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다. 어쩔 수 없이 다시 하게 된, 아니 그렇게 말하면 안되는거랬지. 내가 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다시 하게 된 주일학교 교리교사때문에 편히 쉬는 주일이 아니게 되었으니 그닥 반길만한 연휴도 아니고 그냥 휴일 하루가 더 있을뿐이다.  

어쨌거나 그렇게 해서 지금 책을 주문한다고 해도 오늘 받아 휴일에 읽을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나는 지금 연례행사처럼 연휴를 맞이하여 집에가기 전에 서둘러 책주문을 하고 있다. 이게 무슨꼴이람. 

 

 

 

 

 

 

 

이건 분명 만두언니가 좋아했을 책이다. 책을 주문하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내가 미처 깨닫기도 전에 만두언니는 출간예정 소식과 출간소식, 때로 내가 구입을 망설이고 있을 땐 내 마음이 전해지기라도 했는지 만두언니의 리뷰가 떠억하니 올라와 있어 장바구니 결제의 결심을 굳히게 해주기도 했었다.
오늘 책을 구입하면서 이 신간들의 출판 소식은 서재계의 마당발 하이드님의 페이퍼를 통해 다 알게 되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예전에 하이드님 페이퍼 읽으며 책을 보관함에 집어넣고 만두언니 페이퍼를 읽으며 장바구니에 담은 책들이 많다.
하이드님에게는 조금 미안했지만 언제나 책 구매의 땡스투는 만두언니였는데. 

오늘 장바구니 결제를 하다보니 땡스투가 갈길을 잃어 헤매고 있다. 물론 그냥 하이드님에게...였겠지만 만두언니 생각에 땡스투를 바로 찾아가지 못하고 있다. 

내가 이런 얘길 털어놓으면 만두언니는 또 그냥 맘가는대로 하면 되는거지, 그래도 땡투는 고마우이!라고 쿨하고 간단하게 한마디 하고 말았을거다. 별고민도 아닌걸 고민할때는 툭, 어깨치며 힘내! 해주고 많이 힘들어..라고 말하면 따뜻하게 위안을 주고 우울하다고 하면 서슴치않고 망가진 사진을 들이밀며 웃음을 선물해주고. 그랬는데. 

........ 

나의 모든 땡스투가 만두언니를 기억하는 모든이들에게 가는 만두언니의 행복한 웃음같은 감사의 마음이었으면 좋겠다.... 

 

오늘 엑스맨을 보고 집에 가려고 했는데 어머니와의 약속이 생각났다. 엑스맨은 물건너갔고. 나도 빨리 나가야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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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1-06-0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 추천 책들 볼 때면 계속 생각나요. 얼른 읽고 리뷰 써서 보여드릴걸.. 하는 후회도 잔뜩 하고 있구요. 이젠 그 책들 쳐다만봐도 가슴이 시려서 말이죠..

제주도는 날씨가 어떤가요.. 여름이죠?
 

독서는 소통의 시작이다

모든 인간은 자기가 갖고 있는 껍질과 벽이 있어요. 이것들을 깰 때에만 소통이 되고 변화가 되며 생존이 가능하죠. 그렇지 않으면 불행한 삶을 사는 거예요. 나이가 들어서 자신의 껍질과 벽을 깨는 것은 힘들어요. 어릴 때부터 그런 능력을 길러야 하죠. 그리고 그런 능력은 독서를 통해 길러집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의 글, 자신과 감성이 다른 사람의 글, 자신과 전공이 다른 사람의 글, 즉 책을 볼 때 껍질이 부드러워지죠. 껍질이 부드러워져야 다른 게 들어올 거 아닙니까. - 조국


 
 


 

===================== 책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주관적인 정의를 내려보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잠시 생각해보는데 언젠가부터 나는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라는 말을 하게 되곤 하더군요. 책은 나의 보물지도와도 같았고, 책은 내게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열린 창이었고, 또 책은 그 모두와 소통하게 해 주는 좋은 친구라는. 물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게 나를 위로해주기도 하는 참하기까지한 친구.

 

그런데 언젠가부터 자꾸만 책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알려진 책을 통해 기록과 문자만을 보는건 아닌가 싶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그래봤자 여전히 꾸역꾸역 읽어대는 책은 많고. 흠, 흠흠.

 

어제 좀 늦긴 했지만 디킨즈의 어려운 시절을 읽으려고 했는데 아무리 뒤져도 책이 나오질 않더니 사무실 서류더미 밑에 깔려있었네요. 자꾸만 놓쳐버리고 있어서 올해내로 읽을 수 있으려나.. 싶어집니다.

 

저는 지금 지식인의 서재,를 읽고 있는 중이고 그 다음엔 ... 뭘 읽을까요?

미리 계획을 세워봐야 오늘 집에 가면 요츠바랑 10권 혹은 길상천녀 1권을 집어들고 비닐을 뜯고 있을 것 같습니다.

만화책은 많이 보는데 왜 내 그림표현력은 전혀 늘지 않는걸까요? 그 이유를 아시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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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엔 돌아갈 수밖에 없을 세상에 대해 생각했다. 집안의 패물이라도 훔쳐내지 않고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삥을 뜯기고, 온몸의 멍이 가실 날 없이 다구리를 당하고, 심지어 얼굴 길쭉한 양아치새끼에게 강간까지 당해도 하소연할 곳 하나 없었던 세상, 뜻밖의 임신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열일곱살짜리 임신부에게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해주지 않았던 세상, 만년 왕따인 슈퍼울트라 개량돼지와 후까지 만땅 학년 짱이 친구라는 사실을 결코 인정해주지 않았던 세상에 대해서 말이다. 서태지에게 그랬듯, 세상은 우리에게도 지나치게 가혹하기만 했다.(206) 

 

 

 

내 마음이 그래서인지 자꾸만 울컥거린다. 안그래도 일이 손에 안잡히는데. 가볍게 읽을 수 있을 줄 알았던 이 책이 너무 무겁게 다가온다. 마음이 먹먹해지고. 세상살이가 쉬운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아는 것은 정말로 보호장벽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보금자리였을뿐, 나는 세상밖으로 나간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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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02 1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11-06-03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힘내세요
 

 

 

1. 지난번 책표지 수다를 떨 때 얘기했던 뱅크시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아침부터 기분이 급다운되어 책상앞에 붙여둔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올리려고 했는데 저장된 그림파일이 없어서 그냥 눈에 확 뜨인 사진을 하나 올립니다.

뱅크시의 작품들을 지워버리다가 그가 유명해지자 담벼락에 그려놓은 걸 보관하겠다고 벽을 뜯어내고 유리보호벽을 만들고..그러는걸 보며 참 세상이 더 우스워졌는데. 아무튼 언젠가 더블린 사람들 책을 읽고 아일랜드에 가보고 싶은 소망만큼 뱅크시의 작품을 직접 찾아보기 위해 영국에 가보고 싶은 내 소망을 다시 떠올렸습니다.

 



 

2. 슬플때는 밥이 안먹히지만, 급우울해질때는 맛있는 음식이 최고입니다. 우울하게 감자를 먹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있다가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영화 안경의 이 도시락은.... 새삼 배에서 꼬로록 소리를 내게 하는군요.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인데 아침에 눈이라도 즐거워야지요. 아, 오늘 도시락 반찬은 두부튀김뿐인데;;;

 



 

3. 도시락 사진 옆에 있던 구우의 사진도 같이 퍼옵니다. 왠지 '앗싸아~ 우울한 인생에도......!'를 우울하게 외치고 있는 것 같지 않습니까? '하레와 구우'라고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이 애니메이션의 제목이 '정글은 언제나 맑음 뒤 흐림'이군요.

아~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언제나 맑음 뒤 흐림.

 

저는 지금 흐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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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책을 읽다가 문득.

뭔가 또 사건이 있었고, 저 어린것이 나를 밟으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어이없기도 했지만. 

대표교사가 먼저 노골적으로 자기가 나이는 어리지만 '교감'이니 존칭을 쓰라고 한다.  

'대표교사'라는 것도 권력이라고, 행세를 하려드는구나. 

공적으로 여러사람들 앞에서도 아니고 핸드폰 문자에 답을 보내는데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고 뭐라하다니. 

대표교사보다 나이가 많은 신부들조차 내가 간혹 편하게 반말하는것으로 자신을 무시한다고 생각하기는커녕 별로 신경쓰지도 않고 편하게 대하는데. 

뻔뻔스럽고 치졸하게도 나이 많은 어른에게 자기자신은 존중을 보이지도 않으면서 대표교사라고 위세를 떨다니. 

정말 성격나쁜 상사와는 일을 할 수 있어도 무능한 상사와는 일을 못한다,라는 말이 실감난다. 

꼴랑 주일학교 대표교사라고 권력을 휘두르려고 하니 ... 인생이 불쌍하다. 

갈수록 점점더 상대할 가치를 못느껴. 

 

아이들을 위해서 참아보고, 교리교사를 계속 하려고 했지만 도무지 안될것같다. 나 혼자만의 느낌이 아니라 나보다 훨씬 더 연장자이고 경험도 많으신 선생님조차 무시당하는 느낌을 갖는데다가 대표교사 자신은 우리를 그렇게 낮추면서 우리에게 자기 자신은 높이라는 말을 노골적으로 하는 그런 인간에 대한 예의가 없는 것과는 예를 갖춰 조직생활을 못하겠다. 내 밥벌이가 달려있는 것도 아니고, 봉사한다고 돈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내가 내 시간과 정성과 마음을 들여가면서 짜증나는 사람이 있는 조직에 갈 이유가 없어. 기도가 없어서 그런가? 그래,뭐. 기도가 없으니 더 가지 말아야겠네. 

어제까지는 신부님께 내가 욕먹고 말지,라는 생각으로 발을 뺄 생각뿐이었는데 도저히 안되겠어. 내가 할말이 없어 가만히 있는줄아는 모양인데, 좋게 에둘러 말할 이유가 없을 것 같다. 내가 느끼고 겪고 직접 지켜본 그대로 신부님께 얘기하고 교리교사를 관둬야겠어. 뭐 내가 관두면 대표교사는 자기가 승리했다고, 드디어 늙은 여우를 쫓아냈다고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는 너의 인생이 참으로 불쌍해지고 있으니.. 나아질 희망도 안보이는 네가 참으로 불쌍한데, 너 자신은 그걸 깨닫지도 인식하지도 못하니 그저 행복하겠다. 아이들에게 스승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생각하지 않으면서 그냥 그렇게 계속 천박하게 권력이나 좋아하려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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