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지신경학자 매리언 울프의 신작 <다시, 책으로>(어크로스)의 부제다. ‘읽는 뇌‘ 분야의 권위자로 독서와 난독증에 관한 첫번째 책 <책 읽는 뇌>(살림)로 우리에게도 알려진 저자다. 나부터도 관심을 갖던 주제로 디지털 매체가 읽는 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결과를 담고 있는 게 <다시, 책으로>다.

˝매리언 울프는 역사와 문학, 과학을 넘나드는 다양한 자료와 생생한 사례를 토대로 오늘날 기술이 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것이 인류의 미래에는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한다. 나아가 문자가 인류에게 가져다준 가장 커다란 공헌인 비판적 사고와 반성, 공감과 이해, 개인적 성찰 등을 지켜나가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도 살펴본다.˝

핵심 요지 가운데 하나는 ˝‘순간접속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뇌가 인류의 가장 기적적인 발명품인 읽기(독서), 그중에서도 특히 ‘깊이 읽기’ 능력을 영영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독서 현장에서의 추정과 다르지 않은데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점이 책의 의의로 보인다. 제목을 보완하자면 이렇다. ˝다시, 책으로 돌아오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빼곡한 강의일정 때문에 관심도서들을 제때 못 읽고 지나치곤 하는데 롭 리멘의 <정신의 고귀함>(오월의봄)도 그 가운데 하나다. 저자는 네덜란드의 ‘공공 지식인이자 작가‘라고 소개되는데 <정신의 고귀함>이 처음 번역된 책이라 생소할 수밖에 없다. 이 책에 대한 관심은 순전히 책의 제목 혹은 주제에 대한 반응이다.

˝네 편의 짧은 에세이로, 문명의 본질은 무엇인지, 인간의 본질은 무엇인지, 어떻게 문명과 인간성이 상실되어가는지, 지식인의 책무는 무엇인지, 자유란 무엇인지, 문화와 예술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책이다.˝

아무튼 나로선 제목에 끌려 영어본까지 구했는데 막상 읽을 읽어볼 여유가 없었다. 다시금 떠올리게 된 건 <존엄하게 산다는 것>(인플루엔셜)이란 책이 눈에 띄어서다. 저자 제럴드 휘터는 독일의 저명한 신경생물학자(뇌과학자)라고 한다. 뇌과학자가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를 묻고 답한다고 하니까 흥미를 갖게 된다.

˝인간다운 삶, 품격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앞에 게랄트 휘터가 필생의 연구에서 길어 올린 통찰을 담은 이 책은 신경생물학과 발달심리학의 관점에서 21세기 복잡한 세계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법으로 ‘존엄’을 제시한다.˝

독일 아마존의 베스트셀러였다고 하는데 독일 독자들은 어떤 책에 반응하는지 참고할 수도 있겠다. 덕분에 다시 상기하게 된 <정신의 고귀함>과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엊그제 강의중에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이 점차 대중의 기억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그런 추이에 딱 어울리는 제목의 책이 나왔다. 스튜어트 제프리스의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삶과 죽음>(인간사랑)이다. 제목으로만 보면 ‘프랑크푸르트학파 평전‘에 해당한다. 부제는 ‘21세기 비판이론‘. 흔히 ‘비판이론‘으로 불리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테제들이 오늘날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어보려는 시도겠다. 목차와 자세한 소개가 뜨지 않아서 가늠하긴 어렵지만 제목과 부제만 보자면 그렇다.

발터 벤야민이 책들이 상대적인 주목을 받은 적이 있지만 대체로 프랑크푸르트학파를 다룬 책들이 베스트셀러가 된 적은 없다. 대중과 문화산업에 지극히 비판적인 프랑크푸르트학파의 기본 입장을 고려하건대 지극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이론적 주장의 타당성이 다수의 선택으로 결정되는 건 아니다. 어느덧 비판이론도 한때의 이론으로 사라져가는 듯싶지만 무엇을 기억하고 남길 것인지 꼼꼼하게 되새겨봐야겠다(개인적으로는 지난 겨울에 아도르노의 평전을 몇 권 구입했다).

‘프랑크푸르트학파 평전‘에 해당하는 책으로는 과거 마틴 제이의 <변증법적 상상력>이 소개됐었지만 절판된 지 오래인 것 같다. 제프리스의 책이 그 공백을 채워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버트런트 러셀의 대표작 중 하나인 <서양철학사>(을유문화사)가 새로 나왔다. 새 번역본이 아니라 보급판. 책이 가벼워지고 가격은 내려갔지만 글자는 더 빼곡해서 ‘노안을 위한 책은 아니다.‘ 그럼에도 휴대가능한 판본이란 점은 평가할 만하다.

견물생심이어서 들고다닐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다시 책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대학 초년생 시절에 읽었으니(아마 중세철학은 확실히 건너뛰었을 것이다) 30년도 더 전의 일이다. 그 사이에 나온 개정판들도 챙겨놓고 원서도 구해놓았지만 다시 손에 들기는 어려웠다. 쉽게 엄두를 낼 수 있는 분량이 아니잖은가.

상식을 확인하자면 러셀의 서양철학사는 표준적인 책은 아니다. 저자의 개성과 주관이 강하게 반영된 책이어서다(시인 바이런에 한 장을 할애한 것만 보아도 그렇다).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보면 객관적인 세계철학사란 또 무엇인가. 근거없는 사실을 나열하고 논리의 비약을 일삼는 엉터리가 아닌 다음에야 역사를 보는 ‘관점‘은 제거 불가능하다. 그 관점이 서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니까. 게다가 영어권에서 오랜 동안 가장 많이 읽혀온 철학사라면(적어도 그런 책의 하나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공부거리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보한스 2019-05-05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소 문장을 다듬었다고 하네요

로쟈 2019-05-06 16:25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독일의 매체이론가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주저가 번역돼 나왔다. <축음기, 영화, 타자기>(문학과지성사). 그의 이론서 두 권이 앞서 번역돼 나왔지만 십여년 전 내가 키틀러란 이름과 함께 가장 먼저 소개받고서 영역본으로 구한 책이 <축음기, 영화, 타자기>였다. 그 사이에 두번이나 이사를 했기에 책이 어디에 있는지는 신만이 아실 테지만 그래도 인연이 있던 책이라 번역본 출간이 반갑다.

“‘디지털 시대의 데리다‘‘매체 이론의 푸코‘라 불리며 매체에 대한 독창적인 패러다임을 제시한 독일 매체이론가 프리드리히 키틀러의 대표작이다. 저자 키틀러는 최초의 아날로그 기술 매체들의 태동기였던 1900년대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새로운 기술 매체들이 가져온 혁명적 변화를 서술한다.˝

이전에 잠깐 살펴본 바로 키틀러는 문학사에 대한 아주 특이한, 즉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대표작이면서도 그나마 가장 쉽게 쓰인 책이 <축음기, 영화, 타자기>라고 하므로 도전해봄직하다. 다른 책들도 이번 기회에 한데 모아두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