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암사 78페이지 이벤트에 뒤늦게 참여해보고자 책장 앞을 서성이며 현암사 책 몇 권을 꺼내 왔다.

가지고 있는 현암사 책들 중에서 다른 사람들이 언급한 건 빼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은 책으로 빼왔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 어딘가 누군가는 이 책들로 참여했을지도 모르겠다.


우선 첫 책은, '울리히 흄'이 글을 쓰고 '요르그 뮐레'가 그린 [8시에 만나!] 이다.



펭귄 세마리가 하느님의 대홍수 벌로 인해 노아의 방주에 타게 되는 이야기이다. 

갑자가 한 마리의 비둘기가 나타나 노아의 방주에 한 커플씩만 탈 수 있으며 8시까지 도착하라는 소식을 전하고 사라지는데, 그 소식을 들은 키가 큰 펭귄 두 마리는 도저히 키작은 그들의 친구 펭귄을 두고 갈 수가 없어 커다란 가방에 넣어 노아의 방주에 탑승한다. 8시까지 오라고 했지만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도착해 가장 꼴찌로 탑승하게 된 펭귄들은 혹여나 자신들이 세마리라는 사실이 들킬까 겁난다.

여차저차 위기를 잘 넘기고 비둘기는 이제 물이 가라앉고 있다며 올리브 잎을 물어왔다.

방주의 문이 열리고 모든 동물들이 육지로 내려온다. 그렇게 펭귄들은 드디어 노아를 만나게 된다. 78페이지는 늙고 눈이 나쁜 노아가 펭귄들과 인사하는 장면.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은 펭귄 하나가 노아에게 이렇게 묻는 장면이다.


"잠깐! 대홍수가 실수였다는 걸 하느님이 솔직히 인정했나요?!" -p.86


아, 너무 짜릿한 펭귄의 말이다. ㅎㅎ



다음은, '찰스 킴볼'의 [종교가 사악해질 때] 이다.



저자인 '찰스 킴볼'은 침례교 목사로 안수받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이슬람 연구로 비교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그래서 사뒀는데, 아직 안읽었다. ㅎㅎ 그래도, 78페이지!!



78페이지 사진을 찍다가 인상적인 문장은 79페이지에서 찾아냈다.


인간이 만든 제도라는 측면에서 모든 종교는 타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p.79



분면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는데, 현암사.. 도대체 어떤 출판사이지요? 세번째 책은, '이동옥'의 [묵주반지를 낀 페미니스트] 이다. 아 왜이렇게 종교적인 것인가!!


이 책은 '종교와 페미니즘의 동행'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간 여성학 책을 읽어왔던 사람들이라면, 세상 모든 종교가 여성 혐오의 역사로 시작하고 또 착실하게 성차별에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비종교인은 그런 종교인 혹은 종교활동에 대해 비난하기 쉽지만, 신앙인으로서는 그런 일들을 알게 되거나 접하게 될 때마다 비종교인보다 더 복잡한 마음이 될 터.  저자인 '이동옥'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여성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여서악 박사학위 받은 사람이 종교가 페미니즘과 어떻게 동행할 수 있는지를 얘기한다면, 귀기울여 들어볼만하지 않을까.


78페이지는 이런 내용이다.



남수단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A 씨가 함께 생활하던 H 신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는데 H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이었으며, 다른 신부들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도 A 씨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거다. 신앙의 힘으로 버티고자 했지만 더이상 침묵할 수 없어 자신이 당한 성폭행을 가시화했다는 것.  그러나 그 후에고 가해사제는 계속 사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구절은 이 책의 마지막, <닫는 글>에서 가져온다.


나는 생명을 존중하고, 폭력이나 전쟁을 싫어한다. 하지만 성과 가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생면을 논의하는 방식은 늘 거룩해 보인다. 낙태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여성주의자들은 아동, 장애, 노인 등의 복지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 비해 공감을 얻지 못한다. 말하지 못하는 고통으로 상처 받은 여성들의 경험을 설명할 수 없다면 어떤 여성이 종교를 통해 자유와 해방을 누릴 수 있겠는가. -p.357


이 책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욤??



노아의 방주 이야기- 종교가 사악해질 때- 종교와 페미니즘의 동행 에 이어 나오는 그 다음의 책은 무얼까? 두구두구둥- 여성의 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귀신  이야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암사, 뭐죠?



저자 '전혜진'은 소설가인데 창작을 위한 이야기들을 수집하다가 이야기 너머 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여성의 삶을 재조명하기 위해 여성 귀신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78페이지 역시, 여성 귀신 이야기다. 어떤 귀신이냐, 콩쥐 귀신이다.



78페이지에 앞서 콩쥐팥쥐전 이야기가 소개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 아버지가 콩쥐 혼자 키우다가 재혼했는데 새엄마는 그 후에 팥쥐를 낳았고, 자기가 낳은 팥쥐는 예뻐하고 콩쥐는 구박하다가 나중에 계모와 팥쥐가 콩쥐를 죽이기까지 하는 거다. 이에 콩쥐는 연꽃으로 피어나고 혼령으로 나타나 복수한다는 내용. 


왜 옛날 이야기에서 계모는 항상 나쁜 사람일까. 왜 항상 아이들을 구박할까. 나도 어릴적에는 계모는 다 나쁜 사람인줄로만 알았지 뭐야. 계모=나쁜 사람 공식이라도 있는 건줄 알았다.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아주 그릇된 방식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 같다. 그리고 봐라, 콩지 아버지는 뭐하는 사람이냐. 콩쥐가 구박 받는 것도 모르다가 나중에 콩쥐가 죽고 부활하고 행복해지면 또 재혼한다. 어처구니. 게다가 콩쥐 남편 김 감사는 팥쥐가 '내가 콩쥐요'라고 콩쥐행세 하는데 지 아내도 몰라봐. 하여간 찐따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여성들이 살아 남느라 아주 고생이 많다. 얼마나 고생이 많냐면, 죽었다 다시 살아나기까지 해야해. 에휴...


인상적인 구절은 78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계모는 결혼을 통해 어머니의 지위를 획득하지만 자식을 낳기 전까지 온전한 가족 구성원이 되지 못한다. 특히 전처소생 자식들이 장성했거나, 똑똑하고 영리하거나, 아들이라면, 남편의 자식을 낳고도 온전히 가족에 편입되지 못하기도 한다. 이렇게 가족의 일원이지만 외부인처럼 취급받는 계모는 종종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희생양이 된다. 집에 사소한 가정불화만 있어도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비난을 한 몸에 받는다. -p.78~79



자, 마지막으로 한 권만 더 소개하자면, 오래전에 친구의 서재에서 보고 잽싸게 사둔 책. '도코 고지 외' 지음으로 되어있는 세계 8대 문학상에 대한 지적인 수다,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이다.



노벨문학상, 공쿠르상, 퓰리처상,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 예루살렘상, 부커상, 카프카상 등 8가지 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라고 한다.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욤?


이 책의 78페이지는 이것.



이 페이지에 언급된 '메도르마 슌'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페이지는 '메도루마 슌'의 <물방울> 을 읽고 도코 고지와 다키이 아사요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물방울은 나도 문학동네 책으로 읽었었는데, 이 페이지를 읽고나니 그 이야기가 엄청난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구나 싶어지기는 한다. 그러니까 '전후 세대에 태어난 메도루마 슌이 전쟁 체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 전쟁을 어떤 식으로 말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라고? 나는 그런 의미까지 생각하지 못한 채로 읽었던 것 같다.

아무튼 <물방울>은 대단한 작품이라고, 이어지는 페이지에서 이들은 이야기한다.


인상적인 구절은 206 페이지. 퓰리처상에 대한 대담에서 줌파 라히리를 이야기한다. 이때 '도코 고지'(번역가이며 와세다대학 문학학술원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거다.


(줌파) 라히리는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저는 알아냈습니다. 그건 '연애결혼에 미래는 없다' 입니다(웃음). -p.206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실 줌파 라히리 소설 읽으면서 '연애 결혼에 미래는 없다'고 탁 꼬집어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이 말 듣고나니 맞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줌파 라히리가 쓴 이야기들이 다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섹시>에서도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가 나오고, 그 남자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예쁜 속옷을 준비하지만, 잠깐 짬을 낸 남자는 속옷 입은 여자 감상할 새도 없이 섹스만 하고 떠나 버리거든. 게다가 <뭍으로>는 어떻고. 헤마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결혼하려고 하잖아. [저지대] 에서는 사랑하는 남자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목소리를 내지만 집에서는 꼼짝 안하고 차려주는 밥이나 먹는 걸 보는 여주인공이 나온다. 하하. 줌파 라히리, 연애 결혼에 미래는 없다' 고 말하고 있었네요? ㅋㅋㅋㅋ



이만 마친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1등 상품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바라고 2등 오웰 전집도 바란다. 나는 언제나 1등을 바란다. 이번 이벤트는 2등도 매우 좋다. 사실.. 2등이 더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암사 관계자 여러분.

저는 1개월 책 구매액이 45만원 에 이르는 사람이지만, 책 전집 주신다고 해서 제 구매액이 줄어들 리는 없으니, 걱정 말고 전집 주셔도 됩니다. 쏘세키 전집, 오웰 전집 대환영이고요, 저한테 1,2등 다 주시고 두 전집 다 주셔도 1개월 45만원 책 구매는 문제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알라디너들이 보증할 것입니다.



이만 뿅~


아이고 트위터에는 이걸 또 어떻게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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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1-19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쩜…. 종교와 페미니즘이 만나는 책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현암사 진짜 어떤 출판사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1등 기원합니다! 2등도 괜찮고요 ㅎㅎ
얼른 올리세요! 어디에 올려야한다면서요!

다락방 2023-11-20 07:40   좋아요 0 | URL
저한테 저런 책들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저 책들이 죄다 현암사인줄은 저도 이번에 알게 됐네요? 모아놓고나니 종교적 책들이 많았어요.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ㅎㅎ
트윗에 올렸습니다. 이제 1등할 일만 남았습니다. 우하하핫.

미미 2023-11-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 라히리의 책은 한 권 정도 읽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것참ㅋㅋㅋㅋㅋㅋ 좀 더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님 당첨되셔도 구매액이 상당하실 것을 제가 보증합니다.(한 때 0.1%였던 미미)

다락방 2023-11-20 07:41   좋아요 1 | URL
오 미미 님! 줌파 라히리는 제가 정말 애정하는 작가이고요, 미미 님이 읽으셔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보셨을까요? 이왕이면 이탈리아어 신작 말고 예전 영어로 쓰여진 책들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단편 <지옥 천국>과 <섹시>를 정말 애정합니다!! >.<

새파랑 2023-11-19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이작가님 2등 하실듯~!!

혹시 당첨 안되신다면

현암사는 이작가님의 세번째 작품을 출판해주시길 요청합니다~!!

다락방 2023-11-20 07:42   좋아요 2 | URL
아우 저의 세번째 책을 저보다 더 기다리는 새파랑 님을 위해서라도 현암사는 내 책을 내달라!! ㅋㅋㅋㅋㅋ
1등이든 2등이든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오늘 남극에 가는 꿈을 꾸었거든요? 이게 뭔일이래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9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신기(?)한 책이 많아서 1등할 거 같다!!! 트위터에 올렸는가?!….. (올렸네!)
현암사여…..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다락방에….게

다락방 2023-11-20 07:43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벤트 참여하면서 오오 이 책들이 죄다 현암사? 하고 알았답니다. 사실 책 구매할 때 출판사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어서 말이지요.
나쓰메 소세키 전집이든 오웰 전집이든, 달라 현암사여!!

앗, 오늘 월요일이네? 책구매 페이퍼 쓰러가야겠다요. 슝 =3

책읽는나무 2023-11-20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락방 님은 레전드!!!!!^^
현암사는 좀 특별한 출판사라는 생각 종종 했었는데 다락방 님이 가지고 계신 책들을 보니 와, 이런 책도 있었어? 시선을 확 사로잡네요.
역시 레전드는 달라요.
1,2등 선물 받아도 매달 책 많이 사는(살?) 다락방 맞나요? 확인할 때 저도 보증한다는 줄에 서겠습니다.ㅋㅋㅋ
파이팅입니다. 왠지 상 타실 듯!!^^

다락방 2023-11-20 07:44   좋아요 1 | URL
사실 저는 이 이벤트 전까지 현암사라는 출판사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오오 이런 책이 다 현암사구나? 했지요. 그렇다면 현암사의 이 이벤트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뭔가 저한테 인상을 남겨버렸으니.. ㅎㅎ

저 문학동네 전집 100권 받아도 책 계속 사는 사람인데 소세키 전집이 대수겟습니까. 계속 삽니다. ㅋㅋㅋㅋㅋ계속 살거지만, 달라, 달라!! ㅎㅎㅎㅎㅎ
 
















이번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인 '마릴렌 파투-마티스'의 《파묻힌 여성》을 월요일부터였나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가 없어서 진도가 안나간다. 나름 집중하려고 출근시간에 코스모스 빼고 들고온 책인데, 집중이 너무 안돼. 그런데 그건 재미 없기 때문이다. ㅠㅠ 


<3장 선사시대의 여성의 재발견>을 이제 읽고 있는데, 그전까지 여성혐오의 역사를 줄줄이 나열한다. 모든 종교에서 여성을 어떻게 혐오했는지 그 후에 세상은 여성을 어떻게 차별했는지 계속 애기하는데, 이미 다른 책들을 읽어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여자들이 받았던 부당한 대우나 차별에 대해 읽고 또 읽고 또 읽는 일이 너무 싫다. 너무 지겨워. 이제 그만해, 나도 알아, 안다고!! 하고 싶은 심정이랄까 ㅠㅠ 아직까지 밑줄 그은 문장도 하나 없다. 휴-


오늘까지 꼬박 나흘째 책을 들고 출근했는데 여태 130쪽 정도 읽었네. 너무 재미없네요. ㅠㅠ 3장부터는 본격 여성의 재발견 들어가주나요. 지금까지는 너무 재미없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기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예의상 간식하고 깔맞춤 사진은 찍어주자.




파묻힌 여성과 하트파이, 크로플 그리고 커피. 

사실 책 읽을 때 먹는 간식은 아니고, 간식은 따로 먹고 책도 따로 읽는다. 보통 읽으면서 간식 잘 못먹는 편. 일단 다 먹고 치운 후에 읽는 편이긴 하다. 뭐 먹으면서 영화 보거나 뭐 먹으면서 책 읽는 건 못하고, 일단 다 먹고 치우고 하는 편.



오늘 출근해서 여태까지 너무 바쁘고 정신없었다. 멘탈도 나갈 뻔했어. 그렇지만 이제 반나절만 견디면 되겠다고 참는 중이다. 그래봤자 네 시에 회의 있지만 ㅠㅠ 싫어 ㅠㅠ

아 멘탈 잘 잡아야지. 안되겠다. 오늘은 집에 가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술도 좀 마셔야겠어.

치킨은 얼마전에 먹었고..피자 먹을까. 뭐 먹지, 술안주로?




아무튼, 파묻힌 여성 읽는 여러분, 모두 화이팅!!! ㅠㅠ (일단 나 먼저 화이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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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1-1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재미없는 책 읽는거 너무 고역....ㅠㅠ!!! 음 저는 먼 옛날 얘기는 재미가 없어서... (그래서 역사를 별로 안 좋아함ㅠ) <가부장제의 창조> 읽을 때 좀 힘들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7 14:14   좋아요 2 | URL
저도 옛날 얘기 별로 안좋아하고 역사도 안좋아하고 그래서 역사 과목을 정말 못했어요. ㅋㅋ 저도 가부장제의 창조도 별로 재미 없었고 ㅋㅋ 그런데 지금 이 파묻힌 여성은 역대급이네요. 너무 혐오의 역사 줄줄 나열해주니 지쳐버렸어요.. 히융 ㅜㅜ

단발머리 2023-11-18 20:57   좋아요 1 | URL
저의 짧은 페미니즘 읽기 이력에서 베스트 파이브 안에 <가부장제의 창조>가 들어갑니다. 거다 러너를 제가 넘나 존경하고요. 그의 다른 책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도 읽었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걸 매순간 느낍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9 15: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의 이 댓글을 읽고 저는 페미니즘 읽기 이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넣고싶은게 무엇인가 생각해봤는데요, 일단

1. 페이드 포
2. 여성 괴물
3. 여자는 인질이다
4. 포르노랜드

이고요, 한 권은 좀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단발머리 님, 우리 정말 너무나 다르지요? 후훗.

단발머리 2023-11-19 15:46   좋아요 0 | URL
저는….

1. 가부장제의 창조
2. 제2의 성
3. 성 정치학
4. 성의 변증법
5. 여성과 광기
5-1. 여성성의 신화

<여자는 인질이다>가 10위권 이내로 등재되어 있음을 알려드리며 ㅋㅋㅋㅋㅋㅋ우리는 진짜 많이 달라요… 그죠?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7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없다고요? 어쩐지 손이 안 가더라니;;;;
다 알아서 재미없는 부분은 걍 휙휙 넘겨요;; (난 그러는 편)

오늘 안주는.... 아니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술먹으면서 북플로 실시간 대화 한 게 벌써 일주일 전?!!!

다락방 2023-11-17 14:15   좋아요 0 | URL
이제 읽어야할 3장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어휴 이거 왜이렇게 재미없죠. 다같이 읽자고 한 책이니 다른 사람들이 안읽어도 저는 읽어야죠!! 어휴 진짜 미치겠네요. 아직도 많이 남았어요. 꽥 ㅠㅠ

미미 2023-11-17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아..다락방님 너무
귀여우신것 같아요ㅋㅋㅋ(싫어하시려나..)
저 중단했다가 다시 읽고 있어요!
괜찮은 구간도 있어요. (저는 4장 중)아무래도 다락방님 덕분에 수준높은 책들을
여러권 읽다보니 기준이 높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주에 막창이나 곱창은 어떠세요?ㅋㅋㅋㅋ >.<

다락방 2023-11-17 14:29   좋아요 1 | URL
미미 님, 4장 중이시군요. 너무 재미없어서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데 너무 재미 없어서 진도가 안나가네요. 아놔.
뭔가 새로운 걸 주는 책일거라 기대했는데 2장까지는 새로운 게 아니라 지겨운 반복이었어요, 저에게는 ㅠㅠ 아 너무 지치는 책읽기 입니다. 저도 얼른 괜찮은 구간으로 들어서서 쭉쭉 진도를 뽑기를 바랍니다.

점심을 너무 배터지게 먹어서 지금 간절한 안주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 아마도 퇴근 무렵이면 뭔가 뽝- 하고 생각나지 않을까 싶어요.

그나저나 미미 님, 왜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ㅜㅜ

은오 2023-11-17 14:30   좋아요 2 | URL
전 맨날 귀여우시다고 했는데....
아마....
좋아하실걸요?...🤔

잠자냥 2023-11-17 14:38   좋아요 2 | URL
나는 맨날 댓글로 깐죽대면서 귀여워하잖아요.
다락방 그 인간 은근 좋아하는 눈치...ㅋㅋㅋㅋ
내 깐죽 댓글 며칠만 안 달려도 찾고 그러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7 14:4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야 이사람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휴 진짜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11-17 14:49   좋아요 2 | URL
은오님과 자냥님 프사 ㅋㅋㅋㅋㅋ두 분 커플티가 아니라
커플프사 맞추신겁니까?
집사2님에게 알려야할듯한 느낌적 느낌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7 14:52   좋아요 2 | URL
미미 님 안 계시던 사이에 저 아이가 곰이 되었고...
제 등에 업히더니 안 내려와요....

다락방 2023-11-17 15:02   좋아요 4 | URL
잠자냥 님과 은오 님은 프사로 연애중이십니다...

꼬마요정 2023-11-17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만 재밌게 읽은 거였군요 ㅋㅋㅋ 선사학이 저하고 맞는 걸까요? 저는 우와 세상엔 개가 짖는 소리를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 이럼서 읽었는데… ㅎㅎ 그리고 여자라고 생각한 뼈가 남자였고, 여자라고 생각한 뼈가 남자였고 이런 것들이 흥미로웠어요. 어떻게 알아내는 걸까요. 뼈를 부수지 않고 알아내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설명해줘도 못 알아먹지만요. 전 장 마르칼의 책으로 아더 왕 이야기를 접해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달랐는데 여기서 다뤄줘서 좋았어요 ㅎㅎㅎ

근데 각주가 많아서 금방 다 읽으실 거예요 화이팅!!!

다락방 2023-11-17 14:47   좋아요 2 | URL
제가 읽은 부분이 아직 본격 재미있는 부분 전인가 봅니다. 개가 짖는 소리만 나와서 그러는 것 같아요. 여자라고 생각한 뼈가 남자였고.. 이런 부분들까지는 아직 못읽어서 재미없는가 봐요. 사실 그런거 나와도 제가 재미있어할 줄은 잘 모르겠지만.. ㅠㅠ 아무튼 태초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해왔는가만 줄기차게 나오니까 아주 그냥 힘드네요 ㅠㅠ

얼른 다 읽고 다른 책 읽고 싶습니다!!

건수하 2023-11-17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문하고 조금만 읽었지만 흥미로워 보이던데 (그래놓고 왜 안 읽고 있을까요) 다락방님 고생이시네요!

전 가부장제의 창조도 (초반만) 재미있게 봤어요. 취향 문제인 가 봐요 ^^

다락방 2023-11-17 15:58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수하 님. 위에 꼬마요정 님도 이 책 재미있게 읽으셨대요! 저랑은 좀 안맞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저의 취향이 아닌 걸로.. 물론 아직 절반도 안읽었으니 남은 부분 엄청 흥미진진하게 읽을지도 몰라요! 자, 수하 님, 화이팅 입니다. 빠샤!!

단발머리 2023-11-17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재미있게 읽고 있고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그랬던 현실이 재미진다는 게 아니라 (모두 아실 분들에게 설명 중임) 우리의 현실이 그렇게 어처구니 없었다는게 웃겨서요.
잘 읽고 있어요. 곧 글 올라옵니다. 근데 주말에는 바쁘네요? ㅎㅎ

다락방 2023-11-19 15:38   좋아요 1 | URL
저도 재미있게 읽고 싶습니다!! ㅠㅠ
다른 분들 글을 보니 3장부터는 나아진다고 하던데, 저도 3장부터는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요? (주말이 지나도록 펼쳐보지 않았다는 이야기)
아 그런데 저 너무 다른 책 읽고 싶네요. 잠깐 다른 책에게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 님이 올려주실 글을 기대하고 기다리면서요. 얼른 써주실거죠? 바쁘시니 밤늦게 올라오려나요? ㅜㅜ

햇살과함께 2023-11-1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5일째인데 170페이지 읽고 있어요... 주석 빼고 300페이지라 가뿐하다 생각했는데...
저 크로플 책 사이즈네요! ㅋㅋ

다락방 2023-11-19 15:38   좋아요 1 | URL
저 주말에도 하나도 안읽었는데 지금 너무 다른 책 읽고 싶어서 잠깐 다른책하고 놀다 오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11-19 20:37   좋아요 0 | URL
저두요 ㅋㅋㅋㅋ

syo 2023-11-1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있는 저거, 달고 크고 맛있어 보이는 저건 대체 뭐죠?! 코알라처럼 양손에 쥐고 먹으면 끝내줄 것 같은데!

다락방 2023-11-19 15:39   좋아요 0 | URL
저것은 크로플이라는 것으로써, 크로아상 반죽을 누룽지처럼 눌러 만든 것입니다. 상상하실 수 있는 것처럼, 맛있습니다! 나중에 만나게 될 때 사가지고 나갈게요. 무릇 세상엔 먹어보지 못한 것이 없어야 하거늘!! 내가 사주도록 하겠다!!

책읽는나무 2023-11-19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없다고 하셨지만 책과 간식 배경은 넘 멋져.....책을 돋보이게 합니다.ㅋㅋㅋ
가을에 어울릴 것 같은 책이에요. 책 표지 색상만요.^^
전 2장이 좀 지겨워서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ㅜ
그래도 나름 흥미롭습니다.^^

다락방 2023-11-19 15:40   좋아요 1 | URL
2장이 지겨운 건 저 뿐만이 아니군요! 다른 분들도 2장 지겹다고 하셔서 오 그렇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얼른 읽어버리고 싶은데 너무 재미없어서 진도가 안나가고 자꾸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집니다. 인간이란 왜 이러는걸까요? 하하하하하
아무튼 책나무 님, 그리고 저까지 모두 다 화이팅!! >.<
 
















한국에서 보낸 내 생애 첫 10년은 전국 어디에나 똑같은 구조로 지어진 군인 아파트에서 살았다. 몇평 되는 작은 집이었으나 어려서 좁은 줄 모르고 살았다. 모든 군인 아파트의 구조가 똑같으니 아버지의 전근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해도 물건을 있던 곳에 그대로 넣어두면 정리 끝이었다.

남아공으로 이민 가면서 부모님은 ‘좁은 집 사는 설움‘을 제대로 떨치고 싶었는지 대지 수백평에 수영장까지 딸린 집을 구했다. 그 후에 또 몇 번 이사하면서 집은 점점 커져서 고등학생 시절 집안의 사업이 망할 때까지 나는 으리으리한 메인 저택 뒤 큰 거실과 방 세 개가 딸린 무려 25평짜리 독채를 썼다. - P63



한국에서는 작은 집에 살다가 남아공에 이민가서는 수영장까지 딸린 집에 이사할 수 있었다니, 그간 한국에서 돈을 엄청나게 모아서라기 보다는 남아공의 집값이 한국에 비해 저렴했기 때문으로 이해했다. 저자는 훗날 남아공에서 영국으로 이민가는데, 영국에서는 자신이 가진 돈으로 아주 좁은 집에 가서 높은 월세를 내고 살아야 함을 이야기했던 걸 보면, 남아공이 적은 돈으로 큰 저택에 살기는 유리한 모양이다. '대지 수백평'도 놀랍고 '수영장 딸린' 집도 놀랍지만, 나는 그간 대지 수백평을 원한 적도 없고 수영장 딸린 집도 원한 적이 없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대지 수백평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꼭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수영장? 아무 생각 없다. 있으면 좋겠지만 수영장이 있기를 바란 적은 없다. 그렇지만, 넓은 집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좁은 집에 살다가 남아공에 가면 넓은 집에 사는 게 가능하다고? 수백평의 대지를 가진 집은 도대체 집 자체는 얼마나 클까? 방도 크게 빠지고 거실도 크게 빠졌겠지? 그건 뭐 40평.. 이정도가 아니라 백평도 넘겠지? 그런 집을 살아본 적은 물론 본 적도 없어서 도대체 몇 평일지 상상조차 안된다. 다만, 남아공에 가고 싶어졌다. 여기선 전세 얻기도 힘든 돈으로 남아공에 가면 좀 넓은 집에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거다. 고등학생이 메인 저택 뒤의 25평짜리 독채를 쓸 수 있다니. 물론 그 시절 그 부모에게 돈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적은 돈으로 넓은 집이 가능한 곳이란 말 아닌가. 크- 물론, 저자는 얘기한다. 남아공에서 취업하고 일할 때 급여가 아주 적었음을. 남아공에서는 살 만한 돈이었으나 영국으로 넘어와서는 말도 안되는 돈이었음을.


살면서 넓은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고 싶은데,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물론 대한민국 이 땅에 넓은 평수의 집에서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분명 많이 존재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셋값도 마련하지 못해 힘들어한다. 나는 이십년 이상 직장생활을 햇지만, 40평대 아파트 같은 거, 내가 살아생전 불가능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전세로라도 40평대 아파트는 불가능한것인가? 분명 일하지 않아도 80평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있는데? 왜? 어째서? 그렇다면 나는 그렇게 넓은 집에서 살아보는 여유같은 걸 죽을 때까지 가져보지 못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만 하다가, 갑자기 이 책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만나고 어떤 가능성을 본다. 어쩌면, 어쩌면.. 그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가면!!


이민, 갈까?


사실 어릴적부터 이민에 대한 생각은 아주 열심히 해왔다. 종국에는 이민 보다는 장기 체류후 돌아옴으로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 그렇게 어릴적부터 다른 곳에서의 삶에 대한 꿈을 꿨을 때 그 나라는 항상 영어권 나라였다. 영어가 아닌 언어라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터, 그러나 영어라면 밥이 뭔지 물이 뭔지 아니까 그 다음으로 넘어가기가 수월할거라 생각해서였다. 여행의 경험을 쌓아가며 영어권 나라 대부분이 살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래 꿈꿔왔던 뉴욕에서의 삶은 포기한 지 오래, 언어를 배워 베트남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한때는 요가를 열심히 배워 말레이시아에 정착해 요가 선생님 할까, 라는 생각도 했고(영어보다 더 안되는 게 요가이건만..) 이제 이 책을 읽은 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염두에 둔다. 흐음.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에 살고 싶을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여행으로도 가본 적이 없는데. 일단 여행으로 가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분위기 좀 보고 와야 되나?



최근에는 부쩍 퇴사 후의 생활에 대해 열심히 생각한다. 막연하게 물류센터나 공장의 생산직으로 들어가 좀 덜 일하고 덜 스트레스 받고 그러나 월급도 더 적게 받는 삶을 생각해왔는데, 그거 말고 다른 어떤 것.. 을 생각해보게 되는 거다. 글 쓰는 일은 돈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나같은 사람에게 딱히 기회가 넘어올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면 다른 어떤 것. 빵이나 파김치 만들어 파는 건 너무 고생스럽고, 무엇보다 가게를 열고 싶지 않다. 사주명리학 공부를 해서 사주를 보는 일은 어떨까, 했지만 명리학 공부 너무 어려워서 진작에 포기. 엄마는 요양보호사를 언급하셨지만, 나는 이제 이 직장을 그만두면 한 개인의 상황이나 비위를 맞추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개인과 얽히고 싶지 않다. 너무 충분히 얽혔다. 그러다 생각한 게 비행기 승무원 이었다.



대한민국 항공사의 비행기 승무원 이라면 조건이 너무 까다롭지만 외국항공사는 그렇지 않다고 들었다. 실제로 조건을 검색해보니 나이는 21세 이상 이면 되더라. 그러니까 몇 세 이하가 없는 거다. 물론, 그렇다 해도 나이가 많으면 그만큼 불리하겠지. 외국항공사 직원이라니, 최근에 생각해보니 너무 나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에 딱인 것 같은 거다. 여기에서 저기로 훅 갔다가 저기에서 여기로 훅 오고, 게다가 비행기 안의 낯선 사람에게 서비스? 나는 타인과 대화하는 거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라 아니 이거야말로 나에게 맞춤한 일이 아닌가 싶은 거다. 그러나!! 


영어!!


영어를 어떻게 한담? 일단 어느 정도 영어를 해야 승무원이 될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퇴사 후에 어학연수를 한 일 년쯤은 다녀와야 하지 않나. 그리고 대한민국처럼 몸매를 보는 건 아니라고 해도 너무 뚱뚱하면 보기좋게 떨어지지 않겠는가. 다이어트도 빡세게 일 년쯤 해야 하지 않나? 그러면 내가 준비가 되어서 승무원 시험에 똭- 도전했을 때, 과연 내 나이 몇 살일까? 내가 외국항공사 승무원 검색해볼 때 '나이 제한 없으니 30대에도 준비해 되는 분들 많아요!' 라고 써있던데, '30대에도' 에서의 '에도'는 무슨 뜻일까. 왜 30대에도 일까. 50~60대 에도 는 왜 없는가. 내가 모든 준비를 마친다는 가정하에, 그러니까 이제 준비 됐어! 라고 하고 똭 시험장에 도착하면, 내 나이 .. 빠르면 쉰? 쉰다섯?



내 얘기를 듣던 e 가 그랬다.


"다이어트는 안해도 되지 않을까요? 외항사는 몸매 별로 안보던데요."


나는 그간 내가 탔던 비행기들의 승무원들을 떠올려보았다. 좀 덩치가 큰 사람이 있었나 곰곰 돌이켜보았다.


"근데, 나는 키가 크고 약간 떡대 있는 승무원은 본 적 있지만 나처럼 뚱뚱한 승무원은 본 적이 없는데?"




"부장님 뉴욕 갈 때도 못봤어요?"

"뉴욕 갈 때도 이런 몸의 승무원은 못봤는데?"

"……"

"……"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이내 빵터져버렸다. 

e 는 나를 응원했고 내 가족들도 나를 응원했지만, 나는 다시 빡치기 시작했다. 아니, 먹고 살기 위해 이 나이에도 또 공부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그래야 하는거야? 제기랄 ㅠㅠ 안해!! 다이어트 같은 거 하는 중년이 되고 싶지 않아!!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계속 고민해보자.



책을 샀다.

















《Statistical Probability Love at First Sight》는 넷플릭스에서 봤던 영화 <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의 원작이다. 영화 재미있게 봐서 읽어보려고 샀는데, 지금 이런 식으로 사둔 영어책이 너무 많아서 반성중이다. 걍 꽂아뒀다. 맨날 반성만 하고 있다.


《디페시 차크라바르티, 유럽을 지방화하기》는 너무 있어보여서 샀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내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샀다. 왜 어떤 아이들은 가난하고, 다른 아이들의 위에 있으려고 하고, 나이가 아주 어림에도 폭력을 휘두르고, 왜 어떤 아이들은 늘 배가 고프고 기가 죽어있는지, 그리고 결국 그 아이들은 사회에서 어떤 어른이 되고 사회 구성원이 되는지, 멈추지 말고 계속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왜 어떤 사람은 일하지 않아도 고층 통유리창 아파트에 살고, 왜 어떤 사람을 열심히 일해도 따뜻한 물로 샤워 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까? 세상은 똥이다 진짜루.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 샐리 루니의 신간이라 샀는데, 번역된 제목이 너무 별로다. 그런데 원제가 《Beautiful World Where Are You》이니, 저 번역이 맞는데, 왜 번역해두니까 오글거리는것인지.. 나는 사대주의자 입니까?
















《붉은궁》은 진짜 표지가 엔지같다. 너무 샤랄라 분위기에 너무 성균관 유생들 분위기 아닌가. 물론 이 안에 로맨스도 있고 그거 말랑거리긴 하는데, 너무 웹툰적 느낌이다. 이 책 절반쯤 읽었는데 좋다. 주인공 캐릭터도 아주 마음에 든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음 그렇지만 만들어진다고 내가 볼 것 같진 않네? -드라마 못보는 1인


《감정의 문화정치》는 신간 나온 거 알고 잽싸게 오오~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는데, 다정한 친구가 연락을 해왔다. 내가 사줄거야, 너 그거 사지마! 하고. 그래서 선물 받았다. 껄껄.



아름다운 캐나다, 책과 커피 그리고 초콜릿. 샤라라랑~ 감사합니다. 잘 읽을게요. 빠샤!!

















《섹스 앤 더 처치》너무 읽고 싶지 않나요. 너무 궁금하지 않나요. 나는 너무 궁금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토니 브랙스턴은 아버지가 목사였는데 그런 아버지한테 반항하는 딸이었고 가수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브레이크 마이 할트~~~~테이크 유 럽 미 어게에에에에에에에에인~~~~~~~~~~~

나는 기본적으로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걸 좀 좋아하는 편. 그 아버지가 저 아버지든 이 아버지든.


《끼인 날》은 조카 주려고 샀다. 이 책 들고 조카 보러 가야지. 금요일에 세 살 조카와 통화하면서 '고모가 우리 조카 줄라고 책 샀어~' 했더니 조카가 영상 너머에서 "보여줘!" 해가지고 영상으로 책 보여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귀여움 터지는 나의 조카다. 



토요일에는 코스모스를 읽기 위해 좀 멀리 나갔다.

e 와 함께 만나 코스모스 좀 읽어보자, 했다. 그렇게 SRT 타고 버스 타고 찾아간 <카페인 중리>.



단독으로 카페를 운영하는데 산 입구에 있다고 해야 하나. 까페 테라스에서 바로 산이 보이고 루프탑도 마련되어 있다. 추워서 앉을 순 없었지만.









그런데 문을 열고 이어진 산책로로 나가려고 하니, 경고문이 붙어 있다. 




네? 뱀이요? 후덜덜... 무섭.....



까페 도착하자마자 먼 길 온 나의 체력 보충을 위해 일단 빵을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테이블의 이쪽에서 E 는 저쪽에서 책을 읽었다. 읽다 졸리면 바깥에 나가 바람도 좀 쐬고. 빵도 먹고.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맥주도 주문했다.



무릇 어른의 독서란 이런 것. 맥주와 함께 하기도 하는 것.



코스모스는 좀처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어려워.. 소립자 이런 단어 나올 때는 그건 미셸 우엘벡인데.. 이런 것만 생각하고, 중력이 지금보다 더 세다면 키가 작고 옆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구절에서는 '내가 그래서 단단한가, 나름 중력 다른 사람보다 더 받고 있고 그래서 영혼도 스트롱한가' 뭐 이런 생각을...



뭐, 그랬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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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3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퇴사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도 이런저런 거 하려고 찾아보고 계시는군요?
전 무고민.. 무대응... 무준비.....-_-;;; 에혀 인생 왜케 긴지...
아무튼, 외항사 루프트한자나 아에로플로트 승무원 못 봤어요? 덩치 진짜 다들 산만 하던데요!
다락방 님 그리고 안 뚱뚱해요. 왜 뚱뚱하다고 하는지 의아함. 배는 좀 나온 거 같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있어보여서 샀다.˝에서 빵 터집니다.

그나저나 샐리 루니 저 신간은 진짜 원제도 저거네요? <아름다운 세상, 너는 어디에> 이렇게 번역했으면?!
흠... 근데 전 저 책 표지가 영.... 별로인 것 같습니다.

토욜날 씨네큐브 안 오고 책맥하러 딴 데 갔어! 미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3 11:05   좋아요 1 | URL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막 생각해보고 있긴한데 아직 답이 안나와요. 일단 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다음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승무원은 제가 아무리 영어 공부하고 다이어트 해도 나이에서 짤라버릴 것 같긴해요. 아무리 나이 제한 없어도 쉰에 이력서 내면... 그래도 만약 제가 영어 공부도 하고 다이어트도 한다면 원서는 한 번 내볼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근데 덩치 산만 한 승무원 본 적 없어요!! ㅋㅋ 키가 크고 어깨 넓은 승무원은 봤지만...
배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는 술과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요. 토요일에도 친구랑 저녁에 샤브샤브에 칼국수, 죽까지 소주 곁들여서 배터지게 먹고, 어제는 꽃등심 구워 먹었어요. 하아- 전 어쩌면 좋죠? 소설 속 여주인공들 묘사 보면 ‘납작한 배‘ 이런 말 많이 나오던데, 납작한 배란 도대체 무엇인지..... 내 생애 납작한 배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인지....

샐리 루니 신작도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좀 별로에요. ㅋㅋ 사긴 샀지만 별로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 ㅋㅋㅋㅋㅋㅋㅋㅋ

씨네큐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진짜 갔음 어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3 11:12   좋아요 0 | URL
어차피 씨네큐브에서 만난 거! 인사도 하고 그러는 거지 뭐 왜,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도 인사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다락방 이야기 하도 많이 들어서 내적 친밀감 상승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3 11:13   좋아요 1 | URL
부끄러워서 그걸 어떻게 할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3 11:17   좋아요 0 | URL
왠지 다락방 너에겐 안 부끄러울 거 같다...
우리의 부끄러움조차 안아줄 거 같은 다락방~ ♡
암튼 담에 혹시 씨네큐브 또는 다른 어디에서 만나면 인사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13 13:16   좋아요 0 | URL
엉? 잠자냥님 미래를 위해 글쓰기 수업도 받고 그런거 아니예요?

잠자냥 2023-11-13 13:26   좋아요 1 | URL
괭/ 아닌뎅..? 현재를 위해서인데...?
글쓰기가 밥벌이가 될 거라고 믿지 않는 2인 중 하나(1인은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3 14:12   좋아요 1 | URL
ㅋㅋ 그래요 어디에서든 저 알아보시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더 반갑게 돌려드릴게요. 후훗.

치니 2023-11-1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항사 다니는 분 트이타와 블로그를 꾸준히 보고 있어요. https://blog.naver.com/hiyangbye
보면서 와 정말 체력이 보통 중요한 게 아니겠구나, 생각하는데...다락방님은 근수저니까! 되지 않을까요!

다락방 2023-11-13 14:13   좋아요 0 | URL
오오 보내주신 블로그 좀 찬찬히 봐야겠어요. 아니, 치니 님은 외항사 다니시는 분 블로그를 보고 계시는군요. 저는 이런 거 찾아볼 생각을 전혀 못했네요. 오오 봐야겠습니다. 후훗.
체력은 될 것 같은데 신체적 조건(외적으로)이 안될것 같습니다. ㅋㅋ

하이드 2023-11-1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백평.. 본가 대지 사오백평인데,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팔구백평도 수백평이겠지만요. 한국 기준 작은 단독주택 한 채와 정원 정도에요.

다락방 2023-11-13 14:14   좋아요 0 | URL
오 그런가요? 저는 사실 정원은 안갖고 싶으니까 그만큼 다 그냥 공간으로 갖고 싶어요. 넓은 방, 넓은 거실에서 햇빛 받으며 지내고 싶습니다. 하하하하하.

하이드 2023-11-13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사후 김소영님처럼 독서교실은 어때요? 아이들과 책 읽는거요. 밤에는 어른들과 책 읽고.

다락방 2023-11-14 14:57   좋아요 0 | URL
미래의 계획들 중 하나에 끼워넣어야겠습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을테니 말이죠. 후훗.
그런데 이것도 뭐 자격증 있고 그래야하지 않을까요..

독서괭 2023-11-1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영혼도 스트롱한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코스모스> 읽으며 이런 생각 하는 사람은 다락방님 뿐일 거예요. 너무 좋네요 ㅋㅋㅋ 카페 경관이 끝내주네요!
퇴사 후 승무원이라니.. 저는 승무원은 시켜준다 해도 절대 하고 싶지 않아요. 편안히 앉아서 가도 힘든 비행을 왔다갔다 일하고 불편한 보조좌석에 앉아 몇시간씩이나?? 어휴.. 업무와 관계없이 외모 평가 받고 관리해야 하는것도 싫을 것 같아요. 김혼비 작가가 예전에 승무원이었는데 화장이랑 머리를 너무 못해서 첫비행 때 동료들이 방에 쳐들어와서 도와줬대요ㅋㅋ
다락방님이 편견을 깨는 항공사 입사에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전에 세번째 책부터 좀 내주심 안 되나여 작가님.

다락방 2023-11-14 14:59   좋아요 0 | URL
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뻑이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맞춤형 자뻑 일인자! ㅋㅋ 칼 세이건의 글에서도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다!! ㅋㅋㅋㅋㅋ
아, 저 지금 독서괭 님 댓글 읽고 완전 충격에 빠졌는데요, 제가 걱정해야 하는게 단순히 입사할 때의 외모평가 뿐이 아니었네요? 설사 합격해도 계속 관리해야겠네요? 저 지금 숏컷에 노화장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식으로 살면 안되겠네요? 아놔 ㅋㅋㅋ 자유롭게 살다가 쉰 넘어서 갑자기 코르셋 옴팡 뒤집어 써야 하는걸까요? 아 제가 또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번째 책을 내자는 출판사가 없네요? 출판사가 접근을 하면 제가 수락할 용의는 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13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부장님에게는 다이어트가 불필요합니다~!
다이어트가 필요하셨다면 이미 ‘다이어트책‘을 사셨을겁니다 ㅋㅋㅋ
오히려 책의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다락방 2023-11-14 15:00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유감이지만, 저는 이미 몇 번의 다이어트책을 샀었답니다? 읽고 리뷰 쓴 것도 있고 말이지요? 그러나!! 책은 책으로 읽었을 뿐, 생활과 일치시키지를 못해 저는 지금도 이런...

그만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13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년 여름 휴가 여행기는 남아공의 날씨와 문화 또는 풍경 사진을 보게 되는 건가요?^^
늘 다락방 님의 제2의 인생이 펼쳐질 것인가? 걱정 반, 기대 반...생각하곤 하네요.
천천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서점도 좋을 것 같은데 요즘 사람들이 서점에서 책을 안 산다고 하니ㅜㅜ
근데 일행과 함께 카페에서 책 읽기가 가능할까? 늘 궁금했었는데 그걸 다락방 님이 실현하셔서 깜놀했네요.
그것도 코스모스 책으로^^
˝뱀 출몰주의˝ 문구는 그곳에선 산 근처로 가야만 볼 수 있군요.ㅋㅋㅋ
우리 동네는 평지인 공원만 가도 곳곳에 ˝뱀 출몰주의˝ 경고판을 붙여 놔서 발이 잘 안떨어집니다.ㅜㅜ

다락방 2023-11-14 15:01   좋아요 1 | URL
제가 안그래도 일단 남아공 여행가서 분위기 좀 봐야겠다 했더니 직항이 없네요? 흐음. 남아공 여행은 약간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겠어요. ㅎㅎ
저도 예전부터 서점 생각해보긴 했지만, 이건 돈 벌 생각으로 하기 보다는 자기 만족적 생각으로 해야 되는 가게일 것 같아요. 돈은 안벌릴 것 같습니다. 저부터도 인터넷으로 책 사잖아요. ㅠㅠ
저는 일자산에서 멧돼지 자주 나온다는 경고문구는 봤습니다. 그 경고 볼 때마다 갑자기 멧돼지를 만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곤 합니다. 답을 모르겠어요. 흠흠.

거리의화가 2023-11-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부터 퇴사 이후를 고민하지만 항상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하네요. 사실은 임박한 현실 고민일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닥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_-;
승무원도 역시 서비스 직종이라 쉽지는 않을 듯하지만 다락방님이 하신다면 그 비행기 타서 안 괴롭혀드릴 자신은 있어요!ㅋㅋㅋ 친구분과 카페 가서 <코스모스> 독서라니 주변에서 다 놀랐을 것 같은데요?ㅎㅎ 저희 동네도 산책 코스에는 뱀 경고문 항상 붙어 있더라구요! 본 적 없지만 왠지 뱀 나올 것 같아 그 주변은 슬쩍 피해다닙니다^^;
올해 단풍이 영 별로라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꽤 괜찮아보이는걸요^^ 다락방님 책탑 사진과 더불어 잘 봤습니다.

다락방 2023-11-14 15:0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닥치면 뭐든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실제로 제가 놀 것 같진 않고 뭐든 하긴 할 사람이란 걸 알거든요. 다만, 이왕이면 하고 싶은 거나 잘할 수 있는 걸 했으면 해서 찾아보고 싶은건데, 그런게 딱히 마땅하게 떠오르질 않네요. 여튼 돈은 계속 벌면서 살아야 합니다. 저에게 돈 벌어다줄 사람은 저 자신 뿐이므로..

저 지난번 강릉 여행 갈 때도 그렇고 단풍 좋아하며 보고 있어요! 산은 진짜 좋아요. 여름이면 여름대로 가을이면 가을대로 너무 아름다워요!! >.<
 

어제 집에 갔더니 그제 주문한 책들이 도착해있었다. 

내가 무슨 책을 샀더라?

칼을 가져와 박스의 테이프가 붙여진 세로부분을 슥슥 긁어주고 맨 윗부분도 스윽- 긁어줬는데, 느낌이 쎄했다.

헉. 조심스레 위로 들어 그을걸 그랬나. 평소엔 좀 위로 들어 칼로 그어주는데, 항상 그 뭣이야, 완충제가 있어가지고 나름 괜찮았단 말야? 그런데 어제는 스윽- 긁히는 느낌이 뭔가 소름.

아니나 다를까, 박스 뚜껑 열어보니 완충제가 하나 없이 책들만 들어있었고,

나는 맨 위에 놓인 책의 겉표지를 칼로 그어버린 것이었다.


하아-

하아-


물론, 내가 잘못했지. 그렇게 무자비하게 그으면 안되는 거였지.

그런데 알라딘, 왜 어제는 완충제가 1도 없었나요? 왜 비닐 뾱뾱이도 하나 안 싸주셨나요? 어떻게 그렇게 책들만 맨몸뚱이로 넣어주셨나요?


가슴이 너무 쓰라리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오늘 아침에 내가 칼로 그은 새 책, 표지에 매직테이프 붙여두고 왔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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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11-10 15:18   좋아요 2 | URL
아악…. (다시 가슴 부여잡)

다락방 2023-11-10 15:23   좋아요 2 | URL
아아 오늘 모두들 가슴 아픈 기억을 꺼내드는 날. 모두들 집에 가면 술 마십시다. 건배!!

잠자냥 2023-11-10 16:53   좋아요 1 | URL
나 낼 조조영화 봐야해서 자제해야 하는데...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11-10 17:49   좋아요 2 | URL
자냥님/ 생각해보니 추워서 조조는 안되겠어요 ㅋㅋ

잠자냥 2023-11-10 17:50   좋아요 1 | URL
저도 이러다 술 먹고 취소한 적 많아서 ㅋㅋㅋㄴ 장담 못합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0 21:47   좋아요 3 | URL
저는 밤 시간 예매해 놓고 술마시다 취소한 적도 있어요 ㅋㅋ 씨네큐브 였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

하이드 2023-11-10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 보수 테이프 보내드리고 싶네요. 말끄뫄게 잘 붙는데. 완충제 없이 보내는거 가끔 있나봐요. 전 신경 안 써서 잘 모르는데, 가끔 사진 올라오더라고요.

다락방 2023-11-10 17:25   좋아요 0 | URL
제가 조심스레 뜯었으면 완충제 안넣은 거 굳이 상관없었을 것 같은데 제가 너무 부주의하게 뜯었어요. 어휴. 이렇게 새책 표지에 상처를 입힐 줄은 ㅠㅠ

잠자냥 2023-11-10 1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락방아 예문 올라왔어 ㅋㅋㅋㅋ 욕 한번 먹고 가

잠자냥 2023-11-10 18:17   좋아요 1 | URL
이 인간 벌써 마시러 뛰어나갔군…

다락방 2023-11-10 21:44   좋아요 0 | URL
헤헤 와인 한 병 클리어 껄껄

은오 2023-11-1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

다락방 2023-11-10 21:45   좋아요 1 | URL
먀네…..

은오 2023-11-10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택배 테이프 칼 없이 쉽게 뜯는 법: 테이프 뜯기 전에 박스의 옆면을 손으로 퍽 친다 그럼 알아서 테이프가 박스에서 떨어지니 그대로 잡고 뜯으면 됩니다 ㅋㅋㅋ

독서괭 2023-11-10 19:09   좋아요 2 | URL
오 터프하시군요.
전 그냥 손힘으로 잡아 뜯습니다..

은오 2023-11-10 19:11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 터프하시군요”
아 진짜ㅠ괭님이 뭔말을해도 웃김ㅠ 사랑하나봐요
근데 진짜 저렇게 한번 쳐주면 잡아뜯기 더 편합니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3-11-10 20:15   좋아요 2 | URL
전 요즘 은오님이 뭔 말을 해도 귀엽더군요. 이제 이미지도 왠지 약간 푸바오 같…

은오 2023-11-10 20:38   좋아요 0 | URL
괭님~!!!! 뽀뽀!!!!!! 쮸오아아ㅏㅏㅏ압💋💋💋💋💋

다락방 2023-11-10 21:46   좋아요 1 | URL
은오 님, 제가 너무 잘 압니다. 저 나름 편의점 4년 알바. 박스 그렇게 뜯는 것부터 배워요. 하하하하하흐하하하하하하. 그런데!! 하필!!!!!!!!!! 어째서!!!!!!!!!!!! 왜!!!!!!!!!!!!! 이거슨 그 책의 운명.. 인 것입니다..

라고 말해봐도 슬퍼요 😭😭😭😭😭

잠자냥 2023-11-10 22:03   좋아요 1 | URL
저기 은오야 이 참에 프로필 푸바오로 갈아타자.

은오 2023-11-10 22:07   좋아요 1 | URL
헐 그거 저도 잠깐 고민했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꿔볼까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0 22:17   좋아요 0 | URL
40대 아재잖아요. 그만 이제 20대 미모 일드 배우는 내리시죠.

다락방 2023-11-10 22:14   좋아요 0 | URL
얘들아 안자?

잠자냥 2023-11-10 22:17   좋아요 0 | URL
몇 신데 벌써 자? 더 마셔 치킨 먹고 싶다 ㅋㅋㅋㅋ

독서괭 2023-11-10 22:18   좋아요 2 | URL
전 잡니다 다락방님 술 즐겁게 드시고.. 쿨..
아니 은오 진짜 푸바오 됐네요?? 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0 22:24   좋아요 1 | URL
좀 징그럽다 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10 22:26   좋아요 0 | URL
귀엽지않나요

다락방 2023-11-10 22:37   좋아요 1 | URL
아 은오님 너무 귀여워 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11-10 22:5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귀여워하시니 이걸로 갑니다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12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몇 번 칼로 그은 적 있어서 이젠 가위로 택배박스 뜯어요. 양 옆을 자르고 살짝 가운데 부분 콕콕 뜯어주고 손으로 억지로 상자 배를 갈라주거나 가위로 가운데 테잎을 자르는 편입니다. 요즘은 종이 테잎이라 손으로 뜯기가 좀 쉽더군요.
그래도 그렇지...종이 완충재라도 좀 쌌음 좋았을텐데 말입니다.
서울 지역이라 거리가 가까워 완충재를 넣지 않은 걸까요?
제 맘도 아프네요.ㅜㅜ


다락방 2023-11-12 10:41   좋아요 1 | URL
그동안 저도 조심스레 뜯었고 완충제도 늘 들어 있었는데 하필 완충제 안들어있던 날 저는 막 뜯어버린 것입니다. 하아-
속상하네요. 그렇지만 뭐, 이제 어쩌겠습니까. 앞으로는 조심히 뜯자는 걸로 마무리해야죠. 왜 이렇게 소잃고 외양간 고칠까요 ㅠㅠ

지나 2023-12-02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양이 모래도 완충제 없이 배송하셔서 택배 상자 칼로 뜯으면 모래 뜯어져서 대환장 파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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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답을 구하는 사람은 답을 찾게될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요, 에서 말하는 것은 열기 위해서는 두드려야 한다는 것이고, 구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니 가 말하는 것은 얻기 위해서는 구하라는 것이다. 두드리지 않고 구하지 않고 가만 있는 사람에게 누군가 먼저 나서 문을 열어주거나 답을 주지는 않는다. 나는 답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대부분의 경우 답을 얻는다. 또한, 답을 구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답을 구하는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관심과 호기심이 있고, 문을 열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문이 열리는 것은 마땅하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은 허무맹랑한듯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러나 간절히 원하는 사람은 그것을 이루기 위해 집중하므로 모든 선택이 내가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간절히 원하는 것은 내가 하는 일이고 '이루어진다'는 세상이 대신 해주는 게 아니라, 역시 내가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계속 써야 한다. '작가가 되었다'는 것은 이루어진다에 해당하지만, 그것은 내가 '계속 썼기' 때문에 가능해지는 것이다.















충분히 짐작 가능한 일이지만, 칼 세이건은 관심과 호기심이 넘쳐나는 사람이었다. 궁금해하는 사람은 그 답을 얻기 위해 여러가지 작은 선택들과 행동들을 하기 마련이다. 다른 사람들은 하지 않는 것을 할 수밖에 없다. 


칼 세이건이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는 코스모스를 쓸 수 있었던 것은, 결과론적으로 대단하다고 말하고 그칠 수도 있겠지만, 거기엔 이전에 어릴 때부터 별에 대해 궁금해하던 어린이가 있었다. 단순히 궁금해한 게 아니라, 그 궁금함에 대한 답을 얻고 싶어서 사람들에게 묻고, 그걸로 충분하지 못해 도서관으로 달려갔던 어린이가 있었던 거다.


멀리서 반짝이는 별들을 보며 저게 도대체 뭔지, 도대체 무슨 이유로 저기 있는건지 궁금했던 어린아이는 나이가 어느 정도 들자 부모님이 건네준 도서관 카드를 가지고 도서관에 달려간다. 그리고 사서에게 달려가 "스타들 stars"에 관한 책을 빌려달라 말했는데, 사서는 클라크 케이블이나 진 할로의 사진이 담긴 그림책을 가져다주었다. 칼 세이건은 이를 이해하지 못했고, 재차 자신이 원하는 걸 설명한 뒤 자신이 바라던 바로 그 책, 정말 별에 대한 책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자 그녀는 웃음을 짓고 다른 책을 하나 찾아다주었다. 내가 원했던 바로 그 책을 말이다. 내가 원하던 깊이 있는 답을 찾을 때까지 나는 숨을 죽이며 그 책을 읽어 내려갔다. -p.329



그렇다.

중요한 건, 칼 세이건은 답을 찾고 싶었고, 그래서 '답을 찾을 때까지' 책을 읽었던 거다. 그런 경험과 지식은 그의 안에 고스란히 쌓이고 세상을 보는 눈을 그전과는 다르게 만들어준다. 하나가 궁금해 답을 찾았더니 다른 하나가 또 궁금해지고 그걸 알려고 했더니 연관된 다른 것들이 궁금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뉴턴도 점성술 책 읽다가 유클리드 기하학 읽고 그러다 미분적분까지 발명하지 않았는가. 호기심과 관심은 답을 얻고자 하고 답을 얻고자 하면 결국 답을 얻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도서관은 이때 아주 중요한 공간이 된다. 그 누구보다 도움을 주는 공간.



책과 도서관은 이러한 질문의 답이 무엇인지 밝혀 주는 수단이다. -p.331



ㅋ ㅑ- 멋지지 않은가.


물론 칼 세이건에게는 환경이 좀 더 유리하게 주어졌다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내가 궁금해한다고 해서 모든 부모가 도서관 카드를 건넬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도서관은 돈이 들지 않지만, 그러나 많은 어른들은 도서관 카드를 가지고 있지 않다. 그아이에게 도서관 카드를 건네기 위해서는, 책에 답이 있다는 것을,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아는 어른이어야 가능하다. 그런 조건들이 어린 칼 세이건을 도서관에 달려가게 만들었고, 그렇게 도서관에 달려가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더니, 결국 오랜 시간이 흐른 후에 대한민국에서 그의 책을 읽는 나같은 사람도 생기게 된것이다. 아, 정말 놀랍지 않은가. 물론 내가 읽는 것은 코스모스 이지만,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하늘에 떠있는 별을 궁금해하던 칼 세이건의 호기심과 관심, 답을 찾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이 지금의 내게 닿은 것이다. 인간이란 참으로 재미있지 않은가. 내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내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 뿐만이 아닌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ㅋ ㅑ - 인간..



좋구먼.




넷플릭스에서 뭐 볼 거 없나 뒤지다가 세상에, '크리스토퍼'가 주연인 영화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오?! 이 크리스토퍼, 그 크리스토퍼? 게다가 가수가 주인공인 영화라니 오, 놀랍구먼! 하고 보았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몰던 배에서 살아가며 어부 일을 하던 '엘리엇(크리스토퍼)'은 친구 '올리버(아르달란 에스마일리)'랑 함께 공연에 간다. 올리버는 가수가 되고 싶었고 거기엔 유명 프로듀서가 참석하니, 그 프로듀서의 눈에 띄어 가수로 데뷔하고 싶었던거다. 그러나 프로듀서가 자신에게 집중하지 않음을 알고 노래를 잘 불러내지 못한 올리버를 보고 뒷부분 노래를 엘리엇이 부르는데, 그가 노래를 너무 잘 불러서 그 모임에 참석한 사람들은 모두 엘리엣에게 집중하게 되고, 그렇게 여차저차 이 가난하고 혼자 살던 어부는 가수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거다. 데모를 찍었더니 조회수가 폭발해버려. 그래서 그는 정식 앨범을 내게 되고 또 자신의 앨범을 프로듀싱 해주는 피디와 사랑도 나누게 된다. 


이에 자신의 아버지 밑에서 일하려고 떠났던 올리버가 찾아온다. 올리버는 엘리엇이 가진 그 모든 것이 원래는 자신의 것이었다며, 그것을 자신에게 달라고 말한다. 엘리엇이 어부로 일할 때부터 주변인들은 엘리엇에게 올리버랑 놀지 말라고 했고, 엘리엇을 발탁한 피디도 올리버랑 놀지 말라고 하는데, 엘리엇은 올리버를 떼어버리질 못하고 그에게 오디션의 자리도 마련해준다. 오디션 자리까지는 마련해줄 수 있었지만 노래를 어떻게 하는가는 올리버의 몫이다. 올리버는 아무도 감동시키지 못했고 그의 가수의 꿈은 이뤄질 수 없게 되었다. 이에 올리버는 화가 나서 엘리엇이 사는 엘리엇의 집인 배를 불태워버린다.



올리버의 논리는 그랬다. 그 자리에서 엘리엇 네가 노래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너를 데리고 갔기 때문이라고. 게다가 네가 만든 노래중의 후렴 부분 가사는 내가 한 말이라고. 그러니 네가 지금 가진 것들은 내 것이 되어야 하는 거라고. 사람들 앞에서 노래한 건, 노래를 더 잘한 건 엘리엇이었고, 노래를 만들어 부른 것도 엘리엇이었는데, 왜 올리버는 '네 것은 내 것이 되었어야 해'라고 생각하는 걸까? 그리고 그가 그런 사람인 걸 다른 사람들이 모두 알고 엘리엇에게 '그놈하고 어울리지마' 라고 했는데, 왜 엘리엇은 그가 자기 집에 불지른 걸 알면서도 '가장 친한 친구를 잃었다'고 괴로워하는걸까?


'그렉 버렌트'와 '리즈 투칠로'의 책,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를 읽어보면 '울면서 잠들게 하는 사람을 친구라고 할 수 있을까?' 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나는 엘리엇과 올리버를 보면서 그 문장을 떠올렸다. 내일 노래해야 하는데도 술을 마시자고 하는 사람, 여자친구가 있는 걸 알면서도 다른 여자들과의 자리를 만드는 사람, 약속 시간에 늦게 만드는 사람, 제대로 해내지 못한 일에 핑계를 대게 만드는 사람. 혼자 있다면 제대로 해내는 일도 자꾸만 어긋나게 만드는 사람을, 엘리엇은 어째서 친구라고 부르고 데리고 다니는걸까? 그에게 충분히 좋은 여자가 사랑으로 다가오고, 그에게 충분히 좋은 직장 상사가 그가 좀 더 좋은 길로 가도록 밀어주는데, 그런데 어째서 왜 그 나쁜 친구를 나쁜 걸로 알아채지 못할까?



엘리엇을 사랑하는 여자 '릴리(잉아 입스도테르 릴리아스)'는 사랑하는 엘리엇이 나쁜 친구랑 어울리는 걸 보고 속이 답답하지만, 그러나 그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으려고 참아내려한다. 음, 나는 릴리의 생각을 알겠고 이해도 하겠지만, 그러나 나는 릴리 같을 순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사랑하는 남자가 자꾸만 나쁜 영향을 끼치고 부정적 결과들을 보여주는 친구와 어울린다? 나는 그 친구는 너에게 부정적 결과를 자꾸 가져오니 그만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할 것 같다. 그러나 내가 사랑하는 남자도 성인이고 자신의 의지로 친구를 선택했을 텐데, 내 말에 '그건 그렇지, 나쁜 건 끊어내야지' 라고 답하는 대신 '장점이 많은 친구고 내 친구에 대해 니가 잔소리 하지마' 라고 말한다면, 나는 그런걸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 나는 나쁜 기운이 내게 전해진다 싶으면, 그러니까 내 감정이나 혹은 나의 어떤 결과물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라면 그보다는 차라리 외로움과 고독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사람과 어울리며 끊어내지 못한다? 그러면 나는 내 사랑을 끊어내겠다. 릴리는 엘리엇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지만, 나는 다른 것도 아니고 나쁜 영향 주는 친구를 가진 사람? 사양한다. 나를 사랑한다면 내 친구도 받아들여야지? 나는 거부한다. 사랑, 안하고 만다. 올리버를 끊어내지 못하는 엘리엇을 보는게 너무 피곤한 영화였다. 나는 나를 변명하게 하고 지치게 하고 피곤하게 하는 사람 싫다. 어떤 커다란 영향이 아니라 작고 사소하게라도 자꾸 내 감정에 부정적임을 심어준다면 으 너무 싫음. 올리버 약간 영혼 찢어진 사람 같았고, 그 사람이 내 사랑하는 사람의 베프다? 나는 내 사랑하는 사람을 포기한다.



크리스토퍼 영화 봤더니 크리스토퍼 좋아하는 마음 좀 사라져버림... 흠흠. 




아니, 내가 어제 책을 샀지만, 오늘 또 사려고 구경하다가, 이런 책을 알게 됐다.
















내가 무슨 책이었나, 여튼 그 책 보고 있는데 이 책을 산 사람은 이 책도 봤습니다, 뭐 그런 문구였나? 거기에 보인 책인데, 읭? 내가 그간 본 책들과 이 책은 몇광년 떨어져있는 거 아녀? 하고 이 책을 검색해보았다. 나에게 이 책의 제목과 표지가 준 느낌은, 왜 그거 있잖아. 그 오만년전에 드라마로 했던, 윤은혜랑 주지훈이었나, <궁>? 그런 느낌이었던거다. 그것도 아마 책이 원작이었던 걸로 알고 있는데, 내가 본 책과 이 책은 도대체 어떤 관련이 있길래? 하고 검색해보았더니, 오? 일단 작가 소개부터 놀랍다.




분명 한국인 이름인데 캐나다에서 자라 캐나다에서 공부했다고? 2022년 포브스 선정? 게다가 이 책 검색해 들어가보면 "2023 에드거상 수상작, 뉴욕공립도서관 선정 최고의 책" 이란다. 오... 뉴욕공립도서관 선정..그리고 이 책의 분류는 추리/미스터리 인거다. 오오... 약간 하이틴 로맨스 인줄 알았는데, 추리/미스터리.. 에드거상....애드거 앨런 포상..... 얼라리여~ 이게 도대체 뭔 일이야?


궁금하다.

사겠단 소리, 맞다. 흠흠.

매달 38만원은 이래서 생기는거다. 아니, 다른 계정까지 합치면 매달 45만원. 세상 갑부다.

서민 코스프레 하는 재벌이 바로 나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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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11-09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스모스 다시 읽고 싶게 만드는 페이퍼입니다.
도서관 카드가 있어야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나봐요 ㅋ 전 어릴 때 도서관이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람인데.
저 표지는 진짜 취향이 아닌데 작가는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23-11-09 10:53   좋아요 1 | URL
저도 어릴 때 도서관이 저랑 상관있을 줄은 모르고 살았던 것 같아요. 물론 아이의 자질이 크겠지만, 저는 주변 어른들도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시작하기에 좀 더 유리한 환경이라는 건 분명 있을테니까요. 그게 유리한 환경인지 아닌지 느끼는 것은 본인의 몫이겠지만요.

저는 표지 보고 도대체 왜 ?? 했다가 책 소개, 작가 소개 읽고 오오~ 했어요.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후훗. 캐나다에서 자란 사람이 역사와 문학을 공부하고 조선 시대 배경으로 쓴 소설이라니요. 너무 신기합니다!!

은하수 2023-11-09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세상 피곤하게하고 특히 변명하게 만드는 사람, 매사 변명인 사람 친구로 두는거 딱 싫어요.. 답이 없는 사람인거 같은데요? 그.. 아니 엘리엇이요!
근데 왜 영화제목은 뷰티풀 라이프예요? 남자들은 저런 관계를 진심 우정이고 우직한 사람이라 생각하는 걸까요? 우정 앞엔 사랑 따위 뒷전인 거예요? 진심 궁금. 아니겠죠?!^^
전 과학쪽으론 정말 무식..인데
코스모스 읽으면 이해가 될까요?
집에 책은 진즉 사놨는데 눈요기용이랄까..하하하

다락방 2023-11-09 10:56   좋아요 1 | URL
뷰티풀 라이프는 영화의 마지막에 크리스토퍼가 만들어 부르는 노래예요. 여자친구가 임신해서 이제 아이가 된다고 하니, 그 전의 삶에 안녕을 고하고 또 아이가 자라면 그 아이를 품에서 놓아보내며 안녕을 고할텐데, 그 사이 사이의 시간은 뷰티풀 라이프다, 라는 노래입니다. 흐흐. 크리스토퍼가 다 만든 노래 같더라고요.

저는 자꾸 신경쓰이게 하고 짜증나게 하는 사람을 주변에 두고 싶지 않은데, 사람에 따라서는 그런 사람이라도 꼭 옆에 두고 싶은 사람도 있을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사람은 없는게 편합니다. 으.. 너무 싫어요. 다른 사람 얘기 듣거나 보는 것만으로도 피곤합니다. 으...

저는 과학을 못하고 우주에는 코딱지만큼의 관심도 없는 사람이지만, 나름 재미있게 읽고 있어요. 그건 아마도 우주 이야기가 재미있어서라기 보다는 우주를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게 재미있어서인 것 같아요. 좋아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사람을 보는 건 즐겁잖아요. 그런 식의 감동이 저에겐 좀 더 큰 것 같습니다. 후훗.

잠자냥 2023-11-09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잠깐만 일단 이거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
˝문을 열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 문이 열리는 것은 마땅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마음속 두들겨서 연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 아 이제 문 연다는 표현 볼 때마다 웃길 거 같아 ㅠㅠ

다락방 2023-11-09 11:22   좋아요 1 | URL
잠자냥 님의 굳게 닫힌 마음의 문 연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오!!

잠자냥 2023-11-09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란 참으로 재미있지 않은가. 내가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순히 내 가족과 친구 직장 동료들 뿐만이 아닌 것이다.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이기도 한 것이다. ˝

ㅋ ㅑ~ 다락방. 좋구먼.

그나저나. 결론이 또 산다구??? 근데 저 책은 소개 읽어보니 좀 궁금해지네. 먼저 읽어보세요. 후훗 33만원인 저는 좀 기다렸다가 읽어보겠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09 11:27   좋아요 1 | URL
붉은궁 은 남동생 주면 도대체 이게 뭐냐고 잔소리 할 것 같은 표지이지만 어쩐지 타미는 좋아할 것 같은 표지이기도 합니다. 으하하하. 제가 사서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