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런      등  신  들    :




 



친절하지 않을 권리


 



 

 

​                                                                                              만화 기법 중에 " 데포르메 " 라는 게 있다.  그 만화의 " 톤 앤 매너 " 와는 달리 8등신 미녀가 느닷없이 2등신 / 3등신 꼬마로 변형되는 경우를 말한다. 만화가가 내용이 너무 진지하다 싶으면 쉬어가는 코너로 마련한 코드'이다.

무게감 있는 작품을 그리는 김혜린의 << 불의 검 >> 에서도 만화 주인공은 종종 데포르메 형태로 변형되기도 한다. 그것은 선동적인 연설가가 가끔 유머를 구사하는 것과 같다. 진지하기만 한 캐릭터가 귀여운 형태로 변신하여 웃음을 주니 만화 깨나 읽었다는 사람은 < 막간에 쉬어갑시다 - 코너 > 를 애정하는 사람이 많다. 만화가가 8등신 미녀를 3등신으로 과장해서 변형시키는 의도는 명백하다.  데포르메 형태에서 " 가와이이 " 를 뽑아내려는 목적이다. " 가와이 " 라는 형용사는 축소지향적이다. < 가와이 > 는 귀엽다와 사랑스럽다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작다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말로 " 앙증맞다 " 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남자가 여자에게 " 귀엽다 " 라고 말할 때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위계에 따른 위상이 정립된 결과'다.그 남자는 같은 눈높이로 여성을 바라보는 게 아니라 여성을 내려다보는 시선에 가까우며,  6등신에서 2등신으로의 강등은 대상을 미성숙한 것(어린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내포한다.  2등신 성인 여성은 없으니까, 또한 8등신 아이는 없으니까.  대한민국 대중이 여성 연예인을 소비하는 방식은 전형적인 데포르메'이다. 대중은 아이유나 하연수를 성인(8등신)으로 인식하고 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2/3등신) 이미지로써 상품을 소비한다.  그들은 아이유와 하연수를 귀엽고 사랑스럽다며 찬사를 보내지만

 

이 호감은 어디까지나 데포르메 캐릭터에게 보내는 " 가와이이 " 다.  가와이이의 대상은 독립된 자아를 거부하는 얼라에게 부여되는 아우라'라는 점에서 퇴행적 욕망'이다. 대중은 오빠를 자청함으로써 귀여운 아이들의 소꿉놀이에서 스폰서를 자청한다. 아이유 미니 앨범 chat-shire'가 논란이 되었던 지점은 로리타 취향이었지만 본질은 아이유가 성인 여성으로서 독립을 선언했다는 데 있다. 그녀는 이 앨범을 통해 국민 여동생이라는 3등신 데포르메를 벗어나서 8등신 성인'으로 태어나고 싶다는 욕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파고다 공원에서 독립 여성 만세를 외친 꼴이라고나 할까 ? 

아이유의 욕망과 대중의 욕망이 어긋나는 지점이다. 그녀가 당당하고 똑똑하며 독립적인 여성을 선포하자 대중은 배신감을 느낀다. 겉으로는 로리타 취향을 걸고 비판했지만 사실은 성적 자유 여성에 대한 반감이다. 그렇기에 평소 앙증맞던 그녀가 잔망스럽게 보인다. 대중이 아이유에게 바라는 것은 미성숙한 여성 이미지'이다. 하연수 논란도 마찬가지'다. 대중에게 그녀는 귀여운 데포르메'다. 아이-스러운 앳된 외모가 대중에게 인기를 얻은 케이스'이다. 하지만 그녀는 꽤나 진지하고 당당한 여성에 속한다. 할 말을 애둘러 말하지 않는 성격인 모잉이다. 그래서 " 진지충 " 이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한다나 ? 

하연수가 sns에서 사용하는 문장 형태를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녀는 말을 줄이거나 일부러 오타를 사용하거나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않는다. 모든 글에 정색을 하고 댓글을 다는 것이다. 하연수 sns 댓글 논란에서 대중은 하연수의 미성숙한 태도를 질타했지만 사실은 미성숙한 데포르메인 줄 알았으나 미성숙하지 않다는 데 대한 대중의 반감이다. 하연수는 1990년 생으로 올해 27살인 성인 여성이다. 하연수에게는 친절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대중은 하연수의 댓글에 불쾌감을 표출하지만 그보다 수위가 높은 남성 연예인의 댓글에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영화 << 부산행 >> 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배우 김의성의 트위터는 그 수위가 높은 데에도 별다른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다.

나 또한 그렇다. 그것이 그의 개성이기 때문에 그렇다. 같은 이유로 하연수가 남긴 댓글을 개성으로 보면 그다지 불편할 게 없다.  판타지는 판타지일 뿐, 데포르메는 만화에서나 가능하다. 아이는 자라서 어른이 된다. 만약에 당신이 12살의 로리타 혹은 데포르메'로 대상을 고착시키려 한다면 당신은 험버트 험버트'다. 연예인은 감정 노동자일까, 그런 측면도 있을 것이다. 만약에 연예인이라는 직종이 감정 노동에 속한다면, 나는 감정 노동자의 친절하지 않을 권리를 지지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여자는 자라서 성인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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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6-08-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의 글은 사안에 대한 정보와 논리를 가지고
곰발님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지를 정확히 전달하려고 한다는 것에 있을 겁니다.
게다가 남 눈치 안 보고 자유롭게 할 말은 한다는 거죠.

그런데 그 언어라는 게 성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성성과 여성성 뭐 그런...?
여성이 구사하는 언어는 대체적으로 상대가 들어서 알아 먹을 수 있는 거냐,
듣기에 좋거나 무난하냐 친절하냐 등 뭐 이런 타자를 위한 것에 민감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에 조금이라도 거스르면 비난을 서슴치 않죠.
말하자면 높은 사회성을 요구하고 그것을 발전시키지 않았나 해요.

그런데비해 남성의 언어 패턴은 다듬어지지 않거나 좀 폐쇄적인?
뭐 알아 먹던지 말던지, 좋게 말하면 시크한 거고 그걸 야성이라고까지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동물의 세계에선 수컷이 암컷을 유혹하고 그래서 수컷이 더 자기들의 소리와 언어를 발전시켰겠지만
인간은 그 반대잖아요. 오히려 여성이 더 유혹적이라고 보죠.
생각해 보면 그게 유혹하고 싶어서라기 보단 자기안전의 수단 뭐 그게 더 많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하연수는 여자인 제가 들어도 듣기에 따라선 좀 거슬릴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비난까지는 좀 그렇다 싶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4:11   좋아요 0 | URL
절묘한 비유이십니다. 맞습니다. 인간이 아닌 짐승은
암컷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소리를 다듬거나 깃털의 색깔을 화려하게 하려고 진화했죠.
그런데 인간은 정반대죠...
의사전달을 여성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려는 마음이 별로 없습니다.

그냥... ˝ 됐어. 그만 해 ! 그만하라니까.. ˝
라는 식으로 중단시키고는 하죠..
불성실한 의사 표현 때문에
무슨 말이야_ 라고 물으면
못 알아듣는다고 타박... 이상한 지점이죠..

저는 한국 노동자의 친절하지 않을 권리를 지지합니다.
고로 하연수의 친절하지 않을 권리도 지지합니다.


stella.K 2016-08-13 14:2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생각해요.
솔직히 히프에 대해 물어 본 그 사람이 어떤 식으로든
하연수를 자극했겠죠.
얘는 뭐 이런 것 까지 나한테 물어보나 하지 않았을까요.
거기에 그 정도로 반응했다면 나쁘지 않은 것 같은데
그걸 가지고 뭐라고 저격하는 것도 생각이 없기는 마찬가지죠.
전 하수연이 저럴 때 좀 더 강하게 나갔더라면 좋지 않았을까 해요.
무조건 잘못했다고 지금부터 빌면 나중에 어디까지 빌고 살아야할까요?
그게 또 소속사에 피해가 갈까봐 그런 거겠죠.
하연수 저격수들은 모르긴 해도 여자들이겠죠.
남자가 하연수한테 히프에 대해 묻진 않았을 거 아니예요.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연대할 생각은 안하고 짜잘한 거 가지고...ㅉ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4:28   좋아요 0 | URL
연예인은 소속사 눈치를 안 볼 수 없는 구조 아닙니까.
논란 생기면 손해를 보는 쪽은 대중이 아니라 100% 본인이니
여기서 물러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stella.K 2016-08-13 14:33   좋아요 0 | URL
ㅎㅎ 곰발님의 저 이모티콘 아주 좋습니다.
자주 애용해 주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cyrus 2016-08-13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나라 유명인은 한순간에 대중의 사랑을 받다가 한순간에 대중의 적이 됩니다. 대중의 적이었다가 다시 사랑을 받게 되고요. 하연수가 하프의 기원을 설명한 댓글에서 맨스플레인이 느껴졌어요. 저도 맨스플레인 소리를 들은 적이 있어서 하연수 논란을 보는데 죄를 지은 기분이 들었어요. 저렇게 댓글을 달면 안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4:27   좋아요 0 | URL
그런 측면도 있죠. 하지만 저는 개인의 친절하지 않을 권리를 지지합니다. 하연수라고 해서 왜 꼭 친절해야 되는지 이해를 못하겠습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언팔을 하면 될 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불친절이 논란이 되어야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WU 2016-08-13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이 하연수는 싹바가지가 없었어요 사안이 달라요 인간이 정색을 아무때나 하고 지랄이야. 정도였다면
김의성은 상종하고 싶지 않은 인간이죠
미친아 가서 소라넷이나 해라 이런것
분석은 좀 어려울 거 같아요
만약 지적으로 보이는 그냥 어른 여자 이를테면 김혜수라고 할까요?
마찬가지로 까였겠죠 존나 싸가지없다 따위의 단어로.
그게 하연수니까 그나마 그 정도인거죠 이건 젠더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요
공유보세요 여전히 공유가 누굴 존경한다고 했는줄 알면서도 아직도 공유가 좋다고? 라는 반응이 나오잖아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7:12   좋아요 0 | URL
그런가요, 긁적긁적. 근데.. 공유가 누굴 좋아한다고 합디까 ?

기억의집 2016-08-13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유가 박정희 존경한다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20:52   좋아요 0 | URL
!!!

stella.K 2016-08-14 18:24   좋아요 0 | URL
헉, 정말요? 전후사정이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공유가 박정희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놀랍다기 보다
공유니까 가능했을 거라는 우리나라 사람들 연예인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
뭐 그런 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공유가 당당하게 밝히는 것도 인상적이고,
김의성 같은 경우도 그래요. 그가 서울대 출신이 아니고
평범한 대학출신이거니 고졸이어도 사람들은 그러려니 할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4 18:29   좋아요 0 | URL
진짜 의외인 경우는 클린튼 이스트우드죠.
그는 이번에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stella.K 2016-08-14 18:32   좋아요 0 | URL
헉!!!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4 18:42   좋아요 0 | URL
이스트옹이 유명한 공화당 지지자이기는 하지만
트럼프를 지지할 줄은 몰랐씁니다.
상당히 실망해씁니다..

기억의집 2016-08-14 18:51   좋아요 0 | URL
스텔라님~ 잡지 인터뷰 기사를 온라인에 누가 올린 거더라구요. 저거 올라와서 한동안 공유 욕 좀 먹었었어요. 박근혜 된지 얼마 안되서 아부성 발언인지....

곰발님.. 저도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실망스럽더라구요. 트럼프라니. 트럼프를....싸울 기회라는 워렌 자서전 읽어보면 오바마하고 케네디가가 정치가로서 정말 매력 있어요. 특히 케네디가는 왜 미국에서 그렇게 인기 있는지 알겠더라구요. 전 ㅋㅋ클린트 이스트우드 영화 별로 안 좋아해서 그런지 더욱더 재수 없어지네요.

stella.K 2016-08-14 19:12   좋아요 0 | URL
공유는 저도 좋아하는 배운데 왜 그랬을까요?
크린트이스트우드는 예전에 좋아했는데 늙고 나서는 별로더군요.
케네디를 싫어하기란 쉽지 않죠. 멋있잖아요.
먼로하고의 스캔들만 빼면...ㅋㅋ

2016-08-13 19: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3 2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시스템은 혐오 발언을 생산한다  :

 

 

 

다음 침공은 어디 ?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여자는 멍청하다고 배운다. 일일 드라마 속 주변부 여성 캐릭터를 분석하면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드라마 속 여성은 눈치가 없고, 수다스러우며, 욕심이 많고, 아둔해서 현명한 남편으로부터 핀잔을 받기 일쑤'다. 이성을 잃고 화를 내는 아내를 제지하는 역할은 남편 몫이다. " 내 아내가 무례를 범했습니다. 제가 대신 사과드립니다. " 이런 시츄 ~ 

 

드라마에서 남자는 여자에 비해 똑똑하고 예의바른 편이다. 없다고 무시하는 쪽은 금시계 찬 사장님보다는 알반지 낀 사모님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 역을 맡았던 수많은 중년 여성 탤런트의 얼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뿐인가, 젊고 아름다운 여성 주인공은 캔디 캐릭터'를 연기하지만 남성 의존형 캐릭터'다. 캔디형 캐릭터가 주인공인 드라마에서 상대역은 대부분 백마 탄 왕자'다. 백마 탄 왕자'가 캔디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곱창이 필요하다. 태어나서 곱창 한 번 먹어본 적 없는 왕자는 주저하는 마음과는 달리 젓가락질은 주저하지 않는다. 한때 똥물이 흐르던 곱창은 캔디와 백마를 이어주는 밴드가 된다.

 

이런 미역 줄거리 같은 드라마는 내용이 뻔해서 왕자의 신분이 노출되기 마련. 여자는 신분을 속이고 서민 행세를 했던 재벌 2세'에게 " 날 가지고 놀지 마세요 ! " 라고 계급 의식을 드러내며 저항하지만 결국 재벌 2세는 그녀를 가지고 노는 것으로 끝난다. 그토록 당당하고 독립적이던 여자는 왕자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 심순애로 변한다. 드라마는 여기서 끝나지만 사장님 사모에게 없다고 무시받던 그녀는 결국 사장님 사모가 된다는, 이런 미역 줄거리 ~    이 편견은 고스란히 김치녀, 된장녀, 개똥녀로 투사된다. 이들은 전체 중 일부이지만 한국 사회는 부분을 전체로 받아들인다. 주디스 버틀러의 말을 살짝 비틀자면 시스템이 혐오를 생산한다. 알라딘 서재 활동을 하면서 가장 놀랐던 장면은 모 알라디너의 " 나야 좋지, 쌍년 " 이라는 말이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상대 여성이 성적으로 호감을 보이자 혼잣말로 내뱉은 말이다. 성 경험 혹은 성에 적극적인 여성을 쌍년 취급하는 건축학개론형 남성은 흔하디 흔한 풍경이어서 새삼 놀랄 일은 아니지만 정작 내가 놀랐던 지점은 욕 자체가 아니라 여성 회원이 많은 알라딘에서조차 눈치 볼 필요 없이 지껄일 수 있는 남성의 자유에 있었다.  여성은 때와 장소에 따라 남성 눈치를 보지만 남성은 때와 장소에 관계 없이 여성 눈치를 보지 않는다. 이런 유형의 남성이 소수가 아니라 다수라는 점에서 비극적이다.  영화 << 건축학개론 >> 은 남자 주인공은 여자가 선배와 잤다고 믿는 순간 쌍년 취급을 하는 영화이다.

이 영화가 흥행에 크게 성공한 데에는 남성 관객이 큰 몫을 차지했다는 분석 기사를 읽은 적이 있는데, 멜로 영화는 여성 관객들이 주요 소비층인데 반해 << 건축학개론 >> 은 특이하게도 남성 관객이 많았다고 한다. 남성 관객의 전폭적인 지지가 공감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한국 남성은 남자 주인공의 쌍년론에 공감하는 것이 아닐까.  마이클 무어 감독의 다큐 << 다음 침공은 어디 >> 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여성이 정치/사회 영역에 많이 진입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래야 정치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누군가는 이 다큐를 보고 되묻곤 한다. 박근혜는 대통령이 되었지만 남성 대통령일 때보다 최악인 이유가 무엇인가 _ 라고 말이다.

그 질문에 대해 할라 토마스도티어 전 아이슬란드 상공회의소장은 말한다. " 국제적인 연구에 의하면 이사회에 여성이 3명 이상이 되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1명이나 2명은 안 돼요. 왜냐면 1명은 형식적이고 2명은 소수이기 때문이죠. 하지만 3명이 되면 갑자기 집단 역학이 변합니다. 대화 방법이나 토론 주제가 변하죠. 테이블 주위에 여자가 많이 있으면 균형이 깨진다는 걸 잘 보여주고 있어요. 모든 이해 당사자들에 대해 더 많이 묻기 시작합니다. 전 이걸 별개의 도덕관과 윤리 나침반이라고 부릅니다. 이건 오늘날 아주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오늘날 이런 것이 없으면 장기적으로 사업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여성이 정치 / 사회 영역에서 많이 진출할수록 지금의 한국 정치 / 사회 문화는 바뀔 수 있다. 1975는 아이슬랜드에서는 유례를 찾을 수 없는 이상한 총파업이 진행되었다. < 여성 파업 > 이었다. 그중 90%는 직업이 없는 여성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거의 모든 시스템이 멈췄다. " 집구석에 쳐박혀서 할 일도 없이 빈둥거리는 여성 " 과는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작동을 멈추기 시작했다. 학교가 문을 닫고, 기업이 문을 닫고, 버스가 문을 닫았다.  현재 아이슬랜드는 가장 살기 좋은 나라 중 하나이며 여성이 가장 행복한 나라이기도 하다.

 

누누이 하는 말이지만 :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이 행복한 사회,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이 행복한 사회, 어른보다 아이가 행복한 사회, 남성보다 여성이 행복한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보다 건강한 사회다. 적어도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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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975년. 아이슬란드에서 여성 총파업이 발생했다. 90%는 직업이 없는 여성이었다. 특정 집단의 총파업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여성이 파업에 들어가자 나라 자체가 모든 일을 멈췄다. 학교도 문을 닫고, 은행도 문을 닫고, 아이들은 못 먹고, 버스도 운행을 중지했으며, 섹스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여성 파업은 뭘 하는 게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여자가 일을 안 하니 시스템 자체가 붕괴된 것이다.

남성이 멍청하다고 했던 여성의 몫이 사실은 모든 분야에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성이 파업을 하면 남성은 직장에 갈 수 없다. 왜냐하면 아이를 돌봐야 하기 때문.
결국 가정이나 직장이나 멈추게 된다. 하지만
남성이 파업을 하면 직장은 일시 멈춰도 가정은 돌아간다.

cyrus 2016-08-12 13:55   좋아요 0 | URL
<복지의 배신>이라는 책에 보면, IMF 시절에 여성 실업자가 재취업 기회 또는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분석한 내용이 있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공무원들은 여성 실업자들이 재취업하는 대신에 가정 일을 돌보기를 원했습니다. 남성 실업자들은 일하고, 여성은 가정을 담당해야 하는 생각하는 고정적인 성역할의 영향이 컸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4:05   좋아요 1 | URL
제가 imf 때 남성들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아냐.. 라고 징징거릴 때마다

네가 그렇게 힘들 정도면 약자인 여성은 얼마나 더 힘들었겠냐... 라고 되받아치고는 했습니다.

아엠에프 때 가장 많이 실직을 당한 부류가 여성이죠. 그런데 불구하고 남성들은 자기가 가장 힘들었다고 징징대니...

cyrus 2016-08-12 14:08   좋아요 1 | URL
맞아요. IMF 시절 드라마에 나오는 아내들은 일자리 잃은 남편들의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남편의 무능력함을 탓하는 존재였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4:11   좋아요 0 | URL
이 시절 나온 영화가 < 실미도 > 입니다. 천만관객 동원한..
전 이 영화를 고개 숙인 남자의 임포텐트 극복 판타지로 이해했습니다.

주인공이 우린 죽지 않아 ! 라고 외치는 데 이게 꼭 우린 반드시 치료 잘 받아서 발기할거야.. 처럼 들리더군요..

ㅎㅎㅎㅎㅎㅎㅎ 실미도는 병원이요, 훈련은 치료요, 죽지 않아는 발기에 대한 소원.. 뭐, 그런...

다락방 2016-08-12 1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이 좋은 글에 잠깐 딴지를 걸자면, 마지막 단락에서 장애인과 함께 가는 게 `정상인` 이라기보다는 `비장애인`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네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3:08   좋아요 0 | URL
아, 예리한 지적이십니다. 읽고 나서 0.1초 만에 교체했습니다. 정상인대 장애인이라니.. 이런 쌍스러운 표현을 쓰다니.... 죄송...

지금행복하자 2016-08-1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자가 사고치고 남자는 수습하고... 어제 본 책에서도... 세상의 접시를 다 깨버리고 싶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3:22   좋아요 0 | URL
여자가 의회의 절반 정도는 차지해야 합니다. 그래야 바뀔 수 있지요. 사실 국회의원이 똑똑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일은 의원 보좌관들이 입법 절차를 만든느 것이니 말이죠. 우수의원으로 뽑힌 사람 중에는 초등학교 졸업이 전부인 사람도 있습니다. 그는 청소노동자였죠..

지금행복하자 2016-08-12 13:28   좋아요 0 | URL
여자라고 해서 의회에 뽑아줬더니 다 파란지붕의 그 분같음 어떡하죠? 설마 그런일은 없겠지만 대한민국은 예측불가라...
그래도 절반을 여자가 차지했음 좋겠습니다. 법룰로 정해서라도.. 기회라도 있어보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3:32   좋아요 0 | URL
남자새끼들만 득실거려서 만들어놓은 지금의 여의도를 보면 여자만 득실거리게 될 때는 적어도 남자만 득실거리게 될 때 발생하게 되는 상황보다는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상공회의소장이 말했듯이

남성과 여성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1명은 상징적 의미일 뿐이고, 2명은 소수일 뿐이니 5명에서 6명의 이사회에서 3명이 차지하는 것은 중요한 것.

다락방 2016-08-12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여태 살면서 저한테 논리없다, 이성적이지 못하다, 아는 게 부족하다 라고 지적하는 남자사람을 겁나게 많이 만나봤는데요, 그들은 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여성들(자기보다 더 좋은 학교를 나왔다거나 더 나이가 많다거나 더 사회적 지위가 있다거나 해도) 무시하는 경향을 보이더라고요. 아마도 그래서 레베카 솔닛은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고 했는지 모르겠어요. 분명 틀린 걸 제가 지적한 적도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는 어리석고 생각이 깊지 못하고 논리도 없는 여자가 돼요. `너에겐 나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라고 말했더니, `그랬다면 사과한다` 라는 당연한 반응대신 `난 너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도 다 무시해` 라는 대답이 돌아오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여자 무시하는 게 뭐 자랑이라고... 그게 자랑인줄 알고, 자신의 원래 성격이 원래 그런거니 니가 이해하라고 보란 듯이 얘기해요. 징글징글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3:20   좋아요 0 | URL
나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을 때 사과를 하면 그나마 양반이죠. 대부분은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거 아니냐... 이런 말을 하잖습니까. 여자를 무시하는 캐릭터를 마치 쿨한 남성으로 묘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것은 쿨한게 아니라 진상인데 말이죠..

cyrus 2016-08-12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자는 여자를 만만하게 보는 성향이 있어요. 특히 여자가 하나라도 잘못했으면 죽이듯이 달려들죠.

어제 펜싱 여자 단체 8강전 보셨나요? 저는 라이브 중계를 보지 못했는데요, 우리나라가 아쉽게도 경기에 졌어요.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니까 최인정 선수가 점수를 쉽게 허용 당했어요. 그 경기를 본 사람들이 승리가 눈앞에 있는 경기를 허무하게 내주니까 최인정 선수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어요. 그 중에 성차별적인 내용의 댓글도 있었어요. 실력이 없는데도 예쁘니까 국대에 뽑혔다느니 펜싱 그만두고 시집이나 가라는 등 정말 몰상식한 말들이 많았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4:01   좋아요 0 | URL
올림픽 중계는 아예 안 보고 있습니다. ㅎㅎㅎ.

흠흠 그런 일이 있었군요.
뭐 그런 여성 다구리는 한두 번 보는 것도 아니고...
한국도 여성들이 총파업을 했으면 좋겠네요...
한 달 정도 하면 다시는 그런 태도 보이지 않을 겁니다.. ㅎㅎ

시이소오 2016-08-12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치는 여성이 해야된다고 생각해요. 남자들은 아는것도 없이 목소리만 크고 오만하고ᆢ

박 그네는 여성이기 이전에 아픈사람이죠. 환자죠. 정신병자는 청와대가아니라 정신병원에 보내야하는데.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4:1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감 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개 날립니다.
정치는 여성이 해야 합니다. 물론 부작용도 있겠지만 똥보다는 재가 덜 더럽죠...

2016-08-12 14: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4: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stella.K 2016-08-1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야 좋지 쌍년맨 저도 놀라서 그때 곰발님께 물어보지 않았습니까?
지금도 출몰하나요? 그 사람 정체가 뭔가요?

우리나라 드라마 문제많죠. 그런데 드라마의 거의 대부분이 여자가 쓴다는 거
아닙니까? 그놈의 사랑굿 타령은 언제쯤 바뀔지...
요즘 볼만한 드라마는 <굿와이프>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게 미국산이라잖아요. 그럼 그렇지 했습니다.

2016-08-12 15: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5: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0:43   좋아요 0 | URL
메뚜기도 ˝ 한철 ˝ 이라지 않습니까..

기억의집 2016-08-12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리자베스 워렌상원의원이 상원의원 출마했을 때 다 질 줄 알았다고 하더라구요. 여권운동이 그런대로 제대로 자리잡힌 미국조차 상원의원은 남자들의 싸움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서. 그 대목 읽고 완전 놀랐어요. 21세기 미 국도 그렇구나 싶은 게.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6:21   좋아요 0 | URL
소비 형태만 봐도 남자는 충동적이고 여자는 전체를 봅니다.
남자 중에 유통기한 보거나 성분 재료 보는 사람 있나요. 그냥 쓸어담지..
반면 여성은 꼼꼼하게 보는 편이잖아요.

정치는 그냥 직감으로 버튼 잘못 누르면 지구 멸망합니다.
그 어느 영역보다즉흥성보다는 전체를 봐야 하는 영역...

이 영역을 여성이 40% 정도 차지하자 아이슬랜드가 바뀌기 시작한 겁니다.
아마.. 1975년에 벌어진 여성 파업이란 아이디어가 급진 페미니즘 진영에서 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레드 스타킹인가 그랬죠..

대한민국도 여성이 힘을 모아서 한번 여성 파업 했으면 좋겠습니다.
간단하잖아요.

2016-08-12 16: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2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madhi(眞我) 2016-08-12 1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슬랜드로 가야겠네요. 이 나라는 유리벽이 너무 두꺼워서.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8:36   좋아요 1 | URL
유리천장이 아니라 콘크리트 천장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로그인 2016-08-20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군자는 자신이 능하지 못하기 때문에 남을 두려워하고 소인은 자신의 부족함 때문에 남을 믿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의 재능을 키워주지만 소인은 남을 눌러서 이기려고 하는 것이다.
 

 

 

 

 

 

 

 

 

 

 

 

 

 

 

 

 

 

 

                                               

 

 

 

 


담배 피우는 여자, 담배 피우는 남자






                                                                                               독립출판 << 언니네 마당 >> 여름호를 뒤늦게 받았다. 중간 과정에서 배달 사고가 난 모양이었다. 이 잡지에는 청탁을 받고 쓴 내 글이 실려 있다.  제목은 " 잠재적 가해자 " 이다.  원고를 보내기에 앞서 제목을 놓고 잠시 고민했다.   

 

< 나는 데이트폭력의 가해자였습니다 > 라고 썼다가 다시 원안대로 고쳐서 송고했다. 이 자리에서 고백하자면 나는 잠재적 가해자였고 동시에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였다.  이 글을 쓰게 된 동기는 내 과오에 대한 반성이지 과시는 아니었다.  옛 애인이 10년 전에 거리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남자에게 뺨을 맞은 일이 있었다.  죄목은 여자가 감히 거리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범죄였다.  깜짝 놀랐다.  한국 사회는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밖에서 담배를 피웠다고 유죄가 되는 사회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남자가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게 되면 어떻게 될까 ? 그 후, 십 년의 일이다.

 

유모차를 끌고 가던 여성이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던 남자에게 금연을 요구하자 횡단보다 앞에서 따귀를 맞은 사건이 발생했다.  여자는 아이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위력을 행사하는 남자를 밀쳤다.  연약한 여성이 밀었다고 건장한 사내가 뒤로 넘어질 리는 없었다. 

 

 

 

 

경찰이 내린 결론은 쌍방 폭행에 의한 쌍방 과실이었다.  여성이 밀친 행위를 정당방위가 아닌 폭력으로 간주한 것이다. 이토록 공평한 君師父의 황홀한 세계.  법이 남성에 의해 만들어진 규범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각인하는 대목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금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는 남자에게 법을 수호하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여성이 아니라 父를 위해 바다에 뛰어내리는 심청이나 夫를 위해 수청을 거부하고 목숨을 내놓는 춘향이다. 남자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좋다는 찬미 앞에서 할 말을 잊게 만든다.

 

10년 전의 미러링이라면 여자가 담배를 피우는 남자의 뺨을 때려야 하지만 오히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지나가는 여자를 때린 것이다.  이 극단적 상황은 한국 여성 지위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다음은 언니네 마당 여름호에 실린 < 잠재적 가해자 > 전문이다.



 



 

 

 

잠재적 가해자

 


 

이십대 초입이었으니 오래 전 일이다. 나는 영화 서클이라고 하기에는 규모가 작은, 그렇다고 친목 모임이라고 하기에는 단단하지 않은 결속력으로 뭉친 영화 모임의 회원이었다. 이들은 모두 시네마떼끄에서 오고가다 만난 사이였는데 뜻이 맞는 사람끼리 의기투합하여 새로운 모임을 만들었다. 남성 두 명과 여성 두 명으로 이루어진 구성이었는데 내가 가장 나이가 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 달에 한 번 모여서 영화를 감상하고 토론을 하는 모임이었다. 그리고는 감상한 영화에 대한 리뷰와 각자 맡은 분야의 꼭지 글을 모아서 팸플릿(신문도 아니고 잡지도 아닌 회지라 해 두자)을 발행했다. 이 모든 일은 인쇄소 직원으로 일하는 회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또한 모임 장소를 제공한 사람도 그였다. 그는 이 모임의 창립자이자 든든한 스폰서였다. 매달 우편으로 발송되는 팸플릿을 집에서 받아보는 재미가 쏠쏠해서 연애 편지를 쓰듯 열심히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러던 어느 날. 다 같이 모여 영화를 보는데 평소 활발하고 씩씩했던 여성 회원 한 명이 괴성을 지르면서 모니터를 내동댕이치는 일이 발생했다. 쓰러진 모니터 옆에서 여자는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그때 상영된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지금은 기억에서 지워졌지만 그때 일어난 일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추론하건대, 영화 속 장면 하나는 그녀가 그토록 감추려고 했던 악몽을 떠올리게 만들었으리라. 공교롭게도 영화 속 장소가, 공교롭게도 영화 속 악당의 얼굴이, 공교롭게도 영화 속 강간 피해 여성이 입은 옷이, 공교롭게도, 공교롭게도, 공교롭게도…….

      우리는 그녀의 신경 쇠약과 히스테릭이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지만 지레짐작으로 알 수는 있었다. 폭력은 공소 시효가 있지만 악몽은 공소 시효가 없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그 일 이후, 그녀는 더 이상 모임에 참석하지 않았고 느슨한 결속력을 자랑하던 모임도 흐지부지 끝났다. 팸플릿은 폐간 소식을 알리지도 못한 채 폐간되었다.

     이 글을 쓰다 보니 또 하나의 일이 생각난다. 내 옛 애인은 거리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남자에게 머리를 잡힌 채 따귀를 몇 차례 맞았던 일이 있었다. 늦은 밤도 아니었고 으슥한 골목길도 아니었다. 대낮, 남산 도서관 앞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애인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울먹이면서 전한 말에 의하면 폭력을 휘두른 사람은 일면식도 없는 남자였다고 한다. 묻지 마 폭행인 셈이다. 굳이 이유를 찾는다면 여자가 감히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나는 흡연이라는 개인적 기호(嗜好)가 남자에게는 허용되지만 여자에게는 용납되지 않는 세기말 사회에 경악했다. 그리고 본 적도 없는 그 남자를 상상하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나는 그 남자가 아니니까. 상대와 나를 분리하고 나서 대상을 타자화하는 것은 쉬운 일이이니까. 그러니까, 타자와 나를 구별 짓는 행위는 위안을 주었다. 대상이 흉악한 짐승이 될수록 나는 선한 목자가 되었다. 이 프레임이 자기 기만이었다는 사실은 세월이 꽤 흐른 후에 깨닫게 되었다.

      오래된 연인의 관계가 그렇듯이 우리는 잦은 다툼으로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어떻게 해서든 이 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지만 마음이 돌아선 그녀는 돌아오지 않았다. 여자가 냉정한 얼굴로 돌아서자 나도 모르게 늦은 밤 거리에서 여자의 뺨을 때렸다. 내 안에 잠재된 약자에 대한 폭력성이 눈을 뜬 것이다. 당혹감 뒤에 찾아오는 절망감. 어쩌면 도서관 앞에서 담배를 피운다는 이유로 여자를 때리는 못난 놈이 나였을 수도 있다는 자각을 한 계기였다. 인정하기 싫었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 앞에서 괴로웠다. "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대해서 남자는 모두 잠재적 가해자 " 라는 표현은 내 블로그를 자주 왕래했던 사람이라면 이미 익숙한 표현이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폭력에 있어서 남성은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그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지 나는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 폭력을 행사할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평소에 나는 여성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남자뿐만 아니라 성차별적 행동을 일삼는 남성도 혐오했으니깐 말이다. 그날, 나는 왜 애인의 뺨을 때렸을까.

      스탠리 밀그램은 1961<< 권위에 대한 복종 연구 >> 실험에서 인간 본성을 탐구한다. 실험 결과, 우리가 그토록 믿었던 평범한 사람의 착한 본성은 온데간데없었다. 실험 결과가 말하고 있는 바는 분명하다. 인간은 인간에 대해 잠재적 범죄자라는 사실 말이다. 내가 " 남성은 여성 폭력에 대해 잠재적 가해자 " 라고 지적했을 때 부분을 전체로 확장한다고 지적하는 이도 있었다. 여성 혐오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은 고작해야 1% 미만일 것이라고, 남성 한 명의 죄를 모두의 잘못으로 확대 해석하지 말라고, 그러한 프레임 설정이 또 다른 남성 혐오 문화를 만들고 남성을 피해자로 만든다고 말이다. 스탠리 밀그램은 실험에 앞서서 40명의 심리학자와 정신분석의로 구성된 전문가 집단에게 실험 결과에 대한 예측을 하도록 했는데 대부분은 실험 참가자가 450v의 전류가 흐르는 버튼을 누를 확률은 고작해야 1% 미만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이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예상치는 완전히 빗나갔다. 실험에 참가한 지원자의 65%가 최고 단계인 450v 버튼을 눌렀다. 수성(獸性)이 착한 본성을 이긴 것이다. 어쩌면 당신이 예측한 (여성 혐오 범죄를 저지르는 남성은 고작해야) 1%는 인간의 본성을 과신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상황을 통제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며 이성을 통제하는 것은 상황이다. 인간은 상황적 동물이다.

        1971, 독일 브란트 전 총리가 바르샤바에서 무릎 꿇고 사죄를 했던 일이 있었다. 전쟁 책임과 유대인 학살에 대한 사죄였다. 하지만 그는 가해자는 아니었다. 가해자가 아니면서도 가해자의 입장에서 책임을 통감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꼿꼿한 허리가 아니다. 폭력은 공소 시효가 있지만 악몽은 공소 시효가 없다는 사실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때린 남자는 쉽게 잊지만 맞은 여자는 쉽게 잊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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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8-1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의 글이 잡지에 정기적으로 실렸으면 좋겠습니다. ^^

우리 사회에는 폭력의 고통에 겪은 사람들에 대한 공감이 부족해요. 폭력을 가한 사람에게 분노감을 표출한다고 해서 폭력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하는 태도로 보기 어렵습니다. 폭력은 언제 어디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11:17   좋아요 0 | URL
첫 번째 여성의 경우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평소 왕언니 스타일이어서 잘 챙기고 인심 좋고 입심 좋고 성격 좋고 잘 웃는 여성이었습니다. 그런 아픔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때가 제가 군대 가기 전에 있었던 일이라 그때는 잘 몰랐는데 요즘 다시 그 일이 자주 떠오르네요..

cyrus 2016-08-11 11:29   좋아요 0 | URL
트라우마가 무서워요. 숨길려고 해도 어느 순간에 끔찍했던 상황이 떠오르니까요.

마립간 2016-08-11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못자국 http://blog.aladin.co.kr/maripkahn/431284

비슷한 내용의 제글이 있어 소개합니다.

그런 아픔 ; 꽤 흔합니다. ...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11:25   좋아요 0 | URL
마립간 님 좋은 글인 것 같다. 여러 사람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복사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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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매우 장난이 심하고 난폭하며 잘못하는 것이 많았습니다. 마치 놀부처럼. 부모님이 아이를 바르게 키우기 위해 타이르고, 야단도 치고, 여러모로 바로 가르치려 했지만 아이는 도무지 나아지는 기색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집 마당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는데, 부모님은 아이가 잘못을 할 때 마다 나무에 못을 하나씩 박았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그 나무에는 수많은 못이 박혔습니다.

아이가 어느 날 부모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왜 나무에 못이 박혀있냐고. 부모님은 ‘네가 잘못을 할 때 마다 못을 하나씩 박았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이는 못을 보고 너무 놀라 부모님께 다시는 잘못된 일을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한 후, 앞으로 선행을 하려 하는데 한 가지 선행을 할 때마다 못을 하나씩 빼달라고 부탁하였습니다. 아이는 선행을 착실하게 하였고, 못은 나무에서 모두 뽑혔습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난 후, 아이가 변화된 자신의 모습에 뿌듯해 하며 나무에 다가섰을 때, 나무의 못은 모두 뽑혔지만 한참 동안의 시간의 지난 후에도 그대로 있는 나무의 못자국을 보았습니다.

다락방 2016-08-11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 적에 반복적인 성추행을 당했던 저는, 제가 잊고 살았다고 생각했지만 잊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종종 깨닫게 되는데요. 곰발님이 예로 드신것처럼, 티비를 보다가 아동 성추행이 나오면 펑펑 울어버리는 거에요. 제 안에도 이 트라우마는 엄청 강한가 봅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바깥으로 많이 얘기하고 또 다른 많은 피해 여성들의 얘기도 함께 듣곤 하지만, 그래서 이전보다 제가 좀 나아진 듯 하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 여전히 그건 지울 수 없는 상처에요. 이렇게 댓글로 쓰다가도 울컥 눈물이 나요. 참기 힘든 고통입니다.

글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12:04   좋아요 0 | URL
긴 댓글을 달려다가 뭐라 할 말을 잊었습니다. 잠재적 가해자로서, 또한 한때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로서 진심으로 사과를 드립니다.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samadhi(眞我) 2016-08-11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로 버스에서 성추행을 많이 당했어요. 6학년 때 처음 그런 일이 있고 학교에 도착해 친구를 부등켜 안고 엉엉 울었지요. 중학교에 가서도 그런 일이 여러 번 있었는데요. 당하지 않은 사람들은 소리라도 지르지 라든가 거부를 하라는 둥 말을 합니다. 그런데 당하면 그래요. 몸이 공포로 굳어서 움직이지 못 합니다. 소리도 안 나옵니다. 삐쩍 마른 여자애를 그렇게 만져(?)댔다니까 몇 년 전에 제 친구가 저더러 터치를 부르는 몸 이라는 농담을 했었는데요. 지금이라면 어떻게든 대처했겠지만 10대 초반엔 그럴 힘이 없었거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15:36   좋아요 0 | URL
거의 모든 여성이 성추행을 당하더군요. 이게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 사람들이 다시 딸 아이를 가진 아버지가 된다는 사실이 참 암담하죠.. 이 공포를 남성들은 잘 모를 겁니다.
그러니까 소리라도 지르지 그랬어, 멍청아 ! 이런 소리나 하고 있는 것이죠..

2016-08-11 1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1 1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억의집 2016-08-12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성추행 당하면 암말 못해요. 왜냐하면 익숙한 게 아니고 첨 당하는 거라 이게 뭐지? 하고 당황하게 되더라구요. 성이라는 게 우리 세대만 해도 워낙 금기시되는 분위기라서.. 저는 버스에서 당했는데 첨엔 그게 뭔지도 몰랐어요. 나중에 그 남자가 왜 그렇게 집요하게 달라붙었는지 알고 나서 분노가....

그래서 울 딸한테는 성추행 당할 때 지랄지랄거리는 법을 가르쳐줘요. 저는 성추행이란 말도 스무살 넘어서 들었을 정도로 그쪽 방면에는 무지했어요.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으니깐요. 혹 이문열에 일그러진 영웅 읽어보셨나요? 거기서 여자아이가 성추행 당하는데.. 그런가보다 했을 정도였다니깐요. 요즘은 딸뿐만 아니라 울 아들한테도 조심하라 하긴 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2 10:03   좋아요 0 | URL
성추행 당하지 않은 여성보다 성추행 당한 여성이 더 많은 것 같군요.
하긴.. 남자들끼리 만나면 윤간한 경험을 자연스럽게 말하는 게 수컷 세계죠.
내가 아는 부류가 그런 쪽이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한국 남성은 성의식이 좀 비정상적입니다..
고대 카톡 사건만 봐도 그렇고요.

기억의 집 님 말씀처럼 정말 성교육이 중요한 것은 남자입니다..

2016-12-28 10: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2-28 1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연놈들의 위상학

 

 

                                                                                                        힘이 위치를 선정한다. 선후(先後)나 전후(前後) 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그렇지 않은 것보다 선(先)과 전(前)에 위치할 확률이 매우 높다.  부모를 모부라고 하지는 않으며 부녀(父女)를 녀부(女父)라고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가부장 사회에서는 모부와 녀부는 유교적 위상에서 크게 어긋나기 때문이다. 여기서 父(男) 는 母 와 女보다 힘이 센 존재'다.  남녀라는 말도 동일한 의미 부여를 할 수 있다. 남자와 여자가 나란히 배열된 단어는 항상 우선 순위에 남자를 배정한다. 앞대가리 욕심이 과한 수컷 본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물며 "  레이디 앤 잰틀맨 " 을 " 신사 숙녀 여러분 ! " 이라고 번역할 때는 할 말을 잊게 만든다. 그런데 전후 관계에서 딱 한 번, 여자가 남자를 앞지른 경우가 있다.  때려죽일 연놈들 _ 이라고 욕을 할 때에는 위치가 전복된다. 때려죽일 연놈들이라는 표현을 곧이곧대로 실천하자면 먼저 죽는 대상은 놈이 아니라 년이다.

같은 죄를 지었다 해도 먼저 죽어 마땅한 것은 년이다. 아, 이 치밀한 계략. 우연이라고 말하기에는 정교한 계략처럼 보여서 내 눈에는 치졸한 쫄보처럼 느껴진다. 이처럼 언어는 차별의 역사이기도 하다. 이러한 것들이 하나 둘 쌓여서 과도한 테스토스테론 남성'을 만든다. 언어가 이 지경이라면 우리가 당연한다고 믿는 도덕적 관습에 대해서도 의심해 볼 만하다.  니체가 지적했듯이   :   도덕은 인간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규범이 아니라 사람들이 마땅히 지켜야 할 행동 규범이라 믿고 실천했을 때 이득을 보는 자'가 정교하게 다듬은 규범이다. 기득권 이익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당대의 도덕적 관습이다.

< 충효 > 는 단어 배열에서 先과 前을 차지한 세력이 자기 이익을 공고히 하기 위해 後에 위치한 것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윤리이다. 방송인 김갑수 씨가 모 팟캐스트 방송에 나와서 < 심청전 > 과 < 춘향전 > 을 비판하는 대목은 경청할 만하다. << 심청전 >> 은 14살 여자가 눈먼 아비를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린다는 내용인데 이 희생 강요는 지나치게 폭력적이다. 아비의 시각적 쾌락을 복원하기 위해 딸이 죽어야 한다는 설정을 < 효 > 라고 선전하는 것을 보면 역겹다는 생각마저 든다.  만약에 심청이가 죽는 것이 두려워서 중국 장사꾼의 제안을 거절하고 나서 도망친다면 당신은 이것을 불효로 이해할 것인가 ?  살아보겠다고 맨발로 도망치는 열네살 아이를 ?!

수많은 아비가 보기에는 심청이는 기특한 효녀 같지만 내가 보기엔 희생을 강요하는 어르신의 파렴치한 태도로 보일 뿐이다. << 춘향전 >> 도 마찬가지다. 수청을 들 것인가 말 것인가는 춘향에게는 목숨이 달린 일이니 중헌 일이다.  수청을 거부하면 죽음을 면치 못하니 선택은 달리 없다.  변사또가 앞대가리 바짝 세우며 " 어서, 말을 하거랏 !! "  라고 말했을 때 춘향은 목숨 대신 정절을 선택한다.  이 또한 선후와 전후 관계에서 앞자리를 차지한 자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똑같은 질문을 다시 던지자.  만약에 춘향이가 죽는 것이 두려워서 변사또의 제안을 수락한다면 당신은 춘향이를 서방질한 년이라고 욕할 것인가 ?

우리는 알게 모르게 " 군사부일체의 황홀한 세계 " 에 세뇌당한다.  임금과 스승과 아비 다음에 비로소 아이와 여자가 위치한다.  그 어딜 찾아봐도 약자 우선에 대한 배려는 없다.  우리는 아비를 위해서 목숨을 버리는 행위가 아비를 섬기지 않고 스스로 목숨을 지키는 행위보다 도덕적으로 높은 윤리성이라고 배우고,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남자와 동침을 해야 하는 행위보다는 정절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리는 행위가 더 숭고하다고 배운다.  우리는 나도 모르는 사이, 남성 우월 사상에 세뇌당한다.  한국 사회가 모성 사회였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 심청전 >> 이나 << 춘향전 >> 의 줄거리는 다른 이야기가 되어 있을 것이다.

남성이 먼저인 세상에서 맞아죽을 때에만 비로소 연놈으로 격상되는 이 모순된 신분 상승을 보면서 못난 남성의 불알 같은 욕망을 읽는다. 아, 오타다. " 못난 남성의 불 같은 욕망을 읽는다 " 로 수정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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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8-10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익을 위해 봉사하도록 만든 것이 바로 당대의 도덕적 관습이다. 충효는 단어 배열에서 先과 前을 차지한 세력이 자기 이익을 공고히 하기 위해 後에 위치한 것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 이게 핵심이죠....공감 100개 하나라서 아쉽~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0 11:58   좋아요 2 | URL
니체의 말이기도 하죠. 정확한 워딩은 모르겠으나 도덕은 기득권의 법이다. 그렇기에 기득권이 바뀔 때마다 당대의 도덕 기준도 그에 부합하여 변한다. 뭐. 이와 비슷한 말인데.. 정확히 어디서 한 말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네요..

마립간 2016-08-10 12:31   좋아요 1 | URL
저는 `법은 기득권의 도덕이다`라는 말을 남기겠습니다.

(곰곰발 님에 이미 언급한 것이지만,) 수직적 가치관과 수평적 가치관을 보다 명확하게 하는 것이 제 독서의 목표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0 12:43   좋아요 1 | URL
동의합니다. 법은 기득권의 도덕이라믐 말에 !

stella.K 2016-08-10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남성우위야 성경에도 나오는 건데요 뭐.
오병이어 사건(?)도 보면 아이와 여자를 제외하고
남자만 오천 명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아이와 여자는 명 수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예수님이 대단하신 건 그분은 여자를 외면하지 않으셨다는 거죠.
간음하다 현장에서 잡힌 건 여자지 이 여자를 상대한 놈은 온데간데 없습니다.
여섯 번 결혼한 우물가의 여인을 만나주신 것도 예수님이고,
혈루병에 걸린 여인을 고치신 분도 예수님이셨죠.
두 렙 돈의 과부의 헌금을 받으신 것도 예수님이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밖히실 때 신포도주를 헝겊에 적셔서 그의 입에
갖다 덴 사람도 여자였던가 그랬죠 아마. 아무튼 마지막까지 현장을 지켰던 사람은 여자였습니다.
결국 기독교가 여자를 시집도 못 가게 만든 결과를 낳게한 거죠.
예수님 같은 남자면 담박에 갔을 텐데...ㅋㅋ
이건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는 것 같아요.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0 14:02   좋아요 1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예수인데
스텔라 님의 지적한 사항과 같은 이유로
그를 좋아합니다.

예수는 최초의 페미니스트이자
혁명가였고
한국 보수 입장에서 보면
빨갱이였죠. 아주 새빨간...
그런데 한국 기독교가 보수의 판타곤이 되어 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죠..

예수의 1/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만 닮아도 세계는 평화로워질 것입니다..

stella.K 2016-08-10 14:50   좋아요 1 | URL
곰발님도 할 수 있어요. 좋아하면 닮는다잖아요.
이런 글을 쓰신 것부터도 예수의 1/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를
닮는 일이어요.
아, 그렇다고 예수님처럼 독신하진 마세요.
그건 여자를 두 번 울리는 일일 수도...ㅋㅋㅋㅋ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09:16   좋아요 1 | URL
좋아하면 닮는다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이지
바탕이 괴물인 놈에게는 가능성 0%입니다.
예수만한 사내가 없죠. 가장 흥미로운 분이십니다..

yamoo 2016-08-10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놈들의 위상학이라니!!! 글이 넘 엗지있는 거 아님니꺼!!!ㅎ

윤리학의 동기화 과제에 몰빵하다보면 심청과 춘향같은 사람들을 선전하게 됩니다. 참으로 고약한 건데....이게 사회의 지배 윤리학이 변하면 새로운 옷을 입고 다시 나타나 타파하기가 좀처럼 쉬운 문제가 아닌 듯합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09:15   좋아요 0 | URL
엣지 있다니... 감사합니다.
자주 나타나 주시기 바랍니다. 야무 님이 좀 한가해야 알라딘이 재미있을 터인데
통 코빼기도 보여주지 않으시니 심심합니다..

그렇죠. 어차피 당대의 윤리는 당대 사회의 지배 윤리학입니다.. 옛날에는 미덕이던 것이 이제는 악덕이 되고.. 그 반대가 되기도 하고..

수다맨 2016-08-12 1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찾아왔습니다. 그동안 별일 없으셨습니까?
오래전에 김연수가 `남원고사에 관한 세 개의 이야기와 한 개의 주석`이란 단편을 쓴 적이 있습니다. 김연수의 작품을 그다지 맞갖게 여기지 않는 저로서는, 그래도 흥미롭게 읽었던 소설인데요. 간단히 말해서 이 소설은 김연수의 `춘향전` 다시 쓰기입니다. (하도 오래전에 읽어서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만) 춘향은 수청을 거부했다는 죄목으로 옥에 갇혀서 전임 사또의 아들인 이몽룡이 정말로 자신을 좋아했는지, 그리고 자신의 사랑이 과연 진실이었는지 끊임없이 의심을 합니다. 결국 춘향은 번민 끝에 감옥에서 자결하고, 관아로 어사가 오기는 하지만 이 사람은 (이몽룡이 아니라) 변학도의 옛 친구인 박일평이라는 사람이었지요. 변학도와 박일평은 관기(관아 기생)인 춘향의 절개와 자결을 비웃으며 풍악을 올리고 술판을 벌입니다.
개인적으로 ˝춘향전˝, ˝심청전˝의 골개는 충효를 앞세운 `여성 멸시` 서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둘을 고전 소설로 분류하는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옛날 작품이라는 이유도 있겠지만) 춘향과 심청을 내면이 없는 인간으로 그려서가 아닐까 싶어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이 둘은 가부장제 사회의 대의인 충효를 구현해야 하는, 바로 그 때문에 인격과 내면을 전략적으로 거세당한 인형에 불과해 보입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0:51   좋아요 0 | URL
남원고사`에 대한 이야기 읽었씁니다. 개인적으로 김연수 작품 중에 제일 조항하는 소설이기도 합니다.
수다맨 님 한말씀한말씀이 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대목입니다.


제가 봐도 춘향과 심청은 영혼 없는, 남성 판타지에 충실하기 위해 속을 다 비운 평면적인 캐릭터라고
생각됩니다. 당시 관기는 국가 소속인 기생인데 기생의 자식도 결국은 관기로 소속된다고 하더군요..
그런 비극적 상황은 생략한 채 춘향의 일편단심만 부각하는 것은 좀 비겁하다고나 할까요.
문제의식을 가졌다면 관기의 모순을 지적해야 하는데 그런 것은 없으니 말입니다..

날 쌀쌀해지면... 아시죠 ?

samadhi(眞我) 2016-08-12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곰발님 오타는 키득. 이예요. 다분히 의도한 듯한 오타 ㅎㅎ
곰발님 같은 생각을 하는 남성이 주류가 되는 세상이면 이 나라 약자(?)들도 살 만할 텐데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0:53   좋아요 0 | URL
오타는 저의 전략적 행위입니다.. 프로이트적이라고나 할까요..
하여튼.. 여성이 주류인 세상이 와서 남성들 좀 쪼그라들었으면 하네요..
5000년간 군림했으면 이젠 100년 정도는 넘겨줘도 그리 억울할 것도 없어야 하거늘..

samadhi(眞我) 2016-08-13 11:40   좋아요 0 | URL
저도 의도적으로 오타를 자주 쓰는 편이긴 한데 울 남편과 둘이서만 유행어처럼 쓰면서 쓸 때마다 둘이 키득거리지요.
곰발님 생각 정말 훌륭합니다. 늘 주도하려면 피곤하기도 할 텐데 간 큰 남자 어쩌고...
놔 버리면 편안해지는 것을.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2:42   좋아요 0 | URL
욕심이죠. 욕심이라기보다는 오랫동안 주류가 되다보니 관성에 젖은 것일지도..
 

 

 

 

 


 

                                           


내가 메갈리아를 지지하는 이유 :




 



서프러제트, 메갈리아 그리고 토끼





 

                                                                                                     마틴 루터 킹은 비폭력 흑인 인권 운동가였고 말콤 엑스는 과격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대부분은 말콤 엑스의 폭력을 비판하면서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을 지지한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해야 될 점은 마틴 루터 킹의 비폭력은 말콤 엑스의 폭력 때문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는 점이다.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

서프러지스트(suffragist)와 서프러제트(suffragette)의 관계와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서프러지스트는 1860년대부터 시작된 여성 참정권 운동을 지지한 사람을 지시하는 단어이고, 서프러제트는 1910년대 평화적 저항에서 무력 저항으로 노선을 바꾼 세력을 지시하는 단어이다. 서프러제트는 서프러지스트와는 달리 조직적으로 무력 시위에 가담했다. 평소 서프러지스트의 평화적 저항에 대해 초지일관 무관심(무려 50년 동안이나 !)으로 대응했던 남성들은 서프러제트의 과격 시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남성들이 서프러지스트를 서프러제트라고 비틀어버린 데에는 조롱의 의미가 담겨 있는데

작은 것'을 의미하는 어미(-ette)를 붙임으로써 그들을 쫄보, 변종, 듣보잡 , 따까리 따위로 비하했던 것이다. 남성들은 폭력은 옳지 않다면서 서프러제트는 서프러지스트의 평화적 저항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러니한 지점이다.  남성들은 서프러제트에 대항하기 위해 서프러지스트를 지지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서프러지스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던 그들은 서프러제트가 출몰하자 비로소 서프러지스트의 말에 귀를 기울어기 시작한 것이다.  그들이 내린 결론은 똥 묻은 개보다는 겨 묻은 개가 낫다. 결국 서프러지스트의 요구는 수용되었다. 한국 남성들이 메갈리아를 비판하면서 내세운 논리는 그 옛날 미국 남성이 내세운 논리와 비슷하다.

" 나는 페미니즘을 지지하지만 메갈리아는 지지하지 않는다 " 는 말은 " 과격한 서프러제트는 평화적인 서프러지스트에게서 배워야 한다 " 는 말과 맥락이 유사하다. 평소 페미니스트에 대해 " 이빨 좆도 쎄에에엔 여자 " 라고 비판하던 그들이 어느새 페미니즘을 지지하기에 이른 것이다. 종합하면 마틴 루터 킹, 서프러지스트의 성공은 역설적이지만 정반대에 위치한 말콤 엑스와 서프러제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메갈리아를 지지한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 우파는 여자가 예쁘기만 하면 되지만 좌파는 여자가 예쁘면서 똑똑해야 한다. " 좌파의 모순을 예리하게 지적한 대목이다.


 

남자 A와 여자 B가 모 사이트에서 논쟁을 펼치다가 여자 B가 탈퇴한 사건이 있었다. 발단은 남자 A가 여자 B 를 가리키며 다른 이웃들에게 이런 댓글을 남기는 데서 시작되었다. " 저 여자, 귀엽지 않나요 ? " 여자 B는 남자 A의 말이 굉장히 불쾌했던 모양이다. 항의를 하자 남자 A는 여자가 화를 내는 이유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오히려 황당하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그는 사과 대신 사사건건 지나치게 예민하게 구는 여성 캐릭터로 몰기 시작했다. " 귀엽다고 하면 듣기 좋은 말 아닌가요 ? "   하지만 나는 여자 B의 항의를 100% 이해했다. " 귀엽다 " 라는 말은 위계가 성립될 때 발생하는 표현이다. 군대에서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귀엽다는 표현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귀엽다고 말했다가는 군기 문란으로 감옥에 갈 수도 있는 사항이다.  박근혜가 이정현에게 귀엽다고 말할 수는 있으나 이정현이 박근혜에게 귀엽다고 말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 귀엽다 > 에서 귀여운 대상은 반드시 " 덜 성숙한 단계 " 에 포섭되어야지 성립된다. 어른보다는 아이가 귀여운 법이고, 개보다는 강아지가 더 귀여운 대상이다. 남자 A 1)가 여자 B에게 귀엽다고 말했을 때, 남자 A는 여자 B를 자신보다 덜 성숙한 대상으로 인식한 것이다. 쉽게 말해서 여자 앞에서 건방을 떤 것이다. 영화 << 주토피아 >> 에서도 이와 똑같은 설정이 나온다. 경찰서에서 육식동물인 치타가 초식동물인 토끼에게 귀엽다고 말하자

 

토끼가 말한다. " 토끼끼리 서로 귀엽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동물이 나에게 귀엽다고 말하는 것은 불쾌해요. "  치타는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를 한다. 치타가 남자 A보다 인성이 뛰어난 경우다 ■ 

 

 

 

 

 

                                           

 

1)  반성은 없고 오히려 그를 악플러로 규정한다. 어이가 없는 대목이다. 그가 남긴 댓글은 다음과 같다  :  음... 제가 겪은 ***** 님은 아주 집요합니다. 자신의 상처를 다독이기 위해 남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스타일이죠.  각설하고, 짧게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괜찮겠습니까?^^ 절대로 주춤하지 마시고, 대응을 차분히 잘하십시오! 이번 경우, **** 님의 댓글의 형식은 사납고 기도 안 차는 것이었지만..... 악플러로부터 자유로워지시길 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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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곰생각하는발 2016-08-09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토피아에서 토끼에게 귀엽다고 말한 짐승이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기린이었나, 치타였나 ? 아시는 분 지적 좀 해주십시오..

다락방 2016-08-09 13:25   좋아요 0 | URL
치타 입니다. 근데 이 동물이 치타가 맞는지 모르겠어요. 경찰서에서 안내데스크 맡고 있는 동물이거든요. 도넛 귀신. 호랑이는 아닌 것 같으니 치타..가 맞겠죠?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9 13:25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치타네요.. 도넛 먹는 친구는 치타입니다. 방금 자료 찾아보니 치타네요..

뽈쥐의 독서일기 2016-08-09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글은 정말 동감가네요. 메갈리아의 극단적은 표현에 눈쌀 찌푸려질 때도 있긴하지만 그들이 안 그랬으면 주목받기도 힘들었다고 느낍니다. 페미니즘도 일부 페미니스트를 자청하는 남자분들의 입맛에 맞아야 지지를 받는다는 걸 깨달은 요즘이었거든요.
예전에 곽정은 씨가 택시운전사한테 `예쁜 공주`라는 소리를 듣고 기분 나쁘다는 트위터를 올렸다가 남자들은 물론 많은 여자들한테도 관종이니 인생 피곤하게 사느니.. 욕 들었을 때 무지 씁쓸했었거든요. 귀엽다는 얘기 나와서 말인데 저도 운전학원갈 때 운전기사한테 요즘 애들은 귀여운 강아지같다는 `칭찬`을 들었을 때 무진장 불쾌했어요.
이런 불편함을 알리 없는 남자들도 요즘은 여자들 얘기에 귀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게 (과연..?) 메갈리아의 공헌이겠네요. 좌파의 모순을 지적한 문장도 정말 와닿아요. 잘 읽었습니다.

곰곰생각하는발 2016-08-09 15:41   좋아요 0 | URL
저도 곽정은 사태 때 보인 반응을 보면서 진짜 의아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예쁜 공주라는 말을 들으면 기뻐해야 하나 ??!

하여튼.. 이번 일을 계기로 평등의 문제를 심각하게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2016-08-09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1: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8-10 13: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고양이라디오 2016-08-10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걸 배워갑니다. 메갈리아가 뭔지 이제 알았네요. 여성혐오니 남성혐오니 왜 이렇게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걸까요? 묵혀두었던 고름이 나오는 걸까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1 09:18   좋아요 0 | URL
메갈리아의 패악이 좀 과장된 면이 있씁니다. 전체에서 일부의 부작용을 지나치게 확대한다고나 할까요. 양 극단이 서로 혐오를 내뱉으로 문제이긴 문제입니다..

samadhi(眞我) 2016-08-12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여성이고 곰발님의 생각엔 공감하지만 메갈리아는 지지하지 않아요. 일베는 사람도 아닌 것들이지만 그렇다고 메갈리아가 더 낫다는 생각은 들지 않아요. 비폭력보다 폭력혁명(?)을 더 지지하지만요. 이를테면, 의열단의 폭력투쟁이 옳다고 믿고요.

곰곰생각하는발 2016-08-13 10:46   좋아요 0 | URL
메갈리아 문제에 대해서는 각자 호불호가 갈리는군요.
그래도 만애비 님이나 진아 님이도 기본 베이스는 약자에 대한 지지이니 접근하는 스타일이 다를 뿐
목적은 서로 비슷한 족속이라 생각합니다. 전 족속이라는 단어가 좋더라고요...
뭔가 좀더 끈끈하다고나 할까요..

2016-10-21 02: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1 10: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임모르텔 2017-10-25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봐야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