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서귀포경찰서에서는 구럼비 폭파를 허가했다는 뉴스를 들었다. 화약을 실은 업체의 차량통행을 방해했다는 죄목으로 사람들을 또 무더기로 연행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강정을 지키려고 하는 천주교 사제들에게 날마다 전화를 해서 욕설을 하고, 심지어 사제복을 벗으라는 미친짓까지 서슴지않고 하는 몰상식하고 비인간적인 사람들때문에 고생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평소 얼굴보기도 힘든 신부님들인데 구럼비를 지키려고 경찰들에 둘러싸여 있는 교구사제들의 사진을 보고 있으려니 마음속이 시끄럽다. 나는 왜 그들과 함께 있지 않는 것인가, 라는.

 

지금 다들 강정으로 향하고 있다고 하는데.

다들 무사히 잘 지켜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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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2-03-07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같았으면 이 소식을 가장 먼저 알라딘에서 접했을텐데.. 사람들이 참 많이도 알라딘을 떠났구나, 많이 변했구나 새삼스럽네요 참. 아침부터 먹먹하네요.

hnine 2012-03-07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켜내려고 하는 사람과 짓밟으려는 사람...
그런데 저 같은 사람, 즉 아무 보탬없이 그냥 지켜만 보는 사람들이 제일 많은 것 같아 부끄럽습니다.

얼음무지개 2012-03-0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포를 미루고 미루고.. 그러다 다시 생각해보고 의견을 나누고.. 결국은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바람은 바람일뿐.. 발포를 했다는 소식이 들리네요..외면해서는 안되는데.. 자꾸만 고개를 돌리게 되요.. 나 자신에게 부끄러우면서도 왜 자꾸 고개를 떨구는지 모르겠어요..속이 상해서 일도 잡히지 않는 날이에요. 그러면서도 저는 제 자리에 그냥 앉아만 있네요..

꼬마요정 2012-03-0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 그래도 오늘 아침 뉴스에서 떠들길래... 마음이 착잡하더군요.
남의 나라 군인기지 만드려고 소중한 자기나라 환경 파괴하는 곳도 없을 거에요...
미쳐가는 세상이에요ㅠㅠ

머큐리 2012-03-07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라 말할 수 없는 착찹함이... 그래도 다 기록했다가 몽땅 책임을 묻도록 준비해야지요... 계속 사고치고 빠지면 내버려두는 관행은 끝내야 할 듯합니다...근데 그것도 힘이 있어야...에효~~

blanca 2012-03-07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도적으로 그 뉴스를 피하다가 또 보고는 가슴이 참 답답해 옵니다.

chika 2012-03-0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온갖 생각과 감정이 넘나들고 있습니다.

예전같으면 벌써 알라딘도 들끓었겠지요. 평소 고요함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알라딘의 고요함은 변화에 대한 씁쓸함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 남아계시는 분들이라도 떠나지 않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감은빛 2012-03-08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와 오늘 자꾸 구럼비 소식이 걸려서 일에 집중할수가없었습니다 어제 부랴부랴 녹색당 당원들이 내려갔을때 저도 당장 사표쓰고 따라가고 싶었습니다 자꾸만 울컥 감정이 솟구치고 눈물이 나려하네요
 
[예술, 상처를 말하다]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예술, 상처를 말하다 - 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뒷모습
심상용 지음 / 시공아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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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예술가의 뒷모습,을 말하는 것이라 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예술가들을 모두 다 잘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 관심을 갖고 있어 그 삶의 여정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는 이들에 대해서는 읽어보기 전부터 왠지 그 느낌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고난한 삶을 살아야만 했던 예술가들의 뒷모습에 대해 저자는 어떻게 보여줄까,라는 궁금증보다는 그저 다시 한번 그들의 삶을 돌아보고 공감하게 되지 않을까 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조금씩 읽어나갈수록 이 책은 그저 고난한 삶을 살아온 예술가들을 나열하여 상처를 후벼파고 연민을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이제야 비로소 '예술, 상처를 말하다'라는 책의 제목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정의'의 감각이 예술가에게 필요한 덕목인가? 이 질문은 예술이 타인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가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질문이다. 정의란 '타인에게 동의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98)

세상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았기 때문에 고통스러운 예술가의 삶을 살다 간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고통 모두를 고스란히 자신의 예술작품에 드러내 보이고 세상과 타협하려 하지 않았기에 상처투성이의 삶을 살아간 이들을 보게 되었다.

강박에 사로잡히고 피해망상에 빠져들고 결국 정신병원에 수용되어야만 했던 카미유 클로델뿐만 아니라 정신이상자로 비춰지는 고흐, 예술작품보다도 그녀와 남편의 기이한 결혼생활과 각자의 연애행각에 대해서만 언급이 되는 프리다 칼로...

저자는 이들의 상처에 대해 특별한 의미부여를 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평범한 삶을 살아간 그들이라고 할수는 없지만 그들이 받은 상처의 흔적이 예술작품에 그대로 드러나 보이고, 그것으로 예술가로서의 성공을 하겠다는 욕망이 아니라 자신의 상처를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치유받기를 원하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찾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이들은 자신의 살아생전에 자신의 예술작품이 가치있는 예술로 인정받거나 대중들에게 사랑받거나 이해되거나 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지금은 공히 최고의 예술가로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하거나 예술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았거나 했기 때문에 그들의 삶과 고통이 치유되고 위대한 예술가로 인정받게 된 것이 아니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의 상처받은 모습, 나약하고 보잘 것 없는 삶을 그대로 작품에 투영하고 있기때문에 우리의 공감과 이해를 받게 된 것이다. "상처는 고백하고 나눔으로써 완화된다. 제한적이지만 고백 자체 안에 치유의 계기가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다."(269)

 

책의 내용과는 관계가 없지만, 이 책에는 세명의 한국인이 나온다. 권진규, 백남준, 이성자.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고 작품 사진을 보니 또 어떤 책을 통해서 한번쯤은 봤던 기억이 있지만 그들의 삶에 대해 알기는 커녕 그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조차 못했다. 오히려 그들의 삶과 상처에 대해 더 공감할 수 있었을텐데 관심조차 없었다니. 책을 읽다 말고 잠시 문화적 사대주의에 대한 생각의 샛길로 빠져들었다.

 

예술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예술가와 예술가의 작품이 전혀 별개의 것이 될수는 없다는 건 알겠다. 고흐도 케테 콜비츠도 또 다른 이들도 그랬듯이 예술작품 속에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거짓없이 드러나야 한다는 것도 알겠다.

"자신을 타인의 이름으로 내어 주는 것, 자신의 재능을 형제들의 고통 안으로 감추는 겸손의 미학, 자신의 욕망이 아니라 타인의 자유와 기쁨에 기꺼이 귀속되는 자아, 이것이 희망의 예술, 희망의 지성, 희망의 사회, 희망의 정치, 희망의 경제의 첫 단서이자 본령이어야 한다."(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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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사람 사는 이야기 - 다큐멘터리 만화 시즌 1 다큐멘터리 만화 1
최규석.최호철.이경석.박인하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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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 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만화를 보고 있냐,라는 지청구를 들은게 언제였었지? 하긴 그런 이야기에도 꿋꿋이 나는 수많은 만화책을 보고 애니메이션을 즐겨 찾는다. 만화가 뭐 어때서?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의 학습자료뿐 아니라 기업의 중요한 회의자료마저 단순한 자료제시가 아니라 좀더 확연히 와 닿는 도표와 그래프, 그림으로 표현하여 간결하고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제시되고 있다. 이제 만화는 철없는 아이들의 것이라는 인식은 많이 사라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식의 변화와 흐름을 볼 수 있는 책 한 권이 나왔다. 바로 다큐멘터리 만화 '사람 사는 이야기'가 그것이다.

 

다큐멘터리라고 하면 왠지 진지하고 심각한 내용일 것이라 생각되고 만화라는 것은 또 왠지 유치하고 아이들이나 즐겨보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은 많이 변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애니메이션의 이미지는 그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오히려 아이들의 이해 폭보다 더 넓고 깊게 그려지는 것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수있다. 언젠가부터 우리 작가들의 만화도 그러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고. 

이 책에는 다큐멘터리 만화 연구 - 서구와 일본의 경우,에 대한 글이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되어 있는데, 사실 솔직히 얘기하자면 거기에 소개된 많은 만화를 읽기도 했지만 특별히 다큐멘터리라는 느낌은 없었다. 내게는 똑같이 그저 한권의 책일뿐이었던 것이다. 팔레스타인이나 바시르와 왈츠를 같은 작품뿐만 아니라 미국의 히어로 만화로 분류되는 배트맨, 와치맨 혹은 브이 포 벤데타 같은 만화 역시 지독한 정치 풍자가 담겨있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그렇다면 다큐멘터리와 다큐멘터리 만화의 차이는 무엇일까? 라는 단순한 물음이 떠오른다. 그건 단지 형식의 차이야,라는 말로 끝낼 수 있는 것일까?

 

다큐멘터리만화 시즌 1, 사람 사는 이야기에는 노동현장, 강제철거 현장의 사실적인 모습들, 나무와 식물들의 이야기를 통한 자연의 모습, 교포 2.5세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사회, 청년들의 현실 문제와 희망의 모습, 역사적인 인물 신사임당과 체 게바라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여러 이야기가 각자 특유의 그림체와 이야기로 그려지고 있다.

 

"다큐멘터리 만화를 만들며 견지한 두 가지 지향은 현장성과 진정성이다. 현장성은 체험과 연구, 취재와 답사 등의 노력을 통해 보완되어야 하며, 진정성은 작가 스스로 보고 있는 것, 하고 싶은 말을 함으로써, 그 말들의 정수를 모아냄으로써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현재까지 "다큐멘터리 만화"는 정확하게 어떤 기법이나 형태, 장르로 정리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가 지향하는 만화의 지점, 깊고 넓게 독자와 소통하기 위한 노력과 움직임의 하나로 이해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다."

아니, 뭐 그리 어렵게 말할것 있겠는가. 만화가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한 시대를 기록했다는 것, 그들이 그려낸 한 시대의 이야기 속에서 감동받고, 슬퍼하고, 기뻐하고, 분노하기도 하면서 우리 시대의 삶을 느끼는 것... 그것이 다큐멘터리 만화 사람사는 이야기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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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미술관]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역사의 미술관 - 그림, 한눈에 역사를 통찰하다 이주헌 미술관 시리즈
이주헌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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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전의 일이예요. 운좋게도 해외여행을 갈 기회가 생겨 멋모르고 배낭메고 쫓아다니기만 하던 때의 일이지요.여행이라는 걸 잘 다녀보지도 못했었는데 해외여행, 그것도 로마와 파리에 간다니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어떻게 막무가내로 다닐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만큼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무작정 따라나섰던 여행이었습니다. 근데 이상하게도 그때 여행준비를 한다면서 달랑 한권의 책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90년대, 나중에 알고보니 해외여행 자율화- 해외여행의 제약이 있었다는 것조차 몰랐던 그런 시절에 해외여행은 이제야 첫단계가 시작되고 있었던 때였고 참고할만한 것은 세계가 간다라는 여행시리즈 책뿐이었던 그런 시절이었던 거예요.

아무런 정보도 없이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길래 따라 들어간 곳이 바티칸 박물관이었고, 로마를 헤매다 멋진 분수가 보이길래 잠시 다리를 쉬며 앉았던 곳이 나보나광장이었고 우여곡절끝에 도착한 파리에서 숙소를 찾아가기전에 잠시 들려볼만한곳을 찾다가 지하철 타고 가기 쉽다고 찾아간 곳이 오르세미술관이었던, 그런식의 여행이었지만 아주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여행일수밖에 없었어요. 로마에서 사진기를 잃어버리고, 그 이후에 찍은 사진은 현상해보니 반도 안나왔고, 더 많은 곳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우리는 꽤 많은 시간을 길에다 뿌리며 다녔을뿐이지만 그래도 처음으로 느꼈던 문화충격은 정말 신선했었어요.

 

그런데 왜 이런 얘기를 이리 길게 하는지 아세요? 그때 나는 예술이라는 것에 그리 큰 관심이 없었지요. 물론 오르세 미술관을 가고, 다른 사람들은 피곤하고 시간이 없다고 그냥 지나쳐버렸던 루브르 박물관을 꾸역꾸역 찾아가 기어코 모나리자를 보긴 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던 건 아니었어요. 박물관에는 관광객뿐만 아니라 지역의 학생들이 스케치북 하나 들고 와 명화앞에 쪼그리고 앉아 스케치를 하는 모습, 쬐끄만 아이들이 그림을 보면서 자신의 감상을 이야기하는 모습, 미술책에서만 보던 그림들이 커다란 액자에 담겨 내 눈앞에 있는 현실이 그저 놀랍기만 했거든요. 그런데 드넓은 루브르에서 뭘 어떻게 봐야할지 헤매고 있을 때, 옆에서 한국말이 들리길래 돌아봤더니 한국인 단체관광객이 들어온거예요. 우리는 은근슬쩍 그들 뒤꽁무니에 따라붙어 다녔어요. 사실 그 넓은 박물관에서 비너스와 니케, 모나리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하자는 심정이었었는데, 그 단체관광객을 이끌던 가이드는 마침 미술학전공자였고 우리 모두를 난생 처음보는 그림 앞으로 데려갔지요.

이주헌님의 역사의 미술관,이라는 책이 출판되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그 그림이예요. 다른 사람들에겐 어떤 느낌이었을지 모르지만 내게는 정말 인상적이었던 그림이었어요. 그림 안에 역사가 담겨있었거든요. 처음들어보는 이야기, 처음 본 그림이었지만 이런 그림도 있구나,라는 걸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되었고 그 후로 미술작품에 담겨있는 수많은 이야기가 연상되기 시작했고 지속적인 관심을 갖게 되었던 거예요.

아, 그 그림이 뭐였냐고요? 자크 루이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라는 그림이예요. 그후에 마라의 죽음이라는 그림으로 다비드라는 작가를 더 잘 알게 되었지만 당시에는 작가도 작품도 모두 낯설기만 했었지요. 하지만 그 강렬한 인상은 그 강렬함 이상으로 그림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해 주었네요.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지만 역사의 미술관은 그림에 대한 또다른 시선을 갖게 하고 있어요. 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복식의 변천을 배우면서 로코코양식이 인상적이었던 것도 미술작품을 통해 봤기 때문이고 알타미라 벽화의 소그림을 통한 고대의 사냥의식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었듯이 그림에는 정말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고 역사가 담겨있고 화가의 극적인 문학적 표현이 담겨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한편의 작품을 통해 수많은 대화를 건네고 있는데, 그것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해주고 있는 것이 바로 이주헌님의 역사의 미술관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역사를 읽는 것은 교훈을 얻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 이전에 역사는 하나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다. 가장 재미있는 이야기이며 가장 교훈적인 이야기다. 그림도 본질적으로는 하나의 이야기다. 그림에는 사람살이의 모든 이야기가 아름답게 표현되어 두루 담겨있다.그렇게 이야기로서의 역사와 이야기로서의 그림이 만나 짝을 이룬게 이 책이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장에서는 한시대를 이끌었던 인물들을 중심으로 그림을 풀어놓고 있지요. 많이 알려져있는 나폴레옹의 초상화뿐 아니라 그림만 봤었지 그 자세한 역사적 사실은 몰랐던 이반뇌제의 이야기까지 흥미진진한 역사 속 인물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2장에서는 히스토리속의 허스토리, 그러니까 여성인물들에 대한 이야기지요. 신화속 여신이나 성서속 여성들의 주제화는 많이 접했었지만 역사속의 여성들만을 꼽아보니 그것도 꽤 흥미롭습니다. 3장, 역사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의미에는 전염병같은 천재지변에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뿐만 아니라 인간 스스로 일으킨 참혹한 전쟁의 참상에 대한 고발이 담겨있는 그림 속 역사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4장 정신의 역사 역사의 정신에서는 인간의 역사에 빼놓을 수 없는 종교, 이념과 사상, 세계관의 변화에 따른 인간 의식의 변화와 그 흐름을 보여주는 그림을 찾아볼 수 있지요.

왠지 제목만 보면 거창해보이지만 이주헌님의 글을 읽어본 사람들은 알거예요. 이주헌님의 그림이야기를 듣다보면, 그리 복잡하고 어렵기만 해 보이던 역사 이야기가 너무나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고, 이해하기 힘든 그림들이 너무 친근하게 다가온다는 것을요.

 

금세 한 권의 책을 다 읽어버리니 진한 아쉬움이 남는군요. 인간이 창조한 최고의 예술, 역사이야기를 하나의 장면에 담아내는 화가들의 창의력에도 감탄을 하고 그 역사의 한장면을 쉽고 재미있게 풀이하고 이야기해주는 이 한권의 책에도 감탄을 할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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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12-02-1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주헌 선생님이 좋더라구요.
미술엔 문외한일지라도 이주헌 선생님의 다정한 해설을 들으면 그림이 눈에 들어오고 그랬어요.
보관함에 담아 가요~

chika 2012-02-14 17:22   좋아요 0 | URL
그죠? 그림이 하나도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만 느껴진다니까요. 지식의 미술관도 사두기만 했는데 빨리 읽어야겠어요 ^^
 

 

이 책에서 다루는 검열은 넓은 의미로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조치를 가리키며, 이때 갈등의 대상인 메시지가 대중의 손에 넘어간 이전인가 이후인가는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

 

그러니까 말이다. 언제부터인가 서재에 글을 올리는 것, 아니 서재뿐만 아니라 미니홈피, 블로그, sns 모두에 글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게 되어버렸다. 나의 온갖 스트레스와 머릿속의 복잡한 글타래들을 마구 풀어놓을 수 있었던 공간이 어느새 스스로의 검열에 빠져 삭제되기 시작했다. 알게 모르게 접근해오는 타인의 눈, 나와 무관하지만은 않은 타인의 눈을 의식하게 되면서부터겠지. 과연 나는 자유로운가,에 대한 단상에 빠져들기 쉬운 문제다.

하지만 뭐, 개인적인 문제를 넘어서 좀 더 넓은 의미로 다가선다면.

 

 

 

세상의 모든 원소라는 걸 보면서 주기율표만 떠올리고 있는 나,는 지극히 평범한 상태인것 맞겠지?  과학(물론 수학도 그렇고 그외의 다른 학문도 마찬가지겠지만 ;;)의 심오함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내가 관심은 많이 갖고 있으나 차마 깊이있는 이해는 하지 못하고 있기에 망설여지는.

그보다는 99%정치에 더 관심이 쏠리는. - 아니,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근본적으로 정치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어서 그리 큰 관심을 갖지 않아. 세상이 이모양이꼴로 흘러간다고 온갖 비판은 다 해대면서 정작 해결적인 접근에는 관심을 뚝 끊어버리고 있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어 마음이 좀 씁쓸해지고 있긴 한데...

 

 

아니, 왜 엑박일까. 제목때문인가? 저 엑박은 '나는 꽃이 아니다'라는 책이다. 말로는 여성해방운동에, 여성에 관해 관심이 없다고 하지만 실상 어쩌면 나는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면 가소로울만큼의 관심일뿐이겠지만.

 

 

 

 

 

 

 

 

 

대통령을 위한 물리학,이라는 책을 읽을 때였다. 지금까지 읽었던 환경에 관한 이론서들과는 다른 통계와 다른 관점에서 주장하고 있는 글을 읽으면서 처음엔 혹,하는 마음이었다가 제목때문에 마음이 확 식어버렸었다. '대통령을 위한' 이라는 것. 그것은 국가정책으로서 모든것을 판단한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지금 우리시대의 국가정책이라는 것은 99%가 넘는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은 꼬맹이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원전이 있는 곳 주민들의 아이들이 기형이 된다는 것도, 방사능물질이 우리에게 얼마나 커다란 해가 되는지 알고 있더라도 국가를 위한다는 명목하에 그 모든것을 덮어버리는 이론의 틀을 만들고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것을 미처 깨닫지 못한다면 그처럼 바보같은 일이 어디있겠는가 싶어진다.

 

 

 

 

 

 

 

 

 

 

 

 

 

 

 

 

 

 

 

 

 

 

 

 

 

 

예술서는 점점 더 비싸지고, 관심분야는 넓어져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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