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의 인생 강의 - 낙타, 사자, 어린아이로 사는 변신의 삶
이진우 지음 / 휴머니스트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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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설문에 참여하고자 무인도에 가지고 갈 세 권의 책을 한 달간 고민했다. 설문은 끝났건만 아직도 두 권을 정하지 못했다. 한 권은 고민하지 않았다. 수백만 권의 책 중에 읽어야 할 단 한 권의 책이 있다면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아닐까. 무인도니까 이왕이면 독일어판을 가져가고 싶다. 책은 니체 생전, 출판사의 버림을 받아 자비로 40부를 찍었고 7부만 지인들에게 보내졌다. 세계에서 단 7. 오늘날 비교 불가능할 정도로 가장 많이 출간되는 철학자가 있다면 니체다. 매달 니체관련 신간이 나오는 것 같다. 왜 오늘날 니체는 가장 대중적인 철학자가 된 것일까.

 

신은 죽었다.

 

신이 죽었기 때문에? 물론 종교적 광신도들이 저지르는 온갖 죄악과 폭력에 나날이 신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것은 오늘날 인간들이 삶의 의미를 상실했기 때문이 아닐까? 도스토예프스키의 <죄와 벌>의 주인공 라스콜리니코프는 역으로 이렇게 말했다. “신이 없다면 모든 것이 가능하다.” 신이 없다면 삶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신이 없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니체는 그의 말처럼 망치를 들고 철학을 했다. 니체는 인간이 아니고 다이너마이트다. 모두가 신의 존재를 믿었던 19세기에 그는 신의 죽음을 선포한 것이다. 신이 죽었다는 말은 절대적인 가치가 상실됐다는 뜻이다. 이제 추구해야 할 아무런 가치도 없다. “아무것도 진리가 아니다. 모든 것이 허용된다.” 허무주의다. 니체가 오늘날 팔리는 건 그만큼 오늘날의 사람들이 허무에 빠져있기 때문은 아닐까. 그러나, 니체를 단지 허무주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망치로 머리를 내려쳐야 한다.

 

권력에의 의지

 

권력에의 의지란 신이 없으므로 히틀러같은 파시스트가 되란 말인가? 노예가 되지 말고 노예를 부리는 주인이 되란 뜻인가? 니체의 권력에의 의지를 베르크손의 용어로 말하자면 엘랑비탈이 아닐까. 약동하는 생명 말이다. 권력은 저항이다. 권력은 허무에 빠져들지 않고 새로운 가치를 스스로 창조하는 힘이다.

 

위버멘쉬 ; 초인과 최후의 인간말인

 

스스로 가치를 창조하는 자가 무엇인가? 그것이 위버멘쉬’, 초인이다. 이에 대립되는 시장의 인간. 이들이 바로 최후의 인간이다. (‘최후의 인간보다 말인末人이 더 적확한 역어로 보인다. ‘말인인간 말종을 연상시키지 않은지?)

 

말인은 안락하다. 현재를 바꾸고 싶지 않다. 자신들이 노예라는 걸 모른다. 니체는 인간에게 초인이 되라고 말한다. 초인은 자신을 넘어서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사람이다. 목표는 어디 있는가? 목표는 없다. 초인은 목표를 스스로 만든다. ‘말인을 한병철의 용어로 하자면 오늘날의 성과주체.

 

사람은 짐승과 초인 사이를 잇는 밧줄, 하나의 심연 위에 걸쳐 있는 하나의 밧줄이다. 저편으로 건너가는 것도 위험하고, 건너가는 과정, 뒤돌아보는 것, 벌벌 떨고 있는 것도 위험하며 서 있는 것도 위험하다. 사람에게 위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목적이 아니라 하나의 교량이라는 점이다. 사람에게 사랑받아 마땅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그가 하나의 넘어가는 과정이요, ‘내려가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

 

영원회귀

 

만일 우리가 영원히 똑같은 삶을 반복하며 살아가야 한다면? 간단히 말하자면 이것이 니체가 말한 영원회귀사상이다. 내가 지금 한 뻘짓이 다음 생에 또 다시 반복 되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삶이란 얼마나 허무한가. 그럼에도 니체는 영원회귀를 긍정하라고 말한다. 순간을 긍정하고 삶을 긍정하라고. 만일 지금 이 순간에 한 행동이 수 억번 반복된다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내세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지만 내세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영원회귀가 거짓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영원회귀가 있다고 믿어본다면?. 만일 영원회귀가 사실이라면 지금 이 순간 게임이나 하고 있어야 할까. 시간을 헛되이 보내고 있을 때마다 파블로프의 개 마냥 영원회귀사상을 떠올려보자.

 

정신의 세 단계 : 낙타, 사자, 어린 아이.

 

낙타의 질문은 이것이다. “무엇이 가장 무거운가?” 이 낙타에 가장 어울릴법한 캐릭터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말 복서와 성석제 <투명인간>의 주인공 만수가 떠오른다. 만수는 온갖 의무만을 짊어진다. 가족, 사회, 직장, 국가..... 만수는 기존의 관습, 도덕에 복종하기 바쁘다. 전두환이 국민들을 어떻게 죽였는지 만수는 아무런 관심이 없다. 가족들을 돌보는 것만으로 정신이 없다. 티비에서 누군가를 빨갱이라고 하면 그렇게 믿는다. 우리 주변엔 이 만수, 이 낙타들이 수 천만 명 있다.

 

낙타의 정신이 너는 해야 한다에 복종한다면 사자의 정신은 너는 마땅히 해야 한다라는 명령에 맞서 나는 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기존의 가치에 복종만 한다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할 수 없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선 우선 자유를 쟁취해야 한다.

 

마지막 어린 아이의 정신은 창조를 놀이처럼 긍정하는 정신이다.

 

어린아이는 순진 무구요 망각이며, 새로운 시작, 놀이, 스스로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바퀴이며 최초의 운동이자 거룩한 긍정이다.

 

낙타의 정신이 기존의 가치를 답습하는 것이라면 사자의 정신은 기존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비판한다고 해서 삶이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어린 아이의 정신으로 도약해야 한다. 자크 아탈리의 <언제나 당신이 옳다>를 읽다보면, 악이 부상하는 오늘날에도 새로운 가치를 실천하는 어린아이의 정신으로 살아가는 숱한 사람들의 일화가 소개된다. 어린아이를 거룩한 긍정이라 말한 것은 우리의 현실을 단지 비판하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실천이기 때문이다

 

아모르 파티 : 네 운명을 사랑하라.

 

니체를 읽을 때 마다 춤을 못 배운 게 한이다. 니체는 춤출 줄 아는 신만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디오니소스 처럼. 허무한 삶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아폴론적인 것만으론 부족하다. 가끔은 술도 마시고 춤도 춰야 한다. 이성과 논리뿐만이 아니라 광기와 예술도 필요하다.

(홍대 클럽과 이태원 클럽은 주민등록증 검사를 철폐하라! 철폐하라! 나이 들어도 춤춰야 한다!! 막춤은 춤이 아니라 단지 몸짓이란 말인가. 캬바레는 구리다! 구리다!)

 

니체의 철학을 단 한 마디로 말하자면 부정성을 긍정하는 것이 아닐까. 권력에의 의지, 위버멘쉬, 영원회귀, 어린 아이의 정신, 아모르 파티 등 니체의 모든 사상들은 결국 이 한 가지로 수렴한다. ‘삶은 고해의 바다지만 우리는 삶을 긍정해야 한다.’


니체는 삶이 허무함을 인정한다. 삶이 고통스럽다는 걸 인정했다. 그러나, 단 한번도 허무에 ,고통에 주저앉자고 말하지 않았다. 삶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만 말자. 니체가 말한 초인처럼 살다간 위인들 중에 조르바가 떠오른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순간을 영원처럼

영원을 순간처럼 살자. 

우리는 자유다.  


 

그리고 그대들이 비록 큰 일에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그대들 자신이 실패했다는 것일까? 그리고 그대들 자신이 실패했다 하더라도, 그렇다고 인간이 실패했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좋다! 가자!


높은 종족에 속할수록, 완성하는 일은 드물다. 여기 있는 그대들, 보다 높은 인간들이여! 그대들 모두가 충분히 완성되지 않은 게 아닐까?


용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 그게 무슨 상관이란 말이냐! 많은 것이 아직 가능하다. 그대들 자신에게 웃음을 퍼붓는 것을 배워라. 웃어야 마땅한 것처럼 웃는 것을 배워라!


인간이 도달할 수 있어야 할 가장 먼 것, 가장 깊은 것, 별처럼 높은 것, 거대한 힘, 그 모든 것이 그대들 항아리 안에서 서로 부딪치며 부글거리고 있지 않은가.


때로 항아리가 부서지는 일이 있어도 이상할 게 없다. 그대들 자신에게 웃음을 퍼붓는 것을 배워라. 웃어야 마땅한 것처럼 웃는 것을 배워라. 보다 높은 인간들이여, 실로 많은 것이 아직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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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16-06-06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 읽고 싶게 해주는 명리뷰네요. 감사 ^^

시이소오 2016-06-06 09:02   좋아요 0 | URL
읽고 싶어지셨다니,
이럴 때 가장 리뷰 쓴 보람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

막시무스 2016-06-06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은지가 좀 되었는데 덕분에 다시 새록해지네요!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6-06 12:56   좋아요 0 | URL
복습이 되셨다니 다행입니다
감사합니다 ^^

fledgling 2016-06-06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하, 리뷰 정말 잘 쓰셨네요~ 다른 책에서 본 기억으로는 ˝권력에의 의지˝가 판본마다 달라서 많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니체의 동생인가? 히틀러때문에 출판당시 판매를 위해 수정했다는 에피소드도 있구요. 히틀러가 권력에의 의지로 해석해서 열광했다는 말도 있습니다. 강신주 책이었는지,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 이었는지 다시 확인해봐야겠습니다.
여하튼 권력으로 번역할지 힘으로 번역할지 학자들 의견이 분분한 것 같은데 저는 권력보다 힘이 맞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넓은 의미로 보면 힘도 권력에 포함되기도 하네요

시이소오 2016-06-06 18:24   좋아요 0 | URL
거기까진 생각해보진 않았는데요. 분명 권력이란 역어가 부정적 뉘앙스를 풍겨 오해의 소지가 있긴 한듯 합니다. ^^

cyrus 2016-06-06 21:25   좋아요 1 | URL
fledgling님 기억이 맞을 겁니다. 니체의 여동생이 오빠의 저작물을 관리, 편집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그녀 때문에 니체의 글이 원래 의미와는 다르게 왜곡되었고요. 히틀러는 그런 그녀를 좋아했고, 니체의 여동생은 히틀러의 관심 속에서 명예를 누리면서 편안한 여생을 보냈습니다.

시이소오 2016-06-06 22:00   좋아요 0 | URL
그러고보니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ㅎ ㅎ

pada 2016-06-06 2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인도에 가지고 갈 책이라. 생각해봐야겠네요. 그전에 많은 책을 읽어봐야 할 듯. ㅠㅠ. 좋은 책 소개 고맙습니다.

시이소오 2016-06-06 22:01   좋아요 0 | URL
파다님, 제가 더 감사하죠 ^^
 
글쓰는 여자의 공간 - 여성 작가 35인, 그녀들을 글쓰기로 몰아붙인 창작의 무대들
타니아 슐리 지음, 남기철 옮김 / 이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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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버지니아 울프는 여성이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남성도 마찬가지 아닐까. 나는 주로 도서관에서 집에서 사무실 까페에서 써왔지만, 아무래도 고시원에 들어가면 무언가를 써서 나온다. 3년 전, 여름엔 고시원으로 두 달 동안 출퇴근했다. 한 달 동안은 장르 소설만 읽었고 (책 블로그를 하기 전이라 리뷰도 쓰지 않았고, 스릴러 소설들만 읽어서인지 예순 권은 읽었다. 여름엔 이보다 더 좋은 휴가는 없는 듯) 한 달 동안은 글을 썼다. 고시원에서 살라고 하면 못 살 것 같은데, 글만 쓰러 출 퇴근 하는 건 나쁘지 않다. 의자에서 일어나, 뒤로 두 발짝 움직이면 화장실... 옆으로 한 발짝 움직이면 침실... 고시원에 한 달에 30만원 냈었는데, 그때 쓴 글로 백 배로 돌려받았으니, 나름 괜찮은 투자였다. 또 다시 들어가고 싶지만 돈이 없어서........ 그러니까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돈이 필요한 법이다.

 

마테오 페리콜리의 <작가의 창>에 대해 미처 리뷰를 쓰지 못했다. 책을 읽다, 책에 그려진 작가의 작업실 창 밖 풍경을 바라보다 보면 마치 내가 작가와 함께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반면 <글 쓰는 여자의 공간>에선 창 바깥의 풍경이 아닌 창 안쪽의 풍경인, 여성 작가들의 작업실이 소개된다. 추천사를 쓴 엘케 하이덴라이히는 책상만 세 개다. , 부러워~~~ 21페이지엔 아룬다티 로이의 사진......, 사랑해요, 로이. 여성 작가들 중엔 왜 이리 골초들이 많은지? 담배를 못 끊겠다.

 


도로시 파커

 

 

신랄한 독설로 명성을 떨친 도로시 파커는 주로 호텔 스위트 룸에서 글을 썼다. 미친 거 아님? 파커처럼 호텔 스위트 룸에서 글 쓰는 걸 버킷 리스트에 넣어야 겠다.

 

프랑수아즈 사강


 

사강은 깐느에 있는 칼튼 호텔에서 자신의 두 번째 책을 썼다. 룰렛 게임을 하다가 8만 프랑, (오늘날로 치면 122만 유로)의 돈을 따, 집을 샀다고. 골초.

 

엘리자베스 보엔


 

완전 금수저. 방이 서른 개나 되는 저택에서 살았다니. 역시 골초

 

크리스타 볼프, 독일

 

크리스타 볼프에게 장소나 분위기가 중요하지 않았다. 1960년부터 927일이 되면 일기를 썼다.

 

나는 회고록을 쓰지 않을 생각이다.

완벽하게 정직한 회고록을 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테니까."

 

거트루드 스타인


 

완전 금수저. 거트루드 스타인은 벽에 피카소, 마티스 등 현대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보며 글을 썼다.

 

유대인들은 세 사람의 탁월한 천재를 배출했다.

예수와 스피노자 그리고 나다.“

 

한나 아렌트


 

그녀의 작업 공간을 알고 싶다면 영화 <한나 아렌트>를 보면 된다고. 골초.

 

시몬 드 보부아르.


 

보부아르는 주로 까페에서 책을 썼다.

 

글을 쓰지 않는 내 인생은 상상할 수 없다.”

 

잉에보르크 바흐만, 오스트리아


 

완전 골초, 바흐만은 담배를 쥔 채 잠들었다가 화재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글을 쓸 때만 존재한다.

글을 쓰지 않는 나는 존재하지 않는다. 글을 쓰지 않을 때면 나 자신이 몹시 생소하게 느껴진다. 이상한 존재방식이다

반사회적이고 고독하며 지긋지긋한 일이다.“

 

엘프리데 옐리네크, 오스트리아


 

그녀는 늘 본인 서재에서만 집필한다.

 

내 작품 속 인물들은 언어를 걸어놓는 옷걸이 불과하다.”


삶을 살아갈 수 없는 사람은 글을 써야 한다.”

 

엘사 모란테, 이탈리아.


 

오호, 그녀의 첫 남편이 알베르토 모라비아라니. 로마에 있는 그녀의 작업실 비아 델로카에틀어박혀 글을 썼다.

 

제인 오스틴


 

외다리에 상판이 호두나무로된 12각형 테이블에서도 썼다니.

 

샬럿 브론테


 

, 에밀리, 샬럿, 세 자매가 거실에서 각자 자신의 작품을 썼다니.

 

실비아 플라스


 

부엌에서 썼다. 플라스는 서른 살이라는 나이에 너무 일찍 죽었다.

 

토니 모리슨


 

하루키와 모리슨의 공통점. 새벽 4시에 쓴다.

 

당신이 정말로 읽고 싶은 책이 있는데

아직 그런 책이 없다면, 당신이 직접 써야 한다.“

 

셀마 라게를뢰프, 스웨덴



 

<닐스의 신기한 여행>의 작가고, 1909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고향 집에서만 썼다.

 

카렌 블릭센, 덴마크


 

아이작 디네센이 더 익숙하리라.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작가.

케냐에서 살다 고향으로 돌아와 작가가 되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

 

열 다섯 적 뒤라스는 한 중국인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이 경험은 후에 소설 <연인>으로 결실을 이룬다. 뒤라스는 프랑스 노플 르 샤토라는 작은 마을에서 글을 썼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미국보다는 사람을 피해 주로 유럽에서 글을 썼다. 골초


글을 쓰는 것은 개인적인 일로, 그 행복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글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 글쓰는 행복을 전하는 일은 불가능하다.”

 

카슨 매컬러스


20대 초반의 카슨 매컬러스가 쓴 작품이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이다. 골초.

 

수전 손택


 

손택은 자신에게 글쓰기는 차가운 호수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 처음에는 호수에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뛰어들고 나면 다시는 나오고 싶지 않게 된다는 말이다. 니체의 말을 인용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글쓰기는 허공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는 나탈리 사로트의 말을 바꾸어 표현한 것이었을까.

 

나탈리 사로트.


 

그녀는 매일 아침 915분터 1230분 까지 파리 집 근처의 카페에서 글을 썼다. 골초.

 

글을 쓰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것은 허공에 뛰어드는 일과 흡사하다. 카페에서라면 쉽게 뛰어들 수 있다.”

 

메리 매카시


 

매리 매카시는 빛이 잘 드는 방에서 아침 9시에 시작해 2시까지 글을 썼다.

 

헬먼이 쓴 글은 ‘and’‘the’를 포함해 모든 게 거짓말

 

캐서리 앤 포터



 

그녀는 글을 쓰기 위해 살고 글을 쓰기 위해 죽을 거라고 말했다.

 

나는 늘 단숨에 글을 쓴다. 단편소설 <꽃 피는 유다 나무>를 썼을 때는 저녁 일곱시 경에 쓰기 시작해서 밤 한시 반에 원고를 우체통에 던져넣었다.”

 

나는 세계의 수도에서 살거나, 아니면 차라리 짐승들이 울부짖는 황야에서 살고 싶다. ”

 

안네마리 슈바르첸바흐, 스위스, 프랑스


 

그녀는 길 위에서 글을 썼고, 자전거 사고 때문에 죽었다.

 

마르그리트 유르스나르, 벨기에, 미국


 

그녀는 글을 쓸 수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글을 썼다.

 

앨리스 워커


 

<더 컬러 퍼프>로 퓰리처 상을 수상한 우머니즘의 제창자.

 

버지니아 울프,


 

나는 가끔 생각한다. 마음놓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장소가 천국이라고.”

 

이사벨 아옌데, 페루, 미국


 

아옌데의 모든 책은 자신이 카시타Casita’라고 이름붙인 공간에서 탄생한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스웨덴


 

<삐삐 롱 스타킹>의 작가 린드그렌은 아흔 살의 나이에도 매일매일 글을 썼다.

 

너는 언젠가 작가가 될 거야. 그 말을 들은 나는 절대로 글을 쓰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글을 쓸 때는 온갖 근심이 사라집니다. 글쓰기는 고된 작업이지만 이 세상에서 가장 근사한 일이지요. 나는 오전에는 글을 쓰고 저녁에는 사색을 합니다. 다시 아침이 오면 나는 계속 글을 쓸 수 있어요!”

 

나딘 고디머, 남아프리카 공화국


 

그녀는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보내고 글을 썼다.

 

나는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 직업이 나를 찾았을 뿐.“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


 

고관절염에 걸린 콜레트는 주로 침대에서 글을 썼다.

 

니콜 크라우스


 

자신의 책상에서 영감을 받아 첫 소설을 쓴 니콜 크라우스는 그 책상 앞에 앉아 이후 모든 소설을 쓴다.

 

조르주 상드


 

정말 미친 듯이 썼구나. 180권의 책. 한 사람이 평생 동안 읽을까 말까한 분량.

 

슬픔이 밀려오려하면 나는 글을 쓴다. 글을 쓸 때면 나는 모든 것을 잊어버린다. ”

 

해리엇 비처 스토

 

나 자신을 글쓰기로 몰아넣기 위해 내 방이 있어야 합니다.”

 

애거사 크리스티


 

직업적 소명 의식으로 글을 쓴다.”

책상을 아들에게 빼앗겼다. 아들이 자거나, 학교에 간 틈에 리뷰를 쓴다.

빼앗긴 책상에 봄이 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조상님이시여, ‘자기만의 방과 돈을 주세요.

그렇다면 글을 쓰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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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06-05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만의 방과 돈이 있어도 글 쓸 능력은 없는 슬픈 일인인지라 시이소오님이 존경스럽습니다.^^;;;;ㅜㅜ;;; 저도 이 책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알라딘달력 writer`s room 6월의 사진이 제인 오스틴의 탁자네요. 번듯한 서재도 없이 조그만 탁자앞에 웅크렸을 작가가 안스러워요. 좌우지간;; 책을 읽는데만도 자기만의 방과 돈은 정말 중요한 필요입니다. ^^

시이소오 2016-06-05 10:25   좋아요 0 | URL
저도 능력은 없어요 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6-05 1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글 올해의 리뷰로 선정합니다.

시이소오 2016-06-05 15:29   좋아요 0 | URL
ㅋ ㅋ 감사합니다 ^^

해의눈물 2016-06-05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바구니에 넣어두고 아직 못봤는데. 보고싶군요. 골초가 많은 것으로 보아 자기만의 방과 담배가 있어야 하는듯 하하;;

시이소오 2016-06-05 15:30   좋아요 0 | URL
다들 어찌 저리 피우시는지 ㅎ ㅎ

stella.K 2016-06-0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사진을 어디서 찾아서 친절한 설명까지...!
이 페이퍼 정말 갖고 싶어지네요.
잘 보고 갑니다.^^

시이소오 2016-06-05 15:31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이거 가져주세요
ㅋ^^

clavis 2016-06-05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곰곰발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ㅠㅠ

시이소오 2016-06-05 15:32   좋아요 0 | URL
ㅋ 감사합니다 ^^

blanca 2016-06-05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머, 이런 책이라니요!! 내가 글 쓸 공간은 여의치 않으니 이런 책이라도 사봐야겠네요^^ 그런데 왜 이리 이쁜 작가들이 많아요?

시이소오 2016-06-05 15:34   좋아요 0 | URL
그쵸? 이 책엔 안 실렸지만
외모로는 아니에르노가 갑인듯합니다 ^^

깊이에의강요 2016-06-05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
시이소님은 정말^^
대단ㅇㅇ
이 리뷰를 보니 막~
글을 쓰고 싶어지네요.
아주 큰 책상도 하나 사고싶어지고..
담배는...배워야 될까요 ㅋ

시이소오 2016-06-05 15:42   좋아요 1 | URL
아, 강요님 담배는 배우지 말아요ㆍ담배안피고글쓴 작가들도 많아요^^

깊이에의강요 2016-06-0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장하고픈 리뷰네용^^

시이소오 2016-06-05 16:10   좋아요 0 | URL
소장해주세요. 제 마음도 ㅋ ^^

singri 2016-06-05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쁨은 기본 담배도 기본 ㅋㅋㅋㅋ좋은 리뷰감사 ㅡ

시이소오 2016-06-05 16:27   좋아요 0 | URL
담배는 선택 ㅋ
감사합니다 ^^

깊이에의강요 2016-06-05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의 별점 준건 또 터치 실수입니다.
시이소님 좋아요에 화들짝 지웠어요.
북플은 함부로 터치를 못하겠어요ㅠ
북플의 맹점ㅠ
스크롤 주의!!!
저만 바보인듯 ㅠ

시이소오 2016-06-05 16:56   좋아요 1 | URL
저도 가끔 그런걸요.
지우는 방법 몰라서 방치해둔적 있었는데
죄책감에 잠을 못 이루다가 다행히방법을 알아내 다 지웠어요 ㅋ

깊이에의강요 2016-06-05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귀여우셔^^

시이소오 2016-06-05 17:12   좋아요 0 | URL
멍청함을 긔여움으로
봐주시다늬,긔여워요^^

팬더 2016-06-05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부럽습니다~

시이소오 2016-06-05 22:04   좋아요 0 | URL
호텔 스위트 룸에서글을썼던
도로시 파커가 젤 부럽네요^^

2016-06-06 02: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6 0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6 0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6 06: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6-06 09: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6-06 09:17   좋아요 0 | URL
대문사진이 예사롭지 않으시길랭^^

구르미 2016-06-1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작가로 산다는 것은 일종의 질병을 않는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요새 내가 그런 증후군에 노출되어 있으니---수명이 짧아질 가능성 농후
---이 세상에서 잘 놀다 가야하는데.......

시이소오 2016-06-11 15:29   좋아요 0 | URL
린드그렌은 아흔살 넘어서도 쓰잖아요. 잘 놀다 가셔야죠 ^^

달고양이비 2016-06-11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기만의 방. 요즘 꽂혀서 굿즈들만 모아 사놓고 정작 읽지는 못하고있는 책이네요ㅠ
자기만의 방과 돈. 그리고 몸과 마음, 시간의 여유.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간절합니다.
이상적인 삶의 한 부분이자 평생의 숙제같네요.. 글 정말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2 09:44   좋아요 0 | URL
아, 달고양이비님, 읽어주셔 감사해요^^

앨리스 2016-06-13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무언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입니다. 저의 방이 있고 글을 쓸 수 있는 손과 펜이 있지만서도 일기조차도 매일매일 쓰지 않는 .. 게으른 일기를 쓰는 제 사진을 떠올리며 오늘밤 일기를 쓰게 하는 멋진 포스팅이에요! 감사합니다^^

시이소오 2016-06-14 03:07   좋아요 0 | URL
일기를 쓰셨다니, 보람이 있네요 ^^
저 역시 감사합니다. ^^

코다코코 2016-06-13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알라딘 광고메일에서 흘러들어와 읽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기숙학교에 보내놓고 글을 썻다는 작가의 말이 공감하네요.
제 아기는 이제 6개월인데 전 벌써 어느 기숙학교를 보낼지 점찍어 두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06-14 03:09   좋아요 0 | URL
아니 벌써, 요?
코다코코님, 부디 글을 쓰시길. ^^



키키의여행 2016-06-14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그냥 갈 수 없어 감사 인사 전합니다! 존경하는 분들의 사진들을 실컷 보고 가니 가슴이 두근두근...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시이소오 2016-06-14 03:10   좋아요 0 | URL
저도 자주 들러서 사진들 보고 가요.
자극이 되네요.
키키의 여행님도 좋은 하루 보내시길 ^^

꿈꾸는섬 2016-07-12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시이소오님 이 글을 제가 이제야 읽네요. 정말 최고에요.^^
재밌게 잘 읽었어요.^^

시이소오 2016-07-12 08:34   좋아요 0 | URL
하 하, 과찬의 말씀이세요
꿈꾸는섬님, 고마워요 ^^
 

**** 경고 : 본 페이퍼에는 다수의 욕설이 포함되어 있으니 고상하고 우아하신 분들은 클릭을 자제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대학 시절, 과에서 영화 소모임 활동을 했다. 축제 때, 영화제를 주최했다. 이른바 <섹스 & 파시즘 영화제>. 다섯 편의 영화를 틀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의 <파리에서 마지막 탱고>, 두산 마카비예프의 <유기체의 신비>,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 피에르 파솔리니의 <살로, 소돔의 120>, 스탠리 큐브릭의 <시계태엽 오렌지>. 영화제는 대박 났다. 매 상영회마다 학생들로 강의실이 꽉꽉 들어찼다. 지금이야 어디서건 야동을 다운 받아 볼 수 있지만 90년대만 해도 대학생들이 위에 상영된 영화들을 볼 수 있는 루트가 별로 없었다. 신세계였으리라.
































 

그로부터 20년이 지났다. 강신우, 이상용의 <30금 쌍담>은 네 편의 영화를 토론의 소재로 삼는다. 영화제에 소개한 영화들과 세 편이 겹친다. <감각의 제국>, <살로, 소돔의 120>, <시계태엽 오렌지>, 그리고 루이스 부뉴엘의 <비리디아나>

 

이 네 편의 영화를 관객들과 함께 보고, 상담한 내용들이 책으로 엮였다. 강신주의 조언들은 젊은이들에게 유용해 보인다. 강신주는 마음에 드는 이성이 있으면 사랑인지 아닌지 고민하지 말고 일단 자라고 충고한다. 자고 났는데 이성과 섹스 말고 뭔가 다른 걸 해 보고 싶다면 사랑을 느끼는 거란다. 고개가 끄덕끄덕. 일단 자고 보시라.

 

언급한 여섯 편의 영화 모두 훌륭한 영화들이지만, 파솔리니의 <살로, 소돔 120>은 그야말로 위대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파시즘이 종말을 고하던 시기를 배경으로 네 명의 파시스트는 아홉 명의 소년, 소녀를 납치해 자신들만의 제국을 만든다. 민병대들이 소년, 소녀들을 감시한다. 한국 군인들과 견찰들은 민병대가 아닌가. 네 명의 파시스트는 누구일까? 색누리당 ,도살자의 딸과 같은 정치인, 개독같은 종교인, 삼성 같은 재벌, 양승태 같은 판사와 떡검 같은 법률가들 아닐까. 이들이 작당하여 국민의 삶은 지옥이 된다. 이 영화는 권력에 대한 알레고리로 읽어야 한다. 파시스트 중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우리가 쾌락을 느낄 수 있는 건 단순히 육체적 쾌락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권력을 쥔 자들은 소년 소녀들에게 서로의 똥을 먹으라고 강요한다. 죽지 않기 위해 사람들은 똥을 먹는다. 자신은 살아남기 위해 희생자들은 같은 희생자들을 고발한다. 파시스트들은 사랑을 금지한다. 그러나, 흑인 하녀와 사랑을 나누던 남자가 파시스트 앞에 서서 한 팔을 당당히 든다. 영화 속에서 네 명의 파시스트들이 유일하게 움찔한 순간이다.

 

엔딩의 민병대 청 년 두 명이 클래식 음악을 끄고 엔니오 모리코네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춘다. 이 지옥 한 가운데에서 파솔리니는 희망을 말하고자 한 게 아닐까. <살로, 소돔 120>은 회고적이면서 현재적이고 예언적인 작품이다. 한편의 묵시록이다.

 

똥이 나오니 더럽고 욕설을 하니 우아하지 못하다고? 클래식을 들으며 눈앞에 버젓이 드러나는 파시스트들의 온갖 추악한 행태를 보지 않으려는 게 우아한 걸까? 똥을 쳐 먹고 있으면서 똥인지 된장인줄 모른다. 나는 우아하고 고상하게 욕 하는 방법을 모르겠다. 아니, 그러고 싶지가 않다. 개새끼를 개새끼라 하고 쌍년을 쌍년이라 하지 그럼 뭐라 불러야 할까? ‘개새끼님이라고 할까?

 

한병철은 <에로스의 종말>에서 사랑을 재발견할 것을 주장한다. 강신주의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너나할 것 없이 안락하고 편안한 것만 추구한다. 위의 영화들은 포르노가 아니다. 오늘날 자기 자신만을 사랑하는 우리가 포르노다. 우리에게 똥을 먹이는 자본주의 앞에서, ‘신비로운 공명을 바탕으로 한 사랑만이 저항의 출발점이다. 플라톤에 따르면 에로스는 영혼을 조정한다. 에로스는 영혼의 모든 부분, 즉 충동, 용기, 이성을 지배한다. 에로스의 날개짓은 우리가 전인미답의 지대로의 모험을 감행할 때 마다 우리를 건드리는 것이다.

 

압도적으로 강해지자.

사랑을 재 발명할 수 있도록.

 

 

 

원망하는 게 가장 쉽거든요. 그 순간 나는 뭐가 되느냐 하면 바로 선한 자가 되는 겁니다. 니체는 이걸 ‘노예 감정’이라고 말했어요. ‘주인’은 원망하지 않아요. 주인은 문제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무언가를 원망하기보다 해결하고 타계할 길을 궁구하죠.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쓴 책 중에 <미니마 모랄리아>가 있습니다. ‘최소한의 도덕’이라는 뜻이죠. 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마찬가지예요. 도덕적인 부분도 ‘최대성’을 더 가치 있게 여기기보다, 최소한의 것이 무엇인지 먼저 고민할 필요가 없거든요.

제가 한 가지 말씀드릴 수 있는 개선책은, 글을 쓰는 거예요. 욕망을 배설할 방법이 필요한 거예요. 자, 이제 여기 무대 앞으로 나와 보세요. 한번 욕해 보세요. 욕하는 걸 주저하는 사람들 있죠? .....사실 욕은 굉장히 건강한 거예요. 그런데 이처럼 건강한 욕조차 못 하니까 내면에 막 쌓이는 거예요.

따라서 완전한 약자나 완벽한 강자는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 전자는 폭력을 행사할 힘이 없고, 후자는 그것을 굳이 행사할 필요가 없다. 문제는 그 중간에 있는 어정쩡한 사람들이다. 누군가에게는 강자이고, 다른 이들에게는 약자인 사람 말이다. 그러니 압도적으로 강해져라. 내면뿐 아니라 외면까지도! 그럴 때에만 우리는 자신의 폭력적 성향, 폭력의 유혹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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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6-04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내가 다 본 영화들이로군요. 저 영화들은 영화제 때마다 항상 대박이 터지는 영화들입니다. 볼 기회가 이런 영화제 밖에는 없지 않습니까.. ㅎㅎㅎ 그나저나 저는 강신주가 지나치게 좀 뭐랄까요... ㅎㅎㅎ 하튼 저와는 케미가 안 되는 인물입니다..

시이소오 2016-06-04 13:26   좋아요 0 | URL
요즘도 그런가요
다운받아 볼법도 한데요 ㅋ
강신주 글쿤용 ㅎ ㅎ

cyrus 2016-06-04 1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생 때 파졸리니의 영화 <살로 소돔>을 한 번 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비위가 강한 편이라서 인상 깊게 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영화를 다운 받은 제 친구는 충격적인 영화 장면 때문인지 정신이 혼미한 상태까지 갔습니다. ㅋㅋㅋㅋ 그 친구랑 같이 본 또 한 편의 영화가 모니카 벨루치가 나오는 <돌이킬 수 없는>이었습니다. 그땐 철 없는 시절이라서 벨루치가 강간당하는 장면만 돌려 보고 그랬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부끄러운 짓이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장면입니다.

시이소오 2016-06-04 18:52   좋아요 0 | URL
영화 메시지를 제대로 캐치했다면 다시 보셔도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않을까요 ^^

moonnight 2016-06-05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돔은 예전에 불법다운만 받아놓고 결국 못 봤던 영화입니다. 책만 읽고도 충격이 커서요^^; 시이소오님 글을 읽고보니 이참에 다시 시도해볼까 싶어지네요.^^

시이소오 2016-06-05 08:55   좋아요 0 | URL
문나잇님, 강추합니다. 위대한 영화에요. ^^
 
사법부 - 법을 지배한 자들의 역사
한홍구 지음 / 돌베개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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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다가도 인혁당 사건만 생각하면 벌떡 벌떡 일어난다. 무고한 국민들이 빨갱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고 사형 판결을 받자마자 불과 18시간 만에 8명 전원 사형 당했다. 아무리 독재국가 라지만 이게 말이 되나? 이 날을 국제법학자 협회에서 뭐라 부르는가? ‘사법사상 암흑의 날이라 부른다. 2007년이 되어서야 무죄판결을 받았다. 그런데 우리 박근혜 대통령 각하께서 뭐라 하셨더라? “판결이 두 개 나오지 않았냐?” 이런 ㅁㅊㄴ을 봤나. 물고문, 전기고문, 온갖 구타에, 공판조서마저 변조되어 사형판결 18시간 만에 억울하게 돌아가신 분과 유족들 앞에서 이게 인간으로서의 할 소리냐? 이런 같은 을 일국의 대통령이라 뽑는 국민들은 제 정신이냐? (이 당시 대표적인 살인마들이 대법원장 민복기, 검찰총장 신직수, 이들에겐 부관참시도 관대하다. 신직수 손자인 신현성티켓 몬스터대표라니. 삼족을 멸해야 하거늘.)

 

<사법부>를 읽고 놀랐던 건 문민정부에 비해,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이른바 독재정권 시절에 오히려 빛나는 판결이 많았다. 친일파 이승만 밑에서도 양심을 저버리지 않았던 김병로 대법원장, 이승만은 국회가 통과시킨 서민호 의원 석방 결의안에 불복, 계엄령을 선포, 야당의원 버스를 크레인으로 견인했다. 이런 버러지를 국부라고?? 박정희 치하에서 대법원은 박정희가 밀어붙인 국가배상법 2조를 위헌으로 판결했다.

 

박정희는 위헌 의견을 낸 손동욱, 김치걸, 사광욱, 양회경, 방순원, 나항윤, 홍남표, 유재방, 한봉세 등 대법원 판사 9명을 모두 재임용에서 탈락시켰다. (이후 군대에서 죽는 국민은 개 값이 되고 만다.)

 

<다리>지 사건, 통혁당 사건 때 목요상 판사는 법원에 중앙정보부 조정관이 네 명이 상주하는 가운데서도 피고인들을 보석으로 풀어줬다.

 

이범렬, 홍성우, 김인중, 최영도, 장수길, 금병훈, 김공식 판사는 사법파동의 대표적인 법조인이었다. 물론 이후 조정당했다.

 

검찰 역시 지금처럼 개새끼들이 아니었다. 인혁당 사건 당시 이용훈, 여운상, 김병리, 장원창 검사는 도저히 기소가 불가능하다고 사표를 제출했다.

 

군인들이 법원 복도에 테이프로 중앙선을 그어놓고 좌측통행을 강행했을 때, 김인기 부장판사는 일부러 우측통행을 했다.

 

이승만, 박정희 시절엔 경멸할만한 법률가보다는 오히려 존경할만한 법률가들이 훨씬 많았다. 전두환 시절엔 안기부가 사법부를 완전히 장악했다. 법원에 있어야 할 변호사들은 안기부나 중정에 끌려가 구타당하고 감금당하기 일쑤였다. 강신옥 변호사, 이병린 변호사, 한승헌 변호사 등등. 강신옥 변호사, 한승헌 변호사를 변호하던 태윤기 변호사는 안기부에 의해 제명당했다.

 

박태범 판사는 국가보안법 위반 재판에서 무죄를 내리고 화이트 칼라 범죄에 대해선 무거운 형량을 내려 호랑이 판사로 이름을 날렸다. 오송회 사건에서 이보환 부장판사는 국가보안법 사건임에도 여섯 명에게 선고 유예 판결을 내렸다. 간첩 조작 사건이기에 2008년 재심에서 전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고문 중에 제발 죽여달라던 이광웅 씨는 1992년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영화 <변호인>으로 알려진 부림 사건에서 서석구 판사는 이호철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좌천됐다. 이후엔 완전히 정신이 나갔다. 이근안 사장님에게 고문당해 제발 죽여 달라던 김성학 피고인에 대해 장용국 판사는 무죄를 선고했다.

 

인혁당 사건, 동백림 사건, 통혁당 사건, 울릉도 간첩단 사건, 부림 사건 등등 이 모든 게 중정, 안기부에 의해 죄다 조작된 사건들이다. 수 백건의 간첩 조작 사건 중 (물론 이 모든 조작 사건에서 물고문, 전기고문, 구타가 행해졌다. ) 가장 어이없는 사건은 송씨 일가 간첩단 사건이 아닐까. 안기부는 송충건이라는 충북 출신 월북자 간첩에 대한 첩보를 입수한다. 안기부는 성은 이고 충은 충청도’, 건은 지하당 건설로 해석, 충북출신 월북자 중 송창섭을 송충건으로 지목, 그의 가족 28명을 간첩이라 체포한다.

 

어처구니없는 간첩 조작사건임에도 안기부에 의해 조정당한 김경한과 임휘윤 검사는 안기부의 조정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런데 이일규 대법원 판사는 무죄 취지 파기 환송을 내린다. 이후의 과정은 실로 경이롭다. 송씨 일가 간첩 조작 사건은 사법사상 최악의 판결로 불린다.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했음에도 하급심인 고등법원에서 두 번이나 치받았다. 지방법원 (유죄) - 고등법원(유죄) - 대법원 (무죄 치지 파기환송) - 고등법원 (유죄) - 대법원 (무죄 취지 파기환송) - 고등법원 (유죄) - 대법원 (유죄 인정 상고 기각(이 당시 피고인 전원에게 유죄판결을 내린 김석수 부장 판사는 노태우 대통령 시절 대법관, 김대중 정부 국무총리를 지냈다.)

 

김근태 고문 사건에서 안기부 방침에 따른 건 서성 판사. 이후 김영삼 때 대법관을 해쳐 먹는다.

 

부천서 성고문 권인숙 사건, 전두환, 전기환, 장세동, 박철언, 서동권 등의 압박에 의해 김경회 검사장은 원칙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대성통곡했다. 이후 김경회 검사는 가장 치욕스럽고 부끄러운 사건이라 회고했으며 당시의 검찰 조직을 거대한 정신병원이라 말했다. 권인숙의 유죄판결에 대해 당시 조영래 변호사는 이렇게 일갈했다.

 

우리는 오늘 우리 사법부의 몰락을 봅니다. 아무리 뼈아프더라도 이 말을 들어주십시오. 사법부는 그 사명을 스스로 포기한 것입니다. 한 그릇의 죽을 얻는 대가로 장자 상속권을 팔아넘긴 에서처럼, 사법부는 한갓 구구한 안일을 구하기 위하여 국민으로부터 위탁받은 막중한 사법권의 존엄을 스스로 저버린 것입니다....용기가 없는 사법부, 스스로의 사명을 스스로 저버린 사법부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기대할 자격이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사법부의 독립성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게 되었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사법부의 존립 근거 자체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게 하는 이 사태의 위험성에 대하여, 사법부에 몸담고 있는 모든 법관들이 깊이 통찰하고 사법권의 존엄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건곤일척의 몸부림을 시작하지 않으면 아니 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역사적 순간이 도래했다고 우리는 믿습니다.

 

이명박, 박근혜 시대, 사법부는 군사 독재시절에 뒤지지 않을 만큼 가장 악랄한 개새끼가 되고 만다. <PD 수첩>의 무리한 수사를 반대하고 사표를 낸 임수빈 부장검사와도 같은 의인도 있었으나, 대부분의 검사들은 재벌들의 떡찰이요 개새끼가 돼버렸다.

 

군사독재시절엔 중정이나 안기부의 외압 때문에 그랬다고 하자.

오늘날 사법부는 아예 스스로 개새끼를 자처한다. 양승태, 삼성 에버랜드 전환 사채 때 이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용산철거민에게 중형을 선고하더니 결국 이명박근혜 때 대법원장이 되었다.

 

양승태 체제 대법원 판결들을 회고해 볼까.

 

20146월 대법원 ; 콜트 콜텍 대전공장 해고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정리해고가 정당하다는 판결

 

201411, 25명이 목숨을 잃은 쌍용자동차 해고 무효 확인 청구소송에서 정리해고 유효하다며 원심 파기 판결.

 

2015, KTX 여승무원들, 대법원에서 원심을 파기, 1인당 1억 원 가량의 가지급된 임금과 소송 비용을 물어야 했다. (30대 여승무원은 자살했다.)

 

민주노총 사업장 10여곳 1,691억원 손해배상 판결

 

2015129, 대법원은 국가정보원 댓글 여론조작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 축소 발표해 대선에 영향을 끼친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김용관 무죄 확정


2015716일 대선 개입 선거에 대해 유죄를 선고한 원세훈에 대해 대법원 원심 파기.

(소수의견 없이 만장일치로 파기환송)

권순일, 김소영, 김창석, 박보영, 이상훈, 민일영, 양승태(대법원장), 이인복, 김용덕, 고영한, 김신, 조희대, 박상옥 대법관. (이 사법 살인마들. 니들은 내 눈에 띄지 마라. 서로가 인생 쫑이다.)


 

2013516, 대법원, 진실화해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 대해서도 추가 증거조사가 필요하다며, 과거사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원심 파기.

 

201111월 대법원, 인혁당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국가배상금의 지연 이자가 과대 계산되었다며 이미 지급된 금액을 삭감. 박근혜 정권이후 국정원은 인혁당 피해자와 유가족들에게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 제기, 법원은 반환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양승태 체제의 대법원은 과거사 사건, 특히 박정희 시대에 일어난 과거사 사건에 대해 뒤집기를 시도한다.

 

대법원은 201012월 긴급조치 1호에 대해, 20135월 긴급조치 4호에 대해, 20134월 긴급조치 9호에 대해 각각 위헌이고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은 20153월 긴급조치는 위헌이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이 긴급조치 9호를 발동한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국가배상청구권은 인정할 수 없다는 해괴한 판결을 내렸다.



 

한홍구 선생님의 <유신>을 읽을 때만큼 분노를 태워가며 읽었다. 백번이든 천 번이든 읽겠다. 양승태 같은 것들을 살려둬야 하나. 이런 버러지보다 못한 것들과 같은 공기를 마시고 살아야 할까. 백 조각으로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이다. 재벌과 기득권의 개새끼가 되어서 역사를 뒤집고 국민들의 피고름을 짜내? 소수의견도 내지 못하고 기득권에 들러붙는 너희 사법 살인마들이 감히 정의를 말해? 국민을 위해 정치한다는 것들은 저런 기생충보다 못한 걸 대법원장으로 두고 있어? 법을 빙자해 도대체 지금까지 몇 명이나 죽인 걸까? 한국의 모든 연쇄살인범을 합쳐도 양승태와 그 똘마니 살인마들에게 살해당한 사람보다 많을까. , 뼈를 갈아 마실 것들.

 

책 블로그를 시작한 결정적 계기는 한홍구 선생님의 <유신>이었다. 이제 <사법부>로 다시 각성한다. 원래의 계획대로 역사, 특히 현대사로 돌아가야겠다. 고작 죽 한 그릇 더 먹겠다고 재벌과 권력에 빌붙어 국민들의 피고름을 짜내는 너희 법률가들. 대대손손 저주 받아라. 인간으로서, 법률가로서의 존엄성을 스스로 저버리고 버러지가 된 너희 법률가들은 이미 저주 받았다


죽어도 잊지 않겠다

죽어서도 잊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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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ient-guest 2016-06-03 09: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야말로 개새끼들의 전성시대지요. 그런데, 뒤가 구리지 않는 판검사가 거의 없으니까, 아무리 `정의로운` 행세를 하려고 해도 공작정치를 당해낼 수 없는게 아닌가 싶네요. 군사독재시절에는 데려가 고문하고 죽이는 것으로 국민을 겁박했다면 이명박근혜의 시대는 기소와 고소를 통한 법폭력의 시대라고 생각합니다. 속이 시원한 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6-03 09:18   좋아요 1 | URL
군사정권 시절에도 소신껏 판결하는 판사는 아예 건들지도 못
한적도있더라구요
어떻게 소수의견이 단 한명도 없는건지
법관들이 무슨 빨갱이들도아니고

가족들앞에 부끄럽지도않은지

저는 저것듥과함께라면 지옥으로 가고싶네요 ^^

2016-06-03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6-06-03 09:20   좋아요 1 | URL
삼성이 망해야 국민이살텐데요^^;

건조기후 2016-06-03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한홍구의 책은 좋아하는데 이 책은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랑 많이 겹치는 거 같아서 아직 보관함에만 있어요.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도 읽다보면 수시로 빡칩니다... 어휴.

시이소오 2016-06-03 14:14   좋아요 0 | URL
재판으로 본현대사로 저는 복습하려구요ㆍ이 책도 읽다보면 참으로 빡치죠 ^^;

yamoo 2016-06-03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시$@&!!!

속이 후련한 글이라 공감을 안할 수가 없어요!!

시이소오 2016-06-03 14:15   좋아요 0 | URL
ㅋ 감사합니다 ^^

단발머리 2016-06-03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법부는 가진 자들의 친구, 그것도 절친이죠. 권력을 가진자, 재벌의 소유자만이 친구가 될 수 있죠.
정치인들은 말만이라도 국민의 의견, 국민의 뜻....하면서 눈치보는 척이라도 하는데사법부는 유아독존...
시원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시이소오 2016-06-03 14:18   좋아요 0 | URL
법의 가장 큰 토대는 법관의 양심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쥐꼬리만한
양심도 없을까요 ^^;

깊이에의강요 2016-06-04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거하신 사건들처럼 말도 안되는 일들이 과거 이 나라에서 일어났더라구요~~
하지만 비극적인건 사법부의 전횡은 현재진행형 이라는거~
더 더 더욱비극적인건 우린 혼군까지 덤으로 갖고 있다는거 ㅠ

시이소오 2016-06-04 14:46   좋아요 1 | URL
때리지도 않았는데 권력자앞에서는 알아서기어다니다가
국민들 앞에서는 아주 날라다녀요

말씀대로 현재진행형이라는게
어처구니가 없네요.

썩을대로 썩은 법률가들을 처단할
대안을 고민해봐야
겠네요 ^^

짜라투스트라 2018-01-24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사법부 관련 기사를 보고 <사법부>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관련 서평을 보니 시이소오님의 서평이 보이네요.^^ 책에 배여 있는 결기에 저도 불타오르네요. 사법부의 적폐를 결코 용서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다짐 또 다짐합니다. ㅎㅎㅎ

시이소오 2018-01-25 08:26   좋아요 0 | URL
요즘 뉴스를 보니 사법부는 양승태가 사찰한걸 몰랐다고 우기더군요. 어이가 없어서. 몰랐으면 등신이죠. 이번 기회에 양승냥이를 비롯한 사법살인마들 죄다 척살했으면 좋겠습니다

singri 2018-01-25 0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통쾌해!


시이소오 2018-01-25 08:27   좋아요 0 | URL
통쾌하셨다니 저도 약간은 위로가 됩니다만 양승태 얼굴만 보면 홧병도져요ㅠㅠ

singri 2018-01-25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승태 헛발질에 가담했던 무뇌 판사들 싹 갈아치워야할텐데요
가관도 아니더라구요 뿌리깊은 적폐들

시이소오 2018-01-25 10:31   좋아요 0 | URL
지금 죄상이 다 드러났음에도 이들이 작당해 원세훈에게 면죄부를 줬잖아요? 죽한그릇 더 먹겠다고 기꺼이 양심을 팔아먹는 것들이 대법관들이라니. 개법관들이죠

2018-01-25 09: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이소오 2018-01-25 10:35   좋아요 1 | URL
보수란 이름으로 부정부패한자들이 너무 오래 해쳐먹었네요. 민심으로 세운 촛불정권이니만큼 대청소 한번 제대로 해야겠어요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파트릭 모디아노 지음, 권수연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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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릭 모디아노의 1978년 작인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고선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2014년 작,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로 작가와의 두 번째 만남. 안개에 휩싸인 듯 도대체 뭐지하며, 의심을 가득 담아 작가의 뒤통수를 노려보는 심정으로 한발 한발 조심스레 소설을 따라 갔다. 책을 덮고 나니 그제서야 무언가가 밀려온다. 안개의 냄새를 맡는다.

 

, 좋구나.’ 현실로 다시 돌아오고 싶지 않았다. 조금 더 소설 속 분위기에 취해 있고 싶었다. 안개에 싸인듯한 설명할 수 없는 슬픔의 노스탤지어?

희붐하거나 어렴풋하거나 아득하거나 아련하거나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며 몽환적이다.

 

보아하니, 파트릭 모디아노의 모든 작품은 자신의 기억, 혹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도시인 오딧세우스의 이야기다. 오딧세우스와 달리 모디아노의 주인공에겐 도달해야 할 장소도 없고, 반드시 만나야할 사람도 없다. 어디를 가건, 누구를 만나건 중요하지 않다. 시간을 거슬러가는 여정의 끝에서 만나는 건 오로지 자기 자신이므로.

 

이 소설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처럼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한다. 별일 아닌 줄 알았다. 잃어버린 수첩, 어느날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미지의 남자와의 만남, 질 오톨리니는 주인공 다라간의 잃어버린 수첩에 적힌 기 토르스텔을 안다며 그의 신변을 묻지만, 다라간은 누군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질 오톨리니와 동행한 상탈 그리페라는 여자를 만나면서 다라간은 점차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어머니, 어머니의 친구였던 보브 뷔냥, 자크 페랭 드 라라. 살해당한 여자, 콜레트 로랑, 그리고 아니 아스트랑......사진 속, 어린 시절의 자신...

 

책장을 덮을 때, 육체와 달리, 내 영혼은 현재에 없었다. 과거의 순간들을 헤매고 있었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웃고 울던......사랑 앞에 설레여하고, 사랑을 갈구하고, 버림받기도 했던,..... 수줍은 표정의 어린 시절의 내가 거기 있었다. 불현 듯 이제 더 이상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자, 한 마리 짐승에게 심장 한 쪽을 베인 듯, 통증이 밀려온다.


.... 이렇게 아득하다니, ......이렇게 아련하다니.

어느새 눈은 물기에 젖어, 슬픔이 밀려오고......

....그 슬픔을 다독인다.

 

잃어버린 시간을 거슬러 올라

안개 속에 가려지고 망각속에 버려졌던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난다.

........, 아름다웠구나. 나의 삶도.

삶이란 이토록 덧없는 것이라니.

 

기쁨이 위로가 되듯 슬픔도 위안이 된다.

추억을 향유하시라.

안개에 축축이 젖어. 


이제 뷔퐁의 <박물지>말고 다른 글은 읽지 않게 된 그다. 문득 어느 여성 철학자가 쓴 회고록의 한 대목이 떠올랐다. 철학자는 전쟁통에 어떤 여자가 한 말에 충격을 받는다. "어짜라고요. 전쟁이 났다고 해서 나와 풀 한 포기 사이가 변하지는 않아요." .....하지만 다라간에게 그 문장은 다른 뜻을 지녔다. 재난이 닥치거나 마음이 비탄에 잠겼을 때에는, 행여 균형을 잃고 배 밖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고정된 한 지점을 찾아서 의지하는 것 말고는 살 길이 없다.

고무 튜브를 움겨쥐틋, 우리의 시선은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꽃송이의 꽃잎들에 멈춘다. 창문 너머 그 소사나무 – 혹은 사시나무 –가 보이면 다라간은 안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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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6-06-02 0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픔의 노스탤지어라니♡ 읽어야 할 책들은 너무도 많네요. 이 행복한 고민. 잘 읽었습니다^^

시이소오 2016-06-02 08:55   좋아요 0 | URL
푹 담그세요 ^^

페크pek0501 2016-06-02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의 최신작이라고 하니 기대가 되는군요...


시이소오 2016-06-02 16:29   좋아요 0 | URL
여러 이읏님들도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보다이책을 더 좋아하시네요 ^^

:Dora 2016-06-02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ㅃ 이라도 맞고 일그면 삘이 올까요? 저도 ...거리 읽고 별 감흥을 못 받았었거든요

시이소오 2016-06-02 17:30   좋아요 1 | URL
그냥 읽다보면 ㅃ 맞으신 느낌이드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