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한국문학 지형도'를 살펴보는 기사가 눈에 띄기에 자료삼아 스크랩해놓는다. 부제대로 '주요문학상 37종 수상자로 분석해 본 2007 한국문학 지형도'이다.
한국일보(07. 12. 19) 10년차 이하 신예작가·장편소설로 중심 이동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운영된 문학상 수는 166개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 180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문학상은 공식 제정 절차가 없어 정확한 숫자 파악이 어렵고, 이 중 공신력을 갖추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유수의 문학상들이 누구의 품에 돌아갔는지를 살피는 것은 한국 문단의 지형을 그려보는 데에 여전히 유용하다. 시, 소설 부문의 명망 있는 문학상 37종(통합운영 9종, 시 14종, 소설 14종)을 선별, 올 한 해의 수상 현황을 분석해봤다.
■ 신진작가의 약진
올해는 작년에 비해 등단 10년차 이하, 30대 신진 작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작년 신진 작가 수상은 소설가 정이현(35)씨의 현대문학상 수상이 유일했다. 올해는 손택수(37) 시인이 이수문학상과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잇따라 받은 것을 비롯, 소설가 편혜영 윤성희 박민규, 시인 문혜진 박성우씨가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등단 12년차인 김선우(37) 시인은 육사시문학상 신인상, 천상병시상을 받았고, 1993년 나란히 등단한 30대 소설가 김연수, 김경욱씨도 수상 경력을 늘렸다. 젊은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 활동이 문단의 호평을 얻어가고 있음을 방증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40대 이상, 등단 15년차 이상의 중견 및 중진 작가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쉰 살에 등단한 늦깎이 시인 문인수(62)씨는 최다 상금의 시상(詩賞)인 미당문학상을 비롯, 편운문학상, 가톨릭문학상 등 3관왕에 오르며 물오른 필력을 뽐냈고, 소설가 윤후명, 구효서씨도 각각 2개의 상을 거머쥐었다. 김광규, 이수익, 김명인 시인의 수상은 60대의 관록을 보여줬고, 김정환(53) 시인은 등단 27년만에 첫 문학상을 받았다.
■ 개성있는 장편 속속 등장
올해 소설 부문 문학상은 공모상을 중심으로 중단편에서 장편으로 대거 무게중심을 옮겼다. 창비는 창비장편소설상을 제정해 첫 수상자를 냈고, 민음사가 주관하는 오늘의작가상은 심사 대상을 장편으로 한정했다. 올해 소설상 상금을 5,000만원으로 올린 대산문학상은 내년부터 장편만 심사하기로 했다. 이런 ‘장편 우대’ 분위기 속에서 베스트셀러 작가 김훈(59), 공지영(44)씨는 올들어 부쩍 평단의 관심을 받으면서 각각 장편 <남한산성>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수상작에 올렸다.
유수 문학상들이 대부분 무난한 수상자 선정을 한데 비해, 장편 공모상에선 화제의 수상자들이 많았다. 수려한 외모로도 관심을 끈 오늘의작가상 수상자 이홍(29)씨는 한 남자와 세 여자의 ‘발칙한’ 연애소설로 칙릿(20, 30대 도시여성 취향의 문학)의 첨단 트렌드를 보여줬고, 한겨레문학상을 받은 서진(32)씨는 영상문법을 과감히 도입한 개성있는 장편을 선보였다. 등단 작가들이 주로 수상했던 문학동네소설상이 “단편 한 번 써본 적 없다”는 주부 김진규(38)씨에게 돌아간 일도 흥미로운 이야깃거리가 됐다.(이훈성기자)
07. 12.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