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신의 시대를 살고 있다.
모든 정신들은 박제화되고 물화되어 가치를 매기는 것은 오로지 사용과 교환에만 목적이 있다.
돈은 쓸모 있고(교환 가치), 치약도 쓸모 있지만(사용 가치)
장애인이나 노인은 쓸모가 없다.(무가치)
돈이 있는 이건희는 쓸모가 있지만, 돈도 없고 걸리적거리는 한명숙은 쓸모가 없다.
아니, 쓸모있는 돈들을 끌어모으는 데 방해가 되니 어디 감옥에라도 가둬두어야 좀 있을 선거에 유리할지 모르겠다.
양극화, 양극화 말이 많다.
선진화라는 좋은 말도 따져보면 많은 자들을 위해 헐벗은 자들이 보태줘야할 노릇을 이름이다.
양극화란 쓸모있는 이건희같은 사람에게 좀 자유를 주고,
노숙자, 장애인, 노인같은 아무 쓸모없는 인간들은 좀 사라져 주기를 바라는 사회의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말인 듯하여 씁쓸하다.
가난을 대물림해서는 안됩니다.
이런 말은 아직도 먹혀들지만, 가난은 대물림되는 것이 아니라, 대대로 유전되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어 물려주는 것이나 '대물림'이라 할 만 하지 않느냐!
세상이 어두워지고 있다.
촛불 하나도 경찰이 불어 끄고 있다.
거짓이 참을 이기려,
쇠 항아리 찢을 힘을 짓누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인간'이 무엇인지, 도대체 그걸 생각했던 인문학이란 어떤 기저를 가진 것인지,
그래서 '나'를 옭아매고 있는,
이 나라와 이 나라를 둘러싼 역사와,
나의 더 큰 조국 미국과 미국의 이익을 위한 정치와,
전쟁과 갈등의 연속인 사회가 또한 나를 얽어매는 그 자본주의의 핵심에 다다르기까지,
도대체 인간은 왜 이 지랄을 떨며 살고있는지,
지금 이 시대가 미친 건지, 원래 인간 세계는 미쳤던 거여서
옛날에도 그런 생각들을 글로 남겨 두었던지,
역사는 그렇게 반복되는 것인지 어떤지...
읽어보아야겠다.
두 눈을 부릅뜨고.
쓰러지는 촛불을 꼭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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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네가 본건, 먹구름.
그걸 하늘로 알고
일생을 살아갔다.
네가 본건, 지붕 덮은
쇠항아리,
그걸 하늘로 알로
일생을 살아갔다.
닦아라, 사람들아
네 마음 속 구름.
찢어라, 사람들아,
네 머리 덮은 쇠항아리.
아침 저녁
네 마음 속 구름을 닦고
티없이 맑은 영원의 하늘
볼 수 있는 사람은
외경(畏敬)을 알리라.
아침 저녁
네 머리 위 쇠항아릴 찢고
티없이 맑은 구원의 하늘
마실 수 있는 사람은
연민을 알리라.
차마 삼가서
발걸음도 조심
마음 모아리며
서럽게
아 엄숙한 세상을
서럽게 눈물 흘려
살아가리라.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누가 구름 한자락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