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셨다. 


새벽 세시를 좀 넘긴 시각에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엄마로부터 받았다.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우리 엄마의 품에서 죽는 것이었는데, 할머니는 그 소원을 이루셨다. 친할머니가 돌아가실 적에 임종을 우리 엄마가 보았었는데, 외할머니는 그 일을 기억하시고 더러 얘기하셨다. 그게 부럽노라고, 나도 그렇게 네 품에서 죽고 싶노라고. 그리고 그렇게 되었다. 그래서, 비록 엄마를 잃은 슬픔에 잠겨 쓰러질 듯 울다가도, 엄마는 그래도 평안히 가셨다고, 고통스러운 시간도 길지 않았노라고, 정말 다행이라고 말씀하셨다. 


외할머니의 죽음에 대해 친구들에게 따로 알리지는 않았다. 개인 블로그에 간혹 할머니가 응급실 실려가시는 얘기를 쓰곤 했던 터라 블로그엔 알려두고, 장례식 참석을 위해 보쓰에게 말해두었다. 업무가 겹치는 직원에게도 말해두고 나는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조용히 장례를 치르고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블로그를 통해 소식을 본 친구들이 위로의 말을 건네왔고, 회사에서는 게시판에 알림으로 작성되어 회사의 모든 직원과 임원들이 조의를 표해주었다. 게다가 회사 직원들이 첫날 저녁에 와주어서 즐겁게 있다 갔다. 다음날엔 대표님까지 와주셨다. 나중에 '우리가 너무 웃었던 게 아닌가 싶어 내내 걸리더라고요' 하는 직원에게 괜찮았노라 얘기해주었다. 장례식의 분위기는 전혀 슬프지 않았다. 할머니는 오래 사셨고, 원하는 죽음을 맞이하셨기에 가족들도 모두 이 장례식을 비통하게 보내진 않고 있었다. 그렇지만,


입관할 때는 달랐다. 


엄마는 쓰러졌고 나와 동생들과 이모부는 엄마를 부축해야 했다. 엄마를 잃은 슬픔이, 그래, 잊힐 리 없었다. 그렇게 장례를 치러냈다.



장례식장에서 상복을 입는 경험은 처음이었다. 검정색 상복을 입고 조문객들을 맞이하는 일이 내게는 처음이었다. 아마, 마지막은 아닐것이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이해본 사람들이라면 죽음에 대해서, 그리고 인간의 삶에 대해서 수많은 생각들을 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 죽음 직전, 응급실에 실려가기 전의 할머니를 내내 보고 손을 만져주었던 터라 '도대체 이렇게 고통스러워 하는데 도대체 인간은 왜 태어나고 죽는것일까'에 대해 수만번 생각했다. 인간의 탄생과 존재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런 한편, 힘들다고 일어나지도 못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 너무도 무력했다. 저리다면 주물러주면 되고 아프다면 약을 주면 되지만, 지금의 할머니에겐 그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그저 보기만 해야한다는 것이 너무 괴로웠다. 진정제라도 놓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119를 불러 응급실로 옮겼는데, 심장의 기능이 거의 정지된 상태라고 했다. 그렇게 임종하신 거다. 훗날, 내 모습도 이렇겠지?


장례식장에 찾아든 손님들을 보면서도 생각이 많아졌다. 회사 사람들이 오리라 기대하지 않았는데 찾아주었고, 내내 괜찮다가 장례식장으로 들어서는 회사 사람들을 보는 순간 왈칵 눈물이 차올랐다. 그건 나를 본 동료들도 마찬가지. 동료들도 갑자기 나를 보자 눈물이 난다고 울음을 참고 있었다. 나랑 오래 같이 근무한 사람들이, 여기 이렇게 나의 슬픔을 위로한다고 와주었다. 내가 부러 와달라 청한 것도 아니고 부러 슬픔을 위로해달라 요청한 것도 아닌데, 이렇게 와주었다. 게다가 나랑 잘 알지도 못하는 공장 직원들까지 조의금을 보내왔다. 어느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은, 그것이 비록 형식적이라 할지라도 슬플 때 많은 위로가 되는 것 같다. 어쩌면 회사를 조금 더 다니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회사 다니는 거 언제나 스트레스 한가득이었는데, 가끔 이렇게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한다.



지난 주에는 책을 '조금' 샀다. 


















《몸은 기억한다》, 《아우스터리츠》는 사실 내 장바구니에 들어있던 책들은 아니다. 보관함에 들어있을지도 모르는 책들이긴 하지만, 이 책들을 산 건, 세상에, 다이어리 때문이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매해 다이어리를 쓰고 있었다. 매일 쓰는 건 아니라도, 온라인에 쓰지 못할 말들을 종이 다이어리에 빼곡하게 적곤 했던 날들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그렇게 쓰는 일이 현저히 적어졌고, 아니 거의 없다시피 했고, 그래서 이제 더이상 다이어리를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11월부터 새 다이어리에 대한 욕망으로 언제나 흥분했더랬다. 오죽하면 영국에 갔을 때 다이어리를 사오기도 했을까. 알라딘에서 받기도 했고 스타벅스나 커피빈에서 받기도 했으며, 때로는 구매하기도 하면서 미리미리 다음해의 다이어리를 준비해왔더랬다. 그렇지만, 이젠 그러지 않겠어. 다이어리 필요없다!! 


그렇지만 나는 어디갈 때 뭔가 노트와 펜이 없으면 불안한 사람. 작고 가벼운 노트나 하나 가지고 다니자, 하고 집에 굴러다니는 작은 사이즈의 옥스퍼드 리갈패드를 가지고 다녀야지. 그런데!!


을유문화사에서 책 3만원 이상 사면 다이어리를 준다는 거다. 정확히는 '위클리 플래너'라고 했다. 오오, 위클리 플래너면 작고 가벼울 것 같은데? 하고 책을 고른거다. 다이어리를 받기 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게 받아낸 다이어리가 바로 이것!!



알라딘에 있는 사진을 가져와보겠다.



《에이스》는 현암사 78페이지 이벤트에 당첨되어 고른 책이다. 솔직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심이 1도 없는 책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러니까 세상을 알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경우엔 딱히 그렇게 관심이 가진 않는단 말야? 난 지독한 유성애자.. (요즘은 기력 딸리지만..)읽고나면 또 사고의 확장이 올 것이라는 다른 분들의 평을 보고 그래, 확장시켜보자, 하고 이 책을 선택했다. 지금도 여전히 핫하게 읽히는 책이지만, 받고나서도 아, 너무 안읽고 싶네요? 동물성애자 보다는 그래도 거부반응이 덜하긴 하지만..



내가 지난주에 산 책들 혹은 선물 받은 책은 이정도이지만, 아니, 얘들아, 내가 어제 이메일에 들어갔다가 뭘 봤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쨔잔-



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깔




다들 출간되기가 무섭게 주문 넣고 있는 책을, 나는 이벤트 당첨되어 받아버림. 아직 내 손에 들어오진 않았지만, 나는 이 책을 이벤트 당첨되어 받는다니까? 나 역시도 사고 싶었던 책이고 그래서 어제 주문을 넣으려고 했단 말이다. 오전에 8만원 맞춰 요케죠케 장바구니 맟춰보다가, 어휴 점심 먹고 다시 하자, 이러고 일단 점심 먹으러 갔는데, 다녀와서 이메일 확인하니 갑자기 저게 똭-



아니 그리고 내가 장바구니에 넣고 결제를 미루던 책들 중에는 《나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경비원 입니다》도 있었거든? 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다녀왔었고, 이 이야기 궁금했다 말이지. 그런데 어제 내가 선물을 받았는데 말야,


쨔잔-


그렇게 사려던 책들을 선물 받게 되는 바람에 장바구니에서 빼버렸다. 그렇지만, 물론 다른 책들을 넣어서 다시 8만원어치를 어제 결제했지. 하하하하하. 왜 원하던 책을 갖게 되었는데도 구매금액은 줄어들지 않는거죠? 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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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8 0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8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8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8 1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잠자냥 2023-11-28 10:1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태그 웃기다 ㅋㅋㅋㅋ
목요일 오후부터 날씨가 막 추워졌잖아요? 전 장례식장에서 날씨 추워지면 그렇게 춥더라고요. 상주들 옷이 따뜻하지도 않고... 그래서 날씨는 왜이렇게 춥냐 락방이 춥겠다... 뭐 그런 생각 좀 했습니다... 어머님이 아마 가장 상실감이 크실 것 같습니다....

아니 교양인에서 저런 이벤트했어요? 오잉.... 전 저 책 분명히 누군가가 다락방 님한테 선물할 거 같아서 패스했다는 ㅋㅋㅋㅋ
을유 다이어리 저도 저 사이즈땜에 탐나서 받은 적 있는데요, 첫장만 쓰고 안 쓰게 되더라능 ㅋㅋㅋㅋ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은 저도 궁금한 책인데 다락방 님 먼저 읽어보셈...ㅋㅋㅋ

그나저나 ˝지독한 유성애자˝는 저기 분류에 없던데.....*먼산*

다락방 2023-11-28 10:20   좋아요 2 | URL
트윗 들어갔더니 교양인 이벤트 하는데 페미니즘의 도전 읽고 뭔가 쓴 다음에 링크 걸어야 되더라고요? 저는 이벤트에 참여하고 싶지만 뭔가 쓸 의욕은 없어서, 기존에 써뒀던 글 링크 제출했거든요. 그랬는데 이렇게 덜컥, 당첨되어버렸네요. 하하하하하.

근데 저도 을유 다이어리, 받긴 받았지만 또 어쩐지 안쓸 것 같아요. 괜히 3만원 이상 책 샀나... 3만원주고 다이어리 샀네요, 저.. 쩝...

지독한 인간 유성애자는 에이스에 아무 관심이가 없지만, 세상을 이해해보기 위해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에 왜이렇게 읽어야할 거, 알아야할 게 많은가요. 흑 ㅠㅠ

걱정해주셔서 그리고 위로해주셔서 감사드려요, 잠자냥 님.
따뜻한 분.. ♡.♡

건수하 2023-11-28 10: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님 요즘 뜸하셔서 바쁘신가, 아니면 아프신가 했었어요..

다락방 2023-11-28 10:21   좋아요 2 | URL
글도 안쓰다 보니 안쓰는 것에 탄력 받는가 봐요. 다시 페이퍼 쓰기까지 엄청 에너지를 끌어 모아야 했어요. 쓰기를 게을리 하면 안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러면 쓰기에서 멀어지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건수하 님.

syo 2023-11-28 1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아요. 첫번째 문장과 마지막 사진 사이의 괴리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애도의 증거입니다!

다락방 2023-11-28 10:2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안그래도 이거 올리고서 뭐야, 이거 생또라이 글인가 했어요. 장례식 얘기 해놓고 신돈 웃음 무슨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하수 2023-11-28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아주 추워지기 전이어서 ... 할머니 좋으셨겠어요 분명 그러실 겁니다!
전 아빠와 남동생을 병으로 보냈는데...
사람이 얼마나 고통을 겪어야 죽음에 이르는지 보면서 너무 안타깝고 힘들었거든요.
조금만 더 힘내라고 말을 할 수가 없었어요. 산 자들의 욕심 같아서요.

근데 요즘 다락방님 글을 안쓰셨구나...전 안보이셔서 제가 못본건가 했거든요.
다행~~~^^

다락방 2023-11-28 12:52   좋아요 1 | URL
저도 할머니가 좋아하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소원대로 엄마 옆에서 눈을 감을 수 있어서 말이지요.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임종 전에 힘들어하시는데 정말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그걸 지켜보기만 하는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엄마는 할머니 손 붙잡고 계속 기도하시고요. 이렇게 고통스러운데 인간은 정말 왜 태어나 살아야 하나 싶고요. 너무 안타까웠어요.

은하수 님은 아빠와 남동생을 먼저 보내셨군요. 늦었지만, 두 분의 명복도 빕니다.

페넬로페 2023-11-28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장례식장에 가면 상주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다가 밥을 먹으며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웃곤 하죠.
그렇게 사흘을 보내고 집에 오거나 거리를 걷다보면 생각나서 슬프고~~
어머님께도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다락방 2023-11-28 12:53   좋아요 1 | URL
맞아요, 페넬로페 님. 유족들끼리도 그리고 조문객들과 함께 이야기 나누다 보면 웃기도 하지요. 그렇게 삶은 이어지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다가 그리워하고 그러다가 잠시 잊고 일상을 살고 말이지요.

위로 감사합니다, 페넬로페 님.

새파랑 2023-11-28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힘든 일이 있으셨군요 ㅜㅜ 가까운 사람의 죽음은 경험해보지 않고는 알기 힘들거 같아요~


책탑이 이부장님의 품격과는 약간 안맞아 보이긴 합니다~!!

다락방 2023-11-28 12:55   좋아요 2 | URL
네, 입관 때 엄마가 오열하며 쓰러지셨는데, 그런 엄마를 달래고 부축하다가도 아, 지금 엄마처럼 나도 언젠가 돌아가신 엄마를 보며 쓰러지겠지, 하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인간은 모두 죽으니까요.

책탑은 다음주를 기대하세요.
제가 어제도 구매하고 오늘도 구매하고 아주 지금 난리가 났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28 13:02   좋아요 2 | URL
품격 ㅋㅋㅋㅋㅋ 곧 되찾을 예정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28 14:25   좋아요 0 | URL
품격은 본디 내것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3-11-28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책탑이 안 올라와서 궁금했는데 그런 일이 있었군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외할머니 이제 아프지 않은 곳에서 평안한 안식을 찾으시기를...

그리고 회사...저 친구 아버지 돌아가셔서 조문 갔었는데 친구 회사 사람들이 말도 못하게 큰 위로를 주고 조문하는 모습 보니 회사 다니는 게 또 다른 의미로 와닿더라고요. 물론 그러려고 다니는 건 아니겠지만, 어떤 목적 하에 모여 공동집단을 형성해서 그 사람이 힘든 일을 당할 때 부조의 역할을 하는 게 현대 사회는 회사 말고는 진짜 어렵겠구나 싶더라고요.

죽음이 있는데 특히 그 고통이 있는데 삶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 저도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왜 그렇게 힘들게 죽음으로 가야 하나 저도 의문입니다. 아무리 행복하고 알찬 삶을 살아도 내가 소멸하는 데 그런 큰 고통이 기다리고 있다면...

다락방 2023-11-28 14:59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제가 회사로부터 이렇게 큰 위로를 받게 될 줄은 몰랐어요. 사람들이 찾아와준 것도 모두들 조의금을 내준 것도 제가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거든요. 회사란 언제나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주는 곳이고 저는 그걸 참으며 다니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이 조직으로부터 위로를 받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다니지 않았다면 이 사람들이 다 여기에 있지 않을 것이고 조의를 표한다는 말도 듣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면, 회사를 다니는 것이 무척 다행한 일이구나, 스트레스를 참았더니 위로로 돌아오는구나 싶더라고요. 하루만 더, 일년만 더, 했더니 기대하지 않았던 순간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굳이 알리지 않으려 했던 건 위로가 제게 이렇게 크게 다가올 줄을 몰라서였는데, 뜻밖의 위로였습니다. 조직생활이 이럴 때 참 좋네요, 블랑카 님. 집단에 속해있다는 게 이럴 때 좋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됐어요.


할머니는 팔도 아프셨거든요. 나이 드셔 팔의 뼈가 다 삭았다고, 그런데 수술을 할 순 없다고 병원에서 그러더라고요. 이도 없고 귀도 안들리고 소화기능도 떨어지고 뼈의 기능도 떨어지고, 마지막엔 온 몸에서 힘도 빠져나갔어요. 몸의 기능이 쇠약해지는 걸 보는 것도 안타까웠지만, 마지막에 힘이 하나도 없다고 계속 신음하시는데, 그 때 해드릴 게 없는게 너무 속상하고 안타까워요. 지금도 그 모습이 생각나면 너무 고통스러워요. 인간이 아무리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해도, 혹은 다른 사람을 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다해도, 그것만으로 안되기도 한다는 걸, 한없이 무력하기만 하다는 걸 이렇게 또 깨닫습니다. 그래서 정말 계속 되물었어요. 그렇다면, 왜 태어나 살아가고 있는거지? 저는 그 답을 모르겠어요.

블랑카 님,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11-28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8 15: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8 15: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9 09: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23-11-28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머니의 명복을 빕니다.
눈물이 나서 조금 울었고요. (상복이 마지막이 아니겠지 에서 터지고…)
글 속에 웃음이 있어 눈물 닦으면서 웃어요.
애쓰셨어요. 맛난 거 두 배로 드세요!!!!

다락방 2023-11-29 09:58   좋아요 0 | URL
죽음 앞에서 우리는 자꾸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난티나무 님, 감사합니다.

로제트50 2023-11-28 15: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외할머니께선 제가 어렸을 때 돌아가셔서 장례식에 못 갔어요.
늦게까지(응?) 외할머니와 함께 있어서 다락방님이 좋아요^^*

약 7개월 전 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정말 조문이 참 위로가 됐어요, 심약한 엄마를 대신해서 장녀인 제가
사람들 챙기느라 움직이고, 성격에 맞지 않아 살짝 피로하기도 했지만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3-11-29 10:00   좋아요 0 | URL
돌아가시기 직전 할머니의 차가운 손을 계속 문질러드렸다는 사실이 스스로에게도 위로가 됩니다. 잘했어, 나 잘했다 생각할 수 있어요. 저에게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제트50 님, 이제라도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

호시우행 2023-11-2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상이었나 봅니다. 나도 이젠 칠십대 중반이라 잠을 자다가 이승을 떠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할머니 명복을 빕니다.

다락방 2023-11-29 10:00   좋아요 0 | URL
오래 고생하지 않고 돌아가셨어요. 호시우행 님,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2023-11-28 17: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젯밤 꿈에 다락방님이 나왔어요. 전 일년에 2-3번 꿈꾸고 그것도 기억은 거의 안 나는데....
락방님이랑 둘이 같이 여기저기 헤매면서 어디론가 가는데 우리 교회 성가대랑 수석 목사님도 나오시고....
갑자기 앞치마가 필요한 거에요. 하늘색 앞치마... 난 그냥 없어도 그만 했는데, 락방님이 저거 필요하다 그래서 제가 여기저기 물으러 다니면서 하나 달라고.... 성가대원들에게 물으면서 돌아다녔어요. 무슨 굴다리도 나오고요.

언제나 책탑 올라오나, 언제나 락방님 돌아오나 궁금해하다가 어제는 바쁘셨을거 알지만 그래도 월요일이라 계속 기다려서...
그래서 꿈을 꾼 듯 합니다.

꿈같은 우리네 인생. 장례식장에서는 항상 겸손해져요. 그럴 수 밖에 없겠죠. 너도, 나도... 아무도 제외되는 사람 없겠죠.
큰 일 치뤘어요. 고생 많았어요, 락방님... 할머님 이제 편안히 쉬실거예요. 온 가족, 특히 어머님에게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특별한 위로가 있으시길....

다락방 2023-11-29 10:02   좋아요 0 | URL
앞치마 인상깊네요. 사실 앞치마는 제가 사랑하는 아이템이거든요. 엄마는 앞치마 사용을 안하신 분이었는데, 저는 달걀 프라이만 해도 앞치마가 필요해요. 부엌에 들어서서 일단 설거지든 요리든 하게 되면, 저에겐 앞치마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궁극의 앞치마가 필요한데 아직 그런걸 구하지 못해 아쉬운대로 집에 있는 걸 사용하고 있어요. 그런데 단발머리 님의 꿈에서 앞치마라, 그건 뭔가 의미하는 바가 있을 것 같은데, 뭘까요?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단발머리 님. 그리고 위로해주셔서 감사하고요. 저에게는 단발머리 님의 따뜻한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고마워요. 단발머리 님과 친구라는 사실 그 자체만으로도 저에겐 위로가 되고 힘이 됩니다.

독서괭 2023-11-28 18: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궁.. 다락방님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저도 몇 년 사이에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차례로 돌아가셨는데, 장수하셨고 편안히 가신 편이라 다들 호상이라며 장례식 분위기도 가벼웠지만(애들은 신나서 뛰어댕기고) 화장터 들어갈 때는 엄마와 이모들이 많이 우셨어요. ‘떠나기 적당한 때‘라는 건 없나 봐요.

그나저나 와우, 정희진님 신간 이벤트 당첨! 축하드립니다. 이거보세요, 결제를 늦추니 선물이 오지 않습니까? ㅋㅋㅋ 앞으로 한템포씩 지연해 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다락방 2023-11-29 10:08   좋아요 1 | URL
외할아버지는 제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셔서 잘 모르고요,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죽음을 크게 실감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외할머니라면 지금까지 계속 옆에 있었고 또 어릴 적에 우리를 봐주시던 기억도 남아 있어 상실감이 큽니다. 무엇보다, 엄마를 잃은 엄마에 대해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고요. 엄마와 이모 모두 고생않고 돌아가셨다, 소원 이루고 돌아가셨다 다행이다 하셨지만, 입관할 때는 그 떠나감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고요. 저는 오열하는 엄마를 보면서 ‘저게 훗날 내 모습이겠지‘ 했습니다. 엄마를 잃는다는 건 정말이지 아무리 오랜 시간이 걸려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저도 이벤트 당첨 메일 보고 지르기를 일단 한 번 참았던 게 얼마나 다행인가 하고 있어요. 아하하하하. 고맙습니다!!

잠자냥 2023-11-29 10:13   좋아요 1 | URL
˝결제를 늦추니 선물이 오지 않습니까˝ 오늘의 키포인트.

2023-11-28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1-29 1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11-28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게 제일 힘들더라고요. 다 늙고 죽는다는 게... 생각하면 힘드니까 평소엔 생각 안 하려고 하다가도 결국 그건 태어난 이상 몇 번씩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게 참....
다락방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왜 8만원인지 좀 궁금하네요?! 다락방님도 금액 정해놓고 구입하시나요? 그냥 다 사시는 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29 10:15   좋아요 1 | URL
은오야 넌 이제 방법이 생겼어. 돈 많이 벌어서 다 얼려.

8만원 넘긴 건 8만원 넘었을 때 쓸 수 있는 쿠폰 하나 남았던 게 아닐까 싶은데...

다락방 2023-11-29 10:34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 딩동댕~ 제가 안쓴 쿠폰 하나가 남았는데 그게 8만원 결제 3천원 할인쿠폰 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제 다른 계정에 4만원, 6만원 쿠폰까지 다 털면 끝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이래!!)

은오 님, 저는 항상 영생하고 싶다, 영원히 살고 싶다, 죽고 싶지 않다 생각했고요, 거기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더 솔직해지자면 내 자신이 이 세상에서 소멸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던 겁니다. 그런데 지구도 소멸하고 태양도 소멸한다니 제 두려움은 더 커졌고요, 그런 상황에서 쇠약해지고 고통스러워하다 죽음을 맞이하는 할머니를 보니 도대체 소멸할건데 왜 태어나 사는건가 정말이지 궁금하고요. 인생은 뭐고 세상은 뭐고 우주는 뭔지... 탄생과 존재는 어떤 의미를 가진건지 모르겠어요.

명복을 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은오 님.

꼬마요정 2023-11-29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예전에 외할머니 응급실 가신 글도 있었죠… 고생 많으셨어요. 인간 세상에 살면 여러가지 의식들을 치르는데 특히 장례가 맘이 이상해지더라구요. 슬픔 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감정들도 느끼고, 죄책감도 느끼고… 그래서인지 완벽한 애도는 없는 것 같아요.

원하시던 책 당첨되신 거 축하드려요!! 부럽네요 ㅎㅎㅎㅎ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고 쓴 서평으로 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받다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 순환인가요 ㅎㅎㅎ

저는 요즘 손 떨려서 8만원어치 못 사고 있어요. ㅋㅋㅋ 근데 기대별적립금 쓴다고 야금야금 써서 8만원 넘은… ㅠㅠ 적립금 할인 받았으니 쿠폰이랑 2천점 받은 거보다 싸게 산 게 맞겠죠? 하아… 아니 그보다 언제 다 읽을지…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29 10:37   좋아요 1 | URL
맞아요, 꼬마요정 님. 외할머니도 응급실 몇차례 가셨고 아빠도 몇차례 가셨어요. 저 혼자 나이드는 게 아니라 할머니도 엄마도 아빠도 다 나이드셔서 응급실 신세를 자주 지게 됩니다. 이제 상복을 처음 입었으니 앞으로 또 입게될 것이고요. 언젠가 제가 엄마도 아빠도 다 잃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안다고 해서 받아들임이 쉬워지는 건 결코 아닐 것 같습니다. 완벽한 애도는 없다, 그런 것 같네요, 꼬마요정 님. 고맙습니다. 여러분의 위로의 말도 힘이 됩니다.


저는 8만원 구매하면 3천원 쿠폰 있어서 기대별적립금 한꺼번에 싹 받고 쿠폰 쓰고 해서 결제했어요. 껄껄. 지금 책들이 차곡차곡 쌓이고 있습니다. 다음주 책탑을 기대해주세요!

책읽는나무 2023-11-30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일을 치루셨군요.
장례식장에서 오랜시간 알고 지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괜스레 눈물이 나기도 하단 말씀에 공감되어 저도 눈물이 나네요.
모쪼록 어머님의 공허한 마음 다락방 님과 가족들이 잘 채워드리리라 믿습니다.
다락방 님도 애도기간을 잘 견디시길 바랍니다.
외할머님의 명복을 빕니다.
 

꿈에 남극엘 갔다.

남극에 대해 평소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거나 한 것도 아니었는데 참 이상하네, 남극엘 갔다. 그런데 남극에 간 것도 일요일 오후에 갔다. 헬리콥터를 타고 혼자 갔는데 금세 도착했다. 후딱 다녀오자, 하고는 도착했는데 아는 사람 하나 없고 그냥 남극 바다에 떠 있는 수많은 배들과 어떤 기지 같은 것을 보고 사진을 한 장 찍었다. 와- 일요일에 남극 가서 남극 바다위 사진을 찍다니, 대단한데? 해가 지고 있어 붉은 빛을 배경으로 정말 아름다운 사진이 나온 거다. 


내가 보고 있는 바다 앞에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내 꿈 속의 남극 바다는 말 그대로 해변가였다.

나는 이제 집에 가야했다. 집에 가서 자야 다음날인 월요일 출근을 할 수 있을 터였다.

그런데 어디에 가서 헬리콥터를 다시 타야 하는지 몰랐다. 집까지 가는 길은 멀지 않은데 그런데 어디에서 헬리콥터를 타야 하지? 아주 큰 빌딩이 있길래 거기에서 누군가는 그걸 알겠지 싶어 들어갔다. 들어갔는데 그 자기계발 강의로 유명한 김미경 강사가 있는 게 아닌가. 남편이 남극에서 일한다고 했다. 나는 그분께 한국으로 갈 헬리콥터를 타야 하는데 어디에서 몇 시에 탈 수 있나요, 했더니 지금 당장은 없고 앞으로 두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 어디서 타는데요? 했더니, 그건 올드타운 에서 탈 수 있으니 올드타운으로 가서 물어보라고 했다. 올드타운은 어떻게 가는데요? 그건 모르겠으니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서 가라고 좀 짜증을 냈다. 하는수없이 일단 나는 그 큰 빌딩을 나왔다.


나와서 돌아다니다보니 사람이 보여 올드타운이 어디냐고 물어보았다. 저기 저 밑으로 내려가면 된다고 했다. 감사하다고 거기 가면 한국 가는 헬리콥터를 탈 수 있냐고 물어보니 그럴 수 있을거라고 그런데 오늘도 가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한국에 가야 한다는 내 말이 다른 사람들에게 들렸는지 한 명 두 명 내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한국에서 온 운동선수도 있었고 직장인도 있었다. 혹시 여기 한국 가는 분 또 안계시나요? 물었지만 아무도 한국으로 가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그들이 알려준대로 올드타운으로 갔다. 올드타운은 각 나라별로 길거리 음식을 팔고 있었다. 맞다, 남극이었다. 그리고 기업은행도 있었다. 나는 거기 익숙한 한국 길거리 음식과 은행이 있는 곳으로 가서 나는 헬리콥터를 타고 한국에 가야한다고, 여기서 기다리면 되는거냐고 물었는데 정확한 답을 듣지 못했고 그래서 초조했다. 저 갈 수 있는걸까요? 저는 왜 일요일에 갑자기 남극엘 오고 싶었을까요? 한 사람은 '좀 미친 것 같은데요?' 했다. 그쵸? 하아- 그냥 집을 나서서 잠깐 남극에 다녀와야겠다, 생각하고 나왔어요. 오긴 잘왔는데 이제 돌아가는 게 문제네요..


나는 왜 남극에 갔을까?


잠에서 깬 후, 


1. 월요일 회사 가는데 지장 없으니 꿈이라 다행이다

2. 남극에서 멋진 풍경을 본 것이 꿈이라니 안타깝다


두 가지 마음이 동시에 들었다. 출근하는 길에 네이버로 남극 바다를 찾아보았다. 남극 바다는 너무너무 춥다고 했다. 바다 위로는 얼음들이 보였고 빙하들이 떠있었다. 내가 꿈에서 보았던 그 남극이 아니었다. 어휴, 안가길 잘했다. 갔다가 너무 추울 뻔했어. 그렇다면 남극에 간 꿈은 왜 꾸었나 꿈해몽을 찾아보았다. 일상으로부터 떠나고 싶은 거란다. 낯선 곳으로 ㅋㅋ 아니 이게 근데 꼭 남극일 필요가 있는거냐고. 꿈해몽 좀 이상한듯 ㅋㅋㅋㅋㅋ 아무튼 남극에 다녀왔다 출근했다.




책을 샀다.




그간 인스타에 책탑 사진을 올리면서 '한주간 도착한 책들' 이라고 올렸었는데, 어제는 문득 이 '도착'이라는 단어가 거슬렸다. 도착하려면 책들이 자기 의지를 가졌어야 하는 게 아닌가. 내 책들은 저들의 의지로 내게 온 게 아니라, 나의 경제력으로 내게 온 것인데. 그래서 어제 인스타에는 '소소한 책구매' 라고 올렸다. 왜냐하면, 소소했잖아, 지난 주는.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는 터키의 국민 작가, 야샤르 케말의 작품. 아마도 기억이 맞다면, 나는 시사인에서 장정일의 독서일기를 읽다가 이 책을 장바구니에 넣었던 것 같다. 표제작 <독사를 죽였어야 했는데>는 납치혼과 명예살인에 희생되는 여성의 삶을 아이의 시선을 통해 보여준다고 한다. 아이의 시선이라니, 그 점이 감당 힘들것 같지만, 여성의 부당한 삶에 대한 터키 국민 작가의 책이라니 읽어봐야겠다.


《사라진 소녀들의 숲》은 허주은 작가의 작품. 얼마전에 작가의 《붉은 궁》을 재미있게 읽고 작가의 다른 책도 읽고 싶어져서 구매했다. 


《프랭키스슈타인》을 이 페이퍼에 넣기 위해 검색하는데 프랭키슈스타인으로 넣고 검색이 안돼서 뭐야 왜 안돼, 하고 내 구매이력을 보니 프랭키스슈타인 이었다. 지금 쓰면서도 또 헷갈려. 이렇게 지독하게 외워지지 않는 것들이 몇 개 있다.


오래전에는 '스튜어디스' 와 '스튜디어스'가 너무 헷갈렸는데, 이에 대해 알라딘에 언급하니 한 알라디너가 '남자는 스튜어드' 이니 남자를 외워두면 스튜어디스는 외워질 것이다, 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더랬다. 그러자 정말로 이제 안헷갈리게 되었고, 다른 사람들이 헷갈려 하면 그렇게 똑같이 말해줄 수 있었다.


아직도 '디아스포라'와 '디스포리아'는 헷갈린다. 아 정말 너무 헷갈려. 이건 이거고 저건 저거다 외워지질 않으니 대환장인데, 프랭키스슈타인은 직접 샀는데도 자꾸 프랭키슈스타인 이라고 머릿속에 기억된다. 어쩌쥬 ㅠㅠ


단어들만 헷갈리는 게 아니다. 나는 아직도 틸다 스윈튼과 케이트 블란쳇이 잘 구별이 안된다 ㅠㅠ 일전에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간다> 보고 나와서 친구에게 '틸다 스윈튼은 1인 2역을 했네' 라고 해서 친구를 뜨악하게 만들었다. 조쉬 하트넷과 에던 호크도 구별을 못해서, 향수 사러 갔다가 남자 향수 모델 보고 '오 에던 호크 오랜만이네요' 했더니 직원이 '조쉬 하트넷' 이에요 한 일도 있다. 아, 어쩐지. 에던 호크가 남자 향수라니 이 시점에 갸웃하긴 했었다만. 이게 지독하게 헷갈리는 게 있다니까?


그리고 나 브리 라슨 볼 때마다 존 시나 생각난다.. 하아-


아래는 영화배우 브리 라슨




아래는 WWE 레슬링 선수 존 시나



그래서 브리 라슨에게 잘 몰입이 안됩니다. 미안합니다 ㅠㅠ



어쨌든 프랭키스슈타인은 알라딘의 폴스타프 님 리뷰 보고 샀다.



《그리움의 정원에서》는 크리스티앙 보뱅의 작품. 사실 크리스티앙 보뱅 책 몇 권 읽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아닌데, 그래서 이제 그만 읽어도 되겠다고 생각햇는데, 얼마전의 잠자냥 님의 글에서 이 책이 보뱅이 사랑하는 여성에 대한 글이라고 해서 오오 뭐라고? 해서 부러 급박하게 읽었다.


얼마전에 페이퍼에도 언급했지만, 어떤 작가들은 천착하는 주제가 있고, 천착하는 주제를 가진 작가들이 좋은 소설을 써낸다고 나는 생각한다. 천착하는 주제가 아닌, 보편적인 주제를 가진 작가들은 베스트셀러를 쓰고. 여기서 베스트 셀러 앞에 '내가 좋아하지 않는'을 수식하면 그 말이 참이다. 그러나, 천착하는 주제를 가진 게 어디 작가뿐인가. 나는 독자도 그러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좋아하는 작가 취향이라는 것도 생기는 것 아니겠는가.


내가 천착하는 주제라고 한다면, 전완근과 등근육... 이 아니라,

한결같음, 기다림, 그리움 인것 같다. 내가 천착하는 주제가 딱히 둘이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는 아닌 것 같고. 보뱅의 《그리움의 정원에서》는 내가 천착하는 주제를 담은 그런 책이어서, 보뱅의 그간 책들보다 내게는 더 잘 맞았고 좋았다. 그렇지만,


같은 주제라고 해도 나라면 보뱅처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역시나, 너무 좋기는 했지만 뭐랄까..


오래전에 건대 호수에 데이트 하며 갔던 일이 있었다. 밤이었고 벤치에 앉아 호수를 바라보는데, 호수 옆의 건물이 물 위에 유화처럼 보이고 있었고, 그게 너무 아름다워 감탄했더랬다. 그러자 이 호수로 나를 데려온 남자는 이걸 보여주고 싶어 데려온 거라고 했다(그 남자 건대 졸업했던가? 모르겠네?). 오, 여기는 데이트 하기에 좋은 장소구나. 그리고 몇 달이 지났을까. 나는 다른 남자를 데리고 그 호수를 찾아갔다,

는 얘기를 하려던 게 아니라, 보뱅의 글은 그 때 건대 호수에 비친 유화의 느낌이다. 너무 아름다워 감탄이 나오지만 손에 잡히지는 않는, 뚜렷하지는 않은 그런 상이랄까. 내가 쓰는 글, 내가 좀 더 좋아하는 글은 분명하고 뚜렷한 글이다. 


좋은 건 나누고 살자. 

건대 호수 얘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페이퍼를 쓰면서 생각했다.

책은 앞으로 한 주간 네 권만 사자.

페이퍼에 딱 맞춤하게 들어가고 책 산 이유 쓸 때 짜증도 안나네. 네 권만 사자!!



헉.

보쓰 오늘 오후에 자리 비울 예정이었는데 계획이 취소됐대.

이 말 들으려고 남극 갔다왔니? 흑흑 ㅠㅠ


릴렉스, 좋은 걸 생각해보자. 좋은 걸.. 좋은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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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20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극의 기업은행에서 빵 터집니다….
틸다 스윈튼, 케이트 블란쳇 헷갈리는 건 이해가 가는데….(저도 좀 그랬는데 요즘은 마른 언니 틸다, 떡대 언니 케이트-캐롤에서 좀 덩치 있어 보였음;- 이런 식으로 구별하거든요. 근데 브리 라슨하고 저 레슬링 선수는 헷갈리기 어려워 보여요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보뱅 글이 아름답고 투명하지만 뚜렷하지 않아서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20 09:28   좋아요 3 | URL
아 저는 브리 라슨 볼 때마다 존 시나 생각나는 바람에 아주 미치겠어요. 존 시나 머리 길면 브리 라슨 될 것 같아요.. ㅠㅠ

저는 그 뚜렷하지 않음 때문에 보뱅을 좋아하는 작가에 넣지 않는데 잠자냥 님은 그 점 때문에 좋아하는 작가에 넣고 계시는군요!! 이것이 잠자냥 님과 저의 다른 점. 두둥-

dollC 2023-11-20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스틴 버틀러 볼때마다 코쿤 생각나는 그런 느낌인 건가요ㅎㅎ 앞으로 브리 라슨 - 존 시나도 추가되겠어요.
남극에 갔다 바로 출근(!)이라니 정말 멋진 하루가 될 것 같아요😀

다락방 2023-11-20 09:29   좋아요 2 | URL
안녕하세요? 남극에 갔다가 바로 출근한 다락방 입니다. ㅎㅎ 좋은 하루가 될 줄 알았더니 보쓰가 슬픈 소식을 전해주네요. 그래도 힘을 내봐야겠습니다. 빠샤!!

저는 오스틴 버틀러 몰라서 방금 검색해봤네요. ㅋㅋㅋㅋㅋ 코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3-11-20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극의 기업은행에 ㅋㅋ 저는 건대 호수에 못 가봤는데 건대 호수에 모 학교 캠퍼스가 빠질 정도로 크다던데 맞나요? 그리고 보쓰! 대체 뭡니까..일정을 지키셔야죠. ^^;;; 갑자기 정말 좋은 팀장님이었는데 일주일 출장으로 자리 비우니 과장님이 계속 아무리 좋은 팀장이라도 없으니 훨씬 좋다며 흥분하시던 생각 나네요. ㅋㅋ

다락방 2023-11-20 09:30   좋아요 0 | URL
건대 호수가 그렇게 컸었나.. 잘 생각이 안나네요? ㅋㅋ 너무 오래전의 일이라. 건대 호수가 데이트 코스로 유명하긴 하더라고요!

상사는 무조건 자리를 비우는 게 답입니다. 좋은 상사든, 그리고 나쁜 상사라면 반드시!! 자리를 비워야 하는 것입니다. 비우기로 해놓고 안비우기 있긔없긔 ㅠㅠ 그런 슬픈일을 내게 주지마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새파랑 2023-11-20 09: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혹시 남극에


순대국밥집은 없었나요?

역시 꿈의 스케일도 부장님급 이십니다~!!

<그리움의 정원에서> 완전 사랑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11-20 09:37   좋아요 1 | URL
더 머물면서 찾아봤다면 아마도 순대국밥집도 있지 않았을까요? ㅋㅋ

새파랑 님과 제가 공통적으로 사랑하는 게 하나 더 겹치네요. 술이 그 첫번째요 두번째는 그리움의 정원에서.. ㅎㅎㅎㅎㅎ 그래도 저는 팔아버릴 거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3-11-2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의 <그리움의 정원에서> 리뷰가 궁금해집니다. 그나저나 꿈에서 남극이라니, 저는 꿈에 서울도 안 나오는데 ㅋㅋ
맛난 점심 드시고요!

다락방 2023-11-20 11:51   좋아요 0 | URL
자목련 님, 저 그리움의 정원에서 구매자평은 썼는데요, 리뷰는 도저히 못쓰겠어요. 보뱅의 책은 저를 리뷰 못쓰게 합니다. 하다못해 페이퍼도 못쓰겠어요. ㅎㅎ

자목련 님도 맛난 점심 드세요. 많이 드세요!!

자목련 2023-11-21 17:22   좋아요 0 | URL
리뷰는 도저히 못쓰겠다는 말씀 왠지 알 것 같아요. 보뱅의 산문은 백자평도 어렵습니다. ㅎ

다락방 2023-11-21 17:36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아름답다는 말 말고는 뭐 더 생각나는 문장이 없어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3-11-20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대 호수 가본 적 없는데도 묘사하신 그 지점이 보뱅 글의 느낌과 일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도 그런 면에서 보뱅 글을 좋아하는 건가? 싶기도 하네요.ㅋㅋㅋ
보쓰의 일정이 취소되는 그 예언적 꿈이 남극 꿈! 보쓰도 남극 같은 그 곳에 가고 싶지 않아 취소??!!!! 문득 상상했어요.ㅋㅋㅋ
여기 저기 두 곳에서 꿈 이야기를 읽는데 이건 소설로 각색해도 될만한 스토리 전개가 영화같단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 2023-11-20 12:58   좋아요 1 | URL
아오~ 일정 취소되는 바람에 모든게 다 꼬여버려서 제가 일에서 실수를 해버리고 말았네요. 보쓰한테 들어가서 죄를 고백해야 합니다. 아오. 점심도 못먹고 있어요. 고백하고 먹을라고 ㅠㅠ 아오 ㅠㅠ 남극에 안갔어야 되는건데!! ㅠㅠ

히융~ 이제 오후를 잘 보내야겠습니다.

책나무 님도 오후 잘 보내세요!!

미미 2023-11-20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꿈 이야기 너무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ㅋ
거기서 마지막에 말한 그 한 사람 혹시 잠자냥님 아닙니까? 느낌이ㅋㅋㅋ

저도 브리 라슨과 존 시나 이런 조합으로
자꾸 겹쳐지는 배우가 있었는데 당장은 생각나지 않네요.
‘자꾸 왜 이러지?‘ㅋㅋㅋ했었기 때문에 공감합니다. 떠오르면 꼭 글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잠자냥 2023-11-20 12:22   좋아요 2 | URL
어쩐지 제가 어젯밤 바쁘더라고요.
다락방 꿈에도 나와야 하고 은오 꿈에도 나와야 하고.... 바쁘다 바빠=33

다락방 2023-11-20 12:5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 좀 미친 것 같은데요? 이 말 말이죠? ㅋㅋㅋ 그렇지만 저 꿈에 잠자냥 님은 나오지 않으셨습니다. 아마도 은오 님 꿈에 가시느라 바쁘셨던듯요. ㅎㅎ

네네, 미미 님. 저마다 약간 구별 되지 않는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존 시나 와 브리 라슨 말고 또 있는데 지금 당장은 생각 안나네요. ㅋㅋ 미미 님, 꼭 글 써주세요!!

느긋느긋 2023-11-20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시나 무척 좋아하는데,
다락방님 덕분에 이제 존 시나 볼때마다 브리 라슨이 떠오를 것 같아요,
이걸 좋아해야하나 슬퍼해야 하나 ㅎㅎㅎ
건대호수에서 빵 터지면서 보뱅 책 장바구니에 담고 감사히 떠나갑니다,
전 다락방님의 네권 결심이 한 주 지나 무너진다는데 500원을! ㅎㅎ

다락방 2023-11-20 13:01   좋아요 0 | URL
오, 느긋느긋 님 안녕? 오랜만입니다!!
존 시나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숀 마이클스 좋아했어요! 자서전 영어책 사서 남동생 줬는데 지난번에 남동생 집에 가니까 읽을 생각 안(못)하고 책은 방바닥에 굴러다니더군요. 하하하하하.

보뱅 책, 느긋느긋 님은 저보다 더 좋아하실 것 같아요. 특히나 <그리움의 정원에서>는 꼭 읽어보세요!

두둥- 다락방은 과연 이번주에 몇 권의 책을 살것인가! (일단 오늘 두 권 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20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꾸 저 레슬링 선수한테 가발 씌워 보고 있음.....-_-

다락방 2023-11-20 14:4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브리 라슨의 머리카락을 잘라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20 15:04   좋아요 0 | URL
아..!

햇살과함께 2023-11-20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대 호수. 저도 친구 따라 한 번 가본 적 있어요~
학교에 호수가 있다고? 하며 놀란 기억이 ㅋㅋㅋ

다락방 2023-11-20 14:53   좋아요 0 | URL
건대 호수가 유명하더라고요! 역시 사람은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며 살아야 시야가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면 건대 호수를 모르고 살았겠죠. 물론 모르고 살아도 삶에 아무 지장 없지만, 건대호수를 아는 것과 모르는 것중에 선택하라면 저는 아는 것을 선택할 것입니다. ㅎㅎ

잠자냥 2023-11-20 20:59   좋아요 1 | URL
학교에 소도 있다고….

햇살과함께 2023-11-20 21:37   좋아요 0 | URL
맞아요 건국우유 ㅋㅋㅋㅋ

독서괭 2023-11-27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다락방님은 어떻게 꿈 내용을 이렇게 상세히 기억하세요? 전 꿈 디게 많이 꾸지만 디테일은 금방 휘발되어 기억이 안 나던데.. 신기해요! 그나저나 꿈속에서도 월요일 출근 걱정인 ..슬프다..ㅠㅠ
책을 네권밖에 안 사시다니 다락방님.. 대단하다!! 이제 한주에 4권씩!! 화이팅!!
 

현암사 78페이지 이벤트에 뒤늦게 참여해보고자 책장 앞을 서성이며 현암사 책 몇 권을 꺼내 왔다.

가지고 있는 현암사 책들 중에서 다른 사람들이 언급한 건 빼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은 것 같은 책으로 빼왔는데, 내가 모르는 사이 어딘가 누군가는 이 책들로 참여했을지도 모르겠다.


우선 첫 책은, '울리히 흄'이 글을 쓰고 '요르그 뮐레'가 그린 [8시에 만나!] 이다.



펭귄 세마리가 하느님의 대홍수 벌로 인해 노아의 방주에 타게 되는 이야기이다. 

갑자가 한 마리의 비둘기가 나타나 노아의 방주에 한 커플씩만 탈 수 있으며 8시까지 도착하라는 소식을 전하고 사라지는데, 그 소식을 들은 키가 큰 펭귄 두 마리는 도저히 키작은 그들의 친구 펭귄을 두고 갈 수가 없어 커다란 가방에 넣어 노아의 방주에 탑승한다. 8시까지 오라고 했지만 자정이 가까운 시간에 도착해 가장 꼴찌로 탑승하게 된 펭귄들은 혹여나 자신들이 세마리라는 사실이 들킬까 겁난다.

여차저차 위기를 잘 넘기고 비둘기는 이제 물이 가라앉고 있다며 올리브 잎을 물어왔다.

방주의 문이 열리고 모든 동물들이 육지로 내려온다. 그렇게 펭귄들은 드디어 노아를 만나게 된다. 78페이지는 늙고 눈이 나쁜 노아가 펭귄들과 인사하는 장면.




이 책에서 마음에 드는 문장은 펭귄 하나가 노아에게 이렇게 묻는 장면이다.


"잠깐! 대홍수가 실수였다는 걸 하느님이 솔직히 인정했나요?!" -p.86


아, 너무 짜릿한 펭귄의 말이다. ㅎㅎ



다음은, '찰스 킴볼'의 [종교가 사악해질 때] 이다.



저자인 '찰스 킴볼'은 침례교 목사로 안수받았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이슬람 연구로 비교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가! 그래서 사뒀는데, 아직 안읽었다. ㅎㅎ 그래도, 78페이지!!



78페이지 사진을 찍다가 인상적인 문장은 79페이지에서 찾아냈다.


인간이 만든 제도라는 측면에서 모든 종교는 타락할 위험을 안고 있다. -p.79



분면 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는데, 현암사.. 도대체 어떤 출판사이지요? 세번째 책은, '이동옥'의 [묵주반지를 낀 페미니스트] 이다. 아 왜이렇게 종교적인 것인가!!


이 책은 '종교와 페미니즘의 동행'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그간 여성학 책을 읽어왔던 사람들이라면, 세상 모든 종교가 여성 혐오의 역사로 시작하고 또 착실하게 성차별에 앞서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비종교인은 그런 종교인 혹은 종교활동에 대해 비난하기 쉽지만, 신앙인으로서는 그런 일들을 알게 되거나 접하게 될 때마다 비종교인보다 더 복잡한 마음이 될 터.  저자인 '이동옥'은 이화여자대학교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여성학과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여서악 박사학위 받은 사람이 종교가 페미니즘과 어떻게 동행할 수 있는지를 얘기한다면, 귀기울여 들어볼만하지 않을까.


78페이지는 이런 내용이다.



남수단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A 씨가 함께 생활하던 H 신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는데 H 신부는 정의구현사제단 소속이었으며, 다른 신부들이 이 사실을 알면서도 아무도 A 씨를 도와주지 않았다는 거다. 신앙의 힘으로 버티고자 했지만 더이상 침묵할 수 없어 자신이 당한 성폭행을 가시화했다는 것.  그러나 그 후에고 가해사제는 계속 사목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인상적인 구절은 이 책의 마지막, <닫는 글>에서 가져온다.


나는 생명을 존중하고, 폭력이나 전쟁을 싫어한다. 하지만 성과 가족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 생면을 논의하는 방식은 늘 거룩해 보인다. 낙태의 문제를 차치하고서라도, 여성주의자들은 아동, 장애, 노인 등의 복지를 위해 싸우는 사람들에 비해 공감을 얻지 못한다. 말하지 못하는 고통으로 상처 받은 여성들의 경험을 설명할 수 없다면 어떤 여성이 종교를 통해 자유와 해방을 누릴 수 있겠는가. -p.357


이 책도 너무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욤??



노아의 방주 이야기- 종교가 사악해질 때- 종교와 페미니즘의 동행 에 이어 나오는 그 다음의 책은 무얼까? 두구두구둥- 여성의 한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귀신  이야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암사, 뭐죠?



저자 '전혜진'은 소설가인데 창작을 위한 이야기들을 수집하다가 이야기 너머 여성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여성의 삶을 재조명하기 위해 여성 귀신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78페이지 역시, 여성 귀신 이야기다. 어떤 귀신이냐, 콩쥐 귀신이다.



78페이지에 앞서 콩쥐팥쥐전 이야기가 소개된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이야기. 아버지가 콩쥐 혼자 키우다가 재혼했는데 새엄마는 그 후에 팥쥐를 낳았고, 자기가 낳은 팥쥐는 예뻐하고 콩쥐는 구박하다가 나중에 계모와 팥쥐가 콩쥐를 죽이기까지 하는 거다. 이에 콩쥐는 연꽃으로 피어나고 혼령으로 나타나 복수한다는 내용. 


왜 옛날 이야기에서 계모는 항상 나쁜 사람일까. 왜 항상 아이들을 구박할까. 나도 어릴적에는 계모는 다 나쁜 사람인줄로만 알았지 뭐야. 계모=나쁜 사람 공식이라도 있는 건줄 알았다.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아주 그릇된 방식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것 같다. 그리고 봐라, 콩지 아버지는 뭐하는 사람이냐. 콩쥐가 구박 받는 것도 모르다가 나중에 콩쥐가 죽고 부활하고 행복해지면 또 재혼한다. 어처구니. 게다가 콩쥐 남편 김 감사는 팥쥐가 '내가 콩쥐요'라고 콩쥐행세 하는데 지 아내도 몰라봐. 하여간 찐따 남자들 틈바구니에서 여성들이 살아 남느라 아주 고생이 많다. 얼마나 고생이 많냐면, 죽었다 다시 살아나기까지 해야해. 에휴...


인상적인 구절은 78페이지에서도 볼 수 있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계모는 결혼을 통해 어머니의 지위를 획득하지만 자식을 낳기 전까지 온전한 가족 구성원이 되지 못한다. 특히 전처소생 자식들이 장성했거나, 똑똑하고 영리하거나, 아들이라면, 남편의 자식을 낳고도 온전히 가족에 편입되지 못하기도 한다. 이렇게 가족의 일원이지만 외부인처럼 취급받는 계모는 종종 공동체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희생양이 된다. 집에 사소한 가정불화만 있어도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비난을 한 몸에 받는다. -p.78~79



자, 마지막으로 한 권만 더 소개하자면, 오래전에 친구의 서재에서 보고 잽싸게 사둔 책. '도코 고지 외' 지음으로 되어있는 세계 8대 문학상에 대한 지적인 수다, [문학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이다.



노벨문학상, 공쿠르상, 퓰리처상,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 예루살렘상, 부커상, 카프카상 등 8가지 문학상 수상작을 읽어보고 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책이라고 한다. 이것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욤?


이 책의 78페이지는 이것.



이 페이지에 언급된 '메도르마 슌'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처럼, 이 페이지는 '메도루마 슌'의 <물방울> 을 읽고 도코 고지와 다키이 아사요가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다. 물방울은 나도 문학동네 책으로 읽었었는데, 이 페이지를 읽고나니 그 이야기가 엄청난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구나 싶어지기는 한다. 그러니까 '전후 세대에 태어난 메도루마 슌이 전쟁 체험을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자라 전쟁을 어떤 식으로 말하는가' 에 대한 이야기라고? 나는 그런 의미까지 생각하지 못한 채로 읽었던 것 같다.

아무튼 <물방울>은 대단한 작품이라고, 이어지는 페이지에서 이들은 이야기한다.


인상적인 구절은 206 페이지. 퓰리처상에 대한 대담에서 줌파 라히리를 이야기한다. 이때 '도코 고지'(번역가이며 와세다대학 문학학술원 교수)가 이렇게 말하는 거다.


(줌파) 라히리는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걸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는데, 저는 알아냈습니다. 그건 '연애결혼에 미래는 없다' 입니다(웃음). -p.206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사실 줌파 라히리 소설 읽으면서 '연애 결혼에 미래는 없다'고 탁 꼬집어 생각한 적은 없었는데, 이 말 듣고나니 맞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줌파 라히리가 쓴 이야기들이 다 그런 말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섹시>에서도 불륜을 저지르는 남자가 나오고, 그 남자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예쁜 속옷을 준비하지만, 잠깐 짬을 낸 남자는 속옷 입은 여자 감상할 새도 없이 섹스만 하고 떠나 버리거든. 게다가 <뭍으로>는 어떻고. 헤마는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결혼하려고 하잖아. [저지대] 에서는 사랑하는 남자가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열심히 목소리를 내지만 집에서는 꼼짝 안하고 차려주는 밥이나 먹는 걸 보는 여주인공이 나온다. 하하. 줌파 라히리, 연애 결혼에 미래는 없다' 고 말하고 있었네요? ㅋㅋㅋㅋ



이만 마친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이 1등 상품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바라고 2등 오웰 전집도 바란다. 나는 언제나 1등을 바란다. 이번 이벤트는 2등도 매우 좋다. 사실.. 2등이 더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현암사 관계자 여러분.

저는 1개월 책 구매액이 45만원 에 이르는 사람이지만, 책 전집 주신다고 해서 제 구매액이 줄어들 리는 없으니, 걱정 말고 전집 주셔도 됩니다. 쏘세키 전집, 오웰 전집 대환영이고요, 저한테 1,2등 다 주시고 두 전집 다 주셔도 1개월 45만원 책 구매는 문제 없도록 하겠습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알라디너들이 보증할 것입니다.



이만 뿅~


아이고 트위터에는 이걸 또 어떻게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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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3-11-19 17: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어쩜…. 종교와 페미니즘이 만나는 책들이 이렇게나 많은데 현암사 진짜 어떤 출판사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1등 기원합니다! 2등도 괜찮고요 ㅎㅎ
얼른 올리세요! 어디에 올려야한다면서요!

다락방 2023-11-20 07:40   좋아요 0 | URL
저한테 저런 책들이 있는 줄은 알았지만 저 책들이 죄다 현암사인줄은 저도 이번에 알게 됐네요? 모아놓고나니 종교적 책들이 많았어요. 이게 무슨 일이랍니까?! ㅎㅎ
트윗에 올렸습니다. 이제 1등할 일만 남았습니다. 우하하핫.

미미 2023-11-19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줌파 라히리의 책은 한 권 정도 읽은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것참ㅋㅋㅋㅋㅋㅋ 좀 더 읽어보고 싶네요?
다락방님 당첨되셔도 구매액이 상당하실 것을 제가 보증합니다.(한 때 0.1%였던 미미)

다락방 2023-11-20 07:41   좋아요 1 | URL
오 미미 님! 줌파 라히리는 제가 정말 애정하는 작가이고요, 미미 님이 읽으셔도 좋아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책을 읽어보셨을까요? 이왕이면 이탈리아어 신작 말고 예전 영어로 쓰여진 책들을 읽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단편 <지옥 천국>과 <섹시>를 정말 애정합니다!! >.<

새파랑 2023-11-19 1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이작가님 2등 하실듯~!!

혹시 당첨 안되신다면

현암사는 이작가님의 세번째 작품을 출판해주시길 요청합니다~!!

다락방 2023-11-20 07:42   좋아요 2 | URL
아우 저의 세번째 책을 저보다 더 기다리는 새파랑 님을 위해서라도 현암사는 내 책을 내달라!! ㅋㅋㅋㅋㅋ
1등이든 2등이든 되면 좋겠습니다. 제가 오늘 남극에 가는 꿈을 꾸었거든요? 이게 뭔일이래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9 1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신기(?)한 책이 많아서 1등할 거 같다!!! 트위터에 올렸는가?!….. (올렸네!)
현암사여….. 나쓰메 소세키 전집을 다락방에….게

다락방 2023-11-20 07:43   좋아요 0 | URL
저도 이벤트 참여하면서 오오 이 책들이 죄다 현암사? 하고 알았답니다. 사실 책 구매할 때 출판사 크게 신경쓰는 편이 아니어서 말이지요.
나쓰메 소세키 전집이든 오웰 전집이든, 달라 현암사여!!

앗, 오늘 월요일이네? 책구매 페이퍼 쓰러가야겠다요. 슝 =3

책읽는나무 2023-11-20 07: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락방 님은 레전드!!!!!^^
현암사는 좀 특별한 출판사라는 생각 종종 했었는데 다락방 님이 가지고 계신 책들을 보니 와, 이런 책도 있었어? 시선을 확 사로잡네요.
역시 레전드는 달라요.
1,2등 선물 받아도 매달 책 많이 사는(살?) 다락방 맞나요? 확인할 때 저도 보증한다는 줄에 서겠습니다.ㅋㅋㅋ
파이팅입니다. 왠지 상 타실 듯!!^^

다락방 2023-11-20 07:44   좋아요 1 | URL
사실 저는 이 이벤트 전까지 현암사라는 출판사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오오 이런 책이 다 현암사구나? 했지요. 그렇다면 현암사의 이 이벤트는 성공적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뭔가 저한테 인상을 남겨버렸으니.. ㅎㅎ

저 문학동네 전집 100권 받아도 책 계속 사는 사람인데 소세키 전집이 대수겟습니까. 계속 삽니다. ㅋㅋㅋㅋㅋ계속 살거지만, 달라, 달라!! ㅎㅎㅎㅎㅎ
 
















이번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인 '마릴렌 파투-마티스'의 《파묻힌 여성》을 월요일부터였나 읽기 시작했는데, 재미가 없어서 진도가 안나간다. 나름 집중하려고 출근시간에 코스모스 빼고 들고온 책인데, 집중이 너무 안돼. 그런데 그건 재미 없기 때문이다. ㅠㅠ 


<3장 선사시대의 여성의 재발견>을 이제 읽고 있는데, 그전까지 여성혐오의 역사를 줄줄이 나열한다. 모든 종교에서 여성을 어떻게 혐오했는지 그 후에 세상은 여성을 어떻게 차별했는지 계속 애기하는데, 이미 다른 책들을 읽어 알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거니와, 여자들이 받았던 부당한 대우나 차별에 대해 읽고 또 읽고 또 읽는 일이 너무 싫다. 너무 지겨워. 이제 그만해, 나도 알아, 안다고!! 하고 싶은 심정이랄까 ㅠㅠ 아직까지 밑줄 그은 문장도 하나 없다. 휴-


오늘까지 꼬박 나흘째 책을 들고 출근했는데 여태 130쪽 정도 읽었네. 너무 재미없네요. ㅠㅠ 3장부터는 본격 여성의 재발견 들어가주나요. 지금까지는 너무 재미없다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읽기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도 예의상 간식하고 깔맞춤 사진은 찍어주자.




파묻힌 여성과 하트파이, 크로플 그리고 커피. 

사실 책 읽을 때 먹는 간식은 아니고, 간식은 따로 먹고 책도 따로 읽는다. 보통 읽으면서 간식 잘 못먹는 편. 일단 다 먹고 치운 후에 읽는 편이긴 하다. 뭐 먹으면서 영화 보거나 뭐 먹으면서 책 읽는 건 못하고, 일단 다 먹고 치우고 하는 편.



오늘 출근해서 여태까지 너무 바쁘고 정신없었다. 멘탈도 나갈 뻔했어. 그렇지만 이제 반나절만 견디면 되겠다고 참는 중이다. 그래봤자 네 시에 회의 있지만 ㅠㅠ 싫어 ㅠㅠ

아 멘탈 잘 잡아야지. 안되겠다. 오늘은 집에 가서 맛있는 것 먹으면서 술도 좀 마셔야겠어.

치킨은 얼마전에 먹었고..피자 먹을까. 뭐 먹지, 술안주로?




아무튼, 파묻힌 여성 읽는 여러분, 모두 화이팅!!! ㅠㅠ (일단 나 먼저 화이팅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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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오 2023-11-17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악 재미없는 책 읽는거 너무 고역....ㅠㅠ!!! 음 저는 먼 옛날 얘기는 재미가 없어서... (그래서 역사를 별로 안 좋아함ㅠ) <가부장제의 창조> 읽을 때 좀 힘들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7 14:14   좋아요 2 | URL
저도 옛날 얘기 별로 안좋아하고 역사도 안좋아하고 그래서 역사 과목을 정말 못했어요. ㅋㅋ 저도 가부장제의 창조도 별로 재미 없었고 ㅋㅋ 그런데 지금 이 파묻힌 여성은 역대급이네요. 너무 혐오의 역사 줄줄 나열해주니 지쳐버렸어요.. 히융 ㅜㅜ

단발머리 2023-11-18 20:57   좋아요 1 | URL
저의 짧은 페미니즘 읽기 이력에서 베스트 파이브 안에 <가부장제의 창조>가 들어갑니다. 거다 러너를 제가 넘나 존경하고요. 그의 다른 책 <역사 속의 페미니스트>도 읽었다고 합니다.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는 걸 매순간 느낍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9 15:41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 님의 이 댓글을 읽고 저는 페미니즘 읽기 이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넣고싶은게 무엇인가 생각해봤는데요, 일단

1. 페이드 포
2. 여성 괴물
3. 여자는 인질이다
4. 포르노랜드

이고요, 한 권은 좀 더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아, 단발머리 님, 우리 정말 너무나 다르지요? 후훗.

단발머리 2023-11-19 15:46   좋아요 0 | URL
저는….

1. 가부장제의 창조
2. 제2의 성
3. 성 정치학
4. 성의 변증법
5. 여성과 광기
5-1. 여성성의 신화

<여자는 인질이다>가 10위권 이내로 등재되어 있음을 알려드리며 ㅋㅋㅋㅋㅋㅋ우리는 진짜 많이 달라요… 그죠?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7 14: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없다고요? 어쩐지 손이 안 가더라니;;;;
다 알아서 재미없는 부분은 걍 휙휙 넘겨요;; (난 그러는 편)

오늘 안주는.... 아니 그러고 보니 지난주에 술먹으면서 북플로 실시간 대화 한 게 벌써 일주일 전?!!!

다락방 2023-11-17 14:15   좋아요 0 | URL
이제 읽어야할 3장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어휴 이거 왜이렇게 재미없죠. 다같이 읽자고 한 책이니 다른 사람들이 안읽어도 저는 읽어야죠!! 어휴 진짜 미치겠네요. 아직도 많이 남았어요. 꽥 ㅠㅠ

미미 2023-11-17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아..다락방님 너무
귀여우신것 같아요ㅋㅋㅋ(싫어하시려나..)
저 중단했다가 다시 읽고 있어요!
괜찮은 구간도 있어요. (저는 4장 중)아무래도 다락방님 덕분에 수준높은 책들을
여러권 읽다보니 기준이 높아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소주에 막창이나 곱창은 어떠세요?ㅋㅋㅋㅋ >.<

다락방 2023-11-17 14:29   좋아요 1 | URL
미미 님, 4장 중이시군요. 너무 재미없어서 빨리 끝내버리고 싶은데 너무 재미 없어서 진도가 안나가네요. 아놔.
뭔가 새로운 걸 주는 책일거라 기대했는데 2장까지는 새로운 게 아니라 지겨운 반복이었어요, 저에게는 ㅠㅠ 아 너무 지치는 책읽기 입니다. 저도 얼른 괜찮은 구간으로 들어서서 쭉쭉 진도를 뽑기를 바랍니다.

점심을 너무 배터지게 먹어서 지금 간절한 안주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데, 아마도 퇴근 무렵이면 뭔가 뽝- 하고 생각나지 않을까 싶어요.

그나저나 미미 님, 왜이렇게 오랜만에 오셨어요? ㅜㅜ

은오 2023-11-17 14:30   좋아요 2 | URL
전 맨날 귀여우시다고 했는데....
아마....
좋아하실걸요?...🤔

잠자냥 2023-11-17 14:38   좋아요 2 | URL
나는 맨날 댓글로 깐죽대면서 귀여워하잖아요.
다락방 그 인간 은근 좋아하는 눈치...ㅋㅋㅋㅋ
내 깐죽 댓글 며칠만 안 달려도 찾고 그러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7 14:47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야 이사람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어휴 진짜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좋아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11-17 14:49   좋아요 2 | URL
은오님과 자냥님 프사 ㅋㅋㅋㅋㅋ두 분 커플티가 아니라
커플프사 맞추신겁니까?
집사2님에게 알려야할듯한 느낌적 느낌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7 14:52   좋아요 2 | URL
미미 님 안 계시던 사이에 저 아이가 곰이 되었고...
제 등에 업히더니 안 내려와요....

다락방 2023-11-17 15:02   좋아요 4 | URL
잠자냥 님과 은오 님은 프사로 연애중이십니다...

꼬마요정 2023-11-17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만 재밌게 읽은 거였군요 ㅋㅋㅋ 선사학이 저하고 맞는 걸까요? 저는 우와 세상엔 개가 짖는 소리를 표현하는 방법이 너무 다양해!! 이럼서 읽었는데… ㅎㅎ 그리고 여자라고 생각한 뼈가 남자였고, 여자라고 생각한 뼈가 남자였고 이런 것들이 흥미로웠어요. 어떻게 알아내는 걸까요. 뼈를 부수지 않고 알아내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설명해줘도 못 알아먹지만요. 전 장 마르칼의 책으로 아더 왕 이야기를 접해서 다른 사람들과 의견이 달랐는데 여기서 다뤄줘서 좋았어요 ㅎㅎㅎ

근데 각주가 많아서 금방 다 읽으실 거예요 화이팅!!!

다락방 2023-11-17 14:47   좋아요 2 | URL
제가 읽은 부분이 아직 본격 재미있는 부분 전인가 봅니다. 개가 짖는 소리만 나와서 그러는 것 같아요. 여자라고 생각한 뼈가 남자였고.. 이런 부분들까지는 아직 못읽어서 재미없는가 봐요. 사실 그런거 나와도 제가 재미있어할 줄은 잘 모르겠지만.. ㅠㅠ 아무튼 태초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여성을 혐오해왔는가만 줄기차게 나오니까 아주 그냥 힘드네요 ㅠㅠ

얼른 다 읽고 다른 책 읽고 싶습니다!!

건수하 2023-11-17 15: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서문하고 조금만 읽었지만 흥미로워 보이던데 (그래놓고 왜 안 읽고 있을까요) 다락방님 고생이시네요!

전 가부장제의 창조도 (초반만) 재미있게 봤어요. 취향 문제인 가 봐요 ^^

다락방 2023-11-17 15:58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수하 님. 위에 꼬마요정 님도 이 책 재미있게 읽으셨대요! 저랑은 좀 안맞는 것 같습니다. 이건 저의 취향이 아닌 걸로.. 물론 아직 절반도 안읽었으니 남은 부분 엄청 흥미진진하게 읽을지도 몰라요! 자, 수하 님, 화이팅 입니다. 빠샤!!

단발머리 2023-11-17 16: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재미있게 읽고 있고요 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 그랬던 현실이 재미진다는 게 아니라 (모두 아실 분들에게 설명 중임) 우리의 현실이 그렇게 어처구니 없었다는게 웃겨서요.
잘 읽고 있어요. 곧 글 올라옵니다. 근데 주말에는 바쁘네요? ㅎㅎ

다락방 2023-11-19 15:38   좋아요 1 | URL
저도 재미있게 읽고 싶습니다!! ㅠㅠ
다른 분들 글을 보니 3장부터는 나아진다고 하던데, 저도 3장부터는 좀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겠지요? (주말이 지나도록 펼쳐보지 않았다는 이야기)
아 그런데 저 너무 다른 책 읽고 싶네요. 잠깐 다른 책에게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 님이 올려주실 글을 기대하고 기다리면서요. 얼른 써주실거죠? 바쁘시니 밤늦게 올라오려나요? ㅜㅜ

햇살과함께 2023-11-17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5일째인데 170페이지 읽고 있어요... 주석 빼고 300페이지라 가뿐하다 생각했는데...
저 크로플 책 사이즈네요! ㅋㅋ

다락방 2023-11-19 15:38   좋아요 1 | URL
저 주말에도 하나도 안읽었는데 지금 너무 다른 책 읽고 싶어서 잠깐 다른책하고 놀다 오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3-11-19 20:37   좋아요 0 | URL
저두요 ㅋㅋㅋㅋ

syo 2023-11-18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운데 있는 저거, 달고 크고 맛있어 보이는 저건 대체 뭐죠?! 코알라처럼 양손에 쥐고 먹으면 끝내줄 것 같은데!

다락방 2023-11-19 15:39   좋아요 0 | URL
저것은 크로플이라는 것으로써, 크로아상 반죽을 누룽지처럼 눌러 만든 것입니다. 상상하실 수 있는 것처럼, 맛있습니다! 나중에 만나게 될 때 사가지고 나갈게요. 무릇 세상엔 먹어보지 못한 것이 없어야 하거늘!! 내가 사주도록 하겠다!!

책읽는나무 2023-11-19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없다고 하셨지만 책과 간식 배경은 넘 멋져.....책을 돋보이게 합니다.ㅋㅋㅋ
가을에 어울릴 것 같은 책이에요. 책 표지 색상만요.^^
전 2장이 좀 지겨워서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네요.ㅜ
그래도 나름 흥미롭습니다.^^

다락방 2023-11-19 15:40   좋아요 1 | URL
2장이 지겨운 건 저 뿐만이 아니군요! 다른 분들도 2장 지겹다고 하셔서 오 그렇구나 나만 그런게 아니구나 했습니다.
얼른 읽어버리고 싶은데 너무 재미없어서 진도가 안나가고 자꾸 다른 책을 읽고 싶어집니다. 인간이란 왜 이러는걸까요? 하하하하하
아무튼 책나무 님, 그리고 저까지 모두 다 화이팅!! >.<
 
















한국에서 보낸 내 생애 첫 10년은 전국 어디에나 똑같은 구조로 지어진 군인 아파트에서 살았다. 몇평 되는 작은 집이었으나 어려서 좁은 줄 모르고 살았다. 모든 군인 아파트의 구조가 똑같으니 아버지의 전근으로 부산에서 서울로 이사를 해도 물건을 있던 곳에 그대로 넣어두면 정리 끝이었다.

남아공으로 이민 가면서 부모님은 ‘좁은 집 사는 설움‘을 제대로 떨치고 싶었는지 대지 수백평에 수영장까지 딸린 집을 구했다. 그 후에 또 몇 번 이사하면서 집은 점점 커져서 고등학생 시절 집안의 사업이 망할 때까지 나는 으리으리한 메인 저택 뒤 큰 거실과 방 세 개가 딸린 무려 25평짜리 독채를 썼다. - P63



한국에서는 작은 집에 살다가 남아공에 이민가서는 수영장까지 딸린 집에 이사할 수 있었다니, 그간 한국에서 돈을 엄청나게 모아서라기 보다는 남아공의 집값이 한국에 비해 저렴했기 때문으로 이해했다. 저자는 훗날 남아공에서 영국으로 이민가는데, 영국에서는 자신이 가진 돈으로 아주 좁은 집에 가서 높은 월세를 내고 살아야 함을 이야기했던 걸 보면, 남아공이 적은 돈으로 큰 저택에 살기는 유리한 모양이다. '대지 수백평'도 놀랍고 '수영장 딸린' 집도 놀랍지만, 나는 그간 대지 수백평을 원한 적도 없고 수영장 딸린 집도 원한 적이 없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대지 수백평 물론 있으면 좋겠지만 꼭 그런 집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수영장? 아무 생각 없다. 있으면 좋겠지만 수영장이 있기를 바란 적은 없다. 그렇지만, 넓은 집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한국에서는 좁은 집에 살다가 남아공에 가면 넓은 집에 사는 게 가능하다고? 수백평의 대지를 가진 집은 도대체 집 자체는 얼마나 클까? 방도 크게 빠지고 거실도 크게 빠졌겠지? 그건 뭐 40평.. 이정도가 아니라 백평도 넘겠지? 그런 집을 살아본 적은 물론 본 적도 없어서 도대체 몇 평일지 상상조차 안된다. 다만, 남아공에 가고 싶어졌다. 여기선 전세 얻기도 힘든 돈으로 남아공에 가면 좀 넓은 집에 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진거다. 고등학생이 메인 저택 뒤의 25평짜리 독채를 쓸 수 있다니. 물론 그 시절 그 부모에게 돈이 많아서 가능한 일이겠지만, 적은 돈으로 넓은 집이 가능한 곳이란 말 아닌가. 크- 물론, 저자는 얘기한다. 남아공에서 취업하고 일할 때 급여가 아주 적었음을. 남아공에서는 살 만한 돈이었으나 영국으로 넘어와서는 말도 안되는 돈이었음을.


살면서 넓은 집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보고 싶은데, 그렇게 살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물론 대한민국 이 땅에 넓은 평수의 집에서 여유롭게 사는 사람들이 분명 많이 존재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셋값도 마련하지 못해 힘들어한다. 나는 이십년 이상 직장생활을 햇지만, 40평대 아파트 같은 거, 내가 살아생전 불가능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다. 나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전세로라도 40평대 아파트는 불가능한것인가? 분명 일하지 않아도 80평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도 있는데? 왜? 어째서? 그렇다면 나는 그렇게 넓은 집에서 살아보는 여유같은 걸 죽을 때까지 가져보지 못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만 하다가, 갑자기 이 책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만나고 어떤 가능성을 본다. 어쩌면, 어쩌면.. 그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내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가면!!


이민, 갈까?


사실 어릴적부터 이민에 대한 생각은 아주 열심히 해왔다. 종국에는 이민 보다는 장기 체류후 돌아옴으로 생각이 바뀌긴 했지만, 그렇게 어릴적부터 다른 곳에서의 삶에 대한 꿈을 꿨을 때 그 나라는 항상 영어권 나라였다. 영어가 아닌 언어라면 기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터, 그러나 영어라면 밥이 뭔지 물이 뭔지 아니까 그 다음으로 넘어가기가 수월할거라 생각해서였다. 여행의 경험을 쌓아가며 영어권 나라 대부분이 살기 힘들거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래 꿈꿔왔던 뉴욕에서의 삶은 포기한 지 오래, 언어를 배워 베트남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한때는 요가를 열심히 배워 말레이시아에 정착해 요가 선생님 할까, 라는 생각도 했고(영어보다 더 안되는 게 요가이건만..) 이제 이 책을 읽은 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염두에 둔다. 흐음.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에 살고 싶을 거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여행으로도 가본 적이 없는데. 일단 여행으로 가서 남아프리카공화국 분위기 좀 보고 와야 되나?



최근에는 부쩍 퇴사 후의 생활에 대해 열심히 생각한다. 막연하게 물류센터나 공장의 생산직으로 들어가 좀 덜 일하고 덜 스트레스 받고 그러나 월급도 더 적게 받는 삶을 생각해왔는데, 그거 말고 다른 어떤 것.. 을 생각해보게 되는 거다. 글 쓰는 일은 돈이 되지도 않을 뿐더러 나같은 사람에게 딱히 기회가 넘어올 것 같지도 않고, 그렇다면 다른 어떤 것. 빵이나 파김치 만들어 파는 건 너무 고생스럽고, 무엇보다 가게를 열고 싶지 않다. 사주명리학 공부를 해서 사주를 보는 일은 어떨까, 했지만 명리학 공부 너무 어려워서 진작에 포기. 엄마는 요양보호사를 언급하셨지만, 나는 이제 이 직장을 그만두면 한 개인의 상황이나 비위를 맞추는 일을 하고 싶지 않다. 개인과 얽히고 싶지 않다. 너무 충분히 얽혔다. 그러다 생각한 게 비행기 승무원 이었다.



대한민국 항공사의 비행기 승무원 이라면 조건이 너무 까다롭지만 외국항공사는 그렇지 않다고 들었다. 실제로 조건을 검색해보니 나이는 21세 이상 이면 되더라. 그러니까 몇 세 이하가 없는 거다. 물론, 그렇다 해도 나이가 많으면 그만큼 불리하겠지. 외국항공사 직원이라니, 최근에 생각해보니 너무 나의 성격과 라이프스타일에 딱인 것 같은 거다. 여기에서 저기로 훅 갔다가 저기에서 여기로 훅 오고, 게다가 비행기 안의 낯선 사람에게 서비스? 나는 타인과 대화하는 거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사람이라 아니 이거야말로 나에게 맞춤한 일이 아닌가 싶은 거다. 그러나!! 


영어!!


영어를 어떻게 한담? 일단 어느 정도 영어를 해야 승무원이 될 수 있을텐데, 그렇다면 퇴사 후에 어학연수를 한 일 년쯤은 다녀와야 하지 않나. 그리고 대한민국처럼 몸매를 보는 건 아니라고 해도 너무 뚱뚱하면 보기좋게 떨어지지 않겠는가. 다이어트도 빡세게 일 년쯤 해야 하지 않나? 그러면 내가 준비가 되어서 승무원 시험에 똭- 도전했을 때, 과연 내 나이 몇 살일까? 내가 외국항공사 승무원 검색해볼 때 '나이 제한 없으니 30대에도 준비해 되는 분들 많아요!' 라고 써있던데, '30대에도' 에서의 '에도'는 무슨 뜻일까. 왜 30대에도 일까. 50~60대 에도 는 왜 없는가. 내가 모든 준비를 마친다는 가정하에, 그러니까 이제 준비 됐어! 라고 하고 똭 시험장에 도착하면, 내 나이 .. 빠르면 쉰? 쉰다섯?



내 얘기를 듣던 e 가 그랬다.


"다이어트는 안해도 되지 않을까요? 외항사는 몸매 별로 안보던데요."


나는 그간 내가 탔던 비행기들의 승무원들을 떠올려보았다. 좀 덩치가 큰 사람이 있었나 곰곰 돌이켜보았다.


"근데, 나는 키가 크고 약간 떡대 있는 승무원은 본 적 있지만 나처럼 뚱뚱한 승무원은 본 적이 없는데?"




"부장님 뉴욕 갈 때도 못봤어요?"

"뉴욕 갈 때도 이런 몸의 승무원은 못봤는데?"

"……"

"……"



우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이내 빵터져버렸다. 

e 는 나를 응원했고 내 가족들도 나를 응원했지만, 나는 다시 빡치기 시작했다. 아니, 먹고 살기 위해 이 나이에도 또 공부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그래야 하는거야? 제기랄 ㅠㅠ 안해!! 다이어트 같은 거 하는 중년이 되고 싶지 않아!!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계속 고민해보자.



책을 샀다.

















《Statistical Probability Love at First Sight》는 넷플릭스에서 봤던 영화 <첫눈에 반할 통계적 확률>의 원작이다. 영화 재미있게 봐서 읽어보려고 샀는데, 지금 이런 식으로 사둔 영어책이 너무 많아서 반성중이다. 걍 꽂아뒀다. 맨날 반성만 하고 있다.


《디페시 차크라바르티, 유럽을 지방화하기》는 너무 있어보여서 샀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내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샀다. 왜 어떤 아이들은 가난하고, 다른 아이들의 위에 있으려고 하고, 나이가 아주 어림에도 폭력을 휘두르고, 왜 어떤 아이들은 늘 배가 고프고 기가 죽어있는지, 그리고 결국 그 아이들은 사회에서 어떤 어른이 되고 사회 구성원이 되는지, 멈추지 말고 계속 읽어야 할 것 같아서. 왜 어떤 사람은 일하지 않아도 고층 통유리창 아파트에 살고, 왜 어떤 사람을 열심히 일해도 따뜻한 물로 샤워 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까? 세상은 똥이다 진짜루.


《아름다운 세상이여, 그대는 어디에》는 샐리 루니의 신간이라 샀는데, 번역된 제목이 너무 별로다. 그런데 원제가 《Beautiful World Where Are You》이니, 저 번역이 맞는데, 왜 번역해두니까 오글거리는것인지.. 나는 사대주의자 입니까?
















《붉은궁》은 진짜 표지가 엔지같다. 너무 샤랄라 분위기에 너무 성균관 유생들 분위기 아닌가. 물론 이 안에 로맨스도 있고 그거 말랑거리긴 하는데, 너무 웹툰적 느낌이다. 이 책 절반쯤 읽었는데 좋다. 주인공 캐릭터도 아주 마음에 든다.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면 좋을 것 같다. 음 그렇지만 만들어진다고 내가 볼 것 같진 않네? -드라마 못보는 1인


《감정의 문화정치》는 신간 나온 거 알고 잽싸게 오오~ 하고 장바구니에 담아 두었는데, 다정한 친구가 연락을 해왔다. 내가 사줄거야, 너 그거 사지마! 하고. 그래서 선물 받았다. 껄껄.



아름다운 캐나다, 책과 커피 그리고 초콜릿. 샤라라랑~ 감사합니다. 잘 읽을게요. 빠샤!!

















《섹스 앤 더 처치》너무 읽고 싶지 않나요. 너무 궁금하지 않나요. 나는 너무 궁금하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토니 브랙스턴은 아버지가 목사였는데 그런 아버지한테 반항하는 딸이었고 가수가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런 이야기가 너무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언브레이크 마이 할트~~~~테이크 유 럽 미 어게에에에에에에에에인~~~~~~~~~~~

나는 기본적으로 아버지에게 반항하는 걸 좀 좋아하는 편. 그 아버지가 저 아버지든 이 아버지든.


《끼인 날》은 조카 주려고 샀다. 이 책 들고 조카 보러 가야지. 금요일에 세 살 조카와 통화하면서 '고모가 우리 조카 줄라고 책 샀어~' 했더니 조카가 영상 너머에서 "보여줘!" 해가지고 영상으로 책 보여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귀여움 터지는 나의 조카다. 



토요일에는 코스모스를 읽기 위해 좀 멀리 나갔다.

e 와 함께 만나 코스모스 좀 읽어보자, 했다. 그렇게 SRT 타고 버스 타고 찾아간 <카페인 중리>.



단독으로 카페를 운영하는데 산 입구에 있다고 해야 하나. 까페 테라스에서 바로 산이 보이고 루프탑도 마련되어 있다. 추워서 앉을 순 없었지만.









그런데 문을 열고 이어진 산책로로 나가려고 하니, 경고문이 붙어 있다. 




네? 뱀이요? 후덜덜... 무섭.....



까페 도착하자마자 먼 길 온 나의 체력 보충을 위해 일단 빵을 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테이블의 이쪽에서 E 는 저쪽에서 책을 읽었다. 읽다 졸리면 바깥에 나가 바람도 좀 쐬고. 빵도 먹고.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맥주도 주문했다.



무릇 어른의 독서란 이런 것. 맥주와 함께 하기도 하는 것.



코스모스는 좀처럼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다. 어려워.. 소립자 이런 단어 나올 때는 그건 미셸 우엘벡인데.. 이런 것만 생각하고, 중력이 지금보다 더 세다면 키가 작고 옆으로 넓어질 것이라는 구절에서는 '내가 그래서 단단한가, 나름 중력 다른 사람보다 더 받고 있고 그래서 영혼도 스트롱한가' 뭐 이런 생각을...



뭐, 그랬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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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1-13 10: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님은 퇴사 이후 어떻게 살 것인가 열심히 고민하고 준비도 이런저런 거 하려고 찾아보고 계시는군요?
전 무고민.. 무대응... 무준비.....-_-;;; 에혀 인생 왜케 긴지...
아무튼, 외항사 루프트한자나 아에로플로트 승무원 못 봤어요? 덩치 진짜 다들 산만 하던데요!
다락방 님 그리고 안 뚱뚱해요. 왜 뚱뚱하다고 하는지 의아함. 배는 좀 나온 거 같지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있어보여서 샀다.˝에서 빵 터집니다.

그나저나 샐리 루니 저 신간은 진짜 원제도 저거네요? <아름다운 세상, 너는 어디에> 이렇게 번역했으면?!
흠... 근데 전 저 책 표지가 영.... 별로인 것 같습니다.

토욜날 씨네큐브 안 오고 책맥하러 딴 데 갔어! 미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3 11:05   좋아요 1 | URL
이거 해볼까 저거 해볼까 막 생각해보고 있긴한데 아직 답이 안나와요. 일단 쉬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그 다음을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승무원은 제가 아무리 영어 공부하고 다이어트 해도 나이에서 짤라버릴 것 같긴해요. 아무리 나이 제한 없어도 쉰에 이력서 내면... 그래도 만약 제가 영어 공부도 하고 다이어트도 한다면 원서는 한 번 내볼까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 근데 덩치 산만 한 승무원 본 적 없어요!! ㅋㅋ 키가 크고 어깨 넓은 승무원은 봤지만...
배는.. 어쩔 수가 없습니다. 저는 술과 고기를 너무 좋아해서요. 토요일에도 친구랑 저녁에 샤브샤브에 칼국수, 죽까지 소주 곁들여서 배터지게 먹고, 어제는 꽃등심 구워 먹었어요. 하아- 전 어쩌면 좋죠? 소설 속 여주인공들 묘사 보면 ‘납작한 배‘ 이런 말 많이 나오던데, 납작한 배란 도대체 무엇인지..... 내 생애 납작한 배를 가져볼 수 있을 것인지....

샐리 루니 신작도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좀 별로에요. ㅋㅋ 사긴 샀지만 별로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 ㅋㅋㅋㅋㅋㅋㅋㅋ

씨네큐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내가 진짜 갔음 어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왜,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3 11:12   좋아요 0 | URL
어차피 씨네큐브에서 만난 거! 인사도 하고 그러는 거지 뭐 왜, 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사2도 인사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 나한테 다락방 이야기 하도 많이 들어서 내적 친밀감 상승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3 11:13   좋아요 1 | URL
부끄러워서 그걸 어떻게 할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1-13 11:17   좋아요 0 | URL
왠지 다락방 너에겐 안 부끄러울 거 같다...
우리의 부끄러움조차 안아줄 거 같은 다락방~ ♡
암튼 담에 혹시 씨네큐브 또는 다른 어디에서 만나면 인사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1-13 13:16   좋아요 0 | URL
엉? 잠자냥님 미래를 위해 글쓰기 수업도 받고 그런거 아니예요?

잠자냥 2023-11-13 13:26   좋아요 1 | URL
괭/ 아닌뎅..? 현재를 위해서인데...?
글쓰기가 밥벌이가 될 거라고 믿지 않는 2인 중 하나(1인은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1-13 14:12   좋아요 1 | URL
ㅋㅋ 그래요 어디에서든 저 알아보시면 반갑게 인사해주세요. 그러면 저는 더 반갑게 돌려드릴게요. 후훗.

치니 2023-11-13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외항사 다니는 분 트이타와 블로그를 꾸준히 보고 있어요. https://blog.naver.com/hiyangbye
보면서 와 정말 체력이 보통 중요한 게 아니겠구나, 생각하는데...다락방님은 근수저니까! 되지 않을까요!

다락방 2023-11-13 14:13   좋아요 0 | URL
오오 보내주신 블로그 좀 찬찬히 봐야겠어요. 아니, 치니 님은 외항사 다니시는 분 블로그를 보고 계시는군요. 저는 이런 거 찾아볼 생각을 전혀 못했네요. 오오 봐야겠습니다. 후훗.
체력은 될 것 같은데 신체적 조건(외적으로)이 안될것 같습니다. ㅋㅋ

하이드 2023-11-1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백평.. 본가 대지 사오백평인데,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팔구백평도 수백평이겠지만요. 한국 기준 작은 단독주택 한 채와 정원 정도에요.

다락방 2023-11-13 14:14   좋아요 0 | URL
오 그런가요? 저는 사실 정원은 안갖고 싶으니까 그만큼 다 그냥 공간으로 갖고 싶어요. 넓은 방, 넓은 거실에서 햇빛 받으며 지내고 싶습니다. 하하하하하.

하이드 2023-11-13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퇴사후 김소영님처럼 독서교실은 어때요? 아이들과 책 읽는거요. 밤에는 어른들과 책 읽고.

다락방 2023-11-14 14:57   좋아요 0 | URL
미래의 계획들 중 하나에 끼워넣어야겠습니다. 선택지가 많을수록 좋을테니 말이죠. 후훗.
그런데 이것도 뭐 자격증 있고 그래야하지 않을까요..

독서괭 2023-11-1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영혼도 스트롱한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코스모스> 읽으며 이런 생각 하는 사람은 다락방님 뿐일 거예요. 너무 좋네요 ㅋㅋㅋ 카페 경관이 끝내주네요!
퇴사 후 승무원이라니.. 저는 승무원은 시켜준다 해도 절대 하고 싶지 않아요. 편안히 앉아서 가도 힘든 비행을 왔다갔다 일하고 불편한 보조좌석에 앉아 몇시간씩이나?? 어휴.. 업무와 관계없이 외모 평가 받고 관리해야 하는것도 싫을 것 같아요. 김혼비 작가가 예전에 승무원이었는데 화장이랑 머리를 너무 못해서 첫비행 때 동료들이 방에 쳐들어와서 도와줬대요ㅋㅋ
다락방님이 편견을 깨는 항공사 입사에 성공하시길 기원합니다.. 그전에 세번째 책부터 좀 내주심 안 되나여 작가님.

다락방 2023-11-14 14:59   좋아요 0 | URL
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뻑이 생활화되어 있습니다. 맞춤형 자뻑 일인자! ㅋㅋ 칼 세이건의 글에서도 나는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다!! ㅋㅋㅋㅋㅋ
아, 저 지금 독서괭 님 댓글 읽고 완전 충격에 빠졌는데요, 제가 걱정해야 하는게 단순히 입사할 때의 외모평가 뿐이 아니었네요? 설사 합격해도 계속 관리해야겠네요? 저 지금 숏컷에 노화장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식으로 살면 안되겠네요? 아놔 ㅋㅋㅋ 자유롭게 살다가 쉰 넘어서 갑자기 코르셋 옴팡 뒤집어 써야 하는걸까요? 아 제가 또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번째 책을 내자는 출판사가 없네요? 출판사가 접근을 하면 제가 수락할 용의는 있는데 말입니다 ㅋㅋㅋㅋㅋ

새파랑 2023-11-13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부장님에게는 다이어트가 불필요합니다~!
다이어트가 필요하셨다면 이미 ‘다이어트책‘을 사셨을겁니다 ㅋㅋㅋ
오히려 책의 다이어트가 필요합니다~!!

다락방 2023-11-14 15:00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 이런 말씀 드리게 되어 유감이지만, 저는 이미 몇 번의 다이어트책을 샀었답니다? 읽고 리뷰 쓴 것도 있고 말이지요? 그러나!! 책은 책으로 읽었을 뿐, 생활과 일치시키지를 못해 저는 지금도 이런...

그만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1-13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년 여름 휴가 여행기는 남아공의 날씨와 문화 또는 풍경 사진을 보게 되는 건가요?^^
늘 다락방 님의 제2의 인생이 펼쳐질 것인가? 걱정 반, 기대 반...생각하곤 하네요.
천천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다락방 서점도 좋을 것 같은데 요즘 사람들이 서점에서 책을 안 산다고 하니ㅜㅜ
근데 일행과 함께 카페에서 책 읽기가 가능할까? 늘 궁금했었는데 그걸 다락방 님이 실현하셔서 깜놀했네요.
그것도 코스모스 책으로^^
˝뱀 출몰주의˝ 문구는 그곳에선 산 근처로 가야만 볼 수 있군요.ㅋㅋㅋ
우리 동네는 평지인 공원만 가도 곳곳에 ˝뱀 출몰주의˝ 경고판을 붙여 놔서 발이 잘 안떨어집니다.ㅜㅜ

다락방 2023-11-14 15:01   좋아요 1 | URL
제가 안그래도 일단 남아공 여행가서 분위기 좀 봐야겠다 했더니 직항이 없네요? 흐음. 남아공 여행은 약간 시간을 두고 생각해봐야겠어요. ㅎㅎ
저도 예전부터 서점 생각해보긴 했지만, 이건 돈 벌 생각으로 하기 보다는 자기 만족적 생각으로 해야 되는 가게일 것 같아요. 돈은 안벌릴 것 같습니다. 저부터도 인터넷으로 책 사잖아요. ㅠㅠ
저는 일자산에서 멧돼지 자주 나온다는 경고문구는 봤습니다. 그 경고 볼 때마다 갑자기 멧돼지를 만나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곤 합니다. 답을 모르겠어요. 흠흠.

거리의화가 2023-11-1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부터 퇴사 이후를 고민하지만 항상 더 이상 나아가지를 못하네요. 사실은 임박한 현실 고민일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닥치면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_-;
승무원도 역시 서비스 직종이라 쉽지는 않을 듯하지만 다락방님이 하신다면 그 비행기 타서 안 괴롭혀드릴 자신은 있어요!ㅋㅋㅋ 친구분과 카페 가서 <코스모스> 독서라니 주변에서 다 놀랐을 것 같은데요?ㅎㅎ 저희 동네도 산책 코스에는 뱀 경고문 항상 붙어 있더라구요! 본 적 없지만 왠지 뱀 나올 것 같아 그 주변은 슬쩍 피해다닙니다^^;
올해 단풍이 영 별로라 생각했는데 사진으로 보니 꽤 괜찮아보이는걸요^^ 다락방님 책탑 사진과 더불어 잘 봤습니다.

다락방 2023-11-14 15:03   좋아요 0 | URL
사실 저도 ‘닥치면 뭐든 하겠지‘ 라고 생각하고 있긴 합니다. 실제로 제가 놀 것 같진 않고 뭐든 하긴 할 사람이란 걸 알거든요. 다만, 이왕이면 하고 싶은 거나 잘할 수 있는 걸 했으면 해서 찾아보고 싶은건데, 그런게 딱히 마땅하게 떠오르질 않네요. 여튼 돈은 계속 벌면서 살아야 합니다. 저에게 돈 벌어다줄 사람은 저 자신 뿐이므로..

저 지난번 강릉 여행 갈 때도 그렇고 단풍 좋아하며 보고 있어요! 산은 진짜 좋아요. 여름이면 여름대로 가을이면 가을대로 너무 아름다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