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여행자, 사라진 시간을 걷다 - 문학과 예술이 태어난 곳으로 떠나다
김경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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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여행에세이라는 생각으로 읽기 시작했지만, 도서분류도 인문에세이로 되어 있듯이 '인문학'이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책 제목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고 보니 왜 책 제목을 '인문 여행자, 사라진 시간을 걷다'라고 했는지 이해가 된다. 문학, 건축, 음악, 미술, 음식, 자연 등 여섯개의 장으로 나눠 각각의 지역과 맞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데 굳이 여행을 가지 않더라도 인문에세이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사실 다른 건 잘 몰라도 왜 로댕의 조각상인 '칼레의 시민들'이 뉴욕이야기에서 나올까 싶었는데 그곳에서 마침 로댕의 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어서 그에 얽힌 이야기와 감상을 적어놓고 있으니 이 책은 정말 여행에세이가 아니라 저자가 여행을 하며 느낀 사유의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이 글에 관심을 보인 것은 첫 장의 처음 이야기인 '분노의 포도' 때문이었다. 아주 오래 전 노벨문학상 작가라는 것도 모르고 퓰리처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모르던 시절에, 여름방학의 무료함과 더위를 잊어보려고 책장 어딘가에 꽂혀있던 책을 집어들었는데 그 책이 분노의 포도였고 정말 무료함뿐만 아니라 잠을 잊고 책에 몰두하게 했던 기억이 있어서 책의 첫 시작부터 마음에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문학에 대한 이야기들뿐만 아니라 건축, 미술, 자연... 모두가 다 평소 관심을 가졌던 분야이고 일정부분의 에피소드는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저자의 시선을 따라 되짚어보는 것도 좋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여행지에 대한 좀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기대해서 그런지 여행지에서 느끼는 저자의 사유의 기록이라 그런지 길게 몰입되지는 않았다. 어쩌면 내 경험과 내 사유가 짧아서 그런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입버릇처럼 언젠가 더블린에 가면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꺼내어 읽을 것이라고 했었는데 단순히 그 지역에 대한 연관만이 아니라 아일랜드의 역사와 아일랜드의 풍경과 그토록 닮았다는 제주 4.3의 역사를 기억하며 독립과 평화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더 중요한 의미인 것 같다. 그래서 언젠가 인문여행자는 아니지만 나 역시 여행을 하게 된다면 그저 낯설고 이질적인 풍경에만 시선을 두지않고 그 풍경이 품고 있는 많은 것에 시선을 두고 사유할 수 있도록 더 많이 더 깊이 더 넓게 바라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쓸모없는 사족을 하나 붙이자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들중에 유독 음식에 대한 글은 낯설기만 하고 거리감이 느껴졌다. 아무래도 내 관심사가 아닌 이야기에는 귀기울이지 않는 습성이 글 읽기에도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어 이 역시 일상의 습성이라는 것은 무시못하는 것임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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