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2주에 한 번씩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할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지만, 고개를 하나 넘어야 하고 무엇보다 대도시의 매연을 식식거리고 마시면서 자전거 타는 일은 건강을 해치는 일이 될 듯 해서 포기했다. 또한 위험한 도로 사정도 수명을 단축시킬 만도 했고. 그래서 2주에 한 번씩 놀토에 시립도서관으로 자전거를 타고 간다. 버스로 간다면 4,5정류소 정도 되겠지만, 자전거를 타고 찬공기를 마시며 달리는 길은 자못 상쾌하다.

그렇지만 자전거 도로가 없는 도시를 자전거로 달리는 일은 상쾌하지만은 않다. 또 서면에 있는 시립도서관은 번화가여서 한동안은 자전거를 끌고 다녀야 한다. 젊은이들이 돈쓰러 다니는데 아저씨가 자전거를 끌고 다니니 다들 귀찮아한다.

오늘은 시나리오 선집 한 권, 고종석의 모국어의 속살, 김수열의 바람의 목례란 시집, 세 권을 빌려 왔다.

그리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미국민중사를 2권째 읽고 있는데 도무지 짜증나서 리뷰를 쓸 엄두가 안 난다. 미국이란 나라를 읽는 일은 정말 참을성을 요하는 일이다. 한국도 마찬가지긴 하지만...

또 오쿠다 히데오의 포로가 되어 'girl'도 읽고 있다. 저번에 당첨된 나르시시즘도 다 읽어 가는데, 리뷰쓰려니 좀 귀찮기도 하다.

한 해를 접으며, 이런저런 모임들도 많지만, 거기 참석해서 히히덕거리고 있노라면, 박홍규 선생님 말씀이 떠오른다. 패거리 문화의 우스운 모습. 왕따당하지 않으려고 비비적거리고 참석하는 자리들. 대개 거기서 큰소리로 떠드는 이들은 뭔가 '가진 자들'의 목소리이기도 하고. 아무튼 연말은 속도 쓰리고 맘도 괴롭다.

이놈의 연말을 조용히 지내는 일은, 역시 이불 뒤집어 쓰고 독서 삼매에 빠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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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23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전거 타고 달리면 정말 시원하고 후련하죠. 멋있어요. 자전거 타고 도서관 가시는 모습이요. 애들이 귀찮아하면 하라죠. 글샘님 마음대로 상쾌한 공기 마시며 달리시기 바래요 ㅎㅎ 연말을 조용히... 저도 책 읽으며 조용히 보내고 싶은데요^^

글샘 2006-12-23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우리 집에서 조금 오르막을 밟아야 해서 갔다오면 다리가 아파요.
그건 좋은데, 정말 자전가 타기가 경주만큼만이라도 좋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정말 연말을 조용히 보내고 싶습니다.^^ 연말연시 행복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