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끝나던 날,
아내와 난 개 다섯 마리를 차에 싣고 인근 공원에 다녀왔다.

오는 길에 평소 사이가 안좋던 둘째와 셋째가 싸움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아내가 셋째한테 얼굴을 물리는 사태가 생긴다.

그림: 맨 왼쪽에 있는 검은 개가 문제의 셋째 강아지로, 보기와 달리 둘째를 수시로 괴롭히는 일진이다.

 

 

 

피를 닦고 보니 귀한 아내 얼굴에 기스가 좀 났다.


아내가 아파한 것에 마음아파 하면서도, 얼굴에 난 상처가 좀 신경이 쓰였다.

혹시라도 내가 그런 거라고 오해받을까봐서.

 

그날따라 아내는 일이 있어 사람들을 좀 만났는데,

그 와중에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내왔다.

다음은 아내와 나의 대화로, 노란 게 내 답장이다.

 


아내의 상해 중 상당수가 남편의 소행이니,

나 역시도 개한테 물렸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게 저런 말도 안되는 변명을 할까, 라고 의심했으리라.

하지만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개한테 물려 상처가 나고, 또 멍이 드는 사람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근데 정말 난 아니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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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7-10-1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아니 마태님이 얼마나 성실한 가장이신데
개가한 건 안 믿고 사람이 했다고 하면 믿는 것입니까?
저는 믿지 않습니까?ㅋㅋ

근데 마태님 키우시는 애들은 포스부터가 남다르군요.
견종이 뭔가요?

마태우스 2017-10-15 02:48   좋아요 0 | URL
답이 늦어 죄송요 페키니즈입니다 중국 황실견으로 알려진...엽기적인 그녀라는 드라마에서 나왔던 개가 저희랑 같은 친정입니다. 포스 남다르다 해주셔서 감사요. 자랑하려고 올렸다는...ㅋㅋ 근데 성질은 참 안좋습니다 ㅠㅠ

희망찬샘 2017-10-12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째요. ㅜㅜ 깜짝 놀라셨겠어요.

마태우스 2017-10-15 02:49   좋아요 0 | URL
지금은 입술 옆에 멍이 들어서, 남편 소행이 100% 확실하다고 생각하는 듯해요 다들. ㅠㅠ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 어쩐지 의기양양 도대체 씨의 띄엄띄엄 인생 기술
도대체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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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는 도대체라는 필명을 가진 분의 책이다.
개인적으로 아는 분이라서 책이 나왔다는 말에 그럼 내가 사줘야지, 라며 10권을 질렀는데,
엄청나게 높은 세일즈포인트에 까무라치게 놀랐다.
“내가 잘못 본 거 아냐?”라며 숫자를 다시 들여다보고,
그것도 믿기지 않아 그래스물넷을 비롯한 다른 서점까지 확인하고 나서야 
도대체가 드디어 떴구나, 라는 걸 알았다. 

현재 이 책의 스코어는 다음과 같다. 
세일즈 포인트 33,000. 종합 TOP 100 2주,
내가 한 번도 기록해 본 적이 없는 숫자다. 
내가 낸 책들의 세일즈포인트를 모두 합치면 어렵사리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게 내가 책을 많이 내는 이유다 ^^)

도대체는 오래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지금은 페이스북에 
글과 만화가 섞인 작품들을 올려왔다.
도대체 작품의 강점은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메시지나 웃을거리를 찾아내는 데 있다.
요즘은 잘 지내나, 하고 그의 블로그를 가보면
‘그래도 잘 버티는구나’ 하는 착각을 하게 만드는데,
책을 읽다보니 그가 견뎠을 힘듦이 엿보이는 작품들이 제법 많다.
냉장고에 있는 피자 한쪽, 맥주 한 캔에서 오늘 하루를 살아갈 희망을 갖는 그의 삶을 들여다보며
별 것도 아닌 일에 징징거렸던 스스로가 부끄럽게 여겨진다. 

그런데 도대체의 책은 어떻게 대박이 났을까?
자료를 읽어보니 도대체가 뜬 건 ‘행복한 고구마’라는 작품 덕분이었다.
인삼들 사이에서 태어난 고구마가 자신도 인삼이려니 하면서 행복해하는 이야기를 담은
짧은 만화인데,
이게 무려 500만 뷰를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했고,
책까지 나오게 된 거였다.
그리고 이젠 도대체 곁에 수많은 팬들이 있다.
억지로 단순화시키면, 언제 어디서나 웃을거리를 찾는 도대체의 긍정에너지가
그를 유명작가 반열에 올렸단 얘기다. 
주위사람 중 누군가가 뜨면 
마음 한구석엔 ‘내가 떠야 하는데’라는 시기심이 조금은 생기기 마련이지만,
도대체의 성공엔 그런 마음이 단 1%도 없다.
도대체님, 축하드려요!
다음 책도 대박 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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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10-08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저자 필명이 도대체라~~ 독특합니다.
저도 축하드립니다.
마태우스님이 이리 애정을 보이시니 더 기대되네요^^

심술 2017-10-10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대체 장미영님을 딴지일보에서 안 지도 10년이 훌쩍 넘었네요.
그 때 딴지일보에 도대체님 팬이 많았죠.
딴지에 실렸던 수많았던 도대체님의 명문 및 명화 가운데 엉삼대사도가 기억나네요.
어느 해 설에 설 기념 인터넷카드로 달마대사도에 YS얼굴 합성한 거였죠.
배경음악으로는 ‘까치까치 설날은‘이 흘렀고요.
카드 내용글이 ‘ 너거뜰 지난해도 힘들었제? 이기 다 데중이가 정치를 못해서 그런 기 아이가.
그래도 느그들 내 땜에 많이 웃었제? 내 올해도 느그들 위해 이 한몸 불사르련다‘
정확하진 않은데 대충 이런 내용이었죠. 그거 보고 하도 웃어서 아직까지 어렴풋하지만 기억이 납니다.

29만원대머리 때 국민학교, 그 땐 초등학교가 아녔죠,에서 하던 반공교육의 역겨움을 고발한 글도 있었죠. 공산군의 횡포를 그린 묘사가 국민학생들 보기에 너무 잔인해서 토했다는 이야기였죠. 그 글은 강준만 교수님이 한국현대사 80년대 네 권 가운데 어느 한 권에 인용하기도 했었던 거 같은데 언제 시간나면 찾아봐야겠어요.

심술 2017-10-11 11:01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80년대편이 아닌 68년 항목에 있네요.
북한공비가 이승복 어린이 죽인 사건.
이 사건 뒤 박정희정부는 반공교육을 강화했고
그 영향력이 80년대까지 이어졌다고 강준만교수는 말하고
87년 초등3학년이었던 어느 네티즌의 글을 소개하는데
이 글이 바로 도대체 장미영님의 글이었죠.
그러다 90년대 들어 너무 지나치다는 의견이 나와 이승복 및
무장공비 관련 내용교육을 줄였다고 하네요.

다시 찾아보니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에는 미친고기 지점이 없네요.
가장 가까운 지점이 남구 주월동 봉선중앙로123번길20에 있는 주월동지점인데
여기도 지도로 보기엔 농성동에서 최소 3킬로미터는 떨어져 있는 듯하네요.
마태님을 못 알아봤지만 한 사람도 받아준 미친고기가 과연 어디였을까?

마태우스 2017-10-15 02:49   좋아요 0 | URL
딴지 시절의 도대체님을 아시다니, 반갑습니다. 강준만교수님 책에도 나온지 미처 몰랐네요. 떡잎부터 달랐군요

심술 2017-10-17 13:57   좋아요 0 | URL
^^
 













* 이 책은 본 페이퍼와 그다지 관계가 없습니다.



처음 맞는 긴 연휴, 원래 하려던 일은 대략 10가지쯤 됐다.

그 중 논문 두 편을 쓰자는 것도 들어 있었는데,

그리 길지도 않은 한 편을 쓰는데 월화수 사흘이 날아갔다.

생각보다 큰 출혈이었는데,

이건 순전히 ‘한줄 쓰고 인터넷 뒤지고 또 한줄 쓰고 인터넷 뒤지고’를 반복한

내 집중력 부족에 있었다. 

목요일엔 교양과목 2주치 강의준비를 했고,

금요일엔 간만에 테니스를 치고 일산에 사는 친척집을 방문했다.1)


그리고 토요일, 두 번째 논문을 쓰려고 컴 앞에 앉았다.

하지만 논문을 쓰기가 너무 싫어서 계속 딴짓만 하다가

밤 11시에 컴 앞에 앉아 자료를 띄웠다.

그러고 난 뒤 네이버 웹툰을 40분쯤 보다가

그래도 일하기가 싫어서 ‘영화’를 클릭했다가 <범죄도시>가 개봉한 걸 알았다.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그냥 때려부수는 영화다 싶어 볼 마음이 없었는데,

평점이 너무 높은데다 재미있다는 평이 대다수다.

나이가 드는 것의 장점은 알바와 순수한 관객을 구분할 수 있게 된다는 것,

논문은 뒤로 미루고 이 영화를 보기로 마음을 먹었다.


10월 8일 새벽 12시 45분에 시작하는 표를 예매하고 서둘러 차를 몰아 극장에 갔다.

상영관 앞에 제복 차림의 직원이 있었고, 

그 옆에는 웬 여자 둘이 안타까운 표정으로 서 있다.

한껏 거만한 자세로 직원에게 출력한 티켓을 내밀었더니 그가 이렇게 말한다. 

“손님, 이건 다음날 티켓이에요.”

놀라는 내게 직원이 설명을 해준다.

“저희 극장 심야표는 전날 날짜로 찍혀요.”

아, 그렇구나. 내가 그걸 모르다니. 

나: 괜찮습니다. 다른 데 앉으면 돼죠 뭐. 표는 좀 봐주세요.

직원: 그게요, 저희도 해드리고 싶은데 지금 표가 매진이에요.

토요일 밤 12시 45분, 인구 60만의 천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다니 믿기지가 않았다. 

알고보니 여자 두 분도 같은 이유로 서 있는 거였다.

직원은 무전기로 혹시라도 취소된 좌석이 있는지 확인하더니 안되겠다고 했다.

집에 그냥 가기가 너무 싫어서 계단에라도 앉겠다고 했더니

그러라고 했다. 


극장에 들어가니 정말 매진의 분위기가 느껴졌다.

할 수 없이 좌석과 좌석 사이의 계단에 주저앉아 팝콘을 먹기 시작했다.

그때 갑자기 그 직원이 들어온다.

“저기요, 노약자를 위한 이동좌석이 하나 있는데, 거기라도 앉으시겠어요?”

그걸 거부할 소냐. 고맙다고 하고 맨 앞줄에 있는 노약자석에 앉았다.

영화는, 안봤으면 큰일 날 뻔했다 수준으로 재미있었다.

마동석이라는 배우의 카리스마가 뻔하다면 뻔한 액션영화를 

아주 신선한 영화로 느껴지게 만들었다고 할까. 

그러니까 마동석은 아트박스 사장을 하기엔 너무 큰 그릇이었다.2) 

마동석씨, 이런 영화 또 찍어주세요. 전 기생충 연구 열심히 하렵니다. 


1) 금요일에 찾아뵌 분은 이전에 쓴 ‘개만도 못한 인지도’에 나온 삼촌이었다.

지금은 그 글이 지워졌는데, 내용은 이랬다. 

[나랑 삼촌이 친한 사이라는 걸 동네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삼촌은 

안내견을 하다 은퇴하고 삼촌에게 분양된 골든리트리버를 데리고

동네를 산책한다.

하지만 다들 개만 보느라 나에게 관심갖는 이가 없어서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

이번에도 골든리트리버를 데리고 1시간 반 가량 산책을 했다. 

4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은 대부분 개만 봤지만,

방송을 좀 해서 그런지 나를 알아봐주는 분도 이따금씩 있었고,

그럴 때마다 삼촌은 으쓱해했다. 

그런데 그 개 등에 ‘은퇴한 안내견’이라는 표지를 붙인 탓에 

산책하는 동안 이런 소리가 들렸다.

아이: 아빠, 나 저 개 좀 만져봐도 돼?

아빠: 안돼. 저게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라 만지면 절대 안돼.


이런 대화를 4번째 듣는 순간 난 뒤를 돌아 그분한테 말했다.

“얘가 은퇴한 안내견이라, 괜찮습니다.”

그분이 놀란 표정으로 날 바라봤다.

“아니, 그럼 지금 눈이 보이세요?”

‘은퇴한’이란 글자를 더 키워서 표지를 다시 만들어야겠다 싶다. 


2) 마동석은 <베테랑>에서 아트박스 사장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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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7-10-08 0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마태우스님^^ 야구 기다리다 북플 열었는데 덕분에 웃습니다. 상황들이 영화보는 것 같아요ㅎㅎ^^;
직원 한 명 남편이 마동석씨랑 아주아주 닮아서 괜히 친근하게 느끼는 배우입니다. 마태우스님이 인정해주시니 앞으로도 잘 되실 듯^^

마태우스 2017-10-08 10:43   좋아요 0 | URL
무플방지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직원 한분의 부군이 마동석 과라니, 든든하겠네요^^ 아쉬운 건 마동석씨가 넘 늦게 떴어요. 숏터뷰인가 봤더니 47세...ㅠㅠ 넘 아쉽네요.

조선인 2017-10-0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흘이나 되는 연휴에 논문이라뇨. 옳지 않습니다. 제 대신 놀았어야죠!!! 엉엉
- 연휴에도 출근한 1인 올림.

마태우스 2017-10-10 06:20   좋아요 1 | URL
아 네...말이 그렇지 저 쉬엄쉬엄 일했습니다. 사실 제가 주말이고 뭐고, 최근 몇년간은 맘편히 쉬어본 적이 없네요 ㅠㅠ 글구...결국 논문 두편 썼습니다. 제가 자랑스럽네요^^
 
OtvN 프리미엄 특강쇼 어쩌다 어른
<어쩌다 어른> 제작팀 노래 / 교보문고(단행본)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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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 탔던 비행기 안,

한 승무원이 날 보면서 인상을 찌푸린다.

승무원: 아...어디서 뵀는데, 무슨 프로인지를 모르겠네요.

나: 혹시 컬투의 베란다쇼인가요.

승: 아니요.

나: 그럼 아침마당?

승:  (단호하게) 그것도 아닌데...

 

괴로워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괜히 내가 미안해졌다.

한참을 바닥에 쭈그리고 있던 그가 갑자기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기억났어요! 어쩌다 어른!"

 

tvN의 어쩌다 어른은 정말 멋진 프로그램이다.

시청률은 1%도 채 안나오지만,

수십차례 재방송을 함으로써 10%짜리 프로인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니 말이다.

이 프로를 통해 설민석 선생이 스타가 됐지만,

내가 받은 혜택도 컸다.

방송을 나가지 않던 지난 2년간, 내가 잊히지 않았던 건 순전 이 프로 덕분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쩌다어른>을 책으로 만든다고 제작진이 연락해왔다.

이런 기획은 아주 흔하디 흔해서,

나랑 관계된 것만 따져봐도 기억나는 게 여러 건이다.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란 강연도 책으로 만들어졌고,

<상실의 시대> 역시 2016년 2월 경희대에서 있었던 여러 강연들을 엮은 책이다.

이런 제안이 오면 대부분 수락하긴 하지만,

마음이 그렇게 편하진 않다.

글은 메시지만 전하는 반면,

강연은 메시지뿐 아니라 현장 분위기에 좌우되기에,

반응이 좋았던 강연을 그대로 글로 옮긴다고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난 공저에 대해 좀 부정적이다.

두세명이면 모를까,

여럿이 쓴 책에 대해 저자가 애정을 갖기가 어려운 게 첫번째 이유다.

독자 측면에서도 공저는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다.

저자마다 다 스타일이 다르다보니, 책을 읽다보면 울퉁불퉁한 길을 차로 달리는 느낌이 들 수 있으니까 말이다.

공저 중에서 잘 되는 책이 별로 없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어쩌다 어른> 제작진이 내 강의를 글로 옮긴 뒤 교정을 부탁한 건 지난 7월이었다.

이 책이 나온 건 9얼 10일이지만,

난 책이 나왔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내게 보내줬는지 그것도 사실 좀 헷갈린다).

오늘 아침, 구글로 검색을 하다가 이 책의 존재를 알았는데,

정말 놀랍게도 이 책은 공저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잘 팔리고 있었다.

 

예스: 판매지수 28572  무려 종합순위 20위

알라딘: 판매지수 9910, 자기계발 4위

교보: 종합순위 64위, 인문베스트 11위


최대스타인 설민석 선생이 빠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 대단해 보이는데,

종합순위 몇백위에 잠깐 오른 것이 최대 영광이었던 나로서는

내 이름이 들어간 책이 이런 높은 순위에 있다는 게 도대체 믿기지 않는다.

기쁘다는 게 아니라 왠지 좀 묘한 느낌?

과학자답게 이 책의 성공요인을 분석해 보려다

'프로그램의 인기' 덕분이려니 하고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한 알라디너 님들의 리뷰를 보다보니 공저에 대한 내 마음이 좀 달라졌다.


외계인교신장치: ...강의의 원래의 질감들인

목소리의 생생한 현장감 (그 속의 말투와 유머와 해학과 위트와 감정들의 활기와 온도)은 당연히 사라질 수밖에 없다고 해도 그 콘텐츠의 질들이 초라하기 때문이다....

굳이 어쩌다 어른이라는 강연쇼 프로그램의 명성을 실추하면서까지

이 책을 펴내야 했을까


<----이 지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이분의 리뷰를 읽으면서

기존 신념과 달리 강연을 묶은 책은 나와도 괜찮겠다 싶었다.

강사들의 영상을 일일이 찾아볼 여유가 없다면, 책을 통해 그 메시지를 얻는 것도 꼭 나쁜 일만은 아닐 것 같아서다.

이 책이 잘 팔리는 게 그 근거가 아니겠는가.

 

마지막으로 리뷰 하나만 더 보자.

예준: 프로그램에서 처음 보고 느낀 감동을 책으로 소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뤠잇하다고할 수 있다. 몇 분의 강의만 실려 있다는 점이 조금 아쉬웠다...다양한 강사들의 명강의를 넣었다면 싶은 아쉬움이 남는다.

<---책으로 내는 것에 모든 강사가 동의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많은 강사들이 자신의 강의를 엮어서 책으로 내는 현실을 감안하면, 비슷한 내용이 실린 다른 책이 있다는 게 좋을 거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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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07 14:05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07 15:19   좋아요 0 | URL
비밀 댓글입니다.
 

 

 

 

 

 

 

 

 

 

 

 

광주 모 도서관에서 독서에 대한 강의를 했다.
시작이 오후 7시인데 기차시간 때문에 막상 도착해보니 5시 반밖에 안됐기에,
식사라도 하려고 주위를 맴돌았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바로 ‘미친 고기’,
혼자 밥먹는 사람은 많아도 혼고, 그러니까 혼자 고기먹기는 쉽지 않다는데,
난 혼고가 참 편하다.
고기를 먹을 때 난 주로 고기를 굽는 편인데,
그냥 내가 구워서 나 혼자 먹으면 얼마나 편한가?


하지만 고기집들은 날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지라
혼자는 안된다고 쫓아내거나
노골적으로 불쾌한 표정을 지으면서 “최소 2인분은 드셔야 해요”라고 말하기 일쑤다.
최소 3인분을 먹는 나로서는 그런 대접이 좀 부당하게 느껴지지만,
어제도 다른 곳에서 한번 쫓겨나고 만다!


다행히 ‘미친 고기’는 날 박대하지 않았기에,
난 자리에 앉아 고기를 굽기 시작했다.

고기는 정말 맛이 있었다.
너무 맛이 있어 숨이 넘어갈 지경이었는데,
그러다보니 한번 쫓겨난 것에 대한 분이 다 풀려버렸다.
시간만 좀 더 있었다면 4인분은 너끈히 먹었을 테지만,
아쉽게 3인분에 만족하고 말았다.


고기를 먹던 중 벽에 무슨 글귀가 적힌 게 보인다.
자세히 보니 세상에, 내 이름이 적혀있다!
내가 저런 말을 했는지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내 이름을 저런 식으로 보다니 너무 신기했다.

 


계산을 하고난 뒤 날 받아준 착한 종업원에게
“저거, 저예요.”라고 얘기했다.
그게 무슨 소리냐는 듯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그에게
“저 사람이 바로 저라고요”라고 얘기했는데,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들었는지는 모르겠다만,
그 고기의 맛은 지금도 내 입가에 남아
날 흐뭇하게 해주고 있다.
고기는 레어보단 적당히 익어야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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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9-27 0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혼자 고기굽는 걸 아직 못해봤는데 꼭 도전해봐야겠어요. 불끈!!

그나저나 고깃집 벽에서 발견한 마태우스님 본인의 이름이라니요!!! >.<

마태우스 2017-09-27 07:20   좋아요 0 | URL
혼고가 처음이 어렵지, 의외로 중독성 있답니다^^ 근데 다락방님처럼 우아한 분이라면 좀 주저될 수도 있겠네용. 암튼 신기한 경험이었어요^^

비연 2017-09-27 0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혼고가 뭐지? 잠시 갸우뚱 했었는데...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아이템인데요 ㅎㅎㅎㅎ
그나저나 저 문구가 고기집에서 인용된다니 ㅎㅎㅎㅎ 완전 신기합니다~

마태우스 2017-09-27 21:29   좋아요 0 | URL
앗 제가 전문용어를 썼군요^^ 전문가티 내려고 그랬답니다. 직접 보니까 진짜 신기하더라고요^

cyrus 2017-09-27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당 직원이나 지배인이 교수님을 알아봤으면 가게 벽에 교수님 사인을 남겨달라고 부탁했을 거예요. 교수님 같은 분의 슈퍼스타를 못 알아보다니.. ㅎㅎㅎ

마태우스 2017-09-27 21:30   좋아요 0 | URL
헤헤 제가 알라딘에서만 슈퍼스타죠 다른 데서는....아, 글고보니 어느 고기집에서 저한테 진짜 많이 먹는다고, 대단하다고 한 적도 있어요^^ 고기계의 슈퍼스타가 될래요. 어찌된 게 먹성이 이 나이에도 꺾이질 않는지

stella.K 2017-09-27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아니 진짜 마태님 아무리 못해도 2인분 드시잖아요.
쫓는다고 쫓겨 나올 건 없지 않나요?
미친고기에선 3인분도 해치우셨구만.ㅋㅋㅋ

그런데 그 종업원 마태님이 서민 교수라는 걸 끝까지 믿지 못했나 봐요.
설마하는 눈치...?
좀 더 마태님을 알릴 필요가 있는 것 같은 대목입니다.ㅋㅋ
암튼 마태님 그리 말씀하시니 고기가 먹고 싶어졌슴다.ㅠ

마태우스 2017-09-27 21:32   좋아요 1 | URL
오모나 스텔라케이님 반갑습니다. 자랑이지만 4인분 먹은 적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혼자 오는 손님에 대한 박대가 좀 심합니다. 많이 먹을 거라고 사정했는데 쫓겨나기도 했고요 흑흑. 특히나 고기집은 불에다 불판, 밑반찬 등 손이 많이 가서 그런지, 혼자 오면 노골적으로 싫어해요. 제 이름을 알리기보단 제 먹성을 알리는 게 더 시급한 듯요

리제 2017-09-2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3인분 먹을 수 있으니 이제 당당하게 들어가야겠어요.^^

마태우스 2017-10-05 23:18   좋아요 0 | URL
3인분이면 훌륭하죠^^ 화이팅입니다.

moonnight 2017-10-07 21: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장님이 마태우스님 팬이실 듯 한데(혹시 알라디너?^^♡) 직원분에게 영상교육을 안 시켰나봐요. 그래도 혼자 온 손님 박대하지 않았으니 예절교육은 잘 하신 듯^^

마태우스 2017-10-08 03:2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혼자 왔다고 박대하지 않은 멋진 고기집이고, 또 맛도 기가 막혔습니다. 친절하면서 맛도 좋은....미친고기 화이팅입니다.

심술 2017-10-08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심해서 검색해 보니 20171008 기준으로 광주광역시에 미친고기가 10개나 있군요.
어느 지점인지 모르겠네요.

마태우스 2017-10-08 18:36   좋아요 0 | URL
앗 그렇군요. 농성동에 있는 건데, 주소 말씀드리려 했지만 그게 안되네요. 농성동과 미친고기를 넣고 검색하니 ˝ 농성동 장어집 미친듯이 맛있다˝같은 것만 검색됩니다 ㅠㅠ

북다이제스터 2017-10-12 2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머는 상황에 거리를 두면서도 그것을 따뜻하게 바라보는 시선에서 생겨난다”는 책 문구가 틀리지 않는다는 말이 생각나는 마태우스 님 글 잘 읽었습니다.
항상 따뜻한 유머 감동하며 잘 읽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