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적잖게 나오는 재간본이나 개정판 가운데 몇 권을 추려본다(형편에 따라 자주할 수도 뜸하게 할 수도 있다). 먼저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의 <사다리 걷어차기>(부키). 교수생활 30년 기념으로 전면개정판을 펴냈다. 경제학자로서의 인생에 한 획을 그은 책이라는 게 스스로의 평가. 국내에서도 장하준이란 이름을 널리 알린 계기였지 싶다.
















"선진국들이 선진국 위치에 오르기까지 어떤 일을 어떻게 해 왔는지, 각종 정치적, 사회적 제도는 어떤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보여 주는 과정에서 이 책은, 산업 정책 같은 정부의 경제 개입이 과연 경제 발전에 해로운지, 사유 재산 보호가 경제 발전에 정말 도움이 되는지, 민주주의의 성숙이 최종적으로 경제 발전의 원인인지 결과인지 등을 짚어 보고, 역사적 사실은 도외시한 채 도덕성 기준에서 판단하는 것이 현실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을 지적함으로써 우리가 경제와 사회를 바라보는 방식을 되돌아보게 한다."
















최근 경제사에 관심을 갖게 돼 관련서를 다수 구입했다. <사다리 걷어차기>와 <국가의 역할>을 이전에 대충 넘겨보았는데, 이번에는 각을 잡고 읽어봐야겠다. 같이 읽을 책들은 <국가부도 경제학><가치의 모든 것>, 그리고 <자본과 이데올로기> 등이다(경제사 관련책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꼽을 수도 없다).
















세계화와 관련해서도 다시 생각해볼 거리들이 생겨서 책들을 챙겨놓았다. 이달에 일정이 많아서 독서는 좀 미뤄지겠지만..
















두번째 책은 앨런 와이즈먼의 <인간 없는 세상>(알에이치코리아). 2007년에 나왔던 책이니 13년만이다. 


"'어느 날 갑자기 인간이 모두 사라진다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도발적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그린 문제작 <인간 없는 세상>이 새 옷을 입고 개정판으로 돌아온다. 2007년 출간되자마자 전 세계 유수의 논픽션 상을 휩쓴 이 책은 출간 1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계속해서 많은 독자들의 지지를 얻으며 살아 있는 고전으로 회자되고 있다."


이미 있는지 모르겠지만 영상으로 제작해도 좋을 책이다.















그리고 동양고전. 을유문화사판의 <고문진보>가 세번째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동양 고전 번역의 새로운 전범을 보여 주었던 을유문화사 <고문진보>가 새로운 디자인과 편집으로 다시 태어났다. <고문진보>는 전국 시대부터 당송 시대까지의 시와 산문 가운데서 명편만을 모은 고전 중의 고전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옛 문인들의 필독서로 자리 잡았으며, 사서삼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문장의 보고로 전해진다.


여러 번역본이 나와있지만 공들인 번역에다 주석이 더해져 을유판이 정본 노릇을 해줄 듯싶다. 전집과 후집, 두 권 합계 2000쪽이 넘으니 분량이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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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오장원 2020-10-11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e-issue 소식은 언제나 반갑습니다. 책이나 음반이나~^^

로쟈 2020-10-11 20:18   좋아요 0 | URL
네, 말그대로 ‘재회‘죠.~
 

지난주 '다시 나온 책들'에서 한권 빠뜨린 게 있다. 케이트 밀렛(1934-2017)의 <성 정치학>(쌤앤파커스).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적 책인데(더 구체적으로는 영미 페미니즘 비평의 물꼬를 튼 책) 의외로 절판된 지 오래된 터였다. 다시 나오지 않을까 싶었고 예상대로 다시 나왔다. 
















"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제도화된 남성 중심 지배 이데올로기인 가부장제 아래에서 여성은 교묘한 형태로 “내면의 식민화”에 빠지게 된다고 진단하며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을 최전선에서 이끈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이 초판 출간 5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아왔다. 이 책은 ‘정치’를 정당을 중심으로 한 협소한 개념으로 보지 않고 “권력으로 구조화된 관계와 배치”로 정의해 가부장제에서 성(性)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함의를 분석했다. 이 때문에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의 이론적, 철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었다."


원저는 1970년작. 1969년이라고도 표기되는데, 저자의 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라 연도가 두 가지로 적히는 듯하다. 이번에 나온 건 2009년 번역판의 재간본인데, 최초의 한국어 번역판은 <성의 정치학>(현대사상사, 1976, 2권으로 분권)이었던 것 같다. 범조사판(1977)도 있었고, 학부시절엔가 낡은 책으로 구입했던 게 현대사상사판이었다. 그러다 절판된 책이 2009년에 새 번역본으로 나왔고, 올해 다시 나왔다. 번역본들 사이에 한 세대의 간격이 있다. 
















아마도 90년대에 페미니즘 비평서로 많이 언급이 돼 찾았을 성싶은데, 나란히 거명되던 책이 베티 프리단의 <여성의 신비>였다. 재작년에 <여성성의 신화>(갈라파고스)로 개명돼 다시 나왔을 때 다룬 적이 있다. 나는 평민사판(1996)부터 구입한 기억이 있다. 원저는 1963년작. 페미니즘 고전 해설서에서는 제목이 대개 '여성의 신비'라고 돼 있어서 같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여하튼 <여성의 신비>와 <성 정치학>은 보부아르의 <제2의 성>(1949)에서 1970년대 페미니즘 비평의 개화기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했던 두 권의 책이다(<제2의 성>은 현재 두 종의 번역본이 있다. 무엇이 정본인지는 판단하기 어렵다). 페미니즘 비평의 기본 입장과 전제, 특징들을 가늠하게 해주는 책들로서 의미가 있다. 


밀렛의 책에는 '후지오 요시무라에게'라는 헌사가 붙어 있는데, '후미오 요시무라(1926-2002)'의 오타다. 후미오는 목각 모형으로 유명한 일본 조각가로 밀렛의 남편(1965-85)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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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카의 화제작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청림출판) 개정판이 나왔다. '인터넷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부제가 책의 문제의식을 요약하고 있다. 인터넷이 책의 시대를 대신할 수 있을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 답하는 책으로도 읽을 수 있다(유튜브로 정보를 편식하는 이들이 필독해야겠지만, 이미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라..). 
















"세계적인 경영컨설턴트이자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의 베스트셀러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이 출간 1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논쟁거리의 토대가 되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 책은, 인류가 인터넷이 주는 풍요로움을 즐기는 동안 ‘생각하는 능력’을 잃어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이번 개정증보판에는 인터넷이 인간의 뇌에 미친 영향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 결과와 우리를 프로그램화하는 거대 소셜미디어 기업에 대한 폭로가 담겨 있다. 언택트 시대의 도래와 함께 10년 전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 이 책은 인류의 사고 능력이 퇴화하는 현실을 다시 한번 경고한다."
















같이 떠올리게 되는 건 매리언 울프의 책들이다. 특히 <다시, 책으로>(어크로스)로는 인터넷의 과도한 의존이 독서력을 떨어뜨린다고 경고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오늘날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의 편익을 포기할 수는 없다. 울프의 제안대로 '양손잡이 독서', 균형이 필요하다. 다시, 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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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카테고리를 어떻게 잡을까 머뭇거렸다. 문학과 과학 사이에서. 그러다 '오래된 새책'으로. 프랑스의 과학철학자, 그리고 물질적 상상력의 탐구자 바슐라르의 책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상당수의 책들이 이미 번역된 터라, 책이 나온다면 재간본일 수밖에 없다(간혼 재번역본). 이번 여름에는 <물과 꿈>에 이어서 <공기와 꿈>이 다시 나왔다(<물과 꿈>은 40년만에 나온 새 번역본이고, <공기와 꿈>은 20년만에 나온 재간본이다). '신화 종교 상징 총서'의 하나로. 연도는 고려하지 않고 주요 저작의 번역 현황을 짚어본다. 


<공기와 꿈>

















<물과 꿈>
















<불의 정신분석>

(<불의 시학의 단편들>과 같은 책은 아니다)
















<대지 그리고 휴식의 몽상>
















<공간의 시학>
















<몽상의 시학>















<꿈꿀 권리>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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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따로 페이퍼를 적는다. 연휴라고는 하지만 어제오늘 책이사를 준비하느라(책을 솎아내서 싸는 게 1단계이고, 서고로 날라서 꽂는 게 2단계인데, 어제오늘 한 건 1단계 작업이다) 시간을 보내서 사실 여유롭진 않다. 그나마 시간을 낸 건 코로나 상황의 악화로 일부 이번주 강의를 휴강해서다. 일년에 한두 차례씩 책이사를 하다 보면 '너무 많은 책'에 매번 놀라게 되고(물린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아직 '구멍들'이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그렇지만 이젠 읽을 시간이 (읽을 책에 비하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에 마음이 무겁게 된다. 장마가 지난 뒤 폭염도 겹쳐서 어제오늘은 무덥고 무거운 마음이다. 
















당장 강의에서 다룰 계획이 없거나 수년 내 읽을 일이(혹은 다시 읽을 일이) 없어 보이는 책들을 솎아내는 중에도 다시 나온 책들에 눈길이 가서 간단히 언급해놓는다. 실제로 다시 구하느냐는 별개의 문제다(몇 권은 다시 구입했지만). 분류하자면 책이 다시 나온 사정도 몇 종류로 나뉠 수 있는데, 내용을 업데이트한 개정판이거나 단순한 표지갈이 외 요즘은 재정가(책값 다시 붙이기)도 재간의 중유한 이유가 되는 듯싶다. 김용규의 <생각의 시대>(김영사)는 출판사가 바뀌면서 가격이 인상되었다. 분량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봐서는 출판사가 바뀐 게 재간 이유로 보인다. 스테디셀러라는 뜻도 되겠다. 
















슈테판 츠바이크의 스테디셀러 <광기의 우연의 역사>(휴머니스트)는 같은 출판사에서 2004년에 나왔고(그 이전에는 90년대에 나온 자작나무판) 이번에 표지갈이해서 다시 나왔다. 14년만이니 다시 나올 만한 간격이고, 책값도 많이 올랐다. 
















가격 인상만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마르쿠제의 <이성과 혁명>(중원문화)는 2008년부터 38,000원이라는 턱없는 가격이 매겨져 있었는데, 이번에 22,000원으로 대폭 인하된 가격으로 다시 나온다. 사실 가격인하라기보다는 '정상화'로 여겨질 만큼 이전 책값은 '비이성적'이었다. 나는 90년대에 읽은 터라(마르쿠제의 책으론 <에로스와 문명>과 함께 완독) 소장용의 의미가 있었지만 그동안은 구입하지 않았었다. 가격이 조정되었으니 고려해볼 수는 있겠다. 




 












폴 리쾨르의 초기 주저로 <해석에 대하여>(인간사랑)도 다시 나왔다. 2013년에 나왔었으니 7년만이다. 역자도 분량도 가격도 동일하고 표지만 바뀌었으니 표지갈이판이라고 해야겠다. 물론 책이 다시 나오면 재주목 효과는 있을 터이다. 나부터도 이런 페이퍼를 적고 있으니.




 












그에 비하면 뤼디거 자프란스키의 평전 <쇼펜하우어>(이화북스)는 특이한 케이스다. 2년만에 출판사가 바뀌어 다시 나왔기 때문이다. 번역 판권이란 게 있을 터인데, 어떻게 하여 출판사가 바뀌게 된 것인지. 게다가 이전 출판사(꿈결)에서 나온 <니체>는 그대로 남아 있기에.
















같은 저자의 철학자 평전이지만, <하이데거>까지 포함하면 한국어판은 삼인삼색이 돼 버렸다. 
















가장 납득할 만한 재간본은 미국철학자 리처드 로티의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사월의책)다. 민음사판이 1996년에 나왔으니 24년만이고, 제목도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성>에서 <우연성, 아이러니, 연대>로 바뀌었으니 그만큼 다시 손을 보았다는 뜻일 터이다. 로티는 90년대 말에 가장 집중해서 읽은 철학자 중 한 명이어서 개인적인 감회도 갖는다. 20여 년만에 다시 읽어보려 한다.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언어와 상징권력>(나남출판)도 다시 나왔다. 2014년에 나왔으니 6년만의 '개정 번역판'이다(책값은 그대로다). 역자는 <사람, 장소, 환대>(문학과지성사)라는 베스트셀러의 저자 김현경 박사다. 이전판을 갖고 있는데, '개정 번역판'이라고 하여 머뭇거리게 된다. 이런 책들은 어떤 변화(개정)가 있는 것인지 누가 리포트해주면 좋겠다.
















끝으로, 독일 출신의 경제학자 앨버트 허쉬먼의 <정념과 이해관계>(후마니타스). 재간본이라는 걸 알아보기 어려운데, 역자가 바뀌었으니 재번역판이라고 하는 게 맞다. 제목도 <열정과 이해관계>(나남, 1994)에서 바뀌었고. 초역본은 26년 전에 나왔고, 알라딘에서는 흔적도 없다. 그 사이에 영어판은 1977년에 나온 원저의 20주년 기념판이 나왔고 이번 번역본은 그 기념판을 옮긴 것이다. 이 역시 옛날과는 다른 관심으로 다시금 읽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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