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아니라 책이 던지는 화두다. 제임스 호건의 <광장의 오염>(두리반). 원제는 '나는 옳고 당신은 틀렸다'(원제와 번역본의 제목 모두 책의 의중을 명료하게 그러내지 못하는 듯싶다). 책 자체는 여러 석학들과의 인터뷰집이다(앞서 나온 책으로는 리 매킨타이어의 <포스트트루스>와 짝이 될 만하다). 
















"이 책은 환경단체와 PR 회사에서 활동해온 저자 제임스 호건이 사회심리학자 조너선 하이트, 정치프레임 구성 전문가 조지 레이코프, 현대 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 정치비평가 놈 촘스키, 갈등문제 해결사 애덤 카헤인, 종교 역사학자 카렌 암스트롱, 선불교의 위대한 스승 틱낫한,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 세계적인 석학들과 사상가 26인을 만나 어떻게 오염된 광장을 회복할 것인지에 대한 해법을 찾는 책이다." 


'광장의 오염' 혹은 '오염된 광장'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독자라면 책을 통해서 여러 혜안들을 접해볼 수 있다. 미리 읽고 추천서를 보탰는데, 여기에 다시 옮겨놓는다.


"더 이상 사실이 중요하지 않은 시대, 탈진실의 시대에도 여전히 공감과 소통이 가능할까? 광장 자체가 오염되고 무너지는 시대에도 광장의 정치, 광장의 회복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당장은 회의주의자가 되기 쉽다. 이에 대한 저자의 선택은 초심자가 되는 것이다. 다시금 동시대 사상가와 전문가 들에게 귀를 기울이며 무엇이 문제이고 어떤 선택과 대응이 필요한지 가늠해본다. 덕분에 광장이라는 공유지를 되살리기 위한 전략과 혜안을 공유하게 된다. 지금 이 시대에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책이다."
















P.S. 책에서 인상적인 건 브뤼노 라투르와의 인터뷰 장이었는데, 마침 라투르의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네트워크의 군주>의 저자 그레이엄 하먼의 또 한권의 라투르론으로 <브뤼노 라투르>(갈무리)와 <지구와 충돌하지 않고 착률하는 방법>(이음) 등이다. 겸사겸사 라투르의 책을 상당수 구했는데, 이 또한 따로 독서의 계기를 마련해야겠다. 가장 먼저 소개되었던 <우리는 결코 근대인이었던 적이 없다>(2009)부터 읽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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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자 2021-05-08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실은 왜 사람의 마음을 바꿀 수 없을까요?

확증편향 ^^
 

레지스탕스,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지만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책이다. 더 정확하게는 '이탈리아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 2차 세계대전 당시 주로 이탈리아 북부에서 파시스트와 독일군을 상대로 저항활동을 펼치다가 체포돼 사형을 당한 201인의 편지 모음집이다. <레지스탕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올드벤). 소개만으로도 가슴이 먹먹해지게 만드는 책. 재작년 이탈리아문학 기행 때 읽은 서경식의 <나의 이탈리아 인문기행>(반비)에서도 이 책의 존재에 대해 읽은 기억이 있다(이탈리아 레지스탕스에 관한 책을 몇권 구입했었다). 이들 레지스탕스 활동의 본거지가 토리노였고 프리모 레비 역시도 참여했다가 체포돼 아우슈비츠에 수용됐었다. 

















원저를 낸 곳은 토리노의 출판사 '에이나우디'다(프리모 레비의 책들을 펴낸 곳이다). 1952년 초판이 나오고 2015년까지 개정판이 이어졌다. 아래가 이탈리아어판의 표지다. 



"모든 인류가 공유해야 할 기록 유산"(서경식)이 우리말로도 소개돼 반갑고 다행스럽다. 번역이 진행될 무렵 일찌감치 추천사를 제안받았던 책인데, 나는 이렇게 적었다. 


"‘사형수들의 마지막 편지’라고만 했다면 느낌이 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 읽게 되는 편지들은 이탈리아 레지스탕스들이 남긴 마지막 편지다. 연합군의 이탈리아 상륙과 함께 무솔리니가 실각하지만 나치 독일이 북부 이탈리아를 장악하면서 파시스트 정권이 연장된다. 이에 맞서 토리노를 중심으로 레지스탕스 투쟁이 전개되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항전에 참여하였다가 나치와 파시스트들에게 체포돼 총살당했다.
대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친 이들을 우리가 ‘의인’이라고 부른다면, 이 책은 그 의인들의 마지막 편지다. 그렇지만 그들은 의인이기 이전에 아직 어린 청년이었고, 아들이었고, 연인이었고, 어머니였고, 아버지였다. 가족과 연인들에게 그들이 남긴 마지막 편지를 읽다가 여러 번 멈춰야 했다. 끝내 다 읽을 수 없는 편지가 있다면 내게는 이 편지들이 그렇다. 그들의 유언을 읽는 대신 가슴에 묻는다."


많은 독자들과 만났으면 좋겠다...
















P.S. 참고로 프랑스와 한국의 레지스탕스에 관한 책들도 나와 있다. 이번 '편지'가 계기가 돼 이탈리아 레지스탕스의 활동과 역사에 관한 책도 소개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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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불로소득 자본주의

2년 전 페이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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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서들이 한꺼번에 많이 나온 건 신학기여서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나는 출판평론가가 아니다. 일개 서평가일 뿐). 한두 권이 아니어서 '단체로' 모아놓기로 했다. 서양고대사부터 유럽사까지다. 

















정기문 교수의 <처음부터 다시 배우는 서양고대사>(책과함께)는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 "30여 년간 서양고대사와 기독교의 역사를 탐구하는 데 힘을 쏟아온 정기문 교수가 서양의 고대를 포괄적이고 종합적으로 다룬 개론서다." 개론서인 만큼 너무 무겁지도 빡빡하지도 않다. 이 분야에서는 대학교재용 책으로 <서양고대사강의>(한울)가 나와있는데, 공동저작이라는 게 특징이자 약점이다(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게 공동저작의 특징). 저자의 책이 이 '공백'을 채워줄 듯싶다. 부제는 '메소포타미아·이집트 문명부터 서로마제국 멸망까지'다. 
















어린이용 세계사로 유명한 수잔 바우어의 세계사 중세편이 나왔다. 두 권의 두툼한 분량이다. 중세라는 주제와 두툼한 분량만으로도 어린이용은 넘어선다. 성인 교양서로 읽을 만하다. 일반적인 중세사 개관으로는 브라이언 타이어니 등의 <서양중세사>(집문당)이 교과서격의 책이다. 




























최근에 나온 유럽사로 놀라게 한 책은 <노먼 데이비스의 유럽사>다. '런던 대학교 슬라브 및 동유럽 연구 대학의 폴란드사 교수'라지만 국내에는 처음 소개되는 저자. 네 권으로 분권돼 있는데, 원서를 보니 그럴 만하다. 무려 1392쪽. 아무튼 유럽 통사로서는 당분간 간판 노릇을 할 듯싶다. 




 












유럽사 입문으로는 데이비드 메이슨의 <처음 읽는 유럽사>(사월의책), 그리고 특색 있는 유럽사로는 한동일 교수의 <법으로 읽는 유럽사>, 백승종 교수의 <도시로 보는 유럽사>(사우) 등도 참고할 수 있는 책들이다. 


 














그런 가운데 '서프라이즈'에 해당하는 책은 작가 D.H. 로렌스의 <유럽사 이야기>(페이퍼로드)다. 형편이 어려웠던 시절에 옥스퍼드대학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집필하여 가명으로 발표한 책이라고. 로렌스에 대해서 여러 번 강의에서 다루었지만, 나도 존재를 몰랐던 책이다(원저를 찾아봐야겠다). 아무려나 로렌스의 역사책이라는 이유만으로 흥미를 갖게 되는 책이다. 


작가가 역사서를 쓰는 건 드문 일은 아니어서 찰스 디킨스도 <영국사 산책>을 펴낸 바 있다. 앙드레 모루아의 <영국사> 외 다수의 영국사를 갖고 있는 터라 비교해서 읽어본다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갖고 있었지만 아직 실천에 옮기지는 못했다. 
















영국사는 국내 저자의 책도 여럿 나와있기에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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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4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6 09: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3-28 1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4-01 0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쟁과 전쟁사와 관련한 묵직한 책들이 나왔다(봄마다 그랬던가?). 먼저, 티모시 스나이더의 대작 <피에 젖은 땅>(글항아리). '히틀러와 스탈린 사이의 유럽'의 부제다. 몇 년 전에 나온 <블랙 어스>(열린책들)와 짝을 이룰 만한 책. 
















"스나이더는 영어, 독일어, 이디시어, 체코어, 슬로바키아어, 폴란드어, 벨라루스어, 우크라이나어, 러시아어, 프랑스어로 쓰인 자료를 섭렵하며 16개 기록보관소를 뒤져 이차대전사의 전모를 그려냈다."


2차세계대전과 관련해서는 엄청난 양의 책들이 그간에 쓰였음에도 아직도 '대작'이 나온다는 사실에 놀랄 따름이다(네버엔딩인 것인가?). 2차세계대전과 관련해서는 게르하르트 와인버그의 <제2차세계대전>(교유서가)가 '가장 짧은 입문서'다. 
















와인버그는 긴 버전의 책도 썼는데,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또다른 책은 도니 글룩스타인의 <2차세계대전의 민중사>(오월의봄)다. 저자는 영국 역사학자로, 좌파 활동가로 유명한 토니 클리프의 아들이라고(두 사람의 공저가 몇 권 소개되었다). 민중의 시각으로 2차세계대전을 해석한 '드문' 책이다. 그리고 훨씬 넓은 시야에서 2차세계대전을 바라보고 있다. 


"2차 세계대전을 민중의 시각으로 바라보려 한다는 점과 함께,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나라의 역사가 풍부하게 정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연합국과 추축국 진영 사이에 끼여 있던 국가들(그리스, 유고슬라비아, 폴란드, 라트비아), 연합국 진영의 국가들(프랑스, 영국, 미국), 추축국 진영의 국가들(독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의 역사가 모두 14개 장에 소개되어 있다."
















더불어 눈여겨볼 책은 국제 무기시장을 다룬 앤드루 파인스타인의 대작 <어둠의 세계>(오월의봄)이다.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이 부제('전쟁 기획자들'의란 제목의 책은 앞서 나왔었다. 개정판까지 나온 서영교 교수의 책이다).


"세계 무기산업을 20년 이상 파헤친 저자 앤드루 파인스타인이 무기산업을 둘러싼 부패의 내막과 전쟁 기획자들을 폭로한다. 1차대전 전후부터 현재까지, 미국, 유럽, 아시아에서 아프리카 대륙까지 방대한 자료를 아우르며 전쟁이 ‘산업’이 된 역사를 되짚고, 이 산업에 뛰어든 수많은 인물들을 소환하며 고발한다."


현대의 전쟁을 말하려면 필히 참고해야 하는 책이다. 
















끝으로, 한겨레신문 고경태 기자가 베트남전에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관한 책을 다시 펴냈다. <베트남전쟁 1968년 2월 12일>(한겨레출판). '베트남 퐁니·퐁녓 학살 그리고 세계'가 부제다. 


"<베트남전쟁 1968년 2월 12일>은 <1968년 2월 12일>의 전면개정판으로 1968년 2월 12일에 일어난 퐁니ㆍ퐁녓 마을 학살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1968년 2월 12일의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을 세밀화처럼 그려내려고 한 저자의 시도는, 피해자의 증언을 꼼꼼히 담는 인터뷰 작업에 그치지 않고 1968년 2월 12일을 통과한 세계사의 주요 장면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인다."

















베트남 전쟁 관련으로 먼저 떠오르는 책은 박태균 교수의 <베트남 전쟁>인데 절판되었다(개정판이 나오는 것인가?). 그밖에도 다수의 책이 나와 있다. 


개인적으로는 올 하반기에 동남아문학 강의를 진행할 계획인데, 베트남 현대문학을 다룬면서 자연스레 베트남전쟁에 대해서도 짚어볼 예정이다. 관련도서들을 챙겨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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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코프스키 2021-03-08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국 노동당의 역사는 개정판을 다음과 같이 출간했고 만 13년 동안의 내용을 보강했습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57258849

로쟈 2021-03-08 13:11   좋아요 0 | URL
네, 교체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