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강의를 나가게 됐을 때,

생각지도 않게 순오기님이 연락을 해오셨고,

친히 터미널로 마중을 나오셔서 근사한 점심을 사주시기까지 했다.

순오기님한테 평소 해드린 게 없어 면목이 없었지만

그 점심은 지금까지도 뇌리에 강하게 남아 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건 순오기님이 추가 비용을 내면서 시킨 삼합이었다.

평소 홍어를 잘 먹긴 하지만 일부러 찾아가며 먹은 건 손에 꼽을 정도였는데,

거기서 먹은 홍어는 전날 잠을 못자서 피곤했던 내 심신을 단박에 회복시켜 줬다.

염치없게도 난 그 접시에 담긴 삼합을 다 먹었는데,

그게 성에 안찼는지 그 뒤부터 한동안 ‘홍어가 먹고 싶다’는 생각을 떨치지 못했다.

이걸 혼자서 다 먹었다...



수원에서 볼일이 있던 날,

어떻게든 혼자서 점심을 해결해야 했기에

그간 벼르고 벼렸던 홍어로 메뉴를 정했다.

수원에서 삼합 잘하는 집을 찾으니 ‘남촌’이란 곳이 나왔고,

좀 비싸긴 했지만 ‘이건 나 스스로에게 해주는 위로야’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삼합을 시켰다.

다른 이와 싸울 필요도 없이 오롯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홍어라니,

위로 치고는 너~~무 커다란 위로가 아닌가!

한점 한점 홍어를 고기에 싸서 먹는데, 인터넷에 뜬 ‘맛있다’는 표현은 괜한 것이 아니었다.

내 실수인지 원래 그랬는지 마지막에 홍어 한점이 모자라 고기만 먹은 게 옥의 티,

하지만 반전이 있었다.

날 유심히 보던 종업원이 다가오더니 혹시 아침마당에 나오는 그분이 아니냐면서

홍어애라고, 홍어 새끼를 서비스로 주셨다.

누군가 유심히 날 본다면 그건 십중팔구 ‘돈 안내고 도망칠까봐’였는데,

방송에 얼굴을 비춘 게 이런 점이 좋구나 싶었다.

맛있어서 열나게 먹다가 앗차 싶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홍어를 포식했다면 홍어 생각을 그만해야 할텐데,

어찌된 게 그전보다 더 홍어 생각이 난다.

순오기님과 갔던 그곳에 가서 “다른 반찬 다 필요없고, 홍어만 오십점 주세요!”라고 호기있게 외치고 싶어졌다는.


그날 순오기님과 지내는 동안 홍어 이외에도 느낀 점이 많다.

무엇보다도 한 사람의 힘이 지역의 문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를 깨달을 수 있었고,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열정이랄까, 그런 것도 느꼈다.

또 하나 감명받은 건 알라딘 마을 사람들의 따스한 정.

다리까지 다친 몸으로 친히 마중을 나오고, 또 강의를 에스코트해주신 순오기님께

언젠가는 꼭 은혜를 갚겠다고 결심해 본다. 



 
 
blanca 2014-09-14 17:13   댓글달기 | URL
제 마음이 다 따사로워지네요. 홍어는 예전 회식자리에서 처음으로 맛보았다 그 강렬함에 데었던 기억이 ㅋㅋ
좀처럼 사라지지가 않아요.

마태우스 2014-09-15 09:39   URL
호홋 홍어는 유전자가 있어야 되는 것 같더군요. 그 강렬함을 맛으로 승화시키는 유전자? 전 그게 있더라고요^^

saint236 2014-09-14 17:33   댓글달기 | URL
홍어를....맛있겠는데요...

마태우스 2014-09-15 09:39   URL
님도 홍어 좋아하시는군요 저 사진 보고 군침이 돌면 유전자가 있는 겁니다

팜므느와르 2014-09-15 01:26   댓글달기 | URL
에스코트하신 순오기 님도, 그 정성을 오롯이 감동으로 화답하는 마태님도
알라딘 마을엔 없어서는 안 될

마태우스 2014-09-15 09:40   URL
아유, 저야 순오기님에 비하면 먼지죠... 제가 알라딘마을을 위해 한 게 뭐가 있겠어요 부끄럽죠

레와 2014-09-15 09:30   댓글달기 | URL
홍어엔 막걸리라던데..ㅎㅎ 막걸리는요??


마태우스 2014-09-15 09:40   URL
막걸리 마시면 참 좋을 텐데, 막걸리는커녕 맥주 한잔도 못마셔서 안타까웠어요 강의 전이라....ㅠㅠ

paviana 2014-09-15 12:16   댓글달기 | URL
저도 그 유전자 반쯤 있어요. 담에 홍어에 막걸리 제가 살게요. ㅎㅎ

마태우스 2014-09-16 09:29   URL
홍어에 막걸리라,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걸요^^

moonnight 2014-09-15 12:31   댓글달기 | URL
저는 홍어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지만 ^^; 어쩐 일인지 군침이 막 ㅎㅎ
순오기님과 마태우스님 두 분 덕에 저까지 훈훈해지는 월요일입니다. ^^

마태우스 2014-09-16 09:29   URL
유전자가 없어도 군침이 도는 게 가능하군요^^ 올만입니다. 꾸벅

무스탕 2014-09-15 20:52   댓글달기 | URL
악-! 수원까지 오셔서 혼자 식사를 하시다니요?!
남촌 찾아보니 제가 있는곳이랑 가까운 곳인데..
수원에 있는 탕이가 죄송해지네요.
다음에 또 그런일이 있으면 그땐 꼭 연락주세요 :)

마태우스 2014-09-16 09:28   URL
오모나 그럴 수가! 정말 제가 죄송해버렸네요. 면목없습니다. 앞으로 잘하겠습니다. 꾸벅
 
소금 - 박범신 장편소설
박범신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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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어달 전 북콘서트 사회를 본 적이 있다.
한겨레출판사에서 나온 책의 북콘서트였는데,
그 출판사의 미녀 담당자는 자사의 책을 잔뜩 보내주는 친절을 베풀어줬다.
다들 재미가 넘칠 것 같은 책들이었지만,
한 권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 책이 바로 박범신 작가가 쓴 <소금>이었다.
난 박범신 작가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이유인즉슨 내가 어릴 적 전성기를 누렸던,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서울과 대전, 또다시 서울을 갔다가 천안으로 가는 빡빡한 스케줄이 잡힌 날,
우연히 집어든 책이 <소금>이었다.
혹시 재미없으면 때려치우려고 천명관의 신작도 같이 챙겨넣은 터였지만,
그날 난 천명관의 책은 꺼낼 생각도 못한 채 <소금>의 책장만 정신없이 넘겨댔다.
아쉬운 것은 그 책을 다 못읽었다는 점.
원래는 아내와 개 세 마리를 포함해 다섯 식구가 마루에서 다 같이 자는데,
그날 난 피곤하답시고 침대방에서 잔다며 <소금>을 가지고 들어가 책을 읽었다.
그러다 불시에 점검을 나온 아내에게 걸려 야단을 맞긴 했지만,
<소금>이 갖는 중독성은 실로 엄청났다.


“아버지는 빨대다. 자식들한테 다 빨리고, 더 이상 생산력이 없어지면 폐기처분된다”는 게 저자의 주장인데,
저자는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인간의 생산력을 극한까지 착취하는 자본주의의 모순에 대해서도 통렬히 비판한다.

“아버지는 힘들다”라는 담론은 사실 새로운 건 아니다.
그동안 그런 주장들에 대해 엄살 혹은 과장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안힘든 사람이 어딨냐?)
멋진 소설 한 편은 사람의 생각을 바꿔놓는다.
책을 읽음으로써 바뀐 건 이 땅의 아버지들에 대한 생각만은 아니었다.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고 생각했던 박범신 작가에 대해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 것.
다행히 박작가님은 사십권의 소설을 펴내셨으니,
올해가 끝날 때까지 읽을 책이 없어서 걱정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아울러 통렬한 반성을 해본다.
나이를 가지고 한 사람을 재단하는 게 얼마나 바보같은 짓인가를.

 

* 말은 이렇게 해도 나이가 원망스러울 때가 있긴 했다.
대략 세명의 주인공들의 삶을 조명한 이 소설을 읽다보니
누가 누군지 간혹 헷갈렸다.
A랑 B가 사귀고 C와 D가 사귀는데
A랑 C를 혼동하는 일이 종종 있었던 것.
사실 A는 D의 아버지이니, 내 머릿속에서 패륜을 조장할 뻔했다.
이게 다 돌아서면 잊어버리게 된 내 나이 때문이다.



 
 
달콤한책2 2014-08-21 19:17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누가 누군지 헷갈리는 일이 요즘 살살 저에게도 ㅜㅜ
"이유인즉슨 내가 어릴 적 전성기를 누렸던, 지금은 시대에 뒤떨어진 작가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저도 이 이유 때문에 박범신 안 읽다가 엊그제 <소소한 풍경> 빌려왔습니다. 흠...저도 이 책이 좋았으면 싶네요...

마태우스 2014-08-22 23:25   URL
아 저처럼 생각하시는 분이 또 계시다니 반갑습니다. 소소한 풍경이 좋을 거라고 미리 확신합니다만, 결과 알려주세요!

열혈팬 2014-08-21 23:29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같은 이유로 박범신 작가의 책을 한번도 읽어보지 않았는데 얼마전 세월호 사건 기사를 보다가 이 분의 내공이 심상치 않다라고 느끼던 참이었는데 교수님 글을 보니 저도 도전해 보고픈 마음이 확~솟아 나네요. 그리고 역쉬~ 마지막 *표 글...끝까지 읽은 걸 후회하지 않게 만드시네요 ㅋㅋㅋ 저도..공감되는 나이라서^^

마태우스 2014-08-22 23:25   URL
오옷 님도 같은 이유로! 이번 책 저자의 말 보니까 이런 말은 내가 해줘야 한다, 이런 사명감을 갖고 계시더군요. 근데 님도 나이가 좀 있으시다니, 더 반갑네요^^

2014-08-23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25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26 23: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14-08-23 15:48   댓글달기 | URL
저도.. 나이..ㅜㅜ

마태우스 2014-08-25 10:03   URL
앗 요정은 나이를 먹지 않는데...아닌가요..>

2014-09-05 15: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9-14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 포기를 잘한다.
이미 끝났는데도 계속 집착하는 사람으로 보이는 것을 무지하게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소개팅 애프터를 나갔을 때,

상대방 여자가 20분 정도 지났음에도 오지 않는다면 난 “역시 그렇구나”라고 포기하고 만다.
“무슨 일이 생겼겠지”라면서 두시간 쯤 기다리는 긍정적인 사람도 있지만,
난 “내가 못생겼다고 싫어하는 게 틀림없어”라고 지레짐작한다는 얘기다.
그건, 상처를 덜 받으려는 자기방어의 기전이기도 하다.
언젠가 모 대학축제 앞에서 여자를 만나기로 했다.
휴대폰도 없던 그때, 사람들로 미어터진 여대 정문앞에서 20여분을 기다리는데,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게 여겨졌다.
30분을 채우지 못한 채 집에 갔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 그때 그 여자분이 내가 자리를 뜬 직후에 그곳에 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후에도 난 여자가 조금만 예쁘면 “날 싫어하겠지”라며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곤 했다.
이건 여자 뿐 아니라 연구에서도 마찬가지라,
결과가 조금만 안나오면 “그럼 그렇지. 나같은 게 뭘 하겠어?”라며 지레 포기해 버렸고,
내가 ‘네이처’ 같은 학술지에 논문을 투고조차 하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

 

포기를 잘하는 성격은 스포츠에서도 나타난다.
예를 들어 2002년 어느날, 난 집구석에서 한국과 중국의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전을 보고 있었다.
한국은 야오밍이라는 걸출한 센터가 있는 중국에 시종일관 뒤졌고,
30초가량 남았을 때는 7점 차로 뒤져 역전이 거의 불가능해 보였다.
안그래도 술약속이 있었기에 난 TV를 끄고 약속장소로 향했고,
지인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농구 얘기를 한다.
“오늘 농구 정말 끝내줬지 않냐?”“진짜 대박이었지.”
그 장면을 보면서 난 그들이 중국 사람들이며,
한국에 온지 오래된 나머지 중국말 대신 한국말로 대화를 나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술에 취해 집에 온 그날,
난 한국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는 걸 알고 까무라친다.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몰라서 재방송을 새벽까지 봤고,
그것도 모자라서 노트에다가 일일이 상황을 정리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스포츠의 생명은 생방송으로 그 현장을 보면서 응원하는 것일진대,
결과를 알고 난 뒤 재방송으로 보는 농구는 앙꼬 없는 붕어빵 같았다.
“30초만 더 볼 걸!” (실제로는 연장전까지 했으니 15분 가량이 더 소요됐으리라).
난 포기를 잘하는 성격을 원망하며 머리를 쥐어뜯었다.

 

 

 

 

오늘 아침, 난 여자골프의 스타 박인비 선수의 경기를 보고 있었다.
1위를 달리는 미국선수에게 한 타가 뒤졌기에
마지막 18번 홀에서 한 타를 줄여야 우승 가능성이 있었다.
그런데 박인비 선수가 친 볼은 홀에서 너무 멀리 떨어진 곳에 놓였고,
한타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잃을 가능성이 높았다.
난 TV를 끄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아, 정말 아쉽다. 박인비 2등이다.”
학교에서 열심히 일을 하다가 네이버 메일을 확인하려고 컴퓨터를 켠 순간,
난 12년만의 까무라침을 경험했다.
박인비가 우승을 했다는 거다.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알고보니까 박인비는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는 그 먼거리 퍼팅을 집어넣었고,
1위를 하던 미국선수는 마지막 홀에서 한 타를 잃는 바람에 동점이 됐다.
연장전은 해보나마나여서, 박인비가 여유있게 우승을 한 것.
거듭 말하지만 스포츠의 매력은 생중계여서
그 광경을 봤다면 아파트가 떠나가도록 환호성을 질렀겠지만,
뒤늦게 우승 사실을 알고나니 기쁘다기보다는 망치로 머리를 맞은 듯 얼떨떨했다.
머리숱은 그때보다 훨씬 줄어 있었지만,
난 12년 전과 똑같이 머리를 쥐어뜯으며 포기를 잘하는 내 자신을 원망했다.
포기를 잘한 덕분에 마음의 상처를 더 이상 받지 않고 험난한 세상을 살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잃는 것도 있다는 걸 새삼 느낀다.
그렇다고 해서 내 삶의 스타일을 바꾸고픈 마음은 없다.
이번 사건이 12년만의 일인 것처럼,
포기를 했을 때 내 예상과 달리 결과가 잘 나올 확률은 별로 높지 않으니까.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긴 한다.
내 눈이 조금만 더 컸다면 포기를 하는 대신 좀 더 끈질기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를.
이 글의 결론. 이게 다 작은 눈 탓이다.



 
 
2014-08-18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8 2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열혈팬 2014-08-18 20:45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슬금슬금 웃음이 삐져나오다가 마지막에 빵! 터져주는 교수님 글은 역쉬~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다 읽게 되네요^^

마태우스 2014-08-19 13:36   URL
칭찬 감사합니다. 역시 님의 댓글을 봐야 하루가 즐겁습니다^^

뷰리풀말미잘 2014-08-18 20:50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글의 백미는 기막힌 책 선택이죠. ㅋㅋ

마태우스 2014-08-19 13:36   URL
앗 그런가요...^^ 열심히 할게요!

야클 2014-08-19 00:31   댓글달기 | URL
같이 나이를 먹어가건만, 어찌하여 나는 갈수록 유머감각이 무뎌지고 마태우스님은 이리도 유머감각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건가요? 밥은 언제든지 살테니 비결 좀 알려주세요 !

마태우스 2014-08-19 13:37   URL
갑자기 무슨 그런 말을.... 유머 하면 야클이고 야클 하면 유머인데, 글구 왜 갑자기 존댓말을?? 글구 밥 산다고 해놓고선 7년째 안사고 있는데, 살때 알려주겠소.

2014-08-19 09: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8-19 13: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스탕 2014-08-19 11:54   댓글달기 | URL
마태님께선 오랜 시간 그 많은 여인들을 쉽게(?) 포기하셨기에 지금의 아름다운 부인님을 맞이하셨잖아요.
그러니까 마지막의 결론엔 동의 못하겠어요!


마태우스 2014-08-19 13:39   URL
아 네...알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호호. ^^ 포기해야 미녀를 얻는다, 오늘의 캐치프레이즈죠

hnine 2014-08-19 16:28   댓글달기 | URL
포기해야할 대상과 시기를 잘 선택하시는 거 아닐까요? 모든 걸 다 쉽게 포기하신건 아니잖아요.

마태우스 2014-08-21 09:54   URL
뭐 좋게 보면 그렇기도 하네요 하하.

곰곰생각하는발 2014-08-19 20:02   댓글달기 | URL
어디서 사랑에 빠지는 시간은 1분이라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첫만남에서 모든 게 결정된다는.. 아, 어디서 읽었더라 ?! ㅎㅎ. 그랫 한때는 여자를 만나면 잘 보일려고 내내 호감을 주려고 무지 애를 썼는데 그럴 필요가 없겠더라고요. 그냥 1분 안에 결정이 난다하니, 나야 어쩔 수 없다... 이런 심정이 들어서요..ㅎㅎㅎㅎㅎㅎ. 첫인상은 별로 였는데 대화를 하다 보니 호감이 갔다... 요런 말은 그 심리학자에 의하면 거짓말이라고 하네요. 호감이 갔다면 첫인상에서부터 호감이 있었을 것이란 주장입니다.

마태우스 2014-08-21 09:54   URL
그러니까요...제가 말 한마디 하려면 됐다고 하면서 나가버리는 여자들이 많았어요. 그땐 그녀들을 참 원망했습니다. 기회도 안주고 차버렸다고요. 근데 지금은 이해합니다^^

2014-08-28 17: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 세상을 꿰뚫는 50가지 이론 2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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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강준만 교수의 <감정독재>를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데,

그 책의 속편격인 <우리는 왜 이렇게 사는 걸까?>(이하 왜사니)이 지난 6월 출간됐다.

속편은 웬만해서는 안팔리게 마련이고,

내가 <기생충열전2>를 안쓰고 있는 것도 전편의 명성에 흠이 갈까봐인데,

<왜사니> 역시 세일즈 포인트 면에서 전편의 반도 안된다 (7천 vs 3천)

<왜사니>가 전편보다 더 흥미로운 실험들을 가지고 인간의 심리를 분석했고,

혹시 속편으로 인식될까봐 제목을 완전히 바꿨다는 점에서 이 책의 판매부진은 좀 아쉽다.


이 책에 나오는 흥미로운 사실들.

1) 새롭게 깨달은 사실.

사람들은 대개 자기 사진을 보면 실물보다 못나왔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스스로를 못생겼다고 생각하는 나 역시 그렇다.

왜 그럴까? 

“얼굴의 좌우가 정확히 대칭인 사람은 많지 않은데, 거울은 사람의 얼굴을 반대로 보여준다.”(189쪽)

하지만 사진은 좌우가 바뀌지 않은,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니

당사자로서는 생소할 수밖에.


2) 역시 새롭게 깨달은 사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리가는 이유가 뭘까?

여기에 대해서는 많은 설이 있지만 이 책에서는 이렇게 그 이유를 설명한다.

“어렸을 때 사람들은....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해가 갈수록 이런 경험들 중 일부가 자동적인 일상으로 변해서...”(201쪽)

즉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경험이 줄어들기 마련이라

시간이란 열차가 기억이란 정거장을 경유하지 않은 채 마구 내달린다는 것.

실제로 연령대별로 사람을 불러놓고 “3분을 마음 속으로 헤아리시오”라고 했더니

중년층은 3분 16초를 3분이라고 인식했고 60세 이상은 3분 40초를 3분이라고 말했단다.

즉 “생리시계가 느려지니 실제 시간은 빨리 흐르는 것처럼 느껴진다”(같은 쪽)


3) 알고 있었지만 새삼 공감하는 사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구매하는 순간에 느끼는 지출의 고통이 경감된다.”(235쪽)

카드결제 기간이 일주일이라면 사용 대금은 현재보다 줄어들 것이란다.

왜? 결제기간이 짧아질수록 신용카드는 심리적으로 현금과 같아지기 때문인데,

결제기간이 6개월쯤 되면 사람들이 돈을 더 많이 쓰겠지만,

가입업소의 부담이 커질 것이기에 지금처럼 한달마다 결제를 하는 시스템이 마련됐단다.

내 인생의 큰 실수 중 하나는 바로 신용카드를 만들었다는 것,

그 바람에 내 통장이 돈이 들어오자마자 빠져나가는 ‘정거장’이 돼 버렸다.


4) 알고 있었지만 들으니까 걱정되는 사실.

“커플들이 나이가 들면서 서로 닮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함께 사는 오랜세월 동안 상대방의 얼굴 표정을 흉내낸 결과 똑같은 얼굴 근육을 반복적으로 사용”한 탓이란다 (130쪽)

예쁜 아내를 자랑으로 아는 나는 이 대목을 읽고 깊은 고민에 빠졌는데, 

여기에는 조건이 하나 있다.

사이가 좋지 않은 부부들은 서로 따라 하려는 동기가 약하기 때문에 닮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부터 아내한테 너무 잘해주지 말아야겠다. 


끝으로 마케팅 한 마디. 

이런 유익한 상식이 많은 이 책을 제목이 너무 길다고, 또는 속편이란 이유로

사보지 않는 건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당장 이 책을 지르시라.

이왕이면 신용카드로!



 
 
뷰리풀말미잘 2014-08-10 18:31   댓글달기 | URL
책 지르셨다는 페이퍼 쓰시고 정작 소개가 없길래 궁금했었는데 이런 책들이었군요. ㅎㅎ 신용카드로 지금 지르러 갑니다.

마태우스 2014-08-11 16:12   URL
앗 말미잘님 이 책은 아니구요, 제가 엊그제 지른 책은 이거에요.

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100자평쓰기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대한민국 치킨전 - 백숙에서 치킨으로, 한국을 지배한 닭 이야기 100자평쓰기
정은정 지음


유령 퇴장 100자평쓰기
필립 로스 지음, 박범수 옮김



칠면조와 달리는 육체노동자 100자평쓰기
천명관 지음

1/1

꼬마요정 2014-08-10 19:49   댓글달기 | URL
신용카드 안 쓰려고 무진장 노력하는 중입니다.
ㅎㅎ 요즘은 돈 넣어두고 체크카드 쓰거나 현금 쓰는데, 가계부를 보면 확실히 소비가 줄었어요~^^

마태우스 2014-08-11 16:12   URL
그럼요 그게 현명한 거죠. 저도 한달만 신용카드 대금이 안빠져나가면 그때부터 현금 쓰려고요. 근데 꼬박꼬박 빠져나간다는...

다락방 2014-08-10 21:58   댓글달기 | URL
저도 지르겠습니다. 신용카드 대신 적립금으로! ㅎㅎ

마태우스 2014-08-11 16:13   URL
아 네...적립금이 많으시군요 부럽부럽

달콤한책2 2014-08-11 09:32   댓글달기 | URL
이렇게 구입을 강력 추천하는 리뷰라니!!! 저도 단호박으로 유명한데, 정말 단호하십니다 ㅎㅎ

마태우스 2014-08-11 16:13   URL
부끄럽습니다 책에 자신이 있어서 단호해졌는데, 막상 그러고나니 불안한 마음도 조금은 있사옵니다...ㅠㅠ

좋은날 2014-08-11 12:18   댓글달기 | URL
네~

마태우스 2014-08-11 16:13   URL
감사합니다

팬1 2014-08-11 14:43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2번 보니깐 생각나는데요..전에 "블랙홀 웜홀 타임머신"이라는 책이었나...거기서 보니깐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빨라지는건 5살에게 1년은 삶의 1/5이지만 50살에게 1년은 1/50이라 그런거라고...맞는 말이고 이해도 빨리 됐지만 물리학자라 그런가 참 삭막한 계산법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나요...ㅎㅎ 4번은 걱정하실 필요가 없는게...마태우스님이 조만간 슈퍼미남으로 탈바꿈할수도 있다는 의미인거 같아서...미리 축하드립니다.ㅎㅎ 그나저나 지름신 제대로 받아가네요. 꼭 신용카드로 지를게요~!!

마태우스 2014-08-11 16:14   URL
팬님, 제가 슈퍼미남이 될 확률이 과연 있을까요..ㅠㅠ 요즘 관리를 전혀 안해서 예전으로 돌아갔는데..ㅠㅠ

카스피 2014-08-11 23:55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있는 카드로 부러뜨리는 상황이라.... ㅠ.ㅠ

서민 2014-08-12 09:45   수정 | 삭제 | URL
현명하십니다...^^

순오기 2014-08-13 13:20   댓글달기 | URL
8/23 빛고을 무등도서관에 오시네요~~격하게 환영합니다!^^
버선발로 마중하려고 저를 데려가 줄 봉사자를 수소문중입니다.
물론 「기생충 열전」도 밑줄 그어가며 읽고 있고요.
 
나의 한국현대사 - 1959-2014, 55년의 기록
유시민 지음 / 돌베개 / 201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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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이 쓴 <나의 한국현대사>를 드디어 다 읽었다.

글쟁이로서의 유시민을 정치인 유시민보다 훨씬 더 좋아했기에

결과가 어찌됐건 그가 다시금 작가의 세계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

한 모임에서 그와 나란히 앉는 영광을 안은 적이 있었다.

난 그의 모든 책을 사서 읽었으며, 그의 책을 읽으면서 사회에 눈을 떴던, 유시민의 제자였지만,

막상 만나니까 벅찬 가슴과는 달리 별로 할 말이 없었는데,

마침 내 앞에 <내가 사랑한 유럽 Top10>으로 베스트셀러 종합 1위를 달리던 정여울 작가가 있기에

유시민에게 “종합 1위를 해본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유시민에게 질문을 해봤다’는 것에 들뜬 나머지 그가 뭐라고 답변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그로부터 두달여가 지난 뒤 나온 이 책은

출간 즉시 종합 1위에 오르더니 종합 1위에 3주간이나 머물렀다! (알라딘 기준)

이 말의 핵심은 이렇다.

“내가 유시민에게 종합 1위를 못해봤냐고 자극한 것이 그로 하여금 남은 기간 열심히 책을 쓰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그가 종합 1위를 3주나 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유시민과 내가 별로 나이차이가 없어서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이런 일이!”라고 한 적은 거의 없다시피하지만,

젊은이들이 의외로 현대사에 대한 지식이 빈곤하다고 느꼈기에,

균형잡힌 현대사 지식을 가르쳐주는 이 책이 잘 팔린 것은 분명 환영할 일이다. 

저자는 민주주의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민주주의는 최선의 인물이 권력을 장악해 최대의 선을 실현하도록 하는 제도가 아니다.

최악의 인물이 권력을 잡아도 악을 마음껏 저지르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178쪽)

검찰과 국정원, 언론이 힘을 합쳐 최악의 인물이 마음껏 악을 행하도록 돕는 우리나라는

어쩌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저자는 칼 포퍼의 말을 빌어 “다수 국민이 마음을 먹었을 때 정권을 평화적으로 교체할 수 있다면 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다. 그게 불가능한 나라는 독재국가다.”(177쪽)라고도 말하는데,

우리나라가 헌법상으로는 평화적 정권교체가 가능할지 모르지만,

실질적으로는 그게 불가능한 나라가 돼버린 것도

우리나라가 민주주의 국가인지 여부에 대해 회의를 갖게 한다.

현재 55세(만)유시민이 65세가 됐을 무렵의 대한민국은 조금은 희망을 가진 나라가 되어 있을까?


책을 읽을수록 우리나라에 대한 절망감만 들게 만드는 이 책에서 가장 빛나는 부분은

내 이름이 책에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이 대목을 읽을 때 나는 기차를 타고 있었는데,

너무 놀란 나머지 책을 덮고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어찌됐건 종합 1위 책에 내 이름이 등장한 건 가문의 영광,

이럴 줄 알았다면 “종합 1위 해본 적 있느냐?”는 질문보다는 좀 더 따뜻한 얘기를 해줄 걸 그랬다.



 
 
아무개 2014-08-11 09:29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이름 보고선 저도 씨익 웃었어요. ^^

마태우스 2014-08-11 16:15   URL
호호 글쿤요 반갑습니다

blanca 2014-08-11 11:39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대목 읽고 ^^ 진짜 반가웠던 기억이 나요. 마태우스님한테 이미 이야기하고 쓰신 줄 알았다는 ㅋㅋ

마태우스 2014-08-11 16:15   URL
그럴 리가요 저랑 유시민님은 그런 사이가 아닙다.!

팬1 2014-08-11 14:45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왕!! 축하합니당~ 장바구니에 넣어놓기는 했는데 읽어야 할 책들이 많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어요. 조만간 질러야겠네용.

마태우스 2014-08-11 16:16   URL
네 축하해주셔서 감사! 정말 세상에는 읽을 책이 많아요

프레이야 2014-08-11 20:03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찜만 해두고 담아뒀는데 당장 지르겠어요 ㅎㅎ. 광주에서 인문학 특강이 있다는 소식 들었어요. 그날 저 대신 순오기님과 악수 두번 하시길 바랍니다. 가서 듣고싶지만 그날 선약이 돼있어서 안타까워요. 부산은 특강 계획 없으신지요?

마태우스 2014-08-11 23:54   수정 | 삭제 | URL
와앗 소식이 빠르시군요! 순오기님이 오시려나요 혹시...? 한번도 못뵜는데 그날 뵈면 좋겠지만...암튼 부산은 불러주는 곳이 없네요.

카스피 2014-08-11 23:54   댓글달기 | URL
와우 마태님 대단하세요.이제는 점점 더 유명인사가 되시는것 같으세요^^

마태우스 2014-08-12 09:44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셍 카스피님. 그게요... 방송에서 점점 잘리다보니 이제 인지도는 곧 원래대로 돌아올 거 같아요..ㅠㅠ

transient-guest 2014-08-12 06:56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을 최근에 배송 받았습니다. 곧 읽어보려고 하는데, 유시민의 글은 묘하게 프로파간다가 있어 이번 책은 어떨지 궁금하네요.

마태우스 2014-08-12 09:44   수정 | 삭제 | URL
저는 사상이 그쪽이라 그런지 프로파간다의 냄새는 맡지 못했어요. 님이 읽으시면 좀 다를 수도 있겠네요... 암튼 읽어볼만 해요.

transient-guest 2014-08-12 23:56   URL
특별한 거부감은 없구요, 저도 사상이 불순(?)하여 그런지 유시민의 글이 좋습니다. 그저 제가 예전에 그렇게 느낀 부분이 조금 있었다는 것이지요.ㅎ

책이좋아 2014-08-25 10:23   댓글달기 | URL
와우! 멋지네요. ^^ 기차 안에서 깜짝 놀라셨겠어요. 이런 경험을 하는 사람은 흔치 않겠죠?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