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스토옙스키 수용에 큰 전환점이 되었던 건 2000년에 나온 열린책들판 전집(전25권)이었다. 그보다 앞서 나왔던 전집은 1970년에 나온 세로 읽기의 정음사판으로 8권으로 구성돼 있었다(내가 처음 읽은 <백치>가 이 정음사판이었다). 두 전집 사이의 간격이 30년이고 딱 한 세대 차이다. 모두 당시로선 러시아문학계 역량이 총동원되다시피한 것이었다. 어느덧 4반세기가 지났다. 이제 또 다른 세대의 전집이 다시 나올지는 모르겠으나(당분간은 어려울 듯싶다) 최근에는 추세가 1인 번역으로 바뀌는 감도 있어서 간단히 정리해놓는다.

















빌미가 된 건 최근에 나온 김연경의 <백치> 번역본이다. 역자는 열린책들판 전집의 최연소 역자이기도 했는데(<악령>을 번역했다) 이어서 <죄와 벌>과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번역서를 내놓고 <악령> 개정판에 이어서 <백치>를 완역함으로써 4대 장편 완역자 대열에 들어섰다(최초는 아니므로 완역자 그룹이라고 해야겠다). <지하로부터의 수기>까지 포함하여 후기 도스토옙스키 대표작들을 1인 번역으로 읽을 수 있다.
































 
















이보다 조금 앞서 화제가 된 건 김정아의 4대 전집 완역본이다. <카라마조프>을 대단원으로 하여 4대 장편 1인 번역을 완결지었고 <번역 일기>까지 펴내다. 원래는 지만지판 발췌역본을 주로 냈었는데, 어느 시점에서 완역본으로 모드를 바꾸었고 어느 역자들보다 빨리 마무리지었다. 



































































4대 장편 기준이라면 1인 완역본이 과거에 없었던 건 아니다. 아직 절판되지 않은 것으로 동서문화사의 채수동판이 그에 해당한다. 



























이들 3종의 1인 완역본은 4대 장편을 단일 역자의 번역으로 읽게끔 한다는 장점이 있겠다(부분적으로 더 나은 다른 번역본이 있다 하더라도). 4대 장편 가운데 2종 이상의 번역본 낸 경우까지 더 짚어보면 먼저 김희숙 교수판이 있다. <죄와 벌>과 <카라마조프>, 그리고 <백치>를 우리말로 옮겼다. 


 








































그리고 <죄와 벌>과 <카라마조프>를 옮긴 홍대화 교수.





























4대 장편을 번역한 건 아니지만(<가난한 사람들>과 <분신> 등을 옮겼다) 도스토옙스키 가이드북을 여러 권 펴낸 석영중 교수도 따로 적어돌 만하다. <백치> 강의와 <카라마조프> 해설서 등이 포함돼 있어서다. 

















'도스토옙스키 번역사'라고 제목을 붙였지만, 자세하게 짚어본 건 아니고, 1인 완역본 시대로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페이퍼이다. 도스토옙스키 읽기의 선택지로 보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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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서 제목으로는 드물게도 '연구'가 붙었다. 원제는 '러시아의 제국들'. 책의 무게감(888쪽)을 오히려 더 부각시켜주는 제목이다. 미국의 저명한 러시아사학자들이 쓴 <러시아 제국 연구>다. 부제 '초기 루스에서 푸틴까지 제국의 눈으로 본 러시아 역사'가 전반적인 개요다(예전에 '루시'라고 쓰던 표기가 '루스'로 바뀌었다). 원제의 '제국들'이 뜻하는 것은 '여러 시기의 제국'이겠다.  
















"<러시아 제국 연구>는 키에프 루스에서 시작하여 모스크바국, 제정러시아, 소련 그리고 현재 푸틴까지 10세기에 걸친 장구하고 복잡한 러시아 역사를 조망하며, 제국과 그 운영 방식을 서사의 중심에 놓는다. 사건과 인물 등 지식을 가능한 한 많이 다루는 교과서적 서술과 달리, 이 책은 제국이 어떻게 성립되고, 민족들을 통치하고, 생존을 위협하는 위험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았는지에 대해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시도이자 확장된 역사 에세이이다."


공저자들이 저명한 역사학자들이지만 독자도 러시아사에 대한 총체적인 조감도를 읽다보면 연구자의 느낌을 받지 않을까 싶다. 단순하게 보자면 러시아사 표준 교재였던 랴자노프스키의 <러시아의 역사>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읽어도 되겠다(우연찮게도 두 책 모두 역자는 조호연 교수다). 개인적으로 책을 미리 읽고 러시아문학사를 제국사의 시각으로 재구성해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추천사의 일부는 이렇다.


"러시아사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면 러시아 문학사의 실상도 달리 보이게 된다. 러시아 국민문학의 작가들을 러시아 제국문학의 작가로 다시 호명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을 러시아문학을 달리 읽게끔 자극한다."





 











너머북스에서 나온 책으로는 <미 제국 연구>가 <러시아 제국 연구>의 짝이다(표지의 느낌도 맞춰져 있다). 러시아사 쪽으로는 <스탈린의 서재>와 러시아의 동진 역사를 다룬 <우리는 주인이 될 것이다>가 전작들이다. 모두 무게감 있는 책들이다. 
















최근 이란 전쟁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바대로, 미국과 러시아는 (서로를 '악'이라고 부르겠지만) 21세기에도 제국적 폭력을 서슴지 않는 두 나라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룬 책은 물론이고 가상의 전쟁 시나리오를 다룬 책도 나와있다.  















'위험한 나라들'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위험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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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01 00: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6-04-03 07: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언젠가 투르게네프 읽기 목록을 작성한 바 있는데 검색이 되지 않아(언제부턴가 '서재 내 검색'이 먹통이다. 알라딘은 딴데 정신이 팔려있나 보다), 그리고 이번에 <전날 밤> 새 번역본이 나온 것도 고려해서 투르게네프 읽기 목록을 다시 작성해놓는다. 후기작 <봄물결>과 <처녀지> 등이 다시 나오면 온전한 전작 읽기도 시도해볼 수 있겠다(상반기 러시아문학 강의에선 빠져 있다).  



단편집 


<사냥꾼의 수기>(1852)

















장편소설

<루진>(1856)


<귀족의 보금자리>(1859)*<첫사랑>에 수록



<전날 밤>(1860)



<아버지와 아들>(1862)

















<연기>(1867)



<처녀지>(1877)*절판
















중편소설


<파우스트>(1856)



<첫사랑>(1860), <짝사랑>(원제 <아샤>)(1858)

















희곡


<시골에서의 한달>(1855, 1872 초연)



산문시(1877-1882)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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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KUNAMATATA 2025-11-2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사전 예약없이 가도 되나요~^^?

로쟈 2025-11-27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출처 : 로쟈 > 우리가 간직한 비밀

5년 전예 나왔고, 두권이나 갖고 있는 책이지만(행방불명이어서) 얼마전에 <닥터 지바고> 강의를 다시 하면서도 읽지 못했다(몇페이지 읽었나보다). 비밀은 간직만 하는 것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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