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바로 옆에 식당이 하나 있다. 고기도 팔고 밥도 팔고 제법 사람들이 바글바글 하다. 맛이 있어서? 꼭 그렇진 않고 주변에 밥을 먹을 만한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때 되면 바글바글 사람들이 많이도 들어찬다. 가깝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우리 사무실 직원들은 매 끼니 점심을 이곳에서 해결한다. 물론 나는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지만. 이 집 메뉴 중에 쌈밥 정식이라고 있다. 그러니까 제육볶음에 쌈 거리로 각종 야채가 나오고 된장찌개가 나오는 구조. 가격은 8000원을 받는다. 이렇게 가지도 않는 옆 식당의 특정메뉴에 대해 주절거린 이유는 어제 먹은 다른 장소 같은 메뉴와 비교를 하기 위함이다.

요즘 방학이라고 체력단련 차원에서 구민체육센터에서 수영과 더불어 줄넘기를 1시간 더 하고 나오는 주니어는 3시부터 시작한 일정을 7시에 마치게 된다. 한창 식욕 왕성한 나이에 곡기를 무려 4시간을 끊고 운동을 하시니 얼마나 시장하시겠는가. 시간이 맞으면 퇴근방향을 그쪽으로 잡고 도착하여 아빠 얼굴이 보이기라도 하면 배고파!를 연발하곤 했다. 어제는 그 정도가 좀 심하여 집에 가는 길에 저녁을 해결하고 가자는 심산으로 그쪽 동네에서 제법 이름난 'ㅅㄱ집’이라는 식당을 들리게 되었다. 저녁시간이라 빈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바글바글하다. 모 대학과 가까운 위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 때문인지 학생 손님도 제법 많다. 일단 자리를 잡고 이 집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대표선수격인 ‘제육쌈밥’을 2인분 주문했다. 마님과 주니어, 마당쇠까지 머리수는 세 명이지만, 주니어의 존재로 2인분만 시키게 되었다.(사실 엄마보다 밥을 더 많이 먹는다.)

일단 기본 상차림이 차려진다. 자그마한 뚝배기에 쌈장이 2개 담겨 나온다. 그리고 맛살이 가운데 제대로 박힌 계란말이가 4개씩 2접시, 고사리나물, 숙주나물, 오이무침, 씨감자 간장에 조린 것, 김치 등등 아주 많지도 적지도 않게 적당하게 찬이 나온다. 더불어 바구니에 가득하게 각종 야채가 수북한 쌈이 등장한다. 그리고 제법 묵직한 주발에 밥이 나온다. 흑미 콩밥으로 지금까지 먹어 본 식당 밥 중 레벨 상상상의 찰기와 묵직함을 자랑한다. 곧이어 커다란 뚝배기에 보글보글 된장찌개가 등장하고 마지막 하이라이트 제육볶음이 등장한다.

일단 기본 찬 하나하나는 제법 맛있다. 더불어 된장찌개는 시원하며 쌈장역시 그냥 밥에 비벼 먹어도 제 맛을 발휘한다. 야채 하나하나는 신선하고 제법 수북하게 아낌없이 담아온다. 더불어 기본적으로 밥맛이 꽤 좋은 편이다. 메뉴의 주인공인 제육은 부드러운 씹힘과 더불어 고기 맛을 거스르지 않은 적당한 양념이 제법 조화를 이룬다. 왜 이 집의 제육쌈밥을 먹기 위해 사람들이 꾸역꾸역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이유를 알 것 같다. 더불어 간단한 찬 하나라도 전혀 불평하지 않고 친절하게 내온다.

이렇게 배불리 먹고 7000원이란다. 우리 사무실 옆에 위치한 식당보다 무려 1000원이나 싸다. 더불어 점심을 먹고 나면 3시 반이면 배가 고파지는 풀풀 날리는 밥의 품질은 비교 불가. 제육볶음의 돼지고기는 어찌나 얇게 썰어 양념에 떡칠을 하는지 내가 돼지고기를 먹는지 대패 삼겹살을 양념해서 먹는지 구분이 안갈 지경이다. 쌈 싸 먹으라고 내온 야채는 이 집의 절반 수준. 기본으로 깔리는 찬거리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

물론 지역의 특성 상 물가의 영향으로 가격차이가 나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래도 비싼 만큼 뭐 하나 장점이라도 존재한다면 모르겠지만 스코어 상 100대 0은 누가 봐도 자명한 결과치로 보인다.  한 가지 장점이 존재한다면 사무실과 지나치게 가까운 정도? 장부처리를 하기에 주머니에서 꼬박꼬박 돈이 안 나가는 정도쯤? 어제 먹은 쌈밥집 사장님께 사무실 옆에 분점 내라고 꼬셔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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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27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발 이사좀 갔으면 하는게 저도 소원입니다 ㅎ

Mephistopheles 2010-01-28 12:46   좋아요 0 | URL
더도말고 덜도말고 거짓말 안보태고 지하철 역에서 5분거리 위치로 이사만해도 조금은 생활이 윤택해질지도 몰라요...

무스탕 2010-01-27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듣기만(읽기만?)해도 훌륭한 한 상이 차려졌습니다.
그리고 군침이 쓰읍~~ (방금 저녁 설겆이 했구만.. T_T)

Mephistopheles 2010-01-28 12:46   좋아요 0 | URL
설겆이로 칼로리를 소모하셨기에 나타나는 당연한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다락방 2010-01-28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육볶음에 소주도 참 괜찮은 조합이라고 생각합니다!!

Mephistopheles 2010-01-28 12:47   좋아요 0 | URL
마님과 주니어만 아니었다면 소주도 한 잔 하면 딱 좋은 상차림이었다죠..ㅋㅋ

머큐리 2010-01-28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무실 옆에 꼭 분점이 생기도록 기원하겠습니다. 매피님의 즐거운 식사를 위하여~ 건배(응?)

Mephistopheles 2010-01-28 12:48   좋아요 0 | URL
그렇지만 저는 점심은 도시락으로 해결하는지라..더불어 아주아주 움직이기 귀찮아하는 어느직원(하지만 누가 밥을 산다면 먼거리도 마다않는)때문에 바로 옆 식당으로 출근도장 찍는 현상은 바뀌긴 힘들꺼라고 보여집니다..^^

메르헨 2010-01-28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사무실 옆에도 분점 좀 내시라고 해주세요.^^

Mephistopheles 2010-01-28 12:48   좋아요 0 | URL
아니되어요. 프랜차이즈로 여기저기 분점 생기면 맛과 품질은 분명히 떨어지더라고요...ㅋㅋ

메르헨 2010-01-28 17:06   좋아요 0 | URL
ㅜㅡ 단칼에 자르시는군요...

saint236 2010-01-28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태그가...태그가...

Mephistopheles 2010-01-28 12:49   좋아요 0 | URL
일종의 바램이지요 제가 이사가자고 졸라도 이사갈리가 만무하기에...ㅋㅋ

레와 2010-01-28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분점을 내고'싶'습니다! ㅎㅎ
 

1.
내가 파스타라는 음식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생 때 아니 엄밀히 말해 국민학생 때였다. 그렇다고 우리 집이 외교관 집안이어서도 아니고 집안형편이 대박 나게 잘 살아서도 아닌 단지 미국으로 오래 전에 이민을 가셨던 외삼촌 내외분이 잠깐 한국에 나오셨을 때 외숙모가 만들어 주셨던 스파게티를 처음 맛보았던 기억이다.

지금에서야 스파게티가 파스타의 면 종류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았고 통칭 이탈리아 사람들이 만들어 먹는 면 요리는 죄다 스파게티인 줄 알고 있었던 나는 그 신기한 요리의 조리과정을 주방 옆에서 지켜봤었다. 토마토 페이스트와 각종 야채와 육류를 넣고 마치 카레처럼 신나게 볶은 후 면은 따로 삶으셨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요즘에 봤던 방식이 아닌 삶은 면 위에 그냥 토마토소스를 부어 덮밥처럼 먹었던 기억이 난다. 외숙모에게 죄송한 말씀이지만 무슨 맛이라고 표현하기 힘든 맛이 났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소스에 면을 볶지 않고 끼얹어 나왔으니 면 따로, 소스 따로 겉도는 맛이 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나중에 남은 토마토소스를 밥에 얹어 카레라이스처럼 먹었던 것이 더 맛있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이제는 나이도 많이 들으셔 노쇠하시고 집안문제 때문에 더 이상 연락할 이유가 없는 외숙모표 스파게티는 저승에 가서나 다시 맛 볼 수 있을 것 같다.

2.
파스타의 면 종류가 다양하고 많다는 사실은 압구정동 쪽에 있던 어떤 이탈리아 전문 레스토랑에서였다. 한참 놀 때 이 동네에 오는 이유는 나이트나 부킹이 아닌 불법비디오를 교환하기 위해(야동 아니라 애니-갤러리아 백화점 건너편 이런 비디오를 구비한 가게가 하나 있었음.) 혹은 칠리를 먹기 위해서였다. (돈 없으면 웬디스 칠리, 돈 있으면 칠리스표 칠리) 다른 걸 좀 먹어볼까 라는 생각에 칠리스 밑에 있던 레스토랑(하도 오래 전 일이라 이름을 까먹었다. 리틀 이탈리안 인가 뭔가. 암튼 이탈리아 전문이며 건물 하나가 레스토랑이었다.)은 생각보다 사람이 붐볐고 이름 석 자 올리고 대기실에서 호명을 기다리며 홀의 유리장식장 안에 전시되어 있는 파스타 면의 종류에 대해 본의 아니게 공부했던 기억이 난다. 

기다란 샴페인 잔에 장식한 파스타 면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았었다. 굵기, 형태에 따라 가지각색으로 분류를 해놓고 한글로 명칭을 기재했음에도 따라 읽다 보면 혀가 꼬이는 묘한 단어들의 조합. 스파게티가 파스타 면의 한 종류라는 사실. 면이라고 말하기 주저스러운 형태를 가진 커다란 빨대를 어슷썰기 한 것 같은 모양의 파스타까지 별별 종류의 면을 마주치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으로 모험을 하지 않는 취향 때문인지 면은 언제나 스파게티만을 고집했던 기억이 난다. 

3.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는 유독 “그랑 블루”라는 영화를 좋아한다. 유명한 영화니 내용은 재끼고 영화 속 등장인물 중 엔조의 라이벌인 불X친구 자끄(장 르노)라는 터프남이 제일 무서워하는 존재인 엄마가 등장한다. 아들을 위해 파스타를 만드는 엄마. 그 양이 무지막지 하다. 그런데 흔히 알고 있는 토마토소스나 크림소스가 안 보인다. 그냥 허여멀건 하게 기름기만 찰랑찰랑하게 보인다. 역시 우리엄마 파스타가 최고! 라며 게걸스럽게 동료들과 퍼먹는 장면이 나온다. 나중에야 알았다. 이 파스타가 알리오올리오. 혹은 봉골레 스타일이라는 것을. 나도 언젠가는 영화 속 자끄처럼 산처럼 쌓아 놓은 파스타를 게걸스럽게 먹어 보고 싶지만 아직 이루진 못했다.

4.
파스타라는 음식이 밖에서 외식용으로만 즐겨 찾던 시기를 지나 이젠 집에서 먹는 방법을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저런 가게를 다녀봤고 내 수준에서 그래도 맛나게 먹었던 집은 세종문화회관 옆구리 골목길에 위치한 집이었다. 이런 것도 이제 과거 지사. 결혼 후 어디 나돌아 다니는 걸 귀찮아하는 마님과 나는 웬만한 건 집에서 만들어 먹어버리는 행동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파스타도 마찬가지. 이게 의외로 만드는 방법이 복잡하거나 어렵지 않더라는. 시중에서 파는 소스 재료 사서 간편하게 팬에다 넣어 부닥부닥 거리며 볶아 내버리면 파스타 완성. 조금 호사스럽게 먹자고 작심하면 오븐용 도기에 파스타 넣고 치즈 얹어 구워버리거나 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했다. 고든 램지 왈 “이탈리아 요리의 특징은 재료의 신선함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재빠르게 요리해야 한다.”는 이론만큼은 신선한 재료는 빼먹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셈일지도 모른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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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1-1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누구에게나 칭찬받는 요리가 있다면 아마 마늘토마토양파 스파게티일 거에요. 히히

무명 2010-01-19 12:46   좋아요 0 | URL
마늘, 토마토, 양파.... 그 얄싸한 풍미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1-19 23:41   좋아요 0 | URL
레시피를 올려주시면 되겠습니다 조선인님.

무명 2010-01-19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리오 올리골 먹고싶네요. 그랑블루도 봐야할듯..
많이 안다고 해서 넘기신 이야기들 중에 제가 모르는 것이 무척 많아요. 부가설명을 위한 '각주' 부탁드리고 싶지만 실례같네요. 잘 봤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1-19 23:42   좋아요 0 | URL
각주 까지는 좀 무리고요..더불어 특정스럽게 어디가 궁금하신지 제가 모르다 보니...^^ 암튼 감사합니다.

2010-01-1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1-19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건 무효예요.
요리하신 사진이 없잖아욧!

Mephistopheles 2010-01-19 23:43   좋아요 0 | URL
그게 그게.....집에서 파스타 만들어 먹은지 어언 4개월이 넘은지라...

[해이] 2010-01-19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중에 집에서 파스타 만드시면 저좀 초대해주세요. 감사히 먹을게요ㅋㅋ

Mephistopheles 2010-01-19 23:48   좋아요 0 | URL
이선균을 납치해 주방에 감금해놓고 연락드리겠습니다. (음 좀 시끄럽겠군요.)

메르헨 2010-01-19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사무실 근처에 좀 잘하는 곳이 있어서 종종 가는데
요즘은 그것도 질려서 그냥 구내식당 밥만 먹어요.
파스타...저는 언제부터 먹었는지 기억이 안나요. 흠...

Mephistopheles 2010-01-19 23:49   좋아요 0 | URL
자자자 이제 메르헨님도 핸드메이드 파스타의 길에 접어들으실 때가 된겁니다.

카스피 2010-01-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스타는 오*기가 좋아요.미수다의 이태리 아줌마도 시어머니한테 국내산 스파게티 소스와 면으로 대접했다고 한던데요^^

Mephistopheles 2010-01-20 14:52   좋아요 0 | URL
오 뭐시기도 괜찮다고 하긴 하지만 제 입맛에 바질이 들어간 토마토 소스가 맛나더라고요...^^

L.SHIN 2010-01-20 1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파스타를 처음 먹은게 도대체...언제였더라...=_=

Mephistopheles 2010-01-21 09:45   좋아요 0 | URL
지구에서는 아닐 것 같다는.....!
 

1.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다고?

개뿔이다. 높으신 분들이 어떤 근거로 저런 말씀을 심심치 않게 하시는지 도통 이해가 안 된다. 이래저래 알게 모르게 주변 사람들 본의 아니게 실직하는 걸 벌써 몇 번째 보고 있는데. 더불어 취업은 하늘에 별 따기. 대체 무슨 근거로 경제가 호전되고 살기 좋아졌다고 하는지. 국가 부채도 상승지수고 물가는 절대 떨어질 기미는 커녕 오를 기세만 등등하며, 각종 공과금 인상도 불을 보듯 뻔할 것 같은데 무슨 근거로 저리 말하는 걸까? 이런 저런 핑계거리로 의료보험 민영화도 이젠 초읽기 들어갈 것 같다.

2. 뭘 새삼스럽게..

걸 그룹 중 하나인 '소녀시대'를 성적으로 비하하는 카툰이 연일 인터넷 신문 탑에 오르고 있는 것 같은데. 뭘 새삼스럽게 그러는가. 요즘 TV를 주름잡으며 틀었다 하면 나오는 걸 그룹들이 무엇을 상품으로 팔고 있는지는 외면하며 카툰 하나 가지고 저리도 요란을 떠는지 이해가 안 간다.  



그렇다면 애시 당초 나오는 걸 그룹들 복장부터 규제를 하는 게 수순이 아닌가. 한겨울에 핫팬츠가 웬일이니. 그리고 뮤직비디오 장면 중에 왜 침대에서 뒹굴며 카메라를 향해 묘한 미소를 날리는 저의는 무얼까. 모를 리가 없지 않은가. 걸 그룹의 기본 마케팅 전략은 젊고 어린 여자들의 섹슈얼이라는 것을.. 그것을 마케팅이라고 팔아먹는 소속사는 비난하지 않으며 한 컷짜리 만화가만 죽자고 잡아 족치는 이유는 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남자그룹들이 한겨울에 조끼하나 달랑 입고 복근 자랑하며 나오는 것도 별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섹슈얼을 상품으로 팔아먹는 건 뭐라 그러고 싶진 않지만, 깔라면 공평하게 까기 바란다.

3. 잠재적인 사이코패스

이건 좀 극단적인 표현이긴 한데.
마님과 함께 일요일 교회출근(?)을 위해 버스를 타고 목적지로 향하는 길에 일어난 일이다. 버스라는 것이 앞에 타는 문이 존재하고 뒤에 내리는 문이 존재한다. 그런데. 아마 가끔 마주쳤을 것이다. 뒷문은 가운데 철재 폴대를 박아 문은 하나이지만 나가는 입구를 자연스럽게 둘로 갈라놓은 것을. 그런데 내리지도 않으면서 한 쪽 출입구를 막아서고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을 종종 마주친다. 내리는 줄 알고 기다리다 내리지 않고 뻐팅기고 있으면 참으로 난처한 지경에 이르게 된다. 어제 버스에서 이런 여자를 마주쳤다. 내릴 정거장도 아니면서 한쪽 출입구를 가로막고 서 있고 비킬 생각을 안 한다. 확 짜증이 몰려와 안 내릴 거면 비켜서라 했더니, 전혀 미안하거나 잘못된 표정 없이 오히려 왜 이러냐는 식의 표정으로 어쩔 수 없이 비켜선다.

버스에서 내려 교회로 향하며 마님과 대화를 나눈다. 대체 내리지도 않으면서 출입구를 막아서는 저의가 뭘까. 다 지 편하게 살려고 하는 거겠지. 그런데 자기가 하는 행동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나봐. 전혀 미안하거나 잘못되었다는 표정이 아니거든. 오히려 왜 나한테 비키라고 헛소리냐 그런 표정이거든. 글쎄 좀 극단적인 표현일진 모르지만 잠재적 사이코패스 아닐까. 저기서 한 발 더 나아가면 영화에서나 만날 수 있는 그런 극단적 도덕장애자가 되버릴지도 모르잖아. 아니라고 말 못하겠네. 요즘 은근히 저런 사람 많이 마주치잖아.  

나라가 막장이라고 국민까지 따라 막장이 될 필요는 전혀 없어 보이는데 스스로 막장임을 과시하는 인간들을 자주도 마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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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0-01-18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출세에 대한 스페셜을 보면서 우울해지더라고요.
그래요 그들만의 리그라 해서 빗나간 이들 대다수가 울 순 없지요. 경제 지표 호전. 개뿔이라지만 그래도 그러길 바라고 파요. 소녀시대는 좀 샘나요.^^

Mephistopheles 2010-01-18 17:20   좋아요 0 | URL
경제지표 호전이 대다수의 국민이나 노동자를 쥐어짜서 올라가는 수치라면....글쎄요 전 별로 달갑지 않아요. 소녀시대...알고 보면 측은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하루 먹는 식단이라고 올라온 기사가 있는데.....무슨 토끼도 아니고 풀때기만 그것도 정말 조금밖에 안먹더군요.

비연 2010-01-18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경제지표 호전은 지네끼리 하는 얘기 같슴다..지금 날씨만 추운 게 아닌데 말이죠.
걸그룹이라는 것이 심하게 표현하면 로리타 증후군의 대상이 아닌가 싶은 게 제 생각인지라 요즘 성적 비하 어쩌고 하는 건 좀 웃기다는. 그나저나 세상엔 알게모르게 사이코패스가 많은 듯. 하긴 잘났다는 사람들이 그러니 다른 국민들이야 어쩌겠습니까..철푸덕.

Mephistopheles 2010-01-18 17:21   좋아요 0 | URL
길을 가거나 사람 많이 모인데 가도 사람들 표정 다 가로줄 벅벅 그어져 있고 어쩌다 사람끼리 충돌도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죽자고 싸우고 물어 뜯더군요. 악이 받쳤나봐요 다들..

무스탕 2010-01-18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리는 문이 두 칸인데 왜 꼭 내가 서 있는 쪽으로 내리려고 그러느냐! 그사람은 그렇게 생각하겠죠.
저런 아이돌 그룹이라든지 연예인에 그닥 관심이 없던 울 신랑도 소시윤아한텐 지대한 관심을 가지더이다.. -_-

Mephistopheles 2010-01-18 17:22   좋아요 0 | URL
그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가볍게 멱살잡고 같이 내려주면 됩니다. 물론 내가 내리는 정거장에서...ㅋㅋ 소녀시대 윤아...이쁘긴 하죠 똘똘해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그게 다잖아요..^^

카스피 2010-01-18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제 백수가 4백만명이라는데 어디가 경제 호전일까요?

Mephistopheles 2010-01-18 17:23   좋아요 0 | URL
백수를 4백만명 만든만큼 무언가 이득을 취하신 분들이 있겠지요.

L.SHIN 2010-01-18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 그러게요. 그런 사람 있으면 정말 짜증납니다.
저는 가끔 버스를 타고 두 정거장 밖에 안 되는 거리면 미리 서 있곤 하지만,
누군가 벨을 누르면 옆으로 비켜섰다가 사람들이 내리고 나면 다시 서거든요.
최소한 그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네요.
그리고 실제로 '잠재적 사이코패스'는 우리 주번에 꽤 됩니다.

Mephistopheles 2010-01-18 17:24   좋아요 0 | URL
배려 라는 것이 사라지는 사회..뭐 딱 지금 우리나라 현실일 수밖에요. 그런데 점점 정도가 지나치니 문제라면 문제.

이매지 2010-01-18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카툰 작가가 평소에 밉보일 짓을 많이 해서 더 까이는 듯 싶더군요 -ㅅ-
경제지표 호전은 늘 그렇듯이 지네끼리 얘기죠.

Mephistopheles 2010-01-18 17:25   좋아요 0 | URL
사실 저런 낚시성 카툰은 많이도 나왔고 보였겠죠. 그런데 왜 하필 그 작가였을까요. 기사거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라고 보고 싶을 뿐이네요.

moonnight 2010-01-18 14: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재적 사이코패스. 정말로 공감됩니다. 가끔 섬칫한 인간들 마주쳐요. 무섭습니다. ㅠㅠ; 그리고 소녀시대의 카툰은 모르는 얘깁니다만, 별로 알고 싶지도 않다는. 걸그룹이고 보이그룹이고 요즘은 너무 대놓고 어린아이들의 섹슈얼을 팔고 있는 것 같아 티비보기 부담스럽더라구요. ;;

Mephistopheles 2010-01-18 17:26   좋아요 0 | URL
내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남에게 미칠 영향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일지도 몰라요. 이런 경향의 사람이 어느 단체 어느 조직의 우두머리를 맡았다고 생각하면...바로 깽판이죠 뭐.

saint236 2010-01-18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청동과 여의도만 호전되었나보죠...

Mephistopheles 2010-01-18 17:26   좋아요 0 | URL
아무리 그래도 한남동이 제일 호전되었을 껍니다.

울보 2010-01-18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녀시대 카툰은 모르는 일. 사이코패스. 그런이들은 하도 많이 보아서 요즘 세상은 남 배려할줄 모르고 자기만 생각하는이들도 너무 많고. 좀 그래요,,,경제는 아직도 저 밑바닥 아닐까요, 가끔 생각은 누구를 위한 뉴스일까 싶어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1-18 17:27   좋아요 0 | URL
어느 영화에서 "뉴스를 고지곧대로 믿지 말라."라는 대사가 나오죠. 그냥 웃자고 하는 영화 속 대사라고 말하기엔 현실은 점점 대사와 같이 닮아가는 느낌이 드네요.

노이에자이트 2010-01-18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서인 만화는 좀 거시기하더군요.소녀시대 떡치기는 좀...그거 무슨 단어인지 다 아는데...그리고 작가가 사과했네요.장자연 사건 때도 '젊어서 죽으니 곱구나'...운운 만화로 말썽을 빚었지요.역시 이런 정보는 노이에자이트가 나서서 해설을 해야 하나...

Mephistopheles 2010-01-18 17:44   좋아요 0 | URL
사실 윤서인씨가 그린 두장의 카툰은요. 이미 포탈이나 기타 사이트에서 유저들이 만들대로 만들고 써먹을 대로 써먹은 낚시성 게시물의 유형 중에 하나였습니다. 전혀 새롭거나 주목을 받을 필요성이 있는가 하는 카툰이었지요.(언론이 지대한 관심은 받았지만.)더불어 제가 말하고자 하는 건 카툰을 그린 작가를 두둔하는게 아닙니다. 제가 근본적으로 말씀드리는 사항은 낚시성 카툰을 만든 작가의 문제점이 아니라 낚시성 기사로 이슈를 만드는 기사거리들을 말씀드리는 거라지요.

2010-01-18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9 01: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주의 2010-01-18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내린 며칠 후 꽁꽁 얼어붙어.. 차가 움직이지 않던 날..
밀린지 십분 쯤 지나자 욕을 폭포같이 쏟아내던 김여사가 제 앞에 버티고 있었습니다.
일행도 아니지만 정말 창피해서 원..0_0;;
사람이 많다보니 다른곳으로 움직일 수도 없고
마주보고 있자니 짜증도 나고 부끄럽고..그렇더군요.
기사아저씨한테도 욕하고 혼자 짜증폭발해서 욕하고..
십분거리를 오십분 걸려서 갔는데 삼십분넘게 욕을 들었습니다. 밀린만큼.
쩝..
옵션으로 출입문도 하나 차지하고;;

Mephistopheles 2010-01-19 01:13   좋아요 0 | URL
세상에 무서울 것이 없는 김여사님..
천하무적이며 유아돈존이신 김여사님..
아주 가끔 마주치긴 하는데 피하는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마태우스 2010-01-19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감사합니다. 알라딘서 보기 힘든 사진이라 더더욱 감사^^ 제가 이런 놈인 건 당분간 비밀로 해주세요.

Mephistopheles 2010-01-19 23:50   좋아요 0 | URL
저기...마태님....댓글 남기실 때 비밀 댓글 앞에 있는 네모에 체크를 하셔야.....

saint236 2010-01-20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서재에서의 이벤 즐거웠습니다.^^ 그 이벤 덕분에 아내가 큭큭대더군요.

Mephistopheles 2010-01-21 09:46   좋아요 0 | URL
아주 산으로 갔다가 바다로 갔다 우주로 갔다...장르모호하고 주인공 누군지 모르는 이상한 3인칭에 1인칭 소설에 중구난방이었죠..ㅋㅋ
 
[독서취향] "북방침엽수림" 과 "사바나"


 



열대우림 외곽에 위치한 사바나 기후는 독특한 건기가 특징. 수개월간 비 한방울 없이 계속되는 건기 동안 사바나의 생물들은 고통스러운 생존의 분투를 거듭한다. 가뭄과 불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초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야생의 천국'인 동시에, 혹독한 적자생존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또한 고대 인류의 원시 문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건조한, 절제된, 강인한 생명력. 이는 당신의 책 취향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생물처럼, 치밀한 계획 하에 쓰여진 정교한 책을 선호.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 대초원 위의 야생동물 같은:
    사바나의 고양이과 육식 동물처럼 유유자적 고상한 취향. 과격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나름 고상한 선택 기준을 갖고 있음. 아마도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분별력으로 추정됨.


  • 절제된 현실주의:
    멍청한 감상주의, 값싼 온정주의, 상투적 가족주의, 이런 것들로 장사하려는 상업주의를 배격함. 문화적인 보수 성향이 있음. 지나치게 독창적인 책보다는, 절제력과 품격을 갖춘 것을 더 선호함.

당신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보기 드문 취향 중 하나입니다. 분명한 취향 기준이 있음에도 워낙 점잖은 탓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작가들에게 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
로마의 원형 경기장 시절부터, 인류는 줄곧 잔인한 구경거리를 좋아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고문에 대한 최초의 묘사 중 하나는 오비디우스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그는 아폴론이 한 음악 경연에서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를 패배시킨 후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러는 소름 끼치는 것에 대한 이 "자연적 성향"을 아주 잘 정의했다.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처형이 벌어질 때면, 사람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려고 항상 흥분해서 달려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약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만 영화관에서 유혈 낭자한 "스플래터" 영화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일 텐데, 그 영화가 허구로서 제시되는 이상 관객들의 양심이 흔들릴 일은 없는 것이다.
- 추의 역사 中

김승옥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 무진기행 中

J.D. 샐린저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 호밀밭의 파수꾼 中

 

100% 맞다고 하기엔 평가내용이 너무 근사하구나..더불어 고백하건데. 난 에코의 소설을 읽다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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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막" 독서 취향.. 그래 마음에든다 우하하
    from 평범한 토토랑 2010-01-13 09:59 
    사막이라니 그 이미지부터가 멋지구리하다. 뭐 감정이 매마른 편이긴 하니 더 어울리는건가? 취향이 없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역사책 좋아하고.. 무협지도 좋아하고 사회과학 서적도 나름 좋아하고 소설이나 판타지도 좋아하고 음.. 이러면 일관된 취향이 있는거잔아 -_-;; ) 사막은 지구 표면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기후대로, 매년 빠른 속도로 넓어지고 있다. 동식물의 생존에 무자비한 환경이긴 하지만 놀랍게도 사막엔 수많은
 
 
꿈꾸는섬 2010-01-13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미의 이름은 정말 재미있게 봤었는데 저도 다른 건 좀 이해를 못하겠더라구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1-13 12:35   좋아요 0 | URL
저도 장미의 이름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는데요.....전날의 섬에서 침까지 흘리며 자버리는 만행을 에코영감님께 저질러버렸지요.

바람돌이 2010-01-1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저도 이거 해보니 좀 안맞는듯하던에 메피님도 역시.... ^^

Mephistopheles 2010-01-13 12:35   좋아요 0 | URL
그래도 워낙 평가가 뭔가 있어보이고 근사하게 보이기에 전 그냥 맞다고 우길려고요..두 눈 부릅뜨고 에코의 책들을 읽어야 겠습니다.

비연 2010-01-13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저도 해봐야겠습니다~

Mephistopheles 2010-01-13 12:35   좋아요 0 | URL
해보시면 아시겠지만 무지 좋은 말들은 골라서 쓴 티가 팍팍 나는 평가입니다.

비로그인 2010-01-13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제된 현실주의! 하하


Mephistopheles 2010-01-13 12:36   좋아요 0 | URL
절제가 아닌 절약된 현실주의입니다 사실.

paviana 2010-01-13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 안 들어본 사이 깜찍한 구름이로 바뀌었네요. 헉 갑자기 적응이 안 되네요.ㅎㅎ

Mephistopheles 2010-01-13 12:36   좋아요 0 | URL
신년새해 제 신조가 바로 '이쁘고 품격있게 살자.'입니다.

Joule 2010-01-1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바나의 야생동물 여기도 한 마리 있어요.

Mephistopheles 2010-01-13 16:49   좋아요 0 | URL
몇 명 더 모아 사바나를 누벼야 겠습니다...ㅋㅋ

L.SHIN 2010-01-14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지만 메피형님, [호밀밭의 파수꾼]은 재밌게 읽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웃음)
어떤 부분은 메피형님다운(?)대요,뭐.ㅎㅎㅎ

Mephistopheles 2010-01-14 15:34   좋아요 0 | URL
음...그럼 전 박민규의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 하나하나 엘신님과 대입을 해봐야 겠군요. (과연 누가 더 처절하겠습니까??ㅋㅋ)

L.SHIN 2010-01-15 08:49   좋아요 0 | URL
헹~! 나는 상관없다지요! ㅡ_ㅡ (훗)

Mephistopheles 2010-01-15 09:25   좋아요 0 | URL
글쎄 박민규 소설의 주인공들을 살펴보면 생각이 달라진다니까요..ㅋㅋ

L.SHIN 2010-01-15 14:41   좋아요 0 | URL
그...럴까요? (아니다! 약해지면 지는거다!) -_-

Mephistopheles 2010-01-15 15:05   좋아요 0 | URL
아 글쎄 포탈에서 박민규 소설 속의 등장인물들..이란 검색식만 세워봐도 대번에 생각이 달라진다니까요...ㅋㅋ

L.SHIN 2010-01-15 19:31   좋아요 0 | URL
메피형님이 알려준 그대로 검색해봤는데요...
너무 많은 '박민규' 관련글이 많아서 어지럽습니다.@_@

Mephistopheles 2010-01-16 17:25   좋아요 0 | URL
박민규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걸 찾아보세요 엘신님...(므흐흐흐흐흐)
 

슈크림  


-스트레스 받을 땐 칼로리의 광폭함을 감수하고 달달한 음식을 찾게 된다. 약속장소가 양재역이라면 전철역 코앞에 있는 이 집을 찾아가는 건 일종의 예의다. 운동선수 J모씨로 유명세를 치루긴 했지만 그 분은 이미 이 사업을 접으셨고 서울 하늘 몇 개 없는 체인점을 가지고 있는 슈크림 전문점이다. 커피를 함께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존재하고 슈크림을 포장해 갈 수 있는 시스템이다. 벼르고 간 김에 와장창 주문을 해본다.

일단 바삭한 슈크림용 빵이 계산대 앞에 진열되어 있다. 종류에 따라 4가지로 분류가 가능하다. 몇 가지 종류를 선택 후 포장을 부탁하자 계산대 너머 종업원들의 행동이 분주해진다. 고른 빵을 집어내 바로 앞에서 슈를 빵 속에 집어넣어 준다. 아마도 미리 주입 했을 때 잃어버리기 쉬운 바삭한 빵의 질감을 최대한 살리고자 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이런 수고스러움에 바삭한 식감과 더불어 달콤함도 함께 선사해준다. 슈의 종류는 플레임, 요거트, 초코. 진절머리 나는 단맛이 결코 아닌 은은하고 부드러운 단맛을 선사한다. 빵의 크기도 볼륨감 있고 들어가는 슈의 양 또한 푸짐하다 보니 크기는 제법 크다. 하지만 한 입 배어 물은 순간, 그까이꺼 하나쯤은 순식간에 입속에 탈탈 털어넣게 된다. (손가락에 발려진 슈도 남김없이 슥삭.)


고기 


- 돼지를 잡으면 수챗구멍이 안 막히지만 소를 잡으면 수챗구멍이 막힌다고 한다. 이 말은 돼지기름은 수용성인데 비해 소기름은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체내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면 돼지기름은 배출이 가능하지만 소기름은 그렇지 않고 축적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고로 돼지가 아닌 소를 먹는 행위는 건강을 해치는 행위로 간주될 수도 있다..............

라고 말들을 하지만 어떻게 사람이 돼지고기만 고집할 수 있겠는가. 소도 간간히 먹어줘야 그래도 고기 먹은 티라도 낼 수 있는 모뙨 선입견 때문인지 가끔씩 먹는 소고기는 입에 착착 감긴다. 그것도 덩어리로 꽤 푸짐한 살점을 보유하고 있는 부위를 먹는다면, 거기다 손잡이 역할 톡톡히 해주는 갈빗대라도 붙어 나오는 소고기라면 입에서 씹히는 느낌이 틀려져버린다.

금요일 초대 받아 갔던 그 고기 집은 무난한 맛을 선사해줬다. 생고기가 아닌 양념이 밴 소고기임에도 숯불의 스모크를 제대로 빨아들인 고기는 달콤하고 진득하게 입안에서 맴돌며 육중하지만 즐거운 맛을 선사해준다. 더불어 딸려 나온 반찬들도 조연으로써 훌륭한 역할을 해준다. 드레싱 범벅이 아닌 신선한 야채를 식감 좋게 크게 썰어 내온 샐러드나, 축축하고 조금은 질퍽하게 붙여 파의 숨을 죽여서 내온 파 무침이나 동치미 등등은 고기와 더불어 먹는데 기막힌 상승효과를 선사해 준다.

두 번째로 시킨 갈빗살 역시 가벼운 양념을 배가시켜 고기 자체의 질감을 최대한 살려준다. 이렇게 먹고 마시며 떠들다 보니 소화도 더불어 잘되는 기분이다.

족발 


- 포장음식 배달야식의 대명사의 족발은 편차가 심한 음식 중에 하나이다. 제대로 된 집에서 먹게 된다면 말캉한 젤라틴의 식감에 즐거움을 느끼겠지만 그와 반대의 족발을 만난다면 돈 아깝고 뱃속 불편한 음식으로 욕먹기 딱 좋다. 그 날 먹은 족발은 맛있다는 족발의 장점은 전부 가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부드러운 젤라틴에 쫀득한 살점, 딸려 나온 뼈에도 분명 발라먹을 수 있는 살점이 제법 푸짐하게 붙어있는 그런 족발이다. 더불어 족발 집에 의당 존재하는 쟁반막국수까지 족발로 혹시 느꼈을지 모를 텁텁함을 개운하게 걷어내 준다. 푸짐한 야채에 매콤하며 자작자작한 국물까지 거친 막국수 면발을 목으로 넘겨주는 윤활제 역할을 제대로 해준다.

그 날 먹은 족발의 최대 단점은 장사가 잘돼 4호점까지 오픈했지만 늦게 가면 기다리는 건 감수해야 하는 음식 맛 이외의 단점이 존재한다. 그나마 마감 몇 시간 안남기고 갔기에 쉽게 자리를 잡은 듯.

뱀꼬리 : 똑딱이를 들이밀기에는 머쓱한 자리인지라. 사진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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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0-01-11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족발집......이 어딘지 궁금? ^^

그러나 하나도 안부러워요.
서울 상경 십년 동안 먹은 것 중 가장 맛난 마르가리타 피자를 먹었어요 어제! ㅎ

Mephistopheles 2010-01-12 10:49   좋아요 0 | URL
양재역 부근에 유명한 족발집인데요. ㅇㄷㅈㄱ입니다..^^
자 이제 피자집을 부세요~~

무해한모리군 2010-01-12 11:11   좋아요 0 | URL
http://www.buongusto.co.kr/default/
효창공원역입니다 ^^
피자도 괜찮고 햄도 괜찮았습니다~
파스타는 그럭저럭~~

무해한모리군 2010-01-12 11:11   좋아요 0 | URL
아 족발 오늘 당장 가보고 싶어요~

Mephistopheles 2010-01-12 12:20   좋아요 0 | URL
집에 아직 코스트코 치즈피자 몇 쪽이 냉동실에 또아리를 틀고 있는지라 당장은 아쉽지가 않네요. 효창공원...으 멀군요..

다락방 2010-01-11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요일: 1차로 삼겹살과 소주 2차로 꼬치와 정종
금요일 점심: 광양불고기에서 육수불고기
금요일 저녁: 1차로 삼겹살과 소주 2차로 커피
토요일: 1차로 오삼볶음과 소주,맥주 2차로 베이컨과 맥주

저 3일내내 돼지 먹었어요. 돼지는 질리지도 않아요. 얼쑤~ 금요일 점심엔 심지어 한우도 먹었어요. 돼지,소 만세에요!

네꼬 2010-01-11 22:06   좋아요 0 | URL
일요일: 아빠 생신 맞이 돼지고기 파티
화요일: 아빠 생신 맞이 소고기 파티
수요일: 동거녀와 치킨
목요일: 친구와 신년회로 곱창 (꺄~)
일요일: 단백질 보충을 위한 (왜?) 삼겹살 파티
월요일: 단백질과 지방 보충을 위한 (아니 왜?) 사골국물+베이컨구이

다락님, 이쯤 되면 나랑 놀 만 하지? 그치?

Mephistopheles 2010-01-12 21:2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 육식소녀#1로 임명합니다.
네꼬님 // 육식소녀 #2로 임명합니다.

두분 육식시스터즈 결성 부탁드립니다.

2010-01-11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10: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와 2010-01-11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밀댓글입니다.>

메피스토님, 여태까지 올려주신 음식정보들과 함께 꼭 한번 만나뵙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

마태우스 2010-01-11 23:22   좋아요 0 | URL
레와님, 메피님은요 만나고 싶어하는 사람이 줄을 섰더라구요. 번호표 받고 대기하셔야 한다는..... 혹시 님이 만날 때 저도 불러주세요!! 제가 맛집을 좀 많이 안다니깐요 호호

Mephistopheles 2010-01-12 10:51   좋아요 0 | URL
레와님//
<속삭댓글입니다.>
그럼 일단 레와님과 몇몇 분들 모아 계부터 부어야겠습니다..ㅋㅋ
마태님//
하지만 제 번호표는 AS센터 번호표이고 마태님 만나고 싶어 뽑는 번호표는 시티뱅크입니다..ㅋㅋ

전호인 2010-01-11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녁시간이 가까워 오니 갑자기 출출해집니다.
꾸울꺽 ㅋㅋ

Mephistopheles 2010-01-12 10:51   좋아요 0 | URL
족발추천합니다 전호인님. 젤라틴은 남자에게도 좋은 음식이라고 하더라고요.

쥬베이 2010-01-11 1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을 기대하고 들어왔는데ㅋㅋㅋ

Mephistopheles 2010-01-12 10:52   좋아요 0 | URL
사진까지 올리면....전 매장당해요 쥬베이님..ㅋㅋ (더불어 똑딱이 들이밀기엔 자리가..좀..^^)

비로그인 2010-01-11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태그가 화룡정점!

Mephistopheles 2010-01-12 10:52   좋아요 0 | URL
주디님이 아시는군요.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죠..암요. 옛 어른들이 하신 말씀 전혀 들리지 않죠. 잘먹는게 남는 겁니다..^^

네꼬 2010-01-1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요즘 열량 높은 음식이 너무너무 땡겨요. 어으, 추워서일까요? 페이퍼 읽으니 간만에 슈크림 빵 먹고 싶네.

Mephistopheles 2010-01-12 10:54   좋아요 0 | URL
양재역 가실 일 있으면 한번 들려보세요. 6번출구로 올라가면 바로 보입니다. ㅂㅇㄷㅍㅍ라고요..^^

메르헨 2010-01-12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재역...저는 항상 퇴근길에 남부터미널에서 내리는데...
양재까지 가야하는건가요? 으흠...
매번 이리도 맛난 곳을 올려주시니 다이어트는 정말 물건너 갑니다.ㅜㅜ
자꾸 살이 쪄서 입을 옷이 없단 말입니다ㅜㅜ

Mephistopheles 2010-01-12 14:45   좋아요 0 | URL
괜찮습니다 메르헨님. 날씨 좀 풀리면.
일단 남부터미널에서 내립니다. 그리고 양재역까지 걷는 거죠.
양껏 족발과 고기 슈크림은 섭취한 후. 다시 남부터미널까지 걸어가는 거죠.
이정도면 칼로리가 어느정도 소모되지 않을까요?

메르헨 2010-01-12 17:13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남부터미널이 종점이 아니어요.
거긴 거쳐서 다른곳으로 가는 곳이라구요.^^먹고 남부터미널로 돌아가면
완전 피곤에 쩔어서 쓰러질지도..하핫...
슈크림..완전 땡깁니다.^^

Mephistopheles 2010-01-12 21:15   좋아요 0 | URL
커피도 같이 파니까 커피 한 잔에 슈크림을 뜯어 먹으셔도 한끼 식사로 충분..(아닌가?)하지 않을까요.

산사춘 2010-01-12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부럽습니다!
그리고 음식의 촉감이 혀끝에 느껴지는 묘사십니다.
사진이 있었으면 제 빈곤한 상상력을 도울 수 있었을텐데 고게 참 아쉽습니다.
암튼 메피님의 영화 "식계"(20세기에는 '십계', 21세기에는 '식계')를 기대해 봅니다.

Mephistopheles 2010-01-12 21:16   좋아요 0 | URL
사진기를 냅다 들이 밀만한 자리가 아닌지라..^^
아마도 제가 영화를 만든다면 그건 '식계'가 아니라 '식탐'일껍니다. 명배우 이대근씨 주연의 '밥만 먹곤 못살아'와 비슷한 컨셉일지도 모릅니다..ㅋㅋ

2010-01-12 16: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1-12 2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