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당신의 추천 도서는?

심심한데, 테마가 걸려있다. 나도 참여해볼까나? 무료한 시간을 떼우기는 괜찮을것같다.

여름이라면, 역시 으스스한 공포소설이나,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이 제격!! 장마에 우중충한 살인사건 이야기를 읽고 있다보면, 기분이 매우 그럴듯해지지만, 장마는 지났으니, 길고 긴 열대야의 밤에도 그런 이야기들은 효력이 있으리라.세상의 수많은 추리소설 가운데, 더위도 잊고, 시간도 잊을수 있는, 흥미진진한 책들을 모아보았다.

올해 읽은 아주 우중충하니 좋았던 추리소설들. 내 취향은 좀 우중충하고 우울한 편이라, 스펙터클이나 숨쉴틈없는 스릴보다는, 으스스하고 울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소설들을 참 좋아한다. 올 상반기에 읽었던 책들은 그런대로 재미는 있었으나, 압도적으로 나를 잡아끄는 소설들은 그닥 없었는데, 하반기 들어서야 그런 소설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이 소설들은 올해 읽었던 우울한 분위기가 좋았던 소설들.

최근에 읽은 <저주받은 피>는 강간당한 여자들의 불합리한 수치심과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가슴절절하게 나타났던 소설이었는데, 트릭이라던가 범죄의 구조보다는 축축하고 구슬픈 분위기때문에 무척 마음에 들었었다 .

기이하지만, 한편으로 쓸쓸함으로 가득차있는 오츠이치의 <Zoo>역시 최근에 발견한 보석. 이처럼 마음에 드는 작가는 오랜만이어서 무척 반갑다. 소설들 전체를 덮고 있는 공허한 이미지가 너무나 마음에 들고, 여타 다른 공포소설들과는 뭔가 차별을 두고 싶은 소설이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재밌었으나, 사람들 관심에는 좀 밀려있는 듯한 <사체의 증언> 역시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듯한 우울한 분위기가 몹시 좋았었다. (물론 이책을 읽고 한동안 밥맛을 잃었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기리노 나쓰오 여사의 <잔학기> 역시 무서울 정도로 심리를 째집고 들어가는 올해 최고의 수확중 하나. <잔학기>로 오랜만에 기리노나쓰오에 다시 한번 빠져서 다른 소설들을 다시 읽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가끔씩 기리노 나쓰오의 소설을 읽고 있다보면 내가 자학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는데, 그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이것이 고품격 페이지터너소설이닷!!! 더디게 흘러가는 시간을 잊을수 있는 소설들이다. 잠이오지 않아 한밤중에 폈다가는 책읽느라 잠들지 못하게 될수 있으니 조심하시길.

 

<핑거스미스>는 내게는 작년 최고의 소설이다. 워낙 고딕문학을 좋아하는 데다가, 거의 로망이라고까지 말할수 있는 빅토리아 시대라니. 게다가 독특하게도 레즈비언 소설이기 까지?!! 무엇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게 없었던 내게는 완벽한 소설. 한번 피는 순간 쑥 빠져들어서 모든 것을 잊고 잠도 자지 않고 보았던 멋진 소설이다. 남들에게 추천해주면, 다들 너무 두껍다고 싫어한다.(사실 나도 다시한번 읽고 싶은데 너무 두꺼워서 펴기가 무섭다.....)

<점성술 살인사건>은 명성 그대로의 재미만점 추리소설. 읽으면서 어릴때 종종 읽곤했던 탐정 수수께끼 풀이집같은 걸 읽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어서, 이 알수없는 게임에 동참하며 열심히 열심히 읽었었다.

<죽음의 키스>는 읽은지 꽤 되었으나, 내 평생 읽어보았던 소설들중 최고로 스릴만점이었던 소설이었다. 이 책을 내게 빌려 읽은 내 친구는 퇴근전에 잠깐 읽다가 자기도 모르게 야근까지 하게되었다는 믿지 못할 사연이..........

지루한 여름밤에 읽기에 교고쿠도 시리즈만한 것이 있을까. 두껍지, 궁금하지, 으스스하지, 사건 풀이 신기하지! 이만한 여름소설도 없다. 그중에 최고는 역시 <우부메의 여름>이었다.

이번에는 실화의 미스테리에 빠져보자. 이 책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쓰여진 소설이나, 또는 그냥 실화를 다룬 범죄심리학서들이다. (나는 또, 범죄심리학서 엄청 좋아라 한다.)

오늘 읽은 <빌리 밀리건>은 스물네개의인격을 가진 다중인격 장애를 가진 빌리 밀리건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엘저논에게 꽃을>로 내게 거대한 감동을 주었던 다니엘 키스의 소설로, 강간범이자, 다중인격 정신장애자인 빌리 밀리건의 인생으로 뛰어들어, 진짜 다중인격이냐, 아니면 범죄자의 거짓말이냐를 생각하게 하는 소설이다.

올 초에 읽었던 <잔혹과 매혹>은 주인모녀를 살해한 파팽자매 사건을 다룬 책들이다. 범행을 저지르고 입을 다물어버린 레아 파팽과 크리스틴 파팽은 대체 왜 이런 끔찍한 짓을 저질렀을까. 그들의 범행전 상황들과 그들의 대체적인 인생, 독특한 느낌을 자아내는 이 사건에 열광하는 많은 예술가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 책을 보고나서, 책에 나와있는 작품들을 찾아보고싶었지만, 볼수 있는 건 거의 없고, <시스터 마이 시스터>라는 영화를 어렵사리 구해서 봤었는데, 미치도록 불안정해서 음울한 정말 너무 너무 마음에 드는 영화였었다.

<인 콜드 블러드>는 어느날 멀쩡한 가정에 침입해서 얼마 안되는 돈을 훔치고 온 가족을 말살해버린 두 범죄자 딕과 페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사이코패스와 정신분열증 환자의 절묘한 콤비. 이 사건이 섬뜩한 것은 피해자들이 아무 잘못이 없다는 점이고, 작가 트루먼 카포티의 딕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느낄수 있어서 정말 재밌는 소설이다.

엠마뉘엘 카레르의 <적> 역시, 실제 일어났던 사건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평생을 거짓말만 해오던 남자가 그 거짓말이 들킬까 무서워 자신의 가족들을 전부 살해한다. 겉으로는 아무문제 없던, 그러나 친족을 모두 살해해버린 알수 없는 남자의 인생속으로 들어간다. 감정이 배재된 문체는 이 소설을 더할 나위 없이 리얼하게 느끼게 한다.

헤럴드 셰터의 <연쇄살인범 파일>은 이걸 읽고 있는 것 자체가 죄인 것처럼 느껴졌을 정도로 참혹하고 잔인하다. 주로 영미권에서 일어났던 연쇄살인들과 살인범들의 유형들을 다루고 있는데, 어떤 소설도 이보다 무섭지 않을 것이다. 정말 세상은 지옥이라고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는데, 정말 재밌게 읽었던 것을 보면, 역시 감추고 싶은 치욕스러운 부분일수록 흥미를 자아내기는 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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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8-11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 읽는다고 해놓고 까먹었었어요 ㅜ.ㅜ

Apple 2007-08-11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헷...읽어보세요오..^^

비로그인 2007-08-11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잔학기 정말 좋게 읽었어요 :)

Apple 2007-08-11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요..^^

비로그인 2007-08-13 0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고 싶다고 생각하던 책들을 무더기로 모아 놓으셨네요.ㅎㅎ

Apple 2007-08-13 0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세요..후회없는 선택..^^

쥬베이 2007-08-16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체의 증언하고 저주받은 피 보고 싶어요~
시즈님 책소개를 너무 잘 하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