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금주 교수의 <습관의 심리학> 녹음을 마쳤다.  

마무리 부분에서 아주 영양가 있는 팁 두 가지를 얻었다.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 두 가지가 아닌가싶다.   

질투의 긍정적인 힘과 중독에 대한 오해와 착각에 관한 부분이다.
내 발목을 일상에 붙잡아두는 사소한 행복의 습관이 있다면 경계하라,
그 만족은 병든 행복의 전리품일 뿐이라는 구절에 "앗 뜨거워" 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이 되기는커녕 아직 닭장 속에서도 못 나오고 있는 것 같다.
자기함정이고 딜레마다.

 

 

1. 질투를 성공의 무기로 만드는 법(질투의 전략) 

질투는 우리에게 긍정적인 힘을 선사하는데 질투를 내가 원하는 나를 효과적인 전략으로 활용하는 데는 서툴다.
질투는 사랑을 방해하는 폭군이기도 하고 자신이 속한 모임의 즐거움마저 빼앗아가고 어느덧 나를 조금씩 파괴해 가기도 한다.
미운 오리새끼 질투를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눈부신 백조로 변신하게 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a.  

자기 가치감이 낮은 사람은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을 평가하고 질투는 확대 재생산된다.
이때는 무엇보다 질투의 원인을 명확히 하는 것이 급선무.
과연 내가 상대의 무엇에 질투를 하고 있는 것인지,
조직이 나에게 요구하는 역량은 무엇이고, 나에게 부족한 것은 무엇인지 정확히 밝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비교와 경쟁 자체에 휘말려, 질투의 내용은 사라지고,
타인을 시기하는 빈 껍질만 남게 된다.  

b. 

비교의 주체가 누구인지 점검하라 

'나는 이렇다'는 주관적 요인보다는 '상대는 이렇다'는 상황적 요인이 비교의 출발이 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본래의 나를 잃고, 타인의 취향에 맞추어 행동하거나,
반대로 상사나 동료에게 반항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아예 현실에서 도피하려는 경향을 보일 수도 있다. 

나의 장점을 좀 더 계발하고, 나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질투의 대상에게서 찾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나 비교의 중심엔 내가 있어야 한다.  

c. 

스스로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하라. 

질투의 본질이 무엇인지 알고 나면, 질투를 성공의 전략으로 만드는 방법이 더 명확해진다.
질투는 질투의 대상에게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점에서 비롯된다. 
질투의 현상만을 놓고 보면 질투의 대상이 먼저 눈에 들어오지만, 
질투의 본질은 나에게 부족한 재능, 그리고 그것을 채우고 싶다는 인생의 에너지와 맞닿아 있다. 
질투라는 빨간불이 켜질 때, 이렇게 생각해보자.  
질투는 스스로를 더욱 현명하게 사랑하라는 마음의 신호이다.  

  

질투는 질투의 대상 '그'의 문제가 아니라 질투의 주체 '나'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기형도의 시 '질투는 나의 힘'을 인용한다. 
박찬옥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도 유명한 이 시는 영화를 다 찍고나서 제목을 고민하던 감독이
우연히 이 시를 읽고 주인공의 심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한다.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2. 사소한 습관을 최대한 경계하라 

중독의 대상은 부정적 대상에 집착하는 것만이 아니다.
이러한 오해와 착각이 우리로 하여금 일상의 발목에 붙잡혀 있게 하는 경향이 있다.
자신의 행복이 중독된 것은 아닌지 점검하고, 현명하게 다스려야 한다.

그것이 일상에 지루함을 지워주고, 그것이 설사 행복이라 생각이 들더라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착각에 불과하다.
그 만족은 병든 행복의 전리품일 뿐이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 치명적 덫이 되어 우리의 성공을 붙잡는다. 

중독은 대상의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즐기는 태도와 성향의 문제이다.
지금 몰입하고 있는 대상이 사라졌을 때 불안함을 느끼는지, 그것을 즐기지 못하면 일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중독 증상은 일상의 행복을 찾는 데 게으른 사람에게 찾아오기 쉽다.
일상의 작은 부분들에서 행복을 찾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작은 기쁨도 큰 만족으로 느끼는 것이 요구되는 것이다.  
그리고, 일상에서 발생한 문제를 푸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것이 왜곡된 욕망을 떨쳐내고, 생산적 열정을 부르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3. 스스로 선택하고 스스로 책임져라 

개인적인 소망이나 목표를 억누르는 것은 오히려 인생을 더욱 흔들리게 만든다.
변화가 수반하는 발달적 위기보다 밋밋한 일상의 위기가 더 심각할 수도 있다.

내가 의도하지 않게,  어쩔 수없이 상황이 나를 몰고 간다고 생각될 때,
내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따라가야 할 때, 그 사건은 내 인생에 어두운 전환점 혹은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위기가 터닝포인트가 되려면, 즉 인생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는,
내 삶은 내가 책임지고 어떤 상황이 발생해도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선택할 수 있다는 생각이 기반이다.
 

밋밋한 일상을 유쾌하게, 인생을 보다 행복하게 만드는 지름길은  
주체적으로 선택하고, 내 안의 고정관념에 발목을 붙잡히지 말고,
위기가 두려워 변화를 주저하지 않아야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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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하늘 2010-10-0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에 어떻게 지내시나요?
오랜만에 들려 프레이야님의 따뜻한 글들을 모두 읽고싶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ㅜㅜ

프레이야 2010-10-01 19:54   좋아요 0 | URL
어느새 시월의 첫날이에요, 같은하늘님.
저녁엔 제법 쌀쌀해요.
감기 안 걸리게 조심하시구요.^^

마녀고양이 2010-10-01 2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드디어! 페이퍼에 음악 붙이기를 배웠어요!!
제 서재에 음악 붙여놓고 듣고 또 듣고,,, 행복해서 어쩔줄 몰라 하고 있어요!
진짜 저....... 웃기져?

습관에 빠지다, 매너리즘에 빠지다...... 저는 항상 깨어있고 시퍼여! ^^

프레이야 2010-10-01 21:49   좋아요 0 | URL
아, 저도 음악 붙이기 요런거 할 줄 몰라요.
어케 하는 거래요? 갈쳐줘요.ㅎㅎ
습관에 빠지는 걸 경계하라는 말, 변화와 깨어있음을 두려워말고
적극적으로 살라는 말로 들려요. 그래야되는데 말만큼 쉽지 않으니..

마녀고양이 2010-10-01 22:22   좋아요 0 | URL
1. 유튜브 사이트에서 찾고 싶은 음악을 검색한다.
2. 해당 음악의 화면을 활성화한다.
3. 음악 화면 아래에 소스 보기 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을 누르면...
소스가 네모칸에 가득 나와요. 이걸 복사하기 한다음,
4. 댓글 칸에는 그냥 붙여넣기 하면 되구여.
5. 페이퍼에는 HTML 편집에서 붙여넣기 해야 해요. 그럼 끝!

순오기 2010-10-02 00:31   좋아요 0 | URL
오호~ 음악 붙여넣기는 요렇게 하는 거군요.
나도 따라 해볼까... ^^

프레이야 2010-10-02 19:38   좋아요 0 | URL
앗, 고마워요.
한 번 해봐야겠어요.^^

sslmo 2010-10-0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웅~ㅠ.ㅠ
이 페이퍼 읽다가 박찬옥 감독 영화가 모조리 다시 보고싶어졌어요~

프레이야 2010-10-01 22:18   좋아요 0 | URL
'질투는 나의 힘'과 '파주'요!!
둘 다 참 좋아요.^^

순오기 2010-10-02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습관의 심리... 이거 정말 무서운 녀석 같아요.
가을엔 요런 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나를 만나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가져 봅니다.

프레이야 2010-10-02 19:3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언니.
어떤 습관에도 긍정적 심리와 부정적 심리가 담겨있더군요.
긍정적 정서를 많이 경험해야 한다는데요, 스스로 구하는 자는 얻어지려나요.

씩씩하니 2010-10-04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독은 일상의 행복을 찾는데 게으른 사람에게 찾아온다니..........음...반성에 또 반성을 해봅니다...
책을 한 권 읽어낸 것 같은 만족감이 느껴지니..이것 또한 책 읽기의 게으름으로 이어지진 않을지..
암튼 요즘 제 삶의 화두가 '게으름'인 것은 확실하답니다~~흑흑~~

프레이야 2010-10-04 23:47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일상의 작은 행복을 찾고 만족하는 법을 모르고
다른 것에 빠지는 것, 우리가 흔히 긍정적인 걸로 생각하는 것에의 중독도
경계해야한다는 점이 놀라웠어요. 무엇이든 습관이 되면 집착과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니 경계하고 깨어있어란 말 같아요, 하니님^^
 

추석날 이곳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일기예보를 믿을 게 못 된다싶더니 이번엔 아주 잘 맞다. 그날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더니 오후 늦게 비가 그치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가을이 오긴 왔다. 유난했던 폭염에 지칠대로 지쳤었는데 이런 날이 오긴 오는구나 싶다. 그와함께 내면의 소란스러움도 좀 잦아드는 느낌이다. 조금 편안해졌다고나 할까. 모든 게 내 마음의 문제이긴 하지만, 좀더 나를 소중히 여길 줄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하게 된다.  

오늘은 문우의 모친상으로 변두리 달음산에 있는 모 절에서 올리는 재에 갔다. 빗방울이 좀 내리더니 다시 가을햇살이 화창했다. 고양이 여럿이 볕을 쬐며 뒹굴고 있고, 낮은 슬레이트 지붕을 뛰어다니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작은 간이역 앞에서 등산객들이 내려오는 동네길로 접어들어 고불고불한 외길을 조금 올라가 들어앉아있는 절은 외형적으로는 보잘 것 없이 보였다. 16살에 출가한 여승이 주지스님으로 있는 절인데 그분은 고희도 넘긴 상주의 여동생이라고 한다. 작은 체구에 천수 반야심경을 외는 등줄기가 야위어 보였다. 나눠주는 책자를 무릎에 두고 눈으로 따라가기도 어려운 나는 그저 책자를 덮고 눈을 감고 그냥 '소리'에 집중해보았다. 내면의 소란스러움을 잠재우고 집중의 힘을 얻기 위해 나도 나름의 방안을 찾아야될 것 같다.  

단지 신경숙의 문장을 소리내어 읽어볼 요량으로 다음 녹음도서로 <어.나.벨>을 찜해두었었는데, 이미 다른 곳에서 다른 봉사자가 녹음 시작했다고 알려주었다. <앙팡 테리블>은 편집도 끝, <죽음의 밥상>은 편집 조금 남은 상태. <랩소디 인 베를린>은 조금 미뤄두고 전에 찜해두었던 <습관의 심리학>을 시작했다. 벌써 아주 조금밖에 안 남은 상태다. 자기경영에 관련한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요새는 부쩍 이런 책들, 특히 심리와 관련되거나 자기 치유와 내면의 경영에 관련한 책들에 손이 간다. 당분간 이런 책들을 좀 읽고 내면을 다듬어야할 필요가 있겠다. 물론 읽어서만 될 일이 아니라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안다, 안다고.ㅎ

 "나와 조직의 운명을 결정하는 사소한 습관의 위대한 비밀" 이라는 부제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 지음 / 갤리온

 내용이 아주 명료하고 불필요한 구절이 거의 없다. 구체적인 지적이 개인과 조직의 바람직한 경  영에 유용할 듯하다. 표지에는 앞뒤로 사람의 표정을 다양하게 이모티콘처럼 그려놓았다.  

좋은 습관이 생각을 바꾸고 행동을 바꾸고 표정을 바꾸고 인생을  바꾼다, 뭐 이런 내용이 결론일 것이다.(아직 결론은 남았으니) 

  

 

 

상당히 유용한 팁이 많은데, 그 중 우리들은 왜 어리석은 선택을 하고 반복적으로 후회를 재생산하는지, 그에 대한 잘못된 선택의 습관을 분석해 놓은 글을 보고, 나도 이런 습관에 젖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에, 이것은 우리가 느낄 수 있는 행복감과도 무관하지 않다. 행복을 얻자는 게 아니라 행복감을 얻자는 게 삶의 목표라면!

좋지 않은 습관 셋 :  

객관적인 확률에 근거한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보다는 어림짐작으로 가장 그럴듯한 선택을 하거나(휴리스틱 heuristic), 대표적인 것 이외의 다른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고 판단해버리는 경우(아무개 논증 man-who argument), 막연한 기대감에 근거한 선택을 해버리는 경우(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 등이다.  

특히, 전망이론(prospect theory)는 포장지보다 내용물에 집중해야함을 강조한다. 내 생각에 이는 말의 내용에 더 집중하라는 뜻이 되지만, 역으로 말의 형식도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타인을 설득하기 위해선 사람의 이런 심리를 역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물론 악의적인 이용이 아니라, 선의의 설득을 말한다. 예를 들어, 글을 쓸 때도 적용된다.  글의 주제란 읽는 이에게 내가 주장하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 내가 설득하고 싶은 내용이라는 점. 그렇다면 문장을 긍정의 틀보다 부정의 틀로 쓰면 훨씬 솔깃해진다는 말이 된다. 긍정문을 선용하라고 하지만 때로는 부정문의 힘은 막강하다. 남용되면 약발이 떨어지겠지만, 이건 차츰 나의 글쓰기에서 시험해봐야할 일이고, 다시 본론으로...   

반만 채워진 물 컵을 바라보며 "반밖에 안 남았구나"와 "반이나 남았구나"의 차이. 이는 판단하는 시점이 어디에 있느냐, 즉 판단의 프레임이 어떠한가가 중요하다는 일례다. 사람들은 객관적인 확률을 주관적으로 변환해서 생각하는 습관이 있다. 동일한 확률적 수치라도 그것이 제시되는 틀이 어떤가에 따라 확률에 대한 지각이 달라진다.  

1. 긍정적 틀에서 제시되는 질문 -  

"다음 판에 돈을 걸지 않으면, 당신은 지금의 50달러 중 20달러를 지킬 수 있다. 다음 판에 돈을 걸겠는가, 아니면 가만히 있겠는가?" 

2. 부정적 틀에서 제시되는 질문 -   

" 다음 판에 돈을 걸면 당신은 30달러를 잃는다. 다음 판에 돈을 걸겠는가, 아니면 가만히 있겠는가?" 

위의 두 가지 질문의 틀 중 돈을 걸겠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 쪽은 어느 쪽일까?? 둘의 경우 기대효용은 동일하고 확률도 같다.  

실제 연구에서 긍정틀로 문제를 제시받은 사람들 중 40%가 돈을 걸기로 한 반면, 부정틀로 제시받은 사람들 중 60%가 돈을 걸기로 결정하였다. 여기에 묘한 심리적 이유가 숨어있었다.  

사람들은 0에 가까운 희박한 확률은 실제보다도 크게 지각하는 반면, 100에 가까운 확률은 실제보다도 일어날 확률이 더 낮은 것으로 지각한다고 한다. 또한 사람들은 긍정틀에서는 안전을 추구하고, 부정틀에서는 위험을 무릅쓰고 모험을 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부정틀에서는 모험을 무릅쓰고, 희박하지만 희망적인 결과가 일어날 수 있는 도박을 선호하고, 긍정틀에서는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만에 하나 원치 않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 도박 포기를 선호하는 것이다. - 96쪽 

우리가 실낱 같은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로또를 사고 인생역전을 꿈꾸고, 불황 속에서도 막연히 잘 될 거야,를 다짐하는 심리의 기저에는 이런 게 숨어있다. 극소의 희망을 가지는 게 전혀 희망을 갖지 않는 것보다 나을까? 무수한 긍정의 틀 속에서 하루하루 살고 있으면서 그것의 소중함이나 가치를 깨닫지 못하고 지금 이 순간 채워지지 않는 것, 즉 부정이나 부재의 틀 속에서 희망을 걸고 도박을 하려는 성향은 사람들 누구에게나 잠재된 욕망에 기인한 것이 아닌지. 그러나 묻고 싶기도 하다. 합리적이고 지혜롭고 똑똑한 것만이 가치있는 것일까. 그래야 자기경영에 성공하고 인생도 성공하는 것일까. 좀 바보같고 손해 보고 앞뒤 잴 줄 몰라 실수투성이라도 그 존재자체로 그냥 가치있는 것. 성공하지 않아도 말이다. 하지만 최소한 하루치 보너스에는 감사하기로 하자. 큰 사고 후 죽을 수도 있었는데 살아서 노래 부를 수 있으니 그때부터 하루하루를 보너스로 생각하고 산다는 어느 여가수의 진부하지만 진실된 말처럼. 아니 그만큼까지는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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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10-09-25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들이 봇물이라는 것은 어디선가 읽었던대로 사회의 불확실성이 그 어느때보다 심하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전 읽고 나면 거의 잊어버려요 슬프게도 그렇더라구요. 그냥 프레임 정도만 되새깁니다. 거기다 늘 긍정으로 보자는 생각도 하구요. 늘 무모하다고 한 사람들이 세상을 바꾸긴 했지요. 그 수는 손에 꼽을 정도지만요^^

프레이야 2010-09-25 22:10   좋아요 0 | URL
어떤 행동이나 선택의 심리적 기저를 알 수 있어서 좋아요.
원인을 알면 좀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하지만 저도 늘 기본틀만 읽고 덮으면 잊어버리죠. 실천이 중요하다고 알면서도 말에요.ㅎㅎ
반딧불님처럼 늘 긍정으로 보자는 생각,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hnine 2010-09-26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이 곽 금주 교수의 저서로군요.
'객관적인 확률에 근거한 합리적인 선택' vs '어림짐작으로 가장 그럴듯한 선택' 이라...전자에 의한 선택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다 알면서도 후자쪽으로 기우는 이유는, 아마도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면 더 오래, 진지하게 사고를 해야하기 때문이 아닐까 해요. 어림짐작은 늘 쉬우니까요. 하지만 바꿔서 생각해보면, 진지하고 정확하게 생각하여 합리적이라고 여겨지는 선택을 했다가 혹시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오면 그 결과를 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그럴 경우엔 오히려 어림짐작으로 선택한 사람이 결과에 대해 더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역설적인 생각도 해보게 되네요.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겠다고, 그래야 하는 거라고 생각하던 때도 있었는데, 마지막 줄 말씀처럼 하루하루를 보너스로 생각하고 살자는 생각을 요즘은 종종 해요. 그런 날은 참 마음이 편안해요.

프레이야 2010-09-25 22:33   좋아요 0 | URL
님, 정곡을 찔렀어요.^^
틀리더라도 빠르게, 막연하게 쉬운 쪽으로, 이런 생각으로 어림짐작을 선택한다구요.
하지만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에 대해서도 유연한 태도를 취할 수 있다는 점, 공감이 돼요.
잦은 후회와 실패에도 툭툭 털고 또 일어날 수 있고, 또 도전할 수 있다는 생각, 유용하네요.

세실 2010-09-26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지않은 습관 셋중 휴리스틱이랑 도박사의 오류가 해당됩니다. 좀더 신중한 판단 해야 겠습니다.
보너스같은 감사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늘 쫓기듯 살다보니 투덜거리게 됩니다.

프레이야 2010-09-26 01:51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요, 세실님.^^
투덜거리게 되는 일이 잦은 게 쫓기듯 해서였군요. 주도하는 자의 여유로움!
일어날 확률이 적은 일에 오히려 가능성을 걸게 되는 심리,
좋게 말하면 모험심이겠지만 부정적으로 측면으론 괜한 걱정이겠지요.
그러나 확률 적은 일이 안 일어난다는 보장도 없으니 매사 유비무환이겠지만
강박이 되어도 안 될테고. 희망도 포기도 그저 균형이 필요한 거 같아요.

2010-09-26 0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09-26 13:11   좋아요 0 | URL
좋은일이네요, 님.
맑고 찰지게요.^^

마녀고양이 2010-09-2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가을맞이 서재 단장 하셨군요?
커피 향기 좋은데요........ ^^

습관이란 조심해서 구축해야할 한가지인 듯 해요.
자동적으로 생각하고, 자동적으로 행하고 있으니 말이죠.
나름 긍정적인 성향이라 다행이라는 생각을 해여, 요즘~ ^^

프레이야 2010-09-26 13:14   좋아요 0 | URL
와락^^ 마녀고양이님, 커피향기 거기까지 갔어요? ^^
지금도 전 마시고 있어요.
습관이 생성되고 형성되는 과정도 참 묘한 것 같아요.
긍정적인 성향, 제가 좀 배울게요.^^

꿈꾸는섬 2010-09-26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좀 바보같고 손해 보고 실수투성이로 살아도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아야겠어요.^^

프레이야 2010-09-26 23:02   좋아요 0 | URL
꿈섬님 그래요, 우리ㅎㅎ
저녁공기가 제법 서늘해졌어요.
충만감을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을 안다면, 그걸 깨닫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드네요. 오늘 하루가 또 이렇게 저물어요.
내일은 또 내일의 보너스가 기다리고 있겠죠.

씩씩하니 2010-09-2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의 단순 명쾌한 설명 안에서 여러가지 심리학 이론들이 쉽게 다가오는걸요?
누구나 가지고 있을 욕망을 잘 다스리지 못해 비참한 삶의 길을 가는 사람들을 보면서..
저 역시도 사소한 선택에도 좀더 신중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프레이야 2010-09-28 21:15   좋아요 0 | URL
하니님, 욕망을 그저 억누른다고 대수가 아닌 것 같아요.
잘 다스리고 긍정적으로 충족시켜야겠어요.
신중하고도 똑똑한 선택, 숙제네요.
 

   

 시집은 아껴서 야금야금 읽는 맛이 좋다. 이영광의 <그늘과 사귀다>도 내겐 그런 시집이다. 65년생 경북 출생의 그는 책날개에 아주 간단히 소개되어있고 그 말미에 적힌 '과거는 흘러갔다'라는 단문이 인상적이다.  

 알라딘 지기님의 시집 소개로 알게된 이 시집의 시들은 읽으면 가슴에 멍이 드는 느낌이다. 나는 체질적으로 원래 멍이 잘 든다. 살짝만 부딪히거나 긁혀도 멍이 들고 오래 가는 편이다. 몸이 그래서 마음도 그런가. 여기 있는 시들은 그런 뻐근한 멍을 선사하는데, 멍이 들고 그게 풀리는 과정도 그늘과 사귀는 법에 자연스레 속하는 건지도 모른다.  

 특히 오늘 눈에 드는 두 편은 '몸'에 관한 詩다. 목욕탕에 가면 나를 포함해 여자의 몸이 참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나이대도 다양하고 살아온 과정도 다양할 건데 어떤 공통의 궤적이 몸에 그려져있고 그런 것들이 스산한 풍경으로 보이기도 한다. 과거는 흘러가지만 몸은 흘러가지 않으면 좋겠다. 욕심이지, 지금 이대로라도 간직하고 싶은 건. 나이 들어가시며 몸이 이곳저곳 부서지고 망가지고 그래서 또 낙담하지만 부실한 이라도 앙물고 다시 일어나겠다 결심하는 엄마. 구부정해진 등, 정맥이 튀어나온 종아리, 후들후들 약해보이는 하체, 숱이 아주 적어진 머리카락 그러나 아직 피부는 고운 나의 어머니가 외손녀의 등을 밀어주고 있고 그 옆으로 싱싱하고 가벼운 몸 둘이 호호거리며 지나갔다. 순간의 스침이지만 강렬한 그 무엇이, 안타깝고 애잔한 탄식과 경배가 함께.  

  

 

 

절 ㆍ1


늙은 몸은 절하기 위해 절에 온다
절 가지고 될 일도 안 될 일도 있고
절 없이도 일은 되기도 안 되기도 하는 것인데,
그저 모든 걸 다 들어 바치는 절은
내가 받는 듯, 난감하다
온몸으로 사지를 구부리고
두 손에 그 힘을 받쳐 올렸다가
다시 통째로 내려놓는 절
성한 데 없는 늙은 뼈가 웅웅
또 저만 빼고, 일문의 안녕을 엎드려 비는데
나는 그만 절을 피해
배롱나무 그늘로 들어간다
늙은 나무가 가득히 피워놓은 붉은 꽃들
또한 절하는 자세여서,
절 안에서 내다보면
그늘 밖에는 햇볕에 타는 어지러운 한세상이
꽃잎에 싸여 엎드린 아름다운 몸이, 있다
결정적인 일은 다 절 가지고는 안 되었는데
몸은 아직 더 결정적인 일이 남아 있다는 거다
몸은 무너졌다가는 다시 일어나고
무너졌는데도 결코 무너지는 법이 없다
아, 꽃잎은 그런 당신을 끝없이 적신다
어머니 뼈는 저 자세에서 가장 단단하고 구멍없다
저 자세는 몸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다
수없이 많은 절 이미 받고
이 몸 헤롱헤롱 두 발로 잘 걸어왔으니,
결정적인 것들은 잠시 미결로 두라 하고  

한번 시들면 다시 못 볼 것 같은 꽃그늘 아래서
나는 당신 몸에 오래 절하고 싶다






몸은 제 몸을 껴안을 수가 없다
사랑할 수가 없다
빵처럼 부풀어도
딴 몸에게 내다 팔 수가 없다
탈수하는 세탁기처럼
덜덜덜덜덜덜덜덜덜, 떨다가
안간힘으로 조용히
멈춘다, 벗을 수 없구나
몸은 몸속에서 지쳐 잠든다
몸은 결국 이렇게 죽는다  

 

 

 

- [그늘과 사귀다] 이영광 시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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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Journey 2010-08-23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번째 시는 몇 번을 곱씹어보게 되네요. 마음이 많이 아려요.

프레이야 2010-08-23 08:11   좋아요 0 | URL
좋은아침이에요. 오늘도 폭염이네요.
더위에 건강히 지내시나요?
첫번째 시, 그렇죠?
"나는 당신 몸에 오래 절하고 싶다."

꿈꾸는섬 2010-08-2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멍이 참 들어요. 게다가 한참가지요. 그래서일까요? 저도 마음에도 멍이 참 잘 들어요.
좋은 시 읽으며 오늘 하루를 시작하게 되네요.^^

프레이야 2010-08-23 18:14   좋아요 0 | URL
섬님 비장이 안 좋아도 멍이 잘 들고 오래 간대요.
전 아무래도 다른 증상들도 그렇고 비장이 별로인 거 같아요. 흐흑..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네요. 처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요.
건강히 지내세요. ^^

마녀고양이 2010-08-23 14: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할머니 염할 때가 생각납니다.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있는 몸에, 정말 고운 꽃신과 치마를 입히더이다.
할머니께도 꽃분홍 꿈을 꾸시던 때가 있었겠지요?
너무너무 울었어요...... 세월의 무상함을 몸서리치게 느낄 수 있어서.

프레이야 2010-08-23 18:15   좋아요 0 | URL
특히 할머니의 몸을 보면 정말 안쓰러워요.
미래의 우리 몸일테니까 더 그런가요.
염하는 걸 보셨군요. 전 아직이요.
꽃신에 고운 치마 입으시고 다시 꿏분홍 꿈을 꾸시며 영면하시겠지요._()_

2010-08-23 18: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10-08-23 18:16   좋아요 0 | URL
네, 고마워요.^^
더 나은 곳에서 즐겁게 일하시게 되길 빌어요.

후애(厚愛) 2010-08-23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체질적으로 멍이 잘 들어요.
약간 부딪쳐도 그렇고 누가 살짝 때려도 멍이 금방 들어요.
할머니 염하는 걸 봤는데.. 엄마였던 할머니였는데... 많이 울었지요..

프레이야 2010-08-23 22:16   좋아요 0 | URL
후애님도 그렇구나ㅠ
비장이 안 좋아도 멍이 잘 들고 오래 간다고 해요.
비장이 안 좋으면 위장도 대체로 안 좋고요.
저도 비장이 안 좋은 게 분명해요. 다른 증상들로 봐서도요.ㅎㅎ
엄마였던 할머니, 그 얘기 일전에 듣고 마음이 참 아팠어요.

2010-08-23 23: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23 2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2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프레이야님의 글도 어떤 시보다 더 마음에 담겨요.
안타깝고 애잔한 탄식과 경배가 함께!
이영광, 그늘과 사귀다~ 새겨보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0-08-24 00:08   좋아요 0 | URL
언니, 이 시집 참 좋아요.
기상이나 지나친 비약, 난해한 은유가 아닌
소박하게 읽히면서 가슴을 때리는 싯구들이 신선하더군요.
아껴서 생각날 때 아무곳이나 펼쳐요.
우리들 몸도 그렇게 낡아가는데...참 얼마나 대단한가요!

sslmo 2010-08-24 10: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때문에 어제부터 또 들락거렸어요~
분명 나 자신의 일이기도 하지만,한쪽으로 접어놨던 것들을...
밥을 챙겨먹듯,세수를 하듯,잠을 자듯...
따박따박 챙겨야 한다고 얘기해 주세요.
잠시 접어둘 수는 있지만,건너 뛸 수는 없지요.

프레이야 2010-08-24 19:15   좋아요 0 | URL
양철나무꾼님, 그랬더랬어요? ^^
전 오랜동안 접어두고 안 챙겼더란 생각이 어느 날 들었어요.
좀더 일찍 챙겼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지만 지금이라도 붙잡아두고 싶어요. 가꾸면서요.
세수를 하고 잠을 자고 밥을 먹듯이요.^^

pjy 2010-08-24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저 모든 걸 다 들어 바치는 절은
내가 받는 듯, 난감하다

아, 이런 마음으로 가끔 짜증나고 또 가끔은 안쓰럽지만, 더 잘해드려야되는데요--;

프레이야 2010-08-25 23:12   좋아요 0 | URL
마음은 그런데 얼굴 뵈면 또 투덜대고..
참 마음같지 않을 때가 많아요. 마음을 너그럽게 먹고
이젠 엄마를 제가 더 품어드려야하는데 말에요.

같은하늘 2010-08-25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심한 밤 좋은시를 마음에 담습니다.

프레이야 2010-08-25 23:13   좋아요 0 | URL
좋은 시에요, 정말.
마음으로 와 담기니 말에요.^^
 

1.                                          

부제: 농장에서 식탁까지, 그 길고 잔인한 여정에 대한 논쟁적 탐험 

집에서 읽었던 책인데 점자도서관 책꽂이 맨 위쪽에 외로이 꽂혀있어 골라두었다. 제법 두껍고 자간도 촘촘해 시일이 좀 걸릴 책이지만 우선 첫 테입을 시작했다. 먹는 것이 사람을 말해준다? 이건 어느정도 맞는 말이다. 세계에서 가장 손꼽히는 실천윤리학자인 피터싱어와 뉴질랜드의 농부이자 변호사인 짐 메이슨이 공동 저작한 이 위대한 책은 세 가지 유형의 가족을 찾아 먹거리와 식생활을 촘촘히 관찰 조사하여, 우리들 밥상의 윤리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내가 오늘 먹은 것을 한 번 볼까? 아침에 현미조밥과 갈치구이, 된장찌개, 취나물과 다시마줄기나물, 앗참, 그앞에 모닝커피 드립으로. 점심엔 에스프레소 커피케잌(아파트 상가 도넛 플랜트의 내가 좋아하는 도넛)한 개와 카페라떼, 저녁엔 캔맥주 2개와 수박화채. 작은딸은 라면 끓여먹게 하고...ㅠ 참, 나도 별로 좋은 엄마는 못된다. 얼마전 다이어트 하려고 마음먹은 작은딸, 내일부터는 격려차원에서 식단에 내가 좀 신경써줘야겠다. 특히 저녁메뉴는 나와 함께 좀 간단한 걸로 실천하기!! 아자!  금주만 해도 살이 빠진다는데. 난 먹으면서 너는 참으라고 말하는 건 좀 그렇지? ㅋㅋ

 

2.                                      

 구효서의 장편소설 

 작가는 서경식 선생께 감사의 후기를 남겨두었다.  

 이게 이 책을 고르게 된 결정적 동기다. 그리고 낭만적 제목에 걸맞게 괜찮은 스토리일 것 같아 첫 테잎 시작했다.  일본인 60대 여인과 독일로 가 통역사 일을 하는 대한민국 국적의 주인공 남자, 처음부터 그들의 만남에서 대화가 이어지고, 어떤 기막힌 이야기가 서서히 나올 듯하다.

표지의 맑은 하늘색 색감에 오래된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마음에 든다. 두 천재 음악가의 불꽃 같은 삶!, 이라니.

 

3.  

 1929년에 발표된 프랑스 시인 장 콕토의 소설이다. 

부유한 집안에 태어나 사교계에서도 유명했고 17세에 이미 자신의  이름을 건 시낭송회를 열 정도로 전 장르에 걸쳐 문학적 소양이 뛰어났던 시인 장 콕토는 자신의 문하생이자 연인이었던 한 여인을 잃고 마약에 빠져 한동안 힘든 시기를 보낸다. 이 소설은 그 시기를 극복하고자 3주만에 씌어진 작품이다. 

무서운 아이들! 앙팡 테리블은 요즘 아이들을 말하는가 싶지만 이미 1929년 그의 소설제목으로 발단된 용어다. 동성애와 근친상간, 밤마다 벌어지는 그들의 기묘한 연극, 뜬금없는 인물의 등장과 어떠한 이야기든 불쑥 튀어나오는 듯한 이 소설은 반소설(anti-novel)에 속한다고 평을 받는다. 소설은 이러저러 해야한다는 기존의 관념을 깨어버린 이 작품은 그 자체로 앙팡 테리블 같다. 연인을 잃은 그가 왜 이런 소설을 썼을까. 십대들의 이야기로 어떠한 기존관념의 전복을 말하고 싶었을까. 더 읽어봐야 알 거지만. 아무튼 네번째 테잎까지 오늘 마쳤더니 두껍지 않은 책이 절반을 넘어버려 한 번만 더 녹음하면 가볍게 끝날 것 같다.^^  

기성관념은 어쩌면 죄악이다. 내가 어떤 나인데, 얼마나 소중한데... <앙팡 테리블>은 그런 아이들의 순수하고도 불안정한 세계를 보듬는 데서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고아가 된 남매, 폴과 엘리자베트에게 브르타뉴 출신의 할머니가 의미있는 타인으로 등장한다.  
 

아무튼 생기는 거 없어도 난 이 일이 너무 좋다.

저녁에 또 다른 곳에서 순수봉사일(이주여성에게 한국어 가르치는 일)을 하는 친구랑 통화하다가 서로 한숨을 좀 쉬었다. 친구는 아이들과 원만하지 못하게 지내고 있어 답답해했다.  중1, 고1의 딸과 아들을 둔 친구는 나보다 여러가지로 아이들에 참 잘 하는 애다. 특히 딸은 어릴 적부터 심리적 장애가 있어(지금은 많이 나아졌다)  참 힘들어 했고 백방으로 정성을 다하는 걸 다 봐서 안다. 나로 말하자면, 버럭거리는 건 똑같다. 요령도 없고 말을 돌려서 잘 할 줄도 모른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떤 분노감 같은 게 타인에 대한 의존감에 더해 깊은 것 같다. 조용히 나를 들여다보고 또 자중자애할 일만 남은 듯하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고 해봐야 소용 없는 일. 물질적 손해는 손해도 아닌 것. 작은 게 결코 작은 게 아닌 것. 뭔가 잃고 손해볼 것이니 조심하라던 점쟁이 말을 순간순간 잊지 않고 있기가 어디 쉽냔 말이다. 나를 억압하고 나를 조종하려고 드는 악의는 받아들이고 싶지 않다. 모든 관계는 상대적인 것이다. 마음 너무 아프지 말고 힘내라고 하니까 친구는 이것저것 주변일이고 가족일이고 다 마음에 두고 살면 맨정신으로 못 살았을 거라고 답했다. 

몇 해 전에 식도암 수술을 받았던 나의 외삼촌이 며칠전 영면하셨고 한달 전 유방암 수술을 한 동서가 퇴원했다. 친정엄마는 앞니 9개를 새로 해야할 형편이 되었다. 그냥 쑥 빠져버렸다는... 머리가 늘 아프다는 큰딸은 여전히 창백하리만큼 하얀 얼굴로 오늘 개학해서 기숙사에 들어갔고 작은딸은 일주일 남짓 방학이 남았다. 몸이 완전히 커버린 아이, 새로 사준 수영복 갖고 친구랑 실내수영장 한두 번 가야할 텐데... 미안하다. 그리고 방학해서 집에 잠시 와 있던 큰딸에게 좀더 잘해주지 못하고 성마른 화를 자주 내었던 난, 지금 마음이 아프다. 왜 이 모양인지. 사실 요즘 그 또래 아이들에 비하면 얼마나 착한지 모른다. 한 눈 팔지 않고 밖으로 돌지도 않고 독서, 음악, 영화, 기타, 공부만 하며 그저 운동화나 속옷, 기숙사 방에 둘 거울, 머리핀 정도 사달라고 하는 게 고작인데 그걸 다 해주진 못하고 새 운동화와 거울은 사서 들여보냈다. 아쉬움 없이 다 해주고 싶지만 그게 어디 그런가. 마르케스의 <백년동안의 고독>을 읽으며 책장이 이상하게 잘 안 넘어간다고 뾰로통하던 아이, 차에 타서도 꼭 책에 눈을 두는 아이, 초등학생 때부터 그랬다. 밥 잘 먹고 아프지 말기를. 노랗게 머리 염색하고 싶다고 또 그러는 걸 일년반만 참고 대학생 되면 하라고 달랬다. 앙팡 테리블! 그 나이 때의 아름다운 영혼이 사무치게 아프다. 딸애들을 보면 그래서 더 복잡한 심경이 된다. 나로 말하자면 너무 순결하고 무결했던 그때의 영혼은 어디로 가고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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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8-18 2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더위가 무색하게 요즘도 바쁘시군요. 녹음실은 시원한가요? ^^

프레이야 2010-08-18 23:52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전 아직 휴가라고 가질 못했지만
녹음실은 완전 피서하기에 최고에요.
좁은 공간에 에어콘 혼자 틀고 추워요.ㅎㅎ
게다가 좋은 책까지 읽고 일석삼조에요.

yamoo 2010-08-19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맬맬 다른 책들을 동시에 봐요..하루에 7권 본적도 있어요...서로 완전히 다른 분야의 책을 보는 것은 정신을 녹초가 되게 합니다..이론서들만 봐야 해서 책읽는 게 곤욕이 될 때도 있다는..3권의 소설이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레이야 2010-08-19 00:21   좋아요 0 | URL
저도 좀 그런편이에요.
야무님은 이론서들만 봐야하신다니 정말 곤욕일 때가
많겠어요.^^ 집안 곳곳에 두는 책이 다를 때도 있지요.
죽음의 밥상,은 소설은 아니구요^^

반딧불,, 2010-08-19 0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닥토닥. 편하지 않은 일상을 이리도 담담하게 적으셨는지..
글을 읽는데도 안타깝네요.녹음봉사라 멋지십니다.
그저 이러저러한 일들이 빨리 지나가고 담담하게 되기를 빌어봅니다.
늘 아쉬운 것은 아마도 프레이야님이 노력하고 사시기 때문이리라 생각합니다.
아직도 날이 많이 덥네요. 좋은 밤.

프레이야 2010-08-19 15:00   좋아요 0 | URL
반딧불님 오래만이에요. 반가워요.^^
지금 이 정도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하는데 늘 채워지지 않는 것들에
연연해 마음 끓이며 사는 미욱함이라니요...
오늘도 하늘이 쨍쨍합니다. 그래도 바람이 꽤 시원해요.

마녀고양이 2010-08-19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야 언니, 세권의 녹음을 시작하셨나봐요?
ㅇㅇ, 그윽한 음색 상상만해도 좋으네요~ ^^

참, 이런 글을 쓸 수 있는 언니가 제일 순결하고 무결하시다고 전 생각해요!!! 뽀오~

프레이야 2010-08-19 15:01   좋아요 0 | URL
아유 제가 소리도 잘 질러요.ㅋ
어떤 책은 혀에 착착 감기며 재미나게 넘어가는 게 있고
어떤 건 이상하게도 목에 자꾸 걸리는 게 있어요.
뽀오~ 히힛~ 위로 줘서 고마워요.

stella.K 2010-08-19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 기부도 있다던데 그거 알고 프야님 생각했죠.
늘 하는 얘깁니다만, 전 목소리는 괜찮은데 읽는 걸 떠듬거려서...ㅜㅜ

프레이야 2010-08-19 15:03   좋아요 0 | URL
목소리기부요? 그건 어디서 하나요?
스텔라님 목소린 못 들어봤지만 정말 좋으실 거 같아요.^^
떠듬은 전 별로 안 그런 편인가봐요. 그러니 진도가 쑥쑥 나가요.ㅎㅎ

sslmo 2010-08-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나이 때의 아름다운 영혼이 사무치게 아프다. 딸애들을 보면 그래서 더 복잡한 심경이 된다. 나로 말하자면 너무 순결하고 무결했던 그때의 영혼은 어디로 가고있는지 모르겠다

또다른 절 보고 있는 것 같아서...이 부분을 제 가슴에 꼭꼭 눌러 새겼습니다.
'나는 그가 아프다'던 '롤랑 바르트'이후 참 오래간만에 사무쳤습니다.

옆에 계셨으면 손 한번 '꼬옥'잡아봤음 좋겠어요.

프레이야 2010-08-19 15:05   좋아요 0 | URL
애들한테 지혜롭고 다정한 엄마는 못 되고
제맘대로 감정풀이나 하고 그래서 반성해야돼요.^^
나무꾼님, 함께 사무쳐주시고 손 잡아 주셔서 눈물나려 해요. '꼬옥'

blanca 2010-08-19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의 이런 점들이 좋아요....요새 제 주변에도 아픈 사람들이 참 많아요. 건강도 이제는 당연히 주어져야 하는 것이 아닌 최선을 다해 절제하고 관리해야 가까스로 주어지는 것 같아요. 따님이 참 이뻐요...고 나이에 백년동안의 고독을... 은근히 남을 조종하려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게 친구들 간에 생긴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예전에 자꾸 여동생한테 은근히 그랬던 것 같아요. 못생긴 권력욕인데. 이런 저런 생각하다 가요...

프레이야 2010-08-19 15:08   좋아요 0 | URL
네, 절제가 몸에도 마음에도 필요해요. 그게 늘 문제네요.
못생긴 권력욕, 갖가지 욕구가 이기적인 방향으로만 비틀려 발현되니
문제인 거네요. 딱 맞는 말씀이에요. 저도 되돌아봅니다.
처녀자리 우리 힘내요.^^

2010-08-19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19: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2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9 2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8-19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기는거 없어도 좋은 일, 그게 진짜 좋은 일이어요!
저 솔직히 프레이야님 낭독하시는 것 보고 저도 낭독 봉사 해보고 싶어서 여기 저기 알아보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흐지부지, 그리고 아무나 하는 것 아니라고 결론내렸답니다 ^^

위의 책들 소개와 더불어 프레이야님의 조용한 독백같은 글이 제 맘에도 참 와 닿아요. 하지만 언제나 똑같은 일상이 되풀이되는 것은 아니니까 힘을 내야지요. 우리에게 있던 즐거운 일들도 자꾸 떠올려보고요.
(저 오늘에야 책을 읽다가 알았네요. '프레이야'가 아름다운 황금의 여신 이름이라는 것을요. 저 참 무식하지요 ㅋㅋ)

프레이야 2010-08-19 19:11   좋아요 0 | URL
어므낫, 책에 나오나봐요?ㅎㅎ
그런 뜻도 있나본데 제가 알기론 북구신화에 나오는 여신의 이름이래요.
좋은뜻과 함께 요부의 이미지를 함께 담고 있다니 매혹적이더라구요.
아마 질투심도 강하겠지요. 호호~
나인님, 우리 같이 되풀이되는 일상 속에서도 작은 변화에 즐거움을 찾아요.

2010-08-20 00: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0-08-21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황금의 여신님.^^
광주 만남 공지 올렸어요.
따님들과 동행은 어렵겠지요?

프레이야 2010-08-21 14:05   좋아요 0 | URL
호호 언니, 작은딸한테 물어보니까 가고싶어해요.
되도록이면 데리고 가고싶어요.
올방학에 어디 제대로 데리고 가주지도 않고 아이도 답답해 하는데
알차고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요. 의논하고 연락드릴게요.

뽀송이 2010-08-23 1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레이야님~~^^*
ㅎ ㅎ 그래요,,, 말씀대로 모두 그래요,,, 아이들,,,살아가는일^^
님의 낭독녹음봉사 아름다운 일이예요.^^ 존경스러워요.^^
너무 더운데 갸녀린몸,,,잘 건사하시길~!!

프레이야 2010-08-23 18:32   좋아요 0 | URL
뽀송이님, 저 요새 가녀리지 않아요.
튼실해요.ㅎㅎ 워낙에 먹어대서요.ㅋ
그래도 그리 안 봐주시니 다행이랄까요? 호호~~
더운날인데 건강하게 지내고 계세요.^^

2010-08-23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같은하늘 2010-08-25 0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열심히 봉사 활동을 하시는 프레이야님을 보면 존경스러워요.
전 두 아들들에게 소리지르는건 잘하는데 책 읽어주려면 혀가 꼬여요.^^
충분히 잘 하고 있는 따님도 미안해 하는 프레이야님도 보기 좋은 모녀예요.

프레이야 2010-08-25 23:11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소리 잘 질러요.
녹음하다보면 정말 혀가 꼬일 때가 있어요.
어떤 단어는 꼭 여러번 꼬이기도 하구요.
오늘도 '목표', '악영향' 이런 단어가 꼬였어요. 흐흑..

 

 

빈집의 약속



문태준



마음은 빈집 같아서 어떤 때는 독사가 살고 어떤 때는 청보리밭 너른 들이 살았다
볕이 복 싶은 날에는 개심사 심검당 볕 내리는 고운 마루가 들어와 살기도 하였다
어느 날에는 늦눈보라가 몰아쳐 마음이 서럽기도 하였다
겨울 방이 방 한 켠에 묵은 메주를 매달아 두듯 마음에 봄가을 없이 풍경들이 들어와 살았다

그러나 하릴없이 전나무 숲이 들어와 머무르는 때가 나에게는 행복하였다
수십 년 혹은 백 년 전부터 살아온 나무들, 천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른 나무들
뭉긋이 앉은 그 나무들의 울울창창한 고요를 나는 미륵들의 미소라 불렀다
한 걸음의 말도 내놓지 않고 오롯하게 큰 침묵인 그 미륵들이 잔혹한 말들의 세월을 견디게 하였다
그러나 전나무 숲이 들어앉았다 나가면 그뿐, 마음은 늘 빈집이어서
마음 안의 그 둥그런 고요가 다른 것으로 메워졌다
대나무가 열매를 맺지 않듯 마음이란 그냥 풍경을 들어앉히는 착한 사진사 같은 것
그것이 빈집의 약속 같은 것이었다 
 

 

-------- 

내 마음엔 독사가 산다, 청보리밭 너른 들은커녕. 

일전에 벗들과 변두리 어느 유명한 식당에 가서 비빔밥을 먹었다. 다 먹고 나서 경관이 좋은 주위를 둘러보다가 노란 줄무늬의 가는 뱀(아마도 줄뱀)이 스르륵 지나가는 것을 일별했다. 선명하고도 매혹적인 그 줄무늬와 몸통이 빠르게 움직이는 그 소리. 그냥 무심한 풍경 하나 오롯이 들어앉히지 못하는 못된 사진사 같은 내 마음이 그 뱀 한 마리 때문에 설레며 요동쳤던 기억이 난다. 또, 어쩌자고, 예쁜 뱀 한 마리를 마음에 두냐 말이다. 무섭다고 빨리 이곳을 벗어나자고 다그치는 친구의 목소리를 뒤로 하면서 나는 잠시 그 뱀을 더 생각하며 서성이고 있었다. 왜 예쁘던데? 이러며...  

 

無心!  마음이 빈집이 되어야 하거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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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y 2010-08-11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깜짝이야...독사래서 괜히 놀랬잖아요^^
나름의 체취가 있고, 쓰다듬으면 엄청 부드럽고 오싹했었다는 개코친구의 예전 감상이 생각납니다~

프레이야 2010-08-11 20:11   좋아요 0 | URL
독사 맞아요, 제가요. 아니, 제마음이요ㅎㅎ
집에선 완전 왕비병이랍니다. ㅋ
흐흑 친구분 뱀을 만져보셨단 말이에요?

라로 2010-08-11 20:13   좋아요 0 | URL
저희 아이들도 뱀을 만져봤어요~.
전 뭐했냐고요??? 으악 소리 지르며 부들부들 떨었다죠~.ㅎㅎㅎㅎ

그 친구분은 저와 같은 부류네요,,,ㅎㅎㅎㅎ

소나무집 2010-08-11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 운전하는데 앞에서 도로를 가로질러가는 뱀을 발견하고는 멈칫멈칫 서행했어요.내가 그 녀석을 발견하지 못하고 속력을 냈다면~ 아우, 상상하기도 싫어~

프레이야 2010-08-11 23:18   좋아요 0 | URL
걔도 살아야죠. 길을 가로지르는 힘겨운 여정이었을지도요.
아우, 속력을 내셨더라면, 저도 상상하기 싫어요. 소름돋아요.

마녀고양이 2010-08-1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줄무늬 뱀 한마리. 어린 왕자의 그 뱀일까요?
언니가 보셨다는 뱀..... 이미지만 선명하네요. 맘 속의 독사, 나쁜건가요? 잘 모르겠어요.

프레이야 2010-08-11 23:46   좋아요 0 | URL
선명한 노랑줄에 감청색 바탕인데, 감청색줄에 노랑바탕일 수도 있어요.
간격이 아주 고르게 그어져있었어요.
한눈에 스쳐간 또렷한 어떤 이미지!
정말 우리 사는 것도 그런 한 순간의 강렬함으로 오랜 시간을
견디는 것일 수도 있을까요?
마음속의 독사, 나쁘지 않다고 말해주시는 것 같아서 위로가 되어요.
그래요, 우리 누구도 나쁘지 않아요.^^

마녀고양이 2010-08-12 11:48   좋아요 0 | URL
프야 언니, 저는 노란 뱀을 강렬하게 보시는 언니가 좋습니다.
그리고 여러가지를 갖지 않은 사람, 한가지 색으로만 물들은 사람이 과연 좋은걸까 하는 의구심도 가지고 있습니다.

선선해지네요..... 너무 기뻐여~ 의욕이 돌아올 듯 하여.

프레이야 2010-08-12 15:00   좋아요 0 | URL
마녀님, 한가지 색으로만 물든 사람은 위험하지요.
동감이에요. 그리고 힘도 되구요.
올여름 진짜 덥죠? 어여 더더 선선해지면 좋겠어요.
하지만 뭐 이 더위도 나쁘진 않다고 생각할래요.ㅎㅎ

穀雨(곡우) 2010-08-12 0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군생활하던 시절 뱀이 숱하게 많았어요. 습하고 무더운 야심한 밤에 내무반으로 기어들어 오기도 했고 오솔길 사이사이마다 똬리를 틀고 있던게 아직도 생생합니다.
뱀은 인간이 만든 부정적 이미지의 최대의 희생양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먼저 해코지를 하지 않으면 제 갈길 무심히 가는 뱀에게 경악하고 매질을 하는 건 인간이라는 사실을 말이지요. 음,,,제 생각엔 프레이야님의 마음이 뱀에게 이끌렸던 것은 고단한 그 녀석이 애달파 보여서 그랬던 것은 아닐까요? 독은 치명적이지만 때론 매혹적일 때도 있으니...^^

프레이야 2010-08-12 15:03   좋아요 0 | URL
우리들 마음대로 어떠한 이미지를 만들어 심어두고 독단적으로
해석하는 게 어디 뱀뿐일까요.^^
선명하고 경쾌하고 유연한 그 노란 줄뱀,
어쩌면 내면의 에너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더랬어요.
(은유적으로요)

blanca 2010-08-12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래요. 프레이야님. 태어날 날이 다가와서 그런 걸까요? 프레이야님과 저. 무심하고 싶어요. 언제나 초연하고 싶어요.

프레이야 2010-08-12 19:30   좋아요 0 | URL
우리 처녀자리지요!! 우리 같이 축하해요.
마음, 그게 과연 있기나 한 건가? 원래부터 없는 것이라고 언젠가 그렇게
말해주더군요. 마음수련하는 사람이요.
우리의 것이 아닌 걸 들고 다니며 종일토록 바쁜 사람, 택배기사,
그게 우리들이라고 이철수는 그림그리고 썼구요. 와닿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