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로쟈 >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3년 전 시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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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 강의를 주로 하다보니 자연스레 새로 번역되는 작품들에 눈길을 주게 되는데, 고전 작가들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이번주에 눈에 띄는 저자들(강의에서 자주 읽은 작가들이다)을 차례로 나열한다. 토마스 만부터 앙드레 지드와 오스카 와일드까지. 눈치챈 분도 계실 듯한데, 각각 독일과 프랑스, 영국을 대표(?)하는 동성애 작가들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론 기다리던 책인데, 토마스의 정치비평집이 번역돼 나왔다. <예술과 정치>(청송재). 역자의 말을 보니 진작에 번역하고 오랫동안 만지작거린 책이다. 이제야 나온 건 그간에 출판사를 못 찾았기 때문. 출판사들이야 독자 핑계를 댈 테니, 누구를 탓하는 건 누워서 침뱉기일 것이다. 늦게라도 나오게 돼 다행이다 싶다. 


















역자는 토마스 만을 전공하고 독문학 작품 번역에 전력하고 있는 홍성광 박사다. 대표작 <부덴부로크가의 가의 사람들>과 <마의 산>을 나는 역자의 번역으로 읽었다(<부덴부로크>는 유일 번역본이어서 다른 선택지도 없다). 토마스 만뿐 아니라 괴테와 실러, 헤세와 카프카, 그리고 니체와 쇼폔하우어 등 다수 독일 작가와 사상가들의 대표작이 번역서 목록에 포함돼 있다(역자의 번역서 목록은 두툼한 <독일 명작 기행>을 참고할 수 있다). 독문학계 대표 번역가 중 1인. <예술과 정치>는 어떤 글모음인가?


"토마스 만은 괴테와 함께 독일 문학의 양대 거장으로 평가받는다. 1929년 노벨 문학상을 비롯, 1949년 괴테상을 수상한 그는 소설가로서 뿐만 아니라 평론가로서도 탁월하여 문학o예술o철 학o정치 등 많은 영역에 걸쳐 우수한 평론과 수필을 많이 남겼다. 이 책은 <토마스 만 전집> 중에서 토마스 만의 정치적 에세이들을 모은 정치비평집 <Thomas Mann Essays>이다. 문화와 예술, 예술가와 사회, 민주 주의와 파시즘, 문화와 사회주의와 같은 사상적으로 깊이 있는 사회 비평 주제를 다루고 있다. 모두 주옥과 같은 에세이지만 형제 히틀러, 다가올 민주주의의 승리, 문화와 정치, 독일과 독일인, 내가 독일에 돌아가지 않는 이유, 예술가와 사회는 특히 흥미를 끄는 주목할 만한 글이다."

















토마스 만의 강연과 에세이는 일부 출간된 적이 있다. 주로 작가론이었고 정치비평 쪽은 공백으로 있었다. 다작의 저자이기에 더 소개되어도 좋겠다. 
















앙드레 지드의 신간은 몽테뉴의 <수상록> 선집이다. <스스로 아는 일>(유유). 지난봄에 몽테뉴에 대해 강의하면서 지드의 <수상록>에 관한 언급을 인용하기도 했는데, 그 출처가 되는 책인 듯하다. 


"우리에게 소설 <좁은 문>과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잘 알려진 프랑스 소설가이자 비평가 앙드레 지드가 16세기 모럴리스트 몽테뉴와 그의 유일한 저작 <수상록>을 소개한 책. 두 부분으로 나누어진 책에서 지드는 먼저 몽테뉴가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사상을 펼쳤는지 들려준다. 그리고 <수상록>에서 자신에게 매우 인상적이었던 내용을 가려 뽑아 선보인다."
















덧붙이자면, 지드의 작가론으로는 도스토예프스키론(도스토예프스키에 관한 일련의 강의를 엮었다)과 오스카 와일드론이 소개돼 있다. 도스토예프스키론은 도스토예프스키뿐 아니라 지드 자신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직접 교분을 가졌던 오스카와 와일드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이번에 나온 오스카 와일드의 책은 비평론이다. <예술가로서의 비평가>(바다출판사). 앞서 나온 산문집으로 <거짓의 쇠락> 등과 같이 읽어볼 수 있겠다 


"오스카 와일드는 19세기 영국을 대표한 극작가, 소설가, 시인이자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기치 아래 살아온 유미주의자다.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과 희곡 <살로메>, 동화 <행복한 왕자> 등으로 잘 알려진 그는 이 책 <예술가로서의 비평가>를 통해 비평가로서의 존재도 각인시켰다. 이 책은 오스카 와일드가 자신의 예술비평관을 희곡 형식으로 풀어낸 글이다. 1891년에 나온 그의 유일한 비평집 <인텐션>의 수록작으로, 음악, 회화, 미술, 문학 등 그리스 시대부터 발전해 온 예술 장르에 대한 비평이 담겨 있다."


















와일드의 작품으로는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만 강의에서 읽었는데, 다음에 다시 다룬다면 비평론이나 예술론(미학 강의 포함)도 검토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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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로쟈 >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는 오후

3년 전 페이퍼다. 하루키의 신작 단편집이 나온 김에 다시 읽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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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작가 레몽 크노의 대표작이라는 <문체 연습>(문학동네)이 번역돼 나왔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 조재룡 교수의 번역. 시집 <떡갈나무와 개>(민음사)도 같이 나왔다. 


















아직 작품들이 소개되지 않았던 시절, 크노('끄노'로 알려졌다)는 20세기 중반 3대 프랑스 시인 정도로 가늠하고 있었는데(르네 샤르, 이브 본프아와 함께), 소설가이기도 하다는 건 <지하철 소녀 쟈지>(도마뱀)가 번역돼 나와서 알게 되었다(2008년에 나왔다가 절판됐다). 그러다 지난해 소설 <연푸른 꽃>(문학동네)이 번역돼 나오더니 이번에 두 권의 작품이 한꺼번에 나온 것. 


"1947년 레몽 크노가 발표한 현대문학사에서 기념비적인 역작으로 평가받는 작품. 한 젊은이를 우연히 버스와 광장에서 두 번 마주친다는 일화를 바흐의 푸가기법에 착안해 99가지 문체로 거듭 변주해낸 연작. 다양한 문체가 지닌 잠재성과 혁명적인 힘을 보여주는 책. 한국어판에는 99가지 문체가 담긴 원서 이외에 플레이아드판에서 차후에 작가가 더 수행한 문체 연작에서 뽑아낸 10편을 더하여, 각 편마다 원문과 더불어 상세한 해설을 실었다."


역자의 노고가 돋보이는 작품인데(언어실험적인 작품이라 아무래도 번역과 번안을 동시에 밀어붙였어야 했을 듯) 덕분에 언어적 실험의 극한이 어디쯤인지 가늠할 수 있다(매우 유쾌한 정신의 실험이란 건 라틴어나 욕설 연습을 읽어봐도 알 수 있다. 번역으로도 유쾌하다). 러시아 작가 나보코프가 경탄을 아끼지 않았고 움베르토 에코는 이렇게 평했다. “크노의 <문체 연습>은 그 자체로 수사학 연습이다. 그가 이 책을 생각해냈다는 것은 바퀴를 발명해낸 것과 같은데, 이걸로 누구든 원하는 만큼 멀리 갈 수 있으리라.”


"누군지 원하는 만큼 멀리 갈 수 있으리라"고 했지만, 굳이 그렇게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미 이 연습의 저작권은 크노에게 있기 때문에. 이와 견줄 만한 작품으론 나보코프의 <창백한 불꽃>도 떠올려본다. 그런 주석-소설을 따로 누가 쓸 필요가 없는 것처럼, 크노의 '문체 연습'도 누군가 다시 반복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내 생각엔 이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의의다(그런 면으로는 조이스의 <피네간의 경야>도 마찬가지다. 굳이 그렇게 쓸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주는 작품이기에).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랑스문학 강의는 내년에 앙드레 말로를 지나 20세기 중반으로 나아갈지 모르는데, 보부아르의 초기작들과 함께 크노의 작품도 다루게 될지 모르겠다(누보 로망 작품 몇 편과 함께). 

















시비평과 함께 번역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조재룡 교수는 번역론의 소개와 실제 번역에 있어서 놀라운 열정을 보여주고 있다. 

















조르주 페렉과 장 주네에 이어서 레몽 크노까지. 덕분에 읽을 수 있게 된 작가와 작품이 여럿이다. 프랑스문학이 한 흐름을 가늠해볼 수 있게 해준다. 앞으로의 작업도 기대된다...
















P.S. 크노는 알렉상드르 코제브의 <정신현상학> 강의록을 엮어서 편찬한 것으로도 유명한데, 검색해보니 영어로 번역된 책이 몇 권 더 있다. 조만간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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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인트saint 2020-11-15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떡갈나무...

로쟈 2020-11-15 17:51   좋아요 0 | URL
네.~
 

이번주에 시몬 드 보부아르의 <모든 인간은 죽는다>를 강의하면서 '보부아르 읽기'의 견적서를 내봤다. 사실 <제2의 성>은 번역돼 있지만 주요 소설들은 절판된 상태라 보부아르 강의는 계획하기 어려웠는데, 몇달 전에 새로 나온 <레망다랭>(현암사) 때문에 그래도 견적이라도 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일단 보부아르의 책들을 소설과 비소설로 나눈다면, 소설은 다시 <레망다랭>까지와 이후의 자서전(대략 5-6편을 이 범주에 넣는다)으로 나눌 수 있다. 첫 장편 <초대받은 여자>부터 <레망다랭>까지의 목록은 이렇다. 


<초대받은 여자>(1943)

<타인의 피>(1945)

<모든 인간은 죽는다>(1946)

<레망다랭>(1954)


유감스러운 건 이 가운데 <초대받은 여자>가 절판된 상태라는 것(이번에 중고로 다시 구입했다). 중요도로 치자면 공쿠르상 수상작인 <레망다랭>만큼 중요한 작품이 <초대받은 여자>이고, <타인의 피>는 보부아르 윤리학의 연장선상에서 읽을 수 있는 소설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는 죽음의 문제를 다룬 형이상학 소설로 사르트르의 희곡들과 같이 읽을 수 있는 작품. 여하튼 절판된 소설들이 다시 나와야 보부아르 문학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독서와 평가가 가능해진다. 
















이어서 자서전으로 넘어가면 1958년 50세에 출간한 <처녀시절>(<정숙한 처녀의 회상>)부터 만년의 사르트르에 대한 회고 <작별의 예식>까지다. 미번역 작품명은 <처녀시절/여자 한창때>의 연보를 따른다. 


<처녀시절>(1958)

<여자 한창때>(1960)

<사물의 힘>(1963)

<결국>(1972)


<아주 편안한 죽음>(1964)

<작별의 예식>(1981)


이 가운데, <쳐녀시절>과 <여자 한창때>(다른 제목으로는 <계약결혼>으로 번역됨), 그리고 <조용한 죽음>과 <작별의 예식>이 번역돼 있다. <작별의 예식>은 절판된 상태. 이 경우에도 <사물의 힘>과 <결국>이 마저 번역되면 좋겠다(그렇게 완간된다면 영국 작가 도리스 레싱의 자전소설들과 견줄 만하다. 레싱의 소설로는 <마사 퀘스트>가 포함된 '폭력의 아이들' 5부작과 <금색 공책>을 자전소설로 꼽을 수 있다. 더불어 레싱은 두 권의 자서전도 남겼다).

















이상 10권에 비하면 <위기의 여자>나 <모스크바에서의 오해>는 자투리 정도에 해당한다(그럼에도 마땅한 번역본이 없어서 <위기의 여자>를 강의에서 읽으려 했다). <타인의 피>도 번역본은 있지만 너무 낡은 상태라 세계문학전집판의 새 번역이 나오길 기대한다. 
















이제 덧붙이자면 에세이들이 있다. 초기의 중요한 두 에세이가 국내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제목으로 번역돼 유감이다(<그러나 혼자만은 아니다>는 번역 상태도 안 좋다). 


<퓌루스와 시네아스>(1944) *<모든 사람은 혼자다>

<애매성의 윤리학>(1947) *<그러나 혼자만은 아니다>

<노년>(1972)

















기타로는 미국 여행기와 미국 작가 넬슨 알그렌에게 보낸 연애편지가 있다. 현재는 절판된 상태인데, 이번에 마음먹고 모두 중고로 구입했다. 다시 나올 가능성이 적어 보여서. 


이제 <제2의 성>과 보부아르에 관한 2차문헌이 남는데(보부아르의 저작은 사르트르의 철학서들과 어떤 관련성을 갖는지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 가령 <존재와 무><변증법적 이성비판>과 <제2의 성>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건 다른 기회에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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