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있고 상식은 없는, 오만에 쩔은 삼성












며칠전에 서점에 갔는데 박민규의 『더블』중 B 권이 낱권으로 풀려있었다. 마침 작년이었나, 이 중에 어느 단편을 좋다고 추천했던 친구가 생각나 책을 집어들고 목차를 살폈다. 그 단편의 제목이 두 글자였던 건 기억났지만 어떤 제목인지를 몰라서 목차를 보면 알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무리 봐도 눈에 띄는 제목이 없는거다. 그래서 A 권을 보려고 했는데 B 권은 쌓여있지만 A 권은 없었다. 아무리 B 권을 들춰내고 들춰내도 그 밑에 A 권은 없었다. 어쨌든 이제는 낱권으로도 파나보구나 싶어서 그 단편이 실려있는 책만 사서 읽어보자, 하고 좀 전에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이 책은 여전히 셋트로 팔리고 있었다.


아....짜증나.....대체 왜 셋트로 파는걸까? 왜? 설사 시리즈라고 해도 1권을 읽고 재미없으면 2권을 사지 않을 자유를 줘야 하는거 아닌가. 대체 왜 단편집을 두 권을 묶어놓은거야? 난 이런거에 기분 나빠하는 사람인데. 어쨌든 목차를 살펴보니 친구가 추천했던 작품이 기억났다. A권 처음에 실린 「근처」였다. 나중에 중고샵 가게 되면 찾아봐야겠다. 


















지겨운 책읽기(영국 남자의 문제;;)를 끝낸 기념으로 휙휙 넘어가는 책읽기를 하기 위해 오늘 아침 출근길에는 이 책을 들고 나왔다. 86페이지까지 읽은 현재까지 좀 실망스럽다. 뭔가 좀...습작스럽달까. 잘 쓰여진 책이라는 느낌을 못받고 있는 것. 더글라스 케네디를 좋아하는 남동생은 현재 신간으로 나온 『행복의 추구』를 제외하고는 그의 모든 작품을 읽었는데, 이 책을 읽을때는 처음에 잘 안읽힌다고 했었다. 그러나 다 읽고 나서는 재미있고 감동적이라고 했다. 나는 겨우 80페이지를 넘겼을 뿐이니 아직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되겠지만, 그래도 좀.....어쨌든 정말 감동적인지 끝까지 읽어볼 참이다. 


















오전에는 1공장과 2공장의 직원 두 명에게 업무상 이메일을 보내야했다. 나는 업무적인 메일을 보낼때 하다 못해 날씨가 좋네요, 라는 등의 어떤 사적인 문구도 전혀 넣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어제 이 책을 읽었던 느낌에서 빠져나오질 못해, 처음에 이 책을 아느냐고 운을 뗐다. 그리고 추천했다. 내가 쓴 이메일은 정확히 이랬다.



안녕하십니까, 날씨가 덥습니다.
혹시 '김수박'의 [삼성에 없는 것: 사람냄새] 라는 책을 읽어보셨나요?
만화책이라 읽는데 한 시간도 안걸립니다.
혹시라도 이 더운날 몰두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면 그 책을 추천해 드립니다.
단, 읽고난 후의 감정은 책임지지 않겠습니다.


보내놓고나서도 괜한짓을 했나 싶었다. 왜 안하던 짓을 했을까. 그리고 저 책을 읽는게 누군가에게는 꽤 불편한 일일수도 있는데 왜이랬을까 싶은거다. 그런데 좀 전에 2공장 직원으로부터 답장이 왔다. 예상하지 못한 답이었다.


안녕하십니까?
**공장 *** 대리입니다.
과장님, 빠른 업무처리와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책은 바로 주문했어요 ~ ...^^* ( 리브로에서 10,800 원 ~ ...>_< )
먼지없는 방은 읽었더랬는데, 이런 책도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오! 바로 주문한것도 놀랍고 먼지없는 방을 읽은것도 놀랍다(나는 아직 사지도 않았는데)! 며칠전에도 빠른 업무처리 고맙다는 인사를 유선상으로 들었더랬는데, 오, 이렇게되면 앞으로도 신경써서 잘 해줘야지. 이뻐해줘야지. 꼬박꼬박 인사도 잘하는 예의바른 남자직원이다. 좋은 정보래 ㅠㅠ 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신경써서 이메일을 보낼걸 그랬다. 추천하는 글이 너무 허접하네 ㅠㅠ



이 책은 4월에 출간됐는데 예상보다 리뷰와 구매자평이 없어서 놀랐다. 난 알라딘에서라면 이 책에 대한 리뷰가 주르르르르르르르 달려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이 책이 만화책인지를 몰라서 잘 안읽히고 있는걸까? 나의 경우에도 표지만 보고는 이 책이 삼성에 대해 말하는 책이라는 건 알겠지만 잘 읽어낼 수 없을것 같아서 관심을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난주였나, 경향신문에서 만화라는 기사를 본거다. 그래서 잽싸게 주문한 것. 



어제 강남 교보에 가서 같이 간 친구에게도 이 책을 사줬고, 제부와 여동생 읽으라고도 또 한 권을 사두었다. 그리고 내가 읽은 책은 회사 동료에게 읽으라고 빌려줬다. 남동생에게도 읽으라고 해야지. 이 책이 홍보가 부족한가? 내가 부지런히 여기저기 홍보해야지.




금요일이다. 금요일에 걸맞게 나는 오늘 맥주 약속이 있다. 노가리와 쥐포를 뜯을 것이다. 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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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2-06-22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처를 보시고 싶으시면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889478 이걸 구매하시는 방법도 있어요 :)

다락방 2012-06-22 11:50   좋아요 0 | URL
꺅! 장바구니에 넣었어요. 웬디양님 완전 사랑해요! 역시 천재야 천재. 멘사 시험 보러 가자니깐요! (응? 나는 왜? ㅋㅋ)

웽스북스 2012-06-22 12:00   좋아요 0 | URL
알라딘 배송 중고도 1권 있네요. 4,500원. ㅋㅋ

다락방 2012-06-22 12:07   좋아요 0 | URL
중고는 좀 보고 사고 싶어서. ㅎㅎ
방금 주문하려고 했는데 무료배송이 안되서 다른 책을 한 권 더 넣었거든요. 그리고 막 결제하려다가 내가 이번 6월달에 너무 많이 알라딘에서 결제했다는 생각이 드는거에요. 그래서 스톱! 했어요. ㅎㅎ

다음번 지름 전에 알라딘 중고샵 가면 살펴봐야겠어요.

2012-06-22 11: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2 11: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6-22 11:57   좋아요 0 | URL
아!

하루 2012-06-22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그 대리님 멋진데요, 락방님도 :)

다락방 2012-06-22 13:05   좋아요 0 | URL
좀 그렇죠? 흐흣. 으쓱.

레와 2012-06-22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이 책 홍보에 동참하겠소! (미약하겠지만..)


그 남자대리 이쁘다!

다락방 2012-06-22 13:40   좋아요 0 | URL
내가 이뻐서 내 주변엔 이쁜 사람들이 있나봐요 ㅋㅋㅋㅋㅋ

건조기후 2012-06-22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더블은 박민규가 LP처럼 만들고 싶어서 컨셉잡아 낸 거래요. 그래서 사이드 A,B로 나뉘어있고 앨범속지처럼 부클릿도 있고 ㅎ 실제 LP크기로 내려고 했다가 현실적인 벽에 부딪혀서 지금 형태로 됐다며. ㅎㅎ LP크기 책 ;;

요샌 눈이 피로해서 책 읽을 마음이 안 나는데.. 사람냄새는 만화책이었군요 ㅎㅎㅎ 봐야지 헤헤

다락방 2012-06-25 11:08   좋아요 0 | URL
저는 박민규를 딱히 좋아하지 않아서 그런지 저 책은 애초부터 사고 싶은 생각이 없었거든요. 그런데 근처를 좋다고 말한 친구를 좋아해서...또 좋아하면 맹목적으로 말 잘듣고 싶고 그러니까......그런데 역시 두 권 컨셉잡아 파는게 완전 마음에 안들고....

네네 건조기후님, 사람냄새는 만화책이에요. 어휴..이 책 읽고 건조기후님이 받으실 분노가 벌써부터 상상되네요. 울지도 몰라요. ㅠㅠ

프레이야 2012-06-22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역시 다락방님^^
저런 이메일에 저런 답장이라니, 멋진걸요.
사람냄새, 읽어봐야겠어요.
저 지금 맥주 한 캔 중이야요.ㅎㅎ

다락방 2012-06-25 11:09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는 금요일에는 생맥주 토요일에는 캔맥주를 아주 원없이 들이부었습니다. 하하하핫.
더워서 그런지 맥주는 술술술 잘도 들어가는 것 같아요. 헤헷

프레이야님, 사람냄새 읽어보세요. 프레이야님은 우실지도 몰라요. ㅠㅠ

blanca 2012-06-2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공장 직원도 그런 메일을 보낸 다락방님도 너무 근사합니다. 더불어 저에게도 이 책을 읽어야 할 부책감 같은 것이 다가오니 다락방님은 확실히 홍보에 재능이 있으시군요.

다락방 2012-06-25 11:10   좋아요 0 | URL
블랑카님, 블랑카님도 꼭 [사람 냄새]를 읽어보세요. 순간순간 울컥하게 되서 끝까지 다 읽지 못할지도 몰라요. 저도 끝까지 읽지 말까, 포기할까 하는 생각을 했거든요. 어휴. 정말 힘든 책이에요. 그림으로 그려져서 공감지수가 더 커진걸까요. 아주 힘들었어요.

가연 2012-06-25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저는 다른 것 보다도 과장님이라는 말이 눈에 들어오는구먼요. 다락방과장님ㅎㅎ

개인적으로 박민규를 좋아해서 그의 작품도 거의 대부분을 읽었는데, 저 더블은 잘 눈에 안들어오더군요. 제가 카스테라, 단편집을 읽고 느낀것인데 박민규는 단편보다는 장편이 더 잘 읽히는 것 같아요, 제 개인적 느낌으로는 말이죠. 그의 특이한 문체는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는데 더 적합하달까.

다락방 2012-06-25 11:12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하하하하. 제 나이가 나이니만큼(ㅠㅠ) 과장이란 칭호가 어색하진 않죠. 전 차장되기 전에, 그러니까 더 진급하기 전에 이 회사 때려치는게 목표에요. 진급은 정말 싫어요. ㅜㅜ 전 구석에 숨어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이에요. 이 얘기를 했더니 제가 아는 남자사람친구가 '눈에 띄지 않기에 넌 너무 덩치가 커' 라고 하더군요.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더블은 책 저렇게 구성된 것 부터 마음에 안들어요. 원래도 딱히 박민규를 좋아하지 않기도 했지만.
 
[100자평] 영국 남자의 문제














퓰리처상에 『깡패단의 방문』이 있다면 부커상에는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가 있다. 둘다 괜찮은 책이지만-좋아할 수는 없다- 책을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려야한다. 어찌나 책장이 안넘어가는지...영국 남자의 문제는 깡패단 보다 더 안 넘어가더라. 나는 영국 남자의 문제를 시작하고 너무 책장이 안넘어가서 도중에 다른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옆 무덤의 남자』와 『집착』. 그리고 다시 영국 남자의 문제로 넘어왔는데, 아, 포기할까 말까를 엄청 망설였다. 이 책을 나보다 먼저 읽은 친구는 왜 부커상을 받았는지 알겠다고 했고, 그랬기 때문에 나는 이 책에 뭔가가 있을거라는 기대로 포기하지 않고 꾹 참고 읽었다.


이 책은 책 뒷 표지에 쓰여진 [옵저버]의 찬사처럼 '위트와 따뜻함, 지성, 인간적인 감성과 이해심으로 가득한 작품' 임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조너선 사프란 포어'의 찬사처럼 '정말 웅장하다, 위대하고도 위대한 작가' 에는 동의하지 못하겠다. 이 책은 따뜻한 책이다. 서로 다른 입장에 놓인 사람들을 이해하려는 마음이 가득한 책이니까.


친구는 이 책이 영국 남자의 문제가 아니라 유대인의 문제라고 했지만, 나는 이 책이 영국 남자의 문제임에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제목처럼.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을 비난하는 남자
유대인이면서 유대인을 보호하려는 남자
유대인이 아니면서 유대인에 대한 생각을 멈출 수 없는-유대인이기를 바라기도 하지만, 반유대주의자라는 말까지 듣는- 남자


이 모든 영국 남자들의 문제.


작가는 이 모두의 입장에서 이 모두의 의견을 보여준다. 그들 모두의 생각에 그럴 수 밖에 없겠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건 작가의 노력이 제대로 반영된 게 아닐까. 한 번 더 읽으면 좀 더 잘 이해될 것 같지만, 한 번 더 읽는다고 지루한 책읽기가 갑자기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것 같지는 않으니 포기.



이 책의 주인공 '트레스러브'는 순간순간 나를 닮았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걱정하는 그 모습이. 게다가 여자친구가 바람을 피울거라는 망상에 시달리는 데에는 달리 위로할 도리가 없다.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봤자 자신의 망상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걸. 유대인이 아닌 그는, 자신이 유대인일거라는 확신에 가득차서 '부모가 내게 유대인이라고 말하지 않은건 그걸 내게 알리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잘생겼지만 사람들은 그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이것저것 많은 강의를 들었지만 잘 할 수 있는건 없다. 그는 쉽게 사랑에 빠진다.



"힘내." 사람들은 구내식당에서 그를 만나면 이렇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그는 그 말을 들을 때면 그저 울고 싶었다. '힘내.' 그건 정말 슬픈 말이었다. 기대할 것이라고는 힘내는 것밖에 없다면, 그가 힘을 낼 가능성이 없음을 인정할 뿐 아니라 힘내서 할 일도 별로 없음을 시인하는 셈이니까. (p.16)



나는 힘내라는 말이 별로 와닿지도 않고 좋지도 않아서 듣기도 싫고 하기도 싫은 말인데, 그게 트레스러브와 같은 이유였을까.  



트레스러브는 그간 마른 여자들을 애인으로 두었었다. 그의 두 아들의 각자 다른 엄마 둘도 말랐다. 그러나 지금 그가 사랑에 빠진 여자, 헤프지바는 아주아주 덩치가 크다. 자신이 그동안 사랑했던 여자들과는 다르다.


모든 것이 달랐다. 헤프지바를 만나기 전에 그는 입으로만 먹었다. 이제 그는 온몸으로 먹었다. 그의 몸 전체를 닦으려면 아주 많은 냅킨이 필요했다. (p.267)


헤프지바는 대개 다음 날까지 설거지를 미뤘다. 싱크대에 그릇을 쌓아두어서 주전자에 물을 채우는 것도 거의 불가능할 정도였다. 그리고 싱크대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부엌 테이블에 놓여 있곤 했다. 냄비와 자기그릇은 손님 1백 명을 치르기에도 충분할 정도였다. 트레스러브는 그녀의 그런 점이 좋았다. 그녀는 과식 후에는 설거지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즐거움에는 대가가 따르지 않았다. (pp.270-271)


아, 헤프지바의 사고 방식은 너무나 근사하다. 멋지다! 과식 후의 설거지는 너무 우울하잖아!!


그는 헤프지바가 움직일 때 매트리스가 크게 출렁이는 것이 좋았다. 그녀가 끼어들면 모든 것이 거대해졌다. 그가 그녀와 함게하는 처음 그 순간부터 땅은 움직이고 바다는 들썩이고 하늘은 한데 모여서 검게 변했었다. 그녀와 사랑을 나누는 것은 심한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것과 같았다. (pp.352-353)



아, 덩치 큰 여자와 사랑한다는 건, 심한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것과 같은 거구나! 멋지다.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여자라니. 멋지다. 



오늘 점심에는 쌈밥을 먹었다.



아주 많은 야채와 고기를 잔뜩 먹고 배가 불렀다. 과식을 했다. 그렇지만 이 과식 후에 나는 설거지를 할 필요가 없었다. 디저트는 초코 케익이었다. 죄책감이 느껴질만큼 넘치는 쾌락을 선물해주는 초코케익. 윽. 뜨거운 아메리카노와 마시면서 어찌나 흡족했는지, 나는 아마도, 이대로 가다가는,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을 선사해주는, 그런 여자가 되지 않을까. 아니, 어쩌면 벌써 그런 여자......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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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6-21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저도 힘내, 라는 말을 꽤나 싫어하는 사람이에요. 덮어놓고 응원하는 느낌이라서요. 그런데 다락방님 페이퍼에 출현하는 책들은 다 한 번쯤은 읽어보고 싶어져요. 다락방님이 좋다고 하시든, 별로라고 하시든 말이에요. 저는 오늘 밤 베개 맡에 <한 여자>를 두고 읽을 예정이랍니다. 왠지 이 책은 그렇게 읽어야 더 좋을 것 같아서 ㅎㅎ
ps.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을 선사받는 것과 선사해주는 건 다른 느낌일까요?

다락방 2012-06-21 16:13   좋아요 0 | URL
우앗, [한 여자] 정말 좋아요, 수다쟁이님. 수다쟁이님의 감성이라면 몇 번이고 울컥울컥 할거에요.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는, 좋은 책인데 너무 지겹게 읽혀요. 독자를 빨아들이는 힘이 전혀 없어요, 전혀. 이 책 한 권 읽는데 일주일 이상 걸렸네요. 어휴.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을 선사 받는 것과 선사해 주는 건, 아마도, 다른 느낌이겠죠. 어떤 기분이 '더' 좋은지는, 우리 비밀로 하도록 합시다. ㅎㅎ (뭔말인지..............)

비로그인 2012-06-21 17:33   좋아요 0 | URL
CD 플레이어 구매 완료!
고마워요, 다락방님 ^ㅇ^~ 모르고 지나칠 뻔했어요~

다락방 2012-06-21 17:37   좋아요 0 | URL
마침 하루 특가지 뭡니까! 으흐흐흐흣

야클 2012-06-21 15: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점심치고는 좀 heavy 하게 드셨네요. 혼자 드시진 않았을테고, 매번 이렇게 푸짐한 점심을 같이 드시는 분(아마도 회사동료?)은 누구실까요? 완벽한 그림이 되려면 옆에 소주도 한 병 있어야 할 듯. ^^

다락방 2012-06-21 16:14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너무나 너무나 소주를 마시고 싶었지만 점심 먹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야 하는 처량한 신세라 맥주 한 병으로 만족했습니다. ㅎㅎㅎ
고기를 저보다 더 좋아하는 직장 동료와 함께 먹었습니다. 꺄울!

레와 2012-06-2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츄릅................................. ㅡ.ㅜ


배고파 다락방..

다락방 2012-06-21 16:14   좋아요 0 | URL
난 아직 든든해요. 이것이 바로 고기의 힘!! 움화화화화화화화화홧. 점심을 거하게 먹으니 오후 네 시에 배가 고프지 않네요. 원래는 세 시에 고프기 시작하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인장 2012-06-21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상을 받았다는 말이, 한국 출판계에서는 거의 주례사처럼 쓰이는지라 그리 관심을 두지는 않지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를 읽은 이후로 부커상이라면 혹시? 하는 기대가 생겨버렸어요.
부커상+다락방님이라면 일단은 흠....

힘내라는 말은 하하에게나..(ㅋㅋㅋ, 도대체 무한도전이 없는 토요일을 언제까지 견뎌야 할까요?)
아주 오래 전 기형도의 편지를 읽고 난 후, 그를 흉내내어 저는 언제나
이봐, 힘을 아껴봐, 라고 말해요.

힘내라는 말보다, 힘을 아끼라는 말이, 훨씬 더 위로의 말로 들리거든요.
안 그래도 우린 너무 힘을 내서 살고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님도, 힘을 아껴요..
고기의 힘도, 늦은 밤에는 위력을 잃을테니... (그러나저러나 배 고프네...^^)

다락방 2012-06-21 17:57   좋아요 0 | URL
저는 퓰리처상 엄청 좋아하거든요. [올리브 키터리지]와 [로드]라니. 아우...진짜 짱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깡패단의 방문]이 좀 당황스러웠어요. 그간 제가 읽어온 퓰리처와는 좀 달랐다고 할까요. 그 책도 지루하게 책장 안넘어갔는데, 이 책 [영국 남자의 문제]도 책장이 안넘어가네요. 어찌나 길게 걸리는지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 하려고 했거든요. 책은 좋아요. 저는 그 모두에 대한 작가의 따뜻한 시선이 좋았어요. 그들 모두를 이해하려고 하는게 보인다고 해야할까요. 그렇지만 감탄할만큼 좋은 책은 아닌것 같아요. 이건 아마도 지루함이 많이 작용한 탓이겠죠.

저는 비슷한 말로 기운내도 별로에요. 그리고 제일 싫은 말은 '신경쓰지마'에요. 이미 신경을 쓰고 있는데 거기다 대고 신경쓰지마, 라고 말하는건 굉장히 무책임하게 느껴지거든요. 신경쓰지마, 라고 누가 말한다고 신경쓰지 않게 되는게 아니잖아요. 그 말은 듣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그 말에는 전혀 힘이 없다는 걸 알고 있는 말인것 같아요.

저는 저녁에 불족발을 먹을거라서 힘 써도 괜찮아요, 선인장님. ㅎㅎ 그 때 그 때 쓴 힘을 저는 알아서 척척 보충한답니다. ㅎㅎㅎㅎㅎ(힘에 있어서 만큼은 자기관리 철저한 여자사람입니다. 훗)

2012-06-21 18: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바다 2012-06-21 1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 <한국 남자의 문제>를 쓸 사람은 없을까요? 혹시 다락방님이^^

다락방 2012-06-22 09:58   좋아요 0 | URL
ㅎㅎ 한국 남자의 문제를 굳이 책으로까지 쓸 생각은 없네요. 생각하기도 싫어서요. ㅎㅎㅎㅎㅎ

비연 2012-06-21 2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배고파요...참외 한쪽 먹고 앉아 있는데..ㅜ

다락방 2012-06-22 09:58   좋아요 0 | URL
어머, 비연님. 왜 겨우 참외 한 쪽을! 저는 저녁에는 불족발과 칼국수를 먹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카스피 2012-06-2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우 쌈밥에는 돼지 불고기(그것도 고추장)가 정석 아닌가요???

다락방 2012-06-22 09:59   좋아요 0 | URL
노노노노 그렇지 않습니다. 음식의 세계는 무궁무진합니다!

댈러웨이 2012-06-22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들었다 놨다 했던 책이네요.
하워드 제이콥슨, 어느 북쇼에서 남들 다 싫다는 책 한 권을 풀어내는데 쉽지 않은 사람이겠구나 생각했어요.

그나저나 전 다락방님이 좀 살이 찐 분이였음 해요. 이 무슨 심보? ㅎㅎㅎ
음...그렇지만 자꾸 졸리가 떠올라요. --

다락방 2012-06-22 09:59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좋은 책이었지만 하워드 제이콥슨을 또 찾아읽게 될 것 같지는 않아요. 빨려드는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닌듯 해서요.

댈러웨이님, 걱정마세요. 전 알라딘에서 주는 검정색티 라지 사이즈를 쫄티로 소화시키는 여자사람입니다. 훗.
:)

아무개 2012-06-22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이라도 뜯어 먹고픈 마중물입니다아~
30분 있음 퇴근이네요. 불타는 금욜 화르르르륵!!! ^^

2012-06-22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6-25 10: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2-06-22 2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점심에 삼겹살 먹고파요.ㅎㅎ
덩치 큰 여자랑 사랑, 뇌우 속에서 살아남는 기분.ㅋㅋ
전 당장 왜 올리브 키터리지가 떠오르죠? 덩치 크고 무뚝뚝하고 시큰둥하지만 사랑할 줄 아는 여자.
마지막 편 '강' 읽다가 일흔 넘은 올리브의 사랑에 눈시울 붉어지더라구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2-06-25 11:16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저는 아까부터 오늘 점심은 무얼 맛있고 푸짐하게 먹을까를 고민중이랍니다. 같이 먹는 동료랑 같이 고민하고 있어요. 아침엔 점심 메뉴 고민, 점심엔 저녁 메뉴 고민...인생은 이런거겠죠. ( ")

아, 프레이야님 이럴때 정말 저는 깜짝깜짝 놀라요. 저도 올리브 생각했거든요. 사실 페이퍼에 올리브 이야기를 하려고도 했는데 그러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생략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프레이야님께서 언급해주시네요. 아, 이런거 정말 좋아요! 제가 얼마나 좋아할지 프레이야님도 짐작하시죠? :)

저는 덩치 큰 올리브가 동료 선생의 도망가자고 하면 가겠어? 라는 말에 그러겠다고 대답했던게 정말 좋았어요. 사람들은 으레 덩치가 크면 그 사람의 성격도 강할거라고 생각하잖아요. 강하고 굳은 사람일거라고. 그러나 그 안에 섬세한 여자가, 여자로서 인정받고 싶은 여자가 있죠.

안그래도 프레이야님의 페이퍼 읽었어요. 저도 일흔 넘은 올리브가 남자의 전화를 받고 무지개 같았다고 했던 그 장면을 무척 좋아했어요. 올리브 키터리지는 정말 정말 좋아요, 프레이야님.
 
날씨가 좋아서 자꾸 니 생각이 나.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정녕 나를 위해 만들어진 음식이로구나!! 감동스런 재료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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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12-06-20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나겠다. 이 여자사람.

다락방 2012-06-20 17:22   좋아요 0 | URL
일해야 되는데요 ................ ㅠㅠ

미아 2012-06-20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영상 이제서야 봤어요..많이도 들어가네요.

다락방 2012-06-20 20:44   좋아요 0 | URL
저거 하나 다 먹으면 배가 터질듯요. 와인이랑 먹어야겠죠? >.<

가연 2012-06-20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씨가 좋아서 프란세시냐가 드시고 싶군요ㅎㅎ 저는 자꾸 맥O날O O맥과 샹O이치O버거가 먹고 싶네요.. 이번 주말에 기필코 사먹으려고 나가겠지만 아마 산 뒤에 바로 후회할거에요. 아, 빈칸은 좋아하는 말로 채워주세요.

다락방 2012-06-20 20:58   좋아요 0 | URL
하아. 가연님아. 내가 언젠가는 기필코! *라제 버거의 샌드위치나 햄버거를 사줄게요. 럭셔리하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오늘 프란세시냐에 대한 정보를 구하느라(응?) 일을 못했어요. 정신차려보니 퇴근하기 한 시간 전..아, 나란 인간은 왜 이모양인가, 한탄하며 미친듯이 일에 집중했죠. 빵 먹으면서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저는 이번주 토요일 오전엔 뒷동산 산책을 하고(전날 술을 많이 마시지 않는다면요;;) 돌아오면서는 시원한 물냉면을 사먹을 계획을 세웠어요. 아...물냉면이라고 타자 치고 나니까 입 안에 침이 ㅜㅜ

카스피 2012-06-20 2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마가린 반통을 그냥 넣는군요.살찌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립니당^^

다락방 2012-06-21 09:34   좋아요 0 | URL
나머지 반통으로는 고기를 굽습니다. 움화화화핫

moonnight 2012-06-20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굉장한 요리!!!!! *_* 근데 소스에 맥주랑 와인이랑 들어가나봐요. 신기하다. 칼로리 신경 안쓰면 진짜 맛있을 거 같아요ㅋㅋ 전 맥주랑 세트로 주세요! (멋대로 요구하고 있다-_-;)

다락방 2012-06-21 09:38   좋아요 0 | URL
맥주랑 먹으면 정말 맛있을것 같아요. 그런데 저게 너무 배부르게 생겨서 맥주 마시면 다 못먹을것 같아서요. 전 먹는데 머리 쓰는 여자사람인지라 ㅋㅋ 먹을때만큼은 칼로리걱정 하지 맙시다! ㅋㅋㅋㅋㅋ

댈러웨이 2012-06-2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런거 정말 잘 만드는데... 만들어 드릴 수도 있는데...
아... 그러니까 지금 이 멘트는,,, 작업 멘트인거죠??? ( ")

다락방 2012-06-21 09:40   좋아요 0 | URL
진짜요? 댈러웨이님 저거 만들 수 있어요, 진짜? 정말? 완전 짱이네요!
댈러웨이님이 지금 계신곳에 얼마나 계실지는 제가 알 수 없지만, 저는 일단 그곳에 갈 계획이 있거든요.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말여요. 그 때 댈러웨님 집의 초인종을 누르고 방긋 웃으며 인사한 뒤에 이거 만들어 달라고 하면....만들어 주실거에요? 네?

웽스북스 2012-06-21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 무서워요....ㅠㅠ

물냉면 먹고싶다.

다락방 2012-06-21 09:40   좋아요 0 | URL
무섭다는게 무슨 말인지 이해되네요. ㅎㅎㅎㅎㅎ

굿바이 2012-06-21 0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엄청난 마가린이 들어가는군요. 소세지며 햄이며....오호~ 약간 겁나요 ^^

다락방 2012-06-21 09:40   좋아요 0 | URL
저는 마가린에 고기 굽는거 보고 맛을 상상하고 기절할 뻔 했어요. 겁난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알것 같습니다. ㅎㅎ

아무개 2012-06-21 1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냉면에 한표! 오늘 월차니까 점심때 션~하개 한 냉면해야겠어요~ 오호호호호호호호홋
저 동영상은 제게 거의 공포와 충격의 도가니탕이 끓어 넘치는 수준!

다락방 2012-06-21 11:23   좋아요 0 | URL
어머! 공포와 충격의 도가니탕이 끓어 넘친다니!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전 이렇게나 육덕진 여자인겁니다. 저런거 보면서 군침흘리는.....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아무개 2012-06-21 12:16   좋아요 0 | URL
육덕진 우리는 라지 사이즈 티셔츠를 쫄티로 만들수 있는 뇨자들 ㅋㅋㅋ
즐점하세요^^

다락방 2012-06-21 14:11   좋아요 0 | URL
어흑, 갑자기 가슴이 아프네요, 마중물님. 흑흑. 나는 이대로 계속 먹어도 좋을것인가. ㅠㅠ

기억의집 2012-06-21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배경음악이 은근 야리꾸리하네요~ 집에 재료가 매치되는 게 없어요. 아, 망할놈의 토종입맛......

이비에스에 할머니가 진행하는 요리코너가 있는데, 갑자기 할머니이름 까먹었어요. 그 할머니 레시피 정말 끝내줘요. 재료도 별반 우리가 먹는 것이랑 다를 것도 없고 별것도 없는데 할머니의 큼직한 손으로 쓱싹 하면 맛있어 보여요.그거 볼 때마다 야, 정말 손맛이라는 게 있긴 있는가보구나 싶어요. 저의 소원~ 요리 잘하고 싶어용.

다락방 2012-06-21 14:12   좋아요 0 | URL
저는 만들 생각 아예 하지도 않아요. 저는 제가 해볼까 생각하는 요리는 계란프라이와 라면이 전부라능 ㅋㅋㅋㅋㅋㅋㅋ 그마저도 두 번에 한 번은 실패 ㅎㅎㅎㅎ
저는 요리 잘하고 싶은 소원은 감히 갖지도 못하고요, 요리 잘 하는 사람과 함께 살고 싶은 소망은 있습니다. 히히.

paviana 2012-06-21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왜 고기랑 소세지 사이에 쓸데없이 두껍기만한 빵을 저렇게 마니 끼운데요. 얇은 걸로 한장만 맨 위를 덮는걸로.

다락방 2012-06-22 10:00   좋아요 0 | URL
저렇게 빵을 껴둬야, 샌드위치 같으니까? ㅎㅎㅎㅎㅎ 그래야 '나는 고기를 먹는게 아니야 샌드위치를 먹는거야', 라는 위로를 스스로 할 수 있으니까 그런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저걸 먹고는 반드시 샌드위치를 먹었다고 말할거거든요, 파비아나님. 큭큭

단발머리 2014-06-12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앙...... 맛있겠다. 딱 내 스탈이예요.
약간 느끼한 거 맞죠? ㅋㅎㅎㅎ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 하지만, 예정대로 살아지지 않는 것이 삶이라고 하지만, 아, 정말 그럴 줄이야. 그러니까 이야기는 이렇다. 나는 점심 약속이 되어있는 친구와 영화를 보고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술 약속이 되어있는 친구를 기다리기 위해 광화문 교보에 갔다. 거기서 '김두식'의 『욕망해도 괜찮아』를 들고는 아무데나 펼쳐 두 장을 읽었다. 오, 재미있었다. 다음번 주문시에 이 책을 사리라고 결심했다. 그리고는 『비밀과 거짓말』을 읽고서는 정을 떼버린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을 들고서는 첫장부터 차례대로 읽었다. 오, 재미있었다. 친구가 도착하고나서 내가 책장을 덮을때 어디까지 읽었나, 하고 확인한 페이지는 24쪽이었다. 그래, 이 책도 다음 주문에 포함하자, 라고 생각하고 친구와 서점을 나와 술을 마시러 갔다.

 

술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고 친구와 나는 종로3가까지 걸어가기로 했다. 그랬는데 자꾸만 은희경의 책이 생각나는거다. 나는 술에 취하면 어차피 책을 읽지 못할테니 가볍게 나가자, 싶어서 책을 들고 오지 않았는데 생각보다 술을 적게 먹어 취하지도 않은거다. 그래, 은희경의 태연한 인생을 사자, 사서 읽자, 읽고 싶다, 고 생각하고 친구에게 가는길에 알라딘 중고서점에 들르자고 했다. 친구는 좋다고 하면서, 그러나 그 책은 완전 신간인데 있겠느냐고 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어쩌면 누군가는 잽싸게 보고 슈퍼바이백으로 중고샵에 내놓았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중고샵에 갔다. 그러나 검색해봐도 그 책은 나오질 않았고 고객들이 방금 팔고 간 코너에도 없었으며 6개월 신간 코너에도 없었다. 아, 역시 없구나, 하고 돌아서려는데, 아, 나는 '카타리나 마세티'의 『옆 무덤의 남자』를 발견한다. 오, 이거 예전부터 사려고 생각한건데, 싶어서 꺼내 들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찾아보자 하고 방금 팔고 간 코너를 둘러보다가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를 발견한다. 오, 이것도 읽고 싶었던 건데. 그 책 역시 골라 들었다. 정작 내가 사려고 한 은희경의 책은 사지 못한 채, 있으면 사야지 라고 생각했던 김두식의 책도 사지 못한 채, 그러나 예정에 없던 책 두 권을 봉투에 넣고서 나는 알라딘 중고서점을 나섰던 것이다. 아..오늘 아침 도착한 알라딘 택배박스는 뜯지도 못한채로 나왔는데...

 

 

 

오늘 본 영화는 '오드리 토투' 주연의 『시작은 키스』였다. 목요일날 영화를 예매하기에 앞서 같이 보기로 한 친구에게 이 영화를 보는게 어떻겠냐고 물어보니 좋다고 말하면서 '원제는 섬세함이네요' 라고 했다. 오, 그렇구나. 원제까지 신경쓰진 않았는데. 그렇구나.

 

 

 

제목이 유치해서일까,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오, 재미있었다. 나는 많이 웃었는데 옆에 앉아있던 친구는 나보다 더 많이 웃었다.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는 로맨틱코미디여서 무척 기분이 좋았다.

 

남녀간의 사랑은 그 둘 사이의 많은 은밀함들로 채워진다. 그것에 대해서는 타인들이 결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알지 못하는채로 우리는 얼마나 말하기를 좋아하던가. 영화속의 여자는 모두에게 예쁘다는 소리를 듣는 여자이고, 여자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장조차도 그녀에게 구애한다. 그러나 남자는 볼품없는 외모를 가지고 있고 직장에서도 그녀보다 직급이 낮다. 사람들은 그녀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잘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녀의 가장 친한친구조차도 바로 눈 앞에서 그에게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걸. 그러나 그는 섬세하고 유머감각이 있는 남자다. 게다가 그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할 줄 안다. 대체 이 남자에게 어떤 매력이 있어서 그녀는 이 남자를 선택한걸까, 하는 의문에 그와 함께 술을 마신 회사 사장은 '유머감각이 있고 성격도 좋은데 시까지 쓴다'며 속상해한다. 결국은 '예의바르기까지!'하고 탄식하고.

 

겉모습만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그것은 정확하지 못하다. 우리 모두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그러나 무의식중에 우리는 겉모습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려고 한다. 연인들을 마주칠때도 어느 한쪽의 외모가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아 저 사람은 왜 저런 사람을 만나지? 돈이 많은가? 하며 비약하기 일쑤인데, 내가 사랑과 연애를 해본 경험에 의하면, 그들에겐 그럴만한 이유와 감정이 존재했다. 다른 사람들이 겉모습만으로는 볼 수 없는 것들을 사랑에 빠진 당사자들은 보고 발견하고 느끼는 것이다.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면, 그녀에겐 그를 사랑에 빠지게 할 만한 무언가가 존재했던 것이다.

 

이 영화는 원작이 있다. 제목 때문에 읽을까 말까를 고민했던 책이었는데 영화를 보자 읽고싶어졌다. 책에서는 그의 유머감각과 그녀에 대한 존중이 더 잘 표현되어 있을 것 같아서. 그녀의 그에 대한 고민을 알고 싶어서.

 

 

 

 

 

 

 

 

 

 

 

 

 

 

 

 

 

이건 좀 다른 얘긴데,

그동안에는 영화를 보다가 와인을 마시고 싶어지기도 했고 스테이크를 먹고 싶어지기도 했다. 그건 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오늘은 오, 맙소사, 가방을 사고 싶어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영화속의 오드리 토투는 옷도 예쁘게 입고 다니고 신발도 예쁜걸 신고 다니는데 가방도 너무 예쁜거다. 아, 어찌나 그 가방을 갖고 싶은지, 영화를 보다말고 친구에게 '나 저 가방 갖고 싶어요' 라고 말했는데 친구는 '나도 그래요!'라고 했다. 아....어쩐지 조만간 백화점 가서 저런 가방 찾아볼 것 같아. 그런데...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이면 어떡하지? 아....내가 가방을 갖고 싶어하다니........

 

 

 

 

 

 

잘 안보이는데 가방 나온 스틸컷이 이것밖에 없다. 아...나를 어쩌면 좋아.....

 

 

 

 

 

일전에 남동생은 술에 취해서 나에게 '누난 정체가 뭐야?' 라고 물었던 적이 있다. 그래서 빵터졌던 기억이 있는데, 조금전에 술에 취해서 들어와서는 이렇게 말했다. '누난 외계인이야?' 라고. 아...얜.....왜이럴까. 그러더니 사과즙을 컵에 따라가지고 와서는 마시라고 준다. 나는 원래 술과 커피와 물 말고는 다른 음료를 잘 마시지 않는터라 안마시겠다고 했는데 내가 마시는걸 볼 때까지 움직이지 않겠다며 어깨 안마를 해주는거다. 건강에 좋다나 뭐라나..그래서 웃으면서 사과즙을 꿀꺽꿀꺽 마셨는데, 다 마신 컵을 가지고 가면서는 '나는 누나한테 나같은 동생이 있다는게 너무 부러워. 조낸 부러워.' 라고 했다. 아...술....정말 많이 취했구나.......

 

 

옆 무덤의 남자를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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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2-06-17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 책꽂이에 깡패단의 방문. 읽고 있는데.. 아. 진도가 잘 안나가요.
워낙 요즘 고갈상태라 그런지..
건투를 빈다. 아주 재밌어요. 비밀과 거짓말은 저도 별루였어서 새책에 관심이 안가네요. ㅋ
옆 무덤의 남자와 시작은 키스. 한 번의 주문으로 모두 도착한 책들인데.. 시작은 키스의 시작 부분만 읽곤,,
모두 책 무덤속에 잠들어 있다는.. ㅠㅠ

다락방 2012-06-17 20:51   좋아요 0 | URL
저도 깡패단의 방문 진도 엄청 안나갔어요, 드림아웃님. 분명 곳곳에서 감탄했고 좋다는 느낌도 받기는 했지만 제가 그동안 읽은 몇 안되는 퓰리처상 수상작 중에 가장 재미없고 안읽히는 책인것 같아요. 드림아웃님이 고갈상태라 그런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시작은 키스의 시작 부분은 어떤가요? 옆 무덤의 남자는 다 읽었는데 여운이 남아요. 좋으네요. 그렇게까지 기대하지 않아서인지 좋았어요. 건투를 빈다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후훗.
저는 영국 남자의 문제가 책장이 안 넘어가요. 아우...orz

무해한모리군 2012-06-20 08:59   좋아요 0 | URL
깡패단의 방문 겨우겨우 읽은 1인 여기 추가요.. (그리고 잽사게 중고로 팔았어요..)

시작은 키스 너무 사랑스러운 영화네요 ^^

다락방 2012-06-20 13:23   좋아요 0 | URL
휘모리님, 깡패단의 방문은 저도 어제 중고샵에 팔았습니다. 가지고 있으려다가 아무래도 이렇게 힘들게 읽었던 책을 다시 볼 일은 없을것 같아서 말이지요. 어휴, 힘든 책이었어요. 지금은 2010년 부커상 수상작인 [영국 남자의 문제]가 힘겹게 읽히네요. 포기할까 어쩔까...

moonnight 2012-06-17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부러운 여러 이유중 저런 남동생을 갖고 계신단 점도 있어요. 부러워요^^
저는 왜 그런지 오드리 토투에게 거부감 같은 게 있어요-_-;;;; 재미있게 보셨나봐요. 저는 다락님 후기로 만족해야겠어요^^

그나저나, 저 가방은, 잘 안 보이긴 하지만;;, 제법 비싸보이는걸요 ㅠㅠ
가방하니 생각나는데, 직장의 직원한명이 요즘 신사의품격에 버닝하고 있는데 거기서 김하늘이 들고 나온 가방이 너무 예뻐서 백화점에 문의했더니 완판되어서 더이상 주문안받는다 그랬다네요. 역시 간접광고효과 대단하다 생각했어요. 직원은 대신 같은 브랜드의 다른 가방 사 왔던데 그 가방도 가격이 ㄷㄷㄷ;;;

다락방 2012-06-17 20:54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하하하하. 저 역시도 오드리 토투에게 어떤 거부감 같은게 있어요. 뭔지 잘 모르겠는데 좋다는 느낌이 전혀 안 드는 배우에요. 그런데 이 영화는 정말 재미있었어요. 많이 웃었습니다.

저도 저런 가방을 한 번도 사 본 적이 없어서 얼마인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꽤 비싼 가격인게 아닐까 싶어요. 브랜드가 뭔지도 모르겠구요. 그러니 저는 아마 저거랑 똑같은 가방을 살 수는 없을거고 대충 비슷하고 저렴한걸로 골라서 사게 되지 않을까요..어쩐지 슬픈.........

신사의 품격은 한 번 페이퍼 쓸까 하다가 말았는데 한 번 봤는데 정말 못봐주겠더라고요. 아...드라마가 너무 품격이 없어요. -_-

치니 2012-06-1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시작은 키스 보고 싶은데 ㅠㅠ 제주에서는 안 해줘요. 씨네큐브는 정녕 제주 지점 만들 생각이 없는 걸까요. 아니 생겨도 아무도 안 갈까요. 아아.
바이더웨이, 김어준의 <건투를 빈다>는 개인적으로 그리 매력적이지 않은 책이었어요. 다락방 님 소감이 궁금. :)

다락방 2012-06-17 21:01   좋아요 0 | URL
치니님, 저는 프랑스 영화랑 잘 안맞는다고 생각해서 이 영화에 대해 큰 기대 없이 봤거든요. 그런데 정말 많이 웃었고 또 좋았어요. 오드리 토투 안 좋아하는데도 재미있게 봤어요. 흣.

마노아 2012-06-17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부럽네요. 울 언니는 어쩜 좋아..ㅜ.ㅜ

다락방 2012-06-17 21:02   좋아요 0 | URL
오늘은 '야, 너 어제 술 취해서 나한테 외계인이냐고 물었던거 기억나?' 라고 물었더니 '그랬냐? 아마 진심이었을 거야.' 라고 대답하더군요. -_-

비연 2012-06-17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이 영화 봐야겠네요....^^ 요즘 볼 영화가 없어 입에 투덜이를 매달고 살던 중인데.

다락방 2012-06-17 21:0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흣 비연님. 전 무척 재미있게 봤어요. 사내 연애라 회사 사람들이 모두 관심을 갖고 그들을 지켜보는데, 거기에 좀 개입한 사장의 뺨을 여자가 때리는게 아주 인상 깊었어요. 뭔가 우리와는 좀 다른 것 같아서요.

프레이야 2012-06-17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작은키스, 아무래도 패스 못하겠어요.^^
저렇게나 사랑스러운 남동생이 있는 다락방님 부럽 ㅎㅎ
저도 남동생이 있긴 한데 저렇진 않아요.ㅠ 결혼 전 좀 더 친하게 지낼 걸ㅠㅠ

다락방 2012-06-18 11:20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패스하지 마세요. 프레이야님도 분명 재미있게 보실거란 말예요! ㅎㅎ
이 영화를 보고나면 프레이야님은 어떤 생각을 하실지 벌써부터 궁금한걸요. 훗.

남동생은 성격이 저랑 똑같아요, 프레이야님. ㅎㅎ

책읽는나무 2012-06-18 0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남동생이 둘이나 있는데..하~
항상 양보다 질이 진리라는 것을 또 한 번 절감하네요.ㅋ
내동생들은 도대체 뭐하는 녀석들인지?ㅠ
다락방님의 남동생과 제남동생을 바꾸고 싶어요.ㅋ

요즘은 로맨틱코미디 영화가 왠지 좋더라구요.
아웅~ 영화도 보고 싶네.책 표지도 예쁘고.^^

다락방 2012-06-18 11:25   좋아요 0 | URL
저는 여동생 하나, 남동생 하나 있어요, 책나무님. ㅎㅎ
남동생이 저럴때마다 귀여워요. 저랑 다섯 살 차이 나거든요. ㅎㅎ

영화가 재미있어서 책도 읽고 싶어졌어요. 책은 영화보다 조금 더 섬세하지 않을까 싶어서요. 헤헷.

가연 2012-06-18 19: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다락방님은 정체가 뭐에요ㅋㅋㅋ 저보고 넌 정체가 뭐냐고 묻는다면 마법사라고 말하고 싶은데, 풋. 가만히 읽다보니 여러가지가 눈에 들어오네요. 첫번째, 술을 마시고 커피를 마시는 다락방님.. 그리고 두번째, 친구분께 존댓말을 쓰시네요ㅎㅎ 이런게 왜 눈에 들어오냐면.. 글쎄, 저도 잘 모르겠네요, 풋. 그리고 마지막 세번째, 가끔 광화문 교보문고에 책을 읽으러 가면 다락방님을 만날 수도 있겠네요, 풋. 이제 강남 교보문고에서 벗어나서 광화문까지 진출해볼까.. 푸핫ㅎ

다락방 2012-06-19 09:40   좋아요 0 | URL
가연님은 왜 마법사라고 말하고 싶어요?

네, 술 마시고 마시는 커피는 진짜 맛있어요. 특히 뜨거운 아메리카노요. 최고에요. 뭔가 정신이 확 들게 한달까요. ㅎㅎ 오전에 만난 친구도 오후에 만난 친구도 다 온라인을 통해 알게된 친구거든요. 그래서 쉽사리 말이 놓아지질 않고 또 우리는 그런것에 불편해하지 않아서 계속 존대하고 있어요. 저보다 나이가 적은 친구, 저보다 나이가 많은 친구인데 우린 그냥 다 존대말 합니다. 흣. 그리고 광화문 교보는 아주 가끔 가요. 알라딘 중고샵도 아주 가끔.. 제가 광화문 교보에 있을 때 가연님이 오신다고 해도 절 찾으실 수 있겠어요? 뭐, 가장 예쁜 여자를 찾으면 되긴 하겠지만.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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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에서 회사까지 걸으면 정확히 십 분이 걸린다. 오늘은 그 시간동안 에피톤 프로젝트의 『믿을게』를 들었다. 노래가 무척 가슴을 후벼파서 울려고 마음먹으면 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렇지만 그런 청승은 떨지 않았다. 대신 나는 언제나 그렇듯이 아침 출근길의 상상을 했다. 이 노래가 백뮤직으로 깔리는 나의 상상은 아주 먼 곳에 가서 과거에 내가 좋아했던 한 남자를 만나는 것이었는데, 그것만으로는 성에 안차서, 그를 만나고 있는 까페 옆자리에, 그 낯선 나라에, 내가 좋아했던 또 다른 남자가 앉아있어서, 우연히 그를 마주치는, 결과적으로 말해 나는 그 먼 곳에서 바로 그 순간에 내 삶에서 결코 잊지 못할 두 남자를(응?) 동시에 만나게 되는거지. 그 우연이 너무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그래, 어제 술을 마셨다. 아직 안깼나보다.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을 들었고 지금 몹시 피곤하다. 좀전에 남동생으로부터 메세지가 왔는데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메세지였다. 여동생은 남동생에게 어떻게해야 널 위로할 수 있을까, 라고 말했고, 나는 남동생에게 홀가분하지 않느냐 물었다. 헤어짐은 눈물을 주지만 그 시기만 지나면 죄책감이 들정도로 홀가분한 마음도 준다고도 덧붙였다.  나는 아름다운 구속보다는 홀가분한 자유쪽을 조금 더 사랑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남동생의 이별앞에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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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14 1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6-14 10:38   좋아요 0 | URL
우앗, 고맙습니다! :)

2012-06-14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2-06-14 11:29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가연 2012-06-14 1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ㅋㅋ 저는 가끔.. 이 아니라 자주 아직 안만난 어떤 완전 예쁘고 착한 애가 제 옆에서 나란히 걷는 상상을 하는데요, 쿡. 저는 매일 환상에 젖어 산답니다. 술은 안마시는 대신 멀쩡한 상태로 망상을 하니 질이 안좋지요, 푸하하. 요즘은 아반타시아의 곡을 자주 들어요. 지르는 곡인데.. 언제 노래방에서 도전하려구.. 저도 새벽녘, 다음으로 믿을께, 를 듣고 있답니다, 하하.

다락방 2012-06-14 13:04   좋아요 0 | URL
완전 예쁘고 착한 애.......라니, 현실성이 없네요, 가연님. ㅎㅎㅎㅎ 이건 말 그대로 환상! 저도 지지 않아요! 저는 지현우라든가(응?) 재이슨 스태덤과 함께 손잡고 걷는 상상을....요즘엔 박유환도 마음에 들어요. 박유환은 제가 엄청나게 좋아했던 남자를 닮아서...이상하게 남자로 느껴진단 말이죠. 하하하하하. 아, 물론 박유환은 절 모르지만요. ( ")
차세정하고 친구하고 싶어요. 매일매일 술 함께 마시는 친구. 훗. 그런데 차세정은 어쩐지 고기를 안먹게 생겨가지고....시무룩.........아, 물론 차세정도 절 몰라요. 하핫

책읽는나무 2012-06-14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유천 닮은 남동생이 이별을 했다굽쇼??
음~
조금 슬프겠다.ㅠ
이 노래가 동생을 위한 노래네요.
왠지 옥탑방 왕세자에 나오는 그박유천이 눈물을 떨구고
있을 듯한 상상이 막 되고있는~~
저녁에 맥주를 또 한 잔씩 마셔야겠네요.ㅠ

다락방 2012-06-14 17:33   좋아요 0 | URL
네, '자칭' 박유천 닮은 남동생이 이별을 했다네요. 안그래도 집에서 이별위로 음주를 하자고 했더니 '봐서' 라고 대답하네요. 도도한 놈......

이별은 이별이고, 지금은 얼른 퇴근하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요, 책나무님. 삼십 분만 더 기다리면 되요. 흑흑. orz

비로그인 2012-06-14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노래 좋아요! 저 지금 듣고있거든요! 음반 출시된 날 누군가 음원을 딱~ 저한테 보내줬는데 고마운 마음이 다시 폴폴 피어나네요~ :) 시험도 끝나고 이제 방학이에요 방학! 책과 연애금지령이 풀린 자유연애의 시대가 왔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2-06-15 08:44   좋아요 0 | URL
우오오오. 방학이라니! 부러워요 수다쟁이님 ㅠㅠ 나도 방학 있었으면 좋겠어요!
노래 좋죠? 오늘 출근길에도 들으면서 왔어요. [새벽녘]도 좋아요.
음반 출시된 날 누군가 딱~ 보내줬다니. 그 분은 수다쟁이님을 엄청 좋아하는게 틀림없어요!! >.<

카스피 2012-06-15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목을 읽으니 갑자기 트라우마에 본 카툰 한컷이 생각납니다.1970년대 밤 12시 호루라기를 삑삑불며 경찰이 두 남녀를 추격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자가 여자한테 진지하게 물어봅니다."오빠 믿지?""네" (여관앞에서,70년대에는 모텔이 없었죠)^^

다락방 2012-06-15 15:46   좋아요 0 | URL
이건 섬에 갔다가 돌아오는 마지막 배를 놓쳤을때도 하는 말 아닌가요. ㅎㅎㅎㅎㅎ 현재까지도 아주 잘 쓰이고 있는 말인것 같은데요.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