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잠 - 이보다 더 확실한 행복은 없다 아무튼 시리즈 53
정희재 지음 / 제철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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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법 식탐도 있는 편이다. 하지만 '잘래, 먹을래?' 선택의 순간에는 망설임 없이 잠을 선택했다. 호강에 겨운 소리이긴 하지만, 밥 먹으라고 깨우는 것만큼 귀찮은 일도 없다. 가장 논리에 안 맞는 말이 '먹고 자'다. 아니, 먹다 보면 깨잖아. 이 기세 그대로 푹 자야 개운하다고요. 제발 날 내버려둬요!   - 20쪽 


...뭐지? 내 얘긴가? 이거 내가 썼나? 

이 책을 쓴 정희재 작가는 잠에 일가견이 있는 듯하다. 잠에 관한 지극한 애증이 책 속에 잔뜩 묻어난다. 잠, 너는 무엇이기에 나를 이토록 갈망하게 하느냐. 그 갈망이 충족되지 못할 때는 또 엄청난 고통을 준다. 

나 또한 잠 많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 자로서 읽으며 많이 공감했다. 술술 읽히면서 공감도 가고 재미도 있는 글들. 얼마전 읽은 <안녕, 나의 순-정>과 좀 비슷한 느낌이다. 

 나는 어릴 때부터 잠이 많아서, 엄마가 아침에 깨우느라 매번 고생하셨다. 엄마아빠 또는 조부모님들이 하는 그 말 있잖은가? "꼭 너 같은 딸(아들) 낳아 고생해봐라!" .. 그말 그대로 내게 실현되었으니 우리 첫째가 날 닮아 잠이 많다.. 아침에 깨우기 힘들다 ㅠㅠ 아침에 일찍 일어나던 아이들도 사춘기 되면 못 일어난다는데(밤에 안 자서 그런건가?) 벌써 이러면 나중에 깨울 일이 걱정이다. 얼마전에 진심으로 엄마에게 사죄했다. 깨우느라 많이 힘드셨겠다고 ㅋㅋ 엄마는 핏 하고 웃기만 했다. 



하루는 밀크티를 마시면서 스님(괭주: 작가가 티베트에서 만난)이 지나가는 말투로 한마디 툭 던졌다.

"난 잠자리에 들 때가 젤 행복하더라."

갑작스러운 길티 플레저 고백이었다. 속으로 은근히 놀랐다. 스님은 수행자가 아닌가. 불교의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는 잠에 대해 엄하게 기준을 제시하는 부분이 나온다.

 - 아무때나 잠자는 버릇이 있(....) 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 34쪽


이런, 나는 불교에 입문은 못하겠구나. '갑작스러운 길티 플레저 고백'이라는 표현에 푸핫 웃었다. 잠자리에 들 때가 행복한 사람은 많을 테다. 하지만 근면, 성실, 부지런, 열정 등등의 이미지를 가진 사람에게는 잠은 다소 죄악시되는 경향이 있다. 본인이 택한 거라면야 다행인데, 우리 사회는 근면, 성실, 부지런, 열정 등등을 미덕으로 칭송하면서 잠꾸러기들을 게으르다고 비난하곤 한다. 이 책에 나오는 '타이밍' 에피소드도 그렇다. 나는 학창시절에 못 들어본 약인데, 저자가 나보다 연배가 높은가봉가. 학생들에게 무분별하게 잠 깨는 약을 팔았다고 하니 오싹한데, 최근 나오는 드링크들은 카페인 함량이 더 높다고 하니 걱정스럽다. 



수면의 황금기가 곧 인생의 황금기임을 모르는 젊은이는 상상도 하지 못한다. 새벽에 세 번, 네 번 깨느라 통잠을 못 자는 시절이 온다는 것을. 그 뿐인가. 부모나 조부모가 새벽에 깬 이후에 다시 잠들지 못한다고 호소해도 그게 얼마나 막막하고 몸에 무리가 되는 일인지 구체적인 실감이 없다. 

(...)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잠이 흔해만 보였네.    - 44, 45쪽 


나는 20대 중반, 취업 전 불면을 겪으며 고생했다. 하지만 취업 후 불면은 사라졌지. 

그러나 출산.. 신생아를 돌보는 일은 끝없는 잠과의 투쟁인 것이었다. 수면 루틴? 그런거 없다. 아이의 루틴이 나의 루틴이 된다. 안온하게 꿈의 세계에 잠겨 있다가 갑자기 멱살 잡혀 끌려나오는 느낌이란.. 

8시간 이상 자놓고도 자다가 한번이라도 깨면 다음날 '잠을 설쳤다'며 징징대던 나에게 이건 정말 가혹한 시련이었다. 그래, 깨우는 거 좀 힘들면 어떠냐. 이젠 밤에 거의 안 깨고 쭉 잘 자주는 첫째에게 고마워해야겠다.(둘째는 아직 가끔 깨고, 아침에는 거의 항상 일찍 깨신다)

 


(괭주: 닐 스탠리 박사의 말)

-잠은 이기적인 일이며, 어느 누구와도 여러분의 잠을 함께 나눌 수 없습니다.    - 76쪽


잠은 이기적인 일이다! 크, 명언이다. 

나는 독서도 그렇다고 생각한다. 읽는 행위에 있어서는 오롯이 홀로 하는 일이므로. 같은 화면을 같은 속도로 볼 수 있는 영상과는 크게 다르다. 하지만 독서는 같은 책을 각자 읽거나, 같은 책을 읽지 않더라도 그 감상을 공유하는 게 가능하다. 잠과는 달리.. 

그러고보면 잠과 독서를 좋아하는 짝꿍을 둔 내 옆지기는 쫌 외로웠겠다.

출산 전에 나의 주말 오전은 존재하지 않았다(대체로).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내 옆에서 남편은 홀로 티비를 보곤 했다. 음, 외로움을 넘어서 짜증이 났을 수도 있다. 잠이 많지 않은 사람은 잠 많은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법.. 이 인간은 맨날 퍼잔다고 생각했겠지.. 슬퍼지니까 그만두자. 애들 태어난 후에는 늦잠이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나는 열배로 부지런해졌다 ㅠㅠ 

게으르고 싶다. 자다 깼다가 그대로 잠에 취해 다시 자서 꾸던 꿈을 이어꾸고 싶다. 뒹굴거리다가 읽던 책을 조금 잃다가 또 잠에 빠져들고 싶다!!! 


이번주는 월~금 5일간 모닝루틴을 성공했는데, 그래도 내 눈을 뜨게 하고 몸을 일으키게 하는 건 책을 읽고 싶다는 열망이다(어쩌면 요의가 더 중요할 수도 있지만.. 그건 좀 없어보여). 

어젯밤 도착한 <지적 리딩을 위한 기본 영단어 300 WORDS - 이 시대 작가들이 자주 쓰는 바로 그 단어>를 펼쳐 읽는데 아주 재미있는 거다. 문제 푸는 것도 신나고. 아휴. 시간이 부족해서 아쉽. 

회사 행사로 신청한 책 <시인의 집>은 오늘 받아서 또 신난다. 

지인 중에 일주일 평균 4-5시간 잔다는 사람이 있는데, 보면 늘 나보다 눈이 반짝거리고 기운이 넘친다(나는 8시간 내외로 잔다..). 이 분은 매일 3-4시간을 더 누린다는 게 아닌가. 부럽기 짝이 없다.. 아니, 그렇게는 바라지도 않으니 8시간 자면 그분처럼 눈이 반짝거리고 기운이 쌩쌩 나면 좋겠다. (심지어 그 분은 나보다 나이도 많고 애도 둘이라고 ㅠㅠ ) 


리뷰인데 왠지 페이퍼처럼 되면서 리뷰책도 아닌 다른 책 사진을.. 

더불어 동료에게 선물한 드립백세트 사진도^^

(배경으로 전락한 슬픈 다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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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12-23 17: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 잠 하는데 독서괭님이랑 겨뤄(?)보고 싶네요. 그래서 넋놓고 잠자다가 찍힌 사진이 많다는..

사놓고 아직 못 읽었는데 기대되네요 ^^

참, 아이들이 좀 커서 따로 자면 같은 시간 자도 눈이 반짝반짝한 괭님이 되실 거랍니다! (저도 아직 같이 자는데, 따로 잘 때와 수면의 질이 엄청 달라요)


독서괭 2022-12-23 18:03   좋아요 1 | URL
어라 왠지 수하님 아이들 꽤 큰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아닌가요? 아직 같이 자는군요.. 저 애들 잠자리 독립의 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ㅁ+ 근데 이게 또 여름과 겨울에 온도 조절 때문에 따로 자도 신경이 쓰일 듯도..
수하님도 한 잠 하신다니 반갑습니다! 부끄러운 에피소드도 많은데 진짜 부끄러워서 안 썼어요 ㅋㅋ 아마 이 책 읽으시면 공감 많이 되실 거예요^^

건수하 2022-12-23 19:37   좋아요 1 | URL
딸 하나인데, 외동이라 더 독립이 늦네요. 둘 이상이면 아이들끼리 자면서 독립을 하던데 ;ㅁ;
독서괭님 댁은 빨리 독립하기를 빌어드릴게요 ^^

독서괭 2022-12-25 01:01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자매나 형제들은 정말 애들끼리 빨리 독립이 될 것 같아요. 저희는 남매라 어떨런지.. 🤔 수하님의 독립도 기원합니다^^!

페넬로페 2022-12-23 17: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꼭 너같은 딸 낳아서 고생해봐라~~
저에게도 적용되는 말이네요
백일 지나자마자 딸아이는 잠만은 잘자는 사람입니다~~
요즘 기말고사 끝나서 오전은 잠자는 시간으로 보내더라고요.
저는 외로움을 넘어 짜증이 나는게 아닌
야호!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징~~
이러면서 신나고 있어요^^
저도 아침 루틴 실천해봐야겠어요**

독서괭 2022-12-23 18:05   좋아요 2 | URL
으아 로페님 따님은 100일부터 잠을 잘 잤나요? 효녀네요 효녀... 저희 애들 둘은 100일의 기절(기적 아님..)을 선물하던데ㅠㅠ
야호!~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야징~~ 넘 공감됩니다. 부럽습니다 ㅋㅋ 돌돌콩님 유튜브를 우연히 보게 된 이후 모닝루틴 시작했는데(시간은 돌콩님보다 훨 늦게..) 좋더라구요. 일기 쓰는 것도 좋구요. 페넬로페님도 혼자만의 시간 즐기시길 바랍니다^^

거리의화가 2022-12-23 17:5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재밌게 읽었습니다.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이라고 해서 잠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진 마세요! 전 잠이 중요한 사람입니다~ㅎㅎㅎ 학창 시절에도 최소 7시간 이상은 잤던 것 같아요. 지금도 그건 마찬가지고요^^ 다만 요즘은 같은 시간을 자더라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자도 자도 피곤...쓰!ㅠㅠ 저는 잠을 잘 자야 뭐든 할 수 있더라구요. 졸리면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 하루가 힘듭니다!
아침 루틴까지는 아니지만 저는 신문을 읽기 시작한 지 1년쯤 되었는데 그거 읽으면서 하루를 시작하네요^^ 저는 대체로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주말에 더 많이 잔다고 개운한 거 아니더라구요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8:08   좋아요 1 | URL
화가님도 저랑 비슷한 부류!! 반갑습니다!! 저도 잠이 너무 중요하고 잠 설치면 다음 날 머리가 안 돌아가서.. 시험기간에도 늘 7시간 이상은 잤던 것 같아요. 요즘은 같은 시간을 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 저도 그렇습니다 ㅠㅠ 그리고 젤 아쉬운 건, 20대까지만 해도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며 자고, 승용차만 타면 넋놓고 잤거든요. 그런데 언젠가부터 거의 전혀 못 잡니다 ㅠㅠ 멀미 때문에 뭘 보지도 못하는데.. 그래서 차라리 운전하며 오디오북 듣는 편이^^;
하루의 시작으로 신문을 읽으시는군요. 저도 신문 좀 읽어야하는데..!!;;;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는 수면루틴이 제일 중요한 듯 합니다. 일정 시간을 넘어서 자면 많이 잔다고 더 개운한 거 아닌 게 맞는 듯 해요!! 오늘은 푹 꿀잠 주무시길요^^

잠자냥 2022-12-23 17: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타이밍! 먹어본 사람 저 손! ㅋㅋㅋㅋ 근데 문제는 타이밍 먹고 시험 공부한 게 아니라 소설 책 읽었다능…….

독서괭 2022-12-23 18:09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타이밍 먹고 밤새 소설 읽었어.. 역시 잠자냥님! 근데 정말.. 시험기간만 되면 책이 그렇게 재밌더라구요? ㅋㅋ 책정리도 재밌고.. ㅋㅋ

잠자냥 2022-12-23 18:27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공부한답시고 그거 먹고는 결국 소설책 봄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12-23 19:38   좋아요 1 | URL
타이밍이 뭐죠 처음 들어봄... 커피나 박카스만 먹어봤는데 ^^;
궁금하긴 하네요 ㅎㅎ

건수하 2022-12-24 05:42   좋아요 1 | URL
오 찾아보니 2020년에 27년만에 재발매 되었다는 기사가 있네요! 졸음예방약이라고…

잠자냥 2022-12-24 05:53   좋아요 1 | URL
27년 만에 재발매! ㅋㅋㅋㅋ전 언니가 먹는 거 보고 알게됐다능 ㅋ 근데 그때 효능 생각해보면 재발매했어도 졸음을 방지할 거 같지는…;;;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5 01:03   좋아요 0 | URL
이책에도 용량 줄여 재발매 된 내용 나오더라구요. 근데 카페인 용량이 우리 그냥 마시는 커피보다도 적대요. 커피는 이뇨작용을 일으키기 땜에 장시간 운전해야 하는 분들 등이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전 커피 마셔도 잠은 옵니다.. ㅋㅋ

다락방 2022-12-23 18: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매일 열시면 자는 사람 입니다!! ㅋㅌ 거의 7시간 수면 확보는 하는듯요. 그렇지만 누가 굳이 잠이냐 밥이냐 물어보면 밥 선택하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조금 일찍 일어나서 밥 먹는 사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밥 만세!!!!!!!!!

독서괭 님의 매일 평안한 수면을 기원합니다.

잠자냥 2022-12-23 18:28   좋아요 2 | URL
아침에 진짜 별거별거 다 먹는 사람 다부장. 사실 점심에 두가지 메뉴 먹는 것보다 그게 더 놀라움ㅋㅋㅋㅋㅋㅋ 그 시간에 그게 들어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이 아침 먹는 시간 거의 새벽 6시)

Falstaff 2022-12-23 18:44   좋아요 1 | URL
저도 밤 열시에 취침. 다섯 시 기상. 여섯 시 아침밥. 꼭 챙겨먹고, 커피 내리면 안방에서 마누라 눈 비비며 일어나 밥 먹고 커피 마십니다. 잠자 님이 너무 늦게 자는 겁니다. ㅎㅎㅎ 전 대신 저녁을 오후 다섯 시 전에 먹고 이후엔 물 만 마십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배고파 죽습니다.
별개로.... 타이밍/아티반 한 방에 열 알 자셔본 분 있으면 거수! 어떻게 되냐고요? ㅋㅋㅋㅋ 홍콩 갑니다. 눈 풀리고 기분 째지고 별의 별 생각이 다 드는데, 대신 약기운 깨면 두통 엄청 심합니다. 딱 두 번 해봤습니다. ㅋㅋㅋㅋ

다락방 2022-12-23 19:43   좋아요 2 | URL
저 어제 아침엔 장칼국수 끓여 먹고 출근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저같은 사람 저밖에 못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을 골드문트 님처럼 다섯시 전에 먹어야 되는데 육시 퇴근인 주제에 술까지 먹어버리니 돼지의 삶을 살게 되네요 ㅠㅠ

잠자냥 2022-12-23 22:48   좋아요 1 | URL
아티반은 첨 들어봐요. ㅋㅋ

독서괭 2022-12-25 01:05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골드문트님 아침형인간!! 루틴이 비슷하시군요. 저도 애들과 거의 같이 취침하기 때문에 비슷한데.. 일어나는 시간은 좀더 늦네요 ㅋㅋ
저도 아침밥 챙겨먹어야 하고 잘 먹는 편입니다. 아침에 장칼국수라, 누가 끓여주기만 하면 땡큐죠 ㅎㅎ
골드문트님은 어쩌다가 그런 약을 한방에 열알??? 큰일날 뻔 하셨네요 😨

책읽는나무 2022-12-23 19: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섯 시간에서 일곱 시간 정도 자는 것 같아요. 그니깐 일찍 자든, 늦게 자든 기상 시간은 늘 똑같아야 하니까..ㅜㅜ
전날 늦게 자고 일어나면 애들 학교 보내고 중간 중간 잠을 보충하게 되는 것 같아요. 책 읽으면 바로 잠 속으로~ㅋㅋㅋ
예전엔 6시간 자면 딱 좋았었는데 애들이 늦게 자니까 저도 늦게 잠들게 되고, 다음 날이 피곤하고...ㅜㅜ
애들 신생아 때로 돌아간 것 같네요?
아이들의 잠 패턴시간이 엄마의 잠 패턴시간이 되는 게 참....ㅜㅜ
그래도 애들 덕분에 늘 새벽형 인간이죠!
저도 새벽 6시 반에서 7시 사이에 아침 먹어요ㅋㅋㅋ 저도 밥과 잠 선택하라면 밥!!!ㅋㅋㅋ 탄수화물 안 먹음 어지러워요.
배고픈 걸 못참는데 식구들은 밥 먹자! 그럼 다들 또 배고프냐고 그러네요????
나이 들수록 수면의 질이 정말 중요함을 느낍니다. 잘 자야 면역력도 생기고, 호르몬도 잘 나와서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는 비결 같아요.
새벽에 좀 일찍 일어나더라도 밤잠은 숙면!!
루틴 내년에도 잘 이어나가시기 바랍니다^^
근데 타이밍은 첨 들어보네요?
잠 깨는 약이 있다카더라~ 얘기 한 두 번 들었던 것 같았는데, 예전에 반 남학생이 맨날 맨날 잠도 안자고 독하게 공부하는 걸 보고 애들이 쟤 잠 안오는 약 먹었다더라...그래서 그게 뭘까? 나도 그 약 구해서 먹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을 했던 적 있었는데 그게 타이밍였나 보군요?ㅋㅋㅋ
저는 그 약은 쉬쉬하면서 몰래 먹는 마약같은 약인 줄 알았네요.ㅋㅋㅋ

독서괭 2022-12-25 01:10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적게 주무시는 편이군요. 6간 자면 딱 좋았었다니 부럽습니다 ㅠㅠ 책나무님 자녀들이 성장해도 애들 패턴 따라 가는 건 마찬가지군요. 이런.. 😩
저도 밥은 꼭 챙겨먹습니다만 - 어머니가 아침밥 꼭 챙겨먹여야 하는 분이라 어떻게든 깨워 먹이셨어요; 물론 저는 먹고 다시 기어들어가 자곤 했지요..^^;
새벽기상이 나만의 시간을 확보해주어 좋더라구요. 애들 재울 때 같이 자면 잠도 솔솔 잘오고요 ㅋ 내년에도 모닝루틴 계속 이어가 보겠습니다^^
소중한 잠, 푹 자고 건강을 유지하자구요! ^^

새파랑 2022-12-23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왠지 독서괭님은 잠이 많으실거 같은 기분이 듭니다 ㅋ 전 자는 시간을 좀 아까워하는 스타일인데 (그러면서 많이 잡니다...)

다락방 2022-12-23 19:50   좋아요 2 | URL
저는 저의 잠도 밥도 너무 소중해서 놓치고 싶지 않아요!! ㅋㅋ

독서괭 2022-12-25 01:12   좋아요 1 | URL
네 정확히 맞추셨습니다 ㅋㅋ 새파랑님 독서량 보면 많이 잘 수가 없는 분인데..? 저도 잠으로 보내는 시간 생각하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잠자리에 누운 그 행복도 커서요.. ㅎㅎ
저도 놓치지 않을 거예요!!

그렇게혜윰 2022-12-24 0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첫 문단 인용 제가 쓴 중 ㅋㅋㅋㅋ 전 그래서 꿈도 기록한 적이 있어요. 잠과 꿈은 너무 소즁해요. 미우새보면서 스님들의 승부욕일 살짝 봤는데 그게 없는 게 스님이 아니라 그걸 없애려고 하는 태도가 스님을 만드는구나 미우새 보면서 깨달음을 탁탁탁타라라라라 잠도 나이따라 좀 변하는 듯요. 전 진짜 초저녁잠파였는데 요즘은 너무 잠자는 시간 아끼는 중이라 피로가 안 풀리네요. 꿀잠자는 요가도 배웠었....

독서괭 2022-12-25 01:15   좋아요 0 | URL
오 혜윰님도 한잠 하시는군요!! 저도 꿈을 정말 많이 꾸는데 금세 휘발되어서… 와 이건 소설감이여!! 하고 기억해놨다가 정신 든 후에 쓰려고 하면 잘 생각도 안 나고 보잘것 없어서 ㅋㅋ
“그걸 없애려는 태도가 스님을 만드는” .. 그렇군요. 끝없이 수행하는 이유가 그런 거겠죠?
꿀잠자는 요가는 효과가 있나요? ㅎㅎㅎㅎ 유튜브에도 잠자기 전 요가 많던데 꾸준히 하면 좋을 것 같아요. 혜윰님 메리 크리스마스 입니다^^
 

나는 지나간 옛사랑, 아련한 그리움, 때로 떠올라 목메이게 하는 상처를 그린 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시간이 흐른 후 옛사랑을 떠올리며 과거 시점으로 돌아가는 방식의 도입부를 몸서리치게 좋아한다.

-는 걸 깨달았다.

<우아한 연인>의 도입부가 그랬다.


 이 책을 읽고 쓴 리뷰에도 이렇게 적었다.


 도입부의 분위기가 그야말로 내 취향이다.

 1966년, "맨해튼에 사는 부유한 중년"인 '나', 케이티(캐서린) 콘텐트는 남편과 함께 사진전에 참석한다. 그 사진들은 1930년대 말 뉴욕 지하철에서 찍은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이다. 케이티는 그 안에서 아는 얼굴을 발견한다. 팅커 그레이. 그 얼굴로 인해 그녀는 193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재독에 들어간 <폭풍의 언덕> 또한 그렇다.



 <폭풍의 언덕>은 히스클리프가 이미 중년이 된 후의 시점에서 시작한다. 히스클리프가 세를 내놓은 저택의 세입자로 들어오게 된 남자가 워더링 하이츠를 방문하고, 우연히 캐서린의 유령과 그녀를 찾는 히스클리프의 절규를 목격한 후, 그집의 역사를 아는 하녀 딘 부인으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른바 액자식 구성이다. 

 옛날에 두번 정도 읽었던 것 같은 <폭풍의 언덕>은 여전히 도입부터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다. 거칠고 퉁명스럽고 신사답지 않지만 저택의 주인인 히스클리프, 대체 무슨 관계여서 같이 사는지 잘 모르겠지만 비슷하게 퉁명스러운 젊은 여성과 남성, 거만하고 성질 나쁜 하인 조셉 등 이 저택을 둘러싼 요소들은 음울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폭풍이 두려우면서도 그 광포함에 경외심과 함께 모종의 끌림을 느끼는 것과 비슷하다. 


그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혹은 그 사랑은 떠나갔다는 것을 이미 알면서도 재미있는 이유. 어쩌면 그것은 <안나 카레니나>의 유명한 첫 문장, "행복한 가정은 모두 고만고만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나름나름으로 불행하다"는 것과 같은 이유로, 완성된 사랑의 모습은 모두 비슷비슷하지만 사랑을 잃어가는 모습은 다양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로맨스소설을 읽을 때는 새드 엔딩을 고르지 않는데, 로맨스소설이 그리는 새드 엔딩은 고만고만하(다고 알고 있)기 떄문이다. 왜냐, 로맨스소설은 새드라도 어디까지나 로맨틱해야 하기 때문에 여주와 남주 사이의 사랑이 변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사랑은 영원불변한데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끝내 결별해야만 하는 것. 하지만 어디 현실의 사랑이 그런가. 로맨스소설의 이루어진 사랑도 고만고만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의 만남과 감정이 피어나는 데까지의 설정이 재미있어서 읽었다. 현대로맨스는 그 설정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로판을 즐겼던 것. 그러나 대체로 중반 이후부터는 흥미가 떨어졌다. 해피엔딩으로 달려가는 길은 대개 고만고만하므로. 



내가 좋아하는 정서는 이런 것이다.

이별을 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고, 나는 내 생활을 하며 기억은 희미해져 간다. 하지만 때로 가슴을 저미는 그리움이 찾아오는 순간들. 그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담담히 들여다보는 시간. 



크... 이문세님의 담백한 목소리와 아름다운 가사. 


 누가 물어도 아플것 같지 않던

 지나온 내 모습 모두 거짓인가

 이젠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내맘에 둘거야

 그대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내버려두듯이 ♬


너무 좋지 않습니까.. ㅠㅠ 

이보다 조금 더 현재진행형의 이별노래지만 담담하고 쓸쓸한 느낌이 너무 좋은 

10cm의 '그대와 나' 또한 최애곡 중 하나다. 





익숙한 자리에 익숙한 음료는 

다 그대로지만 사실은 우리 헤어지던 날♬

왜 그리 차가워 나는 좀 놀랬어.. ♬


이거야말로 사랑의 쓸쓸함의 본질이 아닐까. 유지태는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라고 외쳤지만, 모든 게 변하는 마당에 사랑이라고 어떻게 안 변할까.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받는 사람과 주변의 모든 것이 변화하고 있는데. '그대와 나' 노래의 쓸쓸함은 그 변화를 화자 한사람만 눈치채지 못한다는 점에서 극대화된다. 그의 입장에서는 모든 게 다 그대로인데 그대만 차가워졌다. 헤어짐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채 이별통보를 받은 화자. 손을 내젓다가 커피를 쏟고, '늘 같은 실수'라고 하는 그의 얼띤 모습을 보면 알만하다. 


사랑은 상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것이다. 아이에 대한 사랑조차도 그렇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니 내가 변하는 이상 사랑 또한 변할 수밖에 없다. 어떤 식의 변화이든 간에. 고정되고 불멸하는 사랑은 없다. 

다만 화르륵 피어올랐다가 순식간에 꺼지기도 하고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은 낭만적 사랑의 정열일 뿐, 그 외의 사랑은 공을 들여 얻을 수도 있고 소중히 키워나갈 수 있다. 부부가 낭만적 사랑의 정열을 수십 년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연인일 때 가졌던 꽃다발 같은 사랑을 긴 세월을 위한 화단에 옮겨심어, 잘 가꾸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낭만적 사랑의 정열 외에도 중요한 가치는 많으니까. 지나간 사랑의 기억들은 그 화단에 뿌려진 양분이다. 나는 다시 돌아간다면 연애 대신 책을 읽겠다고 생각하곤 하지만, 어쨌든 지금의 나를 형성한 지층에는 그 사랑의 퇴적물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함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운 것은 그리운대로, 생각이 나면 생각난대로.. 

그렇게, 2022년 내 삶의 한페이지가 또 넘어간다.  (아직 안 넘어갔어...)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남진우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날

낡은 수첩 한구석에서 나는 이런 구절을 읽게 되리라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랬던가

너를 사랑해서

너를 그토록 사랑해서

너 없이 살아갈 세상을 상상할 수조차 없어서

너를 사랑한 것을 기필코 먼 옛날의 일로 보내버려야만 했던 그날이

나에게 있었던가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없다고 한사코 생각하는 내가

이토록 낯설게 마주한 너를 

나는 다만 떠올릴 수 없어서

낡은 수첩 한구석에 밀어넣은 그 말을 물끄러미 들여다 본다

언젠가 너를 사랑한 적이 있다

그 말에 줄을 긋고 이렇게 새로 적어넣는다


언젠가 너를 잊은 적이 있다

그런 나를 한번도 사랑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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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12-22 14:17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오... 점심 먹고 들어와 커피 한 잔 하다가 제 가슴 촉촉해지고 돌아갑니다.. 어쩐지 저기 먼 산을 보게 되는 그런 글이네요, 독서괭 님. 오늘 저녁은 치킨이나 시켜 먹어야겠어요...

잠자냥 2022-12-22 14:28   좋아요 7 | URL
아니 굳이 치킨 먹고 싶은 핑계를 괭님 글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2-22 14:29   좋아요 6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은 정말이지 눈치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2 14:46   좋아요 3 | URL
제 글이 다락방님의 식탐 유지에 보탬이 된다면 기꺼이...!!!

mini74 2022-12-22 14: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사랑의 퇴적물들 ㅠㅠ 아련하네요 진짜. 그리운 것들을 한 반 떠올려봅니다 ㅎㅎ

독서괭 2022-12-22 14:47   좋아요 3 | URL
이문세 님 목소리는 들을 때마다 가슴 먹먹 ㅠㅠ

단발머리 2022-12-22 14: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의 사랑론이 저랑 엄청 비슷해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문세씨를 좋아하는 지점도 통하고요 ㅎㅎㅎ
언제든 어디선든, 저의 슬픔은 ‘생각나는 사랑이 없다‘는데 있습니다.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야 생각난대로 그냥 둘 것 아닙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0:18   좋아요 2 | URL
통했나요 단발님!! 반갑습니다 ㅎㅎ
그런데, 생각나는 사랑이 없다니요? 설마 첫사랑이랑 결혼하신 건가요?? >ㅂ<

건수하 2022-12-22 15:1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그 마음을 부정하지 않고 담담히 들여다보다보면…. 이불킥을 하게 되어서 슬픕니다
;ㅁ;

왜 어릴 때 했던 언행들은 다 부끄럽죠..

독서괭 2022-12-23 10:18   좋아요 2 | URL
이불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 기억은 잊자구요... 저도.. 이불킥.. 많이 합니다만.
어릴 때 썼던 글도 넘 부끄러워서 증거를 인멸했습니다;;

새파랑 2022-12-22 15:1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서괭님에게 이런 감성이 있으셨군요. 저도 이런 감성을 주는 책을 좋아합니다 ^^

눈오는 날이랑 딱 어울리는 노래와 시네요~!!

독서괭 2022-12-23 10:20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댓글 볼 때마다 저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ㅋㅋㅋ
제가 새우깡 찾는 S지만 이런 감성이 있긴 합니다. 아무래도 저는 N이었다가 30대 이후, 특히 애 낳고 S로 변한 것 같기도?
새파랑님은 매운맛과 슴슴한 맛 다 좋아하시는 전방위 독서인이신 것 같아요^^

거리의화가 2022-12-22 15: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옛사랑, 그리움의 정서...를 좋아하시는군요^^
현재의 나를 돌아보면 이런 저런 연애와 사랑의 결과물들이 쌓여 내가 되었겠다 생각이 들죠.

저는 극적인 결론의 장면을 보여주고 과거부터 시작하는 전개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결론이 왜 이럴까 궁금해 하면서 궁금함이 해결되는 걸 즐기는 듯 합니다ㅎㅎㅎ

이문세는 옆지기가 무척 좋아해요*^^*

독서괭 2022-12-23 10:22   좋아요 2 | URL
극적인 결론을 보여주고 과거부터 시작하는 전개!! 맞아요 저도 그걸 참 좋아합니다! 회상으로 돌아가는 거요. 저는 멀리서 바라보는 듯한 약간의 거리감? 같은 느낌, 후회가 섞인 알싸한.. 그런 게 좋은 것 같아요. <나는 고백한다>도 그렇고, <빌레뜨>도 그러네요.
화가님 옆지기님이 이문세 좋아하시는군요 ㅎㅎ 옛날에 <광화문연가>라는 뮤지컬 봤는데 참 좋았던 기억이 납니다^^

공쟝쟝 2022-12-22 16:1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 산 노인처럼 왜 그래요 …. 괭님…. 지금의 사랑을 옛사랑으로 만들지마…. 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0:23   좋아요 2 | URL
아니야 쟝쟝님, 그거 아니야.. 지금 사랑은 화단에 잘 옮겨 심어 키우고 있다니깐요? 옛사랑은 진짜 옛..사랑이쥬 다 끝난 얘기.. ㅋㅋ

공쟝쟝 2022-12-23 12:07   좋아요 1 | URL
화단에 있는 거 다시 파와ㅋㅋㅋ 수십년 은 조금 후에 ㅋㅋㅋㅋㅋㅋㅋ 아직 힙년 안되었는 데 ㅋㅋㅋ 조금만 정열을 더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2:20   좋아요 0 | URL
‘힙년‘은 뭔가요 쟝쟝님? ㅋㅋㅋㅋㅋㅋㅋ
아니야 애 낳고 살면 그거 안 돼요 불가능.. 육아에 아예 손 떼고 사는 거 아니면 불가능 ㅠ

공쟝쟝 2022-12-23 13:20   좋아요 1 | URL
십년…. 앍ㅋㅋㅋㅋ ㅋㅋㅋㅋㅋ 불가능…… 입니까?….. 진정 판타지입니까…?

독서괭 2022-12-23 16:14   좋아요 2 | URL
판타지가 아님을 입증하겠다고 뛰어드시면 말리겠고요 ㅋㅋ
그 열정 아니어도 중요한 가치가 많다니깐요..? (왠지 변명한다..)

공쟝쟝 2022-12-23 16:4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통계에 따르면 지금이 여성에겐 활발한 나이라고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7:38   좋아요 1 | URL
그거 40대 아니예요? 나 아직 40대 아니라규! 40대 되면 다시 타오를까요? ㅋㅋㅋㅋ

공쟝쟝 2022-12-23 17:39   좋아요 1 | URL
30대 중후반입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3 18:00   좋아요 2 | URL
안돼.. 그럼 난 지금이 피크예요? -ㅁ-;;

공쟝쟝 2022-12-23 18:41   좋아요 1 | URL
😅 또 하루 멀어져간다… 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프레이야 2022-12-22 18:1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랑은 늘 옛사랑이네요 괭님
연말이 다가오는데 이리 갬성 꽉찬 페이퍼로 울리시다뇨;;)

독서괭 2022-12-23 10:25   좋아요 1 | URL
옛사랑은 늘 아련한 법인 듯 합니다. 괜히 미화하지 않으려고 조심^^
프레이야님, 눈이 많이 와서 갬성이 살아난 것 같아요 ㅋㅋ 즐거운 연말입니다^^

scott 2022-12-24 11: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크리스마스 이브!

문세옹이 부르는 옛사랑이
아닌 귀요미들과 함께
메리 해피 크리스마스!
༶・・ᗰદ૨૨ʏ ᘓમ૨ıડτന੨ડ・・༶🎄 ℳ𝒶𝓇𝓇𝓎 𝒞𝓇𝒾𝓈𝓉𝓂𝒶𝓈 🎅🏻
괭님 가족과 행복한 연휴 보네세요 ^^

독서괭 2022-12-25 00:58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스콧님! 내일 아침 귀요미들 선물받고 기뻐할 모습이 예상되네요 ㅎㅎ
스콧님도 해피메리크리스마스 보내세요~^^
 
[세트] 빌레뜨 1~2 세트 - 전2권 창비세계문학
샬롯 브론테 지음, 조애리 옮김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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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책표지가 너무 예뻐서 별 세 개는 먹고 들어간다. ★★★

조애리 교수님의 자연스러운 번역에 별 한 개 추가 + ★

남은 별 한 개는 줄까 말까? 깊게 고민하지 않았다. 샬럿 브론테의 이름 앞에 공손히 별 한 개 추가 + ★

= ★★★★★


농담이다. 사실은 샬럿 브론테와 루시 스노우에게 별 네 개. 번역과 예쁨은 별 한 개다. 

아니다. 그냥 내가 이 책을 갖고 있고 싶기 때문에 별 다섯 개다. <제인에어>를 재독해봐야 어느 작품이 더 좋은지 따져볼 수 있을 텐데. 지금으로서는 <제인에어>가 <빌레뜨>보다 조금 음울하게 느껴진다. 제인에어가 어땠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루시 스노우의 조용한 듯 하면서 빈정대고 아무렇지 않게 사실이 아닌 대답을 하기도 하며 타인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래서 일단은 빌레뜨 승. 

<폭풍의 언덕> 재독을 시작했기에 <빌레뜨>의 기억이 희미해지기 전에 빨리 리뷰를 남겨야한다. 



* 아래에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리뷰를 쓰기 위해 빌레뜨 1권 앞부분을 훑다가 발견한 내용에 소름이 돋았다. 처음 읽을 때는 별 생각이 없었는데.

폴리나, 우리 사랑스러운 꼬마 폴리나.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 후 루시의 대모 브레턴 부인의 집에 맡겨진다. 그런데 이 어머니란 사람은 "아주 예쁘지만 경박하고 조신하지 못한 여자여서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고 남편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그래서 별거하게 되었는데 "별거한 지 얼마 안되어 이 부인은 무도회에서 지나치게 춤을 추다가 감기에 걸렸고, 열이 나더니 얼마 안돼 사망했다."(1권 9,10쪽) 무도회에서 지나치게 춤을 추다가 사망하다니? 이거야말로 '빨간 구두'를 위시해 많은 작품이 응징하는 '자기 욕망을 숨기지 않는 여성' 아닌가? 그렇게 어머니를 잃고 오로지 다정한 아버지 홈씨에게 의존하게 된 어린 폴리나. 어린 나이에도 폴리나는 아버지에게 차를 따라드리며 시중을 들고, 바늘에 찔려 피가 나면서도 손수건에 감침질을 하는 등 '여성적'인 행동을 해 아버지를 기쁘게 하려 애쓴다. 그녀는 맡겨진 브레턴가에서도 이 집안의 유일한 남자로서 장래 가문의 주인이 될 대모의 아들, '그레이엄 브레턴'에게 애정을 쏟는다.브레턴가를 떠나 성숙한 열여덟로 성장한 폴리나는,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신붓감'이다. 그녀는 아버지로부터 남편 존에게 이양되면서도 그들 둘을 자신에 대한 사랑으로 묶어둠으로써 평화롭고 보기좋은 가부장적 가족을 완성한다. 


반면, 루시는 어떤가? 그녀의 가족이 몇이나 있는지, 어떻게 되었는지 작가는 어떤 자세한 정보도 주지 않는다. 친척집에 머물던 루시를 대모 브레턴 부인이 데려가 돌보게 되었고, 반년 정도 머물다가 고향에 돌아갔으나 철저히 혼자가 되었으며, 우연히 마치몬트 여사의 집에 말동무로 들어가게 되고, 그녀가 죽자 영국을 떠나 우연히 '빌레뜨'라는 도시에 도착하여 베끄 부인이 운영하는 학교에 영어교사로 취업하게 된다. 어디 보자! 브레턴 부인은 일찍 남편을 잃고 아들 하나를 두었다. 마치몬트 여사는 오래전 연인을 잃은 후 홀로 은둔하며 살았다. 베끄 부인 역시 독신 여성으로 혼자 학교를 이끈다. 폴리나와 반대로, 루시의 운명의 별은 그녀를 남성의 보호(구속) 아래 두지 않는다. 결말에서 루시는 마침내 꿈을 이루어 새로운 학교의 교장이 되는데, 비록 거기에 남성의 도움이 있긴 했지만 그 남성은 부재한 상태다.   


그런데 폴리나를 이토록 순종적인 여성으로 만든 데는 루시 스노우도 한몫 했다. 그녀는 그레이엄이 자신을 좋아하는지 불안해하는 여섯살의 폴리나에게, "조바심치지 말고 그에게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 마. 그러지 않으면 널 귀찮아할 거고 그때는 모든 게 끝난단다."라고 조언하고, 폴리나는 "그럼 착한 아이가 될게요. 착해지도록 할게요, 루시 스노우." 라며 다짐하는 것이다..(1권 50쪽) 이렇게 '착한 아이'로 자라난 폴리나는, 재회한 그레이엄, 아니 이제는 존 박사가 쓴 러브레터를 받았을 때도 조바심치지 않고 귀찮게 하지 않으면서, 정석대로 조심스럽게 구애를 받아들인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 12장에서, 저자들은 "폴리이자 루시이고 지네브라이자 마담 베크인 루시"(719쪽)라며 폴리(나) 역시 루시의 일부라고 해석한다. 폴리가 루시의 일부라면, 그녀는 가부장제가 요구하는 여성의 종속에 순응하고 싶어하는, 그들이 요구하는 모든 요건에 들어맞는 완벽한 여성이 되어 그 안에 편안하게 안주하며 남들의 부러움을 얻고 싶은 루시의 욕망 한줄기를 형상화한 존재가 아닐까. 폴리나가 떠나기 전, 루시는 아이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이 아이가 어떻게 이 세상을 헤치고 싸워나갈까? 책이나 내 이성에 따르면 모든 인간이 겪게 마련인 충격과 거절, 굴욕과 외로움을 이 아이가 어떻게 견딘다지?"라며 걱정한다.(1권 53쪽) 그러나 폴리나는 이 걱정을 보기좋게 배반하고, "축복받은 한쌍"으로서 "야곱이 사랑했던 아들의 삶처럼 '위로 하늘의 복과 아래로 깊은 샘의 복'을 받"은 삶을 산다.(2권 302쪽) 이 축복받은 한쌍의 연애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도와주면서, 때로는 존에 대한 동경과 갈망으로 괴로워하면서, 자신의 "험난한 세상을 가로질러 난 어두운 길을 가"(2권 304쪽)듯 하는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루시는 그들에게 부여된 운명을 인정한다.


루시의 또하나의 자아, 지네브라 팬쇼. 그녀는 마치 폴리나의 죽은 어머니처럼, 경박하고 눈에 띄기 좋아하는 화려한 소녀다. 그녀가 루시의 일부라면, 그녀는 순종과 억압을 뚫고 욕망을 실현하고 싶어하는 루시의 또다른 욕망 한줄기를 형상화한 존재일 테다. 끊임없이 몰래 또는 대놓고 교사와 학생들을 감시하는 베끄 부인 또한 루시의 일부라면, 그녀는 루시의 욕망을 억압하고 제약하는 자기검열의 형상화겠다. "마담 베크는 억압의 상징이고, 루시가 행하는 자기 억제의 투사이자 전형"(<다락방의 미친 여자> 713쪽)인 것이다. 

이처럼 "자아라는 집 내부의 갈등 속에서 루시 안의 서로 대립하는 존재들은 루시의 내면이 파편화되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이 파편화는 루시를 완전한 신경쇠약으로 내몰고 말 것"(다락방, 719쪽)이라면, 루시의 목표이자 작가의 목표는 파편화된 자아를 통합하는 데 있어야 한다. "(...)제인 에어처럼 루시는 사랑의 필요와 혼자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감수함으로써 통합되고 성숙하고 독립된 정체성을 획득하기 위해 투쟁해야 하는 모든 여성을 대표한다. 그리하여 제인처럼 루시도 빅토리아 시대 사람들이 '잉여 인구'라고 일컬었던 독신 여성들에게 맡겨진 쇠약해지는 역할을 돌파해야 할 필요성에 직면할 것이다."(다락방, 709~710쪽)


이 목표를 어떻게 달성하는가? 앞서 언급했듯이 루시는 폴리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자신에게서 분리하고 담담히 인정함으로써 미련을 버린다. 지네브라 팬쇼는 그녀답게 연인과 사랑의 도피 행각을 벌여 루시로부터 떠나간다. 루시는 따로 학교를 세워 마담 베크로부터 독립한다. 루시를 괴롭혔던 수녀 유령의 정체 역시 밝혀져 더이상 두렵지 않다. 


이쯤에서 뽈 에마뉘엘 선생 얘기도 해야겠다. 나는 다락방님이 중간에 "대체 루시가 누구랑 연결되는거냐?"고 궁금해하실 때 "2권 중반 읽고 있는데도 모르겠어요"라고 답했는데, 그때 이미 존은 아닌 게 밝혀졌지만 모르겠다고 한 것은, 과연 이 뽈이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인간인지 사랑받을 만한 인간인지 모르겠어서였다. 처음에는 존인가? 했다. 낯선 도시 빌레뜨에 처음 도착했을 때 도와준 사람, 의사로서 학교에 왕진을 오는 그 사람이 오래전 만났던 브레턴가의 아들 그레이엄이라니, 게다가 기절한 루시를 구해 집으로 데려가다니! 이건 운명이 아닌가... 아니었다. 뽈이 누이동생 운운 했을 때는 "지금부터 오빠동생 할까?"가 생각나서 콧방귀를 뀌었다. 샬럿은 이 소설에서 로맨스는 뺸 것이 아닐까? 의심하기도 했다. 흠흠. 


그래도 잘생기고 바람직한 존 박사보다 뽈 선생 쪽을 선호하게 되는 부분이 있다. 뽈은 처음부터 루시 안에서 그녀의 숨겨진(억압된) 면모를 발견하고 계속 그걸 끌어내는 인물이다. 루시의 그런 면을 비난하고 타박하기도 하지만 굳이 끌어내 보이게 하여 루시 스스로도 모르던 자신의 일면을 발견하게 하는 사람이다.(뽈의 대사: "당신은 억눌러줘야 하는 사람이니까." -1권 243쪽) 루시가 자발적으로는 절대 맡지 않았을 연극에서의 바람둥이 역할도, 뽈이 강제로 맡겨 결국 훌륭하게 해냈다. 뽈은 미술관에서 클레오파트라를 그린 관능적 그림을 유심히 보고 있던 루시를 발견하고 타박하면서 얌전한 그림을 보게 강요하기도 하고, 루시가 수수하지 않은 옷을 입으면 잔소리하는 짜증나는 인간이다. 하지만 루시가 지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그녀의 능력을 시험해보고, 책을 가져다주기도 하고, 늘 그림자속에 숨어있는 듯한 그녀로 하여금 감정을 드러내고 화내고 반박하게 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어쨌든 그는 루시의 자아 통합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자기 감정을 인정하는 것부터가 시작이니까. 


그밖에 이 소설의 매력을 꼽아보자면, 대화문에서 오는 것 같다. 루시와 지네브라 사이의 대화와 존과 어머니의 대화를 특히 재미나게 읽었다. 번역가 실력인지 굉장히 현대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더 많은 이야기가 있고, 특히 <다락방의 미친 여자> 12장을 읽으니 그냥 넘겼던 소설 속 에피소드 하나하나가 의미심장하게 느껴지지만, 전부 파헤쳐보기에는 능력부족, 택도 없으니 여기서 마쳐야겠다. 

불운을 현실로 받아들이는 것도 힘들었지만, 나는 원래 상황을 이상화하기엔 너무 무미건조한 성격이라 불운을 과장할 수도 없는 사람이었다. -1권 55쪽 - P55

"왜? 그중 한 아가씨가 망원경으로 날 보며 비웃어서 그러냐? 예쁘지만 그렇게 멍청한 애가 지껄인 걸 가지고 늙은 귀부인이 화낼 것 같으니?" "존경스럽고 지혜로운 노부인이시군요! 아직은 아내를 열명 준다 해도 어머니와 바꾸지 않겠어요." "너무 내놓고 그러지마라, 존. 그러다 내가 기절하면 넌 날 업고 가야 하니까. 그렇게 짐을 지고 가다보면 생각이 바뀌어 ‘어머니, 어머니보다는 아내 열명이 훨씬 낫겠어요!‘라고 소리칠걸." -1권 343,344쪽 - P343

가끔씩은 삶이라는 계좌를 마주하고 솔직하게 셈을 해보는 것이 좋다. 항목들을 계산하면서 자신을 속이고 불행 항목에 행복이라고 써넣는다면 그는 불쌍한 사기꾼이다. 고뇌를 고뇌라고 부르고, 절망을 절망이라고 부르라. 단호하게 힘주어 굵은 필치로 둘 다 써넣으라. 그러면 ‘운명‘에게 진 빚을 갚기가 더 수월해질 것이다. -2권 179쪽 - P179

나는 잠자리에 죄값을 가져가 밤새도록 얼마나 되는지 헤아렸다. - 2권 217쪽 - P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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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12-21 20:3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별 추가 과정이 재미있습니다 ㅎㅎ 저도 얼릉 읽어야 하는데 *^^* 전 스포 신경 안쓰는 편이라 오히려 괭님 글 읽고나니 더 읽고싶어집니다. ㅎㅎ편한 밤 보내세요 ~

독서괭 2022-12-22 11:31   좋아요 1 | URL
미니님 스포 신경 안 쓰는 대인배!!! 저도 고전은 스포 알고 읽어도 재미있긴 하더라고요. 그래도 모르고 읽는 편이 궁금증 유발해서 더 빨리 읽게 되는 듯요 ㅋㅋ 감사합니다^^

청아 2022-12-21 22: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괭님 <폭풍의 언덕>재독하시는군요?!! 저도 재독하고 싶어져 아주 괴롭습니다.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기존에 읽은 책도 죄다 재독하고 싶게 만드네요. <빌레뜨>는 예뻐서 쓰다듬었습니다ㅋㅋㅋㅋ

독서괭 2022-12-22 11:32   좋아요 2 | URL
미미님 <폭풍의 언덕>은 다시 펴도 참 시작부터 재미납니다. 역시 확 끌어당기는 매력은 에밀리가 최고가 아닐까 싶어요! 빌레뜨 진짜 너무 예뻐서 어디 장식해두고 싶습니다 ㅋㅋ <제인에어>도 재독해야 하는데 바쁘다 바빠..

햇살과함께 2022-12-21 2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빌레뜨 읽고 싶지만 12월은 다미여 완독과 제인 에어 다시 읽기로 만족하고 내년에 읽기 도전해야겠어요~

독서괭 2022-12-22 11:33   좋아요 2 | URL
햇살님, 다미여 완독에 제인에어 재독만 해도 꽉 차네요^^ 전 다미여 완독은 어려울 것 같고 천천히 가기로 했습니다;; 내년에 빌레뜨로 꼭 읽어보시길요^^

scott 2022-12-23 11: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괭님 리뷰 읽은 저 ! 🖐
별 하나 ☝추가 해서
★★★★★★

빌레트는 브론테 작품 중에서 가장 좋아합니다 ^^

독서괭 2022-12-23 10:27   좋아요 1 | URL
오우 제 리뷰로 별 하나 추가라니 영광입니다 ㅋㅋㅋ
스콧님 브론테 중 <빌레뜨>를 제일 좋아하시는군요!! 저도 마음에 듭니다. 계속 간직할 것 같아요^^
 

 한창 귀여우신 방년 4세(아니, 만 나이로 하면 3세) 둘째는 요즘 걱정이 많다. 

 집에 괴물, 마녀, 악당 등등이 올까봐 걱정이고, 꿈에 나올까봐도 걱정인데,

 엊그제는 "나 안 클 거야, 절대 안 클 거야, 계속 네살 아기로 살거야아아아"

 하며 울어제끼는 거였다. 세살 때는 자기 아기 아니라고 빡빡 우기더니, 

 네살에는 항상 자기 아기라며, 아기 동물 흉내를 내는데.. 

 이게 언제까지 가랴 싶었는데 지금 피크를 찍는 것 같다 ㅋㅋ 

 왠지 자라면 누나처럼 스스로 해야하는 일이 많아지고, 어리광을 부리지 못할 것만 같은 생각이 드는 건지. 

 유치원 다닐 생각에 두려움이 있는 건지, 이 녀석의 마음속 깊은 곳까지는 모르겠지만

 "네가 아무리 커도 엄마아빠한테는 귀여운 아기다"라는 말로 달래주었다. 


그래, 생각해보면 어른이 된다는 건 많은 무게를 떠안는 일이다. 

내 밥벌이를 해야할 뿐 아니라, 생활을 위해 필요한 온갖 잡일을 해야 하고, 공과금 납부라든가 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을 잊지 않고 처리해내야 한다. 그런 책임에 지나치게 힘들어하지 않고, 인생의 방향을 잡고 잘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양육자의 임무가 아닐까.

어른들이 다 해주던 세수, 양치, 밥 먹기, 옷 입기를 어느 순간부터 하나씩 스스로 할 수 있도록 가르치듯이, 세상을 살아가며 필요한 능력과 마음가짐(모아서 '돌봄능력'이라고 해볼까)을 나이와 특성에 맞게 발전시켜 주기. 지금까지 해보지 않았던 일을 스스로 해보는 성취감을 느끼게 해주고, 너무 과한 부담이 한꺼번에 오지 않도록 적절히 조정해가며 좌절을 견디는 힘도 키워주기. 

그러나 인생이 던져주는 갑작스런 시련 앞에서, 개인의 돌봄능력만으로는 힘에 부치는 때가 있기 마련이다. 반드시 사회가 지지해줘야 한다. 사회가 내가 무너지도록 내버려두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어야, 어두운 시기를 버텨낼 수 있지 않을까.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기사를 접하고,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같이 있던 친구 2명이 사망한 참극. 그 기억만으로 힘들 터인데, 죽은 친구들에게 "연예인 보러 갔다가 죽은 거 아니냐"고 던지는 댓글들에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어느 시의원이라는 사람은 "나라 구하다 죽었냐"며 막말을 쏟아냈다는 기사도 보았다. 연예인을 보러 갔든, 춤을 추러 갔든 술을 마시러 갔든 그게 뭐가 어떻다는 것인가. 그러면 사고를 당해도 마땅하다는 것인가? '무구한 피해자'라는, 성범죄에서 적용되던 기준이 이런 사고에까지 확장되는 것인가? 3년 가까운 팬데믹을 지나는 동안 이 청춘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오랜만에 하는 축제에 얼마나 들떴을지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픈데. 그들에게 무슨 잘못이 있단 말인가. 시의적절한 안전조치만 취해졌어도 일어나지 않았을 사고를 당했을 뿐이다. 

생존자 고등학생에게 사회가 한 마음으로(물론 한 마음같은 건 안 될 테고 와중에도 악플러는 반드시 있겠지만) 함께 애도하고 회복을 응원해주었다면, 그가 이런 선택을 했을까. 참담하기 그지없다. 




<토지> 11권에서도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복동네가 양잿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다.

복동네, 그녀는 누구인가. 그네의 생은 참 기구하다. 아이 없이 남편이 사망하여 과부가 되었고, 남편도 아이도 없는데 시부모를 부양하며 함께 살며 효부 소리를 들었다. 어느 해 지독한 흉년이 들어, 복동네는 다만 보리 한말이라도 얻기 위해 친정에 간다. 그러나 도착하자마자 앓아눕는 바람에 며칠이 지나 돌아와 보니, 시어머니는 굶어 죽었고 시아버지(서서방)도 정신이 혼미한 상태. 겨우 시아버지를 살려냈으나, 정신이 나가버린 이 자는 "시어미를 굶겨 죽인 며느리가 해주는 밥은 먹기 싫다"며 동네방네 구걸을 다닌다. 

복동네는 아이를 입양하며 애지중지 키워 장가까지 보내는데(그 사이 언젠가 시아버지는 사망), 친어미가 아니라고 그러는지 아들도 며느리도 그녀를 괄시한다. 그런 사실이 동네에 소문날 정도. 그렇게 속상하게 살고 있는 복동네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으니, 바로 "삼수놈(조준구에게 붙었다가 배신하려 했다가 다시 붙어 한몫 잡아보려다 조준구에게 팽 당해 죽은 그 삼수!)과 복동네가 붙어먹었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진 것이었다. 뒤늦게 소문을 알게 된 복동네가 출처를 따져보니 심술쟁이 봉기가 범인. 봉기에게 가 따졌으나 소용 없고, 아들 며느리조차 의심하는 상황에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그만 목숨을 끊은 것이다. 

그럼 봉기는 대체 왜 그랬는가? 오래 전, 봉기의 딸 두리는 삼수놈에게 강간을 당한 바 있다. 봉기 내외는 딸 신세를 망치지 않기 위해 쉬쉬 하며 숨기고 두리를 시집보냈다. 그런데 "삼수놈이 수수밭으로 두리를 끌고 가 욕보였다"는 말을 누군가 했고, 그게 봉기의 귀에 들어간 것이다. 말은 복동네 며느리에게서 나왔는데, 봉기가 찾아가 어디서 들었냐 닦달을 하자 자기 시어머니 복동네에게 뒤집어 씌우고 말았다. 이에 봉기는 자기 딸 두리가 당한 일을 덮기 위해, 복동네에게 "니가 쌀 몇말 얻자고 삼수놈이랑 붙어먹어 놓고 내 딸에게 뒤집어 씌우느냐"고 지랄을 한 것이었다. 


이 사연을 복동네로부터 들어 알고 있던 마당쇠댁네가 복동네의 죽음 후 야무네에게 이 말을 전하고, 분개한 아낙들은 도와줄 사람들을 찾아간다. 결국 해결사를 자처한 석이(조준구 때문에 죽은 한조의 아들로, 물지게꾼을 하며 어렵게 살다가 이상현 등의 도움으로 공부하여 선생이 되었다)가 봉기에게 찾아가, 딸의 일이 알려지길 원치 않으면 복동네의 출상날에 마을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지어낸 내용대로 자복하라고 협박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봉기는 그 말에 따르는데, 본성이 어디가는지, 마무리에 결국 "말 몇마디에 죽는 사람이 어디 있나? 너희들은 꾸며낸 말 한 적이 없단 말이냐?"며 펄펄 뛰고, 이에 성난 사람들이 그에게 돌팔매질을 한다. 박경리 선생님의 예리한 통찰에 의하면, 복동네의 소문이 돌 적에 뒤에서 입방아를 찧으며 동조했던 사람일수록 더 화를 내며 돌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를 지켜보던 석이는 씁쓸해하며, 개미가 무너진 굴에서 알부터 찾아 옮기는 것처럼, 제자식 지키려는 봉기를 마냥 미워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나 이 사태의 핵심은 결국, '강간 피해자가 되려 피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전전긍긍해야 했던', '강간당한 사실이 알려지면 신세 망치는 꼴이 되었던' 그 시대 부당한 인식에 있다. 그에 더하여, 과부인 복동네의 죽음에 슬퍼하며 같은 과부로서의 처지를 울며 하소연하는 마당쇠댁네의 말이 뼈아프다.  



임자가 있었다면 갬히 누가 그런 말을 했겄소. 무엇을 바라고 무엇을 위해서 그리 애발스럽게 살라고 나부대었는고. 참말이지 남의 일 같지 않소. 혼자 사는 것도 뼈가 저리게 설운데, 이놈의 세상, 머릿기름 한번 바를라 캐도 남의 눈치보고, 옷 한번 갈아입을라 캐도 남의 눈치 보고, 아무렇게나 하고 다니면 또, ..아휴.. 남정네를 보면 마주칠까 길을 돌아가고, 이것저것 귀찮아서 남을 피하고 살면 신들맀다 카고, 말도 많고.. 아이고.. 과부 팔자.. 죽일놈 살릴놈 해도 가장같은 그늘이 또 어디 있겄소.

(...) 우짜다가 이웃이라꼬 안쓰러워 하믄 남의 남정네기 때문에 고마우면서도 모른척 하고, 마구잡이로 나오면은 임자 없는 탓이려니,, 안 그렇습니까 야무어매? 

(...) 여자끼리는 어떻고요. 같은 여자믄서, 아이고.. 제 임자 누가 뺏아갈까 봐서 손이야 발이야 빌어도 어림없는 것을 두고 그럴 때는 이 오장이 틀어져서 속앓이를 한다카이.. 덮어놓고 헐뜯고 몹쓸년을 만들어놔야 맴이 놓이는가. 누가 어쨌기에, 가만히 있는 사람을.. 아이고.. . 

- <토지> 11권(3부) 14장 자살 중(오디오북 발췌)


결혼하지 않은 여성과 함께 결혼했어도 남편을 잃은 과부에 대한 모난 시선과 차별 대우, 툭하면 쉽게 헐뜯기 만만한 대상으로 삼는 것은 가부장제의 당연한 전략이다. 그래야 마당쇠댁네의 말처럼, "죽일놈 살릴놈 해도 가장같은 그늘이 또 어디 있겠냐"며 가장을 떠받들며 살지 않겠는가. 또 시집을 못 갈까봐 강간당해도 제대로 항의조차 못하지 않겠는가. 

 남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 만만한 과부의 스캔들이라니 떠들기 좋았겠다. 그러다 복동네가 자살하니 양심의 가책을 한번에 평소에도 미운 짓 골라하던 봉기에게 쏟아내니, 씁쓸하기 그지없다. 복동네가 어디 마음이 "굳건하지" 못하여 자살에 이르렀을까? 한많고 서러운 과부생활에, 시아버지의 패악을 건디며, 입양한 아들을 키워 내며, 아들과 며느리의 괄시도 견뎌내던 사람이 거짓소문에 무너진 것은, 그녀를 지탱해주던 기반 자체가 와르르 무너졌기 때문이다. 정절을 지키며 살아온 인생에 대한 모욕도 모욕이려니와, 그 인생을 아무도 인정하고 지지해주지 않는다는 절망, 그것이 결정적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더 굳건했으면" 이라는 국무총리의 발언은 개인의 주체성과 책임을 강조하는 '근대적 주체' 개념을 떠오르게 한다. 이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는 사회에서, 모든 걸 개인의 문제로 돌리는 발상은 쉽고 편하다.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에 이른 여러 사람들을 떠올려 본다. 아무리 악플러들이 달려들어 한 사람을 물어뜯어도 개인이 스스로를 믿고 마음을 단단히 먹으면 된다고, 그러니 그 개인이 무너진다 한들 정부와 사회에는 책임이 없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조직이, 제도가, 정책이, 사회 운동이, 무슨 필요가 있는가? 조직을 이끄는 수장이 스스로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남은 생존자들이 '굳건해 질 수 있도록' 이제는 비방의 말과 댓글을 삼가고 조용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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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2-16 12: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태원 생존자의 비극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얼마나 버티기 힘겨웠을까, 정치인들은 그들을 끌어안기는커녕 돌이나 던져대는걸 보고 있노라니 끔찍하기 이를데가 없습니다. 하긴 비단 정치인뿐 아니라 삐딱한 마음으로 짖는 인간들이 있는 걸 보면 이 사회가 그만큼 삭막해져있는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드네요.
낮에 산책을 하면서 토지 8권을 들었는데 너무 슬펐네요ㅜㅜ 방년 4세의 아이의 마음이 저는 왜 이리 이해가 될까요. 최소한의 보호막이 존재하는 사회가 되어야할텐데 말이죠.

독서괭 2022-12-16 13:51   좋아요 1 | URL
이태원참사 때 인터뷰하면서도 국무총리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대체 그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끼며 사는건지 모르겠습니다 ㅠㅠ 이 사회가 삭막해져있다는, 그런 생각 많이 들지요. 하지만 인터넷 악플러들은 소수이고 눈에 띄기 때문에 많아 보일 뿐이라고 믿고 있(싶)습니다..
토지 8권이 무슨 내용이지 하고 제 리뷰를 찾아보니, 월선이..! 그 부분인가요? 아님 서희가 떠나는 부분? 저도 8권이 제일 슬펐습니다.
방년 4세 아이 마음 저도 이해가 되더라구요. 자라고 싶지 않은 마음. 안전한 집, 부모의 보호막 아래 있고 싶은 마음이요..

거리의화가 2022-12-16 13:55   좋아요 1 | URL
월선이요ㅠㅠ 하... 그나마 가장 따뜻한 사람이었고 늘 퍼주는 사람이였기에. 날은 추운데 듣고 있으려니 눈물 콧물나서 혼났어요ㅋㅋㅋ

독서괭 2022-12-16 14:06   좋아요 1 | URL
저도 월선이.. 눈물 줄줄줄 ㅠㅠㅠ

잠자냥 2022-12-16 1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야, 우리 둘째는 귀여움이 쑥쑥 자라는군요! ㅎ 아이쿠 귀여워라........ >_<
그나저나 둘째의 귀여움으로 시작해서 참 마음 무겁게 끝나는 글입니다...ㅠㅠ
복동네 인생은 정말 기구하기, 아니 참혹하기 짝이 없네요....
소설 속의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참 남에게 돌팔매질 하는 데 대단한 소질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한덕수 그자를 비롯해 이번 정부는 죄다 어디서 그런 역대급 소시오패스들만 자리에 앉혔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소시오패스들이 요즘 한국 사회에 참 많은 것 같아요. 죄다 자기 이념에 맞는 가짜 뉴스 유튜브만 보고 독서라곤 안 하니까 타인의 아픔에 공감이라곤 1도 못하는 것이겠지요. 에휴........

독서괭 2022-12-16 13:54   좋아요 1 | URL
귀여움이 쑥쑥 자라는 둘째 ㅋㅋ 항상 자신의 귀여움을 강조합니다. ㅋㅋ
복동네 인생 정말 한숨 나오죠? 그때까지 버틴 것도 대단한데, 아휴.. 봉기놈한테 너무 화나고, 그보다 삼수놈 진짜 이미 죽었지만 다시 죽이고 싶고 그랬습니다 ㅠㅠ 하지만 소수의 악당보다 다수의 군중심리가 더 무서운 것 같아요.
책은 의외로 많이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책 읽는다고 다 훌륭해지는 건 아니라는.. 애서가로서 좀 슬픈 일입니다만. 어째 그렇게 공감능력이 없는지 신기할 지경입니다.

다락방 2022-12-16 1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혼불>에도 강간당했지만 말도 못하는 여성이 나오거든요. 그리고 그것이 알려질까봐 고민하는 피해자의 가족들이 나오고요. 강간을 당한게 마치 죄인것처럼 여겨지고 손가락질 받았던 시기가 있었죠. 사실 지금도 얼마나 달라졌을까 싶지만..

너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독서괭 님. 범죄와 피해를 대하는 시선과 태도가 달라져야 함이 마땅하지만, 그러지 않는 쪽이 자신들의 힘을 휘두르기 좋기 때문에 굳이 바꾸려 하지 않을 것 같아요. 시선과 태도가 달라진다는 건 좀 더 평등한 사회가 되는 길일테고 평등한 사회가 된다는 건 기득권의 힘을 잃는다는 걸 뜻하니까요. 장관씩이나 되는 자리에 앉혀놓아도 ‘네가 강했으면 됐잖아~‘ 라는 말을 한다는게, 그 말을 입밖으로 낸다는 게 정말 경악할만한 일이죠. 저는 요즘 진짜 다 때려죽이고 싶어요. 하하.

어린 아이가 자라는데에도 돌봄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이 늙어가는 길에도 돌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요즘 아주 많이 하고 있어요. 그리고 그 일이 언젠가 내 것이 될거라 생각하면, 그러니까 제가 누군가의 돌봄이 필요해질 거라고 생각하면 저는 요즘 아주 무서워요. 무섭고 약해집니다. 혼자 온전하게 굳건히 서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잘 해오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앞으로까지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자신할 수가 없어요. 두려운 마음과 불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이런 마음을 앞으로 평생 가져야 하는건지 모르겠어요.

도우면서 사는게 답이겠지요. 두려움을 떨치기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 도와야하는 거겠지요. 멀게 느껴지네요 ㅠㅠ

독서괭 2022-12-16 14:06   좋아요 0 | URL
<혼불>도 읽으면 엄청 화날 것 같아요. 아휴. 그 시절 여성 이야기가 다 그렇지만요. 강간 가해자인 삼수놈이 오히려 큰소리 떵떵 칠 땐 정말.. 크아악
평등한 사회가 된다는 건 기득권의 힘을 잃는다는 걸 뜻한다, 는 말씀이 맞는 것 같네요. 흠. 저는 정말 이해가 안 되는게, 설령 그런 생각을 속으로 품더라도 겉으로 말하면 안 된다는 걸 이자들은 모르나..? 이자들을 지지하는 세력은 이런 말하면 더 좋아하나? 전략인가? 그게 아니면, 진짜 모르는 거..? 아 정말 모르겠다.. 혼란스럽습니다.
‘한 사람이 늙어가는 길에 돌봄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하시니 갑자기 얼마전에 본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영화가 생각나네요. 거의 마지막에 할머니가 된 아내와 아기가 된 벤자민이 손잡고 산책하다가 멈춰서서 뽀뽀하는 장면 넘 뭉클했는데. 저는 그 영화가 돌봄에 대한 이야기로 보이더라구요.
서로 돕고, 연대하며.. 무너져도 완전히 무너지지 않도록 받쳐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다락방님 감사해요^^

잠자냥 2022-12-16 14:12   좋아요 0 | URL
최근에 버지니아 울프와 그의 어머니 줄리아 스티븐의 에세이를 합본한 <아픈 것에 관하여 병실 노트>라는 책이 출간되었는데, 다부장님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픈 사람과 간병하는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다락방 2022-12-16 15:22   좋아요 0 | URL
잠자냥 님, 자나깨다 다락방 생각......

(도망친다 =3=3=3=3=3)

잠자냥 2022-12-16 15:34   좋아요 0 | URL
요즘 힘드시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2-16 16:47   좋아요 0 | URL
따뜻한 포옹이 필요합니다.. (그렁그렁)

독서괭 2022-12-16 16:50   좋아요 1 | URL
왜 여기서 사랑을 확인하고 계신 거예요 두분? ㅋㅋㅋㅋ 이리오세욧 와락😘

단발머리 2022-12-21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박경리 선생님의 예리한 통찰에 의하면, 복동네의 소문이 돌 적에 뒤에서 입방아를 찧으며 동조했던 사람일수록 더 화를 내며 돌을 던졌다는 것이다.

이 문장이 너무 슬프네요. 복동네의 삶도 너무 기구하구요. 전, 전통적 혹은 농촌 활동 기반의 사회에서는 이런 게 어쩔 수 없는 일인가 그런 생각이 들어요. 땅이 여기 있고 밭이 여기 있는데 어디로 가겠어요. 훌쩍 떠나서 새로운 삶을 시작할수 있는 가능성이 아예 막혀 있기에, 만나는 사람들이 제한되어 있기에 이런 일이 있지 않나 싶어요. 도시 생활의 갑갑함 한켠의 이 밀집사회의 답답함을.... 아, 어쩌면 좋단 말입니까.

죽어도 사과를 하지 않는 정치인이 있기에 막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준석이가 전장연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나서 전장연으로 협박 욕설 전화가 그렇게 많이 왔다고요. 우리는 대체, 어떤 사람들을 우리의 지도자로 뽑은 걸까요. 슬프네요, 진심.....

단발머리 2022-12-21 09: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0. 29 참사에 대한 무거움, 부담감, 글로 쓰고 싶지만 꺼려지는 마음과 미안함... 그런 복잡한 마음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고, 있을 거라고 전 생각해요. 며칠 전에 ‘생존자이며 유족, 목격자‘인 분의 글을 읽는데, 화가 나면서 슬픈 이 마음을.... 정말 어쩌지 못하겠더라구요.

독서괭님의 이 글이 너무 힘이 되고 위로가 되네요. 아무쪼록 진상 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유가족들의 아픔이 치유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고마워요, 독서괭님!!

독서괭 2022-12-21 16:08   좋아요 1 | URL
단발님의 댓글이 묵직하고 따뜻하네요.
‘땅이 여기 있고 밭이 여기 있는데‘ - 그러게요. <토지>가 처음에는 농사꾼 위주로 진행이 되다가 이제 농사꾼 외에도 운전수, 간도나 러시아 등 넓은 땅을 돌아다니며 장사를 하는 사람, 떠돌며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잡일꾼 등 여러 직종이 등장하다 보니, 농사꾼들의 답답한 심정 토로도 나오더라구요. 지금도 폐쇄된 곳에서 특히 자주 일어나는 일이지요. 학교, 직장, 온라인도 일면은 그렇고요.
‘생존자이며 유족, 목격자‘라니 정말 상상하기도 힘듭니다 ㅠㅠ 글을 쓰는 것도 용기가 필요했을 텐데..
단발님께 작은 힘과 위로가 되었다니 제가 더 위로받네요. 감사합니다~^^
 


<워드슬럿>, 이 책을 내가 어디에서 봤더라. 신간 소개였나? 새로나온 책을 훑어보다가 보았나? '젠더의 언어학'이라는 흥미로운 부제 때문에 궁금했다. policeman 같은 단어가 경찰을 모두 남성으로 전제하므로, police officer이라는 단어로 대체해야 한다거나, 우리 말 중에도 '시댁'을 '처가'와 마찬가지고 '시가'라고 부르자는 등의 페미니즘에 기초하여 언어에 숨겨진 불평등을 고민하고 바꾸려는 주장과 움직임은 보아온지 꽤 됐지만, 언어학자가 본격 분석한 젠더 언어학이라니? '비록' 영어에 관한 것이지만.. 대단히 흥미롭지 않은가. 게다가 옮긴이는 이민경 작가다. 



언어와 문화는 불가분의 관계다. 언어는 언제나 권력 구조와 사회규범을 반영하고 그것을 강화했으며 지금도 그렇다. 늙은 백인 남자들은 문화를 너무 오래 다스렸고, 언어는 문화가 만들어지고 소통되는 매개체다. 그렇기에 우리가 왜 그리고 어떻게 언어를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도전하고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살필 시간이 왔다. 우리가 매일같이 쓰는 단어에 질문을 던지고, 그런 단어들을 사용하는 문맥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를 깨닫지 않으면 주소나 욕처럼 아주 간단한 말조차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권력구조를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 20쪽 


이런 목적의식을 갖고,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 '0장'에서 설명한다.



이후 장들에서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욕설에 숨은 성차별주의 그리고 보컬 프라이와 '그니까like'를 자주 쓰는 습관이 사실상 언어학적 지식을 담은 표지들이며, 캣콜링을 하는 인간들이 허구한 날 길에서 마주치는 낯선 사람을 향해서 "섹시한데!"를 외치는 동안 그들의 마음속에서 무슨일이 일어나는지를 다루게 된다. 젠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말하는 것이 더 쿨한 이유와 어째서 '게이 보이스'는 존재하는데 '레즈비언 보이스'는 회자되지 않는지도 다룬다. '컨트cunt'라는 단어에 얽힌 역사와 '가십'이 무엇인지, 남자가 이 행성에서 사라진다면 언어는 어떻게 바뀔지(그냥 가설이다!), 이 정보를 통해서 진짜 변화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말하고자 한다.   - 29쪽 


위 인용문에서 느껴지겠지만 저자의 글은 딱딱한 학자풍이 아니다. 저자 소개에 "<에스콰이어>가 '2022년 최고의 팟캐스트'로 선정한 인기 팟캐스트 <컬트처럼 들린다Sounds Like A Cult>의 제작자이자 진행자"라고 적혀 있는데, 팟캐스트 진행자 이미지에 더 가까운, 위트가 있는 글이라 재미있다. 저자는 스스로가 어릴 때부터 지나치게 발화량이 많았던 수다쟁이라면서, 이 책을 읽고 나면 다른 생각을 품은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일화도 있다. 

저자가 뉴욕대를 다니던 19세 시절, 아르바이트로 돌보던 5학년 여자아이, 그 친구 및 그 어머니와 함께 지하철을 탔을 때, 저자가 아이들에게 "얄y'all"이라는 표현을(너희들이라는 뜻) 쓴다. 친구 어머니는 이에 놀라며 "그런 단어를 쓰면 안 돼. 그건 잘못된 영어야!"라고 말한다. 이 순간, 저자가 뭐라고 생각했는지 아는가?

"나는 이런 순간을 위해서 사는 것 같다."(31쪽)

ㅋㅋ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얄의 사용이유에 대한 해박한 설명!! 



1장에서는 주로 욕설에 사용되는 단어들을 분석한다.



영어에서 여성-생애주기 어디쯤에 놓여 있든 상관없다-을 묘사하는 거의 모든 단어는 어느 정도 음란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슐츠가 썼듯이, "언어의 역사에서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현상은 소녀나 여성을 묘사하는 단어가 처음에는 중립적이거나 심지어는 긍정적인 함의를 가지고 있다가도, 점진적으로 부정적인 함의를 얻게 되는 것이다. 그 함의는 처음에는 약간 헐뜯는 정도에 지나지 않지만,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악의적으로, 결국에는 성적인 모욕으로 변한다."   - 39쪽 


그 예로 '서sir'와 '마담madam', '마스터master'와 '미스트러스mistress', '버디buddy'와 '시시sissy'를 비교하며, '허시hussy', '타트tart'라는 단어가 처음에는 여성을 의미하는 무해한 단어였다가 어떻게 점점 모욕적인 언어, 특히 성판매자를 의미하는 단어로 격하되는지를 설명한다. '비치bitch'와 '컨트cunt'도 마찬가지.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직접 읽어보시길!! 


이는 모든 단어에 정치적 올바름이라는 이유로 혹은 사람을 공격할 수 있다는 두려움에 사용 중지를 선언하는 문제가 아니다. 사실은 그 반대다. 이는 규칙에 대한 저항이다. '슬럿' 혹은 '푸시'와 같은 단어를 악의적으로 사용하지 않겠다고 거절함으로써, 우리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와 남성우월주의를 위해 만들어진 불균형한 기준을 거부하는 셈이다. 이는 여성의 성적 독립을 비난하는 데 대한 저항이며 남성이 남성우월주의적으로 행동하는 데 대한 거부이다. 충분한 사람들이 저항한다면 모두가 이기는 셈이다.   - 65, 66쪽 


어젯밤, 자려고 누워서 아이들이랑 <바리데기> 이야기를 듣는데, 여성이 주인공이 되기 위해서는 예쁘고 착해야 할 뿐 아니라 뭔가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갖은 고생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리데기, 바리공주는 어릴 적 옥함에 담겨 버려졌다가 후에 왕과 왕비를 만나는데, 왕과 왕비가 쓰러지는 바람에 이들을 구하고자 저승의 생명수를 얻으러 간다. 가는 길에도 많이 고생하는데, 가서도 9년 동안 3년은 나무를 하고 3년은 불을 때고.. 그런 고난 끝에 생명수를 얻어 온다.

자신에 대한 기억을 잃은 남편을 다시 얻기 위해 세 가지 시험을 거쳐야만 했던 <구렁덩덩 새선비>의 신부, 백조로 변한 오빠들을 구하기 위해 말한마디 못하고 마녀라는 오해를 받아가며 옷을 지어내야 했던 <백조왕자>의 공주도 있다. 그러고보니 이들은 그렇게 고생해놓고 제목에 이름도 못올렸네.. 아버지 눈 뜨게 하기 위해 바다에서 몸을 던져야 했던 <심청이>나, 계모의 구박을 받으며 온갖 고생을 하는 <콩쥐팥쥐>도 있다. 


반면 남성 주인공은 잘생길 필요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착하고 똑똑하고 용감할 필요도 없다. 그중에 뭐 하나만 있으면 된다. 주로 착하기만 하면 된다. 

가진 것 하나 없이 좁쌀 하나만 가지고 한양으로 떠나도 결국 좁쌀이 황소가 되고 아내까지 얻는 남자(<좁쌀 한 알로 행복해진 총각>), 멍청하고 순진하고 하나도 가진 게 없는데 공주와 결혼하게 되는 남자(<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와 하늘을 나는 배>), 고양이 한마리 돌봐줬다고 공주와 결혼하게 되는 남자(<장화신은 고양이>), 심지어 온몸이 반쪽밖에 없어도 보쌈해 온 양갓집 규수의 사랑을 얻을 수 있다(<반쪽이>). 


<다락방의 미친 여자> 1장에서 다룬 백설공주 이야기가 참 재미있었는데, 집에 있는 요 책, <사실은 잔인하고 불친절한 세계의 요정들>을 조만간 훑어봐야겠다. 제목은 이렇지만, 16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설화 모음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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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2-12-02 14: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세한 내용이 궁금해서 직접 읽어봐야겠어요! ㅋㅋㅋㅋ
특히 이 부분 ‘남자가 이 행성에서 사라진다면 언어는 어떻게 바뀔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우리나라(비단 우리나라만 그런 건 아니지만) 전래동화 읽다 보면 정말.... 그놈의 성차별때문에 이런 걸 요즘 애들한테 들려줘야 하나 싶다가도... 또 꼭 알아야만 하는 이야기들도 있어서 ㅠㅠ 참 그렇더라고요. 자식 없는 저도 이런데 자녀 있는 분들은 더 할 듯합니다.

독서괭 2022-12-02 16:0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그 부분이 제일 궁금합니다 ㅋㅋ 캣콜링하는 인간들의 심리상태도요 ㅋㅋ 다락방미친여자 읽어야 하는데 딴길로 새서 어쩔 ㅠㅠ
동양이고 서양이고 전래동화들은 다 그래요.. 기본은 알아야하겠지만. 그래서 요즘은 미취학아동들에게는 전래동화보다는 창작동화를 먼저 읽히라고 하기도 하더군요. 초등학교에서 <종이봉지공주>나 <마당을 나온 암탉> 같은 여성주의적 동화를 읽기도 한대요. 아예 안 읽을 순 없고, 비판적 시각을 키워주려고 노력해야 할 듯요^^;

다락방 2022-12-02 14:4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워드 슬럿, 저도 젠더의 언어학 이라는 구절을 보고 진작 사두었거든요. 저는 시사인을 보고 알게 됐었어요. 그래서 바로 구매했는데 독서괭 님이 먼저 읽고 계시네요? 하하하하핫. 에휴 사는 것만 빛의 속도지 읽는 건 세상 게을러서 큰일이네요.

페미니즘 책 읽기 시작하고 차츰 더 읽어나가면서 언어학에 대해서도 공부해야겠구나, 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때 어떤 게 좋을까 고민만 하고 제대로 책을 찾아보거나 하진 않았는데 이 책이 제 기대에 부응하는 그런 맞춤한 책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독서괭 님의 깊은 독서 응원합니다!

독서괭 2022-12-02 16:11   좋아요 2 | URL
흐흐 다락방님 책탑에서 보고 반가웠던 기억이 나요. 전 사진 않았고, 회사 도서실에 들어와서 냉큼 들고 왔지요 ㅋ 그런데 ‘읽는 건 세상 게을러서‘라니요? 다락방님은 무지 많이 읽으십니다. 다만 무지무지 많이 사실 뿐... ㅋㅋ
언어가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저도 계속 들어요. 첨에 엄마성을 아빠성과 함께 쓴다거나 ‘남녀‘를 ‘여남‘으로 바꿔 쓰는 것에 대해 ˝뭘 그런 걸로˝, ˝지엽적˝이라는 둥 말들이 있었는데, 점점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락방님도 조만간 읽으실 거죠? >ㅁ<

공쟝쟝 2022-12-06 08:24   좋아요 1 | URL
무지무지 많이 사실 뿐 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2-12-02 16: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애들 어렸을 때 전래동화 많이 안읽혔어요. 우리나라든 서양거든 그놈의 성차별적인 내용이나 내 생각에 도저히 어린이용이라고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 어찌나 많은지요. 그렇다고 페미니즘 동화라고 각색해서 나오는 동화는 또 대부분이 재미가 없어요. ㅎㅎ
이 책 흥미가 생기기는 하는데 기왕이면 저는 우리나라말을 대상으로 이런 책이 나왔으면 하게 되네요. ^^

독서괭 2022-12-02 16:12   좋아요 1 | URL
맞아요. 페미니즘 동화 각색한 건 재미가 없다는 큰 문제점이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각색한 거 말고 그냥 창작동화 중에 자연스럽게 성평등이 구현되었거나 아니면 성별구분 따위가 아예 안 나오는 책들이 나은 것 같아요.
저 예전에 관심가서 담아둔 책 중에 <언어의 높이뛰기> 있어요 바람돌이님! 우리나라 언어학자가 쓴 책이고, 책소개를 보면 젠더적 시각도 담겨있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2-12-13 18: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책 얻어갑니다. 전래동화 딱 한질만 사줬던 나를 칭찬하면서요. 요즘 나오는 동화는 좀 덜 한 거 같은데 전래동화는 동서양을 망라해서 한결같아요, 그죠?

독서괭 2022-12-13 18:38   좋아요 1 | URL
맞습니다~ 아 그런데 페미니즘적으로 각색한 것 중 재미난 거 떠올랐어요. <장수탕선녀님>! 책에는 선녀와나무꾼 이야기를 비튼 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데, 뮤지컬에는 반영이 되더라고요. 노래만 들어봤지만^^

청아 2022-12-02 19: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에게 ‘언어와 젠더‘라는 굿즈 때문에 구매 하다시피한 원서가 있어요ㅋ
그 책 그림의 떡이라 언제 읽을 수 있을지 기약이 없었는데
이 책 부제도 비슷하고 연관성이 있어보여 반갑네요. 저도 읽어보고 싶어요!^^*

독서괭 2022-12-13 18:38   좋아요 1 | URL
오 굿즈 때문에 원서를 ㅋㅋㅋㅋㅋ 미미님 더욱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ㅋㅋ 원서는 후일을 기약하시고 이 책을 한번!^^

책읽는나무 2022-12-02 21: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런 책이??
처음 보는 책이에요.
동화 뒤집는 내용의 책들이 뒤늦게 나오는 것 같아요. <세계의 요정들> 책도 재밌겠어요.
이런 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애들한테 좀 바르게 읽혔을텐데 말이죠ㅜㅜ

독서괭 2022-12-13 18:40   좋아요 1 | URL
책나무님 자녀분들은 책나무님 평소 언행과 가르침에 영향받아 스스로 잘 해석했을 거예요^^ 세계의요정들 애들이랑 읽어볼까도 했는데 어떨지 몰라서 혼자 읽으려다보니 안 읽고 있..;;

공쟝쟝 2022-12-06 08: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빌려왔어요.... 지금 제 우글 거리는 책더미들 속 어딘가에 콕 박혀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 읽기 전에 약간 긴장했거든요? 부제가 어려울 거 같아서 ㅋㅋㅋ 근데 뭐냐 입담이 좋다고 하니까 좀 더 진도 빼봐야겠다~~ㅋ 이 글을 읽고 펴볼 뽐뿌오려고 미리 내가 들고 왔능가 봐요. 너무 행보카다... 나는야 도서관의 신간 콜렉터 ㅋㅋㅋ ㅋㅋㅋ

독서괭 2022-12-13 18:41   좋아요 0 | URL
빌려오셨습니까? ㅋㅋㅋ 준비되어 있으시군요! 어렵지가 않아서 좋더라구요. 저자가 어렵게 전달하는 걸 안 좋아하는 느낌이~ 아주 재미납니다. 하지만 이 글 쓴 이후 하나도 더 못 읽고 있다는 ㅠㅠ

유부만두 2022-12-14 1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전에 언어 성차별에 대한 글 중에 seminal(정액의)이 왜 중요한, 이라는 뜻을 가져야 하냐고 그대신 clitoral(음핵의)를 쓰면 안돼냐! 라는 걸 읽은 적 있어요. 그후론 저 s 단어는 그냥 넘길 수가 없게 되었어요. 추천해 주신 이 책도 읽어보겠습니다.

독서괭 2022-12-15 12:11   좋아요 0 | URL
으아 seminal이라는 단어 몰랐는데, 중요한=정액의 라니.. 징그럽기도 하고.. 참 언어에 성불평등이 많이 반영이 되어 있구나 싶네요. ㅠ 앞으로 저 단어 보게 되면 뜨악할듯요. 이렇게 영어공부도 하고 ㅋㅋ 만두님 감사합니다~^^

2022-12-15 1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2-15 1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