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슈의 발소리 히가 자매 시리즈
사와무라 이치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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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왕이 온다>에 이어 두번째로 읽은 사와무라 이치의 책이다. 
5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 간략하게 단편마다의 느낌을 살펴보자.

 
[거울] A 몽환적이고 환각제를 50알정도는 먹은 듯한 정신병적인 단편. 읽기는 힘들었지만, 도전적인 서술과 몽롱한 내용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 마을의 레이코 씨] B 도시전설을 토대로 풀어가는 내용이 흥미로웠음.
 
[요괴는 요괴를 낳는다] A 처음에는 별로였으나, 기요코의 심리에 이입하게 되면 작품의 진가를 이해하게 됨.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빨간 학생복의 소녀] D 작품의 공포분위기나 병원 장소설정은 괜찮았으나, 전체적으로 별로임. 특히 중후반 무리한 전개가.. (히가 미하루가 하마기? 억지야 억지)
 
[젠슈의 발소리] E 표제작이고 분량도 제일 많은데 제일 별로였음. 

이전에 <보기왕이 온다> 독후감에도 썼는데, 일본특유의 만화적 설정이 몰입도를 떨어트림. 공감이 안됨. 히가 자매의 맹활약을 재미있게 보실 분도 분명 있겠으나... 내가 선호하는 것과는 정반대임. 특히 후반부에 마코토, 고토코, 덴이 모여서 젠슈와 대결아닌 대결을 하는 장면은 너무 작위적이어서 웃음이 나옴. (장편으로 완성하려다 실패한 중편?) 사와무라 이치 특유의 만화적 설정이 도통 나와는 안맞는 듯 한데,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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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 (벚꽃 에디션) 불편한 편의점 1
김호연 지음 / 나무옆의자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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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주변사람들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이어져 있고 술술 읽혔다. 왜 많이 팔렸는지 이해가 됐다. 



2. 한국소설과 번역소설의 차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예를 들어, '박찬호 투 머치 도시락'이 소설에 나온다고 하면, 저걸 눈으로 보고 먹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 박찬호와 투 머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은 소설을 품어내는 온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고, 또한, '참참참' 구성되는 참깨라면 등등을 아는지 먹어는 봤는지, '대학로'가 어떤 지역인지, '박경리 토지문화관'이 어떤 의미를 품고 있는 곳인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읽는 많은 번역소설들도 이 책처럼 저런 내용을 있을 것인데, 제대로 번역되어 그 세밀한 작가의 의도가 전해지고 있을까? 


우리의 1910년대 소설을 읽었다. 우리나라의 언어로 되어있는 우리의 소설이었으나 놀랍게도 읽기가 너무 힘들었다. 한글이 한글같지가 않았다. 내용자체를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1800년 러시아 소설을, 1900년대 독일 소설을 읽는다라? 제대로 읽고 있는 건 맞을까?



3. 한가지 살짝 아쉬운 부분이 있어 기록을 남긴다. 


(1) [산해진미 도시락]부터 [폐기상품이지만 아직 괜찮아]까지 가슴 따스하게 이어지던 이야기는 [ALWAYS]에서 분위기가 급변한다. 독고의 정체를 밝히며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부분이라 이해는 가지만, 독고가 과거를 반추하며 기억을 되살리는 부분은 마치 사회파 추리소설이나 르포기사를 연상케하는 어둡고 음울한 것이다. [ALWAYS]이전의 독고와 이후의 독고는 도저히 같은 인물로 느껴지지 않는다.


(2) 소설의 마무리는 괜찮았고 이전 등장인물을 가볍게 언급하며 정리해준 부분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이런 구성은 어땠을까? [ALWAYS] 부분을 뒤로 몰아놔서 음울한 분위기로 사람 놀라게 하지 말고, 차라리 각 장 중간중간에 삽입시켜서 독고의 정체에 미스터리를 고조 시키는 구성. 뭐 이 작품이 미스터리도 아니지만, [ALWAYS]에서 분위기가 갑작스럽게 돌변하는 것은 적응하기가 너무 어려웠기에 차라리 저게 낫지 않았을까 생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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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양귀자 지음 / 쓰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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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인생의 책을 한번 꼽아달라고 하거나,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었이냐고 물을 때마다, 난 항상 조심스럽게 양귀자의 <희망>을 말했다. 


굳이 조심스럽게 이야기한 건, 어떻게 이 책이 내 가슴을 울렸고, 살아가는 내내 내게 영향을 주었으며, 얼마나 위대한 책인지 도저히 짧은 말로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등장인물이 너무 생생해요, 글이 아름다워요, 스토리가 재미있어요.. 그게 아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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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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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김연수 작가의 책을 읽었다. 역시 김연수였다.

소설 속에 담긴 시가 이렇게 강한 울림으로 다가올 수 있는지 놀랐고

소설 전체가 하나의 서사시 같이 아름다웠다.




아래는 메모를 위한 끄적임


 * [제2부 지은]의 시점이 어색해서 "이건 뭐지, 왜 이렇게 쓰셨지" 의아했는데, 화자가 ㅇㅇㅇ인 점을 고려하면 작가님의 깊은 뜻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제2부 시점의 어색함은 내겐 아쉬움으로 남는다. 차라리, 1984년 지은의 모습을 그대로 그려내는 게 더 낫지 않았을까? 


 * 문장하나하나가 시같고 소설은 아릅답지만, 등장인물이 뭔가 그림 속 인물들 같이 느껴졌다. 제1부에서 생생했던 인물들은 제2부 이하에서는 박제되어 버렸다. 제2부의 도전적인 시점을 생각하면, 더 과감한 多시점은 어려웠을까? 84년 지은의 시점으로 생생한 지은의 모습이 그려지던지, 앤의 시점으로 동양 여자아이를 입양하고 행복해 했던 모습, 카밀라의 어린시절을 그려졌으면, 더 나아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가야 했던 지은의 아버지의 시점도 있었으면 하는 욕심. 아버지의 고뇌, 가족간 유대감이 더 부각될 수 있고, 마지막 장면의 감흥이 배가 될 수 있었을텐데.


 * 기록하고 싶은 것이 있다. 작가는 A를 소개해야 할 때, 한번에 이야기하지 않고 짐짓 모른체를 하다 슬쩍 A의 1/3만, 또 한참 뒤에 다른 인물들의 대화속에서 1/3만, 또 나머지는 1/3은 전혀 중요하지 않은 듯 혹은 관심이 없다는 듯 하다 우연히(을 가장하여) 이야기하는데, 이 노련함이 놀라웠다. 이름이 붙어있는 소설작법 중 하나일까? 잘 모르겠다


 * 제목 별로임. 해당 문장은 너무나 아름답지만 제목으론 어울리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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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미미모구리
오다 마사쿠니 / 검은숲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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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에게 말을 풀어내는 형식인데
시종일관 긴장감을 유지한다는 점이 대단하다.

이런 기묘한 이야기를 생각해 내고
존재하지 않는 '미미모구리'를
마치 이 세상에 있는 것 마냥 그려낸 것도 놀랍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까지.

전자책 살펴보다 우연히
정말 멋진 작품과 작가를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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