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보내고 출근해서 메신저를 켰을 때, 저쪽에서 J가 '보고싶었다' 라고 말을 하는 순간, 아, 나는 이게 필요했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이런 다정한 말이 내게 필요했어. 나도 몰랐지만 나는 이런 말이 지금 절실했던 거야, 하는 생각에 왈칵 감정이 솟구쳐 '나도 ㅠㅠ' 라고 대꾸했다. 그날은 온종일 보고싶었다는 친구의 말에 기댔다. 가끔 이렇게, 내가 무엇이 필요한 지 모를 때에, 내게 닥치고 나서야 '아 나는 이게 필요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어떤 날의 치즈파이처럼.
















오늘 출근하면서 이 책을 시작했다. 로맨스 소설답게 말랑말랑하다. 주인공 32세 신희수는 십년간 충실히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고 현재 백수다. 가장 친한 친구의 결혼식에 참석해서 좀 울었고, 집 안 가득 모아둔 여행책을 들여다보며 여행을 꿈꾼다. 아침 일찍 일어나 시장의 두부가게에서 따끈한 두부를 사면서 행복함을 느끼는 그녀는, 간혹 두부가게에서 마주치게 되는 남자에게 호감을 품는다. 언제부턴가 그가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것 같아 왜 저렇게 쳐다볼까 의아하지만, 차마 그에게 왜 그러느냐 묻지는 못한채로 일종의 설레임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사연을 라디오에 보낸다. 


공교롭게도, 아니 우연히도, 어쩌면 필연적으로,

이 사연을 읽어주는 새벽의 디제이는, 바로 그 두부가게 남자였다. 일명 '두부남' 


그는 그 사연이 자신을 지칭하는 것임을 알고는 아, 이토록 놀라운 우연이라니, 한다. 사실 그는 두부가게에서 보았던 희수를 결혼식장에서도 마주쳤는데 이렇게 자기의 청취자가 된 게 아닌가. 그런데 이 무딘 여자 희수는 그저 자신을 두부가게에서만 보았다고 생각한다. 눈썰미 없기는.

우연도 세번이면 필연이라는데, 이제 디제이 은세는 그녀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그녀의 사연을 읽어준 후, 자신의 이런 의견을 덧붙인다.




그나저나, 두부남. 음, 5466 님 입장에선 상당히 난처한 일이겠어요. 아무 이유도 없이 쳐다보는, 그것도 힐끔힐끔이 아니라 빤히 쳐다보는 남자를 만나셨으니. 그런데 아무 이유도 없이 상대를 그런 식으로 쳐다보는 남자는 없지 않을까요? 제 생각에는 두부남이 갑자기 5466 님을 쳐다보게 된 이유가 분명히 있을 것 같아요. 지금처럼 혼자만의 긴장과 설렘을 즐기시는 것도 나쁘지 않지만, 한 번 용기를 내 보시면 어떨까요? 또다시 두부남을 만나게 되면 용기를 내서 물어보는 거죠. 그렇게 쳐다보는 이유가 대체 뭔지. 어쩌면 두부남도 5466 님과 같은 이유로 말을 걸지 못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거든요. (p.60)




하하하하. 야심한 밤에, 희수는 디제이의 이런 말을 듣고 으응, 정말 그런가?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인가? 하고 휘청휘청 흔들리는데, 디제이는 아예 쐐기를 박는다.



전 아침 일찍 일어나 산책하는 걸 좋아하는데요. 만약 그 산책길에 두부를 사 들고, 행복해하는 얼굴로 걸어가는 여자분을 본다면 눈길이 갈 것 같아요. 모르기는 몰라도 두부남이 5466 님에게 눈길을 주는 게 부정적인 이유 때문은 아닐 거예요. 아침부터, 별로 기분 좋지도 않은 일에 일부러 관심을 기울일 리가 없거든요. (p.60-61)



아이쿠야. 희수는 설레이는 마음으로 잠이 든다. 


한창 직장 생활이 너무 무료하고 재미없어서 직장내에 누군가를 짝사랑하기라도 하면 좋을텐데, 라는 말을 친구에게 했던 적이 있었다. 아침마다 짝사랑의 상대를 보기 위해 회사에 나오는 게 즐거울 수 있을테니까. 얼마나 재미 없었으면 그렇게라도 하고 싶었을까. 어쨌든. 아침 일찍 두부를 사러 가서 마주치는 남자라니. 아니, 그건 둘다 여유로운 아침을 보내는 상황이니 가능한 설정이 아닌가. 일어나자마자 오분만 더 자고 싶다고, 이분만 더 눈감고 있고 싶다고 찡얼대며 엎어져있다가 간신히 눈비비며 일어나 세수를 하고 부지런히 다다다닥 화장을 하고 후다다닥 밥을 먹고 다다다닥 뛰어서 버스를 타고 후다다닥 지하철을 타는 내게는 일어날 수 없는 일.



희수가 희수인줄 모르고 은세가 은세인 줄 여전히 모르면서 희수가 처음, 자신의 외로움을 문자메세지로 사연 보냈을 때, 디제이 은세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노래를 위로의 곡으로 선곡해 들려주었다.



5466 님도, 우리 뮤직 트리 식구들도 모두 자신을 위로하는 나만의 방법을 꼭 찾으셨으면 좋겠네요. 오늘 마지막 곡으로 '에피톤 프로젝트의 선인장' 들려드리며 이만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클로징으로 꼭 이 곡을 틀어야겠다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생각했는데, 오늘 분위기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네요. 그럼, 내일 다시 만나요. 기다릴게요. (p.36)



양재역에 도착해 지하철에서 내리며 책을 가방에 집어 넣고 아이폰을 꺼냈다. 내 폰에 선인장 쯤은 이미 저장되어 있던 터다. 오랜만에 다시 듣는 선인장이, 참 좋구나. 이런 노래가 나의 아이폰에 있다. 내가 넣었지만 내 아이폰을 사랑하고 싶어지는 마음. 가슴속에 사랑이 왈랑왈랑 거리고 물결치고 파도를 친다. 이 사랑의 파도로 당신의 싸다구를 날리고 싶다. (뭔 개소리야..)



늘 5번 출구로 나가다가 오늘은 시간이 조금, 아주 조금 더 걸리는 8번 출구로 나가기로 한다. 귀에는 여전히 이어폰을 꽂은 채다. 계단을 올라 8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걸으니 저기, 스타벅스가 보인다. 오픈한지 얼마 안되는 곳. 흐음,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실까. 며칠전에 회사 동료가 책 빌려준 걸 돌려주면서 스타벅스 카드를 선물로 준 게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 동료인가!(응?) 그래, 카드도 있으니 들어가자, 싶어서 스타벅스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그만 풋- 웃어버렸다. 하하하하. 카운터에 낯익은 남자사람이 보였기 때문이다.


회사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 언젠가부터 새로운 남자직원이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어주는데 너무 맛이 없는거다. 두유를 넣은 캬라멜 마끼아또에서는 단 두유 맛만 나고, 두유를 넣은 녹차라떼에서는 두유 맛만 나는 것. 아, 짜증나, 신참이라 잘 못만드나? 라고 생각하고 자주 그곳에 들르는 e양에게 말하니, e 양도 정말 맛이 없어졌다고 하는거다. 그래서 우리는 내심 우리끼리 그런 대화를 했었다. 익숙해지려면 시간 좀 걸리겠지? 그때까지 가지 말아야겠다. 아니면 아침에 가서 저 직원 있으면 아메리카노만 시켜야겠어, 라고. 그런데 어제였나 그제였나, e 양이 '이제 그 신참 직원 안보이던데요?' 라고 하는거다.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러고보니 요즘 안보이네? 관뒀나? 하는 대화를 했었는데, 그가, 바로 여기, 새로 오픈한 지점에 와있었던 거다. 하하하하하.


우리가 목례라도 가볍게 한다던가 눈인사를 나누는 사이었다면, 나는 반갑게 '여기 와있었어요?' 라고 활짝 웃으며 인사했을텐데, 그를 아는 게 나 뿐이라, 그저 나혼자 키득키득 웃을 뿐이었다. 그리고 숏사이즈 아메리카노를 시켜두고는 e 양에게 문자를 보냈다.


'스벅 신참 여기 와있네. 8번출구 앞 스벅에 ㅋㅋㅋㅋㅋ'


e 양과 나는 같이 웃었다. 하하, 재미있는 우연이다. 마침 책 속 은세가 반복되는 우연에 이건 혹시? 하던 생각이 나, 나도 이 우연이 한 번만 더 반복되면 다가가서 말을 걸어볼까, 하다가 관둔다. 이런 일을 하기에 나는 정말이지 늙고 지쳤다. 휴...


음료가 나오는 데에 가서 기다리다가 내가 주문한 숏사이즈 아메리카노가 나와서 냉큼 잡았는데, 내 오른쪽 옆에 있던 여자 사람이 '제가 먼전데요' 한다, 나는 반사적으로 '아 죄송합니다' 라고 말하며 커피를 쥔 손을 놓았다. 에잇, 옥의 티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금세 내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고, 나는 선인장을 반복 청취하며 까페를 나왔다. 그러다가 또 푸핫- 했는데,


거기 대체 뭐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성인 남자사람들 떼거지가 달리고 있는거다. 간혹 올림픽 공원 가는 길에 체대 학생들이 뛰는 걸 보았지만, 여긴 체대가 있는 것도 아닌데..피트니스 센터에서 나와서 뛰는건가? 일전에 이쪽 길로 퇴근하다가 퇴근 길에도 뛰는 남자들을 보았는데... 그들은 운동을 하는 사람들인 것 같은데 짧은 소매의 옷도 그랬지만 다들 한 근육들을 하는거다. 뛰는 데 짧은 바지 밑으로 다리의 근육과, 짧은 소매 밑으로 팔 근육이 다 드러난다. 도대체 왜 그러는건지 모르겠지만 저만큼 가더니 다시 뒤를 돌아 이쪽으로 뛰어 온다. 그러더니 또 얼마큼 가다가 다시 뒤를 돌아 저쪽으로....



당신들 뭐하는 거에요?



라고 묻고 싶었지만, 역시 이런 일을 하기에 나는 너무 늙고 지쳐서...관둔다. 다만, 나는 역시 근육이 좋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근육은 삶의 생생한 증거, 활력 처럼 느껴진다. 역시 근육이 짱이다. 나도 근육녀가 되어야 겠다, 고 어제 했던 결심을, 작년에 했던 결심을, 오년전에 했던 결심을, 다시 했다. 내일 또 하겠지?








며칠 전에 읽은 책에서 이런 구절을 봤습니다. 용기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바꿔 생각하면, 이런 말도 될 것 같아요. 용기를 내면 모든 게 달라진다. 
5466 님, 용기를 내 보세요. 또 모르죠. 용기를 내면 모든 게 달라질지도.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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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4-11-06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옛날 일이 생각났어요.
아침 일찍 신촌으로 출장을 갔다가 10시쯤 다시 돌아오려고 직원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50대 중반정도의
머리숫이 별로 없는 중년의 아저씨가 팬티 바람에 런닝은 입었고 와이셔츠 팔은 꿰고 단추는 잠그지도 못하고
양 손에 양복이랑 구두를 들고 뒤를 돌아보며 허겁지겁 뛰어가는거에요.
이 장면이 어떤 상황인거 같으세요?
아무리 아침 일찍이라지만 그래도 신촌인데 보는 눈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20년도 더 된 일인데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

이 책 아직 못 본 책인데 찾아봐야겠어요. 재미있을것 같아요 :)

Mephistopheles 2014-11-06 10:11   좋아요 0 | URL
바람피다 걸렸군요.

다락방 2014-11-07 08:1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제가 생각하기에도 바람피다 걸린건데, 이 경우엔 여자쪽 남편한테 걸린 경우라고 보면 되겠네요. 자기 와이프한테 걸린거면 그렇게 옷도 못입은 채로 도망가진 않을 것 같거든요.

이 책은 재미있어요 무스탕님. 남자가 너무 완벽한 게 흠이지만 ㅋㅋㅋㅋㅋ

Mephistopheles 2014-11-06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터가 후라이팬 위에서 녹아내릴 정도로 감성충만해지셨군요....

다락방 2014-11-07 08:14   좋아요 0 | URL
저는 녹을 준비가 되어 있는 버터이지만 아직 달궈진 후라이팬을 만나지 못했....( ˝)

아무개 2014-11-06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보고싶어요 다락방님 *^^*

2.<8번출구로 나가기로한다....5번출구로 나와 조금걸으니..> ㅎㅎㅎ

3.허경환의 허닭 맛잇습니다. 함께 건강한 근육녀가 되어봅시다.
`우리 아직 그렇게 늙지 않았습니다`라고 큰소리로 외치고 싶지만
작게 속삭여 봅니다.... ㅠ..ㅠ

다락방 2014-11-07 08:16   좋아요 0 | URL
1. 전 별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3=3=3=3=3=3=3=3=3

2. 댓글 보고 수정했습니다. ㅋㅋㅋㅋㅋ

3. 허닭이란 게 있어요? ㅎㅎㅎㅎ 처음 알았네요. 전 닭가슴살 안좋아합니다, 아무개님. ㅎㅎ 세상엔 맛있는 게 널리고 널렸어. 그치만 맛있는 것만 먹으면 근육녀가 될 수 없지...하아- 근육녀가 되기엔 너무 늙고 지쳤...하아-



2014-11-06 13: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7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4-11-06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오후, 지금 들어도 좋네요.
`선인장`

후흣. 사과도 먹었다요. 딱좋다. 일상이 이만큼만 진행(!)된다면 살 수 있을거 같아..

다락방 2014-11-07 08:18   좋아요 0 | URL
응 요즘은 계속 에피톤 노래만 들으며 다니고 있어요. 좋아...선인장 좋지...

일상이 나는, 좋았다 안좋았다 해요. 뭐, 언제나 그랬지만....
그래도 오늘은 금요일! 술마시고 기절해버려욧!!

열매 2014-11-07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인장이란 노래는 제목만 알고 있었는데 오늘 첨 들어봐요~
노래도 좋고 글도 좋고 다락방님의 일상이 무척 재미있게 느껴져요.ㅎㅎ
저 책을 보니 이도우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이 떠오르네요^^
주말 잘 보내세요 다락방님 : )

다락방 2014-11-10 08:51   좋아요 0 | URL
오, 사서함을 읽으셨군요!
저도 사서함을 떠올렸답니다. 조용하고 은근한 그러나 설레이는 사랑이라는 점에서 두 소설은 무척이나 닮아있습니다. 저는 산드라 브라운 식의 열정적인 사랑쪽을 더 좋아하긴 하지만 말이지요. 아하하하.
주말이 끝났네요 꿀이님 ㅠㅠ
 
야구란 무엇인가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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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거대한 농담의 축 위에서 후회와 후회와 후회로 굴러가는 것. 밀란 쿤데라의 농담이 생각났다. 이것은 김경욱 식의 씁쓸한 농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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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오브 러브
아리 포신 감독, 아네트 베닝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8월
평점 :
일시품절


1. 사랑했던 사람을 '또' 사랑하면서도 이토록 가슴 벅차고 설레일 수 있다. 정말 그렇다.
2. 그러나 나는 있는 그대로의 당신을 사랑한다. 당신에게 '당신이 아닌' 다른 어떤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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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 2014-11-04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영화 괜찮나요. 로빈 윌리엄스 나오네요.

다락방 2014-11-05 11:02   좋아요 0 | URL
그냥 괜찮아요. 아주 좋진 않고요. ㅎㅎ
로빈 윌리엄스가 여자주인공의 아주 좋은 친구로 나옵니다. 이상적인 친구에요. 불렀더니 와인 싸들고 왔어..멋져.. ♡.♡
 














[SNL 코리아] 를 보면 샤방샤방한 분위기에 나오는 백뮤직이 있다. 지난주에 신성우 편을 보았는데, 신성우를 처음 보게 된 안영미의 마음을 표현할 때도 그 곡이 나왔다. 무슨 곡인지 잘 모르겠고 가사도 잘 못들었는데 여튼 그 분위기가 상당히 므흣므흣하고 상대에게 반한 마음을 잘 표현한다. 샤라라라라라라라~ 뭐 이런 곡인데. 여튼,


오늘 받은 문자메세지가 그랬다.


<소설이 필요할 때> 오늘 구매하시면 2,000원 신간적립금 응모권 증정



오! 백뮤직이 들려왔다. 샤라라라라라라라~ 그러나 이 책을 지르기에 앞서 신중해지도록 내 자신에게 명령한다. 기다려. 며칠 있다가 사자. 조금만 참아. 지금 사면 신용으로 사야 해, 며칠 기다리면 현금으로 살 수 있잖아. 기다려. 그리고 그때 5만원어치를 채워서 달력을 받자. 피터 래빗과 백희나 그림은 조카를 주자. 책읽는 명화는 내가 갖자. 그래 이번 달력은 삼종을 다 가지는거야! 기다려, 참아. 나는 이를 악문다.


젠장 삶은 왜이렇게 어려워. 나는 왜 맨날 이를 악물어야 해. 쓰벌.









아침에 일어나면 라디오를 트는데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와 상관없이 머릿속에서 어떤 노래들이 떠오를 때가 많다. 그러면 라디오 노래는 그대로 둔채로 나는 내가 생각한 노래를 계속 생각하는데, 오늘 아침 내가 생각한 노래는 '이아립'의 <누구도 일러주질 않았네>와 '김광진'의 <편지>였다.

출근길 내도록 편지를 생각하려니, 오래전에 보았던 토요드라마 [무동이네 집]의 한 에피소드가 생각났다.


아마 무동이네 이모 였던가 고모 였던가...여튼 '김은정'은 '손지창'과 사귀고 있었다. 그 당시의 손지창은 정말 젊은 여자들 휘몰아칠 정도로 멋있었는데....뭐, 이건 그냥 넘어가고 어쨌든. 김은정은 손지창과 사귀면서 손지창이 너무 좋아서 좋아하는 마음을 가득담아 편지를 보낸다. 그당시는 핸드폰이 없었던 상황. 문자메세지로 마음을 전할 수 없었다. 삐삐도 없었을 때다. 반드시 집전화나 손편지, 만나서 전하는 마음이 가능했다. 김은정은 그렇게 자신의 절절한 사랑을 편지에 담아 우체통에 넣는다. 

편지가 상대에게 가 닿기 까지는 며칠간의 시간이 소요된다. 김은정은 손지창에게 편지를 보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은채로 손지창을 만났는데, 손지창은 김은정에게 이별을 고했다. 다른 여자를 사랑하게 됐던가, 하는 이유로 김은정에게 헤어지자고 말한 것. 김은정은 집에 돌아와 펑펑 운다. 그리고는 자기가 보낸 편지를 어쩌면 좋으냐고 더 운다. 그때 김은정의 동생이 언니의 사연을 알고 손지창에게 전화를 한다. 

우리언니가 보낸 편지가 곧 도착할텐데, 오빠 그거 읽지 마. 뜯지 말고 읽지 마.

손지창은 힘없는 목소리로 알겠다고 답한다. 그러나 전화를 끊은 그의 손엔 이미 김은정이 보낸 편지가 들려 있었고 물론, 다 읽고난 후였다. 손지창이 김은정에게 헤어지자고 말하고 집에 돌아와보니 그녀의 편지가 도착해 있었던 것. 만약 김은정의 동생이 좀 더 빨리 전화했다거나, 손지창이 하루 전에 헤어지자고 했다면, 그랬다면 손지창이 김은정의 편지를 읽지 않았을 지는 알 수 없다. 아마 인간의 호기심이 작동해, 편지가 더 늦게 도착했다 해도 읽었을 가능성이 더 크다.

그러니, 그 사이의 시간차가 야속하다.

나는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을 적어 편지를 우체통에 넣는다.
편지가 상대에게 닿기 전, 상대는 내게 이별을 통보한다.
이별에 가슴아파하는 나는 내가 며칠전에 보낸 편지가 원망스럽기만 하다.
상대는 이별을 통보하고 씁쓸한 마음에 집에 돌아와 내가 보낸 편지를 받는다.
그 안에는 사랑의 말들이 가득하다.



그 사랑의 말들을 읽었다고 해서 그가 다시 그녀에게 전화를 해, 내가 전에 말한 우리의 이별은 번복할게, 라고 할 수 있을까? 이별이, 번복이 될까? 이미 나는 너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아, 혹은 나는 다른 사람을 사랑해, 라고 말했던 게 나한테 와 닿아 가슴을 후려쳤는데, 이제와서 '너의 마음이 이렇다니 그 모든걸 없던 일로 할게' 라고 말한다 해도 그게 가능할까? 그런 말을 이미 이별을 말한 상대가 할 리도 없겠지만, 설사 한다 해도 내가 달갑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법.


내 고백은 공중에 흩어지고 너에게 닿지 못했으며
너의 이별의 말만이 나에게 와 닿았다.

그 사이사이, 마주하지 못한 시간이 있었다.



아래 곡은 그 당시 [무동이네 집] 에 삽입되어 크게 인기를 끌었던 두 곡.













사과 몇 개가 사무실 내 자리에 있다. 며칠전 회사에 사과 몇 박스가 생겼는데, 그걸 전 직원이 몇 개씩 나눠가진 것. 당연히 집에 들고 가려고 했는데 너무 무거워 미루고만 있다가, 며칠전 오후에 배가 고파 먹었더니 너무 맛있는거다. 그래서 그냥 내 자리에 두고 배고플 때마다 먹자, 라고 생각했다. 빵보다는 사과가 나을테니, 라고 생각하면서. 

오늘은 아침부터 사과를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사과를 씻으려 가려는 데 청소 아주머니가 바깥에 보인다. 나는 얼른 커다란 사과를 하나 더 집어서 바깥으로 나갔다. 아주머니, 사과 드세요. 제가 씻지 않았으니 씻어서 드셔야 해요, 라고 말씀드리며 사과를 건넸다. 아주머니는 어휴 뭘 이렇게 맨날 줘요, 라고 고맙다고 하셨고, 두르고 있던 앞치마의 주머니를 벌리셨다. 손에는 고무장갑을 끼고 계셨던 터라. 나는 그 주머니에 쏙- 사과를 넣어드렸다.



그리고 자리로 돌아와 내 몫의 사과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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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4 10: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11-05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4-11-04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바다 -별빛이 내린다.

다락방 2014-11-05 11:05   좋아요 0 | URL
아항. 맞아요. 그 가사가 별빛이 내린다 였던 것 같아요.

별빛이 내린다 샤라라 라라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낭만인생 2014-11-04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 향기 가득한 글입니다.

다락방 2014-11-05 11:05   좋아요 0 | URL
어제 출근길에 지하철 안 옆자리 남자 향수 냄새가 아주 좋았습니다. 후훗

비로그인 2014-11-0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필요한 달력이 뭐죠? 말만 해요~~ ㅎㅎ
책을 다 사버리자 달력이 떴는데 살 책들이 또 생겨버렸어요 ㅠㅠ
그나저나 난 왜 백뮤직이 들려오는 문자를 못 받는거지? ㅠㅠ
편지. 저도 무지 좋아하는 노래예요^^

다락방 2014-11-05 11:39   좋아요 0 | URL
저 다 갖고 싶거든요. 음...책읽는 명화요! 그건 제 책상에 놓을거에요! ㅎㅎ 나머지 두 종류는 받아서 조카 갖다 줄거에요. 히히히히히

편지, 좋죠. 가슴에 바람이 부는 노래에요, 아른님. 흑흑.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돌아서겠소 억지 노력으로 인연을 거슬러 되돌리지는 않겠소..

유부만두 2014-11-04 2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과 나누는 다락방님.
참 예뻐요! 착한 어른이 도장 찍어드릴게요. ^^

다락방 2014-11-05 11:39   좋아요 0 | URL
착한 어른이 보다는 예쁜 어른이가 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제게 예쁜 어른을 허락하지 않네요. ㅠㅠ

네꼬 2014-11-05 14:30   좋아요 0 | URL
예쁩니다 다락님. (참견)

다락방 2014-11-05 15:28   좋아요 0 | URL
네꼬님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버벌 2014-11-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동이네 집이라니. 전 엄청 좋아해서 보던 드라마인데 왜 저 김은정과 손지창 부분은 생각이 안 날까요???? 그런데 그 둘이 그렇게 헤어진건가요? 난 왜 기억이 안나지? ㅠㅠ 최민수와 김혜선만 생각나~~~~

다락방 2014-11-06 09:15   좋아요 0 | URL
저는 최민수와 김혜선이 생각 안나요 ㅋㅋㅋ 최민수가 무동이네 집에 나왔다니 뭔가 안어울려요 ㅋㅋㅋㅋㅋ 최유라는 생각나네요. ㅋㅋㅋㅋㅋ
그 뭣이냐, 거기에, 이재룡이 미술선생으로 나왔던거요. 그림 그릴때마다 퍼햅스 러브 틀어둬서 막내 김민희를 설레이게 했던...이재룡도 그때 멋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음식의 종류와 상관없이 음식 사진 보는 걸 즐긴다는 걸 최근에야 알았다. 내가 원하는 식단이 아니어도 누군가의 밥상을 들여다보는 일이 즐겁다. 그렇다보니 여러가지 일로 지쳐있던 지난주를 보내고 맞이한 토요일, 이 책을 꺼내드는 게 당연한 것이었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이 책을 꺼내서 아무데나 펼쳐 보았다. 이건 뭐, 음식을 이용한 점이라고 해도 좋겠다. 이런 사진을 처음 만났다.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은 영어로 쓰여졌다는 것인데, 그래서 나는 정확히 저 속에 든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아, 진짜 이 사진을 보자마자 완전 너무 좋아서 울뻔했어...마치 몇해전 아주 힘들때 친구가 보내준 케빈스파이의 치즈파이를 한입 깨문 듯한 기분이었다. 그때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 그 치즈파이 맛이 고마워 왈칵, 눈물이 차올랐는데. 아, 저 크림 좀 보라지! 나는 커다란 포크로 크게 한 입 베어물고 싶어졌다. 뜨거운 커피나 와인과 함께여도 좋을 것이다. 한 입 베어물다가 그 맛에 놀라 연신 입에 넣고 결국은 저거 하나를 나 혼자 다 비워내고 싶어졌다. 그래, 커피보다는 와인이 낫겠다. 저걸 다 먹을 동안 와인을 마신다면 나는 아마 크게 취하겠지. 취해서, 기절해버리리라.


열여덟시간 정도를 기절해 있다 일어나면 내 모든 혈관들 틈틈이 눅진눅진 칼로리가 쌓였겠지. 자, 그럼 그 칼로리를 빼러 가자. 싸우나로 가자. 다섯시간 동안 싸우나를 들락날락 거리며 몸 안의 땀을 배출해내자. 등산 두시간으로 빼낼 수 있는 칼로리가 아닐테니.


아,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일거야. 내 마음을 어루만져줄거야, 저 넘쳐나는 크림은. 



아, 좋다 좋아. 너무 좋아서 나는 또 아무데나 펼쳐봤다. 그리고 이런 사진들을 보게 된다.










아..아름답다. 사람은 심신이 지칠수록 칼로리 높은 음식을 먹어야 해...보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채워지는 것 같다.. 좋아..♡



















영화 《밀크》를 보면 마지막, 하비 밀크가 자신의 연인과 통화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 장면에서 연인은 그에게 '나는 네가 자랑스러워' 라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을 듣고 밀크는 크게 감동한다. 그 장면에서 나도 무척이나 감동을 받았는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말을 든는건, 결국 최고의 찬사가 아닌가 싶어서였다.


얼마전에 트윗에서 주진우 기자의 글을 보았다. 이승환의 세월호 동조단식에 대한 기사였다. 그 기사를 보다가 당연히, 이승환을 좋아한다는 M님 생각이 났는데, 그런 이승환의 행보를 보는 M님은 그 순간, 이승환을 좋아한다는 사실이 얼마나 자랑스러웠을까, 하는데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옳다고 믿는 행동을, 나보다 먼저 더 깊이 실천해주고 있다는 데서 오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자랑스러움. 아마, 모르긴 몰라도, 내가 이승환을 좋아하길 잘했어, 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나는 그걸 최근에 신해철에게서 느꼈다. 나는 그를 아주 많이 좋아했고 존경했지만 사실 그의 행보에 대해서는 크게 아는 바가 없다. 그의 음악만을 들었고, 어릴적에 라디오를 들은 게 거의 전부라 해도 좋을 정도인데, 그의 사망후에 들려오는 그에 대한 소식은 내가 아는 것, 이상이었다. 그가 생전에 했던 말과 행동들이 자꾸만 크게 훅훅- 나를 후려 갈겨서 더 미칠것 같은 기분이 되었고, 나는 매시간, 그를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내가 이 사람을 괜히 좋아한 게 아니야, 라는 마음. 아, 이 사람을 좋아하길 잘했어. 역시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달라, 부터 시작해서 내 안에 그를 자랑스러워하는 마음이 차고 넘쳤다. 그의 장례식에 내 중학교 동창도 갔고, 지방에서 올라온 친구도 갔다. 그가 한 번도 본 적 없던 사람들이 그의 장례식에 가서 국화를 한 송이 놓고자 찾아드는 걸 보면, 그는, 아주 잘 살아냈던 게 틀림없다. 나는 그가 자랑스럽다. 나는 그가 무척이나 자랑스럽고,



나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부터 '네가 자랑스러워'라는 말을 듣는 삶을 살겠다고, 삶의 방향을 정해놓는다.



















'이광호'의 《사랑의 미래》는 계속 가방에 넣어두고 아침 저녁 출퇴근길에 한꼭지씩 읽고 있다. 읽을수록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하게 되는건,


사랑에는 미래가 없다


는 것이다.



사랑에 미래는 없지, 라고 생각하다 보니 오래전에 보았던 영화가 생각난다. 중학교시절 주말의 명화인가 하는 텔레비젼 프로그램을 통해서 본 영화인데 제목이 기억안나.. 여자 세명이 주인공인 영화였는데, 소녀와 소녀의 엄마, 소녀의 이모가 각자 자신만의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었다. 소녀의 엄마가 어떤 사랑을 했는지는 기억이 잘 안나고, 소녀는 외국인 여행객인 소년과 사랑에 빠졌더랬다. 그들은 서로에게 반했고, 그러나 말이 통하지 않아 누군가의 통역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소년소녀의 사랑 마지막 장면에 둘이 같이 보트를 타던가 했는데, 그때 노를 젓는 사람이 통역을 해주다가 소년과 소녀가 키스를 하자 '이제는 통역이 필요없겠군' 하고 말했던 것이 기억에 남아 있다. 사실 그보다 더 기억에 남은 건 소녀의 이모의 사랑이었다. 이모는 한 락가수를 좋아하고 있었다. 엄청 좋아해서 락가수의 공연에 찾아가는데, 가수의 가까이에서 환호하고 같이 뛰던중, 락가수의 눈에 띈다. 락가수는 그녀를 무대 위로 들어올려 같이 노래하고 같이 춤을 추고, 이모가 믿을 수 없을만큼, 그 뒤로도 얼마간 다정한 행동으로 이모의 연인이 되어준다. 그러나 그 시간을 짧았던 것이, 그 다음 공연에서 그 락가수는 다른 여자팬이 던져준 팬티를 자기 바지주머니에 접어 넣고, 그녀를 무대위로 들어올려 이모에게 했던 그대로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그걸 보고 이모는 깨닫는다. 이 사랑이 끝났음을.


소녀의 소년은 자신의 나라로 돌아갔고, 락가수는 다른 팬과 사랑에 빠졌다. 소녀는 자신의 사랑을 잃었고 이모 역시 자신의 사랑을 잃었다. 사랑에 빠지는 현재는 존재하지만, 사랑에는



미.래.가. 없.다.



저 영화의 제목이 기억난다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선으로 다시 한 번 보고싶은데...저걸 처음 볼 때 내가 너무 어렸어가지고...ㅠㅠ



어제 자기전에 읽은 《사랑의 미래》는 이런 말을 내게 하고 있었다.



사랑은 무거운 생을 송두리째 들어 올리는 축제의 시간을 만나는 것이다. 상투적이고 지리멸렬한 시간으로부터 전속력으로 도주하는 에너지 같은 것. 세상의 모든 축제는 일시적이고, 얼마간의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 축제는 그 안에 방탕과 폭력을 포함하고 있으며, 때로 그것은 죽음과 맞먹는 삶의 폭발적인 낭비를 의미한다. (p.107)





오늘 출근길에는 날씨가 많이 춥더라. 어디다 처박아 두었는지 모르는 장갑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머플러도 하나 사러 가야겠다. 예쁜 머플러로 사야지. 따뜻하게 목에 둘러야지.

점심에는 짜장면을 먹고 싶은데, 어쩌지. 그냥 짜장면을 먹을까. 짜장면을 먹으면 밥을 못먹고, 밥을 못먹으면 이내 허전해지는데...에라이. 짜장곱배기나 먹을까. 


삶은 어차피 짜장면이나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밥이냐를 선택하면서 흘러가는 것이다. 




그리고 어젯밤에 메세지로 내게 도착한 음악. 

사실 누군가 보내주는 음악을 잘 듣지는 않는다. 음악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내밀한 취향의 것이라 생각하므로. 그런데 어제는 the park 란 제목에 이끌려 들어보게 되었고, 그렇게 듣게 된 음악이 좋았다. 친구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노래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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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4-11-03 1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삶은 어차피 짜장면이나 짬뽕이냐, 짜장면이냐 밥이냐를 선택하면서 흘러가는 것이다... 이 말이 마음에 닿네요...

다락방 2014-11-03 17:19   좋아요 0 | URL
네, 매순간 우리는 선택의 기로에 놓이니까요. 아주 사소한 것부터 선택하며 앞으로 나아가는거죠..
퇴근시간이 거의 다 됐습니다, 비연님.

단발머리 2014-11-04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저 첫번째 크림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너무너무 아름답고도 아름다워요. 찐한 아메리카노와 함께. 카하~~~
처음은 크림이요, 마지막은 짜장곱배기네요. 아름다운 시작, 푸근한 끝입니다.

다락방 2014-11-05 11:40   좋아요 0 | URL
완전 황홀하죠! 저거 진짜 같이 먹으면 소울 메이트가 될 것 같지 않아요, 단발머리님? ㅋㅋㅋㅋㅋㅋ
아 또 짜장 먹고 싶다... ㅠㅠ

Mephistopheles 2014-11-04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 다락방님이 자랑스러워요.

다락방 2014-11-05 11:40   좋아요 0 | URL
고..고...고맙습니다???

버벌 2014-11-05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지금 다이어트중이에요.... 저는 지금 다이어트중이에요.. 저는 지금.. .ㅠㅠ

다락방 2014-11-06 09:19   좋아요 0 | URL
저도 다이어트 중이에요. 어제처럼, 작년처럼, 십년전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