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부님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선물을 준다며 넌센스 문제를 내셨다. 내가 살아가는 동안 내 인생 최고의 무게, 내가 가장 무거울 때는 언제일까? 라는 물음에 손을 번쩍 든 두 친구에게 우선권을 주셨는데, 한 꼬마가 '일곱살 때'라는 답을 했다. 다들 뭔소리?하고 있었는데 신부님이 웃으면서, 지금 9살인 친구가 9년동안 살면서 7살때가 더 무거웠었다고 합니다, 라는 설명을 하시는 순간 폭소가 터졌다. 아, 저 순수함과 귀여움을 어쩔건가.


아재개그를 아는 사람들은 답이 무엇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철 들었을 때'

아재개그라고 하지만, 철 들었을 때 비로소 내 인생의 무게감을 느끼게 되는 것을 품고 있는 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어버이날이 다가온다고 초등부 주일학교 아이들이 부직포로 만든 카네이션을 하나씩 건네준다. 무표정하게 서 있다가 수줍게 내미는 선물을 받지는 않고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려니, 아이의 표정이 굳어가기 시작하는 걸 느끼는 순간, 거짓일지라도 미소를 지어야한다는 이성이 뇌를 치면서 바로 표정을 바꾸고 꽃을 받아들었다. 아, 저녀석은 무표정의 내가 무서웠을까? 자신의 정성이 들어가있든 아니든, 내가 어버이이든 어버이가 아니든 어린 아이가 용기를 내어 낯선이에게 무엇인가를 내밀었는데 상대방이 무감각하게 외면한다면 얼마나 민망하고 마음의 생채기가 생겼을지도 모른다는 걸 뒤늦게 떠올렸다. 

아무튼. 아이들에게 자꾸만 뭔가를 하게 하고, 그 무엇인가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마음과 몸과 머리를 쥐어짜내야 하는 주일학교 교사가 아니라는 사실이 편할뿐. 무념무상의 시간들이 흘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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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6-05-05 09: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50년 살았지만, 아직 철이 들지 않았기에, 아직은 인생 최대 몸무게를 찍지 않은 것으로 할게요. ㅎㅎㅎㅎ

chika 2026-05-06 17:24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인생 최대 무게는 언제쯤일지는... ^^;;;