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영어에 대한 압박이 심한걸까?

어제는 외국에 있는 학교를 다니는 꿈을 꾸었다. 나는 학생 상담실로 가 상담을 요청했고 상담실의 직원은 내 고민의 종류를 듣고 그에 맞는 선생님을 배정해주도록 되어있었다. 내 차례가 되기를 기다리면서 '그런데 내가 외국에 있는 학교라니, 이거 꿈인가 현실인가?' 고개를 갸웃했는데, 이미 한 학기를 다녓다는 생각이 나, 으음 다니고 있는게 현실이구나 했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고, 직원은 어떤 고민이냐 내게 물었다. 나는 영어를 잘 알아들을 수 없어서 학업을 계속 하고 또 마칠 수 있을지 불안하다고 했고, 이게 두 가지 고민중의 하나라 말했다. 직원은 그걸 받아 적었고 또 다른 하나는 뭔지 지금 기억이 안난다. 여하튼 그렇게 두 개의 고민을 말했더니 직원은 메모하고서는 너의 고민에 맞는 상담 선생님을 배정해줄거라고 했다. 그리고 연락이 갈 거라고. 알았다고 뒤돌아 나오면서 '그런데 상담신청은 잘한걸까?' 생각했다. 상담이, 영어로 진행될텐데.. 내가 그걸 할 수 있을까? 오히려 더 빡만 치는 건 아닐까? 하다가, 뭐가 됐든 되겠지, 뭐 단어들을 나열하다보면 될거야, 하고 상담실을 나온 것이다.


이런 꿈을 꾸다니.. 그리고 그 외국 학교는 어디였을까? 미국? 모르겠다.



한 이십년 전쯤만 해도 미국에 가는 일은 쉬운 일이 결코 아니었다. 여행 얘기가 맞다. 미국으로 짧게 여행을 가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어학연수를 가볼까 했지만 엄마가 반대했고 그래서 나는 '취업 후'로 미뤄둔 터였다. 십대시절부터 나는 뉴욕에 꼭 갈거야, 뉴욕에 살아볼거야를 다짐하며 살아왔는데 대학 시절의 시도는 실패. 그리고 졸업후 취업을 했다. 취업 후 얼마 안돼 나는 여행사로 갔다. 내가 뉴욕에 가고 싶어요, 라고 하니 몇 가지의 조건을 충족해야 했다. 아주 많은 조건이었고 그런데 내가 기억하는 건 지금 한가지. '아버지의 사업자등록증' 이었다. 내가 그런 게 있을 리 없었다. 아버지는 사업하시는 분도 아니었고 직장에 속한 분도 아니었다. 내가 회사를 다니는데요, 했더니, 본인이 회사에 다니고 월급을 받는 것도 몇 년 이상이 되어야만 뉴욕에 가는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취업하고 나서도 나에겐 미국에 갈 수 있는 조건이 하나도 안되었던 거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직장에 다닌지 5년쯤 됐을 때였나. 그제야 나는 부모의 조건이 아닌 나라는 본인의 조건으로 비자를 신청할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서류를 잔뜩 준비해가지고 미국 대사관 앞으로 가 인터뷰를 하기 위해 줄을 섰다. 줄은 길었고 겨울이었다. 내게 서류를 안내해줬던 여행사 직원은 와서 둘러보더니 줄 서서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보고, 아니 손 시려운데 책을 읽고 있어요? 물었다. 그렇다. 나는 긴 코트를 입고 추위에 떨면서 내 차례가 오기를 기다리며 비자를 발급받기 위해 줄을 서서 책을 읽고 있었던 거다. 그렇게 긴 기다림을 다들 책 없이 무슨 생각 하며 보내나요?


그리고 내 차례가 왔다. 여기저기서 비자 발급이 안된다고 해 소리를 지르고 '나 돈 있는데 왜 못가요!' 하는 원통함도 들려왔다. 나는 겁이 났다. 이제 조건을 다 충족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에서 거절당할 수도 있는 거구나. 그때 내게 직원이 영어로 물었던 질문은 몇가지 안되었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는데 형제 관계가 어떻게 되냐고 물었던 것 같다. 대답할 수 없는 질문들은 없었고 대답했는데 나는 통과되었고 그래서 생애 처음, 그렇게나 바라던 뉴욕에 가볼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다녀오고나서 얼마 후, 티비 시트콤에서 미국에 가고 싶은 여성의 이야기가 나왔던가 보았다. 그 여성 역시 까다로운 조건으로 갈 수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는 보지 않았는데, 마침 여동생과 아빠가 함께 보고 있었고, 그걸 보던 아빠가 "니 언니도 저렇게 까다로운데 다녀온거냐?" 물으셨다 한다. 그 당시, 그렇게나 까다로운 미국을, 순전히 내 힘으로 다녀왔다. 내가 조건이 되도록 만들고 내가 번 돈으로 다녀왔다. 부모님이 좋은 조건이었다면 내가 그렇게 오래 기다렸다 힘들게 가지 않아도 됐을테지만, 나는 그런 조건을 가지고 태어나질 않았고, 내 조건을 내가 만들어야 했다.



세번째로 뉴욕에 갔을 때, 나는 뉴욕에서 살아보기를 포기했다. 여행자로서 뉴욕은 좋은 곳이었지만, 만약 내가 거주하기를 원한다면 좋은 곳이 될 리 없었다. 나는 거주할만큼의 영어가 되질 않으니 배움부터 시작해야 했을 것이고, 지금 한국에서는 이십년이상 근무해서 어느 정도 직급을 가진 직장 여성 이지만, 거기서는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까. 뉴욕은 내가 살만한 곳은 아니구나,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었던 거다. 그렇지만, 살아보는 건 하지 않아도 언제든 이제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있으니 그것으로 되었다. 게다가 이제는 그때만큼 힘든 조건으로 갈 수 있는 곳도 아니고.



마침 외국 학교에 다니는 꿈도 꿨겠다, 오늘 아침에는 몰타 어학연수에 대한 마음이 더 강해졌다. 내년이나 늦어도 후년쯤이면 나도 이 회사를 그만 다녀야 하지 않을까 나름 생각하고 있고, 퇴사하면 나에겐 할 일이 많았다. 베트남 한달 살기도 그것이고 로테르담 살아보기도 그것인데, 그중에는 몰타 어학연수가 있다. 나이도 나이니만큼 지금 어학연수를 간다한들 젊은이들처럼 크게 실력이 늘진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어학연수라니. 내 삶에 어학연수를 놓아보고 싶다. 누구도 내게 해줄 수 없던 것을 내가 내 스스로에게 하게 해주고 싶다. 그때쯤이면 퇴직금으로 가뿐하게 몰타 어학연수를 반년 간은 다녀올 수 있지 않을까 혼자 생각하고 있다. 순전히 내 힘으로 가고 싶다. 검색해보니 유학원에서 어학연수 과정 밟는 사람들에게 기숙사도 알아보고 그래주는 것 같은데, 나는 퇴직금 있으니까 숙소는 좀 좋은데에서 묵고 싶다. 오전에는 영어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요가를 하고 좋은 집으로 들어가 쉬고 싶다. 순서는 바뀌어도 된다. 어쩌면 오전에 요가를 하고 오후에 영어 공부를 하는 게 더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어학연수를 가고 싶다. 내가 알아보고 내가 벌어둔 돈으로 슝 =3=3=3 

언젠가 이곳에, 내가 번 돈으로 어학 연수 다녀왔다고 글을 쓰고 싶다. 그럴 수 있을까? 아니, 몰타에서 늘 글 쓸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몰타는 말이죠, 하면서. 후훗. 벌써 좋을 것 같다. 열심히 일해 퇴직금을 축적하자!!



아, 내가 왜 영어 압박감으로 꿈까지 꿨을까. 최근에 알라딘에서 영어 공부하는 글을 읽어서 그렇기도 하고, 지금 읽기를 시작한 영어책을 하나도 모르겠어서이기도 하다. 그간 번역본 있는 영어책만 읽다가 어디 한 번, 하고 번역책 없는 영어책 읽기를 시작했더니 벌써부터 난리다 난리. 모르는 단어 찾아보고 파파고 번역에 문장도 넣어가면서 이해하려고 해봐도 내가 절반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7페이지까지 읽고 멈춰있다. 더 진도를 나가자니 너무 에너지가 딸려서 고기를 더 먹어야 될 것 같은 거다.

















화자가 August 라는 남자이고 첫 문장에 his dick had ruined everything. 이라고 나오는데 도대체 뭔 말인지 모르겠다. 고추가 모든걸 망쳤다는 것 같은데, 7학년 때도 고추 때문에 학창 시절 내내 놀림거리가 되었고… 그런데 왜 놀림거리가 된건지 잘 모르겠는 거다. 여하튼 그런 그가 현재 2년째 와인 사업에 도전 중인데 또 고추 때문에 뭔가 와인 사업도 망한 것 같다. 제대로 이해한 건지 모르겠는데, 와인 경쟁하는 곳에 가서 내 와인 틀려먹었다 크.. 하는데, 그곳의 심사위원인 Natalie 와 앞으로 사랑에 빠질 것 같다. 그녀와는 원수이면서 서로 성적으로 강하게 이끌리고 있다는데, 이거 그 뭣이냐, 헤이팅 게임처럼 원수였다가 사랑하게 되는 뭐 그런건가보다. 그녀를 마녀라고 부르는데, 도대체 이게 뭔 말이야, 하고 책의 뒷표지로 가 줄거리를 다시 한 번 보고자 한다.


그러니까 나탈리가 직업도 잃고 약혼자하고도 잘 안돼서 고향에 와서 와이너리를 물려 받으려고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결혼해야 하고 오거스트는 와인 농장을 하고 있는데 와인 너무 못만들고 성공시키고 싶지만 이제 더이상 은행에서 돈을 안빌려주려고 해서 둘이 위장 결혼을 하는 내용인가 보았다. 비자 발급 받으려고 위장결혼하는 영화 '산드라 블럭' 주연의 <프로포즈>도 생각난다. 어쨌든 그렇게 위장 결혼 했는데 서로가 서로에게 끌리는 내용인가 보았다. 윽 저새끼 미운데 겁나 끌려 … 이 감정을 너무 읽어보고 싶다. 그런데 영어가 짧아서 7페이지 현재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부분. 윽, 아마도 나는 그래서 영어 학교에 다니는 꿈을 꾼것인가 보다. 그리고 어학연수를 원하는가 …



와인 테스트가 열리는 곳에서 이제 자신의 와인을 심사위원들이 맛볼 차례가 되고 윽 내 와인 틀렸어, 하면서 그는 이렇게 생각한다.



This is her domain, however. Not his. At six-foot-three and with a body still honed for the battles of his past life as a Navy SEAL, he fit into this panorama about as well as Rambo at a bake sale. -p.4


와인, 여기는 그러니까 그녀의 영역이지 그의 영역은 아니다. "6피트 3인치의 키에 네이비 씰(Navy SEAL)로서 전생의 전투를 위해 여전히 단련된 몸매를 지닌 그는 빵 판매 현장에서 람보와 마찬가지로 이 파노라마에 딱 들어맞았습니다."



큰 글씨는 구글 번역 가져옴. 나는 무심히 넘기려다가 일단 6피트 3인치 를 찾아본다. 189.3 센치란다. 오오~~ 하다가 뒷부분의 네이비 씰을 보게 되는 겁니다. 네???????????????????????? 아니 오거스트야, 왜 네이비 씰 계속 안하고? 네이비 씰 너무 좋은데? 6피트 3인치의 키, 전직 네이비 씰 요원… 여전히 단련된 몸매… 너무 내 타입이다, 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앞으로 몸 어떻게 단련하는지도 좀 나와줬으면 좋겠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싶다. 계속 읽고 싶다. 아니, 네이비 씰이라니, 나는 읽고 싶습니다. 어학연수 필요합니다. 그 인스타에 엄청 광고하는 스픽인가 뭔가 그거 해볼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냐, 나는 그거 안할거야. 학교 때 학습지도 밀리고 안하던 나 … 그런 거 할 리 없어. 역시 어학연수가 답이다. 6피트 3인치의 네이비 씰 오거스트의 와이너리 라이프 읽고 싶다!! 와인!! 크 - 몸에 열이 나요. 크- 너무 좋지 않나요? 크- 물론 나는 소주를 제일 좋아하지만. 내가 딱히 키 큰 남자가 취향이라던가 하는 건 아니지만, 6피트 3인치의 네이비 씰 …을 좀 좋아합니다. 운동해라 운동해, 운동하는 장면 나와라! 와이너리에서 조깅하고 와이너리에서 푸시업!! 푸시업!! 푸시업을 하라, 오거스트!!!!!


그리고 이름도 오거스트네. 8월 생인 나는, 8월을 좋아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말)



우리 회사에 170 넘는 여직원 두 명있다! (아무말 2) 나는 아님 ㅋ



자, 책을 샀다. 월요일이면 책탑을 올려야지!



책탑이라기엔 약소하네요? 손으로 들고 찍은 부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저녁 먹고 버섯 끝의 세계였나 세계 끝의 버섯이었나, 프롤로그 읽다가 너무 잠이 쏟아져서 그냥 자버린 부분 …

하나도 기억 안나. 프롤로그 다시 읽어야겠다. ㅠㅠ

















자, 그리고 이건 오늘 아침의 캐나다!



네덜란드 여행 갔을 때 이모가 스트룹 와플을 선물로 사간다고 해서 나도 샀었다. 스트룹 와플은 그냥 먹어도 되지만, 이렇게 뜨거운 커피나 차 위에 잠깐 얹어두면 안에 시럽이 녹아서 더 달콤해진다. 어제 타미가 집에 왔다가 이거 남은 거 보더니 '아 이거 맛있게 잘 먹었어. 우리 집에선 내가 다 먹은 것 같아' 라고 했다. 아 타미 너무 좋다. 어제 와서는 한참 웃고 갔다. 여기서 살고 싶어, 할머니랑 이모가 제일 재밌어! 하고 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여러분 내가 몰타 어학연수를 가도록 해볼게요. 나도 살면서 어학 연수 한 번 가봐야 쓰겄다. 영어 실력 부쩍 향상되어 돌아올게요. 마치 지금 가는 것처럼 써놨지만 그건 아니고, 일단 직장 다니면서 퇴직금 좀 더 쌓아두고요. 흠흠.



그럼 이만 빨빨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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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9-04 09: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바빠서 책 살 여유도 없었나 봐요..
아님 지난주 주사로 너무 많이 사서?
몰타 연수 응원합니다!
아는 후배 중에 작년에 몰타 어학연수 6개월 다녀왔는데 너무 좋다고.
영어는 별로 안늘었다고 합니다 ㅋㅋㅋ

다락방 2023-09-04 09:47   좋아요 1 | URL
저 좀전에 검색해봤는데 몰타 어학연수 간 사람이 3개월 내내 파티만 했다고 영어 실력을 늘리고 싶다면 미국이나 캐나다로 가래요. 몰타가 아니라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하죠?
제가 지지난주 너무 많이 사기도 했고 지난주에 바쁘기도 했고. ㅋㅋ 그런데 이번주엔 또 바쁘지만 살 것 같습니다. 벌써부터 박스가 올거라는 문자메세지가 옵니다. 아하하하하.

미미 2023-09-04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몰타 어학연수 검색해봤어요ㅋㅋㅋㅋㅋ
글 쓰면서 어학연수도 하고 요가도 하고 맛있는 것도 먹는 이국에서의 삶!
다락방님이 스스로 번 돈으로(본인의 힘 만으로)해 나가시는 점이 저는
가장 소름이고 멋있고 부럽고 늘 동요가 됩니다.(덩달아 열심히 살고 싶어지는!)
저도 요즘 대학원가는 꿈을 자주 꾸거든요? 다락방님과 저는 공부에 대한
욕망이 있나봅니다.ㅋㅋㅋㅋ

다락방 2023-09-04 10:05   좋아요 2 | URL
‘짙은‘ 의 노래중에 <잘 지내자 우리> 라고 있거든요? 거기 가사에 보면 ‘최선을 다한 넌 받아들이겠지만 서툴렀던 난 아직도 기적을 꿈꾼다‘ 라는게 나와요. 저는 최선을 다한 사람들은 결과가 어떻든 받아들인다고 생각해요. 그게 연애에서도 그렇고 공부에서도 그렇고요. 그런데 제가 이렇게나 미련을 가지고 자꾸만 공부를 생각하고 말하고 바라는 건, 학창 시절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생각을 합니다. 너무 안했어가지고 이제와 뒤늦게 미련이 남아 자꾸만 해보고 싶어하는 게 아닐까, 해도 안되는 류의 사람일 수 있겠지만 그래도 좀 해보고 싶다, 뭐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욕망 보다는 미련 쪽인 것 같아요. 그래서 후회없이 언제나 최선을 다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미미 님, 우리 서로의 공부 욕망 격려하는 그런 사이가 됩시다. 빠샤!!

거리의화가 2023-09-04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려운 책 번역서 없이 원서만으로 이해되면 좋겠어요. 그치만 제 실력은ㅎㅎㅎ
다락방님은 꿈꾸시면 거의 해내시는 분이니까 언젠간 몰타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서 어학연수&요가 등 일상을 이곳에 올려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게 됩니다!ㅎㅎㅎ
미국 여행 간 후기도 멋지네요! 비자 받을 때 다들 쫄린다고 하던데 말이죠. 막상 크게 어려운 질문은 안할 것 같지만 왜 쫄리는건지 저도 좀 긴장 또는 두려움이 있어요. 그래도 언젠가 미국은 한번 가보고 싶습니다!ㅋㅋ
월요일마다 보는 캐나다뷰 이젠 친근하네요!^^

다락방 2023-09-04 10:53   좋아요 1 | URL
저는 어려운 책도 아닌데 실력이 짧아 어려운 책이 되어버리는 문제입니다. 흑흑. 그래서 영어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도 몰타 로 반드시 어학연수 가서 공부도 하고 여유로운 시간도 보내고 그랬으면 좋겠어요. 머리서기 성공해서 인증샷도 올리는 그런 삶을 꿈꾸고 있습니다. 으하하하.
저도 비자 인터뷰 할 때 엄청 쫄렸어요. 대답하면서도 쫄렸고요. 돌아서면 그렇게 어려운 질문도 아니었고 어려운 답이 필요한 것도 아니었는데 브라덜 시스털 이런거 하는데 괜시리 쫄려가지고 ㅠㅠ 쫄리는 제가 싫으네요. 이제는 그런걸 하지 않아 너무 좋아요!!
저는 뉴욕에 또 가고 싶고요 앞으로도 자주 가고 싶습니다. 내친김에 뉴욕에 집도 마련해서 왔다리갔다리 하는 삶 살고 싶지만 그건.. 안되겠지요. 껄껄.
한 주 잘 보내세요, 거리의화가 님!

잠자냥 2023-09-04 1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키워드 너무 웃김...
#영어 #미국 #몰타 #어학연수 #고기 #고추 #와인 #네이비씰 #아무말 #책탑은아님 #버섯 #스트룹와플

스트룹와플 궁금하네요.
몰타 응원합니다. 이러다 몰타로 신혼여행 가는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9-04 10:55   좋아요 1 | URL
몰타로 신혼여행 가기 보다는 몰타에 가서 원나잇 이천번은 어떨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런데 내가 지금도 체력 딸리는데 퇴사 후엔 체력 더 딸리는 부분. 그냥 그 뭣이냐 정신적 사랑만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정신적 사랑. 샤라라랑~ 저 몰타에 자리 잡으면 놀러오셈.
제가 잠자냥 님 전화번호만 알아도 스트룹 와플 보내드릴 수 있는데! 아쉽네요. ㅎㅎㅎㅎㅎ

잠자냥 2023-09-04 11:09   좋아요 0 | URL
와플 주겠다고 전화번호 물어보는 거 약간 은오 수작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9-04 11:41   좋아요 1 | URL
달라고는 안했습니다. 그럴 수 있는데 그러지 못하니 아쉽다, 로 끝냈다고요!! 제가 뭐 전화번호나 따려는 그런 사람으로 보이세요? (맞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이드 2023-09-04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어 책을 읽고 싶으면, 영어 책을 읽으면 됩니다~ 스픽 저 하고 있는데, 회화에요. 읽기와는 관계 거의 없고요.
다락방님 후워즈 시리즈 30권쯤 읽으면 영어책 잘 읽을 수 있게 된다고 제가 70%쯤 장담할 수 있습니다.
후워즈 시리즈 찾아보세요. 다락방님 관심 인물 찾을 수 있고, 100쪽 정도이고 그림도 많고, 책도 작아요. 글자 수로는 위에 읽고 싶다고 하신 책 한 권이 후 워즈 10권쯤 될거에요. 문장 훨씬 쉽고요.

다락방 2023-09-04 13:57   좋아요 0 | URL
오!! 저 오늘 당장 후 워즈 검색해서 사겠습니다. 그리고 30권 읽기에 도전하겠어요. 불끈!! 감사합니다!

2023-09-04 12: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9-04 13: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9-04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다락방님의 월요일 책탑에 이 무슨 일이?? 정말 엄청 바쁘셨나봐요 안타깝 ㅠㅠ
꿈에서 영어를 ㅋㅋ 스트레스 받으셨나요? 저 로맨스소설은, 이번에 여행갔을 때 서점 직원이 재밌다고 해서 사신 그 책인가요? 키 189의 네이비씰 ㅋㅋㅋ 운동하는 거 틀림없이 나올 것 같습니다. 포기하지 마세요!!
미국 여행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는데, 뉴욕을 세번이나 다녀오셨어요? 전 한번도 못가봤는데.. 부럽.. 애들 좀 크면 가봐야겠어요. 몰타든 베트남이든 계신 곳을 놀러가고 싶네용>_<

다락방 2023-09-04 15:22   좋아요 1 | URL
네, 이번 여행에서 건져온 작품, 서점 직원의 추천 작품 맞습니다. 처음부터 막혀서 아주 끙끙대고 있는데, 위의 비밀댓글 님에서 아마존 미리보기로 해석해 주셨습니다. 7학년 때 축구팬츠 입고 전교생 앞에 서서 응원하다 발기 되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 그 다음 여차저차 하는 내용이라고 합니다. 그렇게 해석할 수 있었으면 책이 재미있고 빠르게 진도 나갔을텐데 너무나 안타깝네요. 흑흑 ㅠㅠ

처음에만 어려웠지 그 다음부터는 점점 쉬워졌어요. 아마도 두번째 갔을때는 전자비자 발급받아 갔던 것 같고, 이제는 비자 없이 갈 수 있으니 말입니다. 비자 없이 갔을걸요, 아마? 기억이 가물가물. 처음엔 정말 쫄렸었어요. 미국대사관 가서 보안 검사한 후에 줄 서서 인터뷰 까지 했었어요. 우앙 ㅠㅠ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읽어서 야한 장면에 대한 글도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빠샤!! ㅎㅎㅎ

아무튼 제가 몰타든 베트남이든 장기체류 하게 되면 초대할게요, 독서괭 님. 그동안 영어책 열심히 읽고 계세요!!

단발머리 2023-09-04 1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 속에서도 영어 생각 너무 간절하고 진지하며 생생하고요ㅋㅋㅋㅋㅋ

전 다락방님 뉴욕 여러 번 가신 거 알았지만 아... 뉴욕 가기가 생각보다 어려웠군요. 그 때는... 자신의 길을 꿋꿋히 찾고 결국 그 결심 이뤄가신 거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뉴욕에서 살 수 없음을 알았지만요.

저는 요기 위의 예쁜 보라색 책 12쪽까지 읽었는데 저도 아몰랑@@ 이 분위기라서요. 조금만 더 읽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23-09-06 08:04   좋아요 0 | URL
미국에 가기 위해서는 일단 필요한 서류를 잔뜩 준비한 다음에요, 미국 대사관 인터뷰 일정을 잡고, 대사관 앞에서 한참 줄 서서 기다리다가 보안 검사 통과한 후 또 기다리다가 차례가 되면 인터뷰를 해야 합니다. 제 기억에 통장 잔액증명서도 가지고 갔었던 것 같아요. 하여간 그런 시간들이 있었답니다. 그걸 뚫고 다녀왔어요. 물론 저만 그런건 아니고 당시에 다녀왔던 사람들은 다 그런거지만요. 어휴. 저는 그런 나라가 뭐가 그렇게 가고 싶다고 ㅠㅠ 그런데 가고 싶었습니다. 하아-

저도 12페이지까지 읽었습니다. 분위기는 대충 파악했는데-둘이 서로 육체적으로 끌리지만 원수같은 사이- 사실 세부 내용 파악을 잘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번역본 있는 콜린 후버로 갈아탈까 생각하기도 해요 ㅠㅠ

새파랑 2023-09-05 09: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작가님 그렇게 책을 많이 사셨는데도 아직도 사실 책이 있다는게 신기합니다 ~!!
몰타는 어디에 있는 나라일까요? ㅋ

다락방 2023-09-06 08:05   좋아요 1 | URL
ㅋㅋㅋ 그러니까요. 세상에, 그렇게나 사대도 또 사고 싶은 책이 있다는 게 저도 신기합니다. 사고 싶은 책이 있다는 건 좋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그러네요. 하하하하하.
 

9월 3일 현재. 

올해 봤던 영화들이 딱히 떠오르지 않아서 감히 말하는데, 올해 본 지금까지 영화중 가장 좋은 건, [메타모르포제의 툇마루]가 아닐까 싶다. 아 진짜 너무 좋네. 아직 글을 쓰기도 전이지만, 다들 이 영화를 보라고 꼭 강조하고 싶다.





75세의 유키는 길을 걷다 너무 더운 나머지 근처의 가까운 상점으로 들어간다. 상점 안은 시원해 살것 같은데, 둘러보니 자기가 들어온 곳은 서점이었다. 그렇다면 온 김에 요리책이나 살까 둘러보다가 우연히 만화 코너 앞에 서게 되고, 표지의 그림이 너무 예뻐 충동적으로 만화책 한 권을 사가지고 나온다. 집에 와 그 날의 일과를 마치고 생각나 자기 전 만화책을 펼쳐보니, 아니, 이런 만화도 있어? 이 만화는 BL 이라 불리는 '남자들끼리 사랑하는' 만화였던 거다. 1권이 너무 재미있어서 유키는 2권을 사러 어제의 그 서점에 간다. 그리고 또 3권을 사러 다음날 그 서점에 또 간다.

17세의 여고생 '우라라' 가 이 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진학카드를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데 아직 자기가 하고 싶은게 뭔지도 모르겠고 갈팡질팡 하고 있다. 우라라는 아주 내성적이고 친구도 없으며 결정적으로 BL 을 너무나 좋아해 즐겨보지만 그 사실에 대해 부끄러워 한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하지 못하고 남의 눈을 엄청나게 의식한다. 그런 우라라가 머리가 하얀 유키가 자신이 좋아하는 만화를 사가는 걸 보게 되는거다. 마침 서점에 3권 재고가 없어 주문해주기로 하고 그렇게 유키와 우라라는 '조금 아는' 사이가 된다. 유키는 우라라에게 실례가 안된다면, 퇴근 후에 잠깐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는지 묻는다. 자신이 본 만화에 대해 너무나 얘기하고 싶은데 얘기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것. 75세의 할머니가 본 BL 에 대해 그래, 누구와 얘기를 나눌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17세의 고등학생 우라라도 마찬가지. 우라라에겐 친구가 없었고 게다가 이런 만화책을 보는 자신을 절대로 절대로 드러낼 수 없었다. 그래서 75세의 유키와 17세의 우라라가 같은 취미를 공유한 이유로 친구가 된다.

까페에서 만나 얘기를 나눌 때면 책을 놓고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도 종업원의 눈이 두려워 얼른 책을 감춰야 한다. 유키는 그렇지 않은데 우라라가 그렇다. 그러나 유키의 집에서 만나게 되면 유키는 차를 내어주고 카레를 만들어주고 간식을 내어주면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주인공이 너무 수줍지 않니, 주인공이 너무 다정하지않니. 그들은 그런 이야기를 시원하게 나누면서 점점 더 가까워진다. 우라라는 누가 볼까 두려워 저기 책상 밑에 감춰뒀던 비슷한 류의 만화책을 잔뜩 들고 와서 유키에게 빌려준다. 이것도 보고 이것도 봐봐요, 이건 좀 셀거에요, 하면서.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던 우라라의 취미는 유키 앞에서는 거리낄 것이 없게 된다. 

남편이 죽고 혼자 서예를 가르치며 살던 유키에게 이 만화는 즐거움이며, 이 만화로 인해 새로 사귀게 된 친구가 큰 기쁨이다. 그건 우라라에게도 마찬가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해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고 읽은 것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하며 이야기를 나눌 친구가 새로 생겼다. 너무너무 좋다. 둘에게 새로운 기쁨이 추가된 인생이 펼쳐지고 있다. 같은 취미가 있기에 나이차이가 많아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가. 보는 내내 내가 다 웃음이 났다. 그래, 친구라는 건 성별이 달라도 나이가 달라도 충분히 될 수있지! 하다가, 어쩌면 내가 이걸 아름답게 보고 좋아하는 것, 궁극적으로 친구란 혹은 우정이란 이런 것이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건, 내가 우라라의 나이 보다는 유키의 나이가 더 가까워서가 아닌가 싶다. 그러니까 현재 나이가 유키랑 더 가까워서 라기 보다는, 나는 유키의 나이로 다가가고 있고 우라라의 나이로는 결코 다가갈 수 없기 때문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나에게 닥쳐올 노인의 인생이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어쩌면 나는 이토록 젊은 친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환상에 젖어 있는 건 아닐까. 그래서 이 우정이 궁극적이고 아름답게 보이는 게 아닐까? 만약 우라라의 나이와 같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어떤 느낌을 받을까? 그래 이렇게 같은 취미를 가지고 즐겁게 얘기 나눌 수있다면 할머니도 너무 좋지!! 할까? 그건 잘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이 우정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 궁극적인 우정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이 우정이 좋은건 같은 취미를 가지고 말할 수 있다는 데에도 있지만, 둘이 서로를 한없이 존중하고 있다는 데에도 있다. 한쪽이 다른 한쪽을 어리다는 이유로 혹은 늙었다는 이유로 어떤 부정적인 감정도 갖고 있지 않다. 순수하게 같은 만화를 즐거이 보고 있다는 데에 집중하는 거다. 그런 한편 우라라는 진로도 결정해야 하고 소극적인데 유키는 자신이 살아온 인생에 대해 가끔 얘기해준다. 어떻게 서예 선생님이 되었는지, 인생은 어떻게 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하는 것들. 그런것들은 아무도 우라라에게 얘기해준 적 없는 것들이다.


우라라에게는 소꿉친구 남자아이가 잇는데, 이 남자아이에게는 '에리'라는 여자친구가 있다. 사실 나는 영화에서 우라라의 성격이 좀 못마땅했는데, 그런 우라라는 '에리'를 재수없다고 생각한다. 에리도 똑같이 BL 을 보는데, 자신이 그걸 본다는 걸 숨기지 않는다. 친구들이 야유해도 그거 재미있어! 하고 당당히 말하는 캐릭터다.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당당함이 에리에게 있고 에리는 미국으로 유학도 가고 싶다. 유학을 위한 책도 사고 BL 만화책도 사는 에리가 우라라는 못마땅하다. 재수없다, 고 생각한다. 넌 관심 분야가 다양하네, 라면서 비꼬고 재수없어, 라고 생각하는 거다. 나는 이걸 좋다고 말하지 못하는데 친구들 사이에서도 좋다고 말하는 에리가 재수없어, 라는 거다. 그러다가 재수없는 건 자기 자신이라고 혼자 울적해한다.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지도 못하는 자기 자신이 재수 없다는 것.

나는 이 영화속에서 사실 나와 가장 가까운 캐릭터는 에리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에리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학교의 인기 있는 남자애랑 사귀는데, 물론 그 점은 나와 다르다 ㅋㅋㅋ 학교의 인기 있는 남자애랑 사귄 적 없는 부분. 인기 있는 남자애들이 좋아할 만한 부류의 애가 아니다, 나는.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것도 거리가 먼 부분. 그러나 내가 좋아하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데에 거리낌이 없는데, 실제로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 혹은 사람에 대해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부끄럽다면 좋아하지 않는 쪽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나의 이런 성격이 타인에게 재수없게 보일 때가 있다는 걸 내가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내가 거침없이 말하는 것에 있어서, 그러니까 뭐가 좋고 뭐가 맛있고 뭘 먹었고 뭘 했고 뭘 싫어하고, 이런 것들에 대해 쓰다가, 타인들로부터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는 지적을 받은 적도 있다. 자신은 감추고만 살았는데 너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는 부러움 섞인 듯한 원망을 들은 적도 있다. 그러니까 내가 이런 나로 살면서 나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지점에서 타인으로부터 재수없는 존재가 되어 있고, 꼭 이겨내야 할 존재가 되어 있기도 하더라. 그냥 내가 나로 존재하는데 다른 사람들의 열등감을 불러 일으키거나 못난 구석 콕콕 찌르는 존재가 되어 있는 거다. 나는 그 사람이 거기에서 어떤 식으로 존재하는지도 모르는데 그런 사람이 되어 있었다. 내가 좋아한다는 걸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 재수없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에리는 서점에서 우연히 우라라를 만나 유학 책을 사고 만화책을 사면서, 혹시 이런 만화 본다면 나 좀 추천해줄래? 물었는데 '그런 거 안봐' 라는 자신이 보는 것에 대한 무시하는 발언을 듣고 '대단하다. 유학에 비엘에 폭이 넓네" 라는 쌀쌀한 말을 듣는다. 그리고 졸지에 재수없는 애가 된다. 뭘 했는데, 에리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런데 인생은 말이지, 재미있는 지점은 그거다. 그런 말을 들어봤자, 우라라가 속으로 재수없다고 생각해봤자, 에리는 자기 공부 하고 자기 살 길 찾고 미국으로 유학가는 부분.. 아무튼 순간적으로 에리에 이입해서 욱했다. 


자, 다시.
우라라의 유키의 우정은 너무나 궁극적인 우정이지만, 그러나 이 둘 사이에는 나이 차이가 있고 아니, 나이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유키의 몸이 유키의 의지대로 안되는 일이 간혹 찾아든다는 데에 있다. 허리가 아파 움직일 수 없는 일들이 생기고 같이 희망했던 일들을 포기해야 할 일들도 생긴다. 게다가 노르웨이에 살고 있는 유키의 딸은, 여기에 엄마 혼자 있는게 불안하다며 노르웨이로 와 함께 살 것을 재차 권한다. 그렇게 된다면 유키는 지금 이곳을 떠나 먼 곳으로 갈 것이었고 그렇다면 우라라는 지금 가장 깊은 우정을 나누고 있는 친구와 헤어지게 될 것이었다. 설사 노르웨이로 가는게 아니어도, 언젠가 유키는 죽을 것이었다. 이 우정에도 그만둬야 하는 시점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데, 물론 이건 한쪽이 노인이어서만 그런 건 아니다. 모든 사랑은 잠재적으로 비탄의 이야기라고 줄리언 반스가 말한 것처럼, 어떤 식으로든 어떤 관계든 끝나는 순간이 온다. 그렇다면 그 상실감은 어째야 하는것인가. 나는 아직 헤어지지도 않았지만 헤어질지도 모르는 사소한 일들을 목격하며 벌써부터 슬펐다. 그러나 인생은 계속되는 법.

유키는 우라라에게 너 그렇게 만화를 많이 받는데 이제 직접 그려보면 어때? 를 묻고 우라라는 아니 어떻게 내가.. 하다가 동인지 판매를 한다는 목적으로 힘차게 온 에너지를 다해 만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영화는 그들이 보는 만화와 교차하며 할 말을 한다. 너 때문에 기쁘고 너 때문에 힘이 나고, 그리고 너랑 있을 때 나는 본래의 내 모습이 된다, 고.
그들이 보는 만화속에서는 서로 사랑하는 동성의 연인들이 서로에게 해준 일이고, 만화를 벗어난 지금 이 세계에서는 75세의 유키와 17세의 우라라가 해준 일이다. 그들이 함께 본 만화를 그린 작가의 사인회가 있을 때, 유키는 작가 앞에서 만화를 그려주어 고맙다고 고개 숙여 인사한다. 당신이 그려준 만화 덕분에, 나는 그 친구를 만날 수 있었노라고.


나는 그들의 우정이 계속될 수 있는 이유는 같은 만화를 좋아해서가 아주 크다고 생각한다. 그 만화에 대해 얘기할 수 있어서라고 생각한다. 같이 즐길 무언가를 공유한다는 건 관계를 유지하는 데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너가 나를 좋아하고 내가 너를 좋아하는 것만이 아닌, 우리가 이것을 두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이것은 정말 이상적이지 않은가. 이런 관계가 오래갈 수 있는 것 같다. 물론 어느 한쪽이 관심 소재에 대해 심드렁해질 수도 있는 것이지만, 우리가 함께 나누는 시간동안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왔다면, 이제 우리 사이에 그 소재가 사라져도 우리의 관계는 이어질 터였다. '나에게 이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있어'라는 감정은 수줍은 우라라를 뛰게 만들고 웃게 만들고 무언가 하게 만든다. 유키는 우라라가 오늘 올것이니 정성스레 카레를 만든다. 음식을 준비하면서 우라라를 기다리는 유키의 마음도 설렘과 기쁨이다. 그리고 이야기 나누며 내내 웃는다. 아니, 너무 좋지 않은가. 이것이 바로 궁극적인 우정이 아닌가 말이다.


영화의 마지막에는 약간 좋아서 울컥하기도 했는데,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를 말해준다는 말처럼, 어쩌면 내가 그들의 관계를 좋아하고 울컥할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그런 우정을 이상적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바라는 관계도 결국은 그런 게 아닐까, 했던 것. 그것이 나를 계속해서 알라딘에 머물게 하는 게 아닐까. 알라딘에서 책을 읽고 글을 쓰고 가끔 악플 달리거나 누군가로부터 모진 대우를 당하면서도 꿋꿋이 여기에 있을 수 있는 건, 여기에 바로 내가 바라는 관계들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같은 책을 읽고 혹은 다른 책을 읽고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어서 나는 이곳을 좋아하는 게 아닌가. 그리고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오래 관계를 이어가게 될 좋은 사람을 만나기도 한다. 유키가 우라라에게 용기를 주었듯이 여기에서 서로에게 더 읽고 더 쓰라고 격려하는 일들이 일어나잖아. 이거 너무 좋지 않나요, 여러분. 게다가 내가 모르는 작품을 알게 되고 소개받기도 하는 거, 그것도 너무 좋지 않나요. 우라라가 잔뜩 책을 싸들고 가 유키 앞에 풀어 놓으며 이건 어떻고 저건 어때요, 하면서 빌려주는데 또 어찌나 좋은지. 서로를 만날 생각에 설레어하는 것, 곧 그 사람이 우리 집으로 올 것이므로 기다리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알라딘에서의 생활과도 닮은 것 같다. 좋아하는 사람의 글이 올라오는 것, 그 글을 읽고 싶은 간절한 마음 같은 것. 나는 얼마전에도 기다리던 사람의 글이 올라와서 부러 읽지 않고, 혼자 조용히 고기 먹으면서 읽으려고 자리 잡고 앉은 적도 있다. 그 시간이 소중해서, 내게는. 


유키는 75세에 책을 잘만 읽던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벌써부터 노안이 와서 점점 폰을 보는 것도 힘들어지고 오타도 잦은데, 나는 계속 책을 볼 수 있을까? 나도 계속 보고 싶다. 유키처럼 좋아하는 책 계속 찾아 보고,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 기다리고, 그리고 그 작품들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 나누면서 살고 싶다. 우리 집에 와서 이야기하자, 한 뒤에 친구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음식을 준비하고 싶다. 내가 이제 치아바타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굽거든. 게다가 와인 냉장고에 와인도 늘 준비되어 있고. 그렇지만 75세 즈음이면 술을 그렇게 많이 마시지 않을지도 모르겠네. 여하튼 뭐가 됐든 계속 먹고 마시고 읽고 쓰고 이야기 나누며 살고 싶다. 그런 식으로 유지되는 삶이라면, 참 아름다운 삶일 것 같다. 어쩌면 인생에 가장 필요한 건 우정이 아닐까 싶다.


어제 남동생이 잠깐 들렀다. 이모가 농사지은 샤인 머스캣을 가져다주러 왔는데, 그거 가지러 온 것. 그 잠깐 동안 남동생과 나는 외로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나는 남동생에게 말했다. 인간은 누구나 외롭지, 가족이 있고 애인이 있어도 외로움은 찾아오는 거잖아, 라고. 그러자 남동생이 말했다.

"누나도 외로워?"

"응, 나도 외롭지. 외로움이 훅 찾아들 때가 있지."

"이 세상에서 가장 안외로울 것 같은 사람이 누난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는 왜 이렇게 생각할까. 나도 외로움이 찾아든단다, 동생아. 훅- 치고 들어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때가 있단다. 계속 내가 나를 다독여야 해. 인간은 누구나 외롭고 이게 또 훅 왔구나, 갈 것이다, 그동안 뭘할까, 고기 먹을까, 뭐 이런 생각을 할 때가 나도 있단다. 


아무튼 좋은 영화였다.





나는 웨이브에서 봤다. 네이버에서 굿 다운로드로 보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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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9-03 14: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키 다부장님 여기서 우라라 같은 친구 만남 옥동자 은오. ㅋㅋㅋㅋㅋㅋ
제 글을 고기 드시면서 읽었군요?! ㅋㅋㅋㅋㅋ
전 이거 만화로 봤는데 만화도 좋았어요. 유키 딸이 영화에서는 노르웨이에 가 있는 걸로 나오는 게 좀 다르군요. 암튼 넷플이나 왓챠에 올라오면 영화도 봐야겠어요!

다락방 2023-09-04 09:05   좋아요 2 | URL
오오 이거 만화가 원작인가요? 처음 알았네요.
영화 너무 좋았어요. 서로 예의를 차리는 친구라는 게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역시 어느 정도 거리감 두고 정중한 사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잠자냥 님 꼭 보고 리뷰 남겨주세요!

잠자냥 2023-09-04 09:54   좋아요 0 | URL
제가 이 만화와 관련해서 두 번인가 페이퍼 쓴 적이 있습니다요. 엣헴.....(한 페이퍼에는 다락방 님 댓글이 달리긴 했는데, 그때는 만화에는 관심을 두지 않으셨던 것 같아요)

원작 만화는 <툇마루에서 모든 게 달라졌다>입니다. 5권에서 완간.

https://blog.aladin.co.kr/socker/11504821
https://blog.aladin.co.kr/socker/12794774

ㅋㅋㅋ 안 알려줘도 알아서 열심히 찾아 읽고 땡투하는 다락방~!

다락방 2023-09-04 10:02   좋아요 1 | URL
아이참 덕분에 중고로 구입하긴 했지만 다섯권 다 주문 마치고 오는 길입니다. 아놔 ㅋㅋ 알라딘 싫엇!! ㅋㅋㅋㅋㅋ

미미 2023-09-03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웨이브에 있으니 저도 볼 수 있네요! <성의 변증법>에서 학교가 나이별로
나누어 버려 서로와 연결될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잖아요?
다락방님의 이 글을 읽으며 그 대목이 생각났어요.
알라딘은 나이도 성별도 표시되지 않고 책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모여
이야기 나눌 수 있으니 다락방님 말씀처럼 오래 유지하고 싶은 기쁨을 주는 공간이라고요.
세대가 어우러져 있으니 다양한 ‘차이‘로 계속 새로운 느낌도 들고ㅋㅋㅋㅋㅋ

인기있는 남자 필요 있나요? 다락방님이랑 잠자냥님이 젤루 인기 있는데다
서로 애정하는데?ㅋㅋㅋㅋㅋㅋㅋ 나이드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이런 공간이 있으니!

다락방 2023-09-04 09:12   좋아요 1 | URL
미미 님, 이 영화 꼭 보세요. 미미 님이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사실 이 영화는 보는 사람들 모두가 좋아할 영화이긴 합니다만, 미미님은 특히 더 좋아하실 것 같습니다. 후훗. 저는 일본 영화 별로 안좋아하는데 이건 참 좋았어요. 엄청난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다정히 대하는게 진짜 좋더라고요. 우정의 교본 같은 영화였어요.

알라딘이 저에게 되게 맞춤한 공간이란 생각이 들어요. 책 이야기를 나눌 사람들이 있고 그런데 서로 예의바르게 대하는 곳이기도 하고 말예요. 인기 있는 남자를 필요로 하지 말고 인기 있는 여자가 되자!! 빠샤!! ㅋㅋㅋ 저도 이 공간을 알게 되어서, 그리고 미미 님을 알게 되어서 참 좋습니다. 다정하게 오래오래 지냅시다, 미미 님. 서로 읽고 쓰기 격려하면서요!!
 

시간 왜이렇게 빨라. 벌써 8월 말이라니. 이렇게 2023년이 가고 있다니 믿고 싶지 않다. 나는 한 살 더 나이를 먹어갈테고 ….

새벽에는 엄청난 빗소리에 잠에서 깼다. 엄마 아빠도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재차 문 점검을 하셨다. 잠에서 깨기 전에 꿈을 꾸었는데, 꿈에서 나는 한 군인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기억나지 않지만 외국 이름이었다. 외국 이름을 가진 군인이 나에게 왜 편지를 보냈을까. 다시 잤지만 꿈을 이어 꾸지 않아 상황을 모르겠다. 이 꿈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모르겠다.


자, 월요일이 왔고 나는 책탑을 올려야 한다. 책탑을 월요일에 올리다보니 이제는 월요일에 책탑을 올리기 위해 책을 사게된 것 같다. 벌써 오래전에 그리 된 것 같다. 내가 여러분 책탑 보여줄려고 책 사는 겁니다. 네? ㅋㅋㅋㅋㅋㅋㅋ
































윌리엄 트레버를 몇 권 읽었지만 환호하며 좋아하는 작가는 아닌데, 그래서 신간 나왔다고 무조건 사지도 않는데, 《마지막 이야기들》이 자꾸 서재에 보이니까 응? 이러면서 사게된 줏대없는 부분 …. 나여, 주체적으로 행동하자. 다른 사람 산다고 사지 말고!! ㅋㅋㅋㅋㅋㅋㅋ


《7시 45분 열차에서의 고백》은 어쩐지 걸 온 더 트레인 생각나고 비슷할 것 같아서 별 관심 안두고 있다가 최근에 서재의 ㄷㅈ 님 페이퍼 보고 읽어봐야지 하고 샀다. 오, 나여. 서재 생활을 그만둘지어닷!!


《검은 피부, 하얀 가면》은 박스에서 꺼내면서 어쩐지 이미 갖고 있는 책의 느낌이 들었지만, 산책앱에 검색해보니 안나와서 없겠거니 생각중이다. 


《크리티크 M》은 예스에서 샀다. 왜냐하면 한달에 한 번 예스도 상품권을 잔뜩 줘가지고 한 달에 한 번은 예스에서 상품권 이용해 책을 사게 된단 말이지. 그런데 이번에 예스 굿즈 중에 스탠드가 있는거다. 이건 침대 헤드에 두고 사용하면 좋을 것 같아서 어디 한 번 받아볼까? 했더니 8만원 이상 구매라는 거예요. 눈물이 났죠. 적립금 마일리지 모두 알라딘에 있는데 예스에서 8만원은, 전 아직 안되겠어요. 쏠랑 쏠랑 사다 보면 8만원 될 수 있겠지만 한 방에 8만원, 어림도 없죠. 보고 있나, 알라딘?


《생물학적 풍요》,《세계 끝의 버섯》두꺼운 것좀 봐 ㅋㅋㅋ 아니, 생물학적 풍요는 진짜 심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떡하죠 내 심장이 고장 났나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오늘은 보너스 책탑 사진이 하나 더 있다. ㅋㅋ 무슨 말이냐면, 말 그대로 책탑 사진 하나 더 잇다는 건데, 이건 뭐냐면,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다. 아니 글쎄 동네 도서관이 9월부터 11월까지 내부 공사를 한다는 거다. 그래서 8월말까지 한 사람당 30권의 책을 빌려준다는 게 아닌가. 그리고 12월에 반납하면 된다고. 어머 어쩌면 좋아. 나는 주말에 도서관 간다~ 생각하고 토요일에 뽝 도서관을 갔다. 포부도 당당하게 백팩을 메고 갔다. 한 번에 30권은 너무 힘들 것 같고 닥치는 대로 뽑았더니 10권이 됐는데, 어제 가서 한 권 더 빌려왔다. 책탑엔 들어있지 않지만 ….


















































뭐여. 총 열한권인줄 알았더니 열두권 이네? 껄껄.


《나는 스리랑카주의자 입니다》는 스리랑카에 관심 전혀 없는데 누군가는 스리랑카주의자 라고 말하다니, 싶어 빌려왔다. 나는 자신이 태어난 땅이 아닌 다른 나라에 가서 살아보기를 한다던가 아예 정착을 하는 삶에 대해서 궁금하다. 왜 그곳에 매력을 느꼈는지, 왜 숱한 나라들 중에 하필 그곳이었는지. 스리랑카라니, 지은이는 왜 스리랑카에 매력을 느꼈을까. 왜 자신을 스리랑카 주의자라고 말하며 책까지 쓴걸까 궁금해서 빌렸고 조금 읽었는데 너무 재미가 없어서 당황스럽다. 아직까진 아 이래서 좋아하는구나, 뭐 이런 것도 모르겠고. 물론 누군가에게 그리고 어딘가에 반한다는 것은 순전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말이다.


《차학경 예술론》이 마침 도서관에 있어서 다행이었다. 차학경이 쓴 책도 차학경에 대해 쓴 책도 죄다 절판인데 중고 가격이 어마어마하더라. 그래서 도서관에서라도 빌려봐야겠다 싶었는데 우리 도서관에는 차학경 예술론 밖에 없었고, 그나마도 사서에게 문의하라고 되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사서에게 문의했고 사서는 내게 오분만 기다려달라더니 어딘가로 다녀와서 책을 건네주었다. 내가 죄다 못읽고 반납해도 차학경 예술론 만큼은 읽어내게쒀!!


《그 해-몽골》내 친구중에 한 명은 오래전에 몽골을 다녀왔는데 너무 좋았고 또 가고 싶은 곳도 몽골이라고 했다. 나는 친구로부터 그 말을 들어도 몽골에 대한 별 감흥이 없었는데, 얼마전에 나혼자 산다 멤버들이 함께 몽골을 다녀온 걸 보고, 아 저곳에 또 가고 싶어하는 이유를 조금은 알겠다 싶었다. 드넓은 평야에 드러누워 별을 바라보는 건 정말 근사한 경험일 것 같은 거다. 그러나 나같은 뚜벅이 여행자에게 몽골은 좋은 여행지는 될 수 없을 것 같았다. 반드시 현지의 가이드와 운전자가 필요할 것 같아, 몽골은 아마도 내가 가지는 않을 것 같다 생각했는데, 마침 도서관에 이 책이 보여서 빌려왔다. 어디 한 번 보자, 하고.


《영국 걷기 여행》도 뚜벅이 여행자인 나로서 궁금해 빌려왔다. 내가 여행기를 몇 번 사보니까 영 별로인 것들이 많았다. 그래서 무턱대고 사지 말고 좀 훑어보고 사자 싶은데, 어제도 도서관에 가서 이탈리아, 모리셔스, 스페인 등등의 여행 에세이 가져다 놓고 훑어보는데 그 중에 좋은게 하나도 없더라. 그래서 《여성 파산》한 권만 빌려가지고 나왔다. 영국 걷기 여행은 좋을까? 나는 남들이 여행간거 궁금하고 어디에서 매력을 느꼈는지 궁금하고 왜 재방문 하는지 궁금해서 여행 에세이 보고 싶은데 보면 딱히 좋은게 없단 말야? 내가 여태 본 여행 에세이 중 최고는 바로 이것이다.


















이 책은 베트남에도, 쌀국수에서 별 관심 없던 나를 혼자 베트남으로 떠나게 만들었고 그래서 쌀국수 최대한 많이 먹고 오게 만든 책이다. 이 책 때문에 나는 베트남에 가고 가고 또 가고 그렇게 되어버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완전 다락방 맞춤형 책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 여행 에세이 쓴다면 이런 걸로 쓰고 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 그럼 이만 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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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8 0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외국 군인 얼굴은 혹시 잭 리처?
30권이요?! 헐 개부럽 ㅋㅋㅋㅋㅋㅋㅋ(집에 있는 책부터 읽어!!!)
이번주도 화이팅하시고 많이 드시는 한주 보내시길!

다락방 2023-08-28 10:32   좋아요 0 | URL
제가 금요일에 몹시 외로웠는데 그래서 아마도 꿈에 잭 리처를 … 그렇지만 왜 편지로만 만나게 했을까요. 잔인해. 오랜만에 29금 꿈 한 번 꾸게 해주지. 하아-

거리의화가 2023-08-28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0권! 어마무시하네요~ㅋㅋㅋ 12권 중 <차학경 예술론> 넘나 부럽습니다. 저희 도서관은 역시나 없네요ㅠㅠ
<생물학적 풍요> 두께 진짜 어마무시한데 음... 화이팅! <크리티크 M> 사셨군요. 저도 이번주 읽으려고요^^ 다락방님 책탑팬 오늘도 잘 보고 갑니다*^^*

다락방 2023-08-28 10:33   좋아요 1 | URL
차학경의 딕테도 있으면 빌리고 싶었는데 없더라고요 ㅠㅠ 중고는 막 가격이 어마무시하고요. 차학경 예술론 읽을 때 밑줄긋기 많이 할게요, 거리의화가 님!! 후훗.
그나저나 저 많은 책들 저는 대체 다 언제 읽으려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자신의 타자화 ㅋㅋ)

잠자냥 2023-08-28 09: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오늘은 비가 내려서 그런지 책탑이 실내 촬영이네요?
<타라바스>도 사지 않았어요? 이 책으로 땡투가 들어왔는데....

다락방 2023-08-28 10:31   좋아요 1 | URL
맞아요, 근데 아직 배송이 안됐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거 접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08-28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저희 동네 도서관도 내부 공사 좀 했음 좋겠어요.ㅋㅋㅋㅋ
다락방님은 어쩜 대출 해온 책들마저 흥미롭네요!
이번달 제가 책을 은근 많이 사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몇 권 도서관에다 찜~*

다락방 2023-08-28 10:34   좋아요 1 | URL
음, 제 생각에 미미 님, 은근 많이 사신게 아니라 대놓고 많이 사셨을 것 같은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서른권이란 얘기에 흥분해서 막 뽑아 들었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호시우행 2023-08-28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동네도서관 내부사정으로 계탄 느낌이 들겠네요. 그 동네는 어디신가요?

다락방 2023-08-28 10:34   좋아요 0 | URL
후훗. 강동구라는 것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후훗.
더 빌려오고 싶었는데 서른권을 아무리 백팩이라도 메고 오기가 좀 힘들것 같더라고요. 후훗.

독서괭 2023-08-28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턱대고 사지 말고 좀 훑어보고 사자 싶은데,˝ ㅋㅋㅋ
보너스 책탑이라는 말씀에 오잉?했는데 와, 도서관 30권 대박이네요. 하지만 읽을 수 없음.. 그래도 검색해서 알아냈지만 갈 수가 없군요. 괜히 아쉽..
책탑 올리기 위해 책 사시는 다락방님 만세입니다 만세만세 만만세!!!

다락방 2023-08-29 22:22   좋아요 1 | URL
한 번 더 가서 30권 채우고 싶은데 8월 31일까지라서 한 번 더 가지는 못하겠고, 열두권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도 아마 기한 내에 다 못읽을듯요. ㅋㅋㅋㅋ

아무튼 이래저래 다락방은 만세입니다. 독서괭 님도 만세입니다. 만세!!

구단씨 2023-08-29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아~ 5개월 동안 30권의 책을 대출상태로 둘 수 있다니요?!
이런 기회에 도서대출 안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5개월의 시간이 훌쩍 가버릴 것 같지만, 꼭 완독하시고 반납하게 되는 기쁨을 맛보시기를요. ^^
다락방님 책탑 볼 때마다, 괜히 제 마음이 뿌듯해지는 건 왜일까요. 배가 불러요.... ㅎㅎ

다락방 2023-08-29 22:24   좋아요 0 | URL
내일모레까지가 대출할 수 있는 기간이라 제가 주말에 빌려온 열두권으로 대출은 마무리해야 할 것 같아요.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읽고 반납하면 되는데요, 문제는 제가 이것도 못읽을 것 같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저는 책을 계속 사기 땜시롱.. 읽지는 못하고 사고 읽지는 못하고 빌리고. 아주 큰일입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구단씨 님이 뿌듯하시다니, 그걸로 됐습니다. 그러면 또 뿌듯하시라고 제가 또 사겠습니다. 아자!! ㅋㅋㅋㅋㅋ
 

















사람들에게 '다른 사람' 이 필요한 이유는 저마다 다를 것이다. 또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받고 싶은 것과 주고 싶은 것 역시도 다를 것이고.

내 경우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랑스러운'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제일 크다.  자랑할 만한 일이 생겼을 때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게 된다. 상대에게 나 역시 자랑스러울 때 떠올릴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나 이것이것 잘했지, 라고 묻는다면 잘했다고 한껏 칭찬해주고 싶고 격려해주고 싶다. 


슬론 은 카터와 사랑하는 사이가 됐다. 이미 약혼자가 있고 또 그 약혼자가 슬론의 가장 친한 친구인데, 그래서 안그러려고 했는데 그렇게 됐다.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라는 말은, 이미 그런 사람이 되어있다는 뜻이다. 슬론은 아무리 자기 변명을 해봤자, 친구의 약혼자와 사랑에 빠지고 섹스한 사람인 것이다. 자신들의 사랑에 흠뻑 빠져있다가, 서점 데이트에서 우연히 만난 칼럼니스트로부터 모욕적인 대우를 당한 뒤 슬론은 깨닫는다. 맞네, 그 사람이 한 말이 다 사실이야. 카터, 어차피 너는 다른 여자랑 결혼할거고 나는 고작해야 너랑 섹스한 너의 정부일 뿐이지, 당장 이 집에서 나가줘, 해가지고 둘은 헤어지게 된다. 카터는 너를 그렇게 말하지 말라고 이대로 우리가 헤어지면 안되는거라고 하지만, 그러는 순간에도 카터가 슬론의 베프와 결혼할 시간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카터를 보낸 후 슬픈 날을 지내고 있던 슬론은 베프의 연락을 받는다. 베프는 당장 좀 와달라고, 나 너무 너무 얘기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운다. 지금 당장 그 베프를 볼 수 없었던 슬론은 거절하지만 친구가 '네 비행기표 내가 사줄테니 제발 와줘' 하는 통에 얘가 너무나 절박하구나 싶어, 알겠어 갈게, 한다. 그런데 베프는 카터의 집에 오라는 거다. 카터는 너의 호텔을 떠난 후 아직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뉴욕에서 출판사 직원 만난다고 한다, 언제 올지 모르겠다, 내가 지금 그 집을 봐주고 있다 여기로 와다오, 하는 거다. 하는수없이 슬론은 그렇게 카터의 집으로 가고 거기서 베프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듣는다. 카터가 집을 떠나 글 쓰겠다고 슬론의 호텔에 와있는 시간동안 자기는 파티에서 만난 특별한 누군가를 만나 섹스를 하고 사랑에 빠졌다는 거다. 읭? ㅋㅋㅋ 당장 결혼은 다가오고, 나는 카터가 아닌 특별한 그 남자를 원하고 이제 나는 어떡하지? 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것. 슬론은 슬론대로 내적 갈등 휩싸인다. 너가 사랑하는 게 그 특별한 남자라면 그 남자랑 결혼해야지, 하고 싶지만 솔직하게 그것이 슬론 자신에게도 좋기 때문에 그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게 아닌가 하는 것. 그래서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어쨌든 카터의 집에 와잇으니 카터의 집을 둘러보게 된다. 카터의 책, 카터의 레코드 콜렉션들..



Seeing the things he surrounded himself with, Sloan felt as if she were touching his soul. -p.186


그를 둘러싼 것들을 보고 마치 그의 영혼에 닿는 것처럼 느꼈다는 슬론을 보니, 나는 내 책장속의 책들을 떠올렸다. 만약 누군가가 와서 내 책장을 둘러본다면, 그 사람도 내 영혼을 느끼게 될까? 그렇다면 어떻게 느낄까?



꼴페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장 하나가 다 페미니즘 책들로 넘쳐나는데, 이젠 정리도 안되어서 가로로도 쌓이고 있으니 어쩌면,



지저분한 꼴페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한편 내가 사랑하는 남자의 집에 가게 됐을 때 거기서 무엇을 보게 됐든 나 역시 그를 어느 정도 그를 둘러싼 물건들로 짐작하게 될텐데, 그것들이 내게 실망을 주는 것들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를테면, 


음.. 그만두자. 생각하기 싫구나.



자, 슬론은 다시 자기의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예전 생활로 돌아가고자 최선을 다한다. 호텔 운영도 정상적으로 되고 있고 슬론은 잘 살아남았다. 아 오늘은 카터와 베프의 결혼식이지. 나는 괜찮아 잘 이겨낼 것이다. 하는데 그 날 밤에 카터가 찾아온 부분. 아니, 왓더헬, 너 여기서 뭐하는거야? 하니까 카터는 결혼을 안했다고 한다. 내가 결혼을 한다면 그건 슬론 너여야만 해, 해서 찾아온 것. 그러나 그 결혼의 '아닐 가능성'을 얘기한 건 슬론의 베프였다.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어... 수지가 부릅니다.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어... 


그래서 다시 이제 사랑의 해피엔딩을 향해 가면서 슬론은 카터에게 묻는다. 내가 자랑스럽니? 라고. 슬론에게 이 대답은 중요한 것이었고 카터는 그걸 알고 있기에 나는 너가 너무 자랑스럽다고 얘기해준다. 밑줄을 안그어놔서 찾지를 못하겠는데, 이 책 읽다가 찾은 단어중에 endorse 가 있다. 어느 시점에 나왔는지 누가 한 말인지도 생각이 안나는데 endorse 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더니 '지지하다' 였다. 어쩐일인지 이 단어가 기억에 남는다.



자, 이제 카터와 슬론은 함께 살기로 한다. 샌프란시스코에 자신의 집을 작은 호텔 삼아 살고 있는 슬론은, 우리가 결혼하고 함께 살아도 나는 이 페어차일드 하우스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이 일을 계속 하고 싶다고 말한다. 카터는 그녀에게 너는 이 일을 포기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런데 조금 변화를 줄 필요는 있다고 말한다. 요리하고 청소할 사람을 고용해서 가끔은 너를 좀 쉬게 해줘라, 왜냐하면 나는 너랑 사랑을 나누고 싶기도 하고 여행을 가고 싶기도 하니까, 라고 말한다. 카터는 페어차일드 하우스에서 글을 쓰면서 보낼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지금 살고 있는 집 beach house 는 슬론 네 마음에 드냐고 묻는다. 그렇다. 베스트셀러 작가인 카터는 해변가 집을 가지고 있다. ㅋㅋㅋ 슬론은 마음에 든다 매우 아름다운 집이다, 라고 말한다.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슬론은 슬론 집 그대로 갖고 있고 카터는 카터 집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왔다리 갔다리 다른 지역을 오가면서 고풍스러운 페어차일드 하우스에서 묵고 해변가 집에서도 묵고 난리가 났네 난리가 났어 좋겠다..


사실 평범한 대한민국의 서민들은 결혼해도 집 한 칸 마련하기가 힘들고 전세 올라가면 보증금 빼서 어디로 가야 되나 더 외곽으로 가야되나 평수를 줄여야 되나 이러고 있는데, 슬론과 카터는 나도 좋은 집 있고 너도 좋은 집 있으니까 우리 둘 다 갖고 왔다리갔다리 하는 삶을 살자, 이러는 거 너무나 부러운 부분. 아니 너무 이상적이지 않냐. 나는 이왕이면 내가 한국에 집 마련할테니 외국에 집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비행기 타고 왔다리갔다리 하는 삶. 나는 한강뷰 집을 갖고 있고(아직 아님) 너는 로테르담의 고층 아파트 갖고 있고, 우리 둘이 같이 살면서 여기저기 왔다리갔다리 좋은 거 다 누리고 살자, 하면 내가 참 좋을 것 같다. 


로맨스 소설의 몹쓸영향. 퐌타지 품게 하는 것. 한강뷰 집 가진 나, 로테르담 통유리창 고층 아파트 가진 너, 우리 둘이 합체 뽝! 이런거...



아무튼 모르는 단어 오만삼천개 나오는 이 소설 다 읽었다. 만세! 산드라 브라운 님, 그런데 모르는 단어 너무 많이 쓰셔가지고 제가 너무 거시기 했네요. 그래도 산드라 브라운 님 소설 그동안 번역본 열심히 읽어온 동에 페이지를 넘겼지, 아니었으면 진작에 포기햇을 겁니다. 


잘 살아라 슬론 그리고 카터. 집 두 채 니까 잘 살겠지, 뭐.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질투와 시기가 샘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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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7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꼴페미 ㅋㅋㅋㅋ
지저분한 꼴페미! 자랑스럽다!
한강뷰에서 뽝!의 그날을 위해!!!

다락방 2023-08-28 08:31   좋아요 0 | URL
집이 넓어야 됩니다. 한강뷰의 집이 넓어야 책들을 다 가지런히 정리할 수 있을텐데. 공간 부족으로 정리가 잘 안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간 더 줘도 사실 제가 정리 잘 할 거라는 생각은 안하지만요. 흠흠.

단발머리 2023-08-27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읽고 이제야 짬나서 댓글 답니다.
저도 심히 이 책 읽고 싶은데 단어 이야기 하시니 엄두가 안 나요. 사이즈 확인 마쳤는데 여태 고민중이라고 합니다.

카터와 베프의 결혼식이 있었던 그 오후에.... 슬론의 마음을 읽고 싶어요. 집이 한 채여도 감사할 일인데 두 채라니 어화둥둥 댄스파티라도 벌여야 할 듯 해요. 슬론은 좋겠다. 카터도 좋겠다....

다락방 2023-08-28 08:32   좋아요 0 | URL
아니 그게 말입니다, 단발머리 님. 제가 영어책 열 권 정도 읽어보니까, 어려운 단어 쓰고 어려운 문장은 초반에 잔뜩 나와도 뒤로 갈수록 좀 괜찮아 지잖아요? 근데 산드라 브라운은 끝까지 모르는 단어 너무 많이 사용했어요. 제가 너무 어휘력 부족이라 이렇게 힘든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번역본을 읽은 경험이 없다면 이 책을 진작에 덮었을 것 같아요. 물론, 단발머리 님도 그럴거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문장이 어렵거나 길거나 하진 않거든요. 다만 단어, 단어들이 아주 그냥 나 모르지롱? 하고 춤을 춥니다. 어휴.

저는 단발머리 님이 ‘그 오후의 슬론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이라서 참 좋습니다. 참 좋아요.

미미 2023-08-27 1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해변에 집 있는 사람 정말 부럽습니다. 그런집 공유할 수 있으면 엉망이어도 웃으며 치워줄 수 있는데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28 08:34   좋아요 2 | URL
너무 좋겠지요? 그리고 이들이 지금 너무 뜨겁게 사랑해서 이 방에서 섹스하고 저 방에서 섹스하고 그래도 나중엔 너는 저 집 나는 이 집 있다가 보고싶으면 만날까? 뭐 이렇게 살아도 될 것 같고요. 그런데 이 집에서 만나면 고풍스럽고 저 집에서 만나면 해변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살다보니 해변에 집 있는 남자랑 연애하는 경험도 누군가에겐 있네요? 껄껄. 전 아님요. -.-

독서괭 2023-08-28 1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읽고 웃었는데 댓글을 못 달았네요.
지저분한 꼴페미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예전에 오피스텔 보러 갔다가 크게 감동받은 적 있어요. 남자 혼자 산다는데, 책장으로 방을 구획하고 책장에는 뺴곡히 책이.. 책 종류는 잘 기억이 안 납니다만. 엄청 깔끔했어요. 와오.
집 두채면 잘 살 수밖에 없겠는데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3-08-29 12:09   좋아요 1 | URL
우왓 그 집 저도 구경하고 싶네요. 저는 깔끔을 원하지만 저라는 사람이 깔끔하진 않은건 왜일까요? ㅋㅋ 지금도 사무실 책상 완전 난장판이에요. ㅋㅋ 아놔 왜 이러는지 원. 그리고 제가 아무리 마음 먹고 싹 다 정리해도 원래 깔끔한 사람을 따라가질 못합니다. 인생.. orz

아무튼 정리정돈 못하는 지저분한 꼴페미 다락방은 살던대로 사는 걸로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아직도 다 못읽은 산드라 브라운의 영어책을 읽는 지금.


교토마블 식빵은 원래 버터버터 한데 거기에 또 버터를 .. 하하하하하

아, 아침 식사 아닙니다. 아침은 장칼국수 끓여 먹었음. 어제 술 마시고 자는 바람에 해장으로..

설거지하고 샤워하고 간식 차려두고 이제 독서를 슝-

이라지만, 먹으면서 독서는 사실 잘 못하고 다 먹고나서 해야 하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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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27 10: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토마블에 버터 무슨 일이야…..
응 다부장 아저씨배 나오는 일.

다락방 2023-08-27 10:24   좋아요 1 | URL
저 결국 반쪽 먹고 반쪽은 남기고 있습니다. 배터지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저씨배 어쩌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배 아주 많이 나온 나라도 괜찮아요? (그렁그렁)

은오 2023-08-2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음주 다음날 일요일에도 다락방님은 역시 부지런하시군요. 아직 10시 20분인데 아침식사 설거지 샤워 다 마치시고 간식이랑 독서! ㅋㅋㅋㅋ 아아아아 버터리한 식빵에 버터 ㅠㅠㅠㅠ 커피 ㅠㅠㅠ 전 얼죽아라 아아메와함께 백래시 마지막 분량 읽으러 갑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3-08-27 10:25   좋아요 1 | URL
저는 어느 순간 나이들고 나서는 여름에도 차가운 음료를 잘 못마시겠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일단 이 책 다 읽고 도서관에 책 빌리러 갈 예정입니다. 대체 왜 빌리는지 모르겟지만... 사둔 책이나 읽어랏!
은오 님, 백래시 마저 읽기 화이팅이요!! 빠샤!!

잠자냥 2023-08-27 10:32   좋아요 1 | URL
다부장 이 시렵구나….. 나도 좀전에 아아 마셨는데 쯧쯧….

다락방 2023-08-27 10:38   좋아요 1 | URL
배 나온 아저씨는 이가 시리다기 보다는 찬 거 먹으면 기침을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 저의 노화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자존심 상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27 19:06   좋아요 0 | URL
은오님 : 아아메
잠자냥님 : 아아
다락방님 : 핫(아메리카노)
단발머리 : 바닐라아이스라떼

다락방 2023-08-28 08:34   좋아요 1 | URL
저 책상에 일회용 타먹는 바닐라라떼 있는데 아메리카노 다 마시면 이것 좀 타서 마셔야겠어요. ㅋ

건수하 2023-08-29 08:50   좋아요 1 | URL
은오님 : 아아메
잠자냥님 : 아아
다락방님 : 핫(아메리카노)
단발머리 : 바닐라아이스라떼
수하: 핫드립 (하루에 1잔 한계) / 핫아메리카노

단발머리님의 수고를 덜어드리고자..

독서괭 2023-08-28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 지금 무척이나 배고픈 이 순간, 오우 마이..

다락방 2023-08-29 09:00   좋아요 0 | URL
교토마블 맛있어요. 저처럼 버터를 추가하진 마세요. 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8-29 0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교토마블 안그래도 달고 느끼한데 거기에 버터..... 커피 필수입니다. ㅋㅋ

다락방 2023-08-29 09:00   좋아요 1 | URL
다시는 교토마블에 버터를 올리지 않겠다는 다짐을 하게된 도전이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29 09:00   좋아요 0 | URL
저걸 장칼국수 먹고 나서 먹은 다부장. 장하다!

다락방 2023-08-29 09:01   좋아요 0 | URL
장칼국수는 시뻘거니까요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