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것들이 내 생각과 달랐다.
나는, 내 이름을 단 책이 나와도 그 책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을 작정이었다. 아무말도 말아야지. 신간을 검색하다 혹여라도 그 책에 대해 알게 되고 읽고 싶어지는 사람들은 그 책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는 생각을 했다. 누군가는 페이퍼를 쓸 거라고도 생각했다. 그래도 역시, 쿨하고 의연하게 그저 보고 넘길 생각이었다. 내 책이 나왔다는 사실을 다 알아도 나는 모르는 척, 그렇게 지내려고 했었다. 그런데,
다른 서재에서 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게 된 알라디너들이 내 서재로 와서 축하를 해줬다. 한두분도 아니고, 관련도 없는 페이퍼에 다들 축하인사를 해주시는데, 정말이지, 몸둘바를 몰랐다. 여기까진 내가 생각하지 못했었다. 내 서재로 와서, 내게 축하인사를 건넬거라고는 정말이지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내 책이 나왔다고 정식으로 말하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은 아랑곳않고 그저 축하인사를 건넸다. 나는 떳떳하지 못한 기분이었다. 나는 내 고집대로 하려 했는데,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잊지않고, 나를 축하하고, 그렇게 손을 내밀어주어서 나는,
굉장히 복 받은 사람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많은 사람들이 내게 잘되라 해주다니.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는데 다들 그렇게 축하를 건네다니.
나는 정말이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빨간장미가 가득 담긴 꽃바구니를 받았고, 줌파 라히리 같은 글을 쓰라는 메세지와 함께 줌파의 신간 원서를 받았고, 색색깔의 꽃바구니를 받았고, 와인을 받았고, 또,
많은 축하 댓글을 받았다. 나는 , 내가 책을 냈는데, 그런 내가 선물을 받고 축하 댓글을 받을줄은 몰랐다. 내가 뭔가를 베풀어야 하는데, 내가 받게 될 줄은 몰랐다. 오늘 저녁엔 엄마와 선물 받은 와인을 마시면서, 엄마, 나는 정말이지 좋은 사람들을 아주 많이 알고 있어, 라고 말했다. 고맙고 감사한 일이다.
그래서, 신념 따위, 고집 따위, 송골매에게나 줘버리자고 생각했다. 그 땨위 다 버리고, 내 책 나왔다고 한 번쯤 써야겠다고, 그게 축하인사를 건넨(심지어 벌써 구매자평도 달렸다) 사람들에 대한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책 링크를 내 서재에서는 하지말자고 생각했지만, 흥, 나도몰라, 나 책 나왔다. 많은 사람들의 축하도 받았다. 내내 감사하고 고맙고 뭉클한 날들이다.
내 책이 나오기 이틀전에 나경원의 책이 나왔다. 지난 주말에 대형서점에 갔더니 안선영의 책이 11쇄를 찍었더라. 사실, 나는 내 책이 나올 때, 2쇄라도 찍을 수 있을지 고민이었지만,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 최소한 나경원의 책보다는 많이 팔리기를, 안선영이 11쇄이니, 나는 12쇄를 찍을 수 있기를. 그런 목표가 생겨버렸다.
12쇄까지 나오면, 독서공감 다음 시리즈도 내야겠다(응?). 움화화핫.
- 댓글로 또 문자메세지로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께, 트위터로 깨알같은 홍보를 해주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