읽을수록 느낍니다!!!!!!
이쁜 우리 공쟝쟝님^^👍👍👍
저도 요새 커피 과하게 마시고 읽느라 요즘 속이 좀 많이 쓰리네요ㅜㅜ
근데 커피 마시고 책 읽다가 졸다 보니 속이 쓰린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

다락방 2021-10-25 11:16   좋아요 1 | URL
제가 토요일에 스벅 그란데 사이즈랑 함께 하지 않았겠습니까? 나름 편한 옷을 입고 스벅에 가 자리 잡고 앉았는데 말이지요, 두시간 반동안 한 사십페이지.. 읽은 것 같아요. 휴.. 저 이 책 읽는거 너무 힘들고 읽어도 읽어도 뒤에 많이 남아 있어서 그럴 때마다 공쟝쟝 님 생각 한답니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야. 이 책을 단 며칠만에 끝내다니, 도대체 어떤 사람인거야.. 싶었다니깐요? ㅎㅎ

이제 10/25 이고... 어떡하나 싶네요 아놔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말에 몰아서 엄청 읽었어야 되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주말엔 또 잘 안읽게 되고, 어제 저녁은 심지어 돈까스 구워서 맥주를 마셨어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 2021-10-25 12:10   좋아요 0 | URL
아니 진짜 핵 노어이인게 14일날 주면서 을유가 3일까지 읽고 리뷰 세군데 올리라고 했다고요 ㅋㅋㅋㅋㅋ 보름만에 완독이 가능하냐고 ㅋㅋㅋ 저 그때 일 없어서 일주일 정도 보부아르만 읽었어요. 진짜 ㅋㅋㅋㅋ

- 2021-10-22 1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ㅜ_ㅜ 어떻게 저부분 읽으면서 또 소설 속 인간에 대한 이해의 깊이가 넓어지고 막 그러실 수 있는 거예요?!!
엉?!?! 와 이거 진짜 치이네. 오늘 두번 치임.

다락방 2021-10-25 11:17   좋아요 1 | URL
그건 아마도 제가 인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인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인간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달까요? 그래서 이해하고 싶어서 그런것 같아요. 물론 하루에도 수십번씩 인류애가 사라지기도 합니다만...

그나저나 정말 대단한 공쟝쟝님. 이거 일주일만에 읽었나요 열흘만에 읽었나요? 지금 10/25 인데 이제 절반 넘겨 읽은 저는 웁니다... ㅠㅠ

- 2021-10-25 12:41   좋아요 0 | URL
하루에 수십번 사라지는 인류애에도 불구하고 잡초처럼 피어나는 인간에 대한 애정!! ㅋㅋㅋ

단발머리 2021-10-22 2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부분 읽으면서 <코르셋>이 많이 떠올랐거든요. 아, 그 책의 설명이 잘 기억나지가 않네요. 마침 책도 없다고 합니다 ㅠㅠ
아름다움을 위해 입술과 코와 귀를 뚫는, 그냥 한 두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반복적으로 뚫는, 자신의 몸에 해를 가하는 방식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젊은 여성의 행동에 대한 분석인데, 저 부분 보부아르의 설명과 닿아 있다고 여겨지더라구요.

저도 부지런히 읽고 있지만 (뻥인가? 먼 산) 아직도 멀었다고 합니다. 화이팅!! (기운머리 없지만 그래도 화이팅!!)

다락방 2021-10-25 11:19   좋아요 1 | URL
저는 샐리 루니를 읽고 나서 제2의 성을 읽으니까 저 자해 부분이 떠오르더라고요. 말씀하신 것처럼 코르셋도 자해랑 별로 다를 바가 없고요. 허리를 꽉 조이는 것 부터 시작해서 귀를 뚫고 또 수술도 하잖아요. 몸에 손을 대는 그 모든 일들이 어떤 것을 목적으로 하든 자해임에는 맞는것 같아요. 그런 걸 일찍이 깨닫고 책에 써주신 보부아르 님 너무 대단합니다.
저는 주말동안 결혼한 여자 부분 읽으면서도 감탄했는데 오늘 아침에는 낙태 부분 읽으면서도 보부아르 만세 만세 만만세였어요.

자, 우리 함께 열심히 힘차게 가봅시다!!
 
드립백 엘살바도르 아파네카 이사벨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2년 1월
평점 :
품절


내 경우엔 좀 연해서 잘 안마시게 되지만 드립백 선물은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따뜻하고 향도 좋고.. 샤라라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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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21-10-20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포장의 민트색이랑 어울리는 커피향일까?^^ 상상해봅니다. 즐커피하셔요 다락방님

다락방 2021-10-21 09:58   좋아요 0 | URL
드립백은 포장도 예쁘고 간편해서 선물용으로 진짜 최고인듯합니다! 후훗.

hellas 2021-10-21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콜드브루 파우치도 괜찮더라구요. 종종 드립백이랑 같이 사둬요:) 귀찮을때 좋죠:):)

다락방 2021-10-21 09:58   좋아요 0 | URL
저 여름에 콜드브루 파우치 쟁여두고 엄청 마셨어요. 얼음 넣어서 마시면 맛도 있고 좋더라고요. 후훗.
 















어젯밤. 알람을 부러 평소보다 이십분 더 빨리 맞춰놓고서는 '내일 아침엔 고메 짬뽕 끓여먹고 출근해야지' 라고 나름 다음날 아침에 대한 계획을 세워두었더랬다. 퇴근후 집에 돌아가 할 일을 모두 마치고 침대에 딱 자리 잡고 앉아서는 그렇게 알람을 맞춰두고 제2의 성을 펼치려다가 싫다!! 소설을 조금만 읽고싶다!! 해서는 며칠전부터 읽으려고 침대에 갖다 두었던 책(침대에 책이 좀 널브러져 있습니다. 퀸사이즈라 괜찮아욤), 버터를 들고 읽기 시작했다. 며칠전에 앞에 한두장 읽었었지만 내용 다 까먹어서 그냥 처음부터 읽었다. 처음엔 침대 탓인지 좀 졸렸는데 아니, 이거 미쳤어 진짜 ㅋㅋㅋ 내가 생각한 책이 아니라서 중간에는 억지로 책을 덮고 잠을 청해야 했다.


'리카'는 기자다. 키가 크지만 큰 키 때문에 덩치가 커 보일까봐 몸무게는 50킬로를 넘지 않게끔 유지한다. 리카가 레이코란 친구를 만나면서 레이코의 키가 166 이라고 언급하는 장면이 있는데 리카의 키가 크다고 하면 그보다 더 클 터. 그런데 몸무게가 50이 넘지 않는다니, 아주 마른편이라고 하겠다. 그런 리카는 기자라는 업무적 특성상 사람을 만날 일이 많고 저녁 식사를 밖에서 해결하곤 했다. 혼자 사는 집에서는 요리를 통 하지 않고 밥솥도 없는 형편. 게다가 리카는 자신이 초딩 입맛이라 편의점 도시락도 오케이라고 하는 사람이니 딱히 먹는거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 해도 좋겠다. 아마 먹는 것에 그토록 관심이 없으니 그런 마른 체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친구인 레이코는 요리를 잘해 친구의 집에서 잘 차려진 식사를 대접받고 감탄하지만 그러나 자신이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은 딱히 하지 않고 있다. 그런 리카가 취재차 '가지이 마노코'에게 만남을 요청한다.


가지이 마노코는 현재 3년째 구치소에 갇혀있다. 결혼사이트를 통해 만난 남자 세 명을 살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 구치소에 갇혀있기 전까지는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했다. 그녀는 주로 맛집을 찾아다니고 쇼핑하는 걸 좋아했다. 언론에서도 아직 가지이에 대한 관심이 식지 않은 터라 리카는 그녀를 취재해보고 싶은 거다. 가지이가 남자 세 명을 죽였다는 것 말고도 이 사건에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 건, 가지이가 날씬하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다는거였다. 사람들은 저런 외모의 여자가 어떻게 남자들을 잘도 꼬셔서 죽였네? 라며 신기하게 보던 터다. 리카는 그녀를 취재해 특종을 터뜨리고 싶었고 그렇게 만나자는 요청을 해두었는데, 답이 없던 터였다. 이에 친구 레이코는 '(마지막 피해자가 맛있게 먹었다던) 비프 스튜 만드는 법을 알려달라고 말해봐' 라고 제안하고, 그 제안을 따랐더니 드디어 가지이로부터 연락이 왔다. 만나겠다고.


부푼 기대감을 안고 리카는 가지이를 만나러 갔는데 가지이는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말이 없고 음식, 요리에 대해서만 말을 한다. 아니, 아니다. 음식과 요리가 아니다. 버터에 대해서 말하는 거다.

마가린이 버터보다 칼로리도 낮고 콜레스테롤도 낮아서 몸에 좋지 않냐는 리카의 말에 가지이가 버럭 화를 내는거다.


"문제는 버터 맛도 잘 모르면서 버터는 좋지 않다고 단정 짓는 거예요. 마가린이 훨씬 몸에 안 좋은데. 그런 모조품 ……. 트랜스 지방산 덩어리라고요. 알겠어요?" -p.38



앗?! 나도 당연히 마가린이 더 좋은건줄 알았는데.. 아니야? 아무튼 계속 읽어보기로 하자. 가지이 이 사람, 버터에 진심이구나.


"버터간장밥을 만드세요." -p.38



리카의 집 냉장고에 딱히 요리할 재료가 있지 않다는 걸 알고서는 가지이가 버터간장밥을 만들어 먹으라고 제안하는 거다.


버터간장밥이라니, 말만 들어도 맛있겠는데? 조카들 아기 때 밥 잘 안먹으면 엄마가 간장에 참기름 넣어 비벼주셨던 생각이 난다. 조카들은 잘도 먹었었지. 한국엔 참기름간장밥이 있어! 아니, 그런데, 가지이 이 여자, 진짜로 버터에 진심에 진심을 얹으셨어!!


 

"갓 지은 밥에 버터와 간장을 넣고 비벼 먹는 거예요. 요리를하지 않는 당신도 그 정도는 하겠죠. 버터가 얼마나 훌륭한지 가장 잘 알 수 있는 음식이에요."

얼버무리고 넘어가지 못할 만큼, 그녀는 엄숙하게 말했다.

"버터는 에쉬레Echiré라는 브랜드의 가염 타입을 써요. 마루노우치에 전문점이 있으니 거기에서 손에 들어보고 잘 확인해서 사면 돼요. 버터 품귀인 지금이 해외 고급 버터를 시험할 좋은 기회예요. 맛있는 버터를 먹으면, 난 뭔가 이렇게 떨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떨어져요?"

"그래요. 붕 날아오르는 게 아니라, 떨어져요. 엘리베이터에서한 층 아래로 쑥 떨어지는 느낌. 혀끝에서 몸이 깊이 가라앉아요."

방금 타고 온 엘리베이터에서 느낀 중력을 떠올려보았다. 메모하는 것도 잊고, 리카는 몸이 절로 앞으로 쏠리는 상대의 말솜씨에 빨려들었다. 가지이의 눈과 입술이 촉촉해지기 시작해서 흠칫놀랐다. 그녀의 황홀한 듯 멍한 시선은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향해 있다.

"버터는 냉장고에서 막 꺼내서 차가운 채로 넣어요. 정말로 맛있는 버터는 차갑고 단단한 상태에서 식감과 향을 맛보아야 해요. 밥의 열기에 바로 녹으니까 반드시 녹기 전에 입으로 가져가야 해요. 차가운 버터와 따뜻한 밥. 일단 그 차이를 즐겨요. 그리고 당신입속에서 두 가지가 녹아서 섞이며 황금색 샘이 될 거예요. , 보이지 않아도 황금색이란 걸 아는, 그런 맛이죠. 버터가 엉킨 밥 한알 한 알이 자기 존재를 주장하고, 마치 볶은 듯한 향기로움이 목에서 코로 빠져나가죠. 진한 우유의 달콤함이 혀에 감기고..."

입속에 침이 고인다. 삼키면 분명 목에서 꼴깍 소리가 날 것이다. 그것만은 피하고 싶다. 가지이는 갑자기 자세를 바로잡더니가슴 앞에서 통통한 손가락을 깍지 꼈다. -p.39~40



아니, 이게 뭐야. 책 제목이 버터인 게 괜히 버터가 아니었어. 처음에 버터 품귀현상에 대한 언급 있길래 그런가보다 했는데 버터가 잠깐 나오는 게 아니었어. 버터에 진심인 여성 살인 용의자가 나오는 거였어!


그런데 나를 어쩌면 좋담? 아니, 저 부분 읽고 와 나는 미쳐버릴 것 같은 심정으로 버터간장밥을 원하게 된다. 지금 당장 해먹고 싶다! 나는 빵을 구웠던 사람이라(응?) 냉장고에 항시 버터가 있다. 가지이가 말하는 에쉬레 버터, 고급 버터가 아니라 서울우유 버터이지만, 내게는 버터가 있다. 게다가 밥통에 따뜻한 밥도 있고 간장도 있다. 요리 못하는 사람도 기본적으로 갖출 수 있는-버터는 사러 가야겠지만- 모든것이 내게 있다. 아아, 당장 침대를 뛰쳐나가 부엌으로 가면 나는 가지이가 말한 버터간장밥을 해먹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참아야 한다, 나는 이제 잘테니까. 그리고 계속 읽는다.


리카는 그 말대로 밥솥을 사고 쌀을 사고 버터를 산다. 혼자산지 오래되었지만 집에 밥솥도 쌀도 없는 사람이었던 것. 그리고 시키는대로 해먹어보고 완전 감탄에 감탄을 거듭하며, 그 후에는 가지이의 블로그에서 간단히 소개된 요리를 해먹는다. 파스타 면을 삶고 버터와 명란을 넣어 먹는거다. 버터명란파스타. 그것도 엄청 맛있어서 한 번 해먹고 또하고 막 그래. 아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참을 수가 없다. 나는 내일 아침은 버터간장밥을 꼭 먹겠다!! 로 짬뽕에서 계획을 변경하고 잠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 나는 큰 그릇에 밥을 한가득 퍼내고 그 위에 버터를 올린 다음 밥 속으로 쏘옥 밀어 넣었다. 버터는 금세 녹았고 거기에 간장을 부어 밥을 비벼 먹었다. 와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미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짐작했지만 넘나 존맛탱인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릴 적에 마가린에 간장이나 고추장 넣어 비벼먹었었는데, 아아 그 기억들을 잊고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책이 그 기억을 꺼내왔어. 버터는 언제 빵을 구울 지 모를 나를 위해 냉장고에 언제나 준비되어 있는 것이었지만 이제는 버터간장밥을 위해 언제나 준비해두어야 겠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넘나 맛있어. 버터간장밥은 오늘 아침 내 마음에 스며든다. 아 좋은 식사였다.. 그렇게 마음에 버터가 녹아내려... 그렇지만,



사실 나는 버터를 그렇게나 먹으면 안되는 사람이다. 나는 버터를 넘나넘나 사랑해서 버터 향만 맡아도 기분이 풀어지는 사람이고 앙버터 먹으면서 으음~ 하고 눈감고 신음소리 내는 사람이지만, 그런데 내게는 쓸개가 없다. 하아. 담낭제거술을 받은 나는 사실 버터를 먹으면 안되는데 ㅠㅠ 버터가 너무 좋아서 안먹을 수가 없다. 그것 외에도 내가 좋아하는 모든 것들-삼겹살, 족발 등등-을 다 먹으면 안되지만 그냥 다 먹고 있다. 다만 수술 후에 내가 안먹는 건 앙버터다.. 그것만큼은 너무 버터버터해서 먹지 않고 있어. 오늘 마음에 버터가 녹아 내리면서 흑흑 맛있어 좋아 역시 버터가 짱이야 버터는 웬만한 남자보다 더 나를 행복하게 한다고 생각하면서 그렇지만.. 내 몸에는 안좋은데.. 하는 어떤 불안감이 스며들었다. 흑흑 ㅠㅠ 명란 안좋아하니까 버터명란파스타는 안해먹는 걸로.. 그렇지만 어느 의욕 없는 하루라면 버터간장밥을 먹자. 와. 가지이 이 사람 뭐지?



그렇게 집에서 밥을 해먹는 맛, 요리 해먹는 맛을 알게된 우리의 리카, 살이 찐다. 안 찔 수가 없다. 먹는거에 별 관심 없는 사람이었다가 집에서 맛있다고 버터간장밥 먹고 버터명란 파스타 해먹으니 어떻게 살이 안찌겠는가. 어느틈에 금세 5킬로가 늘었고 이것 때문에 남자친구한테 잔소리를 듣는다. 그렇게 밤에 파스타 먹었는데 살이 찌지 않겠냐며 남자친구는 그녀에게 하는수없으니 이제부터라도 자제하라고 문자메세지를 보낸다. 이에 리카는 빡이 친다 빡이 쳐.

<그렇지만 마코토도 남 얘기 할 때 아니잖아. 술을 전혀 줄이지 않아서 요즘 배가 장난 아니던걸. 코도 골고> -p.102


그러자 남자친구인 마코토는 이렇게 답을 보내온다.


<남자 뚱보와 여자 뚱보는 다르잖아? 리카를 위해 하는 말이야.> -p.102

<모진 마음으로 말하지만, 살찌는 것만은 정말 좋지 않아. 난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여자 체형 따위는 별로 없지만, 주위에 노력이 부족한 걸로 보여서 신뢰를 잃어.> -p.102



와 진짜 개놈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자기도 술 안끊어서 배 뿔룩 나온 주제에 어디서 잔소리야. 게다가 50키로도 안넘었던 여자가 거기서 5키로 쪘어도 많아야 54-55 인데 이걸 가지고 살쪘다고 지랄이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주제 파악 좀 해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노력이 부족한 걸로 보여서 신뢰를 잃는다고? 하아 이것은 얼마나 여자 체형에 대한 미친 신화인가.




미용 관습은 여자의 순종을 표시한다. 여기에서 순종은 여자에게 성적으로 복무할 의지, 심지어 성적 복무를 위해 노력을 들일 의지가 있다는 뜻이다. 여자가 단순히 ‘다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하게는 ‘굴종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게 미용 관습이라고 나는 주장하고 싶다. 여자가 구현해내야 하는 성적 차이difference 가 바로 굴종deference인 것이다. - 《코르셋》, 쉴라 제프리스, P98










리카는 남자친구의 문자에 기분이 나쁘다. 정확히 꼬집어 말할 수 없는 기분 나쁨이 있다. 불쾌하다. 리카는 가지이를 만나러 가게 되기를 기다리고 자신이 먹었던 음식에 대한 감상을 얘기하고 또 듣고 싶어한다. 그리고 자신이 살이 쪘다는 얘기도 하게 된다. 일본에서는 마른 여자를 좀 더 예쁘게 생각하고 그게 건강에도 좋다고 여기고 있다고. 그러자 우리의 가지이는 이렇게 얘기한다.


"당신 대체 무엇 때문에 살을 빼려는 거예요? 남자들 눈을 의식해서? 그렇다면 걱정 없어요. 남자는 원래 푸근하고 풍만한 여자를 좋아해요. 여기서 남자란 정신적으로 성인이고 유복하고 여유 있는 진짜 남자를 말하는 거지만, 어린아이처럼 마른 체형의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자기한테 자신이 없어서 예외 없이 비굴해요. 성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죠." -p.109


ㅎㅎㅎㅎ 나는 남자들이 원래 푸근하고 풍만한 여자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진짜 남자는 그렇다는 것에 대해서도 동의하지 않지만, 그러나 가지이가 말한 저 뒷부분, 마른 체형의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는 자기한테 자신이 없어서 예외없이 비굴하다, 성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하고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없다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너무 유쾌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멋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짱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앞에만 조금 읽었는데 이 책 버터는 나에게 버터간장밥을 남겨 버터를 마음에 스며들고 녹아내리게 했다. 이거 마저 읽고 싶어서 미치겠구먼. ㅋㅋㅋㅋㅋ


이제 리카의 배 나온 남자친구, 배 나온 주제에 여친한테 살 빼라고 하는 한심한 남자친구를 위해 몇 개의 인용문을 떨구고 가겠다. 당분간은 버터간장밥에 대한 사랑이 넘칠 것 같다. 버터 진짜 만세만세 만만세야. 버터는 언제나 마음에 녹아내려.





남자가 얻는 유익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여자가 미용 관습을 통해 남자를 ‘보완complement‘하는 존재인 동시에 ‘보상compliment‘하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다. 여자는 ‘이성‘이면서 종속된 성으로서 남자를 ‘보완‘한다. 또 남자의 성적 흥분을 위해 언제든 치장할 태세가 되어 있으므로 남자에게 ‘보상‘이 된다. 따라서 남자는 남성성을 확인받을 수 있는 데다가, 여자가 노력을 들였다는 데에서 우쭐함도 느낄 수 있다. 거기에 여자가 하이힐을 신기라도 하면 남자 자신의 기쁨을 위해 여자가 고통을 견딘다는 뿌듯함도 있다. 미용 관습을 거부하는 여자들은 남자를 보완하지도, 남자의 보상이 되지도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이며 이런 저항은 지배성 계급의 일원들, 즉 남자들에게 깊은 반감을 살 수 있다. - 《코르쉣》, 쉴라 제프리스, P114









"하지만 오빠 말도 일리가 있어. 당신을 보면 자기가 도덕 개혁 운동을 한다고 생각하는 거 같아. 살이 찌면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당할 수는 있지. 재혼할 가능성도 낮아질 거고, 건강도 크게 영향을 받을 거야. 하지만 살찐 게 '악'은 아니잖아. 마찬가지로 당신이 운동하는 것도 '선'과는 아무 상관이 없어. 그런데 당신은 그게 선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거든. 운동을 하면 기분은 좋겠지. '뿌듯'하기도 하고 하루 종일 뒹굴거리는 사람보다 우월한 느낌이 들 거야. 하지만 그건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에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시간 낭비에 불과해."-《빅 브러더》, 라이오넬 슈라이버, p.168-169





당신이 무슨 말과 행동을 하는지에 상관없이 오직 당신의 몸만이 가족과 친구들에게, 때론 낯선 사람들에게 공공 담론의 대상이 된다. 당신의 몸무게가 늘었을 때, 감량을 했을 때, 혹은 그대로 유지했을 때도 어느 누구나 당신 몸의 비평가가 될 수 있다. 사람들은 당신에게 비만의 위험성에 대한 각종 통계와 정보를 코앞에 들이미는데 마치 당신은 뚱뚱할 뿐만 아니라 멍청해서 당신 몸의 실체에 대해, 그 몸을 최대한 적대적으로 대하는 이 세상에 대해 무지하거나 착각에 빠져 있는 줄 아는 것 같다. 그 사람들은 언제나 당신에게 가장 ‘유익한‘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이런 비평들은 항상 ‘염려‘라는 말로 포장되곤 한다. 그들은 당신이 사람이라는 것을 잊는다. 당신은 곧 당신의 몸이고 결코 그 이상이 아니며 당신의 몸은 그보다 더 못한 것이 되어야만 한다. -《헝거》, 록산 게이, p.145-146






나는 왜 스스로를 굶기고 있었을까? 자기 자신에게 굶주림을 강요하는 것은 외부자의 시선으로 보면 신체에 대한 자기학대와 다름없다. 만약 내가 반년 동안 매일 1,000칼로리 이하만을 섭취한 것이-그래서 월경이 끊기고, 손발이 파래지고, 두피보다 학교 점퍼 어깨에 붙은 머리카락이 더 많아진 것이- 우리 부모님 탓으로 보였다면, 학교 선생님들은 아마 사회복지사에게 연락했을 것이다. 명백히 학대이기 대문이다. 그렇다면 개인주의를 기반으로 굴러가는 우리 사회에서 스스로 굶기를 선택하는 것은 자기혐오나 자해와 동등하다고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 《여자다운 게 어딨어》. 에머 오툴, P15










여자인 나의 몸은 끝도 없이 검열과 통제의 대상이 되며, 시도 때도 없이 마치 진열대에 놓인 물건처럼 취급받는다. 뚱뚱한 내 몸은 풍자당하고 공공연하게 매도당하며 도덕적, 지적 실패로까지 여겨진다. 내 몸은 내 직업적 가능성과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제약하고, 공정한 시험을 받을 기회는 물론 할리우드 영화와 인터넷 악성댓글이 하나같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 조처, 즉 나의 사랑받을 능력을 축소시킨다. -《나는 당당한 페미니스트로 살기로 했다》, 린디 웨스트, p.106











여성의 건강을 걱정하기 때문에 비만을 혐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여성의 건강을 향상시킬 다른 방법을 정중히 제안하려 한다.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자. 국경 없는 의사회에 기부하자. 여성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연구와 법률 제정을 지원하자.
잔인함은 건강에 개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는 그저 자신의 자존감을 북돋아 주기 위한 독선적이고 그릇된 시도일 뿐이다. 왜 몸을 걱정하고 존중하는 대신 몸을 한탄하고 건강을 방해하는가. 왜 여성이 자신의 사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스스로 미워하기 바라는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몸을 돌보는 일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거울 앞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다》, 러네이 엥겔른, p.117-118






"어째서 세상 남자들은 아무도 돌보지 않으면 생활이 한없이 엉망이되는 걸까요. 그리고 그게 자기 관리가 부족한 게 아니라, 불쌍하고 안타까운 일로 세상에 관대하게 용서받는 걸까요……." - P66

"나는 돌아가신 아버지한테 여자는 누구에게나 너그러워야 한다고 배우며 자랐어요. 그러나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것이 두 가지 있어요. 페미니스트와 마가린."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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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1-10-14 09: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앗! 버터 간장밥을 안 드셔봤어요? 오메... 을매나 좋은데요. 간장 대신에 된장찌개를 비벼도 죽입지요. 마지막 한 숟가락엔 배추 김치 한 쪽 추가! ㅋㅋㅋ

다락방 2021-10-14 09:49   좋아요 3 | URL
어릴적엔 마가린에 잘도 비벼먹었는데 그동안 완전 잊고 살았어요. 오늘 아침에 버터간장밥 해먹고 뒤로 쓰러질 뻔 했네요. 아 큰일이에요. 이렇게 먹다가는 진짜 슈퍼돼지가 될텐데 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저도 김치랑 함께 먹었습니다. 아 너무 좋은 아침식사여서 시간을 되돌리고싶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청아 2021-10-14 10:17   좋아요 3 | URL
버터와 된장찌게 조합도 훌륭합니다~♡ 버터는 된장찌게에 넣어도 신비한 맛이나요👍

다락방 2021-10-14 11:39   좋아요 2 | URL
아아 망친 버터 야채볶음을 된장찌개에 넣고 제가 이것이 뭔 맛이여 하고 후회한 적이 있었는데.. 어쩐지 조합하고 싶지 않은 조합이지만 다음엔 한 번 시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입에 아직도 버터간장밥이 있네요. 독서란 해로운 것입니다..

- 2021-10-15 10:03   좋아요 0 | URL
된장...............이요????????????????? 헐............

잠자냥 2021-10-14 12: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 책 읽다 보면 먹고 싶은 음식 많아집니다. 특히 초반에 버터간장밥 정말 침 넘어가죠? 저도 와... 비벼먹을까 하다가 참았는데, 역시 다부장님은 다음 날 아침 실행!

그나저나 저 리카 남친 정말 짜증나죠. 읽다 보면 여러 부분에서 짜증나는 놈입니다...;

전 오늘 빵에 버터 발라 먹었음~ 헤헤.

다락방 2021-10-14 13:53   좋아요 1 | URL
버터간장밥을 어떻게 참으셨어요, 잠자냥 님? 이게 재료 준비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조리나 요리에 시간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서 너무 그냥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해치울 수 있잖아요. 이걸 대체 어떻게 참으셨습니까? 너무 자제력 뛰어나신 거 아녜요? 저로 말씀드리자면, 아시겠지만, 책 읽다가 빵 굽는 삶 살겠다고 전기오븐 사는, 그런 사람이잖습니까. 버터간장밥이야 말해 뭐하겠습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오 저 배나온 남자친구 진짜 너무 짜증나요. 왜 사귀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여튼 앞으로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넘나 궁금합니다. 후훗. 이것 때문에 제2의 성을 못읽고 있네요. -.-

저는 내일도 버터간장밥 도전... (이러면 안되는데.....)

단발머리 2021-10-14 12: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인용해주신 구절구절 아주 주옥같네요. 특히 <코르셋>은 다시 읽고 싶고요.

저도 마가린에 밥 비벼먹었던 사람으로서 버터로의 상승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심히 고민되는군요. 전 점심은 고구마랑 라떼인데 저녁은 어떻게 해서든지 버터 비빔밥 먹고 싶네요^^

다락방 2021-10-14 13:56   좋아요 2 | URL
코르셋 저도 인용문 읽다보니 다시 읽어보고 싶더라고요. 이것도 조만간 같이읽기 한 번 해야할까요? 후훗.

저도 마가린에 밥 비벼먹었었는데 버터라니, 너무 사치스러워서 이거야 원 ㅋㅋㅋ 근데 타미 보니까 집에서 부대찌개 먹을 때는 버터에다 밥 비벼 먹더라고요? 밥에 버터넣고 부대찌개 이케이케 해가지고 먹더라고요. 세상에.. 이 아이는 이런 건 또 어케 알고 즐기는건지, 원 ㅋㅋㅋㅋㅋ(아마도 아이 아빠가 알려줬겠죠 ㅎㅎ)
전 점심에 회덮밥+냉모밀+유부초밥 먹었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은 엔초비 파스타 생각중이고요 ㅋㅋㅋㅋ 내일 아침은 버터간장밥으로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님 오늘 버터간장밥 드신다면 감상 꼭 들려주세요! >.<

- 2021-10-15 10:04   좋아요 1 | URL
같이 읽기 찬성~ ㅋㅋㅋ (저 우와 넘 재밌다!! 이러면서 ... 읽다 만 코르셋!! ㅜ_ㅜ)
그리고 저도 오늘 버터 간장밥 꼭 해먹을래요~!!! 근데 그전에 짬뽕 먼저 먹을래요~ 점 짬 저 버간 ㅋㅋㅋ

프레이야 2021-10-14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갓한 쌀밥으로 버터간장밥 진리죠. 간장게장 간장 따로 모아뒀다가 여기저기 재활용해도 좋아요. 버터간장밥에도. 쓰읍 넘나 맛나는. 전 방금도 버터 듬뿍 발라 구운 토스트 먹었어요. 버터사랑. ㅎㅎ 근데 쓸개 없으면 버터 별로에요? 옆지기도 2012년에 그거 제거했는데 버터 완전 좋아하거든요.

다락방 2021-10-14 14:32   좋아요 1 | URL
쓸개즙이 지방을 소화하는 역할을 하는데 쓸개가 없으면 쓸개즙 분비가 안되거든요. 차츰 간에서 그 역할을 대신해주긴 하는데, 쓸개 있는거랑은 달라서 병원에서는 지방 들어간 음식을 가급적 조심하라고 하더라고요. 수술을 마치고 일주일은 조심했는데 그 다음부터는 조심 안하게 되더라고요.... 병원에서 시키는대로 했으면 제가 지금보다 20kg 는 몸무게 덜 나갔을 거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프레이야 2021-10-14 15:14   좋아요 0 | URL
ㅋㅋ 20킬로나요. 지방 분해가 문제였군요. 말해줘야겠어요. 그 의사는 왜 그런 말도 안 줬을까요. 듣고도 못 들은 척한걸까요. 지방을 사랑하는 사람이라. 요샌 그래도 배 나온다구 야식도 삼가고 독하더라구요. 그때 제거한 타조알만 한 담석을 여적 보관하던데. 왜 집착하는지 ㅎㅎ

건수하 2021-10-15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잊고있던 버터간장밥! 버터간장달걀볶음밥도 생각나네요.

<비거닝>에서 이라영씨가 버터를 포기하기가 힘들었다고 썼던 게 생각나요.
버터는 정말 포기할 수 없는것!

(이렇게 또 버터, 코르셋을 주섬주섬 담고...)

다락방 2021-10-18 09:31   좋아요 0 | URL
저 오늘 아침에는 버터에 고추장, 콩나물 넣어 비벼 먹고 왔습니다. 아 버터에 홀릭해서 큰일이네요. 원래도 좋아했는데 더 좋아졌으니 이를 어쩌면 좋아요.

이라영 작가의 비거닝 찾아봐야겠어요.

moonnight 2022-01-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최근 읽은 버터를 다락방님은 벌써 예전에 다 읽으시고 멋진 리뷰를 남기셨네요. 잘 읽었습니다^^ 근데 제가 읽기로는 리카의 키가 166cm라는 걸로 알았네요. 레이코는 훨씬 작고 마르고요.@_@;;; (부러질 것 같은 발레리나 발목이라며-_-;) 저는 버터를 별로 안 좋아해서 버터간장밥에 넘어가지 않았어요ㅎㅎ

다락방 2022-01-10 11:46   좋아요 0 | URL
저는 문나잇 님 의 이 댓글 읽고 버터간장밥 또 먹고 싶어졌네요. 점심 때가 다 되어 그럴까요 ㅎㅎ
아 저도 나중에 리카의 키가 166 이라는거구나, 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읽은지 좀 되어서 기억이 잘 안나지만요.
아 어떡하죠. 저 버터간장법 넘나 생각나네요. 흑흑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