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로써 즐찾이 1500명이 되었다. 지난 9월에 1300명 돌파를 '기념'하는 페이퍼를 적은 일이 있으니까 넉 달만이다. 인터넷세상을 뒤져보면 총방문자수가 백만 단위로 나가는 블로그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32만명을 조금 넘어서고 있는 현재의 방문자수나 1500명의 즐찾수가 놀랄 만한 것은 아니다(다만 즐찾수에 비하면 알아보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에 가끔 놀라긴 한다. 주로 만나는 사람들의 범위가 '먹물' 동네를 벗어나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그럼에도 기록해두는 건 이 '서재질'을 하면서 올해 염두에 둔 목표를 채운 것이기 때문이다.

마이리뷰: 84
마이리스트: 45TOP3 
마이페이퍼: 1525TOP1 
즐겨찾기등록: 1500명

물론 연초부터 이런 목표를 가졌던 건 아니고 아마도 여름쯤이나 돼서야 연말까지는 이 정도 수치에 도달하겠구나란 생각을 해본 것 같다(30만과 1500). 하니 올해의 남은 열흘 동안은 서재의 문을 닫아도 좋겠지만, 딱히 갈 데도 없고 해서 하던 일들은 계속 해나갈 것이다(적어놓고 보니 멋쩍은 소리군). 대신에 조촐한 '기념'으로 그냥 페이퍼 하나 정도만 만들어둔다. 오래전에 쓴 시 '개살구나무'를 옮겨놓으면서(그러고 보니 제 철도 아니군)...  

개살구나무

개살구나무는 마침내
삶이 풋풋했습니다

정오의 햇살 하나하나가
개살구나무의 꽃잎에 먼저 닿으려고
길게 목을 빼었습니다.
개살구나무 꽃들 살짝 얼굴 가리고
진땀 빼며 달려오는 햇살 하나하나를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었겠지요
해서 개살구나무에는
새침한 햇무리가 이사를 온 듯했습니다
초저녁 샛별이 저만치 산보를 나와도
개살구나무 햇무리는 정말
눈치도 없어 보였습니다

그렇게 서른 날이 가고
개살구나무 꽃들은 저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같았습니다
개살구나무 꽃들은 저마다
입을 꾹 다물고 있었지만
(우리도 알 건 다 알지요!)
바람만 불어도 호드득
달빛만 고와도 호드득
참 잔망스럽기도 하였습니다

그렇게 또 서른 날이 가고
아, 이게 무엇일까요?
개살구나무 곳곳에
주렁주렁 가득한 것이었습니다
바로 빛 좋은 개살구가 말이죠
그리하여 세상은 온통
빛 좋은 개살구들의 세상이었습니다!
그래 그걸 바라다보는 우리 마음도
풋풋하기 짝이 없었는데요,
혹 우리도 前生에는
빛 좋은 개살구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여튼 개살구나무는 마침내
삶이 눈부셨습니다
(세상에 무얼 더 바랄 것인지요?)


P.S. '개살구나무'에 관한 자료를 잠시 찾다보니 정민 교수의 <다산선생 지식경영법>(김영사, 2006)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들은 입으로는 고담준론을 일삼는, 세상에 더없이 훌륭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옛사람의 글귀를 훔쳐 짜깁기하여 남의 눈을 속이는 사기꾼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과거에 급제하는 것만을 인생의 목표로 삼기 때문에 시험문제에 나오지 않는 공부는 죽어도 하려들지 않는다. 고상한 체 우아를 떨지만, 막상 어렵사리 과거에 급제해서 일선 행정을 맡기면 아무것도 할 줄 아는 게 없다. 공문서 작성도 못하고, 재정업무나 소송 또는 재판을 맡기면 허수아비처럼 앉아 아랫사람의 눈치나 보면서 전례만 따진다. 국방의 엄무는 아예 감당할 엄두조차 못낸다. 빛 좋은 개살구가 따로 없다. 잘난 체는 저혼자 다 하지만 쓸 만한 구석이라곤 한 군데도 없는 헛똑똑이들이다."(313쪽)

고시공부에 뜻을 둔 적이 없으므로 여기서 다산이 비판하는 '빛 좋은 개살구'와 스스로를 동일시할 필요는 없어 보이지만(나는 군대에서나 조교시절 '공문서 작성'에 유능했다) 마지막 문장이 좀 걸리긴 한다. "잘난 체는 저혼자 다 하지만 쓸 만한 구석이라곤 한군데도 없는 헛똑똑이"이라는 게 어쩐지 귀에 익기 때문이다(물른 대부분 귓전으로 흘려보냈다). 그나마 '훌륭한 사기꾼' 신세라도 면하려면 스스로를 경계하는 수밖에 없겠다. 다산(정민)의 일갈을 조금 더 들어보자.

"하나마나한 허접스런 공부, 쓰나마나한 시답잖은 이야기, 대충 읽어보면 속내가 다 들여다보이는 한심한 글, 이런 것은 시간낭비요 출판공해일 뿐이다.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그 힘으로 남까지 감염시키는 공부를 하라고 했다.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공부를 해야 한다고 했다."  

'세상이 꼭 필요로 하는 공부'까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나 자신을 발전시키고 그 힘으로 남까지 감염시키는 공부' 정도는 앞으로도 애써 노력해봐야겠다. 우리도 전생에는 다 빛 좋은 개살구들이었으므로 이번 생에는 딴 욕심부리지 말고 그저 공부나 열심히 해보는 것도 좋지 아니한가...

P.S.2. 알라딘 기네스 자료가 올라왔길래 관련항목만 옮겨온다(http://blog.aladin.co.kr/zigi/1768979). 역시나 순위에 오른 건 방문자수와 즐찾수, 그리고 페이퍼수이다.

2. 올 한 해에 방문자 수가 제일 많은 서재 (2007/9/3 ~ 12/9)

- 로쟈님의 로쟈의 저공비행 : 65089
- 마라토너님의 서재 : 60072
- 보슬비님의 하늘을 읽다... : 34553
- 하이드님의 litte miss coffee : 29724
- 물만두님의 만두의 추리 책방 : 28165
- 대전복수동정지윤님의 순리를 따라 바른 길을 가고자... : 25970
- 울보님의 내딸에게 힘이 되어주는 엄마의방 : 25300
- 마노아님의 비우고 채우기 : 25141
- 아프락사스님의 자유를 찾아서 : 24151
- 이매지님의 Baker street 2218 : 22322

11. 가장 많은 마이페이퍼를 쓴 알라디너

- 무화과나무님 : 1287편
- 마노아님 : 1052편
- 샤랄라님 : 793편
- 이매지님 : 762편
- 로쟈님 : 721편
- 아프락사스님 : 689편
- 뽀송이님 : 660편
- santaclausly님 : 616편
- 올리브님 : 526편

16. 올 한 해에 즐겨찾기 많이 된 서재

- 로쟈님의 로쟈의 저공비행 : 578
- 바람구두님의 바람소리 쓸쓸한, 風簫軒 : 219
- 물만두님의 만두의 추리책방 : 189
- 체셔고양2님의 그대도 아직 내가 그리운가요... : 189
- 아프락사스님의 자유를 찾아서 : 188
- 마태우스님의 처음처럼이 있는 서재: 168
- 혜경님의 처녀자리의 책방 : 164
- 나귀님의 나귀: 162
- 하이드님의 little miss coffee : 155
- 딸기님의 텅빈 책꽂이 : 141

25. 가장 많이 즐겨찾기(찜)된 마이페이퍼

- 향기로운님의 페이퍼에서 음악 올리기 : 14
- 세실님의 성인을 위한 상황별 도서목록 : 7
- Apple님의 열대야도 잊을수 있는 멋진 책들. : 6
- Mephistopheles님의 향기로운님... : 6
- 로쟈님의 마르크스와 막스 브라더스 : 6
- 로쟈님의 장한나와 러시아문학 : 6
- 로쟈님의 불교와 파시즘의 기묘한 만남 : 6
- 마냐님의 어떤 남자의 꿈 : 6
- 따우님의 인터넷에 굴러다니는 동영상 내 컴퓨터에 저장하는 법 : 6
- 로쟈님의 한나 아렌트의 삶과 세계사랑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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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2moon 2007-12-18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 ^^ 새로운 거 배우는 걸 참 좋아하는데, 더욱 힘이 되었습니다.

로쟈 2007-12-19 00:01   좋아요 0 | URL
군자호학이라고 했지요.^^

깐따삐야 2007-12-19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정적이신 로쟈님. 부탁이 있어요. 쟁여두신 시 많으시죠? 자주자주 올려주세요. 네? ^^

로쟈 2007-12-19 00:48   좋아요 0 | URL
자주 올리고 있는데요.^^;

깐따삐야 2007-12-19 00:55   좋아요 0 | URL
털썩~ 눼.-_- 로쟈님 무셔.

로쟈 2007-12-19 01:13   좋아요 0 | URL
아, '자주자주'에는 못 미치긴 합니다.^^;

소경 2007-12-19 0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를 보니 어릴적 남의 집 개살구 나무아래 살구를 노리던 시절이 기억납니다. ^^; 제 버릇 남 못주나 봅니다. 축하드립니다. ~

로쟈 2007-12-19 08:43   좋아요 0 | URL
감사. 다 빛 좋은 개살구이지만.^^

마늘빵 2007-12-19 0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성같이 등장한 로쟈님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한해였습니다. :) 감사합니다.

로쟈 2007-12-19 20:01   좋아요 0 | URL
이런, 저는 알라딘 '원주민'인데요. '혜성같이'라 하심은??..

마늘빵 2007-12-19 23:03   좋아요 0 | URL
-_-a 앗. 그건 그전엔 있으신지 몰랐는데 올해 어느 순간부터 파바박 눈에 띄셨다는.

로쟈 2007-12-19 23:43   좋아요 0 | URL
제가 작년까지는 너무 '조용히' 지냈었나 봅니다(일설에는 알라딘의 '4대천왕'이었는데).^^
 

'2007 한국문학 지형도'를 살펴보는 기사가 눈에 띄기에 자료삼아 스크랩해놓는다. 부제대로 '주요문학상 37종 수상자로 분석해 본 2007 한국문학 지형도'이다.

한국일보(07. 12. 19) 10년차 이하 신예작가·장편소설로 중심 이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운영된 문학상 수는 166개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 180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문학상은 공식 제정 절차가 없어 정확한 숫자 파악이 어렵고, 이 중 공신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유수의 문학상들이 누구의 품에 돌아갔는지를 살피는 것은 한국 문단의 지형을 그려보는 데에 여전히 유용하다. 시, 소설 부문의 명망 있는 문학상 37종(통합운영 9종, 시 14종, 소설 14종)을 선별, 올 한 해의 수상 현황을 분석해봤다.

■ 신진작가의 약진
올해는 작년에 비해 등단 10년차 이하, 30대 신진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작년 신진 작가 수상은 소설가 정이현(35)씨의 현대문학상 수상이 유일했다. 올해는 손택수(37) 시인이 이수문학상과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잇따라 받은 것을 비롯, 소설가 편혜영 윤성희 박민규, 시인 문혜진 박성우씨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등단 12년차인 김선우(37) 시인은 육사시문학상 신인상, 천상병시상을 받았고, 1993년 나란히 등단한 30대 소설가 김연수, 김경욱씨도 수상 경력을 늘렸다. 젊은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이 문단의 호평을 얻어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40대 이상, 등단 15년차 이상의 중견 및 중진 작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쉰 살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 문인수(62)씨는 최다 상금의 시상(詩賞)인 미당문학상을 비롯, 편운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등 3관왕에 오르며 물오른 필력을 뽐냈고, 소설가 윤후명, 구효서씨도 각각 2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김광규, 이수익, 김명인 시인의 수상은 60대의 관록을 보여줬고, 김정환(53) 시인은 등단 27년만에 첫 문학상을 받았다.

■ 개성있는 장편 속속 등장
올해 소설 부문 문학상은 공모상을 중심으로 중단편에서 장편으로 대거 무게중심을 옮겼다. 창비는 창비장편소설상을 제정해 첫 수상자를 냈고, 민음사가 주관하는 오늘의작가상은 심사 대상을 장편으로 한정했다. 올해 소설상 상금을 5,000만원으로 올린 대산문학상은 내년부터 장편만 심사하기로 했다. 이런 ‘장편 우대’ 분위기 속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김훈(59), 공지영(44)씨는 올들어 부쩍 평단의 관심을 받으면서 각각 장편 <남한산성>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수상작에 올렸다.

유수 문학상들이 대부분 무난한 수상자 선정을 한데 비해, 장편 공모상에선 화제의 수상자들이 많았다. 수려한 외모로도 관심을 끈 오늘의작가상 수상자 이홍(29)씨는 한 남자와 세 여자의 ‘발칙한’ 연애소설로 칙릿(20, 30대 도시여성 취향의 문학)의 첨단 트렌드를 보여줬고,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서진(32)씨는 영상문법을 과감히 도입한 개성있는 장편을 선보였다. 등단 작가들이 주로 수상했던 문학동네소설상이 “단편 한 번 써본 적 없다”는 주부 김진규(38)씨에게 돌아간 일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됐다.(이훈성기자)


07.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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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 2007-12-18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요' 문학상들만 추려냈는데도 저렇게 상이 많단 말입니까;;; 한국문학 잘 안 팔린다더니 정작 상금은 적지 않아 보이네요.

로쟈 2007-12-19 00:02   좋아요 0 | URL
문학상이 가장 많는 나라는? 이란 퀴즈문제가 있다면, 저는 '한국'을 찍겠습니다...

로쟈 2007-12-19 20:02   좋아요 0 | URL
거긴 동네마다 상이 있나 보군요.^^
 

오랜만에 다시 시 옮겨놓기다. 그게 또 오래전 시다. 87년 겨울에 쓴 것이니까. 직선제 개헌 이후 첫선거가 있던 바로 그해이다(나는 정당의 선거참관인이란 걸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보았다). 시는 대선 이전에 쓴 것인지 이후에 쓴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맘때 썼으니 20년전이고, 체육관에서 낭송까지 했다(마이크 고장으로 알아들은 청중이 별로 없었다). 민주주의에 관해 주절대다보니 생각이 났다. 한 가지, 이 시 때문에 기억하는 것이지만 그때 돼지값 폭등이 있었다. '돼지값을 인하하라!'란 주장은 그래서 시의성(!)도 갖는 주장이었다...

 

믿을 건 돼지뿐이다

시대가 혼란하면
믿을 건 돼지뿐이다
아는가, 삼겹살의 민주주의
그 비계와 살코기의 절묘한
정의로운 배분이며
연함과 질김의 완벽한 조화
넓적다리에서 등심까지
부지런한 입질 젓갈질이면
두룩두룩 살찌는 인격에
이렇듯 윤기있는 우리의 삶
소주라도 한 잔 걸치면
자못 당당해지는 발걸음 아닌가
너무 질기고 두꺼우면?
물론 위에 부담이 되겠지만
잘근잘근 씹다 보면
또 그것대로 맛이 나는 법
자고로 시대가 혼란하면
기댈 건 돼지뿐이다
우리 믿는 건
돼지뿐이다 

돼지값을 인하하라! 

07. 1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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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네임을뭐라하지 2007-12-18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밤에... 군침 도는군요 ;;

로쟈 2007-12-18 00:53   좋아요 0 | URL
저는 저녁에 닭을 실컷 먹고왔는데.^^;

가시장미 2007-12-18 0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요즘은 소주에 삼겹살 생각이 절실합니다.
신문이나 뉴스를 봐도 속이 뒤집히는 이야기들 뿐이니...
어디에 의지하여 쓰린 속을 달랠 수 있을까요.
선거는 다가오는데... 정말 답답하네요. ㅠ_ㅠ

로쟈 2007-12-18 00:54   좋아요 0 | URL
네, 삼결살의 민주주의가 그립습니다...

깐따삐야 2007-12-18 0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로쟈님, 반하고 갑니다.(삼겹살에 반한 건 아닙니다. 절대루.-_-)

로쟈 2007-12-18 00:54   좋아요 0 | URL
반하실 것 까지야.^^;

Mephistopheles 2007-12-18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다행히 저녁을 쌈밥으로 먹으며 돼지삼겹살을 구워먹었더랬습니다..^^

로쟈 2007-12-18 08:34   좋아요 0 | URL
윤기가 흐르는 저녁시간이었겠습니다.^^

수유 2007-12-18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믿을건 삼겹살뿐인가요? 삼겹살도 정말 삼겹살 부분은 얼마안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또한 오돌뼈가 보여야 국산 삼겹살이라는데...
제 말이 저 시와 어떤 연관성을 가질까요...

로쟈 2007-12-18 14:03   좋아요 0 | URL
저는 국산, 수입산을 따로 가리진 않아서요.^^;

비로그인 2007-12-18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배부른 상태에서 봐서 다행이다. (웃음)
여지껏 음식 페이퍼에 걸릴 때마다 늘 고픈 상태라서 괴로워했거든요.ㅋㅋ

로쟈 2007-12-18 17:22   좋아요 0 | URL
'음식 페이퍼'로 분류되는군요.^^

비로그인 2007-12-18 19:57   좋아요 0 | URL
아니요, 주제가 무엇이든 간에 '음식 사진이 있는 페이퍼'를...
줄인말이라는...( -_-)

로쟈 2007-12-18 20:06   좋아요 0 | URL
시나 음식이나 어차피 '양식'이니까요.^^

비로그인 2007-12-19 19:27   좋아요 0 | URL
네,그렇습니다!! (웃음)

순오기 2007-12-2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투표하러 가기 전에 이런 마음이라도 있으면 싶네요.
믿을 건 '너' 뿐이다! 라고 할 수 있는... ㅠㅠ

로쟈 2007-12-19 20:05   좋아요 0 | URL
결과는 예상대로지만 격차는 예상보다 더 벌어졌네요. 민주주의도 '지름길'은 없나 봅니다. 지그재그를 얼마나 더 가야 할는지...
 

황인숙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이 출간됐다. <리스본行 야간열차>(문학과지성사, 2007)이 그것인데, <자명한 산책>(문학과지성사, 2003) 이후 4년만이란다. 그 정도 터울이 마음에 든다. 게으르지 않고 부담스럽지도 않은. 첫시집인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문학과지성사, 1988)로부터 얼추 20년이다. 그렇게 시인도 독자도 나이를 먹어가는구나, 싶다. 여러 평자가 지적하는 '관능미'를 나는 잘 모르겠고(마광수나 고종석, 그리고 이번에 발문을 쓴 김정환 같은 예찬론자가 아니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다만 통통 튀는 그녀의 시어들을 나는 좋아한다. 혹은 아래 서평에 나오는 '익살'이라고 해도 좋겠다. '리스본行 기차'를 탈 만한 여력이 없을 때 집어들 만한 시집이다.

세계일보(07. 12. 15) 황인숙 신작 시집‘리스본행 야간열차’

“지난밤,/ 리스본의 첫 밤이자 마지막 밤/ 파두 카페에 갔었다/ 숙명에는 기쁨이 없다고/ 숙명이라는 말에는 기쁨이 없다고/ 숙명이 거듭거듭 노래했다/ 눈 밑살에 주름이 쩌억, 가는 듯했다”(‘파두―Dear Johnny’에서)

온건한 탐미주의자 황인숙(49) 시인이 이번엔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 아름다움을 찾았다. ‘자명한 산책’(2003) 이후 4년만에 펴낸 시집 ‘리스본行 야간열차’(문학과지성사)에서는 포르투갈 민속음악 파두의 쓸쓸한 가락이 새어나온다. 수록된 57개의 가편(佳篇) 중 ‘파두’란 제목이 붙은 시는 세 편뿐이지만, 시가 비추는 리스본의 뒷골목 풍경과 파두의 애잔함 덕분에 가장 도드라진다.

파두는 포르투갈어로 ‘숙명, 운명’이란 의미다. 이름 뜻에서 감지되듯, 구슬픈 정조에는 귀족의 풍류가 아닌 서민의 애환이 담겨 있다. 시인은 파두를 들으며 이름 모를 포르투갈 시인의 운명을 상상한다. 시인 자신이 감내할 운명이기도 하다.

“마감 닥친 쪽글을 쓰느라 낑낑거리며/ 잡문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 부르짖는/ 가난하고 게으른 시인이/ 그 동네에도 살고 있을 것이다/ 그 비탈 좁은 계단길/ 한 좁은 아파트의/ 지붕 밑 좁은 방에서// (…) 다시 오를 길이라면, 내려가지 말자.”(‘파두―비바, 알파마!’에서)

생계 때문에 쓰고 싶지 않은 잡문을 쓰는 시인의 비애를 다소 익살스럽게 표현했다. 하지만, 좁은 계단길, 좁은 아파트, 좁은 방으로 상징되는 생활의 고단함은 익살에 섞인 자조를 들춘다. 시에 한생을 바치고 싶어도, 빵을 위해선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 시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지만, 시인은 시를 포기하지 못한다. 시를 떠나려해도 결국 좁고, 거친 시인의 길을 다시 오른다. 그것이 시 쓰는 자의 ‘파두’다.

고양이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면모는 여전하다. 황 시인은 ‘고양이 시인’으로 불릴 만큼 고양이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다. 그는 1984년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로 등단했고, 전작에서도 ‘밤과 고양이’란 시를 선보였다. 그 속편 격인 ‘詩와 고양이와 나’에서는 “고양이는 몸을 비틀어 빼며/ 오직 권태뿐인 말간 눈으로/ 또 밥을 조르나/ 내가, 이렇게 널 사랑하는데!”라며 직설적으로 애정을 표현한다. 뜨거운 사랑 앞에선 시적 은유와 상징도 뒷전이다. 시인의 고양이 사랑은 프랑스 철학가 장 그르니에의 글귀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그르니에도 수필 ‘고양이 물루’에서 “사랑하는 마음을 나타내려고 할 때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 이외에 다른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말을 인용하며 고양이를 예찬했다.

시인은 ‘고양이를 부탁해’ ‘란아, 내 고양이였던’ ‘〈손대지 마시오〉’등에서 ‘영혼의 동반자’ 고양이에 대한 애착을 이어간다. 그는 노숙묘라 불리는 떠돌이 고양이까지 끌어안는다.

“잔인하고 무정한 이 거리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가는 고양이들.// (…) 고양이들이 사라진 동네는/ 사람의 영혼이 텅 빈 동네입니다./ 이만저만 조용한 게 아니겠지요./ 그러면, 좋을까요?”(‘고양이를 부탁해’에서)

시집 전체를 관류하는 것은 아름다움이다. 시인은 예민한 침봉으로 세상의 미묘한 아름다움을 짚어낸다. 시집은 파두, 고양이의 아름다움 곁에 자잘한 일상의 눈부심까지 배치했다. 황 시인은 “이젠 ‘고양이 시인’이란 별칭이 지겹다”면서도 대화 중 고양이 이야기를 빠뜨리는 법이 없다.

“파두, 고양이 둘 다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에요. 파두는 형체가 없는 노래이기 때문에 생명체인 고양이와 비교할 수는 없어요. 사귀어보면 알겠지만, 고양이는 정말 아름다운 동물이에요. 고양이 한번 키워보세요.”(심재천 기자)

한겨레(07. 12. 15) 고양이와의 공존을 부탁해 

“이 다음에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윤기 잘잘 흐르는 까망 얼룩 고양이로/ 태어나리라”(황인숙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 앞부분)

황인숙(49)의 1984년 신춘문예 등단작은 말하자면 ‘황인숙표 고양이’의 탄생 선언과도 같았다. 조정래가 태백산맥을, 신경림이 남한강을, 김용택이 섬진강을 ‘전유’했듯이 황인숙은 고양이를 오롯이 제것으로 삼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관계가 일방적인 것은 아니었다. 고양이들은 그에게 시를 주었고 그는 고양이들에게 밥을 주었다. 새로 나온 여섯 번째 시집 <리스본행 야간열차>에서도 고양이에 대한 시인의 동경과 찬탄은 잦아들 줄을 모른다.

처음 보는 새끼고양이에게 “어디서 왔니, 새끼고양아?”(<그 참 견고한 외계>)라고 말을 걸거나 홈리스 고양이의 새끼들을 보며 “고양아, 예쁜이들아!”(<내가 세 들어 사는 집의 뜰>) 외치는 시인에게서는 어쩐지 철부지 엄마 고양이의 면모가 엿보이기도 한다. 고양이에 대한 매혹은 고양이의 육체와 영혼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기하학을 구현하는 내 고양이의 몸”(<란아, 내 고양이였던>)이 감탄을 빚어내는가 하면, “고양이는 기다리지 않으면서/ 지나가는 것을 바라본다”(<<손대지 마시오>>)에서 보듯 그 초연한 정신이 경외의 염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의 고양이는 매혹과 경외 이전에 인간들의 편견과 위협에 익숙해 있다. 고양이와 공존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을 향해 그래서 시인은 묻는다.

“고양이들이 사라진 동네는/ 사람의 영혼이 텅 빈 동네입니다./ 이만저만 조용한 게 아니겠지요./ 그러면, 좋을까요?”(<고양이를 부탁해> 마지막 부분)(최재봉 문학전문기자)

07. 12. 17.

P.S. 시집의 부제를 '고양이를 부탁해'라고 붙여도 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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깐따삐야 2007-12-17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인숙 시인은 은밀하면서도 발랄한, 고양이스러운 사람인 것 같아요.
'고양이를 부탁해'란 영화도 참 좋게 봤어요.^^

로쟈 2007-12-17 15:48   좋아요 0 | URL
네 영화도 재미있었지요.^^

마립간 2007-12-17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몰라 여쭤보는 것인데, 시 '고양이를 부탁해'와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 등에 나오는 고양이의 공통적 이미지나 의미가 있나요?

로쟈 2007-12-17 15:48   좋아요 0 | URL
관계는 없던데요.^^

베토벤 2007-12-17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마전에 나온 소설과 이름이 같군요. (완전 바람의 그림자 분위기) ^^; 예전에 고종석씨의 에세이에 보면 고종석, 황인숙, 강금실 세 사람이 포르투갈에 같이 가서 파두를 들었다 그런 구절도 있더군요.

로쟈 2007-12-18 00:12   좋아요 0 | URL
네, 고종석씨는 <인숙만필>의 발문도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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