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410권의 책을 읽었다. 하루에 한 권 읽고 한 50일은 두 권을 읽은 셈이다.

개중엔 만화도 있고, 2권을 리뷰 하나로 쓴 것도 있고, 둘로 쓴 것도 있고, 간혹 리뷰와 밑줄 긋기를 같이 쓴 것도 있어 정확히 세기는 불가능하지만, 그렇다고 쳐버린다. 한두권 틀린다고 세상 망할 것도 아니니깐.

올해는 어떤 책을 읽어 볼까?

우선, 아이들 책을 열심히 읽을 생각이다. 중고등 학생들에게 읽힐 거리가 될만한 것들을 부지런히 읽고, 스크랩할 것이다.

그리고 주기적으로 공부도 하고 싶다. 육조 단경이나 성경 이야기 같은 책들도 읽으면서 마음 공부를 놓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음은 깨달음의 순간이 아무리 왔다 가도 빨랫감으로 채워지는 세탁기 같은 것이니까.

올해는 교육에 대한 책도 많이 읽고 싶다. 20년 가까이 아이들 옆에서 살면서도 기실 고민하는 것들에 답하기 보다는 피하며 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야 워낙 잡식성의 독서를 즐기는 편이라 특정 분야의 책을 부지런히 사서 보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는 좀 생각을 깊게 하는 책들을 만나고 싶단 생각이 든다.

요즘 읽고 있는 책들은
체 게바라 평전, 얼마 전에 자서전을 읽었는데 평전을 같이 읽으니까 앞서거나 뒤서거니 재미가 있다. 체 같은 사람의 이야기를 읽는 일은 삶을 참 경쾌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다.
미국 민중사 2를 읽고 있는데, 이놈은 너무 두꺼워서 재미있는 책들에게 자꾸 우선 순위가 밀린다.
즐거운 글쓰기... 나는 글쓰기 보다는 잡문 수준의 글들을 양산하므로 힘들 것도 없다. 그렇지만, 국어 선생으로서 즐겁게 쓰는 방법이 있는지 살피는 중이다.
이현주 목사의 대학 중용 읽기, 대학은 재미없는데 이 책은 재미있다. 빨리 중용으로 넘어가고 싶다.
같은 분의 장자 산책, 이 책은 전에 오래된 책으로 읽은 것 같은데 같은 책인지, 가필이 된 건지 궁금하다.

방학인데도 친한 선생님이 꾀어서 보충 수업을 하루 두세시간씩 하고 온다. 그러면 이미 오후가 되어 버린다. 그러면 피아노 배우고 오면 저녁 먹고 바로 밤이 되어 버리곤 한다. 괜히 보충 한다고 했나 하기도 하지만, 피아노 배우는 값은 벌어야 하지 않겠나 싶어서 참고 열심히 수업하고 온다. 1학년들인데 공부하기 싫어하는 놈들이 많아서 보충수업도 별로 재미가 없다. 빨리 보충 마치고 독서 삼매에 빠지고 싶다.

00년     1 (요때 알라딘 만나고 첨 리뷰 올림)
01년     9 (이 해엔 일본어 공부 열심히 함, 리뷰는 거의 안 올림, 대학원 다님)
02년    34 (3학년 담임에, 연구학교에, 대학원까지 바빠서 별로 못 읽음)
03년   161 (2학년 담임하면서 본격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함)
04년   119 (3학년 담임이라 책을 많이 읽기는 어려웠음. 애들 자습시켜놓고 뒤에서 읽음)
05년   374 (실업계로 옮겨서 노자, 주역, 불교 관련 서적을 읽음)
06년   410 (잡다하게 손과 눈에 잡히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음)
계    1,108권

올해는 300권 정도를 목표로 삼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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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1-12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작년에 410권이면... 글샘님 대단하십니다. ^^
작년 400편 리뷰에 이어, 요금 읽고 계신 책들, 리뷰 기대할게요.

드팀전 2007-01-12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어떻게 일년에 400권을 읽을 수 있단말입니까??....하여간 대단하삼.

물만두 2007-01-12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수는 숨어계시다니까요^^

마늘빵 2007-01-12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수치가 마구 늘어나고 있습니다.

혜덕화 2007-01-12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허걱^^입니다. 전 올해 100권을 목표로 잡고 있는데 달성이나 할지 모르겠네요. 글샘님의 글에 자극받아서 올 연말엔 꼭 100권을 다 읽었다는 페이프를 쓸 수 있기 바랍니다.

아영엄마 2007-01-12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글샘님 정말 책 많이 읽으십니다! @@(저는 그나마 얇팍한 그림책이 포함된 숫자인데...^^;;)

글샘 2007-01-12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지금 읽고 있는 책도 언제 다 읽을지 알 수 없답니다.
드팀전님... 여러 권 벌여 두고 틈틈이 읽으면 되져. 그렇다고 술도 안 마시고 읽은 건 아니랍니다. ㅋㅋ
물만두님... 고수라뇨. ㅋㅋ 만만의 콩떡.
아프락사스님... 올해는 더 늘어나기 어렵겠지요? 올해는 소심하게 300권 정도.
혜덕화님... 읽는 스타일이 달라서 그럴거예요. 올 연말엔(금방 올 거예요, 그쵸? ㅠㅠ) 꼭 100권 달성 페이퍼 올려 주세요. ^^
아영엄마님... 저도 얄팍한 그림책 여러 권 있습니다. 전 서점에서 약속 있으면 어린이 책 읽어요. 되게 좋아합니다. (근데, 구름빵은 비닐을 입혀 둬서 아직 못읽음. 꼭 읽고 말 거예요. ㅎㅎㅎ)
 

올해들어 올린 리뷰가 400개가 되었다.
하루 한 권 이상을 읽게 된 것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온 것 같다.
2학기에 3학년들이 실습을 나가지 않고 독서를 해서 나도 덩달아 많이 읽기도 했다.
아무튼 내년까지는 많이 읽어야 한다.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한 글들을 많이 발굴해야 하기 때문에, 어린이 책이나 소년 소설 등도 많이 읽어야 한다.
문제는 학생들 수준에 맞는 설명이나 논설이 드물다는 데 있다.
암튼 한 해는 더 열심히 읽고, 중고생용 글을 부지런히 발굴해 보자.

내년엔 500권을 너끈하게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00년 1
01년 9
02년 34
03년 161
04년 119
05년 374
06년 400

             합계              1,09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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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6-12-25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단하세요... 전 소박하게 매년 100권 이상만.

비로그인 2006-12-26 0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국어샘이셔요? 저도 전교조소속미술샘이여요. 반가움 표현~ㅎㅎ 정말 많이 읽으시네요. 저도 님목록 따라 교육부터 여러가지 길찾아야겠어요. 애들 책읽히기 어렵죠~ 저도 미술감상 제대로 하려면 애들에게 책읽히고 싶은데..제대로 된 책도 잘 모르고 결정적으로 애들이 안읽죠.. 왜 좋은 건 거의 다 따분해하는지..! 한번 무료해하는 저희반 애(중1)에게 책따세목록 프린트해 줬더니 자극적인 소재에만 관심보이고 자기는 환타지가 좋다고 하더군요. 어렵지만 좋은책 발굴 부지런히 해야될것 같아요. 저도 하고 싶어요^^

글샘 2006-12-26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락사스님... 100권도 소박한 게 아닐걸요... 작년하고 올해는 책읽는 재미에 폭 빠져서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한 1년은 더 암생각 없이 책이나 읽고 살고 싶어요.
라라님... 전교조 소속 미술샘도 있나요? ㅋㅋ 미술샘들은 글자나 이야기보담은 총체적으로 확-- 오는 걸 더 좋아하던데요. 환타지만 읽는 아이들의 독서는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반가워요^^

marine 2007-01-01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대단하세요 존경스럽습니다 한창 많이 읽을 때 300권 정도 읽었는데 올해는 반타작 밖에 못 했네요 2007년에는 더 많이 읽으시고 리뷰도 많이 올려 주세요~~

글샘 2007-01-01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경 스럽지도 않습니다. ㅋㅋ 2006년 410권 토탈 1108권으로 마감했습니다.
이제 2007년에도 부지런히 읽어야죠. 블루마린님도 열심히 읽으세요~~
 

난 2주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지만,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하고 무엇보다 대도시의 매연을 식식거리고 마시면서 자전거 타는 일은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될 듯 해서 포기했다. 또한 위험한 도로 사정도 수명을 단축시킬 만도 했고. 그래서 2주에 한 번씩 놀토에 시립도서관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버스로 간다면 4,5정류소 정도 되겠지만, 자전거를 타고 찬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길은 자못 상쾌하다.

그렇지만 자전거 도로가 없는 도시를 자전거로 달리는 일은 상쾌하지만은 않다. 또 서면에 있는 시립도서관은 번화가여서 한동안은 자전거를 끌고 다녀야 한다. 젊은이들이 돈쓰러 다니는데 아저씨가 자전거를 끌고 다니니 다들 귀찮아한다.

오늘은 시나리오 선집 한 권, 고종석의 모국어의 속살, 김수열의 바람의 목례란 시집, 세 권을 빌려 왔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미국민중사를 2권째 읽고 있는데 도무지 짜증나서 리뷰를 쓸 엄두가 안 난다. 미국이란 나라를 읽는 일은 정말 참을성을 요하는 일이다. 한국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또 오쿠다 히데오의 포로가 되어 'girl'도 읽고 있다. 저번에 당첨된 나르시시즘도 다 읽어 가는데, 리뷰쓰려니 좀 귀찮기도 하다.

한 해를 접으며, 이런저런 모임들도 많지만, 거기 참석해서 히히덕거리고 있노라면, 박홍규 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패거리 문화의 우스운 모습. 왕따당하지 않으려고 비비적거리고 참석하는 자리들. 대개 거기서 큰소리로 떠드는 이들은 뭔가 '가진 자들'의 목소리이기도 하고. 아무튼 연말은 속도 쓰리고 맘도 괴롭다.

이놈의 연말을 조용히 지내는 일은, 역시 이불 뒤집어 쓰고 독서 삼매에 빠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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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2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 타고 달리면 정말 시원하고 후련하죠. 멋있어요. 자전거 타고 도서관 가시는 모습이요. 애들이 귀찮아하면 하라죠. 글샘님 마음대로 상쾌한 공기 마시며 달리시기 바래요 ㅎㅎ 연말을 조용히... 저도 책 읽으며 조용히 보내고 싶은데요^^

글샘 2006-12-2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우리 집에서 조금 오르막을 밟아야 해서 갔다오면 다리가 아파요.
그건 좋은데, 정말 자전가 타기가 경주만큼만이라도 좋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정말 연말을 조용히 보내고 싶습니다.^^ 연말연시 행복하게 보내세요.^^
 

하워드 진의 미국 민중사 두 권을 도서관에서 빌려다 꽂아 두었다.

책꽂이가 그득하니 들어찬 느낌이다.

서문을 읽었는데, 미리 무서운 느낌이 들어 소름이 오소소 돋으려 한다.

오랜만에 다큐멘터리를 읽으면서 상상력을 활짝 펼칠 조금은 슬픈 책을 손에 든 느낌은 뭐랄까. 두려움과 기대감이 교차하는, 객지 생활을 앞둔 신입생의 마음 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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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2-05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입생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읽으실꺼면서요!^^

글샘 2006-12-07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신입생처럼 초롱초롱하진 않지만,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두꺼워서 좀 무서워했는데, 재밌네요.
 

지난 주까지, 연가투쟁간다고 하루, 다음날 피곤해서 하루, 금욜은 발표할 거 준비한다고 하루... 토욜은 쉬느라고...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주말에도 연휴인데 계속 시험 감독이 있어서 학교에 나왔고, 연구학교 계획서 짜는 것도 좀 봐주고...

이번 주엔 스케줄이 바쁘지 않다. 수욜에 '우리 학교' 영화를 볼까 생각중이고, 목욜은 홍세화 선생 강연회가 있다. 아무래도 그날은 가서 술 한잔 해야할 분위기.

3학년 아이들이 아직도 나오고 있다. 오후엔 집에 가지만, 나는 주로 오전에 수업이 있어서, 애들 떠드는 속에서 내 혼자 열심히 독서하고 있다. 절망적이다. 정말 빨리 학교를 뜨고 싶다.ㅠㅠ

열흘만에 도서관에서 빌린 책 여섯 권을 가져다 주고 새로 여섯 권을 빌려 왔다.

먼젓번에 빌린 비치, 파시즘의 대중심리, 빈곤의 종말은 아직 조금씩 읽고 있다. 빈곤의 종말이 제일 재밌다.

집에서 간혹 읽는 책으로, 프레이리의 책이 있는데, 이건 아무래도 좀 미뤘다 방학으로 보내야겠다.

용의 자 엑스의 헌신, 달콤한 나의 도시, 핑퐁, 기상천외한 헨리슈거 이야기... 이런 건 빈둥거리며 읽기 좋을 것 같고, 말리와 나 이 책 빨리 보고 싶다.

공지영의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는 오늘처럼 흐린 날, 보기 싫다. 햇살이 쨍하게 맑아서 추워서 귀가 시릴지언정 마음은 따스한 날 따끈한 원두 커피라도 앞에 놓고 훈훈한 난로 옆에서 읽어야지 제격이 아닐까 한다. 예전엔 일직이 있어서, 난로 가에서 책도 읽었더랬는데...

이번에 들어온 책들을 보니 어린이 동화들이 가득하다. 겨울 방학에 동화나 가득 빌려다 읽고 싶다.

서평 쓰겠다고 신청했다가 공짜로 얻은 <나르시시즘>은 평범한 책이라서 빨리 읽을 수 있겠는데, <더 게임>은 잘못 신청한 것 같다. 내 스탈이 아니다. ㅠㅠ 토욜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삼색 공감, 역사는 나를 비껴가지 않았다...는 재미있다. 삼색 공감은 글이 너무 짧아서 사건이 99%여서 별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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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11-27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나 많은 책을!
부페상은 푸짐해보여도 소화 안될까봐 염려되오니 천천히 드세요!
학교를 뜨면...아유, 참 이런 소식 들으면 울 나라 교육정책에 열나 화딱지나요.

글샘 2006-11-28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욕심이 나서 잔뜩 빌려다 놓고선, 어제도 술한잔 했습니다. @.@;;v
이제 좀있으면 시험기간이라 애들 자습시켜놓고 책좀 보려고요.
학교를 뜬다는 건, ㅠㅠ 사표를 쓰거나 그런 게 아니라, 옮기고 싶다는 이야기죠.
실업계에 적응해 보려고 노력중이긴 하나, 정말 재미없어요.
수업이 재미없는 교사. 이건 아니거든요. 생각으로는 여기 아이들 데리고도 좋은 수업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 구조의 벽 앞에선 막막해요. 어떤 이야길 해도 엎어져 자는 아이들 앞에 서야 하는 교사의 참담함이란... 그래서 해본 푸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