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15

퇴근 후 한 시간 책 읽기.

오늘은

부장님은 내 기획서가 쓰레기라고 말했지 11-122
애주가의 결심 9-46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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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14

요즘은 부쩍,
나와 다른 사람들을 영원히 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 반대로 나와 같은 사람을 더 이해하게 되는 것은 같다. 내가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는 이런 기분에 근거한다. 소설은 나와 같고, 갈수록 더 이해하게 되는 유일한 현상이다. 다른 무엇보다 지긋지긋하고 다른 무엇보다 사랑한다.

오늘은
(문학동네에서 매년 부지런히 출간하고 있는)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중 박상영의 중편을 읽었다. 백 쪽이 조금 못 되는 분량.

이건 연애 이야기고, 엄마와 나의 이야기다. 모든 연애는 개인적이지만, 사회적이기도 해서, 나도 그렇지만 연애하는 사람들, 혹은 끝난 연애를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개인과 사회라는 양 편의 고뇌를 해결하지 못하고, 어깨에 짊어지고 산다.

쉼 없이, 읽었고, 밑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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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5

일요일. 영화를 세 편 봤다. 캡틴 아메리카 <퍼스트 어벤저>와 <윈터 솔저>, 그리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퍼펙트 데이트>. 세 편 모두 스토리라인이 확실한 영화들이고, 숨은 의미랄 것이 없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되는 영화들이라 참 편하게 봤다. 예전에 나는 이런 영화들(그러니까 별다른 불호없이 인기가 좋을 법한 영화들)은 일단 제껴두는 타입이었는데, 바로 그렇기 때문에 동시대적인 많은 것을 놓친 듯 하고, 그래서 이렇게 눈치가 없고 센스가 없나..그런 생각도 든다.

놓친 영화들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까닭은, 솔직히 말하면 이제서야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확실하고 자신만만한 이야기들이 재밌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패터슨>에서 주인공 패터슨의 반복적이고 어딘지 장인적인 삶에 감동하는 만큼 토니 스타크의 추진력과 솔직함에도 감동을 받고, 이렇듯 상당히 다른 성향의 두 영화에서 받는 감동의 질량이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뭐 ...그리고 또 놀란 사실 하나, 캡틴 아메리카에서 어떻게 CG로 사람 몸을 저렇게 극단적으로 바꿀 수가 있나 하는 것이다. 심지어 2011년에 개봉한 영화인데..8년이 지나서야 놀라는 중(그리고 월요일에는 <아이언맨2>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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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4

올해 독학으로 아르놀트 하우저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와 프로이트 전집을 한 차례 완독하는 것을 생각했고(도대체 언제인지 몰라도 그렇게 적어놓은 메모를 발견한 게 그저께), 그래서 어제부터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를 읽어보니, 하루에 열 쪽만 읽어도 꽤 선전했다고 볼 수 있을 듯 하다. 아마도 처음이라 머리 속에 지식의 얼개가 그려지지 않아서 그럴 수도 있겠고. 여튼 작년부터 읽으려고 시도한 <꿈의 해석>을 비롯해서, 공부가 필요한 독서에 대해서는 하루에 열쪽, 익숙해지면 스무쪽, 이런 식으로 늘려 가야할 것 같고, 열쪽도 힘들면 하루 다섯쪽이라도 계속해서...어쨌든 올해 안에 얼마나 읽을 수 있는지 계산해봐야겠다.

그런데 이렇게 읽어서 무엇을 하게 될까. 그 답은 신형철 비평가 강연에서 들은 내용 중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강연 내용은 글쓰기에 대한 것이었지만..) 깊이 있는 인식을 생산하는 것. 표면 구조가 아닌 심층 구조를 발견하는 지적 능력을 기르는 것. 그걸 어디에 써 먹을지는 몰라도, 그런 걸 목표로 책을 읽는 동안 이어지는 자기 위안 같은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뭔가 그런 마음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을 발견하는 기쁨..그런 걸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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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3

아침 : 쓰기 20분
저녁 : 읽기 90분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213-300 완독

다시 페이스를 찾고 있다. 29일부터 아침마다 한 시간 여 글을 쓰던 흐름을 잃었는데, 일이 많았다는 이유보다는, 앞으로 써나갈 방향을 잡지 못해서였다. 뭐든 하나로 완결되는 것을 쓰려다보면 중간에 속도가 늦춰지면서 오래 생각하게 되는 부분이 있고, 지금이 그런 시기인 것 같다. 물론 이때부터 천천히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재촉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사활을 걸고 있는 건 아니므로, 중요한 건 꾸준함과 방향,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좋아지는 일이라고, 자신을 다독인다.

오늘은 퇴근 한 시간 전 저녁 대신으로 견과류바와 아몬드 우유를 마시고, 퇴근 후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다. 좀 진득하게 읽었고, 덕분에 (드디어)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를 다 읽었다. 작년부터 읽으려던 책이었는데 사 놓고 계속 읽다 덮다를 반복하다가 다 읽었으니 감개가 무량하다. 정말 재밌는 책이고, 책 자체는 마약을 중심에 두고 있지만, 결국 사회가 약자의 인권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생각하게 한다.

집에 가서 또 뭔가 읽게 될까. 지금은 귀가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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