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의 향수

이승우의 사랑의 생애

밀란 쿤데라와 이승우 모두 엄청나게 아주 많이 굉장히 좋아하는 작가이다.

두 작가가 각자의 책에서 두쌍의 연인을 서사하고 있다.

내 안에서의 두 작가의 최근 시합 전적은 이승우가 앞서있었다.


밀란 쿤데라의 무의미의 축제는 앞부분의 이야기가 남아있을 뿐, 내용 자체가 기억나지 않는다.


이승우의 생의 이면과 식물들의 사생활은 아직도 머리와 마음이 얼얼하다. 내 몸에 두 책을 눌러 각인을 찍어둔 것처럼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감상이 남아있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역전되었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산 향수는, 그래서 누가 팔아버릴 만큼 별로인가라고 생각했던, 예상을 뒤엎고 첫장부터 굉장히 몰입되었다.


그리스어로 귀한은 노스토스 <nostos>이다. 그리스어로 <알고스algos>는 괴로움을 뜻한다. 노스토스와 알고스의 합성어인 <노스탈지> 즉 향수란 돌아가고자 하는 채워지지 않는 욕우에서 비롯된 괴로움이다. p 10


난 이문장에 완전히 반해버렸다. 체고인에게 20이라는 숫자가 세번의 20년이라는 역사전 기간으로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1913년부터 1938년의 독립국가 기간

1948년부터 1968년까지의 모스코바에서 들어온 공산주의 혁명

1969년부터 1989년 공산주의가 물러간 기간


여기에 또한번 매료되었다.


두 망명인이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그들의 연인, 처, 남편들간의 이야기는 역사의 대서사시에서 방황하고 버림받고 비난받고 거짓 환대 받는 이야기와 버무러져 최고의 서사를 촌철살인같은 인상 깊은 철학적 문장들과 해내고 있었다.


그런데, 사랑의 생애는 이승우도 무라카미처럼 늙은 작가가되어 청춘의 남여지사를 그저 뽐내며 그리워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내가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속도로 눈으로 광속독을 하고 있었다.


두 책 모두 현재 반정도씩 읽었다.

무례한 중간 서평일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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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19-10-12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딩님 글을 보고 나니 향수 등등 쿤데라 할배 책을 다시 한 번 주욱 둘러봐야 겠습니다. 할배에게 내맘대로 내맘 속 노벨상을 수여합니다.ㅎㅎㅎ

초딩 2019-10-12 20:49   좋아요 1 | URL
넵! 저도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쿤데라 할배 좋아하시겠어요. 노벨상을 두번 받게되어서요 ㅎㅎ
좋은 저녁 되세요~
 
인간을 탐구하는 수업 - 스탠퍼드 9가지 위대한 법칙
사토 지에 지음, 송은애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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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세계 최고의 스텐포드 경영대학원에서는 무엇을 가르치는지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제목대로, 최신 트렌드가 아닌 인간 자체에 대한 탐구를 하고 그것을 전한다고 한다.

어떤 사람을 뽑는지 보면, 무엇을 강조하는지 알 수 있다. 지원자가 꼭 제출해야하는 작문의 주제는 십년이 넘도록 "당신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이다.

제1부에서는 스텐포드에서 가르치는 것들에 대해 다룬다.

스토리, 단순화의 법칙, 인간이 기억하는 한계인 7+-2, 선택지가 많은 것에서 오는 인간의 한계 (승인을 얻고 싶은 회의는 모두 피곤한 저녁에), 사소한 일에 신경을 빼앗겨서는 안되는 것 등 많은 것을 다룬다. 인간적인 것들을.

혁신의 3가지, 1. 파괴적 혁신, 2. 지속적 혁신, 3. 효율화를 위한 혁신.

일본 기업이 파괴적 혁신을 하지 못해 파산하는 예도든다. 그 파괴적 혁신이란 "가격이 비싼 제품을 일반 대중용 제품으로 바꾸는 혁신"을 말한다. 

그리고,

사람은 이득보다 손해 보기를 싫어한다.

커뮤니케이션의 AIM (Audience, Intent, Message)

뇌종양에 걸린 여성의 테드 3분 스피치에서 한 말

"3년 후에 아마도 저는 이 세상에 없겠죠. 살아있는 여러분은 3년 후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p315

와 함께 다양한 기업 사례와 스토리를 말해준다.

그리고 제2부에는 명상, 마음 챙김 (Mindfulness)와 연민에 대해서 집중적으로 다룬다.


저자는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100편이 넘는 논문을 참고했다고 한다.


너무 많은 내용을 전달하려고 한 탓인지, 주제가 산만하다. 후반부 명상 부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책 전체가 전달하려는 것 보다는 각 소재들이 단편적으로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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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이다 - 세스 고딘의
세스 고딘 지음, 김태훈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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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 (Seth Godin)의 마케팅이다 (This is Marketing). 언젠가 부터 Marketing인지 Marketting인지 쓸 때 마다 헷갈려서 결국엔 사전까지 찾아볼 지경이다.

"마케팅은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이다." p13으로 시작되는 초반은, 이 책을 마케팅에 관한 두껍지만 종이도 두껍고 빨리 읽히는 주황색 책에서 '철학서'로 재 자리매김하게했다. 물건을 사게하는 것도, 투표를 하게 하는 것도, 자연을 보호하게 하는 것도 모두 '변화'이다.

나는 어떤 것을 '조사'하라고 부탁할 때, 첫 번째로는 각 용어들의 정확한 뜻을 알아내라고하고, 그 조사 범위내의 도메인에서 각 단어들이 뜻에 맞는 기능을하며 어떻게 관계되어지는지 다이어그램을 그려 달라고 요청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 책의 제목은 정공법으로 나에게 도전해왔다. "마케팅이다". 자신의 본질을 객체 없이 '존재 (이다)' 그 자체로 규명할 뿐이었다. 

또한 초반은 최소유효시장 (smallest viable market)이라는 귀중한 열쇠를 이야기한다. '어차피 전체'가 아닌 '전체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마케터에게 최소유효시장의 합리성과 확실성을 보여준다. 

어느 동네의 두 음악학원 선생님이 있을 때, 한 선생님은 대회에 나가 상을 탈 수 있는 곳을 강조하고 다른 선생님은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곳을 강조한다. 그리고 서로 자신의 학원에 맞지 않는 수강생은 받지 않는다. 이 것은 우리가 진정 (우리의) 고객을 위해 "당신을 -다른 집단의 사람- 위한 것이 아닙니다" 라고 말해야하는 이유이다. 그래서 그들은 같은 업종에 있지만 경쟁자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최소유효시장을 분류해서 가려낼 수 있는 또는 묶을 수 있는 유형화 (typecasting, p58)의 예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0.25인치 드릴을 원하는게 아니라 0.25인치 구멍을 원하는 것이다"라는 하버드 대학 마케팅 교수인 시어도어 레빗 (Theodore Levitt)의 이야기를 한다.  이 이갸기는 이 책 전반의 "우리 (동류집단)"라는 집단의 특징까지 확대된다.

마케터는 "우리"라는 집단이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우리에 소속되기 위해서 또는 반대로 우리에서 월등히 보이며 나머지 우리를 따르게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전조에 있는 '긴장'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우리'라는 집단 속에서 사람들이 유지 또는 더 나아가려고하는 '위상'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변화의 매체 또는 수단은 제품의 기능이 아니고 그 기능으로부터 만들어지는 '감정'이라고 한다.

"우리는 기능보다 그 기능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에 더 관심이 있다" p93


현실적인 마케팅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한다. 그 중의 하나는 캐즘이다.

"캐즘이란 문화를 통해 생각이 전파되는 양상을 나타내는 로저스 곡선 (Rogers curve)에서 간과되지만 종종 치명적인 결과를 부르는 간극을 말한다" 간단하게는 얼리 어답터와 대중의 간극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 간극을 이을 다리로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는 이유'를 제공하라고 한다. 새로운 초콜릿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할 이유는 없다. 다른 사람들이 같이 먹는다고 그 사람의 삶이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냅챗이나 인스타에 대해서는 열심히 이야기한다. 친구들이 따라서 함께하면 그 사람의 삶이 개선되기 (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생산성의 고원으로 가기 위해 이야기하는 이 책에서 밑줄친 것들이 또 있다.


"진실한 모습이어야만 최선의 일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포로가 아니라 운 좋은 아마추어일 뿐이다" p120

"20달러짜리 지폐 그 자체는 무의미하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그것으로 살 수 있는 물건이다" p123

"생애가치" p300 마케팅비용을 계산할 때, 물건을 하나 파는 것 보다는 한 고객이 일생 동안 물건을 구매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입소문을 내서 수익을 만들어내는 총 가치를 말하한다.


이책은 분량에 비해 특별한 이론의 소개나 사례를 많이 다루지 않고, 어떤 전문가와 우연히 오후에 커피를 마시다 그가 또는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를 갑자기 두서 없이 열심히 한 것을 들은 것 같다. 그 전문가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그리고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고 소화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은 상대를 앞에 두고 더 많은 것을 좀 더 상세히 이야기하지 못한채 단편 작가처럼 함축하고 추상화시키고 단절하며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정보를 얻은 후에 지식에 대해서 사유하는 단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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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직원들이 만드는 최고의 회사 - 한국 대기업에서 생존하는 애런과 실리콘밸리에서 혁신하는 브라이언의 이야기
유호현 지음 / 스마트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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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한국에서 인문학은 전공했고, 미국으로 가 트위터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Airbnb로 이직했다. 그가 미국 실리콘밸리의 회사에서 겪으면서 생각하고 토론한 (실리콘밸리에서 일하는 한국 사람들과) 위계 조직과 역할 조직의 이야기다. 한국은 제조업의 정점에서 위계조직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는 그것을 탈피한 역할 조직으로 비유하는 것이 썩 유쾌하거나 온전하게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팩트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 것 같다. 역할 조직 비유를 위해 축구와 박지성을 많이 거론해서 단조로워 보이기도 하지만 나쁘지 않다. 


저자가 퇴근 때 배포를 했는데, 거기에 실수가 있었고, 그로 인해 달러를 파운드로 잘 못 계산해서 (100달러를 보내야 하는데 160달러를 보내는) 두 시간 동안 2만 달러의 손실이 있었는데, 배상이나 징계 없이 포스트모르템 (Post Mortem, 라틴어로 '죽은 후', 시체 부검)을 해서 실수를 분석하고 제출했다고 한다. 그 제출은 전 직원 700명에게 전달되는 프로세스였고, 저자가 몹시 걱정했는데 오히려 모두 드디어 이 문제가 해결되었다며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왔다는 것은 실수로 성장하는 실리콘밸리는 표현하는 좋은 예인 것 같다.


책에서 소개하는 THE GOOGLE CEMETERY ( https://gcemetery.co/ ) - 구글의 실패한 프로젝트를 모아 둔 곳 - 도 들어가 보았다. 실패로 성장하는 회사의 프로젝트 실패율은 2014년 32%에서 2015년 55%라고 한다.


그리고 테슬라의 미션 이야기는 너무너무 좋았다.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래서 그들은 BMW나 벤츠를 벤치마킹할 필요도 의식해서 경쟁할 필요도 없었다.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의 미션도 함께 적어 본다.


구글: 세상의 정보를 조작하여 모든 사람이 접근 가능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자. 

Organize the world's information and make it universally accessible and useful.


페이스북: 세상을 더 가깝게 만들자.

Bring the world closer together.


에어비앤비: 세계 어디를 가든 내 집처럼 느끼게 하자.

Belong anyw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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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d 2019-07-30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유호현의 실리콘 밸리 이야기 재미있을 것 같네요. 초딩 님,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
 
당신도 지금보다 10배 빨리 책을 읽는다 - 속독 챔피언이 알려주는 1일 10분 속독법
쓰노다 가즈마사 지음, 이해수 옮김 / 좋은날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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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독은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는 선입견이 - 많은 사람들처럼 - 있었다. 그러다 책장에 있는 헌책방에서 산 책들을 바라 보았다. 퀀텀 독서법이라는 책의 서평을 보고, 그래 어쩔 수 없이 읽어야하는 것을 읽지 않는 것 보다는 빨리라도 읽으면 더 좋겠지라고 생각했다. 물론, 빨리 잘 못 읽으면 그것이 더 해가 되겠지만.

몇 줄씩 읽고 한 페이지를 사진을 찍듯이 읽는 다고도 하는데, 속독에 관한 책 한 권은 읽고 속독이 무엇인지는 알고 이야기하자 생각해서 최근에 나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3가지 프로세스는 "시선을 이동한다 -> 글자를 본다 -> 내용을 인식하다" 라는 과정을 "시선을 빠르게 이동한다 -> 한 번에 많은 글자를 본다 (시야 확대) -> 내용을 빠르게 인식한다 (무의식을 담당하는 우뇌를 활성화해서)"의 빠르게로 만든 것이다.

그래서 책 한 페이지에 해당하는 600자를 1분에 보는 보통 사람, 1분에 1,500자를 보는 명문대생에서 일반적인 읽기의 최대치인 분당 3,000자를 넘어 분당 일만자 (경제 경영서 한 권을 15분에 읽는)를 이룩하는 것이라고 한다.

일본 속독 챔피언인 저자는 대충 읽는 것이 아니고 훈련을 통해 빠르게 읽는 것이 속독이고, 내용이 어려운 책을 속독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계약서를 빨리 검토하고, 오탈자 교정을 신속하게하고, 이메일을 빨리 확인하며 업무에 필요한 서적들을 속독하고, 어려운 책을 남들 보다 몇 번 더 읽는 장점을 이야기한다. 물론 짧게는 3개월 길게는 1년의 꾸준한 훈련이 필요하다고 한다.

무엇 보다도 속독을 목표로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속독에 가치를 두라고도 한다. 맞는 말이고 동의 한다.

그리고 평소 보다 2배나 3배 속독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라고한다.

음미하거나 고찰이 필요한 책에 속독은 걸맞지 않겠지만, 정보를 전달하거나 업무적인 글들은 지나치게 빠르게 읽지 않고 평소보다 조금 더 빨리 - 하지만 정확하게 - 읽는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첫 번째 프로세스인 "시선을 빠르게 이동한다"의 훈련은 눈에도 좋다고하니 그것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출판사 "좋은날들"의 블로그에가면 책에서 제공하는 훈련 시트를 받을 수 있다.


https://m.blog.naver.com/igooddays/221532459445


하루 10분씩이라도 훈련하면 된다고하니 - 하지만 꾸준히 - 한 번 해봐야겠다.


3개월 후에 그 결과를 포스팅해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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