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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페이퍼는 테스 게리첸의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를 정리해본다. 의사로 활동하던 게리첸은 자신의 지식과 전공을 살려 '로빈 쿡'처럼 의학스릴러를 써냈고, 매우 폭발적인 반응을 얻어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이 작품 역시 미드로 나와있는데 드라마는 안봐서 모르지만 원작은 매우 즐겁게 읽었다. 최근까지도 다양한 작품을 써낸 걸로 아는데 국내에는 2010년에 나온 8편을 끝으로 미출간 되고 있다. 역시 한국에서는 인기가 없었나보다. 너무 오래 전에 읽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일단 정리해보자.

















1. 외과의사 (2002) 


보통 시리즈물의 주인공 직업은 저자의 본업을 따라가곤 한다. 그런데 게리첸은 경찰을 주인공으로, 빌런을 의사로 만들었다. 그래서 빌런의 활약이 어나더 레벨을 자랑하는 작품이 돼버렸다. 의학 스릴러인데 전혀 어렵지도 딱딱하지도 않고 술술 읽혀져서 놀랬던 기억이 난다.
















2. 견습의사 (2002) 


전편에 비해 여러가지로 아쉽긴 해도 볼 만하다. 1편의 빌런을 따라 하는 모방범이 나타나자 극 야마도는 리졸리. 동맹을 맺은 두 빌런은 이제 리졸리를 죽이기로 작정한다. 빌런이 둘이나 되니 재미도 두 배가 되었다면 좋겠지만, 2편 빌런은 아무래도 따라쟁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대단한 활약은 없었다. 시리즈 통틀어서 2편 내용이 가장 기억이 안난다.
















3. 파견의사 (2003) 


수녀원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3편부터 병리학자인 아일스가 본격적으로 가세한다. 그리고 리졸리의 로맨스도 본격적으로 진행된다. 어째 메인사건보다 서브내용이 더 흥미진진했던 기억이...
















4. 바디더블 (2004) 


임신한 리졸리는 잠깐 쉬어가고, 아일스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그녀는 집 앞에서 죽어있는 여자가 자신과 똑같이 생겨서 멘탈이 나간다. 알고보니 입양아였던 자신과 쌍둥이인 자매였고, 사건에 연루된 용의자와 자신의 과거까지 밝혀낸다. 리졸리 없이 흘러가는 이야기라서 긴박함을 배로 느낄 수 있었던 꿀잼 작품이다.
















5. 소멸 (2005) 


시체 보관실에 있던 여성 시신이 살아난다. 병원으로 이송 중이던 그 여성은 갑자기 인질극을 벌이는데 하필 만삭의 리졸리가 인질이 된다. 과연 게리첸이 의사라서 가능한 발상이었지 싶다. 인질극은 무사히 종결되지만 인신매매라는 사회문제로 이어져 무겁게 흘러간다. 훌륭한 소재나 화두에 비해 아마추어 같은 구성/구조여서 아쉽다는 평이 많다.
















6. 메피스토클럽 (2006)


이실직고하면 6편은 안 읽고 건너뛰었다. 작가가 슬럼프라느니, 시리즈 컨셉과 안 맞다느니 하는 비난이 많은 작품인 데다, 패쓰해도 전혀 문제없다고 하여 그렇게 했다. 오컬트 종교 단체에 관련된 내용이라 영 흥미가 안 생겨요.

















7. 악녀의 유물 (?) 


보스턴 박물관에서 발견된 미라의 다리에는 총알이 박혀 있다. 박물관 지하를 뒤지던 리졸리는 비밀공간에 있던 미라 머리들을 찾아낸다. 감식 결과, 그 미라들은 죽은 지 오래 되지 않았다고 한다. 피해자들이 모두 고고학 관계자임을 알아내, 범인에게 다가가는 리졸리의 폭풍 수사 이야기. 킬링 타임용으로 최고였다.
















8. 아이스콜드 (2010) 


8편은 아일스가 주인공이다. 친구와 산 길에서 차 사고가 난 그녀. 다친 동료를 주변 마을로 데려가보니 집집마다 문이 다 열려있었다. 사람은 전혀 없고 반려동물만 전부 죽어있다. 폭설에다 통신도 마비된 상황. 고립된 그녀에게 서서히 다가오는 낯선 그림자. 아일스의 필사적인 생존 게임이 시작된다. 잘 나가다가 갑자기 김 빠지는 게 좀 그랬지만 재미는 있었던.




그래도 시리즈 중반까지는 의학스릴러 컨셉이었지만 나중에는 일반 범죄소설로 변해버려 안타까웠다. 역시 주인공을 의학계 인물로 만들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8편을 끝으로 국내에 10년 넘게 미출간인 걸 보면 수명이 다 했다고 봐야겠다. 페이퍼를 쓰다 보니, 내가 소설에 막 재미들렸을 때 읽어가지고 리뷰를 죄다 짤막하게 써놓은 게 좀 후회되었다. 그렇다고 재독하기엔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아. 그냥 추억 너머에 보관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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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씨 2023-08-18 16: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외과의사> 며칠 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왔는데,
시간 없어서 못 읽고 그냥 반납해야 하나 싶어서 갈등 좀 하다가,
물감님 페이퍼에서 언급된 것을 보고 기어코 읽어버렸습니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못 읽고 또 잊혀질 듯해서요.
결론은, 읽기를 잘 했다는 거죠. ^^
근데 별점을 보니, 첫 작품만한 후속작은 없다는 게 이 시리즈에서도 적용되는 걸까요? ^^

물감 2023-08-18 17:39   좋아요 2 | URL
1편은 정말 재밌죠 ㅋㅋㅋ 가독성도 끝내주지 않습니까?! 솔직히 그것만 읽어도 되구요. 시리즈가 막 연결되는 맛은 없기 때문에 제기준 별점 높은 것들만 골라 읽으셔도 좋을듯 합니다^^
 

재밌거나 공감되는 독서 및 글쓰기 관련 짤들을 모아봤다.

원래 사진같은 거 잘 안올리는 성격이지만 이런 건 또 같이 보는 재미가 있으니깐.




독서, 음악, 커피, 산책 전부 좋아한다.

생각해보니까 독서를 하고부터 불면증도 사라진 것 같다.

나야 뭐 문학 위주라서 그런거고, 공부 위주로 독서하는 분들은 또다른 스트레스를 받는 듯.




게으른 글쟁이에게 진짜 이만한 팩폭도 없다.

이 짤을 본 후로 쪼끔 더 겸손해졌다는.




<진짜,아니,대박,헐,어쩔>같은 패스트 언어와 과한 줄임말에 절여진 현대인들.

장문을 쓰지 못하는 것보다도 긴글을 못 견딘다는 게 더 심각함.

또 그런 사람들은 사는 데에 지장 없다고만 해서 어질어질함.




한국문학 : 죽여주시옵소서, 전하!!!



가끔은 이렇게 읽고 싶은데 극 N이라 불가능ㅋㅋㅋ




그래서 누가 이겼죠?




분명 여기에 태글 걸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위 항목에 전부 공감합니다. 특히 4번이요.




글쟁이들이 겸손해질 수 밖에 없는 이유죠.




적어도 내향인들은 창작 활동이 필수라고 생각하는 1인.




내가 예술에 뭔 대단한 일가견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굳게 확신하는 건 있다.

예술이 밥 먹여주지는 않아도 세상풍파에 끄떡 없게 만들어 준다는 것과,

진정 자신을 위한 삶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다는 것.




4,6,9 빼고 다 해당됨.



아씨 웃겨죽겠네. 그리고 글 되게 잘 쓴다. 필력 부럽...




다독가들이 다 그렇진 않겠지만, 내가 본 다독가들은 완독 권수에 집착과 자부심이 쩔었음.

그건 독서가 아니라 책을 집어삼키는 행위일 뿐입니다.




의도를 알면 반박할 수가 없는 글이다.

페이퍼 주제와 관련된 내용은 아니지만.





한때 독서커뮤니티를 뒤집어놨던 유머글ㅋㅋㅋㅋㅋㅋㅋ




이만한 효과만점의 책을 본 적이 없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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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끼 2023-07-21 2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러시아소설판 너무 재밌네요 ㅋㅋㅋㅋ영미문학도 그렇구요..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물감 2023-07-21 21:34   좋아요 1 | URL
특징 너무 잘 꼬집었죠?ㅋㅋㅋㅋㅋㅋㅋㅋ

페크pek0501 2023-07-21 22: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지 재밌게 읽고 내려왔어요. ㅋㅋㅋ
˝많이 읽어라, 그러나 많이 읽지는 마라˝ : 이것에 대한 저의 해석은? : 많은 시간 동안 책을 읽어라. 그러나 다독을 하지는 말고 한 권이라도 꼼꼼히 읽어라. 즉 정독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내라, 의 뜻이 아닐까요...

물감 2023-07-21 22:33   좋아요 2 | URL
저도 비슷하게 알아들었어요ㅋㅋㅋ 자랑질, 보여주기식 독서에 대한 충고가 아닐까요😀

새파랑 2023-07-22 09: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라별 문학특성 극공감합니다 ㅋㅋ 특히 러시아~!!

전 혼돈악이네요 ㅋ

물감 2023-07-22 13:43   좋아요 1 | URL
혼돈악 새파랑님ㅋㅋ 러시아에 웃으실줄 알았어요ㅋㅋㅋ 죽겠다!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7-22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이렇게 재밌는 건 뭐죠?
죄다 공감 공감 대공감입니다.
특히 <잘 자는 법>ㅋㅋㅋ

스트레스 특효약 네 가지 다 하고 있는데도 스트레스 받는 건 뭘까요?
아닌가? 덕분에 그나마 스트레스를 줄이고 있었던가?ㅋㅋㅋ
그리고 책 읽는 습관 같은 분류에선 ‘질서중립(전자책은 안 읽어서)‘
‘질서악‘ 빼곤 다 하고 있어요.
그래서 질서가 없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물감 2023-07-22 13:49   좋아요 1 | URL
재미있죠?ㅋㅋㅋ 꽤나 엄선한 자료들입니다~
저는 비문학만 읽으면 스트레스가...ㅋㅋㅋㅋ 질서없는 독서 또한 개성이자 스타일이니까 괜찮아요ㅋㅋ

coolcat329 2023-07-22 13: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아 너무 재밌어요.
영미권 소설 특징 ㅋㅋ 깊이 공감!

물감 2023-07-22 13:50   좋아요 0 | URL
질질 늘어지는 상황묘사가 똑같아요 ㅋㅋㅋ 공감공감!

구단씨 2023-07-25 19: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너무 웃겨 죽을 뻔....입니다. ㅎㅎㅎㅎㅎ
완전 공감되고, 책갈피나 뭐 등등 딱 제 모습 보는 부분도 있어서 깜놀입니다.
저는 ˝악˝은 절대 아니고, ˝선˝은 완전 해당입니다.

이 페이퍼 너무 재밌어요. 그리고 여러 가지로 반성도 하게 되고, 뭐, 음.... 그렇습니다. ^^

물감 2023-07-25 21:32   좋아요 0 | URL
구단씨 님을 위해 만든 페이퍼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서재에 너무 책 얘기만 하기보다 이런 유머들도 오고갔으면 해서요 !
저는 가름끈 없으면 책갈피 꼭 써서 완전중립이고요^^
날 더운데 건강조심하세요~~~

잠자냥 2023-08-08 14: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러시아 문학 죽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감 2023-08-08 17:02   좋아요 1 | URL
자냥님은 거기서 터지셨군요ㅋㅋㅋㅋㅋㅋㅋ

초란공 2023-08-08 14: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혼돈선이 좀 더 가까율 듯 합니다. 접기는 싫고...대신 눈 앞에 보이는 얇은 것이라면 뭐든지 사용 ㅋㅋㅋ 눈에 보이는 게 없으면 뒤집기... 그러다 쏜살문고 같은 건 표지가 떨어져 나올 때 ㅋㅋㅋ 정말 ‘악’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는 상황...ㅋㅋ

물감 2023-08-08 17:05   좋아요 0 | URL
저도 완전중립 다음으로 혼돈선 입니다ㅋㅋㅋ뒤집기도 많이하고요. 표지가 분리되는 책은 정말 별로에요...ㅋㅋ
 

얼마 전에 읽은 <덱스터 시리즈>의 완독 기념으로 페이퍼를 써본다. 소설보다 미드로 유명해진 덱스터 시리즈는 비채 출판사에서 5편까지 출간해주다가 그 뒤로 뚝 끊어져버렸다. 분명 원작과 드라마는 스토리가 다를텐데, 뒷 내용을 알 수 없어 아쉽지만 현재까지 출간된 책들만 정리해본다.


덱스터는 범죄자들만 죽이고 다니는 소시오패스 킬러다. 주인공이 연쇄살인마라서 굉장히 마이너한 코드를 가졌지만, 특유의 블랙 코미디로 인해 많은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시리즈가 점점 산으로 가서 중도하차했다는 이야기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국내출간이 중단된 게 아닌가 싶다.


















1.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2004) 


덱스터 시리즈의 서막. 작가는 작품의 무대인 마이애미를, 무슨 미친 놈들의 소굴처럼 묘사해놓았다. 매일같이 일어나는 온갖 사건 중, 피 한방울도 튀지 않은 토막난 시신이 발견된다. 전문 킬러인 덱스터조차 불가능한 일이어서 더욱 궁금해지는 범인. 그 추적 끝에 놀라운 인물과 조우하게 된다. 일반 스릴러물처럼 대단한 속도감은 없으나, 주인공의 독백이 주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2. 끔찍하게 헌신적인 덱스터 (2005) 


무난했던 1편에 비해 제법 탄력을 받은 듯한 2편. 혈흔 분석가로 일하는 덱스터의 정체를, 한 경사가 계속 의심해서 이래저래 불편한 상황. 이 와중에 산채로 사지절단하고 봉합하는 신규 빌런이 등장한다. 밖에서는 범인을, 안에서는 아군을 상대해야 하는 덱스터의 고군분투 이야기. 주인공의 능글맞는 대응연기가 압권이다.


















3. 어둠 속의 덱스터 (2007) 


잘 나가는 시리즈물은 꼭 한 번 망작이 있는데, 3편이 그러하다. 덱스터에게는 킬러의 자아인 '검은 승객'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 자아가 이유없이 자취를 감춰버린다. 킬러의 능력이 사라지자 평범한 시민이 돼버린 덱스터. 수사에 도움이 1도 안되어 재미까지 1도 없어지고 말았다. 많은 독자들이 고개를 절레절레 했던 작품.


















4. 친절한 킬러 덱스터 (2009) 


다행히 '검은 승객'이 돌아와 우리가 아는 덱스터가 되었다. 이번에는 그야말로 대 위기다. 덱스터의 살인장면을 누군가 녹화하여 그에게 보내온 것. 제대로 약점 잡혀버렸는데, 잔뜩 쫄아버려 이렇다할 플레이가 안나와 보는 내내 답답해진다. 이 시리즈는 일반 액션물로 보면 안 되고, 주인공이 어디까지 찌질해지는가를 보는 맛으로 읽길 바란다.


















5. 달콤한 킬러 덱스터 (2010) 


찌질함은 그대로지만 제법 안정화된 덱스터의 캐릭터. 그의 오래전 바람대로 소시오패스에서 일반인의 모습으로 꽤 많이 변했다. 더이상 킬러가 되고 싶지 않은데, 여전히 마이애미는 괴물들이 득실거려서 평범히 살기가 쉽지 않다. 이번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과의 대결이다. 이빨로 살이 뜯겨진 시신을 발견한 덱스터 일행들. 이 엽기적인 범행의 단서를 쫒다가 황천길 여러번 갈 뻔한 덱스터의 한탄이 작품의 액기스라 하겠다.




약 10년 가까이 국내서 미출간 중이라 더는 생각이 없다고 보여지지만, 혹여 출간된다해도 읽을지 말지 모르겠다. 킬러이길 포기하는 캐릭터에게 뭔 재미가 있나 싶고. 그래도 뭐 재미는 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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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7-17 1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덱스터 시리즈 책으로 알게
돼서 도라마도 챙겨 보고
그랬었는데...

어느 순간 책도 도라마도
끊게 되었네요.

빌런이긴 하지만 사법 영역
에서 해결되지 않는 또다른
빌런을 처치하는 통쾌함이...

계속해서 더 지독한 빌런이
등장해야 한다는 설정의 덫
에 빠진 게 아닌가 싶네요.
초반에는 확실히 재미는 있었
습니다.

물감 2023-07-17 18:42   좋아요 2 | URL
오오 매냐 님도 덱스터 읽으셨군요!
초반에는 덱스터만의 작업 방식이 통쾌해서 좋았는데요, 갈수록 킬러답지 않은 것과 빌런을 처리하는 방식이 흐물흐물해져서 보는 맛이 없어지긴 해요 ㅋㅋㅋ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빌런은 화려해져야 하고, 주인공은 부실해지고 참 어쩔려는건지 모르겠네요. 여튼 덱스터도 추억이 돼버렸습니다.

stella.K 2023-07-17 1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건 딴 얘긴데요, 물감님 공유 같이 생기셨나요...?
프사를 바꾸셨길래.ㅋㅋㅋ
암튼 근사합니다. 공유는 제가 좋아하는 배우중 한 사람이죠.^^

물감 2023-07-17 20:56   좋아요 1 | URL
저도 좋아하는 배우에요. 공유 닮아봤음 소원이 없겠네요....ㅋㅋㅋㅋ

stella.K 2023-07-17 21:0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꿈은 이루어집니다! ㅋㅋㅋ

물감 2023-07-17 21:27   좋아요 1 | URL
노력해보겠습니다!ㅋㅋㅋ

다락방 2023-07-19 15: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2권까지 봤던것 같은데 망작.. 궁금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망작이 망작인줄 알기 위해서라도 1부터 차례대로 다시 봐야될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

물감 2023-07-19 16:20   좋아요 0 | URL
ㅋㅋㅋ부디 보시고 시원하게 욕다발 날려주세요ㅋㅋㅋ

고양이라디오 2023-08-21 15: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2편까지 봤는데 2편이 1편 보다 재밌어서 3편 기대했는데ㅠ 3편이 망작이군요ㅠㅠ

물감 2023-08-21 15:39   좋아요 1 | URL
3편은 텐션이 바닥을 기어갑니다 ㅋㅋㅋ 건너뛰셔도 무방합니다!
 

한 때 미치도록 빠져읽었던 디스토피아 판타지 시리즈 소설들을 정리해보고 싶어졌다. 나는 원래 책을 전혀 읽지 못하는 사람이었고, 특히나 소설은 더욱 그랬는데, 내용 파악의 어려움 이전에 각 장면과 상황들이 전혀 시각화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미지 트레이닝에 판타지소설이 딱이겠다 싶었지만 솔직히 판타지 특유의 유치함을 이겨낼 자신이 없더라고. 게다가 판타지 장르는 글맛보다 영상미 아니던가.


이런 생각을 하던 중에 국내에 디스토피아 판타지 소설이 줄줄이 출간되어 이거다! 싶어서 냅다 읽어댔고, 덕분에 시각화하여 내용에 몰입하는 기술을 터득하였다. 암튼 디스토피아와 판타지의 크로스오버 장르가 주는 메시지와 재미, 그리고 스릴감과 여운만큼 내 취향과 딱 맞아떨어지는 장르도 잘 없더랬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못 읽은 시리즈들도 찾아봐야겠다.




1. 다이버전트 시리즈 



























다섯 개의 분파로 나누어진 미래 사회. 일정 나이가 되면 적성검사를 하고 분파를 지정받는다. 그런데 주인공은 어디에도 해당되지 않는 특수 유형이었고, 이런 분파가 없는 아이들을 '다이버전트'라고 명명했다. 문제는 다이버전트가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린다는 이유로 제거대상이라는 것. 하여 불합리한 사회와 시스템에 저항하며 개인의 가치를 증명해낸다는 소녀의 이야기인데, 틈만 나면 로맨스 쪽으로 빠져서 답답했던 기억이 난다. 프리퀄인 <포>는 안 읽어봐서 모르겠다.



2. 헝거게임 시리즈 ★☆


 


























아마 국내에 소개된 디스토피아 판타지물 중에서는 가장 유명하지 않을까. 영화는 영상미가 끝내주는 반면 너무 많이 생략되어서 아쉬웠다. 매년마다 '헝거게임'이라는 국가행사가 열리며, 지역별로 남녀 한쌍이 게임에 참가해 서바이벌 사냥을 벌인다. 짐승같은 연례행사의 마침표를 찍기로 한 주인공 팀은 돌발행동으로 우승하여 수도 중심부까지 들어가 혁명을 일으킨다. 저자가 TV쇼 작가 출신이라서 그런지 연출을 잘 한다. 프리퀄인 <노래하는 새와 뱀의 발라드>는 안 읽어봄.



3. 파인즈 시리즈 
















미드 <웨이워드 파인즈>의 원작. 교통사고에서 깨어난 연방요원은 자신이 알던 세상이 묘하게 변했음을 감지한다. 도시는 황폐하고 사람들도 안 보인다. 이곳을 떠나서 사태를 파악 좀 해보려는데 웬 괴생명체들이 몰려와 도시를 애워싼다. 알 수 없는 현실에 물음표 백만 개 던지는 주인공과 독자의 맨붕 스파이크 작렬. 생각보다 별로였던 1권만 이겨낸다면 꽤 재미있는 시리즈다.



4. 메이즈러너 시리즈 ★


 







































<헝거게임> 다음으로 유명하지 않을까 싶은데, 개인 취향으로는 이 작품이 여러 면에서 베스트이다. 영화 <트루먼 쇼>의 스릴러 버전이랄까. 숲 속 공터에 갇힌 청소년들은 벽 안에 미로를 들어가 출구를 찾아내야 한다. 미로 밖을 나가면 또다른 시련과 혹독한 현실들이 모두를 반겨준다. 새장 밖의 혹독한 현실을 선택한 러너들의 피땀눈물어린 이야기. 메인 3부작은 미친듯이 재밌으나 프리퀄 <킬 오더>와 <피버 코드>는 쏘쏘. <크랭크 팰리스>는 안 봐서 모름.



5. 페이즈 시리즈 ★☆
















총 6부작인데 국내엔 아쉽게도 두 권만 출간되어있다. 만약 전부 출간되었다면 <메이즈러너>보다 이 시리즈가 단연 압승이다. 세계관이 매우 독특한 작품인데, 15살 생일을 맞으면 갑자가 사라져 모습을 감춰버린다. 그렇게 세상은 15살 이하의 아이들만으로 구성되어있다. 저마다 크고 작은 초능력을 안고 태어난 아이들끼리 계급도 나누고 파벌싸움도 벌인다. 일반 소년만화와 다른 점은 매순간 데스타임에 쫓긴다는 것과, 성선설과 성악설의 논쟁을 적나라하게 구경할 수 있다는 정도다. 겨우 두 권뿐이니 작품 전체를 평가할 순 없지만 각 권만의 재미가 실로 대단하다. 더이상 출간할 생각은 없어보이나 끝까지 존버할 거다.




<레드라이징>시리즈도 그렇고 아직 못 읽은 시리즈물이 더 있을텐데, 후에 페이퍼 2탄을 올려봐야겠다. 그런 날이 언제 올지는 모르겠지만. 이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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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3-06-15 09: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는 분들께 유용한 글이네요. 저는 <파인즈 시리즈>가 궁금하네요^^

물감 2023-06-15 09:26   좋아요 0 | URL
<파인즈>도 읽어볼만 합니다. 이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손에 땀을 쥐며 읽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ㅎ

독서괭 2023-06-15 10: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메이즈러너> 영화 재밌게 봤던 기억이 나는데 원작이 소설이었군요! 별5 주시니 궁금합니다 ㅎㅎ

물감 2023-06-15 11:17   좋아요 1 | URL
영화도 정말 잘 만들었어요. 원작의 느낌을 꽤 잘 살려냈더라고요 ㅎㅎㅎ 메인 3부작만 별 5개입니다. 어떻게 했을 때 독자가 입맛 다시는 지를 여우같이 잘 아는 작가에요!

은오 2023-06-15 1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감님 제가 바로 그 시각화가 안되는 인간인데요!!!!! 저는 인물이 어떤 옷을 입었고 어디에 있고 어떤 자세고 그 집의 벽엔 뭐가 있으며 창밖 풍경 구름은 어떻다든지 이런 묘사가 나오면 그냥 아 그렇구나 하고 말거든요?! (사실 궁금하지도 않음ㅜ 그래서 배경묘사 장황하게 하는 작가들 싫음ㅜ) 근데 시각화가 훈련으로 가능한거였나요? 도무지 그려지지가 않는데 말입니다. 저는 그냥 그건 타고나는 건줄....?! 되는 사람이 있고 안 되는 사람이 있고....

물감 2023-06-15 14:03   좋아요 1 | URL
대체로 시각화가 안되는 사람들은 제품의 메뉴얼처럼 인식을 해요. 이건 기능이 어떻고 활용도가 어떻고 하는 식의. 저는 어떤 장면을 두고 다각도로 묘사하는 글을 써봤어요. 남의 글만 가지고는 훈련이 안되니까 제가 직접 작가가 되어보기로 한 거죠. 이게 참 오래전 일이기도 하고, 글로 설명하려니 되게 어렵네요 ㅋㅋㅋ

먼저는 내가 지금 추구하는 감정이 뭔지를 알아야 해요. 다음은 스마트폰으로 인생샷을 찍는다 상상해보는 겁니다. 보통 사진찍을때 구도를 잡고 각도를 재고 필요에 따라 연출도 넣잖아요? 그런 식으로 연습하다보면 장면마다 자동으로 연상되는 앵글이 생기더라고요. 감각만 터득하면 금방 늘어요!

그리고 저는 진짜 인풋을 겁나게 쑤셔넣었어요. 웹툰, 애니메이션, 영화, 짤방 등 온갖 이미지를 봐두고, 음악을 장르불문하고 들어보고, 운동선수나 댄서들의 움직임도 관찰하고~ 그게 다 아웃풋에 엄청난 도움이 되더라고요 ㅎㅎㅎ 편독하지만 않는다면 은오 님도 잘 될 겝니다. 화이링.
 

얼마 전에 다 읽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스페셜 컬렉션 시리즈>를 총 정리하고 싶어서 페이퍼를 쓴다. 영국의 추리소설 여왕인 크리스티 여사는 '메리 웨스트매콧'의 필명으로 여섯 권의 작품을 출간하였다. 추리소설 외에 다른 글도 써보고 싶었다던 저자는 필명을 써서 일반소설(대중문학)을 시도했고, 독자들의 반응도 좋았었나 보더라. 여성심리와 자기성찰을 중심으로 한 이 작품들은, 당시 영국의 사회 분위기가 어떻게 변화해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전부 품절이던데, 보실 분들은 도서관 대여나 중고 책을 찾아보셔야 할 듯.















1. 봄에 나는 없었다 (1944) 


개인적으로 이 책은 별로였다. 주인공이 사막의 한 모텔에 장시간 발목을 잡히는 데, 딱히 할 게 없어 이런저런 회상 속에 시간을 보낸다는 내용이다. 자신이 한 집안의 아내이자 엄마로써 썩 훌륭하다 믿었는데 돌아봤더니 엉망진창으로 느껴지는 것이다. 본인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지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울그락붉그락 안절부절 요동치는 게 당최 말이 안될 정도였달까. 아 모르겠네. 이렇다 할만한 서사도 없는 데다 주인공의 독백들도 영 와닿지 않았었던.















2. 딸은 딸이다 (1952) 


감히 심리소설의 정석이라 불러본다. 남편과 사별한 엄마가 재혼상대를 데려오자 딸이 극구 반대한다는 내용이다. 이후 엄마와 딸의 대립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딸을 위해 지금껏 희생해 주었듯 이번에는 딸이 희생해줄 차례가 아니냔 거지. 두 모녀는 서로를 잘 안다는 착각에 빠져서 본인 주장을 절대 꺾지 않는다. 사랑이냐 핏줄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3. 장미와 주목 (1947) 


다시 봐도 킹 받는 표지다. 선거운동에 나가는 남자의 이중인격 내용인데, 리뷰를 간단히 적어놔서 자세히는 기억이 안난다. 출세하기 위해 기꺼이 속물이 되려는 남자의 속사정은 사실 그게 아니었다. 더러운 계급주의 사회를 뒤집으려고 기회주의자를 자청했던 것. 그러나 대중들은 남자의 겉면 만을 보고 이러쿵 저러쿵 하고 있다. 하여간 재미는 보장하는데 왜 별점이 낮냐면, 빙빙 도는 전개라서 내용 파악이 막 쉽지가 않음.















4. 두번째 봄 (1934) 


저자의 자전 소설. 내성적인 딸은 엄마를 너무나 좋아했다. 남자가 생겨도 엄마랑 더 붙어지낼 정도. 문제는 엄마였다. 딸을 사랑한답시고 한 행동들이, 엄마 없이는 아무 것도 못하는 자식으로 만들어놨다. 결혼하고도 여전히 분리불안증에 시달리는 딸. 이혼이 눈 앞에 닥치자 겨우 자신의 감정에 진심이 된다. 물렁했던 과거의 자신을 책망하는 주인공과 저자를 보노라면 눈물이 다 난다.















5. 인생의 양식 (1930) 


시리즈 중 제일 두껍고 제일 재미있었다. 음악 자체를 혐오하던 소년이 어찌어찌하다 작곡가가 된다. 제 관심사가 전부인 소년은 이기적으로 굴 때가 꽤 있는데, 나쁜 뜻은 없고 순수함에서 비롯된 거라 딱히 태클 걸기도 애매했다. 훗날 군에 입대한 주인공이 기억상실에 걸린 채로 돌아온다. 음악성은 사라졌고, 아내는 재혼했다. 이제 그는 무슨 낙으로 살아갈까. 무엇으로 삶의 톱니바퀴가 굴러가는 지를 생각하게 해준 그레이트한 작품.















6. 사랑을 배운다 (1956) 


이 작품도 꽤나 신선했다. 언니는 나이차 많은 동생을 딸처럼 키운다. 잘자란 동생이 나사 빠진 남자를 사랑하여 말려보지만, 나를 그만 좀 아껴달라는 동생의 팩트폭력만 돌아온다. 과연 그 말대로, 동생의 삶에 올인했던 언니는 자기인생이랄 게 없었다. 그래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이렇게 태어나 이렇게 살아온 거, 무슨 상관이랴. 언니의 예상대로 동생부부는 파국을 맞았고, 그럼에도 동생은 언니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개인의 삶은 개인의 몫이며, 간섭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해한 두 사람. 사람 간에 일방통행이 얼마나 위험한 지를 보여준 작품.




이런 페이퍼를 쓰는 것도 괜찮네.

앞으로는 총정리 페이퍼를 종종 써야겠다.

그럼 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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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3-06-12 16: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럼 20000. : 너무 재밌습니다.

물감 2023-06-12 17:33   좋아요 2 | URL
페크 님의 관심을 사서 다행입니다😄

독서괭 2023-06-12 17: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와 시리즈 완독하셨군요!👏👏👏
5별은 일단 담아놔야지 하고 눌러보니 딸은 딸이다는 개정판 출간되었네요!^^

물감 2023-06-12 18:20   좋아요 2 | URL
상냥하신 독서괭 님 ㅎㅎㅎ
개정판을 전 권 다 내주려나요?^^
댓글 감사해요!

새파랑 2023-06-12 19:0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시리즈하면 물감님이군요~!
전 추리소설은 잘 안맞아서 거의 안읽었습니다. 하지만 물감님은 장르불문이시군요~!! 부럽습니다~!!

물감 2023-06-12 19:56   좋아요 1 | URL
ㅋㅋㅋ정확히는 추리보다 스릴러파 입니다. 제가 추리를 정말 못해서 막 재밌진 않더라고요. 저는 새파랑 님의 전작주의가 더 부럽습니다🙂

자목련 2023-06-13 09: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리즈 가운데 몇 권만 읽었어요. 표지가 예뻐서 추리 소설이 아니라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물감 2023-06-13 13:03   좋아요 0 | URL
저도 추리소설이 아니어서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납니다. 개정판보다 구판 표지가 더 이쁘더라구요. 점점 날씨 더워지는데 건강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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