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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가 크면서 


방 2개가 필요했으므로, 제일 먼저 사라진 것은 내 서재였다.


작은 방에 다시 내 방을 꾸미고 제일 먼저 버려진 것은 2개의 책꽂이 중 한개의 책꽂이였다.

버려야 할 책들을 일단 버리고, 

옷장에 옷 대신 책을 집어 넣고, 신발장에 신발 대신 책을 집어 넣었다.


그리고 매년 더는 책이 증식 되지 않도록 계속 솎아내는 중이지만,

아시다시피 이 작업은, 

안하는 것보다는 낫겠으나 하나 안하나 어차피 책은 늘어난다는 불변의 진리만 확인시켜 줄 뿐이다.


얼마 전,

다락방님의 서재에서 얼핏 회전식 책꽂이에 대한 이야기를 읽었다.


그 즈음 나도 회전식 책꽂이를 생각하고 있었으므로 추이를 관심있게 지켜보았다.


어차피 망설임은 배송만 늦출 뿐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책꽂이를 산다는 것은 또 책을 늘리는 일이어서 어쩔까 계속 고민만 하다가 결국,

오늘 새벽에

지르고 말았다.


이제 내일 1인용 책상과 함께 회전 책꽂이가 도착할텐데,

아직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았으므로 도착하면 잔소리를 할 것이 뻔하기에...

재빨리 내가 조립을 마쳐야 한다.


신발장과 옷장에 있는 책도 언젠가는 숨을 쉬게 해줄 공간이 생기면 좋겠다.


쌍둥이들아 쑥쑥 커서 20살이 되렴.

그리고 독립을 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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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1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어서 독립하렴!! ㅋㅋㅋㅋ

관찰자 2025-02-10 17:48   좋아요 0 | URL
자, 이제 5년이 남았다~!!!!

다락방 2025-02-10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찌찌뽕! 저 1인용 책상도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타타르인의 사막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93
디노 부차티 지음, 한리나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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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배경이 아니고(상상 속의 고지이므로), 익숙한 상황이 아니어서(고지에 가볼 일이 없으므로) 눈 앞에 그려지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내 눈앞에 고지가 나타났다. 한번 읽을 때는 그냥 그랬는데, 이제 그 고지가 계속 내 머리속에 있다. (잠자냥님 덕분에 최근 좋은 책 만나게 되서 마냥 기쁜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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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10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럼 감사한 말씀을…! 🤩

관찰자 2025-02-10 17:49   좋아요 0 | URL
오늘, <미들섹스>까지 감사를......>.<
 
타너가의 남매들 지만지(지식을만드는지식) 소설선집
로베르트 발저 지음, 김윤미 옮김 / 지식을만드는지식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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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주인공들이 서로 랩을 하듯이 자기 자신의 캐릭터를 열띄게 표현해주는 소설 실로 오랜만이다. 한번 쌍따옴표를 열면 다시는 닫히지 않을 것처럼 계속 말하고, 말하고, 말하고... 실로 아찔. 그러나 읽다 보면 각자 나름대로 빠져버려 어느 한 편에 서기가 어렵다. 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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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압축 소멸 사회 - 압축 성장 대한민국은 왜 복합 위기의 길로 들어섰나
이관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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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문제점을 진단하고, 다가올 예상 시나리오를 펼쳐보이며, 이제 변화와 행동이 있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정작 들어야할 사람들이 듣지 않겠지. 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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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제럴드 단편선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23
F. 스콧 피츠제럴드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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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잠자냥님의 알라딘 서재에서 '바질이야기'에 달린 다락방님의 댓글을 읽다가 피츠제럴드의 '커트글라스보울'이라는 단편을 알게 되었다.


단편소설은 금방 시작한 것 같은데 벌써 끝나버리는 느낌이 들거나

뭔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더 없는 듯한 기분이 들거나

설명을 좀 해주고 시작해야 할 것 같은데 대관절 이야기가 시작해 버리거나

하는 느낌이 있어서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다 김연수의 소설을 통해 레이먼드 카버를 만났고,

심지어는 필사하는 지경이 이르렀으며,

윌리엄 트레버를 알게됬고, 최근 클레어 키건에 이르기까지.

흠. 단편소설은 또 이런 맛이 있구먼,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피츠제럴드야 모두가 그렇듯이 '위대한 개츠비'라던지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라던지 '밤은 아름다워' 정도로 알고 있지만 아직 그의 단편을 많이 읽어보지 못했고, 때문에 특별한 감상 역시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런데, 얼마전 앞서 말한 것처럼 '커트글라스보울'이라는 단편을 읽게 되었다.


버전은 이것.


이 버전으로 읽은 것 역시 어쩔 수 없이 내가 '100자평'이 아니라 '리뷰'를 작성하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 100자평의 상품 검색으로는 이 책이 검색되지 않는다. ㅡ.ㅡ;


아무튼.


연애는 아주 밀착된 인간관계이므로 엄청난 감정노동과 기회비용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빠른 결혼을(??) 선택한 나로서는 인생을 통털어 몇번의 연애 기억밖에 남아 있지 않기에 섣불리 재단할 수 없지만, 그래도 이별 선물로 주는 것은 조금 로맨틱한 것들 아닌가?


얼마없는(강조!) 나의 연애사에서 이별 선물로 받은 것은 주인잃은 커플링, 2년 동안 주고 받은 교환일기장, 100일에 걸쳐 예약 전송으로 보내온 군대에서 발송된 이메일, 중고 니콘카메라, 할부가 끝나지 않은 채 이별을 해버려서 거시기 했던 에르메스 스카프 같은 것들인데,


찬장에 다 들어가지도 않아 툭 튀어나오는 글라스보울은 대체 어쩌라는 건지..... 


그것도 거의 저주에 가까운 말,


'당신처럼 딱딱하고 아름답고 속이 텅 비어 있는 물건을 선물로 보내겠어'라는 말을 먼저 보내고, 대체 뭘 보내올 건지 사람 긴장하게 만들더니 대관절 저런 것을 보내왔다면 나는 받은 즉시 누군가에게 주어 버렸거나 아니면 재수없다는 심정으로 뒷산에 올라가서(없다, 뒷산같은거) 깨버렸을 건데.


우리의 주인공은 이걸 또 계속 보관해두고 이리저리 짐짝 같은 저것을 보면서 늘 섬뜩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이제부터 이 커트글라스보울은 마법같은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데,

먼저,

들키고 싶지 않았던 불륜남을 제일 들키고 싶지 않은 남편에게 들키도록 만들고,

장미꽃잎처럼 보호받고 반짝이던 그녀의 미모를 앗아갔으며(이건 직접적 영향은 아니지만),

소중한 딸 아이의 손목을 잘라버렸고(너무 무섭다),

목숨과 같은 아들이 전쟁터를 떠도는 영혼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고,

마지막으로 확실치는 않지만, 아마도 주인공의 목숨까지.......


우와. 진짜.

원래 여자의 한이 오뉴월의 서리를 만드는 것이 아니던가.

이별선물 한번 잘못 받고 오는 결과로는 정말 어마무시하다.

심지어 되려 남편 앞에서 부정당한 불륜남이 품었어야 하는 배신감이 더 크지 않나.


아마 이것이 단편이 아니라 장편소설이었다면,

필시 이것은 호러스릴러치정살인복수극이었을텐데..


피츠제럴드는 확실히 말해지지 않은 것이 더욱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임에 틀림없다.

공포영화도, 원래,

눈감고 소리만 들을 때 제일 무서운 법 아니겠는가.


아무튼,


100자평을 쓰려다가 상품검색에서 나오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쓰게된 리뷰,

그리고 100자로 말할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쓰게된 리뷰.


별거 아닌 이별선물 따위로 이런 글을 써내는 피츠제럴드, 너 참 부럽다 리뷰는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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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5-02-0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커트글라스보울‘ 이거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기억도 잘 안 나는데 이런 내용이었군요! 다시 읽어봐야겠습니다..... 그나저나 제가 친구 추가는 마구마구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요. 유일하게 다락방 님과 친구 맺으신 거 보고 (엥?!) 수락합니다...ㅋㅋㅋㅋ 반갑습니다.

관찰자 2025-02-06 16:00   좋아요 1 | URL
아, 이거 민폐를 끼칠뻔 했네요. 저는 친구추가를 누르면 잠자냥님 서재에 제가 수시로 들락거릴 수 있어서 제 친구목록에 추가하려는 목적이었는데, 이게 수락 메시지가 가는 줄 참말 몰랐어요. 어머나 >.< 몰랐어서 개이득. 유후~

잠자냥 2025-02-06 16:05   좋아요 0 | URL
(피씨에서는 별 문제가 없는데) 이웃이 많으면 북플에서 정작 읽고 싶은 사람들 글을 놓칠 경우가 많더라고요.

다락방 2025-02-06 17:21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다락방 2025-02-06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단편 마지막에 컷글라스보울 다 이것 때문이야! 하고 깨버리려고 나갔는데, 그런데!! 와 너무 소름돋는 결말이었어요!!

관찰자 2025-02-06 17:28   좋아요 0 | URL
아침에 버스에서 읽다가 진짜 눈이 번쩍 띄어가지고서는 몇번이나 다시 봤잖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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