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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 2 ㅣ 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 2
<어쩌다 어른> 제작팀 노래 / 교보문고(단행본) / 2018년 5월
평점 :
언제 어른이 되었을까?
어른의 어원을 살펴보면 '얼(다)'에 관형사형 전성어미 '-ㄴ'이 붙었고,
아마도 '얼은 이'에서 나중에 '어른'이 파생되었을지 모른다.
지금 말로 하면 결혼한 이쯤 되겠다.
그러니 결혼 안 한 사람을 애들이라 불렀겠지...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마치고 결혼을 했으니 스물 일곱 무렵부터 어른이 되었을라나...
아무튼 취업하고 결혼하는 무렵, 서른 즈음부터 어른으로 친다면,
퇴직하기 전까지 이삼십 년을 어른으로 사는 셈이다.
그렇지만, 퇴직을 해도 집안의 어른이 되기도 하고...
어른다운 어른이 없는 세상의 어른이 되기도 해야 하고...
내 직장 생활이 다른 직장에 비해 극도로 힘든 것은 없지만,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오는 감정 노동에 비하면,
교사간의 감정이 나쁜 경우가 많다.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는 요즘,
이 책을 읽다 보니, 어른답지 못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야 할 때,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인샬라(신의 뜻대로)의 반대는 하면 된다입니다.
하면 된다는 말은
한국인들이 평생을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야 할 인생의 무게게 되고 맙니다.
그 말이 우리의 삶을 짓누를 때
과감하게 '나는 못해요'라고 말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인샬라에는
이세상에는 네가 할 수 있는 게 있고,
네가 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그러니 두 가지를 분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그럴 수 없는 것은 다른 존재에게 맡겨라...는 의미가 담겨있습니다.(242)
한국의 어른들에게 가장 필요한 위로가 아닌가 싶지만,
또한 한국은 하면 된다의 나라이므로, 현실에서 쓸모는 적지 싶다.
학교의 리더역할을 해야 하는 자들은
많은 경우 리더십을 갖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무사안일, 복지부동으로 연금 받을 날을 기다린다.
진나라를 무너뜨린 유방은 날라리였다.
그렇지만 그의 태도에서는 배울 점도 많다.
나는 장량, 소하, 한신처럼 책략, 행정, 군사에서 따를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이 세 사람을 제대로 기용할 줄 안다.
반면 항우는 단 한 사람, 범증조차 제대로 기용하지 못했다.
그리고 진나라에서 고생했으니 좀 쉬어라... 하면서
법과 제도를 간소화 했다.(181)
사람을 제대로 쓰는 일,
그리고 복잡한 법과 제도를 간소화 하는 일,
이런 것이 리더십의 근간임을 이 책을 통해 배운다.
현대인이 TV를 좋아하는 결정적인 이유는
마당의 부재.
우리는 공간의 크기를 면적과 기억으로 파악합니다.
마당이 있는 집에서 살았다면, 3월의 꽃, 5월의 비, 7월의 나무, 10월의 냑업, 12월의 눈 등 추억이...
아파트 거실이 옛 마당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유일한 변화는 TV에만...(120)
이해가 가는 설명이다.
나는 납득이 가지 못하는 일은 하지 못한다.
그런데 해야하면 스트레스를 받는다.
우리가 대우받고 사는 것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자기만의 것이 있기 때문.(268)
누구나 대체할 수 있는 것만을 가진 사람은 초라하다.
어쩌다 된 어른이지만,
행복한 삶에 조금이라도 가볍게 사는 어른이라면,
자기만이 할 수 있는 것을 깨닫고 계발해야 할 일이다.
마크트웨인은
꼭 맞는 단어와 적당히 맞는 단어의 차이는
번갯불과 반딧불의 차이라고...(282)
퇴고의 중요함을 말하는 대목이지만,
번갯불과 반딧불의 차이는,
책에도 있고,
삶에도 있다.
반딧불이는 어디나 있지만,
번갯불을 만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